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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식의 세태 만화경] 첫인상

첫인상은 뜻밖에도 이국적이었다. 르네상스 양식에 비잔틴 풍의 돔! 물 건너온 그런 서양 건축 양식을 차려입은 게 서울역일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시골 촌놈은 서울역 광장 한복판에 우두커니 서서 쩍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었다. 내 중학교 수학여행 기념사진에 박힌 한 장면이다. 시끌벅적했다. 팔도 사투리가 뒤엉켰고, 사람들은 더 엉켰다. 귀는 먹먹했고, 현란한 불빛에 눈은 휘둥그레졌다. 그 첫인상을 바꾸는데 무려 29년이나 걸렸다. 2003년 12월 지금의 현대식 고속철 역사가 준공되기까지 말이다. 저 유난했던 옛 서울역은 '문화역서울 284'로 문패를 바꿔단 채 기억 저편의 역사가 됐고, 그 바통을 이어받은 고속철 역사는 지금 재기발랄하다. 널찍해서 산뜻하고 밝다. 쇼핑 장터가 섰고. 볼거리를 제공할 무대도 설치됐으며, 먹거리 천지다. 객들은 시계바늘처럼 째깍거리지만 질서 있고 차분하다. 내 첫인상의 서울역은 이렇게 새 단장했다. 첫인상이 결판나는 건 단 3초! 사람의 경우 표정이나 동작까지 통째 그 째깍 몇 번에 결정된다니 취업 면접관의 예리한 속성 파노라마는 오죽할까. 미국의 사회심리학자 솔로몬 아쉬의 입을 빌리면 취업 준비생들의 눈이 번쩍 뜨일 거다. 한번 박힌 첫인상은 나중에 들어오는 그 사람의 후속 스토리에 대해 좀체 귀 기울이지 않는 고집불통의 잣대가 된다는 거다. 금세 굳는 콘크리트 같은 묘한 집착. 이게 바로 심리학에서 말하는 '초두효과'라는 것이다. 일전에 고장 난 스마트폰을 수리하려 시내 서비스센터를 찾아간 적이 있다. 건물 안을 두리번거리는데 무섭게 입구를 지키고 있던 사설 경비원에게 가로막혔다.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는 다짜고짜 어디 가느냐고 묻는데 고압적이었다. 문간을 지키는 경비원이 저 정도면 이 건물의 주인은? 경비원이 눈을 희번덕거리는 사이 물음표를 단 상상은 증폭됐다. 다행히 건물 안은 친절했기에 망정이지, 내 스마트폰 회사 로고의 이미지는 하마터면 구겨질 뻔했다. 취준생과 기업과의 첫 맞선! 인상 깊고, 여운도 길다. 취업시즌을 맞아 면접 체험기가 가슴 아리게 들려온다. 최악의 취업 한파 와중에 면접 갑질이 고개를 드는 모양이다. 질문 속에 학연, 지연에 대한 편견이 녹아 있는가하면 성차별, 외모 비하, 연애담에, 말 자르기까지. 디지털 시대에 입사 면접은 여전히 아날로그에 멎어 있다. 냉수 한 잔 제공은커녕 슬리퍼를 신고 나오는 면접관의 개념 없는 자세에서 그 회사의 얼굴을, 아니 미래를 본다. 취준생 면접은 기업에 대한 또 다른 면접이라는 역설을 왜 모르는 걸까. 며칠 밤을 뒤척이며 퀭한 눈으로 면접장 문을 두드렸을 청춘들! 내일은 또다시 내일의 태양이 뜬다지만 숱하게 쓴 맛을 본 좌절의 그늘은 너무 짙다. 거울을 들여다보며 그 그늘을 지우려 얼마나 애썼을까. 혹여 이번에도 들러리용으로 세운 건 아닐까, 겨우겨우 면접까지 올라와 지푸라기라도 건지려는 그들은 그러나 무성의하고 생뚱맞은 질문에도 아연한 기색조차 숨죽여야 했을 것이다. 그런 청춘들의 마음 밑바닥에는 과연 어떤 생각들이 고였을까. 첫인상의 경제학적 역학이 여기에 숨어 있다. 사람 귀한 줄을 모르는 기업에 인재가 모일 리가 만무하다. 고용하는 입장에서 보면 자식, 동생, 조카 뻘 되는 청춘들이다. 요즈음 취업 한파에 밤마다 울음을 삼키는 취준생들이 부지기수다. 그 청춘의 정신적 허기를 달래주기 위해서라도 면접은 정중하고 인격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2017-02-15 08:00:00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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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헌칼럼-고객이 줄서는 매장 공통점 5가지

