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식 고용장관 후보, 자질 검증 도마 위 "장관 자격 있나"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4일 열린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이 후보자의 신상 의혹보다 자질과 도덕성 검증에 초점이 맞춰졌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후보자의 노사발전재단 사무총장 시절 고용부가 후보자 해임을 요청했던 점을 지적했다. 윤 의원은 "사무총장은 일반 임직원보다 훨씬 책임이 큰 직책인데 전체적으로 공정성, 도덕성, 조직 관리에 흠결이 있다"며 "고용부로부터 해임 건의를 받은 후보자가 현재 장관 인사청문회에 참석했으니 아이러니"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청문회 준비 과정에서 많은 지적이 있었고 송구스러운 생각이 든다"고 답했다. 이 후보자는 노사발전재단 사무총장 시절 성희롱 사건 지연 처리, 부하 직원으로부터 고급 양주를 받고 관용차 사적 사용 등이 밝혀져 논란이 됐다. 당시, 고용부는 이 총장을 해임할 것을 요청했지만 재단 이사회는 해임은 지나치다며 부결했다. 윤미향 무소속 의원은 고용부의 해임 요청 등을 들어 "윤석열 정부가 근본적으로 인사 검증에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이와 달리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은 "노사발전재단 재직 시 여러 일들에 대해서는 이 후보자가 충분히 해명했다고 생각한다"고 옹호했다. 박대수 국민의힘 의원도 "이 후보자가 노사발전재단 사무총장으로 3년간 근무하면서 다양하고 질적으로도 우수한 성과를 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고용부 장관은 일자리 정책, 근로 조건의 기준, 노사관계 조정 등을 책임지는 막중한 자리"라며 "장관이 된다면 지금껏 해온 것처럼 항상 열린 자세를 가지고 현장과 소통해 지속 가능한 노동 정책을 수립해달라"고 주문했다. 이 후보자는 이날 근로시간 선택권 확대와 공정한 채용 기회 보장, 직무·성과 중심의 임금체계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노사가 책임있는 경제주체로서 사회적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 나가겠다"며 "상호 신뢰를 저해하는 노사의 불법행위는 근절하고 정부 또한 공정한 중재자이자 조정자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충북제천 출신으로 대전고를 졸업, 서울대 경제학 학사와 숭실대 노사관계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지난 1986년 한국노총과 첫 인연을 맺었다. 이후 기획조정본부장과 정책연구위원, 조사부장, 기획조정국장, 중앙연구원장을 거쳐 사무처장을 지냈다. 1996년 김영삼 정부 때는 노사관계개혁위원회 전문위원을, 1997년 외환위기 때는 노사정위원회 전문위원으로 활동하며 노사정 사회적 대화를 주도했다. 경기지방노동위원회 상임위원, 최저임금위원회 근로자위원, 중앙노동위원회 위원 등도 역임하며 노사관계 분야 전문가로 꼽힌다. 이 후보자가 고용부 장관에 인선되면 지난 2017년 김영주 장관 이후 5년 만에 한국노총 출신 장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