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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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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성의 전원에 산다] 귀가길 가로등

마을 회관 앞, 막차에 내렸을 때 잣나무골이 환했다. 하루 열대도 안 되는 마을버스가 발이 된지 얼마 되지 않는다. 경전철이나 광역시내버스로 서울 등으로 오가고 있다. 마을버스가 아니고서는 택시를 불러야 한다. 그렇게 귀가하는 길, 산비탈을 따라 10여가구가 사는 잣나무골까지 1㎞ 남짓이다. 헌데 가로등이 열개는 넘는 듯 하다. 100m 정도 하나씩, 가운데쯤 두개가 켜져 온통 밝은 세상이다. 여느 때라면 '하루동안 고단했지. 무사히 돌아왔구나'라며 등대처럼 발길을 인도하는 가로등이 여간 반가웠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오늘은 그렇지 않다. 이런 산중에도 가로등을 밝혀야할 만큼 전기가 넘치는건 아닐텐데. 그런 생각이 앞선다. 가로등 빛에 왠 죄의식? 굳이 국민 세금 걱정인 것도 웃기긴 한다. 이런 감정을 갖는 이가 이 세상에 얼마나 된다고, 편의를 제공받는 자로서의 맘은 아닌 것 같다. 그래도 왜 이런 곳까지 불 밝힌 이유를 모르겠다. 어두어진 후 오가는 이도 없는, 굳이 여길 들어오는 이라면 다들 차 타고 오는데. 안전을 살필 이유는 아니다. 도난, 침입 등 범죄때문이라면 그 또한 설명이 되지 않는다. 내가 여기 온 이후로 주변 어디서도 도난, 침입 등의 불의한 사고가 벌어졌다는 얘기를 들은 적 없다. 이주 초기 나 또한 주변사람들로부터 그런 걱정을 여러 번 듣기는 했었다. 하지만 도시보다 범죄율이 더 낮다는 건 여러 지표에서도 나타난다. 심지어는 그런 일이 있다. 처음 전원생활이 궁금한 친구들이 주말마다 찾아와서 손님치레로 몇개월을 보내고선 어느 주말 집을 비웠었다. 그런데 그날 한 친구 가족이 하염없이 기다리다 모텔 신세를 지고 다음날 돌아갔었다. 핸드폰이 나오기 전 일이다. 그날 이후 집을 나서더라도 열쇠를 잠그지 않기로 했다. 그런 이라면 그냥 빈집에라도 들어가서 자고 가라고 문을 닫지 않는다. 누가 이곳까지 와서 무엇을 훔쳐가거나 침입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설령 여기까지 털러 온 자가 그냥 돌아갈 리도 만무하고. 물론 가져갈 것이라곤 TV나 냉장고, 침대, 책장 등 가구밖에 없다. 그게 돈이 될 리도 없다. 그러니 잠근다고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차라리 그게 가상한 걸로 치자. 그리고 가져다 잘 쓰든지'라는 생각에 맘이 편안해졌다. 전원살이에 두려울 것도 없었다. 어느 집이 전원에 담장을 쳐두는 경우도 없는 데다 그 정도는 안심하고 살아도 되는 세상이라는데 동의했다. 도시에서는 여러 침입자나 묻지마범죄 등으로 큰 뉴스가 되는 경우도 있기는 하지만 가상하다. 도둑질하러 산골짜기까지 침입할 정도라면. 그럼, 뭐 때문에? 이 산중에 여러 개의 가로등을 밤새 켜둔단 말인가. 안전? 보안? 그건 내게 있어 다 틀린 말이다. 여기 동네사람들에게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누가 불을 켜두고 싶어하는건지? 잣나무골사람들 아니면 마을사람들, 혹시 정치인들. 도무지 모르겠다. 잣나무골을 오르면서 가로등이 없어 불편한 적은 없었다. 시골이 다 그렇지 않는가. 하여간 여러 개의 불빛 아래를 걸어 집에 도착해 가로등이 켜진 길을 내려다 봤다. 마을도 환하다. 가로등과 공장 불빛이 어우러져 흡사 도시스럽다고나 할까. 전원의 맛은 사라지고, 불편하기는 전원보다 더 하고. 가로등을 설치하고 켜는데도 어떤 이들의 노력, 의지가 들어가 있다면 불을 끄는데도 그만큼의 수고가 필요할 것 같다. 우선 마을 회의에 안건을 제출하고, 주민들의 합의가 필요하고, 시청에 의견 전달하고. 이 나라, 민주주의세상에서 어딘가 불편한 이면이다. 굳이 이의제기하기가 좀 튀는 사람같고. 그걸 감수하기란 싶지 않을 듯 싶다. 하여간 내가 사는 산중에도 밤마다 불빛이 환하다.