이상헌칼럼-고객이 줄서는 매장 공통점 5가지 "국내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2017년 국내 경제는 2016년보다 나빠져서, 경제성장률은 '2%대 초반'에 머물 전망"이라는 등 불황과 불경기에 대한 만성적인 당연시함이 지속되어서는 누구에게도 희망은 없다. 부정적인 상황임에도 잘되는 매장들은 반드시 존재하고 그 나름의 이유가 있고, 또한 매장 앞에 줄을 서게하는 공통적인 성공요인들이 존재한다. 첫째, 줄서는 매장의 점주는 고객을 기억한다. 고객의 입장에서는 한 번 가볍게 한끼 때우려 들렀을 뿐인데, 줄서는 매장의 점주는 다음 방문 시 그 고객을 기억해 주고 지난번 먹었던 메뉴까지 기억해서 보다 친근하게 다가간다. 이는 고객의 개별욕구에 적합한 마케팅 활동을 통해 차별적인 고객 각자의 니즈를 충족시켜줌으로써 만족도를 극대화시키는 관계 마케팅 전략의 실천이다. 둘째, 줄서는 매장은 고객을 위한 세심한 표현을 매장 곳곳에 표현한다. 예컨대 가파른 계단이 있는 매장을 운영하는 점주가 고객이 오른 계단 수를 계산하여 칼로리 소모량을 세심하게 적어 놓는다면, 고객의 다이어트를 걱정해 주는 세심한 점주가 될 것이다. 셋째, 줄서는 매장은 구석구석 깨끗하다. 청결은 매장 운영의 가장 기본적인 항목이지만, 오픈 후 일정기간이 지나면 분명 소외되는 공간이 존재한다. 하지만 잘되는 매장은 소홀함 없이 구석구석 깨끗함을 항상 유지한다. 처음과 같은 청결함 유지는 필수 이다. 넷째, 줄서는 매장의 직원들은 항상 친절하고 항상 웃는다. 직원들의 기계적인 친절함은 교육과 훈련으로 이루어 낼 수는 있다. 하지만 고객에게 마음을 담은 친절함은 점주가 직원들을 대하는 거울처럼 반영되어 고객에게 그대로 표출된다. 고객들은 그 것을 아주 잘 감지한다. 다섯째, 줄서는 매장은 차별화된 홍보 센스를 가지고 있다. 고객에게 전해지는 전단지나 매장 안의 포스터 등을 구성할 때, 잘되는 매장의 점주는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센스 있는 문구로 그 시대 트랜드를 앞서간다. 고객에게 차별화된 즐거움을 제공함으로써 매장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높일 수 있다. 창업보다는 수성이 어렵다고 한다. 아무리 힘든 시기라고 하지만, 분명히 성공요건은 존재한다. 기본적인 항목에 충실하면서, 고객에게 조금이라도 세세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면 노력들이 매장의 매출과 이어지면서 차차 줄서는 매장으로 성장하게 될 것이다. 한국창업경영연구소 이상헌 소장 (컨설팅학 박사)

2017-02-13 17:15:57 박인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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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의 탕탕평평] (41)불필요한 부품, 불필요한 개인

세상에는 내 자신이 고민해서 해결할 수 문제들과 그렇지 않은 일들 둘 중 하나이다.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있고, 이미 정해진 선택의 한 편에 내 자신이 그냥 속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스스로 국적을 선택하여 태어날 수 없고 자녀가 부모를 선택하여 태어날 수 없는 것 등이 그러한 경우에 해당하고, 부모가 미성년자인 자녀의 생활방식을 지시하고 가르치는 경우가 그러한 경우에 해당된다. 삶에서 우리는 크고 작은 고민을 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직장에서의 인간관계, 모임이나 여타 단체에서 우리들은 많은 이해관계에 본의든 타의든 얽혀있으며, 나와 같은 정서나 사고를 지닌 사람을 만날 수도 있고 작은 농담조차도 제대로 소통되지 못해 애매한 관계가 설정되는 사람과도 만날 수 있다. 인류가 존재하는 한 개인의 자격으로만 이루어지거나 행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크고 작은 그룹이나 커뮤니티가 만들어지게 되고, 그 안에 속하게 되면 각자의 존재가치가 보여지고 존재감이 드러나기 마련이다. 무슨 일을 하든지 과정도 결과도 물론 중요하지만, 본질이 중요하다. 본질이 희석되거나 변질되는 순간, 시작과는 전혀 무관한 과정이 진행되며 엉뚱한 결과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자신들의 본업인 학업에 열중해야 하는 이유도 그냥 해야한다고 가르치는 것보다 왜 해야하나를 먼저 충분히 설득하고 이해시킴으로서 스스로에게 동기부여를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고 효과적인 결과를 창출할 것이다. 또한 내 자신이 어느 모임이나 단체의 일원이 되더라도 그 모임이나 단체가 추구하는 바와 목적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알아보고 가입의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일 것이다. 조직과 공동체라는 것을 자동차와 비교해 보자. 자동차라는 물건은 표면상 단순하고 심플해 보이지만 보통 2만개 이상의 부품들이 유기적으로 작동하여 달릴 수 있다고 한다. 자동차의 목적은 달리는 것이다. 안전이나 승차감 및 편의성도 중요하지만, 본질은 목적지까지 데려다주는 교통수단이라는 것이다. 자동차를 움직이게 하는 수많은 부품들, 그 중 내가 하나라고 생각해 보자. 그 자동차가 본질을 벗어나지 않는 것. 즉 달리게 하는데 있어서 내가 꼭 필요하고 적절한 부품인지, 오히려 자동차의 원만한 운행에 방해가 되는데도 억지로 끼워 맞춘 부품인지를 분명히 해 둘 필요가 있다. 간혹 자동차의 안전하고 정확한 운행을 방해하며 다른 목적으로 자신이 하나의 부품으로 존재한다면, 그것은 음흉하고 불순하며 결코 있어서는 안 될 부품 즉 존재일 것이다. 우리의 삶을 말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기적인 마음과 명쾌하지 않은 사람으로서의 존재의 가치를 자동차에 비유한 것이다. 가정에서도 직장이나 많은 모임과 조직에서도 각자의 역할이 있다. 또한 자신만의 고유한 포지션이 분명히 있다는 말이다. 그것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세상의 모든 조직과 공동체에는 그들이 추구하는 방향과 분명한 목적이 있다. 더 나아가서는 국가도 각국이 자신들이 목표하고 추구하고 나아갈 방향이 분명히 있으며 또한 그래야만 하는 것이다. 우리 개개인은 우리가 속해 있는 모든 공동체에서 자신의 역할이 무엇인지, 자신이 그 공동체가 추구하는 목표에 부합하는 존재인지, 극히 자신의 사익을 위해 공동체에 소속돼 방해가 되는 존재는 아닌지를 한번쯤은 진지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충분한 생각을 했다면, 자신이 전체의 목적과 방향에 미약하나마 일조를 할 수 있는지 아닌지를 정하고 스스로 소속과 참여여부를 결단내릴 수 있는 것이 상식이고 윤리이며, 인간으로서 최소한 도의적인 책임과 양심이 아닐까 생각한다. 인간사의 모든 것이 정치이다. 객관적인 정답이 존재할 수 없는 것 또한 정치이다. 각자가 맞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것도 정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복잡난해한 모든 것들을 합리적으로 정리하고 단속하며, 원만한 흐름을 갖게 하는 것이 정치이다. 그래서 가장 어려운 것이 정치가 아닐까 생각한다. 블로그 http://blog.naver.com/yumpie74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yumpie74

