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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영의 명화 에세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갔다-프리다 칼로

얼마 전 올림픽 공원의 소마미술관의 <프리다칼로 전>을 다녀왔다. 밤하늘 같이 까만 눈썹과 그보다 더 까만 머리, 깊은 눈동자의 프리다칼로(1907~1954)는 영화같이 극적인 삶을 살다간 것으로도 유명하다. 6살 때 척추성 소아마비를 앓아 어릴 때부터 오른발이 자라지 않던 또랑또랑한 멕시코 소녀는 약점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늘 씩씩했다. 소녀의 꿈은 의대에 가는 것이었고, 당당함과 희망을 등에 업고 전교생 2천 명 중 35명만 여학생인 멕시코 최고의 교육기관 에스쿠엘라 국립 예비학교에 입학한다. 프리다칼로는 이 학교에서 강당 벽화를 그리러 온 디에고 리베라(1886~1957)를 처음 만난다. 그는 그녀에게 평생의 연인이자 선물이자 상처와 같은 존재가 된다. 하지만 운명의 여신은 그녀에게 또 다른 불행을 준다. 18살 꽃다운 나이의 그녀가 탄 버스와 전차가 충돌하면서 그녀는 왼다리 11곳이 골절되고 오른발 탈골, 왼쪽 어깨가 탈골, 쇠기둥이 자궁과 허리를 뚫고 지나가는 등 차마 글로 쓰기에도 처절한 사고를 당한다. 죽지 않고 살아있는 것이 신기할 정도의 그녀가 침대에 9개월 동안 누워 지내야 하는 동안 그녀의 부모님은 천장에 거울을 설치해주고 그림을 그리라고 그녀만의 특별한 이젤을 만들어 준다. 그렇게 미술과 만난 그녀는 훗날 의사가 아닌 시대가 낳은 천재적인 여성화가로 성장한다. 멕시코의 화가 디에고 리베라와 결혼하여 영원한 사랑을 꿈꿨지만 그 또한 그녀에게는 사치였을까. 여성편력이 심한 디에고 리베라는 결혼 중에도, 이혼 중에도, 재혼 후에도 여러 번 프리다 칼로에게 상처를 준다. 프리다 칼로 역시 그 영향으로 상처받은 이후로는 이성과 동성을 오가며 사랑을 한다. “나는 디에고를 내 남편이라고 말해본적이 없다. 그 단어를 그에게 붙이는 건 어리석은 일이다. 그는 단 한 번도 어느 누구의 남편인 적이 없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프리다 칼로가 한 이 말은 그녀가 얼마나 그를 가지고 싶었고, 가질 수 없었는지 가늠할 수 있게 한다. 그래서일까. 프리다칼로의 자화상에는 유독 디에고 리베라를 앉고 있거나, 이마에 새긴 작품이 많다. 살아생전에 남긴 200여점의 작품 중 143점이 회화였고, 그 중 55점이 자신을 그린 자화상이었고 그 55점 중에는 디에고 리베라와 함께인 작품이 여럿 된다. ∆두 작품 모두 현재 소마 미술관 프리다칼로 전시에서 볼 수 있다 그녀의 얼굴에 주홍글씨처럼 낙인된 디에고 리베라를 보면 가슴이 아리다. 자신보다 더 사랑하고 존경했던 디에고 리베라를 그림으로나마 품고 있는 그녀를 보면 영원히 상처로 남아 간직해야하면서도 소유할 수 없는 애달픈 마음이 전해진다. 프리다 칼로가 세상을 떠난 날 디에고 리베라는 말한다. “1954년 7월 13일은 내 생애 있어 가장 비극적인 날이다. 나의 사랑하는 프리다를 영원히 잃었다. 이제야 내 인생에서 가장 멋진 일이 프리다를 향한 나의 사랑이었음을 깨달았다.” 늘 잃고 사라진 후에야 후회하고 그리워하는 건 모든 인간의 오래된 고질병이다. 프리다의 그림에서라도 함께인 그들을 보며 마음을 달래본다. 소마미술관에 그녀의 자화상 6점이 왔다. 흥미로운 것은 비슷한 시기 세종문화회관에서 디에고 리베라의 전시를 진행 중이다. 세상을 떠나서도 함께지만 독립적으로 떨어져 있는 그들의 전시가 각기 다른 위대한 예술가로 다가온다. 무더운 더위에 피하고 싶은 날이면 훌쩍 그녀를 만나러 떠나보는 건 어떨까. 그녀가 우리를 직시하는 또렷한 눈동자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갔던 그녀의 의지’가 온전히 전해질지 모를 일이다. 소마미술관 프리다 칼로 전시 홈페이지 www.fridakahlo.co.kr 세종문화회관 디에고 리베라 전시 홈페이지 www.sejongpac.or.kr 이소영(소통하는 그림연구소-빅피쉬 대표/bbigsso@naver.com/출근길 명화 한 점, 엄마로 다시 태어나는 시간 저자)

