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돈 풀면 금리인상에 인플레 우려까지...정부 "필요시 시장안정조치"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 사진=뉴시스 미국의 대규모 재정정책으로 시중에 막대한 돈이 풀리면 인플레이션 본격화, 금리 상승의 우려 등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부는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경우 한국의 가계부채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미국의 법인세 등 세금 인상으로 이어져 기업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필요시 시장안정조치 등 선제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222차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美 바이든 정부의 경제정책 점검 및 시사점'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미국은 올해 상반기 코로나19 실업수당 및 재난지원금, 인프라 투자, 복지 등 총 5조9000억달러 규모의 재정 지출 방안을 발표했다. 대규모 경기 부양책에 쓰일 재원 조달을 위해 우선 기업에 물리는 법인세율을 현행 21%에서 28%로 높이기로 했다. 고소득층 소득세 최고세율도 37%에서 39.6%로 인상할 방침이다. 1년 이상 된 주식, 부동산, 채권 거래에 발생하는 자본이득세도 20%에서 39.6%로 상향한다. 다만 법인세, 자본이득세 인상 등은 기업 활동을 위축 시켜 중장기적으로 미국 및 글로벌 성장을 제약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유동성 증가로 인한 전 세계적 자산 가치 상승, 공급 부족에 따른 인플레이션 본격화, 금리상승 우려 등도 불확실성 요인으로 꼽혔다. 미국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 시 우리나라도 기준금리 인상 압력을 받을 수 있다. 이는 곧 가계부채 관리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는 게 정부 방침이다. 기재부는 "미국 금리상승 시 변동성이 커질 수 있고, 급격한 변동성 확대 시 시장안정조치를 실시할 것"이라며 "국제 신용평가사 및 해외투자자 등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바이든 정부와의 환율 분야 협의 등도 지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또, 미국의 대규모 재정정책이 우리나라의 수출 증가에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 미국이 민간소비 중심으로 경기가 회복되면 글로벌 경제회복으로 이어져 수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한국은행은 미국 성장률이 1%포인트 상승하면 우리나라 수출은 2.1%포인트, 성장률은 0.4%포인트 각각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7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222차 대외경제장관회의 및 제138차 대외경제협력기금운용위원회에 입장, 착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우리 정부는 바이든 정부의 통상·기후정책 관련 국제규범과 환경기준 강화에도 대비할 방침이다. 정부는 국영기업 보조금 금지, 디지털 통상 등 이슈가 세계무역기구(WTO)에서 규범화 될 경우에 대비, 관련 국내 제도를 손 볼 예정이다. 미국 친환경 투자 확대는 우리 전기·수소차, 배터리, 신재생에너지 산업 등에 기회 요인이 될 것으로 봤다. 다만, 국내 대표적 고에너지 산업인 석유화학·철강 등은 미국의 탄소국경세와 같은 규제 강화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게 기재부 설명이다. 탄소국경세는 수입 상품에 대한 탄소배출을 근거로 한 탄소국경 조정비용 징수 및 쿼터를 부과하는 것을 말한다. 미국은 오는 2025년까지 관련 법안을 도입할 계획이다. 기후 분야의 경우 정부는 향후 10년간 5조 달러 이상의 전기차·인프라·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투자를 확대하기로 했다. 화석연료 사업 보조금 중단 등 환경기준도 강화한다. 파리협정 재가입, 기후정상회의 개최, 녹색기후기금(GCF) 기후 재원 공여도 추진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