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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국의 경제이야기]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뒤집기 승부를 기대하며

 구본무 회장은 1995년 럭키금성그룹회장으로 취임했다. 구회장은 회사명을 럭키금성그룹에서 LG그룹으로 바꾸는 첫 작업을 했다. 국제화에 맞게 기업이름을 바꿔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LG하면 떠오르는 그룹이 삼성이다. 두 그룹은 사이가 좋은 그룹이었다. 故 구인회 엘지그룹창업주와 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는 고향사람이자 사돈지간이다. 동양방송(TBC)을 5대5로 투자해 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삼성이 가전사업을 하면서 둘 사이는 틀어지게 됐다. 그때부터 줄곧 엘지와 삼성은 라이벌로 서로 으르렁 거렸다. 엘지가 만들면 바로 삼성이 치고 나오고 삼성이 치고 나가면 LG가 다시 덤벼들었다. 1997년 외환위기 때 정부는 구본무 엘지그룹회장에게 압력을 넣어 LG반도체를 포기하게 했다. 구회장은 "모든 걸 포기했다"는 말을 남기고 회사를 매각했다. 전경련에도 오랫동안 나오지 않았다. 반도체를 잃은 LG그룹은 그때부터 삼성과 그룹외형에 차이가 났다.  물론 구회장이 취임하고 그룹매출이 30조원대에서 150조원대로 5배가량 성장했다. 그룹 매출의 3분의2(100조원)를 해외에서 올렸다. 직원수는 10만명에서 22만명으로 늘었다. 시가총액도 10배 늘었다. 하지만 삼성그룹은 반도체와 휴대폰에서 애플과 함께 세계 최고의 회사가 됐다. 삼성그룹의 매출은 이미 300조원을 훌쩍 넘어섰다. 물론 엘지도 가전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회사가 되었지만 말이다.  구 회장은 취임 이후 전자, 화학, 통신서비스 등 3대 핵심 사업과 에너지·소재부품을 차세대 먹을거리로 선택했다.  LG그룹은 삼성과 다르게 인수·합병 보다는 합작을 선호해왔다.구인회 회장이 사업을 할때 사돈인 진주 갑부 허만정(LG그룹 공동창업자이자 GS그룹의 설립자)의 재무적 투자로 LG를 만들었다. 최근에 LG와 GS그룹으로 헤어졌지만 두 그룹은 아직도 끈끈한 우정을 지키고 있다. 또 구회장은 네덜란드 필립스와 합작해 LG디스플레이를 세웠다. 엘시디(LCD) 패널과 디스플레이 시장 1위 기업이다.  엘지화학은 2차전지 (충전해 사용할 수 있는 배터리 rechargeable battery)를 만들어 현대차, 미국의 지엠(GM), 포드 등 세계적 자동차업체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엘지전자는 에어컨, 세탁기 등 가전제품 세계1위 기업이 됐다. 엘지텔레콤, 엘지데이콤, 엘지파워콤 을 합쳐 엘지유플러스로 바꿨다. 시장점유율을 10%대에서 20%로 올렸다.  얼마 전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의 빅딜로 시작된 재계 간 그룹빅딜은 막을 내렸다. 한때 삼성그룹의 가장 막강한 경쟁회사였던 엘지그룹은 조용했다. M&A (인수·합병)은 LG의 스타일이 아니고 기업 전통도 아니다. 선대 때부터 내려온 동업자를 존중하고 한번 내 뱉은 말은 철저하게 지키는 집안 전통이 있어서다.  처음으로 엘지그룹은 대우건설인수를 추진했지만 형제기업에 가까운 GS그룹이 참여하자 그만 뒀다. 얼마 전 LG화학이 동부팜한농과 LG하우시스가 독일의 소재회사인 "호르슈크"인수를 검토한 것이 전부다. 두 회사 인수금액을 합하면 1조원이 된다. 물론 자잘한 기업을 계열사에서 사들인 건 제외하고 말이다.  다시 한번 LG그룹의 삼성그룹을 향한 반격이 조용히 시작되고 있다.  세계자동차 시장이 요동을 치고 있다. 삼성과 에플의 경쟁은 스마트폰에서 시작해 스마트TV로 옮겨갔다. 이제는 자동차로 옮겨가고 있다. 애플은 구글과 스마트카 시장 선점을 위해 다양한 제품을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스마트기능은 기본이고 거기에 친환경이 더해진 전기차가 대세가 되고 있다. 배터리와 그와 관련된 기술이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GM은 2017년 시판을 목표로 하는 주행거리 320km의 전기차 볼트(BOLT)를 발표했다. 이 차에는 LG가 만든 구동모터와 배터리 등 11가지 핵심부품이 들어간다.  삼성SDI는 2차 전지 분야 세계 제1기업이고 바로 그 뒤를 LG화학이 무서운 기세로 쫓고 있다.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도 독일과 미국을 오가며 자동차 회사 오너들을 만나고 있다. 삼성은 자동차 산업에 진출하는 것이 아니라고 선을 긋지만 관련업계는 기정사실로 보고 있다.  LG화학과 삼성SDI는 전기차용 배터리에서 라이벌 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독일 폴크스바겐그룹의 자회사인 아우디가 1회 충전에 500Km 이상을 주행한다는 콘셉트카의 차세대 배터리 개발 파트너로 삼성SDI와 LG화학을 선택했다.LG화학은 미국 공장에 이어 중국 남경 공장에 연간 10만대 이상의 전기차에 공급이 가능한 배터리 공장을 준공해 내년부터 생산한다고 한다.삼성SDI는 지난 5월 세계적 자동차 부품사인 마그나의 전기차용 배터리 팩 사업을 인수해 SDIBS(삼성SDI 배터리시스템스)를 세웠다.차세대 먹거리로 성장 중인 전기차 배터리는 10년 내 엄청난 매출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그 중심엔 LG화학, 삼성SDI,일본, 파나소닉이 있다.  또 관련 자동차 사업의 핵심 기술을 누가 앞서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그룹의 운명이 걸려있기도 하다. 삼성과 애플의 잰걸음 뒤에는 LG그룹이 무섭게 뒤를 쫓고 있다.  삼성은 애플의 스마트폰을 뒤따라 성공했고 다시 애플은 전기차와 스마트카에서 삼성과 싸움을 준비하지만 가장 강력한 기업은 LG그룹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구본무 엘지그룹 회장은 겉치레보다 내실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이다.  언론사 행사에 나올 때도 다른 재벌회장과 달리 비서한명이 전부다. 대한민국 2~3위 그룹 총수라 믿기지 않을 정도로 소탈하다. 그가 조용히 준비한 삼성과의 라이벌전이 조만간 세계무대에서 펼쳐 질것이다.  옛날처럼 두 그룹이 엎치락 뒤치락하는 소리가 세상에 울려 퍼져 대한민국 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2015-12-15 20:47:18 온라인뉴스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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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형의 본초 테라피] 겨울철 원기 회복 돕는 해산물