2015-06-19 12:35:08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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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용의 so what] 2015년 잔인한 6월에서 살아남기

8월말에 교환학생으로 중국 상해로 떠날 예정인 딸아이는 7월초 사전답사 형식으로 상해를 가려던 일정을 접었다. 한국 학생을 마치 병균 덩어리 취급하는 곱지않은 시선이 따가웠기 때문이다. 여행이야 그렇다 치고, 8월로 예정된 교환학생 프로그램이 정상적으로 진행될 지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딸아이 학교에선 아직까지 중국 대학으로 부터 공식 입장이 없는 상태다. 하지만 중국과 홍콩 등 일부 중화권 대학들이 한국의 메르스 확산 여파로 한국 교환학생을 받지 않겠다는 공문을 보내왔다는 뉴스를 접하고 좌불안석이다. 메르스 확산이 불러온 또 다른 풍경이다. 유커 발길로 북적대던 명동거리는 썰렁하다. 이 때문일까. 승승장구하던 화장품 업종의 시가총액은 한달 새 3조4000억원가량 사라졌다. 유통업계 역시 유커의 발길이 뚝 끊기면서 백화점 업종에서도 한달 간 시가총액이 2조3000억원 가량 실종됐다. 여행·레저주에서 줄어든 시가총액 8000억원까지 포함하면 메르스 사태 발생 후 한달 동안 화장품과 백화점, 여행·레저주에서만 6조5000억원이 증발한 것이다. 국가 재난수준으로 확산되고 있는 메르스 사태에 가려있지만 40여년만에 찾아온 최악의 가뭄피해 역시 재난수준이다. 극심한 가뭄이 계속되면서 배추를 비롯한 채소값이 급등했다. 10일 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이달 8일 기준 가락시장의 배추 한 포기 평균 경락가격은 2393원으로 1년 전(760원)보다 무려 214.9%나 급등했다. 또 1㎏당 평균 도매가격 상승률은 양배추가 1년 전보다 185%나 올랐다. 대파(120%), 시금치(54%), 양파(48%), 무(41%) 등도 마찬가지다. 전국의 5월 평균 강수량은 57㎜로 평년 기준인 102㎜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특히 인천과 경기북부, 강원 영동 등 일부 지역은 강수량이 평년의 50% 미만이어서 물 부족 현상이 심각한 수준이다. 더 걱정되는 건 올여름 장마가 7월 이후로 예년에 비해 늦어질 것이란 기상 관측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몇일전 강남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에게 "메르스는 중동식 독감"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손씻기라든가 몇 가지 건강습관만 잘 실천하면 메르스같은 것은 무서워할 필요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18일 현재, 메르스 확진자가 총 165명 사망자는 23명으로 늘었다. 전체 확진자 수를 기준으로 한 치명률은 13.9%로 높아졌다. 자고나면 늘어나는 사망자와 확진자를 보면서 손씻기만 잘하면 되는 중동식 독감일까. 이래저래 6월은 살아남기 위한 국민적 몸부림이 필요한 시기다.

