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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형의 본초 테라피] 왕성한 기운 생성 음식 '마늘'

맵고 강한 향을 가진 마늘은 대표적인 에너지 음식이다. 피라미드 건설에 참여한 노예들에게 마늘을 먹였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마늘에 풍부한 알리신, 비타민 B1 같은 성분들은 피로와 스트레스를 줄여주며 에너지와 체력을 보강하는 데 효과가 있다. 특히 마늘은 혈중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수치를 낮추는 것은 물론이고 혈액 순환을 개선하기 때문에 혈압과 혈당을 안정시켜주는 데도 좋다. 게다가 성 호르몬의 분비를 활성화시켜주기 때문에 남성들의 정력 강화에 좋은 음식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래서 갱년기에 성욕이 저하되거나 피로가 늘어나고 무기력해질 때도 도움이 된다. 여성들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인데, 마늘이 항산화, 항암 효과를 발휘하기 때문에 갱년기에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질환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우리나라 음식을 살펴 보면 김치, 각종 나물 무침이나 찌개, 국 등 마늘이 들어가지 않는 곳이 거의 없다. 마늘이 영양학적으로도 훌륭하지만 음식의 풍미도 살려주고 육류나 어패류와 곁들이면 혹시 있을지 모르는 세균이나 기생충 등의 제거에도 도움이 된다. 마늘은 해독 작용을 하기 때문에 우리 몸에 축적되는 독성 물질들의 배출에도 도움이 된다. 몸이 차고 혈액 순환이 좋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특히 마늘이 효과적인데, 혈액 순환이 좋지 않아서 손끝이나 발끝이 시리고 아플 때 도움이 된다. 우리 몸의 말단까지 혈액이 잘 흐를 수 있도록 만들어주며 냉증과 부종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 몸이 차서 배탈이나 설사를 자주 하는 사람들에게도 좋다. 다만 마늘은 열이 많은 음식이기 때문에 몸에 열이 많은 사람들은 과도하게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다. 또한 영양 손실을 우려해서 마늘을 생으로 과도하게 먹을 경우 위장이 약한 사람들은 위장 손상의 우려가 있기 때문에 반드시 익혀 먹는 것이 좋다. 마늘은 열을 가해 조리를 하더라도 항산화 성분이 감소하지 않기 때문에 생마늘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2017-08-22 15:47:27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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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형문의 세상읽기] 서민금융, 시장원리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

[강형문의 세상읽기] 서민금융, 시장원리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 지난 8월 초 정부(금융위원회)는 서민층의 금융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현행 대부업법상의 최고금리(27.9%, 대부업체 및 여신전문금융기관과 개인간에 적용 되는 금리상한)와 이자제한법상의 최고금리(25.0%, 개인과 개인간에 적용되는 금리상한)를 모두 24%로 동일하게 인하하여 내년 1월부터 시행할 계획임을 발표했다. 현재의 낮은 시장금리수준과 근래 외국계자본의 국내 대부업시장으로의 진출 확대, 그리고 대부업체와 서민금융기관의 영업내용이 대상고객 및 금융서비스측면에서 상당부분 중첩되어 차별성이 크지 않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이번 정부의 법정최고금리 인하계획은 큰 무리가 없어 보인다. 다만, 최고금리를 인하했을 경우 일시적인 대부시장의 위축(일부 대부업체의 폐업 및 음성화)과 저신용·취약계층의 금융소외현상 증가(저신용자에 대한 대부업체의 대출거절) 그리고 이로 인한 불법사금융 피해 확대 등의 문제가 발생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나 이는 정부가 정책서민금융(공적지원을 바탕으로 한 특별저리의 서민 우대금융-미소금융, 햇살론, 새희망홀씨, 신용회복지원) 공급의 확대와 서민금융 전담기관(상호저축은행, 신용협동기구)의 기능과 역할 강화(다양한 금리대의 소액신용대출 활성화), 금융소외자를 주 대상으로 소액금융을 전담하고 있는 대안금융기관(일종의 마이크로크레딧 전문기관-사회연대은행, 신나는조합, 사회복지은행, 신용회복지원위원회)의 확충, 그리고 불법사금융에 대한 철저한 단속 강화로 시행초기에 나타날 수 있는 부정적 영향을 어느 정도 최소화 해나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이러한 보완조치에도 불구하고 법정최고금리 인하로 대부시장의 접근이 어려워지게 되는 한계서민층(만성적인 생활자금 부족)이 있을 수밖에 없는데 이들에 대해서는 복지(기초생활보장)를 확충하는 방향으로 풀어나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국민행복기금도 출범 이후 채무조정을 도와준 58만명 중 10만명이 다시 채무불이행자로 되었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한계서민층에 대해서는 금융보다는 기본적으로 복지나 일자리로 해결해 나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한편 이번 정부의 법정최고금리 인하 시에는 대출연체금리 상한도 합리적으로 조정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현행 법상 금융회사의 연체금리 상한은 법정최고금리 이내에서 각 금융회사가 자율적으로 정하도록 되어있으나 현재 은행(평균 15%,일부은행 16-17%)과 제2금융권(평균 20%, 일부 금융회사 22-24%)의 연체금리수준은 주요 선진국(미,독,불의 은행연체금리 10% 미만)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그동안 국내 법정최고금리가 2009년 이후 4차례에 걸쳐 인하되었지만 대출연체금리 상한은 그대로 유지되어 옴으로써 일부 금융회사(제2금융권)의 경우 연체금리를 금리상한에 가까운 높은 수준으로 적용함으로써 서민층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앞으로 법정최고금리 인하 시에는 대출연체금리 상한도 최고금리의 개정취지에 맞게 조정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국내 대부업시장은 2002년 대부업법 제정 이후 큰 폭의 양적 성장(2016년말 현재 약250만명이 대부시장을 이용)을 하여 이제는 저신용 및 금융소외자의 자금수요를 충족시켜 주는 서민금융의 한 축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근래 외국계자본의 국내대부시장으로의 참여 확대는 대부업체간의 금리인하 경쟁유도, 일반의 인식 개선 등을 통해 대부시장의 건전한 거래환경조성에 자극제가 되고 있는 만큼 대부업이 제도권 금융기관으로 정착되어 있는 일본과 같이 이제는 국내 대부업시장도 건전한 서민금융기관으로 육성하기 위한 제도 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라 생각한다. 서민금융이란 일정부분 리스크가 따르기 때문에 시장원리만으로 원활한 자금수급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일정부분 정부의 개입은 불가피하다. 한편 앞으로 정부의 서민금융부담 완화를 위한 조치가 실효성을 거두기 위해서는 법정최고금리의 인하와 함께 서민들에 대한 금융복지교육의 강화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사회취약계층에 대한 금융교육을 통해 금융에 대한 이해력을 높이는 등 정부차원에서 금융포용 (Financial Inclusion)을 높여나가는 노력도 병행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강형문(전 한국금융연수원장·메트로신문 자문위원)

