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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헌변호사의 BizLaw] 미국소송과 디스커버리(discovery)

미국소송과 디스커버리(discovery) 나의 경험상 소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일인 것 같다. 사실관계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는 당사자들이 승소할 수 있을 것 같은 막연한 자신감을 가지게 된다. 이런 근거 없는 자신감 때문에 재판이 쉽게 종결되지 않는다. 승패에 대한 전망도 쉽지 않다. 반면에 사실관계가 명확하게 드러나면 당사자는 승패에 대한 전망을 보다 더 정확하게 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정확한 평가는 당사자가 근거 없는 자신감을 가지는 것을 방지해 준다. 그래서 합의 등으로 사건이 종결될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다. 한국에서 소송사건을 처리해 오면서 내가 늘 아쉽게 느끼는 것이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게 해 주는 제도적 장치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증인신문을 해 보면 시간의 제약이 있기 때문에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증인에게 많은 질문을 하기가 여의치 않다. 그래서 증인으로부터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한 정보를 얻는다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다. 증거서류도 마찬가지다. 증거서류를 스스로 확보해 놓지 않으면 소송과정에서 상대방으로부터 중요 자료를 제공받는 것이 쉽지 않다. 상대방에게 증거서류를 제출해 달라고 해도 '영업비밀이다', '서류가 없다'는 등 이유로 서류를 잘 제출하지 않는다. 한편 미국소송의 경우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위한 제도로서 디스커버리(discovery)가 있다. 디스커버리란 심리(trial) 전에 당사자가 증거와 서류를 상호 공유하여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일련의 절차를 지칭하는 것이다. 실무상 디스커버리에는 △ 상대방에 대한 답변을 요구하는 질문서(interrogatories), △ 문서제출요청(request for production of documents), △ 증언녹취라고 하는 데포지션(depostion) 등이 포함되어 있다. 심리를 할 때까지 보통 1년여 동안 디스커버리가 진행된다. 여기서는 문서제출요청 부분에 대해서 주목하고자 한다. 미국소송에서 소송당사자는 분쟁과 관련된 모든 정보를 삭제하지 않고 보존할 의무를 부담한다. 그리고 상대방의 요청이 있는 경우 관련 문서를 모두 제출하여야 한다. 문서에는 이메일도 포함된다. 이메일과 같은 전자문서의 경우 삭제하여도 흔적이 남게 되는데, 코오롱과 듀폰의 소송에서 코오롱은 이메일을 삭제하였다는 이유로 어려운 상황에 처하기도 했다. 영업비밀이라는 이유만으로 제공을 거부할 수 없다. 특이한 것은 변호사에게 제공된 서류는 변호사-고객간 특권(attorney-client privilege)에 의해서 제공을 거부할 수 있다. 이러한 문서제출요청에 대해서 상대방이 불이행하게 되면 강력한 제재가 가해진다. 심지어 패소할 수도 있다. 실제로 미국변호사들은 디스커버리절차를 진행하면서 이런 제재를 의식한다. 그래서 제출될 서류를 신중하게 검토하고 서류를 정리하는 노력을 한다. 디스커버리제도는 한국에도 꽤 많이 알려져 있고, 한국에 도입을 하기 위한 논의도 진행되고 있다. 위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소송진행에 있어서 사실관계에 대한 정확한 파악이 핵심인데 오랜 세월 동안 미국에서 검증된 제도인 디스커버리제도의 장점을 도입한다면 실체진실의 발견과 분쟁의 신속한 종결에 도움이 될 것이다.

2015-08-17 14:46:50 강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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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영의 명화 에세이] '성바실리 성당'-화가의 눈으로 기록하다.