2015-06-18 14:12:53 윤경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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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헌변호사의 BizLaw] 국제계약은 잘 체결하는 것보다도 잘 관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계약을 엄격하게 준수하면서 거래를 하는 것 보다 서로 양보하면서 정겹게 소통하면서 거래를 하는 것을 더 좋아한다. 거래를 하면서 계약조건을 따지는 모습이 매몰차고 인정이 없는 소인배로 비춰지기도 한다. 계약이라는 제도는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것이지만 여전히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맞지 않는 옷처럼 늘 불편한 것이다. 한국기업은 국제거래에서 성공하려면 계약을 잘 체결해야 한다는 말을 늘 들어 왔기 때문에 국제계약을 제대로 체결하려고 신경을 많이 쓴다. 변호사의 자문도 받는다. 계약협상에도 심혈을 기울인다. 그런데, 계약을 체결하고 난 다음이 문제이다. 이렇게 공을 들여 계약을 체결하였지만, 계약이 서명되고 나면 계약서는 바로 책상서랍으로 들어간다. 더 이상 계약서를 보지 않는다. 거래를 진행하면서 외국기업이 대금지급을 늦게 해도 한국기업은 기다려 준다. 가끔씩 독촉하기도 하지만, 서로 감정이 상할까 봐 계약상 권리를 내세우거나 계약위반상황임을 외국기업에 통보하려고 하지 않는다. 외국기업이 계약상 다른 조건들을 위반하기 시작해도 마찬가지이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가면 힘들게 협상하였던 계약조건이 무엇인지도 다 잊어 버린다. 이럴 것이라면 왜 힘들고 복잡하게 계약조건에 대한 협상을 하였는지 의문이 든다. 외국기업 같았으면, 한국기업이 계약과 달리 움직이면 바로 계약조항을 들이대면서 계약을 위반하였다고 알리고, 이에 대한 조치를 강구할 것이며, 서로 원만히 타협이 된 부분도 서류로 증거를 남겨 분명히 정리하고 가려고 할 것이다. 세월이 흘러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상황이 생기면 한국기업은 그때에야 비로소 서랍 속에 들어 있던 계약서를 꺼내어 본다. 계약대로라면 상대방에서 계약위반을 한 것 같기는 한데, 거래가 진행된 내용을 보면 처음부터 계약대로 진행되지 않았으니, 상대방에게 계약위반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 변호사도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이것이 국제계약에 대한 우리의 일반적인 태도이다. 계약이라는 것은 거래의 매뉴얼이다. 계약대로 거래를 하자는 것이 당사자의 뜻인 것이다. 항상 계약내용을 검토하고 숙지하고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계약이라는 제도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맞지 않는 문화이다 보니, 계약이 거래의 매뉴얼의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이다.

2015-06-18 11:49:07 강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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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형의 본초 테라피] 다이어트 돕는 한방차

여름철에는 입맛은 떨어지고 갈증과 더위 때문에 커피나 탄산음료 등 다양한 음료를 많이 찾게 된다. 하지만 이는 다이어트에 방해가 되기 때문에 칼로리가 낮고 신진대사를 촉진해주는 한방차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녹차는 다이어트 기간 자주 마시면 지방 분해 촉진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녹차에 풍부한 카테킨 성분은 혈관에 쌓이기 쉬운 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을 제거해주는 역할을 한다. 여름철 몸에 열이 많아 갈증이나 더위를 견디기 힘든 사람들의 경우 찬 성질의 녹차가 도움이 된다. 강한 식욕을 억제하는 데도 도움이 되며,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에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다. 오미자는 유기산이 풍부해서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 과도한 스트레스는 기름지고 단 음식을 당기게 하고, 과식과 폭식을 부를 수 있기 때문에 다이어트의 적이다. 따라서 스트레스로 예민해진 신경을 안정시켜줄 수 있는 오미자가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하기 때문에 신진대사를 촉진하며 여름철 피로 회복에도 도움이 된다. 다만 오미자차를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오미자의 신맛이 식욕을 오히려 촉진할 수도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입 안을 상쾌하게 해주는 박하차도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 박하사탕을 먹으면 입 안이 시원한 느낌이 드는 것처럼 여름철 체내 열기를 식혀주는 데 도움이 되며, 통증을 완화하며 긴장이나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특히 기혈의 순환이 원활하지 못할 경우 독소나 노폐물이 우리 몸 곳곳에 쌓이면서 살이 찌기 쉬운 상태가 되는데, 박하차는 기혈의 소통을 원활하게 만들어준다. 막힌 곳을 뚫어주고 뭉친 기운을 풀어주기 때문에 기혈의 순환이 좋아지고 신진대사도 좋아진다. 몸이 많이 차거나 수분 대사가 잘 되지 않는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도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 물은 노폐물 배출을 촉진하며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만들어주는 데 도움이 되므로 다이어트 기간에는 물이 부족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김소형 한의사(bonchotherapy.com)