겨울철 찬 바람에 몸이 움츠러들고 면역력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보양식을 찾게 된다. 특히 제철 해산물은 피로와 스트레스로 인해 심신이 지쳐 있을 때 기력 회복을 돕는 영양식이 된다. 겨울철 해산물은 대부분 찬 성질을 갖고 있다. 몸이 차고 소화력이 좋지 않은 소음인들은 해산물을 많이 먹을 경우 탈이 나기 쉽다. 그래서 소음인들은 해산물 중에서도 따뜻한 성질을 갖고 있는 홍합과 명태를 먹는 것이 좋다. 홍합은 몸을 따뜻하게 보하며 혈액순환을 촉진하기 때문에 여성들의 수족 냉증이나 냉 대하 등의 예방에 도움이 된다. 자궁 내 찬 기운이 많아서 어혈이 생성될 경우 생리불순, 생리통 등이 발생하기 쉬운데 이런 경우에도 홍합이 좋다. 자궁 내 어혈을 제거하고 철분이 풍부해서 부족한 혈액 보충에도 좋다. 특히 홍합은 신장과 간장의 기능을 보하기 때문에 피로와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되고, 몸이 허약한 사람들이나 기력이 약해서 밤에 식은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들에게 좋다. 명태도 몸이 찬 사람들에게 좋은 해산물인데, 단백질이 풍부하고 지방은 적기 때문에 원기 회복에 좋고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된다. 명태에 풍부한 아미노산은 간 기능을 보하며 해독 작용을 도와 연말에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들의 숙취 해소에도 효과적이다. 명태의 간유에는 비타민 A가 풍부하기 때문에 피부와 모발의 탄력 유지에 도움이 되며, 컴퓨터나 스마트폰 사용이 잦아 안구 건조증이나 시력 저하 등을 겪는 현대인들의 눈 건강에도 좋다. 명태에는 트립토판 성분도 풍부해서 불면증을 다스리는 데도 좋다. 굴은 찬 성질을 갖고 있어서 몸에 열이 많아 가슴이 답답하고 갈증을 많이 느끼는 사람들에게 좋다. 특히 남자들에게 좋다고 잘 알려진 굴에는 정력 강화에 효과적인 아연 성분이 풍부하다. 남성호르몬의 분비를 촉진하기 때문에 갱년기 남성들의 건강 식품으로도 좋다. DHA가 풍부해서 아이들의 두뇌 발달에도 좋고, 노인들의 치매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김소형 한의학 박사 (bonchotherapy.com)