16세기. 몽고군과의 전투에서 승리한 모스크바 대공국의 황제였던 이반4세는 나라가 여러 개로 나뉘어져있던 어지러운 시기에 등장한 리더였다. 그는 200여 년간 러시아를 점령하던 몽골의 카잔칸국을 항복시키고 승리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 성당 건축 설계를 명령한다. 1555년에 시작된 건축은 5년이라는 시간동안 완성되고 많은 사람들이 성당의 아름다움에 탄복한다. 성당의 이름은 존경받던 예언자인 바실리의 이름에서 유래해 '성바실리 성당'이 된다. 지독한 아름다움은 치명적인 욕심을 부를 때도 있는 법. 이반 대제는 설계를 담당했던 '바르마'와 '보스토니크'에게 섬뜩한 명령을 내린다. "여봐라. 이 건축가들이 다시는 똑같은 건물을 짓지 못하도록 눈을 파서 장님을 만들어라!" 누군가는 이 이야기가 사실에 근거한다고 하고, 누군가는 소문이라고도 한다.(그 이후에도 건축가들이 활동한 기록이 있어 '눈이 보이지 않는 상태라면 활동하지 못했을 것이다'라는 반증 때문에) 심지어 성바실리 성당의 아름다움을 탐낸 영국의 여왕이 건축가에게 작업을 의뢰하자 독살을 당했다는 설도 있다. 어찌됐건 성바실리 성당의 아름다움을 세상에 알리기에 충격적인 이야기임은 확실하다. 모스크바의 붉은 광장에 자리 잡은 성바실리 성당은 엄마가 사온 빨간 망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양파들을 닮았다. 그 양파들에 오색빛깔 곱게 색칠을 한 듯하다. 외모도 훌륭한데 똑똑하기 까지 한 사람들을 보면 샘이 나듯 성바실리 성당도 그렇다. 신비스러운 외형에 추운 러시아 날씨를 이겨낼 좁은 창문을 겸해 실용성마저도 훌륭하다. 나무가 많았던 환경인 러시아에서는 오래전부터 목조건축이 발달했다. 하지만 모스크바를 중심으로 국가가 통일이 되면서 15세기 말, 16세기 초 유럽의 건축술들이 들어와 모스크바의 풍경은 점차 변한다. 바실리 대성당의 양식은 그들 중 가장 독특하고 기묘하다. 단층처럼 보이는 커다란 기단 위에 높은 탑 모양을 올리고 주변에 양파모양 형태의 8개의 예배당이 중심을 감싸는 형태이다.(8개의 돔은 카잔칸과의 8번의 전투를 상징한다) 심지어 시간이 지날수록 색채를 덧칠해 더욱 화려해졌다. 화가들은 자신과 함께 살아가던 대상들을 그림으로 남긴다. 성바실리 성당도 예외는 아니었다. 여러 러시아 화가들이 그린 그림 속에서 이제는 박물관이 된 성바실리 성당을 살펴볼 수 있다. '러시아의 민중화가'로 불리는 바실리 수리코프(Vasily Ivanovich Surikov/1848-1916)는 귀족의 초상화에 열정을 보이던 당대화가들과는 다르게 핍박받는 민중이나 체제에 저항하는 혁명가들을 주제로 삼았다. 러시아의 '오노레 도미에' 같다고 해야 할까. 그는 민중들이 있는 곳으로 작품을 보여주려고 화폭을 들고 이리저리 이동하며 전시했다고 하여 '이동파'라고도 불린다. 이 그림은 그에게 과거의 역사 속 한 장면이다. 표트르 대제가 권력을 잡던 시절, 그의 군 개혁에 반대하는 친위 수비대들은 강력히 봉기한다. 반란에 가담한 수비대들은 결국 처형을 당하는데 첫 날 표트르대제가 5명의 목을 베고, 그 이후로 6개월간 2000명이 넘게 참수를 당한다. 이라는 이 작품은 그를 유명하게 만든 작품이자 러시아의 역사를 그림으로 기록하고자 했던 그의 의지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그림 속 주인공들은 화가 수리코프의 지인들을 모델로 활용해 표현했다. 피바람이 불었던 그날, 붉은 광장에는 처형 광경을 묵묵히 지켜보는 성바실리 대성당이 있었다. 러시아의 입체파 화가 아리스타크 렌트로푸(Aristarkh Lentulov/1882-1943)의 그림 속 성바실리 성당은 경쾌하다. 이쪽저쪽 사방으로 울퉁불퉁하게 표현했으니 피카소의 입체주의와 맥락이 닿아있지만 왠지 그것만 거론하기에는 아쉬울 정도로 색이 많고 풍부하다. 나뉜 면마저도 찬란해 보이는 배부른 작품이다. 1910-11년간 파리에서 공부하며 입체파 화가들과 교류하고 조국인 러시아에 돌아온 렌트로푸는 훗날 러시아의 아방가르드한 아티스트들에게 큰 영향을 준다. 위의 화가가 파리 여행 중 피카소와 페르낭 레제와 교류하며 러시아 스타일의 입체파 그림을 그렸다면 콘스탄틴 유온(Konstantin Yuon/1875-1958)은 피사로를 비롯한 인상파 화가들과 교류했다. 그래서인지 표현이 정교하지는 않아도 전체적인 어울림이 보는 사람을 편안하게 한다. 많은 사람들이 일요일 오후 붉은 광장에 모였다. 그림에 담긴 사람들의 모습이 인상파 화가들의 자잘한 붓터치처럼 느껴진다. 어릴 적 엄마가 늘 했던 말을 우리는 이렇게 그림에서도 만난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처럼 친구 따라 인상파가 된다는 말. 시냇물처럼 흘려듣던 어른들의 말들이 이 그림을 보니 문득 그리워진다. 표도르 알렉셰프(Fedor Alekseev/1753-1824)가 그린 성바실리 성당 풍경은 상반되는 두 이미지를 안고 있는 듯하다. 웅장하면서도 귀엽고, 소란스러워 보이면서도 한산하고, 어두우면서도 밝고…그림이 화가를 닮는 것인지 화가가 그림을 닮는 것인지 그의 말년의 인생도 상반되게 기울었다. 젊을 때는 유명한 풍경 화가였으나 점점 인기는 추락하고 빈곤하게 지내다 세상을 떠났다. 한 푼의 돈도 없었던 그를 위해 아카데미는 장례식비용을 지불해주었다. 이제야 이 성당이 어디서 많이 본 듯 하다면 혹시 이 장면이 아닐까? 30-40대의 어린 시절과 함께 성장한 세계적인 게임 테트리스. 이삿짐을 차곡차곡 정리할 때도, 아이가 가지고 노는 블록을 볼 때도 생각나는 바로 그 게임. 테트리스의 시작화면 속에 있는 건축물이 바로 성바실리 대성당이다. 1984년 테트리스 게임 개발 당시 미국과 소련은 냉전관계였지만 이 게임을 개발한 모스크바 과학아카데미 연구원이던 알렉세이 파지트노프는 러시아 전통퍼즐 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게임의 첫 화면에 바실리 성당의 이미지를 넣는다. 파리의 화가들이 수없이 에펠탑을 그렸듯이, 러시아의 화가들은 모스크바의 성바실리 성당을 그렸다. 화가들이 자신의 나라와 문화를 대표하는 건축물을 그린 그림에는 그 시대를 살던 사람들의 상황과 마음이 담겨있다. 1560년대에 완성된 성 바실리 대성당은 슬프고 참혹한 러시아의 역사적 순간에도, 기쁘고 소소한 러시아의 일상적 순간에도 늘 그 자리에 있었다. 하루에도 급격히 변하는 세상 속에서, 매일 마음이 바뀌는 변덕쟁이 애인 옆에서 우리는 종종 지친다. 그럴 때면 몇 백년이상 말없는 증인이 되어 살아가는 건축물을 보면서 엄숙해진다. 감정의 기복이 날씨보다 심한 내 성격도 그들이 묵묵히 지켜봐 주는 것 같아서. 우리의 삶 속에서 아주 오래전부터 우리를 말없이 지켜봐주던 건축물들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는 아침이다. 이소영(소통하는 그림연구소-빅피쉬 대표/bbigsso@naver.com/출근길 명화 한 점, 엄마로 다시 태어나는 시간 저자)