2023-11-28 09:07:38 이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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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용수의 돌직구] 의대 정원 늘린다니, 또 파업 카드

의사협회가 3년 만에 또 다시 집단 휴진(진료거부) 카드를 꺼내들었다. 정부가 의대 정원을 늘린다고 해서다.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26일 임원 연석회의를 갖고 정부가 일방적으로 의대증원을 추진한다면서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하겠다고 엄포를 놓았고, 의협 회장은 삭발을 통해 강경 투쟁 의지를 드러냈다. 앞서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0년엔 2022학년도부터 10년간 연간 400명씩 총 4000명을 증원하는 방안을 추진하려했으나, 의대생들의 국가고시 거부, 전공의 파업 등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의대 정원을 확대하려는 이유는 의사가 부족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앞으로도 의사 부족은 더 심화될 것을 예고하는 보고서도 있다. '1시간 이상 진료대기에 3분 진료'라는 국민 불편도 크다. 특히, 지방의 의료 환경은 매우 취약하다. 지역 의사는 부족한 반면, 서울과 수도권 의료 인력은 과잉상태로 의사 수급 균형이 무너진 상태다. 주말마다 수서행 STX 표가 매진돼 구하기 힘든 이유도 지방에서 서울 병원 진료를 위한 환자들의 서울행이 많아서라고 한다. 앞으로 의사가 부족해지는 현상은 숫자로도 표시된다. 의학전문대학원을 포함해 40개교 정원이 3058명인데, 이는 2006년 이후 동결된 상태다. 인구 고령화에 따른 의료 수요 증가하고 있고, 첨단 바이오산업에서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의사과학자 양성 등 의사 수요는 커지는 반면, 그만큼 증원되지 않았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전문과목별 의사 인력 수급 추계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현 수준의 의사 공급을 지속할 경우 2035년에는 최대 2만7232명이 부족할 것으로 추정된다. 당장 2025년 의대 입학 정원을 늘려도, 학부 과정과 인턴십, 레지던트 프로그램을 거쳐 의사가 되기 위해 최소 10년~15년 정도가 소요된다. 더 이상 미룰 일이 아니다. 명확하지 않은 건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하는 의사협회의 태도다. 의사협회가 전날 연석회의에서 밝힌 내용을 보면, 의대정원 문제에 대해 의료현안협의체를 통해 의료계와 충분한 논의와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의대 증원을 추진했다는 정도다. 물론, 의대 정원 확대 전 교육의 질을 확보하고 의사의 전문성을 유지하기 위한 기반 확충이 선행되야 한다. 또 의사를 늘린다고 해서 지방 의사가 그만큼 늘지 않을 수도 있으나,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는데 중지를 모아야 한다. 보건의료노조가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국민의 82.7%는 의사 확충을 위해 의대 정원을 늘려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정부때와 달리 의대 정원 증원 문제에 여야 정치권도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3년전 논란이 컸던 공공의대 추진도 빠져 있는 상태다. 국민 여론과 달리 의사협회가 나홀로 고집을 부리고 있는 형국이다. 의사 수가 증가할 경우 의사들 간 경쟁이 심화되는 걸 우려해 의사 집단이 의대 정원 확대를 반대하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 정부도 의료계와 최소한의 협의조정 과정은 거쳐야 한다. 다만, 의사 정원 문제에 대한 칼자루를 의사 집단에 쥐어주는 일은 없어야 한다.

2023-11-27 17:14:24 한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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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수의 라이프롱 디자인] 사업계획서를 쓰듯이 인생을 산다면