2015-12-15 15:46:24 메트로신문 기자
이상헌칼럼-메르스가 바꾼 창업시장

희망으로 시작했던 2015년 창업 시장은 암울한 성적표를 받았다. 워낙 어려운 경기환경에 세월호로 인한 아픔과 절망의 2014년을 보내며 2015년은 나아질거라는 희망이 앞선 한해였다. 많은 프랜차이즈 기업들이 신규 브랜드를 출시하고 기존의 브랜드도 리뉴얼과 상품개발 등에 나서며 희망에 불을 지폈다. 밥버거와 닭강정,염색방,눈꽃빙수, 커피아이템로 시작된 2014년도 호황업종이 2015년도 그 여세를 이어갈지가 관건이었다. 2015년 창업시장에는 합리적인 가격, 건강과 환경,복고 그리고 여성과 어린이를 타겟으로 하는 아이템들이 창업자들의 시선을 잡았으며 한편으로 관련 아이템들이 유행 아이템으로 끝날지 우려도 공존하는 한해였다. 전체적 창업비용은 양극화 양상을 보였으며 점포형 창업의 경우 중대형과 소형으로 극단적 형태의 이분법적 규모형 창업이 주를 이뤘다. 또한 프랜차이즈 기업의 모럴해저드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기도 했다. 유명 브랜드들이 사회적 약자인 가맹점주를 위한 희생과 노력보다 기업의 이윤적 실속경영이 도마에 오르고 이에 따라 세무조사와 기업대표의 구속으로 이어진 일련의 사태가 창업시장의 찬물을 끼얹기도 했다. 그 어느때 보다도 개인창업을 선호하는 현상이 나타났던 2015년이었다. 개인창업을 위한 전수형창업형태의 기술전수를 위한 교육이 활발히 진행됐으며 정부기관과 학교·단체를 중심으로 기술전수와 자금지원을 위한 교육프로그램도 많았다. 브랜드 중심의 유명아이템과 실생활 중심의 서민형 아이템의 약진이 부각된 시기이기도 하다. 건강에 대한 관심의 증가로 인한 정크푸드의 도태와 함께 대기업을 중심으로한 한식브랜드의 약진도 두드러지게 성장한 상반기였다 패밀리레스토랑의 성장동력이 멈춘 대형 외식시장에서 비비고를 중심으로한 한식의 뷔페형 아이템이 고객의 사랑을 받고 단위당 매출이 증가함에 따라 식재의 신선도와 즉석가공시스템의 도입으로 고객들이 건강과 복고적 소비심리를 잡은 마케팅전략이 대중적 소비를 이끌어왔다. 그러나 희망은 오래가지 않았다. 특히 6월부터 사회적 문제로 메르스의 영향은 전반적으로 어려운 창업시장에 가장 큰 위기로 작용했다. 전염성 바이러스의 영향으로 대부분의 행사가 취소되거나 축소 운영되고 참관객 또한 급격히 줄어드는 현상으로 창업시장 역시 위축됐다. 메르스로 인해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트렌드는 창업시장도 바꿔놓았다. 하반기에는 전통적인 먹거리 외에 세탁편의점, 기능성식품점, 건강보조식품전문점, 전통한식전문점, 소호형헬스클럽 등이 관심을 받았다. 또 안전장비판매점, DIY전문점, 천연소재전문점등이 주목받았다. 외식업 가운데서는 대외 활동을 기피하는 분위기때문에 배달형 아이템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다. 피자전문점, 죽·반찬배달전문점, 족발·보쌈등 전통 배달아이템은 대표적인 메르스 수혜 업종으로 떠올랐다. 내년 창업시장은 지난 2년간의 변수로 인해 특정 아이템으로 쏠림보다 춘추전국시대가 예상된다. 많은 아이템이 넘쳐나는 만큼 창업자의 주의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철저히 선호하는 아이템에 대한 소비성향의 변화 그리고 구매주기와 평균 객단가의 하락을 막을 수 있는 창업 아이템을 고려 해야한다. 전체 창업의 78.3%가 점포형 창업이듯이 점포 입지 선정에 따른 고객의 유입과 소비력을 근간으로 한 전수조사의 세심함도 필수다.

2015-12-14 18:12:05 유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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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영의 명화 에세이] 스펙 성형? 마음 성형!-조나단 예오(Jonathan Yeo)