2015-08-17 13:29:29 메트로신문 기자
[최치선의 세상만사] 피보다 진한 재벌가의 '경영권 다툼'과 '갑질횡포'

'피와 눈물보다 더 진한 것은 돈'이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롯데그룹의 '골육상쟁'을 불사한 경영권 다툼과 동아제약 회장의 아들이 벌인 '갑질'을 보면서다. 재벌자제들의 갑질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땅콩회항'으로 유명한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에 이어 이번엔 동아제약 강신호 회장의 아들 강정석(51) 동아쏘시오그룹 사장이 주인공이다. 강 회장의 4남이자 3세 경영인인 강정석 동아쏘시오그룹 사장의 '갑질논란'은 사건 5개월이 지난 15일 경찰이 7월 22일 검찰에 송치한 사실을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강 사장의 행동을 두고 SNS상에서는 "노트북이 껌값이니 마구 부쉈겠지? 나이도 적지 않은데, 본인이 한 일이라곤 금수저 물고 태어난 것인데 그게 갑질할 위치인가 봅니다" 는 등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한편, 앞서 동아쏘시오그룹은 차남 강문석 전 대표와 4남 강정석 사장의 후계구도였다. 그러나 2004년과 2007년 두 차례에 걸쳐 강신호 회장과 차남 강문석 전 대표의 지분 다툼이 일어났다. 이 과정에서 강 전 대표가 졌고 2008년 구 동아제약 지분 전량을 매도한 후 회사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강 전 대표는 2011년 우리들제약 인수 등 사업을 확장하려다 경영이 악화됐고, 지난 2012년 12월에는 배임 등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 후 출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그의 한남동 저택 역시 최근 경매로 넘어가는 등 '비운의 황태자'라는 꼬리표도 달았다. 형제의 난은 기본적으로 복잡한 가계구도에서 비롯된다. 강신호 회장은 두 번 결혼했다. 강 회장에게는 4남 2녀가 있다. 첫째 부인 박정재 씨와 사이에 장남 의석(63) 씨, 장녀 인경(61) 씨, 2남 강문석(55) 전 동아제약 대표, 3남 우석(53) 씨, 차녀 윤경(52) 씨를 뒀다. 그리고 4남 강정석 사장은 둘째 부인 최영숙 씨와의 사이에서 낳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강 사장은 2013년 3월 동아제약 대표이사 부사장에서 지주회사인 동아쏘시오홀딩스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그 후 강 회장의 동아ST 주식 35만7935주(4.87%), 동아쏘시오홀딩스 주식 21만1308주(4.87%) 전량을 받고 동아쏘시오그룹의 새로운 수장이 됐다. 그러나 이번 노트북파손 사건으로 3세 경영인의 자질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두달 가까이 매스컴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롯데그룹 왕자의 난 역시 복잡한 가계구도와 돈 때문이다. 이 난의 주인공은 신동빈(61) vs 신동주(62)와 신격호(94) 총괄회장의 대결구도다. 비극의 시작은 아버지가 아들 신동빈(롯데그룹 회장)씨를 해임시키려다 오히려 반격을 당해 롯데홀딩스로부터 전격 해임 당하면서부터다. 지난 4일 일본과 한국 내 일본 롯데그룹 계열사 37개 사장단이 신동빈 회장에 대한 지지를 선언함에 따라 신 회장이 유리한 게 아니냐는 업계의 관측이다. 하지만 17일 롯데홀딩스의 주총 결과에 따라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한국에 있는 롯데그룹은 재계순위 5위로 롯데시네마, 롯데백화점, 롯데면세점, 롯데아울렛을 비롯한 롯데쇼핑과 롯데칠성, 롯데하이마트, 롯데푸드, 롯데제과, 롯데케미칼, 롯데손해보험, 롯데관광개발 등 규모가 엄청나다. 하지만 롯데그룹이 한국에서 번 83조(2013년 기준)의 대부분 수익은 신씨 일가와 일본인들이 배당받는 구조다. 이로인해 국민들이 받는 무력감과 분노는 시간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정부는 언제까지 적은 지분을 갖고 편법으로 지배하는 것도 부족해 거대 기업을 개인 소유인양 여기는 재벌의 횡포를 눈감아 줄 것인가? 또한 기업의 세금탈루 등 온갖 비리는 물론 재벌자제들의 도를 뛰어넘는 갑질 역시 솜방망이 처벌로 그치는 현실에서 서민들을 위한 정책이 실현될지 의문이다.