창업하는 사람을 나누어 설명하라면 두 가지 유형이 있다. 하나는 계산이 빠른 사람이고, 다른 하나는 감이 앞서는 사람이다. 굳이 누가 사업에 성공할 확률이 높을까라고 한다면 필자는 계산이 빠른 사람을 꼽겠다. 1960대에서 1980년대까지 산업화시대에는 시장에 대한 감이 좋은 사람이 성공할 수 있었다. 급속한 산업 발전으로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시장이 열렸기 때문에 계산보다는 신속한 의사결정과 의지가 강한 사람이 창업에 적합한 유형이었다. 그러나 지식기반경제로 전환되면서 시장은 복잡해졌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아차 하면 위험에 빠질 수 있는 창업 환경이다. 이럴 땐 치밀한 계산 능력이 필요하고, 위험을 헷지(hedge: 금전적 손실에 대한 대비책)해야 성공할 수 있다. 창업시장이 혼란스럽고, 복잡해보이듯이 인생을 예측하기 어렵다. 그래서 창업가는 사업을 개시하기 전에 어떻게 사업을 수행할 것인가를 계획하게 된다. 이 것이 바로 사업계획서다. 사업계획서를 쓰듯이 인생을 산다면 우리는 인생계획서를 세워야 한다. 사업계획에서 가장 먼저 앞서는 것은 사업에 대한 정의다. 이는 내 사업의 개념, 정의, 목표고객, 핵심 경쟁력, 수익 창출의 경로 등을 밝히는 것이다. 그 중에서 창업가에겐 수익모델 정립이 가장 중요하다. 인생의 실행계획도 크게 다르지 않다. 우리가 인생을 계획하면서 가장 우선해야 할 일은 나의 역할을 규명하고 목표를 설정하는 일이 될 것이다. 두 번째로는 시장환경에 대한 면밀한 파악이 필요하다. 창업가가 진입하려는 시장은 어떠한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고객들은 어떠한 사람들이며, 경쟁업체는 어떠한 곳들인지를 알아야 한다. 우리가 SWOT 분석(Strength, Weakness, Opportunity, Threat 등의 이니셜을 딴 것으로 강점, 약점, 기회요인, 위협요인 등을 분석하는 작업)을 하는 것도 이러한 시장환경 분석을 통해 사업전략을 도출하기 위함이다. 인생에선 직업과 진로계획이 이와 크게 다르지 않겠다. 그 다음 세 번째로는 우리가 액션플랜이라고 부르는 실행계획이 나와야 한다. 실행계획은 수익모델과 사업전략에 기반하여 구체적으로 제시되어야 한다. 마케팅계획, 차별화계획, 개발계획, 초기시장진입전략 등이 모두 실행계획이다. 인생이라면 결혼계획이나 자녀교육계획, 주택마련계획이나 자산확보계획, 여가문화계획, 건강증진계획 등이 실질적으로 짜여야 하고, 서로 아귀가 맞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네 번째가 재무계획이다. 창업가의 경우 아무리 1인기업이나 소규모 자영업으로 시작한다고 해도 자금은 필요하다. 재무적 자원없는 사업은 잇몸 없는 이와 같다고나 할까. 재무계획에는 투자계획, 지출계획, 손익계산서 등이 필수이며 손익분기점과 현금흐름표가 첨부될 수 있다. 창업가가 사업 개시 전에 재무계획을 짤 때에는 이미 일어난 것에 대해서가 아니라 일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것을 염두에 두고 한다. 따라서 창업가의 재무계획은 추정하는 작업이다. 여기서 손익계산서 또한 추정하는 손익계산서이므로 추정 손익계산서라 명명한다. 인생은 행복을 담보로 추정 손익계산서를 만드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임경수 건국대학교 글로컬캠퍼스 교수/성인학습지원센터장

2023-11-27 10:26:06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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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형의 본초 테라피] 장식으로만 쓰기에는 아까운 검은깨 '흑임자'

인류에게 큰 비극을 안겼던, 그리고 여전히 끝나지 않은 코로나19 사태는 삶의 소중함을 다시금 깨닫게 했고 그 과정에서 많은 이들이 건강에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됐다. 이제는 중장년층 이상만이 아니라, MZ세대처럼 젊은이들도 건강 관리에 열을 올린다. 근래 식품기업들이 젊은 층을 타깃으로 '몸에 좋은 성분이 가득한 식재료를 담은 상품'을 크게 늘린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그 좋은 식재료 중 하나가 '흑임자(검은깨)'다. 참깨의 일종이자 한방에서 검은깨를 이르는 흑임자는 반찬의 장식이나, 떡 혹은 죽, 다식이나 강정 같은 전통과자의 재료로 이용돼 왔다. 하지만 그 정도만으로 활용되기에 흑임자는 너무 몸에 좋은 식재료이다. 검은깨를 선약(仙藥)이라 할 만큼 귀하게 여겼던 중국은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젊음을 되돌리는 음식으로 알려져 왔다. 실제로 흑임자에는 노화를 방지하는 성분이 들어 있다. 바로 안토시아닌이다. 흑임자는 일반 참깨와 영양성분이 거의 비슷하다. 그 둘을 구분하는 주요 요소는 색상인데, 흑임자의 검은색이 바로 천연 식물 색소인 안토시아닌이다. 안토시아닌의 가장 큰 장점은 항산화 효능이다. 활성 산소를 제거하여 노화를 방지하고 뇌를 젊게 만든다. 흑임자가 젊음을 가져온다는 선조들의 말씀은 정확한 혜안이었던 것이다. 이 항산화 효능을 중심으로 항암, 당뇨병 개선, 눈 건강 향상 등의 강점을 가지고 있다. 흑임자에는 양질의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참깨처럼 몸에 좋은 지방산이 함유돼 있다. 또한 칼륨, 철, 인, 마그네슘, 아연, 구리 등 대다수의 필수 미네랄이 다량 함유돼 있다. 특히 말린 것 기준으로 잔멸치와 비교했을 때 2배 가까운 양의 칼슘이 들어 있다. 과다 섭취가 우려되는 나트륨이 멸치에는 제법 많이 들어있지만 흑임자에는 거의 없으니 이 또한 장점이다. 성장기 자녀들, 그리고 뼈 건강이 걱정되는 장년층 이상의 세대를 둔 가정에서는 온 가족의 꾸준한 칼슘 섭취를 위해서라도 흑임자를 가까이하면 좋다.