2017-02-11 19:38:18 송병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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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휘종의 잠시쉼표] 상법개정안, 다시 생각해보자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나라가 어지럽지만 지금 기업들에 가장 큰 걱정은 국회에 계류된 '상법 개정안'이다. 상법 개정안이 발의된 계기는 대주주들이 기업경영을 전횡하고 소액주주들에게 피해를 주기 때문에 이를 막자는 취지에서였다. 일부 기업 경영자들이 상장된 법인을 마치 개인회사처럼 마음대로 운영하거나 분식회계, 편법상속, 회사 기회유용 등을 저질러 이런 법안이 발의됐다. 소액주주들이 피땀흘려 모은 돈을 대주주들이 일방적인 전횡을 저질러 피해를 입힌 사례가 많았다. 그런 취지에서 상법을 개정할 필요성은 있다. 그런데 지금 발의된 상법 개정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당초 취지와 다른 결과를 낳을 것 같아 걱정스럽다. 20대 국회에는 모두 20여 건의 상법 개정안이 계류 중이다. 경제민주화를 외치며 너도나도 법안을 발의한 결과다. 이 가운데 특히 논란이 되는 사안은 '감사위원 분리선출제도'와 '집중투표제 의무화'다. 감사위원 분리선출제도란, 말 그대로 감사위원을 분리해서 뽑자는 것이다. 감사는 기업의 재무성과나 중장기 경영전략을 대주주로부터 견제·감시하는 사람이다. 지금 발의된 법안에 따르면 감사를 분리해서 뽑아야 하고, 이 때 대주주의 영향력을 줄이기 위해 대주주를 포함한 모든 주주의 의결권을 3%로 제한하겠다는 게 골자다. 대주주의 지분이 3%를 넘는 얼마가 됐든, 의결권은 3%밖에 행사하지 못한다는 얘기다. 이렇게 되면 기업의 경영권이 위협을 받을 수 있다. 3%씩 지분을 가진 기타 주주들 몇명이 몰래 작전을 짜고 감사를 자기들 입맛에 맞는 사람으로 선임할 가능성이 지금 발의된 법 아래에서는 충분히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이런 상황이 벌어질 경우 외부 세력들이 자기 사람을 감사로 심어 기업의 중장기적인 비전보다 단기적인 배당에 치중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한다. 하다못해 기업의 민감한 경영전략도 외부로 노출될 수 있다. 기업 비밀이 노출되는 것은 전쟁에서 작전계획이 노출되는 것과 똑같은 것이다. 집중투표제란 주주총회에서 이사진을 선임할 때 '1주 1표'의 원칙 대신, 선임하는 이사의 수만큼 의결권을 부여하는 제도다. 예를 들어 주총에서 3명의 이사를 선임할 경우 100주를 가지고 있다면 원래는 각 이사에 대해 100표씩 찬반투표를 하지만, 집중투표제는 3명 가운데 자신이 원하는 이사에게 300표(100주×3명)를 몰아주고, 나머지 2명의 이사에 대한 권리는 포기하는 것이다. 집중투표제는 소액주주들에게 유리한 제도이지만 앞서 말한 감사위원 분리선출제도와 함께 도입되면 경영자 입장에서는 '역시너지효과'가 발생한다. 극단적으로는 2003년 '소버린 사태'처럼 외국계 투기자본이 국내 대기업의 경영권을 위협할 수 있다. 이 개정안들이 소액주주를 보호하기 위해 발의됐지만 실제 주총현장에서 0.1%에도 못미치는 소액주주들이 힘을 합칠 가능성보다 어느 정도 자본력을 가진 외국계 펀드나 투기자본 등의 외부세력들이 경영권을 위협할 가능성이 더 높다. 이는 지금까지 경영권을 위협받은 대기업들의 사례에서 나타났다는 게 학계의 연구결과다. 이 법안을 찬성하는 사람들은 그럴 가능성이 높지 않다며 재계가 '공포 마케팅'으로 국회와 국민을 위협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기업들에게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지, 우리 기업들의 경영권을 불안하게 만들자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리고 투기자본이 기업을 위협하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다. 소액주주들의 권리는 반드시 보장돼야 한다. 하지만 그 방법이 지금 발의된 감사위원분리선출제도와 집중투표제는 아닐 수 있다. 국회가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2017-02-08 19:41:30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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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식의 세태 만화경] 2월의 전설

