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전략분석<1>] 한동우號 신한지주, '금융 실크로드'로 미래 개척
국내 금융지주는 지난 2000년 금융지주법 제정 이후 15년 동안 국내 금융회사의 겸업화·대형화에 이바지해 왔다. 하지만 복잡한 의사결정 구조, 경영진 권력 집중 등 부작용과 외형에 비해 구체적인 경영성과를 내지 못한다는 지적에 따라 한때 무용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저금리와 저성장의 늪에 빠진 현재, 금융지주들은 전열을 가다듬고 해외시장 진출, 신사업 등 새로운 수익원을 통한 금융선진국으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금융지주 전략분석] 한동우號 신한지주, '금융 실크로드'로 미래 개척 한동우 회장 취임 5주년…당기순익 1위 수성 리스크 관리·주인정신·안정적 지배구조 '강점' 신한금융그룹이 지난 2011년 한동우 회장 취임 이후 5년간 국내 리딩금융으로의 위상을 확고히 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8년 연속 당기순이익 1위를 기록했고 세계적인 금융전문지 '더 뱅커(The Banker)'가 선정한 금융 브랜드 평가에서 글로벌 44위, 국내 1위를 차지해 대내외적 위상을 높여가고 있다는 평이다. 한 회장은 지난달 24일 서울 중구 신한금융 본사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앞으로의 5년보다 남은 1년이 더 중요하다"며 그동안의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내년 3월 임기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올해 추진할 핵심 과제로 ▲디지털 금융 선도 ▲글로벌 진출 ▲리스크 관리를 꼽았다. 한 회장은 "새로운 시대에 맞게 가장 편리하고 안전한 디지털 금융을 구현하고 선도하겠다"며 "국내 시장에 안주하지 않고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저성장과 외부충격에 대비해서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어떠한 변화와 충격에도 흔들리지 않는 견고한 조직을 구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은행·비은행간 시너지 효과에 실적 '好好' 신한금융의 올해 1·4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5921억원) 대비 30.3% 증가한 7714억원으로 지주사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의 순익을 냈다. 전 분기(4040억원)에 비해서는 90.9% 늘었고, 증권가 예상치인 5700억원 대를 훌쩍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앞서 신한금융은 지난해 어려운 환경에서도 2014년에 이어 2조원대 당기순이익(2조3672억원)을 달성하며 국내 금융그룹 순익 1순위 자리를 8년 연속 차지했다. 총 자산 규모는 370조5000억원으로 지주사 중 가장 앞섰다. 주력 계열사인 신한은행의 순이익은 1조4897억원으로 전년 대비 2.4% 늘었다. 이는 기준금리 인하, 시장금리 하락으로 이자이익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가계와 기업대출 성장, 건전성 관리로 인한 충당금 적립 규모 감소, 이익 기반 다변화 노력을 통한 각 그룹사의 이익 확대 영향에 따른 것이다. 한 회장은 "지난해 중국 성장 둔화, 미국 금리 인상, 수출 감소와 내수부진 등으로 성장세가 크게 약화되며 금융권의 경영 환경도 대단히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신한금융그룹은 균형 잡힌 사업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자산 성장과 리스크 관리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면서 차별화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한 회장은 취임 이후 "그룹 전체가 하나의 회사(One Company)처럼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은행과 비은행 그룹사 간 상호보완적인 이익기여를 통한 시너지 강화를 당부했다. 지난해 신한금융투자, 신한생명, 신한카드 등 비은행 부문 당기순이익은 1조875억원으로 그룹 내 비은행 수익비중은 3%포인트 상승한 42%를 기록했다. 신한금융투자는 당기순이익 2155억원으로 전년보다 82.2% 늘었고 같은 기간 신한생명은 24.2% 증가한 1002억원, 신한카드는 9.4% 증가한 6948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디지털 금융·글로벌 진출…新성장기회 확보 한 회장은 "진화는 한 번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누적되는 변화의 결과"라며 그룹을 변화와 혁신으로 이끌고 있다. 신한금융은 우선 디지털 금융, 은퇴 비즈니스 등 금융의 신사업 분야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지난달 신한금융은 은행과 비은행 부문 전 그룹사가 참여하는 신한퓨처스랩2기 기업 선정을 마치고 핀테크(Fintech) 기업 16개사와 협업을 시작했다. 모바일 뱅크인 써니뱅크, 스마트 무인점포인 디지털 키오스크를 통해서는 국내 최초 비대면 실명확인 서비스 시대를 열었다. 또한 은퇴 설계 비즈니스는 고객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도록 체계를 개선하고, 상품과 서비스 등 컨텐츠 품질 향상을 통해 차별화된 은퇴솔루션을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신한금융의 그룹사간 시너지를 강화해 차별적 우위를 확보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글로벌 시장 진출에 대한 그룹 차원의 투자기준을 수립하고 투자기회를 포착할 수 있는 상시 모니터링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또 그룹사와 해외점포간 협업체계를 구축하고 현지에 우수 직원을 양성하는 등 글로벌 업무역량을 높여 현지화 한다는 복안이다. 리스크 관리도 한층 강화해 신한금융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뒷받침하기로 했다. 저성장 및 외부충격 요인을 사전에 관리, 적기에 대응하는 리스크 관리 프로세스를 재정비하는 한편 리스크를 감안한 새로운 성과관리 체계를 도입할 계획이다. 한 회장은 "신한금융그룹이 지난 30여년 동안 많은 위기를 겪으면서도 흔들림 없이 성장해 올 수 있었던 것은 신한 고유의 기업문화인 '신한문화'때문"이라며 "강한 기업문화를 바탕으로 환경변화에 맞게 새롭게 진화함으로써 고객과 미래를 함께할 수 있는 금융그룹으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