2023-11-27 05:40:31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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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오 변호사의 콘텐츠(Content) 법률 산책] 콘텐츠 업계 'ESG 경영'에 적극 나서야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은 단순히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라 이제는 경영의 필수요소로 변해가고 있다. ESG는 단순히 기업의 이미지를 개선하거나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를 보여주는 정도가 아니라, 국내외에서 투자(자본)를 유치하거나 외국으로 제품·서비스를 수출하는 데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가 됐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탄소중립기업법'을 제정하고 정부부처 합동으로 'K-ESG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배포하는 등 전 세계적인 ESG의 흐름에서 낙오되지 않도록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 기업들 역시 그 규모, 업종 등을 불문하고 ESG 경영을 도입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러한 ESG 경영은 콘텐츠 회사들에게도 중대한 과제 중 하나이다. 최근의 ESG 경영에서 특히 주목받고 있는 부분이 'E(환경)'와 관련된 탄소중립 등의 문제다보니 콘텐츠 산업의 경우에는 ESG와 관련성이 적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은 듯하다. 그러나 콘텐츠 회사 역시 ESG 평가 및 공시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이미 소비자들은 콘텐츠 소비에 있어서도 ESG 요소를 고려하고 있다. 특히, 콘텐츠의 경우에는 전 세계적으로 소비되는 제품이기 때문에 글로벌 기준을 민감하게 살펴서 이를 충족하지 못한다면 아무리 대중적이고 흥미로운 콘텐츠라고 하더라도 손익분기점(BEP)을 넘는 것조차 어려울 수 있다. 이러한 이유에서 콘텐츠 회사들 역시 ESG 경영에 다방면으로 동참하고 있다. 영상 콘텐츠의 친환경 제작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GPC(Green Production Guide)', 콘텐츠 제작 과정에서의 탄소 발자국을 측정하는 'BBC Albert', 콘텐츠 제작 과정에서 동물의 안전과 복지 향상을 추구하는 'AHA(American Humane)' 등 콘텐츠 업계의 글로벌 이니셔티브 활동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또한 넷플릭스가 '예스 엔드(Yes End)' 전략에 따라 탄소 중립을 추구하고, CJ ENM이 한국콘텐츠진흥원과 공동으로 'ECP 이니셔티브(Eco-balanced Content Production initiative)'를 발족한 것처럼 국내외 많은 콘텐츠 회사들이 ESG 경영을 위한 다양한 실천적 방안을 제시하고 있기도 하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역시 국내 콘텐츠 업계에 ESG 경영이 확산될 수 있도록 올해 8월 '친환경 콘텐츠 제작 가이드라인 개발 연구'를 발간한 바 있다. 물론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콘텐츠 산업 ESG 경영에 대한 연구(2022년 2월)'에 따르면 콘텐츠 산업의 ESG 경영 실시 수준은 전체 산업 평균과 비교해 아직 낮은 수준이라고 하니 업계 전반의 보다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콘텐츠 업계에서의 주요 이슈로는 ▲콘텐츠의 친환경적인 제작 ▲콘텐츠 산업 종사자들에 대한 인권 보호 및 노동환경 개선 ▲콘텐츠의 다양성 보장 등의 이슈가 특히 주목받고 있다. 이들 중에서 콘텐츠 산업 종사자들의 보호와 관련해서는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 영화비디오법 등 관련 법률들에서 여러 제도 등을 마련해 두고 있다. 예컨대, 영화비디오법에서는 영화근로자의 표준보수, 근로조건의 명시, 표준계약서의 사용 및 확산, 안전사고로부터의 보호, 성폭력 예방교육 등 방지조치, 임금체불에 대한 제재 등에 관한 다양한 규정을 두고 있다. 콘텐츠 산업은 전 세계적으로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산업으로서 ESG 경영의 트렌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렇기에 콘텐츠 회사로서는 ESG 평가와 공시에 미리 대비하고, 관련 법령 등에 대한 사전적 검토 등을 통해 최소한 법령 준수 등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할 필요가 있다.