2017-08-21 11:18:22 박승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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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한의 시시일각] 부담스러운 뒤풀이 문화

[홍경한의 시시일각] 부담스러운 뒤풀이 문화 10여 년 전, 한 지인의 모 미술상 수상을 기념하는 뒤풀이에 휩쓸리듯 참석한 적이 있다. 오랜만에 가까운 사람들이 모였겠다, 부어라 마셔라 할 것이 뻔해 솔직히 처음에는 어떻게든 가지 않으려 갖은 '꼼수'를 부렸다. 그러나 인정(人情) 탓에 결국 자리 하나를 턱하니 차지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몸과 정신이 분리된 채 우울한 표정을 짓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아…. 참으로 곤혹스러운 시간이었다. 다들 몽롱한 상태에 젖어들었는데 알코올 알레르기가 있는 나 홀로 또렷한 정신으로 멀뚱거리자니 일각 여삼추(一刻 如三秋)요, 잔뜩 취한 누군가가 다가와 절대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얘기를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려주던 상황은 그 자체만으로도 대단히 지루한 일일 수밖에 없었다. 어쨌든 그렇게 한참 지나서야 자리가 파했고, 난 비로소 해방됐다. 빼앗긴 주권을 다시 찾기까지 36년이라는 긴 세월을 이겨낸 광복의 기쁨이 이런 것일까 싶을 정도로 되찾은 자유로움이 주는 만족감은 컸다. 그러면서 그날의 기억은 잡지 마감하랴, 강의하랴 기타 등등 여러 일로 인해 자연스럽게 잊혔다. 며칠 후, 그 지인으로부터 참석해줘 고맙다는 전화를 받았다. 늘 그렇듯 이런 저런 대화가 이어졌다. 하지만 그날의 고통은 입 밖에 내지 않았다. 심지어 머리카락이 희한하다는 이유로 어떤 덜떨어진 교수에게 멱살까지 잡힌 봉변마저 함구했다. 술에 취하면 거름 밭의 돼지로 돌변하는 사람을 친구로 둔, 억세게 운 나쁜 자신에게 놀랄까 싶었기 때문이다. 아니, 정작 놀란 건 나였다. 시상금으로 받은 거액을 그날 뒤풀이 비용으로 모두 소진했다는 것이 그랬고, 덕분에 아내한테 온갖 잔소리는 다 들어야했다는 후일담이 그랬다. 그의 아내는 작업하는 남편과의 삶을 숙명처럼 여기며 살아온 이였는데, 그런 그가 화를 냈다는 건 상서롭지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후문으론 뒤풀이로 시상금을 탕진한 그날 이후 부부의 가치관은 '자식들 때문에 산다'로 변했다고 한다. 한참이 지난 일화지만 다시 꺼낸 이유는 단순하다. 아무리 봐도 그때나 지금이나 미술계 뒤풀이 문화는 크게 달라진 게 없다는 것. 실제로 지금도 매주 수요일 사간동이나 인사동에 가면 인근 식당과 주점에는 미술인들로 넘쳐난다. 그림이 팔릴지 장담할 수 없음에도 끝까지 남아 뒤풀이 비용을 대는 또 다른 10여 년 전의 지인 같은 이들도 만날 수 있다. 어느 동네든 전시가 열리는 첫날의 풍경은 온 나라가 대동소이하다. 문제는 이처럼 미술계 관습처럼 여겨온 먹고 마시기식 뒤풀이 문화는 이제 바뀌어야 한다는 점이다. 전시 작가가 모든 것을 부담하는 관행 역시 벗어나야 한다. 혹자는 그깟 밥한 끼 갖고 뭘 그리 야박하게 구느냐고 되물을 수도 있으나, 그게 또 그렇지 않다. 망조 들린 로마처럼 '빵과 서커스'가 넘치는 세상이지만 작가들의 삶은 되레 팍팍해졌음을 고려하면 밥숟가락 하나 더 놓는 것도 녹록하지 않은 탓이다. 생각해보라, 미술인 년간 평균 수입이 600만 원대인데 밥값으로 한 번에 수십만 원에서 백만 원 단위를 지출한다는 게 타당한지. 뒤풀이 대신 작품을 놓고 가볍게 차 한 잔 마시며 진중하게 대화해도 좋고, 작고 알찬 토크나 비평 시간을 공유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물론 가장 중요한 건 수입과 지출이 현격히 불균형한 작가들의 현실을 알고 있다면 뒤풀이 비용을 혼자 책임지게 하는 일은 당연히 없어야 한다. 그나마 미술계 한쪽에선 변화의 물꼬가 조금씩 트이고 있어 다행이다. 작가와 관객이 교감할 수 있는 시간으로 마지막을 장식하거나 아예 뒤풀이를 생략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축하해주러 온 주변 작가들 또한 동병상련의 마음 아래 뒤풀이는 생략한 채 십시일반 모은 돈으로 작은 소품을 구입하는 가하면, 어쩔 수 없이 뒤풀이를 하게 되어도 비용은 각자 낸다. 다만 이런 현상이 아직은 보편적이지 않다. 여전히 우리 주변엔 다리가 부러질 정도의 뷔페식 상차림도 부족해 2차로 우르르 몰려다니며 먹으러 왔는지 작품 보러 왔는지 모를 현상과 쉽게 마주할 수 있다. 어찌 보면 이 또한 적폐다.