2015-08-16 18:32:17 최치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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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의 차이야기] 튜닝산업연구소가 국내 튜닝시장 살릴 것

며칠 전 아주자동차대학교에서 의미 있는 행사가 있었다. 바로 자동차 튜닝산업연구소 개소식이다. 전국에서 관계자 50여명이 올라와 함께 한 행사는 약 2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사)한국자동차튜닝산업협회 산하 연구소가 별도의 등기까지 마치고 구색을 갖춰 수면 위로 올라왔다고 할 수 있다. 지난 2년여 동안 현 정부에서 자동차 튜닝산업을 창조경제로 선정해 진행했으나 제대로 된 브레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구심점 역할이 부족했다. 국내의 실질적인 자동차 튜닝산업 규모를 선진화하고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전략과 마스터플랜이 없었다. 드디어 이러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조직과 시작점이 결정됐다고 할 수 있다. 튜닝산업연구소가 자리한 아주자동차대학교는 국내 유일의 자동차 특성화 대학이다. 자동차 튜닝전공은 물론 자동차 각 분야에서 두드러진 역할을 하는 특화대학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대학 소속 교원 50여명과 함께 외부 산학연관을 대표하는 110여명의 연구위원이 함께 해 자동차 튜닝산업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향후 튜닝산업연구소는 많은 프로젝트를 수행할 계획이다. 앞서 언급한 국내 자동차 튜닝산업 실정을 더욱 면밀하게 파악하고 중장기적인 한국형 선진 마스터플랜을 수행할 것이다. 아직 법적 제도적으로 어려움이 큰 구조변경제도를 선진국과 비교해 개선방향을 잡을 것이다. 국토교통부 인증제품을 제외한 창조적이고 주도적인 양질의 튜닝제품을 인증해 공동 브랜드화할 방침이다. 해외 전시장을 함께 전시할 수 있는 기회 마련은 물론 국내의 튜닝시장 활성화를 위한 노력도 병행할 예정이다. 이를 위한 지주 역할을 할 수 있는 홀딩스 설립도 중요한 목표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독일식 '히든 챔피언'이라고 할 수 있는 한국형 자동차 튜닝 강소기업 100개를 육성하는 기반도 마련할 계획이다. 올 후반기부터는 실질적인 연구개발비를 지원할 수 있는 선정기회도 마련한다. 특출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기업이 비용이 없어 상용화를 못시키는 경우 우수 제품을 선정해 세계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선 먼저 유기적으로 대학과 외부 연구위원을 모아 각종 아이디어를 공유할 수 있는 기회 마련이 중요하다. 올 후반기 튜닝기업 선정을 위한 회의가 2주 이내에 예정돼 있어 산업체 전문 연구위원이 모일 예정이다.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는 유기적인 시너지 체제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실질적인 연구소 활성화다. 각종 시험 시설은 전국적으로 자동차 관련 대학 시설을 함께 쓸 수 있어서 성능이나 시험 등 여러 분야를 공유할 수 있을 것이다. 우수 제품에 대한 연구위원들의 제품 발굴과 상용화 작업은 물론 대학 시험시설을 활용한 우수 제품 출시도 유기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따라서 산업통상자원부 등 중앙정부와 협회, 그리고 연구소가 공유할 수 있는 각종 정보와 현황 등이 필요하다. 중심점 역할을 하는 협회의 역할도 극히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필요하면 관련 기업을 대학 내에 유치해 튜닝 창업보육센터 활성화로 이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몇 개 튜닝 전문 기업이 모여서 제품화에 성공하고 그 발판을 연구소가 지원한다면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 자동차 튜닝산업은 3년째에 이르고 있지만 아직 가시적인 효과는 미미한 편이다. 중앙정부의 방향과 방법이 미약하고 의지도 약해 시너지를 못보고 있는 형국이다. 특히 자동차와 튜닝산업 전반을 보는 시야가 좁아서, 길고 크게 보는 마스터플랜이 없다. 현 실태파악과 향후 체계적인 발전 방안은 당연히 필수적일 것이다. 그래서 더욱 튜닝산업 연구소의 활성화가 요구된다. 이번 정부 내에서 가시적인 효과를 기대하는 만큼 내후년 정도에는 어느 정도의 성과를 거둘 것으로 본다. 자동차 튜닝산업연구소의 본격 개소가 제대로 된 국내 자동차 튜닝산업의 시작을 알릴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2015-08-16 16:22:32 이정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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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병형의 딴생각] 동생의 친일망언, 침묵은 긍정 아닌가요

[메트로신문 송병형기자] 박근령씨가 일본 포털 니코니코와 가진 인터뷰 동영상이 공개된 지 일주일이 넘었지만 언니인 박근혜 대통령은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박 대통령이 취임 전이나 어린 시절에 일본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냐'는 질문에 박씨는 "형제·가족지간에는 서로 혈액형이 틀려도 부모님에 대한, 부모님이 하신 일에 대한 공통분모가 있다"며 "박 대통령이 젊은 날 아버지 돌아가신 직후에도 자유로운 몸으로 일본을 일부러 방문해서 (한국을 도와준 데 대해) 감사를 표했다"고 말했다. 언니의 대변인을 자처한 박씨는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 재임시절 일본이 도와주지 않았다면 한국이 지금처럼 잘 살 수 없었을 것이라고 시종일관 주장했다. 박씨의 이야기에는 일본에 대한 동경과 한국에 대한 폄하가 곳곳에 묻어났다. "(아버지 재임시절) 한국은 어느 정도였냐면 한센병(문둥병) 정착촌에 자활의 길을 열어보라고 씨돼지를 주고 또 계란도 많이 생산해서 팔라고 했는데 '한센병 환자들이 만든 거니까 먹으면 안된다'고 해 팔리지가 않아서…(일본의) 황후폐하께서 나자로 병원을 지어주시고 평생 연구할 수 있는 연구소까지 지어주셔서 그 덕으로 한국이 한센병 환자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는 나라가 됐다." "포항제철이 우리 산업화의 원동력이 됐는데 신일본제철과 미쓰비시 등 굴지의 세 일본회사에서 자본과 기술을 다 제공해주셔서 포항제철을 만들게 됐다. 그 전까지만 해도 한국은 기술력이 없어서 장충체육관을 하나 짓는 데도 필리핀의 기술과 원조를 받아서 지었다." "60년대 우리나라가 많이 가난했을 때 우리 초등학생들, 중학생들 가운데 인기상품이 뭐냐면 일제 신발주머니·학용품(이었다). 학용품을 우리가 잘 못 만들던 시절이라 친척이나 지인들이 일본에 가면 그런 선물을 사왔다." 6·25이후 미군의 초콜릿에 열광하는 아이들과 미국의 원조물자에 의지한 정부가 있었다. 박씨의 기억에서 일본은 미국과 같은 원조국가다. 아니 한발 더 나아가 미국이 안보를 선물했다면 일본은 경제발전을 선물했다는 이야기나 다름 없다. 일제 연필을 부러워하고 너도나도 일본 소니의 워크맨을 사던 시절은 이미 지났다. 국산 연필이나 삼성 마이마이를 들고 다니다 창피해 하던 기억은 40대에게나 있을 뿐 이전 세대들은 모른다. 하지만 여전히 박씨는 과거의 주관적인 기억을 가지고 오늘의 한국과 일본을 바라본다. 박씨의 인식은 식민지근대화론을 넘어 일본 극우의 생각 그 자체다. 아베 신조 총리는 지난 4월 미국 상하원합동연설에서 일본이 미국의 도움으로 경제성장을 이룬 뒤 자신들의 자본과 기술을 헌신적으로 쏟아부어 한국과 중국을 발전시켰다고 주장했다. 박씨는 자신과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이 한국 내 다수라고 했다. 실제 박씨와 같은 생각을 에둘러 말하는 사람을 찾기란 그다지 어렵지 않다. 언니인 박 대통령이 계속 침묵한다면 그런 사람들은 더욱 늘어날지 모른다.