2023-11-26 13:48:00 신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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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미 기자의 와이 와인]<217>왕을 넘어선 여왕…伊 바르바레스코 '펠리세로'

<217>伊 피에몬테 '펠리세로' 바롤로가 이탈리아 와인의 왕이라면 바르바레스코는 여왕이었다. 이탈리아 북부 피에몬테를 대표하는 포도 품종 네비올로로 와인을 만드는 것은 같지만 바롤로 지역의 네비올로는 단단함과 복합미, 무게감이 두드러졌던 반면 바르바레스코 지역의 네비올로는 좀 더 가벼우면서 우아함을 지녀서다. 그런데 이제 시대가 달라졌다. 더 이상 우아함과 아름다움만 여성의 상징이 아니듯이 말이다. 바르바레스코 역시 기존 좋은 테루아에 현대 스타일의 양조 노하우가 더해지면서 우아함과 강인함을 모두 지닌 와인을 선보일 수 있게 됐다. 왕을 넘어선 여왕의 탄생인 셈이다. 조르지오 펠리세로 대표는 이달 한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바르바레스코는 이탈리아에서 처음으로 최상위 등급인 DOCG를 받은 곳 중 하나"라며 "지리적으로는 알프스 산맥과 지중해의 결합으로 좋은 네비올로가 자랄 조건이 갖춰졌고, 큰 일교차로 아로마도 풍부해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네비올로 품종을 차로 치면 페라리에 비유했다. 다루긴 어렵지만 결국은 모두가 추구하는 지향점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는 "누가 뭐라해도 네비올로는 네비올로"라며 "강건함과 타닌감 등 네비올로의 매력을 지키는 방향이 맞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펠리세로의 네비올로 와인들은 블라인드 테이스팅을 했다면 바롤로와 헷갈렸을 정도로 구조감이 잘 잡혀있다. 펠리세로는 피에몬테에서 1957년에 설립돼 현재 3대째 이어지고 있는 가족 경영 와이너리다. 조르지오 대표가 그 3세대다. 와인산지 규모로 보면 바르바레스코는 바롤로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그런데 생산자는 많다. 프랑스의 부르고뉴와 같이 가족 경영 와이너리가 많고, 포도재배부터 와인양조까지 자체적으로 하는 곳들이 대부분이다. 펠리세로 역시 다른 곳에서 포도나 즙을 사오지 않는다. 펠리세로는 피에몬테 토착 포도 품종의 위대함과 가능성에 집중한다. 이 철학은 3대째 변함이 없다. 지금도 전체 생산량의 85%가 네비올로와 바르베라, 돌체토 등 토착 품종이다. 조르지오는 여기에 현대 양조법을 적극 적용했다. 온도조절이 가능한 발효조에서 알코올 발효와 숙성 용기로 작은 크기의 오크통을 도입했다. '펠리세로 바르바레스코 바노투'는 펠리세로의 플래그십 와인이다. 바노투는 펠리세로 가족의 첫 번째 포도밭의 이름이다. 석회암 토양에 남쪽을 바라보는 좋은 테루아로 기후 조건 등이 나쁜 해에도 매력적인 와인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곳이다. 과실향에 민트 등 허브향이 어우러지며, 기분좋은 산도와 타닌의 균형이 길게 이어진다. '펠리세로 바르바레스코 투린'은 경사진 언덕에서 각자 개성이 다른 포도를 섞어 매력을 배가시켰다. 언덕 아래쪽에서는 힘과 복합미가, 윗쪽에서는 아로마가 풍부한 포도가 생산되는 점을 백분 활용했다. 마그네슘과 철 등 미네랄 느낌에 과일의 향도 굉장히 잘 표현됐다. '펠리세로 바르바레스코 누비올라'는 전통적인 여왕 스타일의 와인이다. 특유의 우아함과 함께 바로 마시기도 좋다. 6개의 포도밭에서 나온 포도를 섞어 만들었다. /안상미기자 smahn1@metroseoul.co.kr, 자료도움=나라셀라

2023-11-23 15:52:10 안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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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大記者의 西村브리핑] 은행, 속앓이