2월의 대학 교정은 쓸쓸했다. 교정은 내 젊은 날의 추억이 살아 숨 쉬는 마음의 고향 같은 곳이었다. 지난 주말 나는 그 흔적을 더듬거리고 있었다. 크고 작은 뜰엔 잔설이 희끗거렸고, 시선은 낯익은 소나무 숲에 오래 머물렀다. 졸업사진의 풍경으로 수놓았던 소나무 숲! 아련함이 가슴을 차고 올라왔다. 눈은 시렸다. 입춘을 알아차린 소나무 숲은 초록빛을 따스하게 물들이고 있었다. 대학 졸업식 즈음이면 더욱 짙은 물감을 풀 것이다. 2월이 오면, 아니 졸업의 계절이 오면 내 기억의 창고엔 허허로움이 스친다. 졸업하던 그날의 추억이 거센 숨결로 밀려왔다. 졸업식 날 취업한 과동기들이 눌러쓴 사각모는 눈부시도록 빛났으며, 그 가족들 주변엔 따스하고 향기로운 이야기꽃이 피어나는 걸 봤다. 대학원 진학을 빼고 취업 못한 동기는 손꼽을 정도였다. 개중 한 사람이었던 나는 사각모를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시골서 올라온 가족들은 그 엇갈린 표정을 읽고 얼마나 가슴 아파했을까. 2월은 냉혹했다. 나는 교문을 나서면서 '자취방 학생'에서 '실업자 김 씨'로 바뀌었음을 비로소 깨달았다. 취직한 친구들에겐 교문은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개선문이었지만, 나에겐 무너진 상아탑이었다. 그땐 그렇게 보였다. 2월의 밤은 처연했다. 그날 밤 자취방을 나와 흰 눈을 펑펑 맞으며 소나무 숲 부근 교정을 배회했다. 살을 에는 눈바람. 소나무 숲은 침묵했고, 나는 그 아래 웅크린 채 울먹거렸다. 눈바람은 뜨겁게 젖은 얼굴을 죽비처럼 마구 때렸다. 불현 듯 교문을 나서는 학생들의 긴 그림자에서 내 2월의 아픈 뒤안길을 본다. 졸업철이다. 60대 이상의 실버 취업자 수가 20대 청년을 앞지른 취업구조. 설렘과 기대 속에 교문을 나서는 졸업생들도 있겠지만 내 아픈 2월을 답습할 졸업생은 또 얼마나 많을까. 혹자는 '마무리와 시작이 공존하는 2월'이라고 하지만 미취업생들에겐 '마무리와 시작이 충돌하는 2월'이다. 그 충돌의 스파크 속에 그들의 가슴은 타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두려워 말자. 졸업은 희망의 또 다른 이름! 윈스턴 처칠은 영국 옥스퍼드대 졸업식에서 이런 축사를 했더랬다. '포기하지 말라. 절대로 포기하지 말라'고. 희망의 끈을 놓지 말라는 얘기일 것이다. 성공은 꿈꾸는 자에게 있고, 그 꿈의 뿌리는 희망이다. 희망이 흔들리면 꿈이 흔들린다. 그래서 혹자는 '실업보다 더 무서운 게 꿈과 희망을 잃는 것'이라고 했다. 비바람이 몰아쳐도 절망하지 않아야 하는 까닭이다. 마음이 추울수록 따스한 봄을 기다리는 꿈은 더욱 간절해지고, 단단해지는 법이다. 나무줄기에 매달려 저 꿈틀대는 고치를 보라. 그 무엇이 고치껍데기 밖 세상에 나오려 발버둥치는 광경을 말이다. 그건 취업을 갈망하는 졸업생들의 몸부림이자 절규에 다름 아니다. 안쓰럽다고 해서, 고치껍데기를 섣불리 벗겨주면 어떻게 될까. 그래서 거기에서 나비는 온전할까. 과연 날개를 펴고 제대로 날 수 있을까. 아니다. 날개의 힘! 그것은 거저 얻어지는 게 아니다. 고치를 수없이 떼밀어냈을, 그 고통을 감내해야 비로소 훨훨 나는 나비가 되는 것이다. 병아리가 달걀의 껍데기를 깨고 나오는 이치와 같다. 인고의 세월을 건너뛰어서는 비상할 힘, 세상 급류를 헤쳐 나갈 생존본능이 생기지 않는다. 그 고통의 허물을 벗고 사회의 첫 발을 힘차게 내딛는 건 온전히 자기 몫이다. 내 2월의 전설이 가르쳐준 체감 교훈이다.