2015-06-17 13:59:24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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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헌변호사의 BizLaw] 국제계약 협상에도 뒷심이 필요하다

내가 국제거래 업무를 하면서 느끼는 것은 우리나라 기업은 외국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뒷심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유리한 국제계약을 체결하기 위해서 협상에 혼신의 힘을 기울이지만, 막상 마지막 계약체결 단계가 되면 지쳐서 더 양보하더라도 계약체결을 빨리 마무리하고 싶어한다. 이것은 국제계약 체결에 대한 내부통제시스템이 없는 경우 많이 생기는 현상인데, 협상책임자가 모든 것을 혼자서 책임지고 의사결정을 하면서 협상을 진행해야 하게 되면 마지막에 쉽게 지치게 되고 중요한 포인트를 놓치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회사인 B사와 장기공급계약을 체결하게 된 한국의 A사는 양보의 선을 정해 두고서 치열한 협상을 해 왔었다. 그러나, 계약협상을 하는 동안에도 생산을 위한 준비도 해야 하고, 자금도 마련해야 하는 등으로 많은 준비를 해 온 A사로서는 빨리 계약을 체결하고 생산을 시작하는 것이 중요했다. 계약체결이 지연되어 생산이 늦어지게 되는 것도 A사로서는 부담이었던 것이다. B사도 A사와 마찬가지로 빨리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절실하였다. 그러나 B사는 사내 법무팀의 검토 등을 이유로 계약체결을 지연하였고, 결과적으로 B사는 계약체결 마지막 단계에서 A사로부터 추가적인 양보를 받아내었다. 또 다른 사례에서 한국기업인 C사는 외국기업인 D사와 계약협상을 마무리하고 D사의 본사로 담당임원이 출장을 가서 계약체결식을 준비하였다. 계약체결식 당일 D사는 계약의 당사자를 D사에서 자신의 계열사로 바꾼 계약서를 들이밀면서 이건 거래는 계열사가 담당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고, 모기업인 D사가 책임을 질 것이니 걱정하지 말라고 이야기했다. C사의 담당임원은 갑작스런 변화에 어찌해야 할 지를 몰랐다. 이런 상황에서는 과감하게 서명을 거부하고 새로 계약의 당사자가 되는 회사에 대한 조사를 하고 다시 계약 진행여부를 판단하여야 하는 것이 정석이다. 그러나, 법률전문가가 아닌 C사의 담당임원으로서는 계약의 당사자가 계열사로 바뀌었다는 이유만으로 서명을 거부하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던 것이다. 엉겁결에 D사의 말을 믿고 D사의 계열사를 당사자로 하여 거래를 진행하였는데 결국 분쟁이 생기고 말았다. 모기업인 D사는 책임이 없다고 발뺌을 하고 그 계열사는 재산이 없어서 C사는 큰 손실을 입게 되었다.