2017-08-20 11:05:04 송병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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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의 탕탕평평] (68) 무엇이 적폐인가

[김민의 탕탕평평] (68) 무엇이 적폐인가 정치와 인간관계는 지극히 상대적이다. 상대에 의해 내 입장과 처신이 시시각각 변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내 입장이 상대의 반응에 따라 유동적일 수 있고, 똑같은 처신을 하더라도 박수치는 사람과 비난하는 사람이 동시에 존재하기 마련이다. 정치에서는 양보라는 게 있을 수 없다. 내가 당하면 철저하게 보복하고, 상대를 압박해야만 권력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실정치에서 양보라는 것은 상대적으로 권력의지가 박약하던지, 스스로 자신이 승자가 될 수 없다는 계산 하에서만 가능한 일이다. 정치에 대해 대중의 인식과 잣대는 또한 지극히 이중적이다. 무관심을 주장하면서, 지나치게 관심을 둔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대의민주주의를 상당히 격 떨어지게 한다. 대부분 선출에 의해 당선되는 정치인은 유권자의 얼굴이다. 플라톤의 말처럼 "우리가 정치에 관여하지 않는 가장 큰 벌은 우리보다 못한 사람들의 지배를 받는 것이다"라는 말을 떠올리게 한다. 대중에게는 논란의 가치도 없는 지극히 사소한 것 하나까지 정치인에게는 비현실적인 모범답안을 요구한다. 동시에 정치의 궁극적인 목적을 망각한 채 어차피 자신이 하는 것이 아니기에 온갖 불만과 비난을 퍼붓기도 한다. 정치가 대중의 입맛에 모든 걸 맞출 수는 없다. 최대한 대중들의 요구에 부응하려는 노력은 필요하지만, 그 욕구를 퍼즐 맞추듯이 완벽하게 맞출 수는 없는 것이다. 누군가에게 득이 되는 일은 반드시 누군가에게는 실이 되기 마련이다. 작금의 대한민국을 보자. 간만에 여·야가 바뀌고 새로운 정부가 출범한지 이제 100여일이 막 지난 상황이다. 일련의 여러 가지 국내외적 상황들을 감안할 때 많은 영역에서 여·야의 충돌이 일어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다. 정당정치 하에서 그것을 무조건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 다만 외교·안보 문제와 역사를 비롯한 교육정책에 있어서는 서로에게 절대적인 양보와 협치가 필요하다. 경제와 민생에 관련한 대부분의 정책에서는 다양한 이견과 정치적 대립이 있어도 상관없다. 그것은 오히려 더 발전적인 결과물을 만들어 내기 위한 과정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외교·안보와 교육정책은 좀 다른 문제이다. 실질적으로 북한의 도발이 충분히 예상되는 판국에 미·중에 정부가 이렇게 미온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가.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그것을 정당화 할 수 있겠는가. 교육문제도 마찬가지다. 필자는 위에서 언급한 외교·안보와 교육만큼은 정권이 교체되더라도 반드시 일관성을 유지해야 하는 분야라고 분명히 지적한다. 도대체 왜 정치적 진영의 다툼을 가지고, 우리의 생명과 우리 아이들의 미래가 불안해야 하는가. 공무원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것이 헌법에 명시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선거 때만 되면 공무원이 나서서 그런 저급한 행동으로 자치단체장인 교육감들에게 충성을 다 하고 있는 것이 '팩트' 아닌가. 그것도 교육공무원들이 말이다. 이런 현실이 참으로 한심하다 못해 역겹기까지 하다. 필자는 그것이야말로 정리되어야 할 적폐라고 생각한다. 본인들의 안위와 진로에만 혈안이 되어 미래세대의 진정한 미래 가치까지 '포퓰리즘'으로 팔아먹는 사람들이 적폐가 아니면 무엇이 적폐인가. 절대로 좌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외교·안보 역시 한반도의 역사적·지정학적·현실적 상황을 감안할 때 언제까지 미·중의 눈치를 봐야하는 것인가. 미국과 한미동맹에 대해 재협상을 하든지, 극단적으로는 한미동맹 자체를 파기하든지 이제는 분명한 액션이 필요한 시기이다. 중국 역시 자신들이 경제대국으로 오기까지 수출입 교역량이 1위와 3위였던 한반도에게 지금과 같은 경제보복을 하고 있는 마당에 언제까지 우리는 칭얼거리기만 해야 하는 것인가. 우리 모두에게 질문한다. 과연 무엇이 적폐대상인가. 블로그 http://blog.naver.com/yumpie74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yumpie74