얼마 전 친구와 대화하면서 '스펙성형' 이라는 단어를 들었다. 외모도 스펙의 일부이니 20대들이 취업을 위해 성형을 하는 것이 유행이라는 것이다. 취업을 위해 예쁜 얼굴을 만들고, 더 좋은 인상을 남기기 위한 성형이라면 나는 그리 나쁘지 않다고 본다. 이제는 외모도 경쟁력인 시대고 자기 관리라고 생각한다. 다만 중독되어서는 안 될 것이고, 모두가 똑같은 얼굴이 되는 것은 장난감 매장의 박스 속 인형들 같아서 싫다. '스펙 성형'과 함께 '마음 성형'도 이루어져야한다는 생각이다. 많은 나이는 아니지만 나 역시 새로운 직원을 뽑게 되는 경우가 종종 찾아온다. 외모가 예쁜 분도 면접을 보러 오고,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도 온다. 하지만 결국 사람을 잡아끄는 매력은 그 사람의 태도와 마음이다. '일을 사랑하는 마음, 소통하려는 마음, 열심히 해보겠다는 열정…' 이런 예쁜 마음들은 늘 외모를 이긴다. 물론 외모를 발전시키는 에너지와 마음을 성형하는 에너지…둘 다 중요하다. 비슷한 무게를 가진 아이들끼리 시소를 타야 비로소 시소라는 기구가 재미있게 진행되는 것처럼 긍정적인 외모의 무게를 키우는 것만큼 긍정적인 마음의 무게도 함께 키우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다. 영국 현대미술작가인 조나단 예오(Jonathan Yeo/1970~)는 여자의 성형수술을 다루는 그림들을 독특하게 표현한다. 성형수술 하기 전 그녀들의 눈동자에서 마음이 읽혀진다. '예뻐지고 싶다. 변하겠지? 조금만 참자.' 그는 요즘 사람들이 영원한 젊음을 위한 노력의 하나로 성형수술을 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현실적이지만 조금은 그로테스크한 이 이야기들은 오늘도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그는 성형 시리즈 이외에도 초상화가로 활동 중인데 필립 왕자, 에린 오코너, 토니 블레어, 데이비드 카메론, 패리스 힐튼 등의 초상화를 그려 2000년대에 국제 미술시장에서 반짝반짝한 스타가 되었다. 얼굴에는 80개의 근육이 있는데 그 가운데 소근, 구각하제근, 대협골근, 구륜근 등이 표정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근육들이라고 한다. 이 근육들은 웃을수록 얼굴의 형태의 좋은 영향을 미치고 혈액순환을 돕는다. 웃는 연습도 습관이다. 억지로 웃는 것도 효과가 있다고 하니 외모와 마음 성형의 또 다른 방법은 '웃음 성형'이 아닐까? 오늘은 모두 큰 웃음으로 마음도, 외모도 즐겁게 성형하는 하루가 되기를. 작품출처:http://jonathanyeo.com/ ⓒ이소영(소통하는 그림연구소-빅피쉬 대표/bbigsso@naver.com/출근길 명화 한 점, 그림은 위로다, 명화보기 좋은 날 저자)

2015-12-11 07:00:00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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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국의 경제이야기] 이준용 대림그룹 명예회장이 그리운 이유