2015-06-17 13:36:27 강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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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치선의 세상만사]국민의 눈 보며 '눈물 흘리는 정부'가 필요하다

[메트로신문 최치선 기자] 얼마 전 만리장성에서 젊은 남녀가 포옹을 하는 사진이 페이스북에 올라왔다. 이 둘은 10년간 연인이자 행위예술가로서 함께 해왔는데 만리장성 퍼포먼스를 끝으로 헤어졌다고 한다. 이별을 표현하기 위해 남자와 여자는 만리장성 양 끝에서 출발했고 90일 동안 걸어 중간에서 만났다. 그리고 둘은 한 번의포옹 후 각자의 길을 떠났다. 그후 20년 만에 뉴욕의 어느 이벤트 현장에서 이들은 재회를 하게 된다. 다음 장면을 보니 행위예술가 마리나 아브라모비치는 의자에 눈을 감고 앉아 있고 맞은편 의자에 관람객이 와서 앉는다. 그녀가 눈을 뜨면 서로 눈을 바라보면서 어떤 말도, 움직임도 없이 1분 동안 마주보는 것이 퍼포먼스의 규칙이다. 하루 7시간씩 3달동안, 총 736시간 30분 동안 이어졌고, 1500여명의 관람객과 눈을 마주쳤다. 그 중 한 명이 바로 10년 전 애인이었던 서독의 행위 예술가 울라이였다. 줄을 선 채 기다리던 울라이가 마침내 차례가 되어 그녀 앞에 마주 앉게 된 것이다. 백발의 울라이는 역시 세월이 흘러 나이가 든 마리나의 얼굴을 바라본다. 1분 동안 둘 사이에 어떤 감정이 오고갔는지 아무도 모르지만 1분이 흘러갈 쯤 마리나가 팔을 뻗어 울라이의 손을 잡는다. 울라이의 눈에서 눈물이 맺혔고 마리나의 눈에서도 이미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메르스로 전국이 어수선한 이 때에 왠 뜬금없는 외국인 사랑타령이냐고 할 수 있지만 사람 사이의 관계가 점점 옅어지는 것이 안타까워서 두 행위예술가의 이야기를 해 보았다. 정부와 대통령은 메르스 환자가 162명, 사망자 20명, 격리자는 곧 1만명이 될 상황이 벌어졌는데도 여전히 중동감기쯤으로 알고 손만 깨끗이 씻으면 된다고 한다. 대구 남구청 공무원은 이말을 믿고 자신이 스스로 메르스를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해 20여일 동안 일상생활을 하면서 신고를 안했다. 그 결과불특정 다수의 접촉자들이 메르스 감염에 노출된 상태로 공포에 떠는 상황이 됐다. 외국에서는 이미 대한민국을 기피대상국가로 지정했다. 해외여행자의 국내방문 취소 상황은 심각할 정도다. 사후약방문으로 정부에서는 외국인에게 3000달러를 주겠다고 유혹했다. 네티즌들은 '정부가 제정신이 아니다. 국민들에게 마스크도 지급하지 못하면서 사지로 외국인을 끌이들이려 한다' 며 강도높은 비난을 쏟아냈다. 누가 봐도 넌센스 같은 대응들이 정부에서 나오고 있는 것을 보며 웃음보다는 안타까움과 당혹스러움이 앞선다. 이미 세월호를 통해 충분히 국가 위기가무엇인지 경험을 한 정부인데도 메르스를 대처하는 모습은 그 때와 별반 다를 게 없어 한심스럽다. 국민을 정말 생각하고 사랑한다면 앞서 행위예술가 마리나와 울라이처럼 1분만의 교감을 통해서라도 눈물이 흐를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지만 안타깝게도 지금의 정부는 국민과의 사랑은커녕 어떠한 소통도 원치 않는 듯 보인다. 그러지 않고서야 이렇게 철저히 방치하고 무시할 수는 없는 일이니 말이다. 지금의 메르스사태를 보면서 정부가 국민을 외면하면 할수록 정부는 더욱 고립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국민과 소통하지 않고 국민을 사랑하지 않는 정부를 국민 역시 철저히 외면할 것이기 때문이다.