2015-08-12 19:07:28 송병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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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에서] 요즘 방송은 '먹방'에서 '쿡방'으로

요즘 방송을 보면 바야흐로 '먹방'의 시대다. 국어사전에서 먹방은 캄캄한 방을 뜻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먹방은 '먹는 방송'의 줄인 말이다. 섹션다큐인 SBS '리얼 코리아', KBS 'VJ특공대' 등이 음식점을 본격적으로 소개하면서 맛집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생기기 시작했다. 인쇄매체에서 사진이나 글로 맛집을 소개하는 것과 달리 방송은 찌개가 보글보글 끓고 고기가 지글지글 익어가는 소리와 함께 음식을 맛있게 먹는 손님들의 영상을 내보내면서 엄청난 파괴력을 불러 일으켰다. 방송에서 한번 전파를 타면 한 달 만에 일 년치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얘기도 공공연하게 들렸다. 초창기 맛집 방송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음식점에 대한 소개가 주를 이뤘다. 하지만 늘 새로운 소재와 형식을 추구하는 방송은 점차 맛보다는 이야기가 있는 음식점, 자극적인 재료가 들어가는 음식점 등을 소개하는 패턴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이런 형태도 시간이 흐르면서 더 이상 새로울 것이 없었다. 대한민국 맛집 치고 방송 전파를 타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다. 어느 방송프로에서 봤던 맛집이 몇 개월 뒤 다른 방송프로에 소개되고 또 얼마지나 다른 프로에서 전파를 타는 식이다. 그러자 요즘은 '쿡방'이 대세를 이루게 됐다. 사전 용어가 아닌 인터넷 용어로 쿡방은 요리하다는 뜻의 '쿡(Cook)'과 '방송'의 합성어다. 쿡방은 단순히 맛있게 먹기만 했던 것에서 벗어나 출연자들이 직접 요리하고 레시피를 공개하는 형태를 띄었다. 이러면서 새로운 셰프 스타들을 양성해 냈다. 해외파 요리사를 비롯해 잘생긴 꽃남 셰프, 음식점을 소유한 연예인 등 이들의 인기를 치솟았고 더불어 몸값도 뛰었다. 결국 방송사들은 새로운 인물들을 찾기 시작했다. 요리를 잘하는 셰프가 아닌 방송에 적합한 즉 외모나 언변이 뛰어난 인물들을 선호했다. 이러면서 이제 갓 요리학원을 졸업한 젊은 친구들이 대거 방송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대한민국은 유난히 쏠리 현상이 크다. 한번 유행을 타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광고 시장이 출렁인다. 정치인들도 그 유행에 편승해 이익을 취하려는 경향이 생긴다. 내년 총선에서는 후보들의 지원유세에 인기 셰프들이 대거 등장할지도 모르겠다. 건강을 챙기고 먹는 것에 관심이 많아지는 요즘 사람들의 세태를 보면 당분간 먹방이나 쿡방의 인기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015-08-11 15:53:06 김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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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헌 변호사의 BizLaw] 미국소송과 증언녹취(deposition)