이준용 대림그룹 명예회장은 재계의 신사다.  말수가 적지만 말과 행동이 같아서다. 그에게선 강압된 권위라는 것을 찾아 볼 수가 없다. 또 30대 그룹에서 대림그룹만큼 홍보를 안하는 기업도 드물다. 이재준 고 명예회장이 소탈하고 부지런했다면 이준용 대림그룹 명예회장은 행동으로 세상과 소통한 경영자였다.  4년전 가을 어느날 병원에서 이 명예회장을 만났다. 병원 접수실은 사람들로 가득했다. 자리에 앉아 신문을 뒤적이는데 훤칠하게 생긴 노년의 신사분이 들어왔다. 나는 그분을 대번에 알아봤다.  같이 따라온 대리정도 되어 보이는 직원이 접수직원에게 얼마나 기다려야 되는지 물었다. 접수를 보는 직원은 미안한 표정으로 환자가 많아 좀 기다리셔야 한다고 했다. 수행비서인 어린직원은 난감해 했지만 그분은 환하게 웃으며 수행비서에게 손짓을 했다.  나는 옆에 계신 그분께 인사를 했다. 그분은 "나를 어떻게 아냐"고 웃으며 물었다. 그러면서 나는 곁눈질로 힐끔 그분의 차림새를 다시 봤다. 구두끈이 없는 팬디구두 스타일에 회색양복 차림이었다.  "이준용 대림그룹 회장님을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나요?" 했더니 이 회장은 환하게 웃음을 지었다. 진료를 마치고 1층 약국에 내려갔더니 이준용 회장은 약국 앞에서 직원이 약을 타오는걸 기다리고 있었다.  "증상이 어때서 왔나요? 가을만 되면 콧물이 나고 재채기를 해서요" 했더니  이준용 회장은 "나도 그래"라며 웃었다. "근데 내 얼굴을 어디서 봤죠?"라고 내게 물었다.나는 "9시 뉴스에 전경련 얘기만 나오면 회장님 얼굴이 나오는 걸요"라고 말했다. 어떤 일을 하냐고 내게 물어 H 그룹 홍보실에 다닌다고 했더니 "아하, 그랬구먼"하시며 웃었다. 나는 아직도 그분의 맑은 눈빛과 환한 웃음을 잊지 못한다.  이 명예회장은 미국유학을 했고 대학 강단에도 있었다. 그런 그가 1966년 대림산업 계장(대졸 신입사원 직급)으로 입사를 해 굵직한 일감을 따내며 회사의 성장을 주도했다. 미국유학과 교수라는 신분이 무색하게 밑바닥부터 회사 생활을 시작했다. 이 명예회장은 1994년 대림그룹의 회장으로 취임을 했다. 그룹 55주년 창립기념식에서 주력 건설업과 여기에 석유화학을 더한다는 전략을 밝혔다. 당시 그룹매출은 2조원에 계열사가 11개 였다.  작년 대림의 매출은 1조원 가량 줄어든 14조 8000억원이었지만 여전히 재계 20위내를 지키고 있다. 이중 대림산업과 대림코퍼레이션(석유화학 등)의 매출이 그룹매출의 8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그는 지난 7월 장남인 이해욱 부회장에게 사실상 그룹을 물려주기 까지 20년을 한우물만 팠다.  대림그룹의 지배구조는 이준용 부자의 지분변화만 생겼을 뿐 큰 틀은 바뀐게 없다.  이 명예회장(42.7%) 이해욱 부회장(52.3%)→대림코퍼레이션→대림C&Sㄱ컴텍, 대림산업→대림자동차, 삼호, 고려개발 등을 지배하는 구조다. 그는 경영자로서의 권리보다 책임을 누구보다 잘 아는 기업 총수였다.  이 명예회장은 IMF때 개인 돈 350억원을 회사에 내놓았다. 전문경영인에 회장직을 물려주기도 했다. 이준용 대림산업 명예회장은 선친처럼 겉치레를 싫어한다고 한다. 그룹관계자는 "대림그룹이라 불리는 것도 싫어"한다고 한다. 대림그룹의 홀딩스 회사인 대림코퍼레이션의 기업이념 도" 보이기 위한 일이 아닌 보이지 않는 핵심에 집중 하라. 알맹이 없는 겉치레와 내용 없는 형식을 거부하라"다.  이 명예회장의 집무실은 4층이었다. 대부분 비상계단으로 사무실에 출근 했다.다른 대기업 총수의 집무실이 건물 가장 높은 층에 위치한 것과 다른 모습이다.혹자는 이준용 회장의 집무실이 4층인 것은 비상시 빨리 대피하려는 거라는 농담을 하기도 했다. 그는 임직원 위에 군림하고 싶어 하지 않았다. 자신의 방에 아무 때나 찾아오기 쉽게 하기 위한 이준용식 배려였다. 자신의 차문을 열거나 회사현관문을 여는 것도 직접한다.  이 명예회장은 원칙을 중요시한다. 평소에 말이 없다가도 원칙에 맞지 않으면 어느 자리에서나 작심하고 말을 한다. 살아온 길이 그랬다. 1988년 5공 청문회 때 "저 쪽에서 달라는데 어떻게 안 줄 수 있느냐"는 일화는 유명하다.  2007년 전국경제인연합회장 선거 때도 소신발언을 해 재계를 놀라게 했다.  자식들 결혼 청첩장에 날짜를 박지 않고 보냈다. 부인이 세상을 떠났을 때도 아무도 모르게 상을 치렀다. 얼마 전에는 자신이 가진 재산 2000억원을 기부하기로 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대림산업은 포항제철, 광양제철, 이순신대교, 청계천 복구공사, 청계천 복원공사, 국회의사당, 한국은행 ,올림픽경기장, 독립기념관에 걸쳐 기념비적인 것을 만들었다. 1975년 사우디 슈아이바 정유공장건설은 석유파동으로 어려운 우리경제에 단비 같은 역할을 했다.  대림그룹은 우리경제가 어려울 때 희망을 보여줬다. 그 뒤에는 이 명예회장이 있었다. 그는 국민들 앞에 말보다는 행동으로 세상과 대화하려 애썼다. 그리고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다시 세상에 내 놓았다. 혼탁한 이 시대 이 명예회장이 더 그리운 이유다. 또 그의 DNA가 이해욱 부회장에 고스란히 살아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2015-12-09 08:34:15 이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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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형의 본초 테라피] 다크서클 예방과 관리