올 초 윤석열 대통령의 '은행은 공공재', '돈 잔치' 발언 이후 한동안 잠잠했던 '은행 때리기'가 최근 다시 격해지는 모습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10월 30일 국무회의에서 "마치 은행의 종노릇을 하는 것 같다"는 한 소상공인의 발언을 전하며 '고금리 이자이익'을 챙기는 은행권을 강하게 비판했다. 11월1일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는 "우리나라 은행들은 일종의 독과점이기 때문에 갑질을 많이 한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 발언 이후 정부와 여당인 국민의힘은 상생·서민 금융을 확대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 20일 열린 금융지주회사 간담회에서 "높아진 이자 부담 증가분의 일정 수준을 직접적으로 낮춰줄 수 있는, 체감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달라"고 요구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오는 27일 은행장들을 소집해 '상생금융'에 나서달라고 주문할 예정이다. 그뿐인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초과 이익의 일부를 부담금의 형태로 정부가 환수하게 하는 '횡재세' 법안을 발의한 상태다. 자발과 상생을 앞세우긴 했지만 사실상 윽박질러 토해내게 하는 방식이다. 하기야 은행에 심사가 뒤틀릴 만도 하다. 경제는 어려운데 은행들은 '이자 장사'로만 올 연말까지 60조원 가까운 이자 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니 말이다. 은행원들의 높은 연봉과 성과급도 대비된다. 5대 시중은행의 1인당 평균 연봉이 모두 1억원을 넘었고, 희망 퇴직금은 평균 3억5500만원이나 되고 있다. 여기에 순이익은 늘어났음에도 불구, 사회공헌 비중이 점점 낮아진 것도 미운털이 박힌 이유다. 이런 논리 구조에선 은행은 뭘 해도 나쁜 놈이 될 수 밖에 없다. 은행 편을 들어줄 생각은 없다. 하지만 은행들도 마냥 돌팔매를 맞을 짓을 한 것은 아니다. 금융을 잘모르는 대통령은 예외라해도 금융정책을 주도해온 기획재정부나 금융위, 금감원이 은행들보고 과도한 '돈 놀이'를 했다는 지적은 억울한 면이 있다. 은행들은 "지난해와 올해 이익을 보면 순이자마진(NIM)이나 예대금리차 부분들은 10년 전과 비교했을 때 오히려 수치상으로는 줄어들었다. 다만 전반적으로 대출 자체가 대폭 증가하다 보니 수익이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실제 전국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으로 5대 시중은행의 예대금리차는 평균 1.29%포인트로 미국 등 다른 나와와 비교해 높지 않은 편이다. 이들 은행의 대출총액을 보면 2020년 12월말 1258조5114억원에서 2021년 12월말 1358조6599억원으로 늘어났으며 고금리 기조에 들어간 2022년 12월말과 2023년 6월말에도 각각 1416조1529억원, 1428조9230억원으로 증가했다. 이 모든 것이 저금리 시기에는 부동산 관련 가계대출이 늘어났고, 코로나 시기에는 정부가 앞장서서 기업이나 자영업자, 소상공인에게 대출을 확대하라고 지시해 대출이 늘어나 돈을 번 것인데 왜 돈을 많이 벌었느냐고 추궁을 하니 은행들은 '속앓이'만 앓고 있다. 은행들도 여론의 채찍을 피하려면 달리 방도가 없다는 점을 알고 있다. 하지만 고금리 장기화와 가계대출 억제 정책, 높아지는 연체율 등 시장 상황이 앞으로 불투명하기 때문에 무작정 정부 요구대로 따를 수 없는 속사정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돈 많이 벌면 '국민 밉상', 돈 못 벌면 '국민 역적'인 은행들이 언제, 어떤 수준의 상생 카드를 내밀지 주목된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것은 있다. 은행은 돈을 잘 벌어 튼튼해야 한다는 점이다. 은행들이 돈을 못 벌어 망했던 뼈저린 경험을 우리는 겪어봤기 때문이다.