2015-06-17 13:35:34 최치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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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병형의 딴생각] 메르스 공포, 국민이 겁쟁이라서?

[메트로신문 송병형기자] 대학시절 생물심리학 전공수업 실험실에서 들은 말이다. "고양이도 쥐처럼 네오포비아(neophobia)가 있는데 결과에 영향이 있을 거 같아 걱정이다." 포스트닥터를 갓 마치고 심리학 교수진에 합류한 선배의 말이었다. 수강생들은 당시 어느 회사가 내놓은 식품첨가물이 고양이의 행동 학습에 미치는 효과를 실험 중이었다. 네오포비아란 새로운 것에 대한 공포다. 자연과학이 된 현대 심리학은 공포마저도 계량화가 가능하다. 신경세포 간 전기화학적 신호전달을 매순간 기록하고 뇌세포의 구조변화를 분석하면 된다. 다행히 네오포비아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강생들이 고양이를 안심시키기 위해 조별 경쟁까지 벌인 결과다. 우리 조만 해도 실험실에서 살다시피 해가며 우리 조가 맡은 고양이에 정성을 쏟았다. 박근혜 대통령은 16일 수업을 재개한 초등학교를 방문해 학생들에게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라는 게 어떻게 보면 중동식 독감이라고 할 수 있다"며 "우리로서는 처음 (경험하는) 독감 종류지만 당황스럽기도 하고 처음 겪는 거라서 혼란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몇 가지 건강습관을 잘만 실천하면 메르스 같은 것은 무서워할 필요가 전혀 없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전날 수석비서관회의에서도 "국민들의 일생생활이 정상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말했다. 메르스에 대한 공포가 과도하다는 지적이었다. 박 대통령의 발언을 심리학적 관점에서 '번역'하면 "신종 독감에 불과한 메르스에 대해 국민적 네오포비아 현상이 만연해 있다. 사회적 불안과 경기 침체는 네오포비아의 결과다"라고 할 수 있다. 네오포비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공포감을 가진 사람이 그 공포감을 누를 수 있을 정도로 신뢰하는 사람이 필요하다. 심리학자들의 말이다. 처음 보는 음식을 거부하는 아이들에게 부모가 음식을 권하는 게 그런 이유다. 물론 부모가 무작정 "걱정말라"고만 해서는 통하지 않는다. 문제가 없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보통은 부모가 아이 앞에서 직접 먹는 모습을 보여준다. 공포 전문가로 알려진 폴 슬로빅 미국 오리건대 심리학교수는 연합뉴스에 "(정부가 메르스 공포를 진정시키려면) 일단 방역작업에서 유능함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정부는) '우리가 제일 사안을 잘 알고 있으니 무조건 지시를 따르라'거나 '비이성적 행동을 삼가라'는 식의 태도가 있는데 많은 위기 사례를 보면 이런 대처는 사람들의 분노를 산다"고 했다. 국립암센터의 명승권 박사는 최근 방송에 나와 "일부 사람들은 삼성서울병원, 의료진을 비판하는 경우도 있는데 개인이나 어떤 기관의 문제라기보다는 정부나 보건당국의 통제, 특히 리더십이 부족한 것"이라며 "리더십의 부재가 지금의 결과를 낳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015-06-16 19:22:08 송병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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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의 세상보기]사투 벌이는 메르스 의료진 인력지원 시급하다