몸이 지치면 피부도 지치기 마련이다. 야근으로 생긴 다크서클 역시 몸 속과 무관하지 않다. 한방에서는 눈꺼풀은 비위와 관련이 있다고 본다. 그래서 눈 주위 다크서클은 비위의 기능이 좋지 않을 때 발생하기 쉽다. 만성 위염을 앓고 있거나 평상시 소화불량을 자주 겪는 사람, 장 트러블이 있는 사람들에게 다크서클이 자주 발생할 수 있다. 알레르기 질환이 있는 사람도 다크서클이 생기기 쉽다. 소화기가 좋지 않은 경우에는 눈동자의 바로 아래에 위치한 ‘승읍’이라는 경혈점을 자극해주면 약해진 소화기를 튼튼하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되며, 다크서클의 완화에 효과가 있다. 눈가 혈액순환을 촉진하려면 양쪽 눈의 안쪽 오목한 뼈 부분을 손가락 끝으로 꾹꾹 눌러서 지압해주면 도움이 된다. 다크서클을 없애려면 가장 중요한 것은 생활습관을 교정해주는 것이다. 피로로 인해 혈액순환에 문제가 생기면 다크서클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혈액순환을 방해하는 스트레스나 과로를 피하고 잠을 푹 자는 것도 중요하다. 위장과 대장 등 소화기관이 좋지 않다면 식습관을 개선해서 속을 편하게 만드는 것도 도움이 된다. 눈에 좋은 당근은 다크서클에도 효과가 있다. 당근에는 베타카로틴의 함량이 높은데, 이 성분이 피부와 점막을 튼튼하게 만들어주는 데 좋다. 또한 혈액 속 노폐물을 제거하며 혈액순환을 촉진해주기 때문에 다크서클의 완화에 도움이 된다. 눈가에 수분과 영양이 부족해지지 않도록 잘 관리하는 것도 효과적인데, 꿀이 도움이 된다. 꿀을 이용해 눈가를 부드럽게 마사지해주면 눈 주위 혈액순환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 카테킨 등 항산화 성분이 풍부한 녹차도 도움이 된다. 녹차를 마시거나 녹차 티백을 눈가에 올려두면 효과적이다. 녹차는 혈액순환을 촉진하는 데 좋다. 피부 대사 기능을 원활하게 만들어주고, 미백 작용을 하기 때문에 피부 톤을 밝고 환하게 만드는 데도 좋다. 다만 찬 성질을 갖고 있어서 몸에 열이 많은 사람들에게 적합하다. 김소형 한의학 박사 (bonchotherapy.com)

2015-12-08 16:26:57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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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사무실이 있어야 사업하는 시대는 지났다!

사무실이 있어야 사업하는 시대는 지났다! -리저스코리아 전우진 지사장 내년에도 경기가 올해와 비슷하거나 나빠질 것이란 우울한 전망들이 나오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 등은 3.6%에서 3.0% 내외의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일부 기관들은 2.5%대의 경제성장률을 보일 것이란 예측까지 내놓고 있다.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와 저유가 기조로 인한 소비자 부양효과 위축 등이 내년도 세계 경제의 복병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처럼 세계 경제가 침체되면 수출에 의존하는 우리나라의 경제는 더 위축될 수밖에 없다. 국내외 주요 경제기관이 내놓은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2∼3.3% 수준이다. 정부는 3.3%로 가장 장밋빛 전망치를 내놓았지만 LG경제연구원은 2.7%, 현대경제연구원은 2.8%, 한국경제연구원은 2.6%의 전망치를 내놓았다. 모건스탠리는 2.2%의 경제성장률을 제시해 가장 낮았다. 이처럼 저성장시대가 지속되면 새로운 환경에 맞게 적응해야 생존할 수 있다. 실제로 이미 소비자들은 저성장시대에 적응하기 위해 알게 모르게 변하고 있다. 김난도 교수 등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가 최근 펴낸 2016년 트렌드를 보면 소비자들은 더욱 더 '가성비'에 매달릴 것이라고 한다. 비록 무명 브랜드이지만 '착한 가격'이면 기꺼이 소비하겠다는 소비자들의 변화를 감지한 것이다. 가격대비성능을 줄임말인 가성비는 저성장시대에 살아남기 위한 소비자들의 '진화'일지도 모른다. 모든 것을 소유해야 한다는 인식도 확산되고 있다. 과거의 소비자들은 모든 것을 소유해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집, 자동차, 가전제품, 서비스 등에 이르기까지 자기만의 것을 갖고 싶어 했고, 그걸 이룬 사람들을 부러워했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이런 경향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얼마 전까지 대다수 직장인들은 열심히 벌어서 돈을 모았다. 집을 사기 위해서다. 그러나 평생 직장에서 받은 봉급을 모아봐야 집을 사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게 됐다. 그래서 집을 소유하지 않고 임대할 수밖에 없게 됐다. 이제는 아예 집을 소유하는 걸 포기하고 그저 이용하는 추세가 확산되고 있다. '내집 마련'이라는 미래의 행복을 위해 현재를 희생시키는 게 불합리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내집마련 기간이 10년 미만이었지만 이제는 평생 월급을 모아봐야 서울에서 집장만 하는 게 불가능해지자 현재의 행복에 충실하겠다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것이다. 집뿐만 아니라 자동차, 가전제품, 의류, 아이들 장난감까지 빌려쓰고 공유하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최근엔 사무실도 필요한 만큼 이용하는 현명한 기업가들이 늘어나고 있다. 주로 고부가가치 지식재산 서비스 분야에 종사하는 이들은 사무실 부동산 등을 소유하면서 발생하는 기회비용이 너무 크다고 한다. 이들은 부동산 임대료 등으로 운전자금이 묶이는 것을 원치 않는다. 사무실과 사무실 운영에 필요한 모든 서비스들을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 임대해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현금 유동성이 높아지는 효과도 있고 급변하는 기업환경에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사무실이 있어야 사업을 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난 것이다. 내년의 경기전망이 여전히 잿빛으로 우울하지만 그 속에서도 누군가는 살아남고 성공한다. 주위 환경변화를 누가 먼저 감지하고 변하느냐가 사업성패의 갈림길이다. 모든 것을 소유하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필요한 만큼 필요할 때 사용하는 새로운 트렌드를 잡으면 생존과 성공의 확률은 높아질 것이다.