2017-08-20 11:04:36 송병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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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우 변호사의 사건 뒷 이야기] 따뜻한 법

어느 날 90대가 가까운 촌로와 얼굴이 검게 그을린 아들 3명이 필자의 사무실을 찾아왔다. 그분들의 얘기에 따른 사건의 개요는 가족의 배경을 비롯하여 다음과 같다. 할아버지는 젊은 시절부터 작은 택시회사를 운영하면서 벌어들인 돈으로 서울 인근에 있는 땅을 매입하기 시작했다. 다만 회사에서 적지 않게 자동차 사고가 나서 매입한 땅의 명의를 자신이 아닌 큰 아들로 하였다. 이는 채권자들로부터의 집행을 피하기 위한 것도 있었지만 장자이니 할아버지로서는 모든 것을 맡기고 차후 가족을 책임지고 돌보라는 뜻도 있었다. 큰 아들에 대한 기대가 커서 서울로 유학도 보내주고 모든 것을 뒷바라지 해 주었건만 큰 아들은 기대와 달리 사고를 치기 일쑤였다. 반면 큰 아들을 제외한 형제들은 아버지와 함께 농사를 지으면서 지냈는데 큰 아들과 달리 제대로 교육받지도 못했다. 그 후 큰 아들은 집을 나가면서 자신의 명의로 되어 있던 '땅문서'를 모조리 가져가기에 이르렀다. 한참 세월이 흘러 서울 인근에 신도시가 계획되었고 신도시예정구역에 포함된 큰 아들 명의의 토지도 수용될 예정이어서 약 10억여 원의 보상금이 곧 지급될 예정이라는 것이었다. 할아버지는 자신과 다른 아들들의 가난을 이야기하며 큰 아들이 뺏어간 땅을 반환받고 토지 보상금도 당신과 다른 작은 아들들도 받게 해달라고 눈물을 글썽이며 말씀하셨다. 우선 시급한 것은 보상예정 토지에 대해 나오는 보상금 지급금지가처분(채권자: 할아버지, 채무자: 큰 아들, 제3채무자 : 국가)신청이었다. 보상금이라는 돈은 지급되어 버리면 산일되는 것이므로 본안 소송 전에 큰 아들에게 보상금이 지급되는 것을 정지시키는 것이 급했다. 상담을 마치자 마자 급히 위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하여 가처분인용결정이 받아들여져서 돈을 묶어 두기는 했다. 하지만 본안에서 할아버지의 주장이 인용될지는 별개의 문제였다. 즉 할아버지가 자신의 돈으로 큰 아들의 이름으로 매입하여 현재 아들 명의로 되어 있는 상태를 법률적으로 어떻게 해석해야 하느냐는 것이다. 다시 말해 '아버지가 아들의 이름으로 토지를 매입한 행위'를 증여로 보게 된다면 현재 큰 아들의 소유이므로 아버지가 지금에 와서야 아들에게 토지를 반환을 청구할 수 없다. 반면, 아버지가 아들에게 단지 명의신탁을 한 것이라고 법원이 판단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명의신탁은 부동산실명법으로 무효이기는 하나 판례상 위 법 시행 전에 명의신탁 법률관계가 형성되었다면 여전히 명의신탁자(할아버지)가 명의수탁자(큰 아들)에게 토지 내지 그 토지매입금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없는 것이 아니었다. 다만 명의신탁의 관계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단순히 명의만 수탁자에게 있을 뿐, 실질적인 권리관계 즉 세금을 신탁자가 내거나, 등기권리증 등 관련 서류를 신탁자가 소지하는 등 실질적인 처분권을 여전히 명의신탁자가 가지고 있다는 점을 명의신탁을 주장하는 자가 입증해야 한다. 그러나 사건은 위 입증사실이 불명확하여 법리적으로는 쉽지 않아 보였다. 하지만 도덕적으로 볼 때 작은 단칸방을 전전하는 동생들을 위해서 보상금의 일부라도 양보하지 않는 큰 아들은 너무나 '나쁜 장자'였다. 이런 소송에서 변호사는 법리적으로 패소가능성이 있다 하여 지레 소송을 포기하면 안 된다. 더욱이 가족 간의 사건일 경우에는 조정의 여지도 많으므로 더욱더 그렇다. 이윽고 첫 재판이 열렸다. 예상대로 판사는 "판결하지 않겠다. 당사자를 꼭 데리고 오라" 며 조정을 권고했다. 그 후 몇 번의 조정을 거쳤으나 원·피고 간 바라는 금액 차이로 조정이 되지 않았다. 이에 판사가 조정이 안 되면 판결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오히려 더욱 완강한 할아버지의 태도로 초조한 것은 필자였다. 판결로 가면 거의 패소가 예상되었기 때문이다. 조정에 지친 재판부도 다음 기일을 조정이 아닌 변론기일로 잡으면서 우리 측에 하는 말이 "이건 법리적으로 가면 증여입니다"라고 정중히 "판결 내용"을 고지하는 것이었다. 조정을 완강히 거부하는 우리 의뢰인에 대한 일종의 '경고'였다. 결국 필자는 할아버지에게 몇 시간 동안 조정불수락으로 인한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이야기하면서 조정에 어렵사리 도달하였다. 다만 필자는 재판부에 조정문구상 합의된 금액 외 큰 아들이 할아버지에게 꼭 생활비를 매달 얼마씩 지급하는 것으로 해달라고 요청하였다. 필자가 당시 조정을 강권한 이유는 판결도 불리하게 나올 가능성이 높았고 일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상소절차를 거친다면 그 와중에 90대 촌로가 건강을 해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판결로 갔다면 위 부자는 더 이상 인연의 끈을 가지지 못하고 서로를 원망하며 살았을 것이다. 또한 생활비 지급을 매달 꼬박해야 하는 큰 아들 입장에서는 좋든 싫든 아버지와의 인연을 계속 가져가야 하므로 필자는 일말의 가족관계의 회복을 바라는 점도 있었다. 필자가 바라는 법은 일도양단이 아닌 '따뜻한 법'이다. 법리적으로 쉽지 않았던 사건을 끝까지 조정하기 위해서 힘써 준 당시 재판부에 감사드린다.