난리도 이런 난리가 또 있을까.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사태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메르스 발생 26일째인 15일 오전 현재 감염 확진자가 5명 증가한 150명, 사망자도 2명 늘어 16명으로 치명률 10.7%를 기록했다. 밤사이 격리자도 5216명으로 급증했고 1만명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하니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우려했던 4차 감염자가 발생해 지역사회 감염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정부가 메르스 감염 확산의 진원지인 삼성서울병원에 자체 역학조사 등을 맡겨놓고 수수방관하면서 사태를 악화시킨 사실이 확인되면서 국민들의 분노가 커져가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은 방역 실패를 인정하고 오는 24일까지 부분 폐쇄 조치를 단행했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라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더욱 심각한 것은 메르스 파장이 일파만파로 확산된데다 극심한 가뭄마저 전국을 강타해 우리 경제가 휘청되고 있다는 점이다. 초기 대응 실패로 한국 여행을 자제할 것을 권고하는 국가들이 늘면서 국제사회로부터 고립도 점차 심화되는 등 총체적 난국에 빠진 형국이다. 국내외 주요 기관들은 메르스 확산에 따른 경제적 충격이 세월호 참사 때보다 훨씬 클 것이라는 전망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메르스가 홍콩사스 사태처럼 3개월간 지속될 경우 올 한국의 성장률이 0.8%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경제연구원도 보고서를 통해 8월말까지 사태가 지속되면 사회적 비용이 20조원 이상 소요될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은행은 경기회복 속도가 더딘데다 수출부진에 메르스 악재까지 터지자 선제적 조치로 기준금리를 연1.75%에서 1.50%로 전격 인하했다. 메르스 여파가 장기화되면 성장률이 2%대로 추락할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기준금리 인하와 함께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해 패키지 부양책을 사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편성이 필요하면 가능한 한 빨리하는 것이 좋지만, 최종 판단은 6월말까지 경제 상황을 보고 판단하겠다"고 밝혀 추경 편성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경기침체를 우려해 기준금리 인하나 추경 편성을 논하기보다는 모든 역량을 총동원,하루라도 빨리 메르스 확산을 차단시키는 것이 급선무라고 충고한다. 공포가 확산되고 있는 만큼 국민들이 건강한 일상으로 돌아가도록 실시간으로 정보를 공개해 불신을 해소하고 적극적인 협조도 구해야 한다. 전쟁터나 다름없는 최일선에서 의료진들이 메르스와의 눈물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의사와 간호사들이 과중한 업무에 지쳐가고 있다. 그들이 희망의 끈을 놓지 않도록 격려는 물론 교대 인력지원 등 대책을 최우선적으로 강구해야 함은 두말할 것도 없다.

2015-06-16 06:01:02 김하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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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헌변호사의 BizLaw] 국제분쟁 생기면 가능한 한 초기에 해결해야

국제거래에서 분쟁이 생기면 이 분쟁이 시간이 흐름에 따라서 변화하는 것 같다. 분쟁의 초기에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분쟁이 깊어지게 되면 전혀 해법이 되지 못하기도 하니, 분쟁은 언제 해결하느냐에 따라서 결과는 많이 달라진다. 실제로, 미국의 B사는 한국의 A사에 대하여 계약금액을 지급하여야 하는데 자금사정이 어렵다며 지급을 지연해 왔다. A사의 입장에서는 B사가 자금사정이 어렵다고 하니, 다른 방법이 없다고 생각하면서 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서 계속 독촉만을 하였다. B사는 A사에게 일부 금액은 회사 주식으로 주겠다고 하여 주식을 받기도 하였으나, 회사가 망하면 아무런 소용도 없는 주식일 뿐아니라,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보기 힘든 주식이었다. 세월은 자꾸 가고 계약금액은 대부분 연체가 되었다. B사의 자금사정이 나아질 기미도 보이지 않고 B사의 부도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하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설상가상으로 B사에 대한 다른 거래업체인 C사도 B사에 대한 채권을 가지고 소송을 제기하여야 하는 상황이 펼쳐졌다. B사는 A사에 대해서 대금을 지급할 것이니 기다려 달라고 하고, 만약 기다리지 않고 A사가 법적 조치를 취한다고 하면 결코 A사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하였다. A사로서는 B사가 계약을 위반하여 대금지급을 지연할 초기에 B사와 분명하게 해결책을 협의하고 그것을 문서화시켜 놓는 것이 필요하였다. 만약 B사가 입장을 분명하지 않으면 그 때 바로 미국에서 소송을 하여 관계를 정리할 수 있었고, 지금과 같이 불필요하게 시간을 낭비하면서 오랜 시간을 불안 속에서 지낼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A사로서는 B사의 자금사정을 감안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 몰라도 A사가 초기에 권리관계를 분명하게 정하지 않음으로 인하여 B사로서는 A사에 대한 대금을 지급하지 않더라도 문제가 없을 수 있다는 오해를 하게 만든 점이 없지 않다. 대금을 면제해 주겠다는 것이 아니라면, 사정의 변경이 생길 때 그 변경을 계약문서에 반영하는 등 조치를 즉시 취하는 것이 분쟁을 예방하는 길이다.