2015-12-07 21:45:06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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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헌 칼럼

경기상황이 정말로 어렵다. 고용에 대한 불안은 물론 불황을 대변하는 3高(불안심리, 부동산, 물가)3低(수익,생산,경기심리)현상이 뚜렷하다. 고용에 대한 불안감을 타계하기 위해 창업을 선택하는 예비창업자들이 최근 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창업은 '목숨형 창업' 이라고 부를 만큼 위험천만하다. 서민들은 특별한 노하우나 장사에 대한 경험은 물론 기술과 자본 또한 녹록치 않다. 때문에 프랜차이즈업체를 기웃거리고 신문이나 방송을 통한 소위 유명브랜드를 열광한다. 하지만 업종과 브랜드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것은 냉정함이다. 단순히 유명하다고 해서 홍보에 열을 올린다고 해서 현혹돼선 안된다는 이야기다. 물을 흐리는 미꾸라지는 프랜차이즈업계에도 존재한다. 이러한 브랜드들은 포장과 겉치레의 귀재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다. 겉으로 표출된 브랜드의 이미지와 건실성, 성실성 등은 거의 완벽에 가깝다. 하지만 그 속에 존재하는 비열함과 부실한 현실은 서민들의 삶을 오히려 팍팍하게 만든다. 이러한 브랜드의 공통점을 한번 살펴보자. 먼저 본사 사장의 이력과 성장과정을 언론사의 구미에 맞게 각색하고 포장한다. 사장 스스로 어려운 경험을 했고 열정과 노력으로 극복했다며 마치 4전5기 신화의 주인공인양 소설을 만든다. 상당한 기간동안 관련업종에 근무를 했거나 매장을 직접 운영해 소위 대박을 이뤘다고 포장한다. 독특하고 차별적인 그들만의 노하우나 운영전략을 자랑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유명세를 과시하고 모객(창업자 모집)하기 위해 짧은시간 동안 많은 매체에 성공브랜드 사례라는 이름으로 도배를 한다. 인기연예인이나 인지도 있는 인물을 모델로 계약해 각종 신문에 광고한다. 여기에 다양한 수상실적을 만들어 붙인다. 이러한 사기적 행각을 통해 선량한 창업자를 현혹시키고 그 대가로 얼마 지나지 않아 사장은 최고급 수입차를 굴린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시스템도, 매뉴얼도, 교육제도도, 점주상생전략도, 능력있는 직원도 없는 게 대부분이다. 오직 점포개설과 브랜드 홍보 노하우만이 있을 뿐이다. 일정기간안에 과다하게 투자한 홍보비용을 회수하기 위해 대부분의 부실 브랜드들은 영업대행조직을 거느린다. 영업대행조직은 오로지 개설수입이 목적이다. 상권분석, 아이템분류, 소비유형분석등 성공창업을 위해 꼭 필요한 절차는 배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부 영업대행 회사는 자신들이 개설한 점포의 물류수익중 일정비율의 수익 또한 착복한다. 엄밀히 따지면 사기행위다. 브랜드내의 회사조직원이 아니면서 해당 영업브랜드 명함을 가지고 직원을 가장해 직접영업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리 심려할 사항은 아니다. 몇몇 악덕 브랜드를 제외하고는 건실한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프랜차이즈가 국내에 뿌리를 내린 지도 어느덧 30여년이 지났다. 그동안 내실도, 경험도, 지식도 많이 성장했다. 프랜차이즈협회에서는 악덕 브랜드를 걸러내기 위해 윤리위원회를 운영 중이다. 혹시 가맹계약을 앞두고 해당 브랜드에 대한 정보가 의심스럽다면 프랜차이즈협회나 가맹거래사, 창업 컨설턴트와 상담을 해보면 어떨까. 창업자가 보지 못하는 부분을 살필 수 있는 새로운 눈을 통해 새 출발인 창업에 불안 대신 희망을 채우기위한 방법으로 말이다.

2015-12-07 21:34:33 유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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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경미의 문화톡] 검사 우장훈, 형사 서도철…그리고 미생 장그래