소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일이다. 사실관계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으면 당사자는 승소할 수 있을 것 같은 막연한 자신감을 가지게 된다. 이런 근거 없는 자신감 때문에 재판이 쉽게 종결되지 않는다. 승패에 대한 전망도 쉽지 않다. 반면에 사실관계가 명확하게 드러나면 당사자는 승패에 대한 전망을 보다 더 정확하게 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정확한 평가는 당사자가 근거 없는 자신감을 가지는 것을 방지해 준다. 그래서 합의 등으로 사건이 종결될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다. 그런데 한국에서 소송사건을 처리해 오면서 내가 늘 아쉽게 느끼는 것이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게 해 주는 제도적 장치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증거자료를 스스로 확보해 놓지 않으면 소송과정에서 상대방으로부터 중요 자료를 제공받는 것이 쉽지 않다. 증인신문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시간의 제약이 있기 때문에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증인에게 많은 질문을 하기가 여의치 않다. 사실관계가 명확해지지 않은 채 재판이 진행되므로 법원이 어떤 판단을 내릴 지 확실치 않다. 따라서 승패에 대한 전망도 쉽지 않다. 한편 미국소송의 경우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위한 제도가 몇 개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데포지션(deposition)이다. 데포지션(deposition)을 흔히 '증언녹취'라고 번역하고 있는데 한국에는 없는 제도이다. 증언녹취는 미국소송에서 변호사들이 재판에 사용할 증거를 수집하기 위해서 증인으로부터 증언을 듣고 이것을 기록으로 남기는 절차이다. 이것은 법적 절차이기는 하지만 판사가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변호사들이 주도적으로 진행하는 절차이다. 증언녹취를 하는 경우 각 질문과 증인의 대답은 속기사에 의해 기록되고 영상 녹화가 이루어 진다. 이 기록은 문서의 형태로 만들어져서 쌍방 변호사들에게 보내진다. 증언녹취를 하는 경우 증인은 선서를 하게 되고, 답변의 내용이 거짓일 경우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증언녹취를 통해서 쌍방 변호사들이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증인에게 많은 질문을 할 수 있고 쌍방 변호사가 사건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점에서 증언녹취는 변호사가 상대방 및 자신들 주장의 강점과 약점이 각각 무엇인지를 파악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증언녹취한 내용과 법정에서의 진술 내용이 차이가 있을 경우 증언녹취한 내용이 재판절차에서 사용된다. 시간과 비용이 들기는 하지만 증언녹취절차를 통해서 충분하게 질문하고 답을 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진실에 가깝게 사실관계가 정리가 되게 된다. 이렇게 정리가 된 사실관계를 가지고 변호사들은 사건의 승패에 대해서 전망을 해보게 된다. 그리고 여러 가지를 고려해서 재판을 계속 할 것인지 아니면 합의를 할 것인지를 결정하게 되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소송의 대부분이 합의로 종결된다. 이것은 증언녹취와 같은 제도를 통해서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증언녹취는 사실관계를 보다 정확하게 파악하는데 도움이 되는 제도이다. 이런 제도를 우리도 가지고 있으면 분쟁의 신속한 종결이 가능해지지 않을까 생각해 보게 된다. 분쟁이 쉽게 종결되지 않는 한국의 현실에서 증언녹취제도의 도입을 고려해 볼만하다.

2015-08-10 14:23:20 강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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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의 차이야기] 중고차 가격 정책, 신중하게 접근해야