2017-02-08 08:00:00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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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형의 본초 테라피] 스트레스가 많이 쌓였다면?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을 때 양쪽 가슴을 연결한 선의 중심, 즉 몸의 한 가운데 부분이 답답하게 느껴지거나 눌러보면 통증이 느껴지기도 한다. 이 부분을 부드럽게 문지르듯 마사지해서 심장에 쌓인 더운 기운을 풀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스트레스가 심할 때는 우유 한 잔을 마시는 것도 효과가 있는데, 우유에 풍부한 트립토판 성분이나 칼슘 등이 과도한 스트레스로 긴장되고 예민해진 마음을 편안하게 다스려준다. 스트레스로 정신적 피로를 심하게 느끼거나 생각이 많아져서 밤에 잠을 이루기 힘들 때 따뜻한 우유 한 잔을 마시면 심신의 긴장이 풀어지면서 숙면을 취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는 매운 음식이 당기게 되는데, 매운 음식은 뭉치고 막혀 있던 기운을 풀어주고 땀을 내서 몸을 가볍게 만드는 데 효과가 있다. 그래서 스트레스 해소에 매운 성질을 가진 양파도 도움이 되는데, 양파즙이나 양파 수프 등을 만들어 먹으면 된다. 양파에는 유황, 퀘르세틴 등의 성분이 풍부한데 이 성분들이 스트레스로 발생하는 과잉 활성산소를 제거해서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만들어준다. 몸 속 노폐물이나 독소 배출을 원활하게 만들어주며 스트레스와 피로를 풀어주는 데 효과가 있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머리가 뜨끈뜨끈해지고 몸에서도 열이 나는데 이럴 때는 물을 충분히 마시면 도움이 된다. 통조림으로 많이 접하는 죽순도 스트레스 완화에 효과가 있다. 죽순에는 스트레스로 떨어진 기운을 북돋우는 데 좋은 단백질이나 비타민이 풍부하며 식이섬유가 많아서 변비 해소에 도움이 된다. 특히 서늘한 성질을 갖고 있어서 스트레스로 열이 오를 때 이를 가라앉혀주고 마음의 안정을 찾는 데 좋다. 스트레스로 기혈의 순환이 좋지 않을 때는 편안하게 누워서 양 팔과 다리를 하늘로 쭉 뻗은 상태로 가볍게 떨어주는 '모관 운동'을 하면 효과가 있다. 몸의 말단까지 혈액이 잘 흐르게 되고 긴장과 흥분 상태의 마음도 편안하게 다스릴 수 있게 된다.

2017-02-07 13:15:03 신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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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헌칼럼-전문가가 분석하는 올해 창업시장 트렌드

이상헌칼럼-전문가가 분석하는 올해 창업시장 트렌드 붉은 닭의 해, 정유년이 벌써 한 달이 지났다. 새벽을 밝히는 동물인 닭의 기운을 받아 뜨거운 열정과 당당하게 폭발하는 에너지로 2017년 창업시장에도 활력을 불어넣기를 희망하며 올해 창업에 관련된 소비 트렌드를 전망해 본다. 첫째, 혼땡 문화의 확산이다. 작년의 연장선으로 계속 이슈화된 1인 외식시장이 더욱 급성장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체가구 중 이미 27.2%를 넘어서면서 10년 후 31%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1인 가구를 대상으로 한 소용량 간편식, 혼밥, 혼술과 같은 소비시장이 계속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 세분화된 세일즈 테크놀로지다. 기존 외식 아이템과 빅테이터의 IT기술이 접목되어서 스마트폰 활용 구매의 증가에 따라 다양한 푸드 서비스 테크놀로지의 변화가 예상된다. 참고로 아마존이 출시한 대시버튼의 경우를 살펴보면, 커피머신에 커피원두를 주문하는 대시버튼을 붙여 놓고, 원두가 떨어졌을 때 그 버튼을 터치만 하면 자동으로 아마존에 주문이 들어가 배송을 받을 수 있게 하는 서비스인데, 배달 문화가 발달한 우리나라에도 비슷한 서비스가 등장하지 않을까 한다. 셋째, 하이브리드 외식의 증가다. 식재의 이원화, 용기의 이원화 등 한 번에 두 가지 맛을 느낄 수 있는 콘셉트의 하이브리드 외식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각종 반반 메뉴에서부터 단맛과 짠맛의 조화, 치맥을 넘어서는 포스터 치맥과 외식 브랜드의 협업 마케팅으로 다양화 될 전망이다. 넷째, 가성비의 약진이다. 경기불황의 여파에 따른 가격대비 성능이 중요한 가성비를 따지는 소비 트렌드가 부각될 전망이다. 양도 많고 질도 나쁘지 않은 빅사이즈 음료와 저렴한 비용으로 무한정 즐길 수 있는 여러가지 무한리필 식당의 인기는 올해에도 여전히 지속될 예정이다. 다섯째, 빠르지만 있어보이게다. 빠르고, 고급스럽고, 간편한 소비 트렌드의 'FAST-Premium'은 최근 가격은 패스트푸드보다 비싸지만 건강한 식재료로 레스토랑 수준의 고품질 음식을 제공하는 수제버거나 프리미엄 분식 등에서 볼 수 있듯이 식사의 형태는 간편하고 빠른 것을 선호하지만 음식은 건강하고 알찬 상품을 선호하는 소비자의 니즈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소비 트렌드는 매출이자 수익성이다. 경기 상황의 변화와 소비 성향의 변화에 따른 다양하고 체계적인 준비와 실천전략이 필요한 한 해가 될 것이다. 한국창업경영연구소 이상헌 소장 (컨설팅학 박사)