2017-08-17 14:58:46 이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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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호 칼럼]살충제 달걀사태를 본 '식품안전'과 '소비자 안심'의 차이?

최근 유럽을 시점으로 한 국내 살충제오염 달걀유통 사태 등으로 식품안전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와 불신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 먹거리는 우리가 매일 접하는 것이니만큼 조그마한 위해 가능성이 있더라도 우선적으로 배제하고픈 것이 일반적인 생각이다. 전문가의 입장에서 볼 때 특히 달걀, 우유 및 쇠고기와 같은 축산식품은 단시간 내에 소비되는 만큼 추후 문제 해결보다는 사전 예방을 통한 신선함을 유지할 수 있는 유통. 관리체계가 더욱 요구되는 식품이다. 하지만 같은 문제가 국제적으로 큰 이슈가 되었을 때 미국이나 유럽의 덴마아크 같은 축산 선진국에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것을 보면 부럽기도 하고 노하우가 궁금하기도 하다. 너무나 당연한 일이지만 일단 식품안전 우려 상황이 발생하면 이에 대한 확실한 과학적 안전근거 (scientific evidence)를 확인하고 기간별, 개체별, 환경요인 등을 감안하여 조그만 가능성이라도 정확히 국민들에게 알리는 것이다. 국민들은 또한 평소의 많은 소비자 교육과 홍보를 통해 얻어진 경험을 토대로 판단하고 행동함으로써 무조건의 기피나 무분별한 사재기행동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과학적 안전근거에 따른 위해관리 (risk management)를 합리적이며 체계적으로 이루어 나가기 때문인 것이다. 특히, 정부담당부처는 소비자인 국민들과의 끊임없는 소통 (risk communication)을 통해 그 위험성을 함께 해석하고 이해하며 헤쳐 나간다는 사실이다. 지난 4월 한국소비자연맹 주관으로 개최된 전문가회의에 참석하여 ‘유통계란농약검출 및 대책’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제시되었던 내용을 정리해보면 1. 닭 진드기는 고질적인 조류질병을 유발하며 특히 하절기에 무창계사나 케이지 사육 농가 등에서 더욱 기승할 것이 우려되므로 명확한 감염실태 모니터링. 2. 질병 방제를 위한 불법으로 사용하는 피프로닐 및 비펜트릴 등 농약 종류 전부를 조사해야한다. 3. 기 확보된 농약 다성분 동시분석법을 고시하여 일선 검사기관에서도 농약성분 검출에 활용해야한다. 4. 달걀 납품 시 유통업체는 잔류농약 분석 결과서를 첨부토록 하고5. 동물이나 인체에 무해한 친환경약제 등을 활용한 닭 진드기 구제효능 연구를 확대해야하며, 6. 식품안전에 대한 부처 간 주도권 다툼보다 정보공유 등 협력 체제를 구축하여 소비자와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사전 예방 차원의 안심정책이 수립되어야한다는 것이었다. 농약이나 살충제 등도 항생제와 마찬가지로 지속적으로 사용하게 되면 내성을 획득하게 되어 갈수록 고농도 사용과 사용빈도가 증가되어 산업동물이나 이를 통한 축산식품에 축적될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아무리 정부에서 안전수치만을 가지고 안심해도 좋다고 한들 ‘신뢰’ 라는 다리가 없으면 믿음은 쉽게 무너지게 된다는 것이다. 즉, 과학적 안전 보장 (scientific safety)은 ‘신뢰’ 라는 믿음을 통해야만 비로소 ‘안심’ 이라는 결과를 이룩하게 된다.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정보의 투명성 (transparency)’ 이다. 모든 권력과 권한을 가진 쪽 (stakeholders)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이 위해 및 위험가능성을 포함한 모든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하여 공유함으로써 담당부처와 소비자인 국민간의 신뢰를 구축하는 일일 것이다. 이는 대학이나 정치권 그리고 사회 어느 곳에서도 해당되는 일이며 단순히 ‘안전’이 아닌 ‘안심’을 추구하는 살고 싶은 사회로 갈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으로 굳게 믿는다. 박용호 식품의약품안전처 축산물위생심의위원회 위원장(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미생물학 연구실 교수)

2017-08-16 15:42:48 박인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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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식의 세태 만화경] 종이지도가 말을 걸어오는 까닭은?