2015-06-15 15:17:49 강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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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트렌드 읽기] 깨어있는 나

누군가의 쇼핑을 돕는 일은 어렵다. 상대방의 취향을 모르기 때문이 아니라 그에게 어울리는 제안이 수용될 확률이 낮기 때문이다. 제3자적 판단, 즉 객관적 시각에서 상품의 좋고 나쁨 혹은 어울리고 어울리지 않고를 얘기하는 게 수용되기 힘들다는 얘기다. 당사자 눈에는 절대 차지 않는다. 때로 괜찮아 보이기도 하나 반복되는 의구심에 추천 상품에 대한 구매는 쉽지 않다. 이럴 때의 대부분은 ‘좋아 보이는데 나한테 안 어울려’라고 변명인지 설명인지 사과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뉘앙스의 말로 얘기가 끝나기 마련이다. 도우미 입장에서는 ‘왜 끌고 다니는 거니’ 싶다. 사람은 자신이 입던 것, 쓰던 것, 먹던 것이 아닌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먹는 것은 그나마 상대방에게 큰 불편을 주는 두려움은 아니지만(물론 가족이나 특수관계인에 해당하는 가까운 사이에는 매우 심각할 수 있다) 외모의 치장과 관련된 것은 다르다. 구매행위에 대한 동반활동 자체를 포기하게 만드는 게 대부분이다. 특히, 여자가 구매자고 남자가 동반자라면 이 문제의 심각성은 매우 크다. 여자의 경우 ‘취향’으로 대변되는 강한 주장이 쉽게 꺾이지 않기 때문이다. 또, 어지간한 남자가 여자의 구매 취향을 이해해서 그 이상의 제안을 하는 것 역시 쉽지 않다. 최근 사람들 사이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호기심 유전자’는 매우 그럴 듯 해 보인다. 뭔가 도전적이고 창조적이고 실험적인, 다른 사람보다 앞서 가는 사람의 상징처럼 대두되고 있다. 그렇기도 하다. 호기심이 강한 사람은 누군가의 제안이나 추천에 관대하다. 일단 수용해보고 그 결과를 가지고 지속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한 가지 이런 사람들은 안정성이 매우 떨어진다. 어떤 물건이건 일정 시간 이상을 사용해야 자기 것으로 흡수되기 마련인데 이 시간을 견디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싫증을 잘 내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그리고, 자신이 경험하거나 판단한 일부를 전체로 둔갑시켜 믿는 오류를 범한다. 학계에 따르면 호기심은 뇌의 각성이 부족한 사람에게 많이 나타나는 현상이다. 정신이 멍할 때 커피를 마셔서 뇌를 각성시키는 것처럼 평소의 뇌 상태가 다른 사람보다 덜 각성돼 있기 때문에 스스로 각성시킬 뭔가를 찾아낸다는 것이다. 결국 우리는 항상 깨어있기를 원한다는 것인데, 이게 핵심이다. ‘깨어있는 나’가 되려는 본능. 누구나 그 본능을 추구하다. 쇼핑을 통해서든, 모바일 기기를 통해서든, 정치적 이슈를 통해서든. 그러니 상대방의 반응이 달갑지 않다 해도 포기하지 말자. 서로를 깨워주는 노력이 필요한 시대다.

2015-06-15 14:55:54 메트로신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