2017-02-06 16:26:29 박인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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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한의 시시일각] '예술'로 짓는 연홍도와 양구군의 꿈

일본 시코쿠 가가와현에 위치한 나오시마는 한때 미쓰비시제련소의 쇠퇴와 환경오염으로 썩어가는 섬이었다. 그러나 산업폐기물만 가득 쌓인, 보잘 것 없는 도서 중 하나였던 이 섬은 1980년대 중반을 넘어서며 많게는 100만 명이 찾는 '예술의 성지'로 탈바꿈했다. 우리나라에도 예술을 통해 한국판 나오시마를 꿈꾸는 섬이 있다. 바로 전남 고흥군 '연홍도'이다. 소록도를 잇는 거금도 끝자락에 위치한 연홍도는 현재 섬 전체를 미술관으로 가꾸는 프로젝트가 한창이다. 이미 섬 미술관으로는 국내 유일의 연홍미술관이 터를 잡았고 인근 금당도와 비견도 절경을 만날 수 있는 산책길이 마무리됐다. 아기자기한 작품들과 담장벽화는 물론 섬의 역사와 주민들의 모습을 꾹꾹 담은 사진박물관 시설작업을 마쳤다. 연홍도 프로젝트는 지난 2015년 전라남도가 추진한 브랜드 시책사업 '가고 싶은 섬'에 선정되면서 시작됐다. 먼저 100여명의 주민들이 '예술섬' 만들기에 팔을 걷어붙였고, 고흥군의 행정과 예산이 덧대어지면서 주목받는 섬으로 급부상했다. 고흥군은 내년 말까지 예산 약 40억 원을 들여 한국판 나오시마의 꿈에 한발 더 다가선다는 계획이다. 연홍도가 국내 최초의 '섬 미술관'을 지향한다면 강원도 양구군은 내륙 최초의 '군(郡) 미술관화'의 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여타 지자체에선 보기 드물게 군 전부를 지붕 없는 미술관으로 만들기 위해 오랜 기간 다양한 기획과 투자, 협업이 이뤄져 왔기 때문이다. 양구군의 '군 미술관화' 프로젝트의 변별점이자 특징은 고흐의 마을 아를이나, 샤갈의 마을 생폴 드 방스처럼 한국 근대미술의 거장이며 가장 한국적인 작가로 인정받는 박수근 화백이 놓여 있다는 점이다. 때문에 양구군의 '군 미술관화'는 '군의 박수근 미술관화'와 갈음된다. 사실 양구군의 이 야심찬 프로젝트는 박 화백의 고향이자 예술적 기원이라는 긍지와 자부심을 동력으로 한다. 강원도 유일의 공립미술관인 박수근미술관이 건립된 2002년부터 그려진 밑그림의 결과다. 다만 보다 세밀하게 구도를 짜고 색을 입힌 건 현 전창범 양구군수가 취임한 지난 2006년 이후이다. 전 군수는 성공적으로 평가받는 동서고속철도 개통 확정, 수박·멜론·곰취·시래기 등 지역 특산물의 명품 브랜드화 외에도 스포츠 마케팅을 통한 지역경제활성화에 공을 들여왔다. 한편으론 경제적 지표 이상으로 예술적 지표에 대한 애착 역시 강하게 내보였다. 그리고 그 의지와 열정은 '군 미술관화' 프로젝트라는 개념 아래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 10여 년 동안 양구군은 박수근을 중심으로 한 '군 미술관화' 사업에 아낌없이 투자했다. 박수근의 삶과 예술을 기리고 우수한 작가를 발굴 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2016년 '박수근미술상'을 제정했고, 박수근의 호를 딴 미술인공동체인 '미석예술인촌' 조성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엔 박수근 미술체험마을 조성사업을 비롯해 박수근 광장 조성, 아트로드 조성, 정림리 예(藝)풍경 마을 조성사업 등의 여러 도시계획플랜 등을 구체화하며 '군 미술관화' 사업을 본궤도에 올려놓고 있다. 이중 정림리 예풍경 마을 조성사업은 박수근이 태어나고 자란 정림리 마을을 그의 삶과 예술세계가 묻어나는 예술가 마을로 만들기 위한 기획이다. 연홍도와 양구군의 사례는 지역 발전의 한 축으로 '예술'을 선택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기존 자연생태와 문화자원을 기반으로 한다는 것도 공통분모다. 하지만 연홍도와 양구군 모두 아직 해결해야할 과제가 남아 있다. 우선 예술을 통한 특화정책의 효율성은 20~30년이 지나야 비로소 빛을 발한다는 점에서 군수나 시장이 바뀌어도 변하지 않을 행정의 일관성 및 끈기가 요구되며, 미적 가치가 곧 주민들의 삶의 질이라는 공동체의 인식도 필요하다. 또한 환경개선 수준에서 벗어나 예술을 통한 정서적 교감에 방점을 두어야 하며, 건축물을 짓는 등의 하드웨어 못지않게 그것을 운영할 전문 인력에도 깊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그래야 주민들과 예술가들 간 끈끈한 조력관계 형성, 수준 높은 작품 소장과 대시민 교육, 창의적 아이디어 등의 효과적인 예술적 생산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특히 지자체의 밝은 미래를 위한 치밀한 계획과 예산, 구성원들의 헌신적인 노력 등, 민·관·예가 어우러진 공동지성이야말로 한국판 나오시마와 생폴 드 방스라는 꿈을 현실화하는 결정적 요소이다. 지금까지 전국의 지자체에서 유사한 사업들을 숱하게 진행했지만 변변한 성공사례가 없었던 이유는 예술의 무한한 가능성을 믿지 못하거나 지속성과 인내의 결여, 아니면 위에 열거한 그 어느 하나가 누락되었기 때문이다.