길을 잘 못 들어서자 내비게이션이 냉큼 경로를 재탐색하겠다고 목청을 돋운다. 길을 나설 때마다 듣는 이런 잔소리도 이젠 이골이 나서 그러려니 하지만 때론 핀잔으로 들리곤 한다. 그 상냥하고 친절한 길 안내를 핀잔으로 느낀다는 건 어쩌면 편리함에 길들여진 내 의식에 가하는 죽비소리를 듣고 있음일 것이다. 생소한 그 어떤 낯선 곳도 용케 길목을 짚는 영리한 내비게이션도 늘 길 공부를 해야 한다. 새로 생긴 길들을 업그레이드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일전에 그랬다. 내비게이션이 그토록 추천하던 길을 가다 헤맨 적이 있다. 뜬금없이 어느 으슥한 골목 안으로 재촉하기에 지름길을 안내하는 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웬걸 막다른 골목. 내비게이션도 헷갈릴 때가 있구나 싶어 되돌아 나오니, 세 갈래의 선택지가 답을 기다리고 있다. 이중 어디로 갈까? 애타게 묻고 있었지만 내비게이션은 입을 꾹 다물고 있다. 통밥 굴러 알아서 가라는 얘긴가. 개중 민틋한 길을 선택해 들어서는데 그제야 경로를 재탐색하겠단다. 이번엔 우회전하란다. 뭔가 큰 길이 있나 싶었는데, 꾸불꾸불 이어지는 논길이다. 해는 뉘엿뉘엿 저물어가고, 뒤를 돌아보니 초입은 이미 보이지 않는다. 그 많던 집들도 저만치 아득하게 가물거린다. 그야말로 안개 속이다. 이 와중에 내비게이션은 구겨진 체면을 바로 세우겠다는 건지? 한 길만 고집한다. 번번이 엉뚱한 시뮬레이션 길 안내를 띄워놓고선 골목을 돌고 또 돌게 한다. 뒤늦게 스마트폰 내비게이션을 가동하려니, 한나절 진땀을 뺀 배터리가 잠자고 있다. 논두렁 할아버지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오지의 미로에 갇혔을 것이다. 꾸부정한 할아버지는 망망대해에서 깜빡거리는 키 작은 등대 같았다. 너무 반가웠다. 종이에 비뚤비뚤 길을 그려주셨다. 그 복잡다단한 고차원 방정식의 미로를 이해하기 쉽도록 간명한 길로 풀어놓은 종이지도! 감사의 절을 몇 번을 했는지 모른다. 석양에 타는 황홀한 저녁놀과 들녘, 바람 따라 물결치는 숲, 주름진 얼굴로 미소 지으며 손을 흔드는 할아버지의 모습이 한 폭의 풍경화를 담아낸다. 할아버지의 손때 묻은 종이지도가 그토록 고마웠던 건 길 안내 때문만은 아니다. 종이지도는 우리의 일상생활이 첨단기기의 흐름에 내맡긴 채 흘러가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보라고 이런 물음을 던져서다. 굽이굽이 삶의 길목에서 길을 잃고 배회할 때 인생좌표를 밝혀줄 내비게이션 하나씩을 갖고 있는가? 희망을 품고 달리는 인생행로에 올바른 이정표를 안내하고, 조언하는 내비게이션 말이다. 그 인생좌표 내비게이션은 부모가, 스승이, 지혜로운 책이 될 수 있다. 종이지도는 또 묻는다. 편리한 타성에 젖어 혹여 새로운 길을 개척하려는 도전적 야성이 퇴화되고 있지 않는가? 내비게이션이 없었던 시절, 낯선 여행길에 나설 땐 모험심과 호기심으로 가슴 설렜다. 오지에선 도로지도책은 나침반이었다. 너덜거리는 지도책 한 권으로 보물찾기하듯 시골길을 누비는 재미가 여간 아니었다. 때론 물어물어 지도에 없는 새로운 길과 먹거리, 볼거리를 개척하곤 했다. 불편하고 힘들었지만, 나름 내 의지대로 움직이는 길이 있었던 거다. 인생행로는 결국 방향이다. 그 기로에서 후회 없는 삶의 길을 선택해야 하는 것이다. 더러는 착오를 줄일 때까지 길을 개척하는 이른바 시행착오를 겪기도 한다. 그것은 저만의 가치를 발견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 가치를 발견하고도 갈고 닦는 업그레이드를 하지 않는다면 골목길을 배회하며 경로 재탐색 타령만 하는 인생좌표에 다름 아니다. 인생좌표란 변화무쌍한 세상 삶에 설정돼 있기에 표류하지 않도록 열정을 다해 굳게 지켜야 하는 것이다.

2017-08-16 08:00:00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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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형의 본초 테라피] 바다의 보물 '전복', 독소 배출 기운 보충