2023-11-23 10:26:07 이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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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윤열의 치유보감] 지능지수(IQ)와 영양지수(NQ)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북아시아지역 국가의 국민 평균 지능지수(IQ)가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리학자 웩슬러(Wechsler)는 지능을 '개인이 목적에 맞도록 행동하고 합리적으로 사고하며 환경을 효과적으로 다루는 능력'이라고 정의했다. 지능과 공부 잘하는 학습능력이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지능이 높으면 공부하는데 유리할 수는 있다. 웩슬러는 지능을 총체적인 개념으로 설명하였다. 언어이해, 지각추론, 작업기억, 처리속도 등 각 지표별로 개인의 인지적인 강약점을 파악하고 그러한 개별적인 능력들이 어떻게 조화되어 일상생활에 발휘되는지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였다. 한편, 세월이 흐를수록 새로운 세대의 지능지수가 전반적으로 상승한다는 '플린효과'가 있다. 실제로 대다수 선진국의 경우 평균 IQ가 10년마다 약 3점씩 올라가고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미국의 경우는 지난 45년동안 약14점 상승했다고 한다. 디스커버리 칼럼리스트 스티브 존슨은 이런 현상을 가리켜 어제의 수재가 오늘의 둔재가 되는 순간이라고 말한 바 있다. 플린효과에 따르면 1920년대에 지능지수가 상위 10% 이내인 사람이 2000년에 지능검사를 다시 받을 경우 그 사람은 하위 1/3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지능지수의 급격한 상승은 지능검사 자체의 변화를 가져왔다. 개인이나 집단의 지능을 수치화한 지능지수처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개발한 영양지수(NQ, Nutrition Quotient)가 등장한 게 대표적이다. 영양지수는 개인이나 집단의 식사행동, 식사의 질과 영양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점수화한 지표다. 영양지수 프로그램은 취학전 어린이(만3~5세), 학령기 어린이(만6~11세), 청소년(만12~18세), 성인(만19~64세), 노인(만65세 이상) 등 연령대별로 분류하여 영양지수 체크리스트 설문지에 응답하면 영양지수가 자동으로 계산되고 그 점수를 양호, 개선필요, 개선시급 등 3등급으로 평가하여 건강한 식생활 요령 등 개인의 영양상태에 따라 맞춤형 가이드를 제공한다. 영양지수 프로그램은 개인뿐만 아니라 보건소, 학교, 병원 등에서 영양·식생활 교육 및 상담 프로그램 등을 운영할 때 활용할 수 있다. 영양지수 체크리스트는 균형, 절제, 실천 등 3가지 영역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째, 균형영역에서는 '필요한 식품을 골고루 다양하게 먹는가'라는 질문에 따라 건강을 위한 6가지 식품군 곡류, 고기·생선·달걀·콩류, 채소류, 과일류, 우유·유제품류, 유지·당류를 균형 있게 섭취하고 있는지(예시문항: 과일을 얼마나 자주 먹나요 등)를 점검한다. 둘째, 절제영역에서는 '건강에 좋지 않은 식품을 적게 먹는가'라는 질문으로 건강에 좋지 않은 당, 포화지방, 나트륨 등을 절제하는 식생활 및 바람직하지 못한 식행동을 절제하는 식생활을 실천하는지(예시문항: 기름진 음식을 얼마나 자주 먹나요 등)를 점검한다. 셋째, 실천영역에서는 '건강하고 안전한 식행동을 실천하는가'라는 항목으로 손 씻기, 식사 중 돌아다니지 않기 등 안전한 식생활 및 식사행동, 적절한 신체활동을 실천하는지(예시문항: 식사 전 손 씻기를 하나요 등)를 묻는다. 영양지수 평가결과는 설문지(영양지수 체크리스트) 응답에 따라 나의 영양지수가 자동 계산되며, 결과지에 종합 점수와 영역별(균형, 절제, 실천) 점수가 제시된다. 영양지수 점수를 영양지수 기준 점수(값)과 비교하여 양호(상), 개선 필요(중), 또는 개선 시급(하)으로 평가한다. 각 영역별 평가결과는 양호, 개선필요, 개선시급으로 분류되어 그에 따른 권장처방전이 제시된다. 예를 들면 평가결과 항목 중 균형영역에서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정된 경우 "필요한 식품을 골고루 섭취하는 수준이 전반적으로 보통 수준이나, 좀 더 바람직한 방향으로 개선이 필요함", 절제영역에서 개선이 시급하다로 판정되었다면 "건강에 좋지 않은 식품을 섭취하는 수준이 전반적으로 불량하고, 시급한 개선 필요함", 실천영역에서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정되었다면 "건강하고 안전한 식행동을 실천하는 수준이 전반적으로 보통 수준이나, 좀 더 바람직한 방향으로 개선 필요함", 개선이 시급하다고 판정되었다면 "건강하고 안전한 식행동을 실천하는 수준이 전반적으로 불량하고, 시급한 개선 필요"라고 제시된다. 우리의 IQ가 나이가 들거나 시대가 흘러감에 따라 변화되는 것처럼 NQ 또한 균형, 절제, 실천 등 개인의 생횔습관이나 식습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구구팔팔 건강한 백세시대를 맞이하여야 할 것이다. /(재)전남바이오진흥원 식품산업연구센터장

2023-11-22 09:59:10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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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수 교수의 라이프롱 디자인] 인생은 길고 수익모델은 무한하다