2017-02-05 11:52:28 송병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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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의 탕탕평평] (40) 반기문 중도하차의 교훈

중국 고전은 크게 경세제민(經世濟民)과 응대사령으로 두 가지 내용이 전부다. 경세제민(經世濟民)는 한 마디로 정치를 의미하고, 응대사령은 인간관계를 의미한다. 덧붙여 고전은 인간주의 즉 인본주의에 그 기반을 가지고 쓰여졌다고 볼 수 있다. 정치와 인간관계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그만큼 중요하고 어렵다는 증거 아니겠나. 이익관계에 있는 경우는 말 할 나위 없을테고,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더라도 인간관계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는 동안 누구나 피해갈 수 없는 고민거리인 것이다. 응대사령(인간관계)의 복잡함과 인생사에서 만들어지는 관계에 대한 의문과 질문과 그것을 지혜롭게 받아들이고 이해하고 요령껏 피해나가기 위해 쓰여진 대표적인 책이 전국책이다. 그렇듯이 과거나 현재나 미래에도 인간관계는 인류가 존재하는 한 가장 큰 고민거리이자, 삶의 과제일 것이다. 또한 정치는 평범한 사람들보다도 더 많은 이해관계와 계략과 권모술수가 난립하는 인간사의 총체적 집합체인 것이다. 여기는 사랑도 배려도 헌신과 이해와 봉사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현실정치에서 그런 마인드를 가진 정치인의 존재자체가 불가능한 것이다. 옳은 것이 강한 것이 아니라, 강한 것이 옳게 평가받는 곳이 정치판이다. 개인도 무덤에 들어갈 때까지 인간관계에 의해 고민하고 상처받고 주기도 하며 살아가는데, 하물며 불특정 다수의 국민과 경쟁 상대와 무리를 상대해서 이겨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정치판은 오죽하겠나. 아군도 적군도 없는 분야가 정치이며, 영원한 적도 영원한 동지도 없는 곳이 정치판이다. 권력은 부모와 자식 간에도 나누어 가질 수 없는 묘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노자는 평생을 현실을 살아가는 처세술을 말하고, 글로 쓰며 연구한 것이다. 또한 장자는 현실을 초월하며 해탈의 세계에 도달하기 위하여 애를 쓴 것이다. 요즘말로 노자는 현실주의자이고, 장자는 이상주의자라고 할 수 있다. 거듭 말하지만, 그 인간관계의 무게와 어려움이 얼마나 힘들고 고단하면 그것을 이겨내려는 사고의 차이만 있을 뿐, 지금까지 고전이 우리에게 읽혀지고 있는 것이겠나. 현실을 직시하고 피할 수 없는 장애물을 노자는 현실적으로 해결하려 한 것이고, 장자는 말 그대로 현실을 초월해 이상적인 해결방법과 사고에 그 가치를 둔 것이다. 얼마 전 반기문 총장의 대권 중도 하차가 시사하는 바도 적지 않다. 필자가 과거 노무현 대통령의 전담통역관을 역임하던 시절 그 분은 외교부장관을 지내셨다. 필자가 아는 그 분의 품성이나 성향으로도 어쩌면 충분히 예견된 일이었다. 이에 별로 이슈로 다가오지도 않았다. 정치인은 풍랑을 만나거나 물살이 쎈 개울을 건널 때 없는 돌다리도 만들어가며 헤쳐나걀 수 있어야만 하는 것인데, 공무원 특히 외교관들의 특징은 돌다리를 두드려보고도 생각만 하다가 건너지 못할만큼 신중에 또 신중할 수 밖에 없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좋게 말하면 신중한 것이고, 부정적으로 말하자면 소심할 수밖에 없는 분야이다. 반총장 본인도 정치판에 순수한 마음이 다치고 상처를 받았다고 기자회견을 한 것을 보면 인간관계와 정치에 얼마나 냉혹하고 국민들이 상상하는 것 이상의 세계인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누구라도 어느 사람들에게는 좋은 사람일 수 있는 것이고, 다른 쪽의 사람들에게는 나쁜 사람일 수 있는 것이다.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 있는 사람은 정치인은 물론 개인도 없다. 심지어 예수그리스도와 부처도 사람으로 하여금 비판과 상처를 받고, 한 편의 사람들에게는 존경을 받지만, 한 편의 사람들에게는 지금까지도 조롱과 비난의 대상이 되지 않나. 하물며, 우리와 같은 평범한 사람이야 오죽하랴. 인간관계는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상대적이기 때문이다. 자신에게 어떻게라도 이익이 되면 좋은 사람인 것이고, 불이익이 되거나 때로는 그만큼의 이해관계가 없는데도 호사꾼들에 의해 그냥 나쁜 사람이 되는 것이다. 사람이 사람을 평가한다는 것 자체가 필자는 교만과 오만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가 않다는 것이다. 수많은 사람들의 개개인의 성향과 사고는 다를 수밖에 없다. 그렇게 다양하고 복잡한 많은 이들의 의사와 뜻을 반영하고 가시화 시키는 것이 정치인데, 어떤 정치행태와 정책의 이행도 수혜를 받는 이들에게는 박수를 받는 것이고, 반사적으로 불이익을 받거나 수혜를 덜 받는 이들에게는 나쁜 정치와 정치인이 되는 것이다. 이래도 저래도 인생에 정답은 없다. 인간관계도 정치도 마찬가지다.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의 삶에 어떤 방법으로라도 부정적인 것들을 덜 힘들이면서 재치있게 혹은 자신에게 더 큰 도약이 되도록 풀어낼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그것이 지혜가 아닐까 생각한다. 블로그 http://blog.naver.com/yumpie74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yumpie74