싱싱한 전복은 쫄깃한 식감과 고소하고 담백한 맛으로 다양한 요리에 활용이 된다. 여름철 땀을 많이 흘리고 기운이 처지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보양식이 되기도 하고 영양에 비해 칼로리가 높지 않아서 밥부터 반찬까지 두루 활용할 수 있다. 전복은 단백질, 비타민 B군, 미네랄 등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서 기력 회복에 좋은 음식이다. 수술이나 질병으로 인해 체력과 기운을 소모한 환자들의 회복기 음식으로도 전복이 좋은데, 부드럽게 끓여 낸 전복죽은 신진대사를 활성화하며 흐트러진 몸의 기능을 정상화시키는 데도 좋다. 계절이 바뀌는 시기에는 몸의 균형이 깨지면서 면역력이 떨어지기 쉬운데, 늦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시기에 보양 음식으로 전복을 가까이하는 것도 건강 관리에 도움이 된다. 전복에는 간 기능을 강화하는 대표적인 성분 중 하나인 타우린도 풍부하게 들어 있어서 해독 작용을 돕고 피로 해소에 좋다. 혈액을 탁하게 만드는 각종 노폐물과 독소의 배출을 촉진하기 때문에 혈액 순환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 여름철 더워서 밤 늦게까지 술자리를 갖는 사람들이 많은데, 잦은 술자리는 숙취와 불면증, 피로의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전복은 혈액 순환을 촉진하고 술이나 담배 등으로 인한 독소를 빨리 몸 밖으로 배출하기 때문에 컨디션 회복에 도움이 된다. 또한 전복은 몸에 열이 많은 사람들에게 특히 좋은 음식이다. 몸에 열이 많은 데다가 여름 더위에 맥을 못 추는 사람들에게 좋다. 간과 폐에 쌓인 열을 식혀주고 갈증이나 답답한 가슴을 풀어주는 데도 좋다. 평소에 눈이 자주 충혈이 되고 피로가 심한 사람들의 눈 건강에도 좋고 안구건조증, 야맹증, 백내장 같은 질환의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전복은 일반인의 건강식으로도 좋지만 산후 조리 기간에 산모들의 영양식으로도 효과적이다. 자궁에 쌓인 노폐물을 빨리 배출시켜서 자궁의 기능을 회복시켜주는 데 효과적이며 모유 수유를 하는 경우에는 젖을 잘 나오게 하는 데도 좋은 것이 전복이다.

2017-08-15 13:20:51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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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의 탕탕평평] (67) 코리아패싱(Korea Passing)

[김민의 탕탕평평] (67) 코리아패싱(Korea Passing) 우리가 흔히 '미치다'는 뜻을 영단어로 풀이할 때 'crazy'와 'mad'를 쓰고는 한다. 전자는 흔히 어떤 일에 '아주 몰입이 되었을 경우'를 의미하고, 후자는 말 그대로 '정신 이상인' 그런 의미이다. 어떤 일에 집중 이상의 몰입이 되어있다는 것은 본인이 추구하는 그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그만큼 노력한다는 긍정적인 의미이다. 반면에 '배고파 미치겠다', '화가 나 미치겠다'는 표현은 어쨌든 무언가 부정적인 뉘앙스를 담아내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이 시대에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익숙한 표현은 그 '미치다'의 의미가 부정적으로 사용된다는 점이다. 간단한 표현 하나를 가지고 뭐 그리 문제 삼나 할 수도 있겠지만, 그 단순한 표현 하나가 우리가 지닌 현재의 의식 혹은 정서를 그대로 반영하기 때문이다. 세상은 갈수록 부정적으로 변한다. 자신만 알고,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이 정답이며, 타인에게 유·무형적 피해를 끼치면서도 그것에 대한 자아성찰(自我省察)은커녕 본질적인 문제의식 자체가 없다. 필자의 견해로는 그렇다. 필자의 생각에는 문제는 해결하라고 있는 것이지, 좌절하거나 고민만 하라고 있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은 상대에게 눈에 보이는 유형의 것들에 피해를 끼쳐도 아무런 '죄의식'이나 '죄책감'을 느끼지 못한다. 하물며 무형의 손해와 상처를 주는 것에 대해서는 오죽 하겠는가. 눈에 보이는 것만 보고 믿으려 하는 정신의 미성숙함과 단순함에서 오는 크나 큰 오류이다. 얼핏 보면 인간의 삶은 상당히 유형화된 것들로만 보이나, 사실상 무형의 것들이 그 유형의 것들을 지배하고 조정한다. 남의 재산을 훔치는 것은 '절도'라 한다. 허나 남의 시간과 감정을 함부로 뺏는 것도 역시 마찬가지다.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도 그렇고, 지키지 못 할 약속을 남발하는 것도 역시 마찬가지다. 필자에게 요즘 생각의 큰 변화가 하나 생겼다. '사람을 믿지 않는다. 다만 상황을 믿을 뿐이다' 이것이다. 말도 필요 없고, 약속도 필요 없다. 그 사람을 가장 잘 알 수 있는 방법은 결국 그 사람의 행동이 말해주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은가. 정치도 마찬가지다. 선거 때 어차피 지켜지지 못 할 것이라는 사실은 후보자 당사자들은 물론 우리 유권자들도 이미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저런 그럴싸한 공약들을 남발하고 있지 않은가. 대통령도 그러한데, 나머지 선거들이야 우리 모두가 알다시피 오죽 하겠는가. 헛소리 보다는 침묵이 유리한 이유이다. 입술보다 손과 발이 먼저 움직여야 결과가 나타난다. 입으로는 최소한의 의사 전달만 하면 된다. 말보다 행함을 중시하는 사람은 신뢰감을 얻는다. 개개인의 관계에서도 그렇고, 정치인과 유권자들의 관계도 역시 별다르지 않다. 북한은 이제 대놓고 언론을 통해 미사일 공격을 예보하고, 미국의 대통령인 트럼프는 '코리아 패싱'을 대놓고 보여주고 있다. 정작 생존위기에 놓인 당사자는 한반도인데, 그 중심에 우리는 없고 북한과 미국이 언론플레이를 하는 것을 보면 참 답답한 노릇이다. 그보다 더 답답한 것은 한반도의 안보문제에 대한 정부의 외교·안보에 대한 입장 바꾸기다.침묵할 때 침묵해야지 지금 같은 국민들의 불안 속에서도 침묵하는 대통령과 정부를 우리는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 것인가. 필자가 이미 언급한 것처럼, 행동보다 말이 앞서는 것이 싫어 침묵하는 것인가. 아니면, 정부의 믿음직하지 못함과 무능력함을 보여주기 위한 것인가. 개인이나 대부분은 말보다는 행동이 앞서는 것이 좋다. 그러나 정부가 침묵하는 것은 둘 중 하나이다. '불통' 아니면 '무능함'이다. 블로그 http://blog.naver.com/yumpie74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yumpie74

