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선방 중인 코스피...수익률·실적 모두 순항
지난해 약세를 보였던 코스피가 올해 들어 반등세를 보이며 글로벌 주요 증시 중 수익률 최상위권에 올랐다. 국내 기업들의 1분기 '깜짝 실적' 발표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대내외 리스크 완화 흐름도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코스피는 2568.17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들어 약 7% 오른 수치다. 미국의 관세정책 리스크로 전세계 증시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증시는 선방하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뉴욕·일본 증시와 비교할 때 성과가 두드러진다. 연초 이후 6일까지 미국 다우존스30 산업평균 지수는 4.03%, 나스닥 지수는 8.39%, S&P500은 4.67% 하락했으며, 일본 닛케이225도 7.68% 떨어졌다. 지난해 수익률 최하위권에 머물렀던 코스피는 올해 상반기 글로벌 주요 지수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며 '조용한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일 기준으로는 코스피가 연초 대비 6.7% 상승하면서 글로벌 주요 증시 가운데 홍콩 항셍지수(12.2%)를 제외하고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달 들어서는 '셀 인 메이(Sell In May)' 전략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국내 증시는 오히려 상승 압력이 작용할 가능성에 무게감이 실린다. 김종민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과거 5월의 하락 국면에서 주요 매도 주체는 외국인이었으나 현재의 환율 환경과 코스피 밸류에이션을 고려했을 때, 외국인의 추가적인 매도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판단된다"며 "현재의 한국 증시는 지수보다는 주도주가 중심으로, 외국인보다는 기관의 매수세가 뚜렷하게 유입되고 있다"고 짚었다. 또한,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전쟁도 점차 냉각기로 접어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만큼 우려보다는 기대가 커질 것으로 봤다. 김 연구원은 "이러한 흐름은 관세라는 불확실성이 완화될 수 있는 여지를 만들고 있으며, 한국 증시 또한 하방 리스크보다 상방 가능성에 무게를 둘 수 있는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코스피 상장사들이 1분기 '깜짝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 대신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코스피 상장사의 약 21%가 실적을 발표했으며, 실적 가이던스를 공개한 기업까지 포함하면 시가총액 기준으로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기업들이 실적 시즌에 돌입한 상태다. 이 가운데 60.4%의 기업이 시장 컨센서스(시장 전망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기록했으며, '어닝 서프라이즈(시장 예상치 대비 10% 이상 초과)' 비율도 40%에 근접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연합인포맥스도 증권사 3곳 이상의 3개월 내 실적 추정치가 있는 코스피(유가증권시장) 상장사 가운데 1분기 실적을 발표한 기업은 모두 96곳으로 이중 58곳(58.3%)이 시장예상치를 상회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집계했다. 깜짝 실적을 기록한 기업은 35.4%(34곳)으로 나타났다. 기존 1분기 실적 시즌과 비교하면 다소 아쉬운 수준일 수 있으나, 낮은 기대치 속에서 실적이 예상보다 양호한 성적을 낸 업종이 다수 존재한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선수요 유입, 중국 경기·소비 회복, 환율 효과 등으로 1분기 실적 호조가 예상되고, 낮은 눈높이는 오히려 예상을 상회하며 서프라이즈로 전환 중"이라며 "코스피는 2분기 중 2750선을 향하는 상승 추세 전개가 예상되기 때문에 5월 중 단기 등락은 비중 확대 포트폴리오 조정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이 연구원은 "대선 레이스 돌입으로 인한 신정부, 추가 경기부양 기대도 가세하면서 비(非) 미국 지역 모멘텀에 의한 수출 호조에 내수 경기 반등이 맞물릴 것"이라며 "연기금 순매수가 지속(국내 주식 비중확대)되는 가운데, 국내 경기 회복 기대 유입 시 원화 강세 압력 확대가 가능하고, 외국인 매도도 정점 통과 후 순매수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하반기에 대한 보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국내 기업들의 1분기 깜짝 실적에도 연간 실적 컨센서스의 상향 조정이 제한적인 모습"이라며 "3분기, 4분기 실적 컨센서스에 대한 기대가 과도하게 높고, 하반기로 갈수록 어닝 서프라이즈 비율이 떨어지는 계절성까지 감안하면 하반기 실적 턴어라운드의 폭은 크지 않을 수 있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