2017-02-05 11:51:03 송병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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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환 원장의 성형이야기] 안면성형 필러 안전성 논란

[김진환 원장의 성형이야기] 안면성형 필러 안전성 논란 빠르고 간편한 것을 선호하는 바쁜 현대인들 사이에서 필러나 보톡스와 같은 주사시술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시술시간이 짧고 시술 즉시 효과를 볼 수 있어 이른바 '10분 성형'이라고도 불리는 필러는 피부의 움푹 팬 부위에 볼륨을 주거나 주름을 개선하기 위해 사용되는 주사약물이다. 주로 콧대, 콧등, 눈밑애교, 미간, 턱끝, 이마 등에 시술되며 주성분인 히알루론산은 정제와 발효를 거친 비 동물성 순수 정제물이기 때문에 안전하게만 사용한다면 부작용 위험이 거의 없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성형시술 의혹이 불거지면서 '안면성형용 필러'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는데, 과연 안면성형용 필러는 인체에 무해한 것일까. 먼저 안면성형용 필러는 생체구성물질로 국내 식약처나 미국 FDA의 승인을 받은 제품이라면 믿고 사용해도 된다. 단, 전문 의료기관이 아닌 찜질방이나 미용실, 사우나, 피부관리실, 가정집 등과 같은 무허가업소에서 사용되는 약물은 성분을 알 수 없는 불법약물일 확률이 높고, 부작용 위험도 높아 주의해야 한다. 불법 필러시술에 사용되는 약물로는 공업용실리콘이나 파라핀, 식물성 오일 등이 대표적이며, 정품 약물과는 달리 피부에 흡수되지 않고 그대로 남아 피부표면을 울퉁불퉁하게 만들거나 염증, 피부괴사와 같은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한다. 또 피해를 입더라도 보상받을 길이 없기 때문에 처음부터 전문 의료기관에서 정품·정량을 확인한 후 시술받는 것이 안전하다. 필러시술의 가장 큰 장점은 피부를 절개하거나 뼈를 깎아낼 필요 없이 빠르고 간편하게 시술받을 수 있고 시술즉시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에 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직장인이나 방송인, 정치인,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들 사이에서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는데 시술에 앞서 한 가지 주의해야 할 사항이 있다. 대부분 쁘띠성형은 시술방법이 간단하고 비교적 안전해 부작용 위험이 전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얼굴에는 수많은 혈관과 신경이 있기 때문에 약물을 잘못 주입할 경우 피부 표면이 울퉁불퉁해지거나 비대칭, 흉터, 염증, 부종, 통증, 안면신경마비 등이 나타날 위험이 높다. 또 한꺼번에 너무 많은 양의 약물을 주입하거나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약물로 시술할 경우 심각한 부작용으로 번질 수 있으니 아무리 간단한 시술일지라도 반드시 임상경험이 풍부한 성형전문의에게 시술 받아야 하며, 가격이 터무니없이 저렴하다면 정품·정량을 사용하는지 한 번쯤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외과·성형전문의 김진환 성형외과 원장

2017-02-02 15:27:54 박승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