문득 '이거다!' 싶은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살아가면서 얼마나 많은 아이디어들이 우리를 그냥 스쳐지나갈까? 그 많은 아이디어 가운데 '이거면 돈 좀 되겠는데'라고 생각이 드는 아이디어들도 꽤 있을 것이다. 그러나 바쁜 일상에 쫓기고, 의지를 단단히 세우지 않는다면 그런 아이디어들은 모두 사장되고 만다. 이렇게 소멸하는 참신한 아이디어들이 실제로 만들어졌다면 우리 사회는 지금 훨씬 윤택해졌을 것이다.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는 사업은 이렇게 개인의 아이디어에서 비롯된다. 예를 들어 요즘 가장 흔하게 사용하는 모바일 앱스토어를 보자. 그 또한 누군가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을 것이다. 우리는 애플의 스티브 잡스를 앱스토어 창의자라고 생각하지만 그 것의 최초 발의자는 스티브 잡스가 아닌 애플의 직원일 수도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러한 아이디어를 수익모델로 전환하고, 사업화하는 능력인데 스티브 잡스는 그러한 면에서 탁월한 능력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창업 아이디어는 밤하늘의 별처럼 수없이 많지만 그 것을 돈되는 사업으로 발전시키는 핵심과정이 수익모델화 작업이다. 아무리 기발한 아이디어라도 현실적인 수익모델로 구현되지 않는다면 부를 일굴 수 없다. 따라서 창업은 수익모델의 각축장이 될 것이다. 누가 새로운 수익모델을 개발하느냐에 따라 부의 파동이 달라질 것이다. 수익모델(또는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부름)은 어떠한 상품을 어떻게 소비자에게 제공하여 돈을 벌 것인가에 대한 명확한 정의이다. 수익모델이 없는 사업은 그야말로 앙꼬 없는 찐빵이다. 한마디로 수익모델이 곧 돈이다. 아직 사업화되지 않은 수익모델도 기업사냥꾼의 먹이가 될 정도다. 창업은 수익모델 없이는 성공할 수 없다. 1995년에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산호세(San Jose)에서 컴퓨터 프로그래머 출신인 피에르 오미디야르( Pierre Omidyar)가 옥션웹(AuctionWeb)을 창업했다. 그는 결함이 많은 레이저 포인터를 첫 품목으로 내놓았는데 14.83달러에 팔려나갔다고 한다. 그 비결은 인터넷 경매에 있었다. 판매자가 판매가를 매기는 것이 아니라 니즈를 가지고 있는 구매자가 구매가를 책정하도록 하는 방식이었다. 구매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구매가가 올라가는 획기적인 아이디어였다. 이후로 공동구매, 가격비교 구매, 역경매 등 신종 수익모델이 불티나게 팔렸다. 10년이 훨씬 지난 2007년엔 백수 생활을 즐기던 젊은이들이 또 시장의 판을 바꾸었다. 월세를 마련하기 위해 자신들이 머물던 월셋집을 빌려주고, 아침식사까지 제공하는 일이었다. 동갑내기 친구 브라이언 체스키와 조 게비아가 저지른 일은 숙박공유 서비스 '에어비앤비'라는 수익모델로 관광시장을 완전히 뒤집어 놓았고, 우버의 공유택시, 쏘카의 차량공유, 패스트파이브의 공유오피스 등 온갖 공유모델로 확장되어 발전했다. 대동강물을 판 봉이 김선달은 강물을 소유하지도 않았고, 강물을 퍼다가 상품을 만들지도 않았다. 그래도 돈을 벌었다. 목표고객의 니즈를 정확하게 꿰뚫어보고 교묘한 지략을 펼친 것이 그의 수익모델이었다. 그 옛날부터 오늘날까지도 인생은 길고 수익모델은 무한하다. 문제는 스쳐지나갈지도 모르는 아이디어를 수익모델로 만들어낼 수 있는 학습역량에 있다. /임경수 건국대학교 글로컬캠퍼스 교수/성인학습지원센터장

2023-11-20 10:15:57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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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형의 본초 테라피] 아름다운 꽃을 피워내는 단단한 영양 뿌리줄기 '연근'

참 많은 꽃들이 봄과 여름에 피었다 지고 가을을 거치면서 그 결실을 맺는다. 그중 적지 않은 식물들이 인간에게 유용한, 건강에 무척 좋은 과실을 내어주니 참으로 고마운 일이다. 과실만이 아니다. 어떤 식물은 그 줄기마저 오롯이 내어준다. 여름을 대표하는 꽃 중 하나인, 아름다우면서도 단아한 연꽃에서 얻어지는 '연근'이 그렇다. 연근은 일찍이 식재료는 물론 약용으로도 쓰일 만큼 우리에게는 친숙하다. 연의 뿌리줄기 연근은 『동의보감』에 "독이 없고 맛이 달며 토혈(피를 토하는 것)을 멎게 하고 어혈(정체되어 있는 혈)을 푼다."라고 기록되어 있으며, 연우(蓮藕)라는 본초 약명을 가지고 있다. 연근을 잘라 보면 단면이 끈끈한 느낌을 주는데 이는 뮤신(mucin)이라는 당단백질(단백질에 탄수화물이 공유 결합을 한 물질) 때문이다. 뮤신은 소화를 돕는 것은 물론 위염이나 위궤양과 같은 위장 질환을 예방한다. 양배추만큼이나 많은 식이섬유를 함유하고 있어 조금만 먹어도 포만감을 주고 변비 예방과 다이어트에도 효과적이다. 강력한 항산화 물질인 비타민 C 또한 연근에는 풍부하다. 생것 100g 기준으로 일일 권장량의 30% 정도의 비타민 C가 들어 있다. 비타민 C는 강력한 항산화, 항암 작용을 하며 면역력 증진과 심혈관계 질환 예방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특히 회식이나 모임이 잦은 연말연시에는 술을 마실 기회 또한 늘어나는데 평소 음주를 즐기는 이들은 더 많이 비타민 C를 섭취하는 것이 좋다. 흡연자들 또한 마찬가지다. 연근은 반찬이나 정과만이 아니라 쌀에 섞어 밥이나 죽으로 활용하거나 연근차로 즐기기도 한다. 조금 더 관심을 기울인다면 얼마든 식탁에 더 자주 올릴 수 있다는 이야기다. 처염상정(處染常淨)이라 하여 연꽃은 "흙탕물 위에 피어나도 더러워지지 않고 늘 고결하다."고 했다. 하지만 그 연꽃이 피어나기 위해서는 흙탕물 속에서 꽃에 영양분을 보내고 단단히 받치고 있는 연근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2023-11-20 05:39:44 메트로신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