2017-08-13 10:40:33 송병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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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식의 세태 만화경] 바다에서 갓 건져 올린 소금

여명이 밝아오는 새벽녘, 동해안 해변은 고즈넉했다. 새벽 바다라고 해서 잠자는 건 아니다. 짙푸른 파도가 허연 거품을 물고 줄줄이 밀려온다. 하늘과 맞닿은 저 수평선 끄트머리에서 숨 가쁘게 달려왔을 파도. 그곳에서 무슨 기별이라도 갖고 온 걸까? 부서지는 파도가 찰랑찰랑 해변에 오래 머뭇거린다. 싸악 쓸고 지나간 모래밭엔 발자국 하나 없다. 얼마나 오랜만에 맨발로 거닐어보는 새벽 해변인가. 바닷물을 흠뻑 머금은 모래알들이 발을 감싸며 사박거린다. 일상을 훨훨 털어버리고 훌쩍 떠나온 여행! 아무도 밟지 않은 해변을 따라 걷는 것만으로도 가슴 벅차다. 빈 백지의 모래 카펫에 발자국 잉크를 찍으면 속삭임이 되고, 시어(詩語)가 된다. 시선이 머문 곳은 하늘과 맞닿은 바다. 마중할 겨를도 없이, 찰나에 바다가 해를 불쑥 밀어 올린다. 이글거리는 해. 모래벌판이 해살 가득 저렇듯 반짝거린다. 바람이 살랑거린다. 그 한복판에 서서 공기를 들이켜 본다. 바다에서 갓 건져 올린 소금 내음이 신선하고 상쾌하다. 동해안 아침 해변은 언제 보아도 한 폭의 풍경화다. 해변 끝자락에 걸터앉아 갸웃거리는 고기잡이배며, 그 위로 춤추는 갈매기며, 해변을 거니는 다정스런 연인이며, 연초록 그늘이 아늑한 솔숲이며, 햇빛에 반짝거리는 희디흰 모래밭이며, 그 모래 언덕 너머 캠핑장에 똬리를 튼 올망졸망한 텐트들이 낭만적인 그림을 담아낸다. 푸른 바다 위로는 보트들이 물살을 가른다. 물보라가 시원하다. 이런 호사스런 풍경을 그냥 지나치는 건 바다에 대한 예의가 아닐 것이다. 여행에서 남는 건 역시 사진! 여행이란 출발한 곳으로 되돌아오는 것이랬다. 그러나 그냥 오는 게 아니다. 추억을 싣고 온다. 그 기록물이 사진이다. 순간순간 흘러가는 시간들을 찰칵! 멎게 한 장면들이다. 과거의 시간에 머물러 있다지만, 그것은 단순한 피사체가 아니다. 거기엔 애정, 그리움, 정겨움 같은 다양한 사연들이 담겨 있다. 스토리가 살아 꿈틀거리는 것이다. 여행의 시간들이 꿈결 같은 것도, 그 조각조각의 추억을 엮은 사진이 있을 때 비로소 완성된다. 일상이 팍팍할 땐 사진첩을 펼쳐 추억을 반추하곤 한다. 정지된 장면 속에는 무수한 언어들이 시간 밖으로 넘나든다. 낱장마다 의미가 있고, 소중하다. 그 낱장의 필름들을 연결하면 한 편의 스토리가 만들어진다. 여행 사진은 묘하다. 볼거리 없이 괜히 생고생을 했다며 후회했던 여행지가 세월 지나고 보면 보석처럼 빛난다. 리얼리티, 그러니까 고단했던 현장감이 사진 속에 배어 있는 까닭일 것이다. 여행 끝엔 피곤함이 기다린다지만 그만큼의 생생추억을 남긴다. 사진에도 복고풍이 불고 있다는 소식이다. 아날로그 필름 카메라. 많아야 30장 밖에 못 찍고, 그것도 인화지에 사진을 띄울 때까지 며칠을 기다려야 한다. 이런 단점에 매료된 소비자층이 향수에 기댄 장년층이 아니라, 뜻밖에도 유행을 좇는 청춘남녀들이라니 관련 업계가 놀랄 지경이다. 디지털처럼 무한정으로 찍을 수 없으니 한 장 한 장 정성을 쏟아야 하고, 어떤 모습으로 나올지? 궁금해서 설렌다는 게 복고의 배경이다. 필름에는 정성과 설렘이 있는 것이다. 카메라가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넘나들며 영역다툼을 할지언정, 사진은 변하지 않는 모습 그대로다. 바래지 않는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사진 겉 표면은 색 바래도, 그것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늘 현재형으로 숨 쉬는 것이다. 물리는 법이 없다. 저 활짝 핀 꽃을 바라보는 눈과 마음이 매번 색다르게 와 닿듯, 사진은 늘 새로운 읽을거리를 선사한다. 미소를 머금게도 하고, 울컥 복받치게도 한다. 해변의 일출 풍경을 담은 사진이 훗날 이야기꽃을 피워낼 것이다.

2017-08-09 08:00:00 메트로신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