국토교통부에서 이번에 중고차 관련 여러 가지 제도 개선책을 내놨다. 구매자가 중고차 가격을 원할 경우 제공하는 방법, 알선 수수료 정리, 구입 중고차의 시승 기회 등이다. 입법예고를 거쳐, 빠르면 올해 11월 정도에 공포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물품에 비해 중고차는 부동산 다음가는 고가의 제품인 만큼 문제가 발생할 경우 후유증도 크고 사회적 혼란도 매우 큰 품목에 속한다. 최근 중고차 관련 민원이 증가하면서 개선책이 더욱 필요한 시점이었다. 따라서 이번 정책 발표는 시기적절한 대책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각 정책에 대한 적절성이다. 중고차 연간 거래대수가 신차의 두 배 이상으로 올라가면서 소비자의 중고차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커지는 상황이다. 싸고 좋은 중고차를 찾고자 하는 소비자도 많이 늘어나고 있다. 중고차 활성화는 경제 활성화의 잣대가 되는 중요한 변수를 갖고 있다. 중고차는 신차의 리사이클링 측면에서 비교 변수가 되고, 자동차 애프터마켓 활성화의 중심이 된다. 이에 중고차 규모와 거래행태 등은 국가경제를 가늠하는 잣대가 된다. 중고차의 규모나 거래 선진화는 해당 국가의 자동차 산업과 문화를 전체적으로 살필 수 있는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다. 국내의 중고차 유통 형태는 많은 노력을 거듭했지만 아직은 후진적이고 영세적인 개념이 많이 남아 있다. 당장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 허위 미끼 매물, 위장 당사자 거래. 대포차, 중고차 성능상태 미고지, 품질보증 문제 등이 있다. 아직 중고차 단지에서의 일부 호객행위와 고압적이고 위협적인 부분 등도 문제점이 많다. 백화점 방문처럼 편하게 즐기면서 믿고 구입할 수 있는 일본의 시스템과는 거리가 있다. 무엇을 고치고 개선해야 하는지를 정확히 인지한 뒤 제대로 된 제도와 노력이 필요하다. 정부의 제대로 된 정책과 관련 단체의 자정 노력이 중요하다. 특히 중고차 매매사원의 집중적인 보수 교육 등 중요한 핵심 과제부터 해결해야 한다. 정부는 제대로 된 중고차 정책을 정리하고 무엇부터 해야 할지를 정해야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이번 국토부의 중고차 정책 발표는 의미가 있는 부분도 있지만 현실과 먼 정책도 많다. 현실에 대한 인지가 약한 상태에서는 추후에 흐지부지한 생색만 내는 정책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사례는 얼마든지 과거에서 찾을 수 있다. 이번 정책발표에서 매매알선비에 대한 정리는 의미가 있으나 구분이 안 된다고 할 수 있다. 현재 알선수수료 정의는 내 물건이 아닌 제 3자의 물건을 소개해 받는 구조다. 단지의 특성상 내 것과 네 것을 구분하기도 어렵지만, 현재의 독립적인 소사장 개념의 매매사원 특성상 수수료는 모두 받고 있는 상황이다. 구분하기도 어렵지만 도리어 일부 수수료를 정리해 투명성을 높이는 방안이 낫다고 할 수 있다. 현재 중고차의 경우에만 매매와 알선의 정의가 구분돼 있지 않아서 법적인 정리도 안 된 상태다. 중고차의 시운전에 대한 정리는 매우 잘했다고 할 수 있다. 문제는 할 수 있는 여건이 있느냐 일 것이다. 중고차는 정지 상태에서 차량상태를 보는 방법은 한계가 있고 실제로 주행을 해야 정확한 문제점과 대안을 찾을 수가 있다. 당연한 소비자의 권리인 것이다. 그러나 단지에서 무리하게 다닥다닥 붙어있는 중고차를 꺼내 길거리 주행을 해야 하는 현실이다. 주행을 위한 임시 보험은 물론 과연 몇 대를 꺼내 주행할 수 있는 여건이 되는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주변의 좋지 않은 분위기에 구매자가 휩쓸릴 수도 있을 것이다. 현재로서는 여건이 부족하고 주변 환경이 무르익지 못한 만큼 세밀하게 방법을 찾아야 한다. 현재 시행하고 있는 성능상태점검제도의 품질보증제도를 개선해 제대로 시행할 수 있는 제도적 정착이 우선돼야 한다. 당사가 거래가 아닌 사업자 거래여야 품질보증이 되는 만큼 사업자 거래를 구매자에게 홍보하고 문제가 있는 품질보증기관은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로 퇴출시킬 수 있는 제도적 안착이 중요하다. 현재 이러한 부분은 간과하고 다른 부수적인 분야만 건들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건 중고차 가격 제공 정책이다. 구매자가 요구하면 중고차의 객관적인 가격을 전문가가 제공한다고 했는데 문제는 모든 제도적 준비가 안 돼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 수가 워낙 부족하고 전문성도 떨어진다. 양성과 준비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누가 그 비용을 부담할 것이며, 구매자가 요구하면 어떻게 연락하고 어디서 받을 것인지 가늠하기도 어렵다고 할 수 있다. 가격 산정 시스템도 완전한 정리가 돼 있지 않고 객관성도 아직은 매우 미흡하다. 전문가 양성을 위한 교육이나 프로그램도 미흡한 상태다. 설익은 가격 공개는 도리어 혼란을 일으키고 정부의 신뢰성만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가장 잘돼 있는 일본의 경우 중고차의 객관적인 가격 산정 시스템 구축에 약 40년이 걸렸다. 현재 중고차 성능상태점검기관의 하나인 한국자동차진단보증협회에서 일본의 제도를 벤치마킹, 10여 년간 연구하고 개선해 공인 자동차 진단평가사를 양성하고 있다. 아직은 준비가 더 필요하고 가격산정을 위해서는 실증 데이터가 누적돼야 한다. 현재로서는 시행되고 있는 성능상태점검제도의 안착을 위한 문제점 개선과 성능점검요원으로 진단평가사를 우선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중고차의 객관적인 가격 산정과 제공을 위해서는 준비해야 할 과제가 많은 만큼 약 2~3년은 더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현재 국내의 중고차 가격 제공은 체계적이기보다는 주먹구구식이라고 할 수 있다. 신차에서 연식과 주행거리, 사고유무, 옵션, 색상 등 여러 요소를 가미해 감가하는 방식으로 정한 산정에는 분명히 한계가 있다. 정부의 중고차 가격 제공 정책은 너무 앞선 준비가 안된 욕심이라고 할 수 있다. 정부에서 간단히 시행할 수 있는 정책이 아니라 시장과 환경, 준비 상태를 정확히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우선 과제를 정리하고 시행해 제도로 된 중고차 정책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언급한 성능상태점검제도 등 중고차 정책과제를 대부분 수행한 필자로서는 답답한 부분이 앞선다. 흐지부지하게 나중에 꼬리가 잘리는 정책보다는 확실하게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정책 입안이 됐으면 한다. 시행에 앞서 더욱 신중하고 확실하게 준비된 정책을 국민은 바라고 있다.

2015-08-10 10:29:46 메트로신문 기자
[최치선의 세상만사] 성교육 아닌 성폭력을 가르치는 이상한 학교

최근 한 공립고에서 일어난 성추문으로 나라전체가 술렁이고 있다. 130명 이상의 여학생과 여교사들이 1년 넘게 교장을 포함한 50대 남선생들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것이다. 해외토픽에나 올라갈 일이 대한민국 수도 서울 그것도 공교육을 시키는 학교에서 오랫동안 자행된 사건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감사결과 모든 게 사실로 드러났다"면서 "해당교사 5명은 경찰에 고발조치 됐고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추가피해에 대해 조사 중인데 수업 중 교사가 학생들에게 '원조교제 할래?'라는 말을 했다는 충격적인 증언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교장은 피해 여교사들로부터 성추행 사실을 보고 받았지만 묵살했다. 오히려 다른 가해교사들과 함께 성추행에 가담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학교마다 교사들을 상대로 한 성교육 프로그램이 있지만 실효성이 없는 것 같다면서 이번 사건으로 피해자들을 위한 신고센터나 성추행을 방지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해마다 전국 초중고는 물론 대학에서까지 성폭력이 근절되지 않고 있다. 이는 교육부의 교사 성범죄 대책이 전무함을 보여준다. 피부에 와 닿지 않는 솜방망이 수준인 교사들의 성범죄 처벌 규정과 권위주의에 입각한 군사부일체의 잔제, 교단 특유의 온정주의, 비민주적인 문화 등 복합적인 요인들이 문제를 키웠다고 생각된다. 이번 사건으로 감수성이 예민한 시기의 여학생들이 겪었을 정신적 고통과 스승에 대한 배신감은 당사자가 아닌 이상 알 수 없다. 하지만 교사들이 교실에서 1년 넘게 지속적으로 동료여교사와 여제자들에게 성희롱과 성추행을 반복했다는 사실은 학교구조에 심각한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 해당 학교에서는 지난 한 해 동안 전국 평균보다 7배나 많은 학생이 징계성 퇴학이나 자퇴로 학교를 그만뒀다. 이번에 터진 대규모 성폭력 사건은 '뒤처진 학력을 따라잡는다는 미명 아래 일부 간부 교사들이 주도한 구조적 폭력의 일부'라는 게 피해 교사들과 교육계의 설명이다. 교장 등 가해 교사들이 중심이 돼 선도나 상담보단 징계와 처벌 위주로 학교를 운영해왔음이 드러났다. 또 벌점과 징계, 퇴학과 강제전학이 일상화됐고 비교육적 분위기에 억눌린 학생들과 힘없는 신규 교사나 기간제 교사 등을 상대로한 폭력이 일상화 됐다. 가해교사들이 젊은 여교사와 여학생들에게 저지른 비인격적인 대우는 다양한 방식으로 나타났다. 학생들을 인격체로 보지 않고 성희롱을 일삼는 등 함부로 대해 온 사실도 피해학생의 증언을 통해 밝혀졌다. 이렇게 장기간 성폭력이 학교에서 일어날 수 있었던 원인은 성범죄를 저지른 교사를 재임용하거나 다시 교단에 설 수 있는 허술한 법제도 때문이다. 교육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9년부터 2014년까지 각종 성범죄로징계를 받은 교사는 230명이다. 하지만 교단에 남아있는 가해교사는 53%인 121명이나 된다. 절반이상의 성범죄 교사들이 교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이다. 이런 교사들을 믿고 어떻게 학부모들이 자녀들을 학교에 보낼 수 있겠는지 교육당국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이번 사태의 가장 큰 피해자는 학생들과 학부모 그리고 피해교사들이다. 학생들과 학부모는 선생에 대해 신뢰할 수 없게 됐고 피해교사들도 교직에 대한 회의를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루빨리 성범죄를 저지른 선생들은 학교나 학원 등 교직 계통에서 영원히 퇴출시키는 법이 제도화 돼야 하겠다.

2015-08-05 14:59:07 최치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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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헌변호사의 BizLaw]저작권표시문구를 둘러싼 이상한 분쟁

나는 20년 전 Ronald Dunn의 책을 한국어로 번역하여 출판한 적이 있다. 계약상 내가 번역저작권자였다. 20년이 지난 지금 미국에 사는 내 친구가 번역서를 한국에서 출간하려고 한다. 번역출판계약서에는 번역저작권이 내 친구에게 있다고 되어 있다. 그래서 내 친구는 번역저작권 표시 문구에 자기 이름이 들어가게 해 달라고 요청하였다. 다시 말하면 '한국어판저작권은 OOO에게 있습니다'라는 문구에 자기 이름이 들어가게 해달라고 한 것이다. 자기가 번역저작권자이니까 말이다. 그런데 출판사는 난감해 하면서 그렇게 못한다고 하였다. 대신 '관행'대로 'OOO출판사에게 한국어판저작권이 있다'는 표시가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계약상 번역저작권은 번역자에게 있다고 분명히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책에 이 사실을 표시하는 것에 대해서는 난색을 표명한 것이다. 번역자를 저작권자라고 표시해 본 적이 없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출판사가 내 친구의 저작권을 부인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출판사의 주장은 번역자가 저작권자임을 인정하기는 하지만 저작권표시문구에는 출판사가 저작권자로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저작권자는 번역자인데 왜 출판사가 저작권자로 표시되어야 할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원본의 저작권은 작가에게 있지만 번역본의 저작권은 출판사에 귀속한다는 구조자체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친구는 책에 자신이 저작권자로 표시되지 않으면 번역출판계약서를 들고 다니면서 사람들에게 '내가 저작권자'라고 설명하고 다녀야 하느냐고 반문한다. 한국에서 출판된 번역서 중에서 번역자에게 저작권이 있다는 문구를 사용한 책도 있다. 그런데 대부분의 경우 번역자를 저작권자로 표시하지 않고 "한국어판저작권은 OOO출판사에게 있다"고 표시하고 있는 것 같다. 나도 몰랐는데 내가 20년 전에 번역한 책도 그렇게 되어 있다. 외국의 경우는 좀 다른 것 같다. 노르웨이의 유명한 범죄소설 저자인 Jo Nesbø의 경우 영문판 'Phantom'이라는 책을 출판함에 있어 번역자를 번역저작권자라고 책에 표시하고 있다. 'Translation copyright @ 2012 by Don Bartlett'이라는 문구를 사용했다. Nesbø의 다른 책도 마찬가지이다. ' 한국의 소설을 영문으로 번역 출판한 경우 번역자를 저작권자로 표시해 주는 많은 사례들이 발견되었다.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의 영문판인 'Please Look After Mom'에서도 영문번역저작권이 번역자에게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Translation copyright @ 2011 by Chi-Young Kim'이라는 문구를 사용했다.그 외에 신경숙의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의 영문판 'I'll Be Right There'도 번역자를 번역저작권자로 표시하고 있다. 김영하의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의 영문판 'I Have the Right to Destroy Myself'도, 김영하의 '검은 꽃'의 영문판 'Black Flower'도 동일하다. 번역출판을 위해서 번역자와 출판권설정계약을 하는 경우 번역본에 대한 저작권은 번역자에게 있고, 출판권은 출판사가 가지는 것이다. 저작권자인 번역자가 자신을 저작권자로 표시해 달라고 했을 때에는 출판사가 이를 거부할 명분이 없어 보인다. 번역은 창작만큼이나 중요하다. 이제는 이 관행을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2015-08-03 15:26:35 강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