영화 '내부자들'이 관객 430만 명을 동원하며 흥행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미생'으로 잘 알려진 윤태호 작가의 웹툰을 영화화한 '내부자들'은 이병헌, 조승우, 백윤식과 같은 화려한 연기자들이 총출동해 연기의 진수를 보여준다. 그런데 웹툰에서 윤태호 작가는 이야기를 마무리 짓지 못했다. 사회비판적 문제를 담은 거대한 이야기를 도저히 완성시킬 수 없다며 돌연 웹툰 제작을 중단했다. 결국 우민호 감독의 영화를 통해 이야기가 완성된 것이다. 영화의 이야기는 이렇다. 유력 대통령 후보 장필우와 그의 스폰서인 기업회장 그리고 여론을 움직이는 거대 언론사의 논설주간 이강희는 동맹을 맺고 서로 밀어주고 끌어준다. 정·재계 그리고 언론계가 카르텔을 맺고 내부자들끼리 권력을 휘두르는 것이다. 가난한 지방대 출신의 이른바 족보 없는 검사 우장훈(조승우)이 그들의 비밀을 파헤쳐보려 하지만 학벌도, 집안도 좋지 않아 뜻대로 되지 않는다. 이때 내부자들에게 이용당하고 버려진 정치깡패 안상구(이병헌)를 만난다. 안상구는 복수를 위해, 우장훈은 정의를 위해 갖지 못한 자들이 연대해 기득권의 비밀을 폭로하며 영화는 끝난다. 윤태호 작가가 반칙과 특권으로 얼룩진 한국사회 기득권층을 폭로하며 이야기를 시작했다면 우민호 감독은 권선징악으로 이야기를 마무리했다.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어떤 지점이었을까. 영화 '내부자들'이 흥행에 성공한 원인은 한국사회에 깊숙이 뿌리내린 기득권층의 부조리함을 고발했기 때문이다. 정경유착을 통한 비자금 조성과 성접대를 보여주며 비리와 부조리를 들춰낸다. 그리고 때로는 상대방의 약점을 포착하여 협박하는 치졸하고 비열한 모습도 보여준다. 정재계를 연결해 뒷거래의 판을 짜는 역할은 언론계가 담당한다. 영화 속 언론은 "대중들은 잠깐 짖다가 금방 조용해진다"라며 국민들을 우매한 대중으로 매도한다. 관객들은 우리사회의 양극화와 계층이동 사다리가 붕괴된 것을 이러한 내부자들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영화가 관객 자신의 생각을 대신 표출해 주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러한 경향은 올해 하반기 1300만 관객을 동원한 '베테랑'과 결을 같이 한다. '베테랑' 역시 한국사회 기득권층의 부패를 신랄하게 고발한다. 소시민을 대표하는 형사 서도철은 돈의 힘에 맞서 싸워 사회정의를 실현한다. 두 영화 간 차이가 있다면 싸움의 규모다. '내부자들'은 '베테랑'보다 판을 더 키운다. 검사 우장훈의 상대는 정계와 언론계로까지 확대된다. 영화는 사회의 거울이다. 영화 '내부자들'은 갑질과 금수저 논란으로 침울해진 우리 사회를 조명하고 있다. 그러나 관객들은 영화와 현실이 다르다는 사실을 잘 안다. 비록 영화에서는 정의가 구현되었지만 현실에서는 먼 이야기다. 웹툰에서 작가 역시 문제를 제기한 후 해결책을 찾다가 실패하고 연재를 중단했다. 그만큼 출구를 찾기 어려운 우리의 현실을 보는 듯해서 안타깝다. 양경미/한국영상콘텐츠산업연구소장

2015-12-06 14:15:46 송병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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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영의 명화 에세이] 몬드리안의 여인-아가사 트래제우스

몬드리안이 남긴 흔치 않은 여성의 초상화다. 작업실의 가구들을 흰색과 빨강, 검정색의 직선 이미지로 꾸몄던 그는 일상의 공간마저도 자신의 그림처럼 정리하던 남자였다. 마치 영화 '플랜맨'에서 모든 일에 세세하게 알람을 맞추고, 꼼꼼히 계획을 세우며 같은 형태의 안정이 평화라고 꿋꿋하게 느끼는 남자 주인공 '정석(정재영)'처럼 말이다. 그가 그린 여성의 초상화는 우리가 알고 있는 그의 대표작품 꽤 거리가 멀다. 1908년 경, 그가 30대에 그린 작품이다. 그 유명한 빨강, 노랑, 검정의 직선으로 이루어진 절제된 추상을 시작하기 전인 초기시절에 그려진 작품인 것이다. 그래서인지 나는 이 작품이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그에게는 없을 것만 같던 사랑이라는 감정이 아스라하게 느껴져서 좋다. "내 평생 감정이 소모되는 사랑 따위는 안 해!" 라고 말했을 것 같은 남자의 숨겨진 첫사랑을 찾은 기분이랄까. 나에게 몬드리안이 남긴 여인의 초상화는 이렇다 할 여성과의 큰 스캔들 없이 살았던 화가의 연애사를 파헤치고 싶은 그림이다. 맞다. 그에게도 한 때 사랑으로 일상이 물들던 시절이 있었다. 그녀의 이름은 아가사 트래제우스(Agatha Zetraeus).이 그림은 1908년 몬드리안이 아가사 트래제우스를 그린 작품이다. 그녀는 1872년 암스테르담에서 태어나 1966년까지 암스테르담에서 90년 이상을 살았다. 18세 되던 해에 암스테르담에 있는 미술학교에 입학한 그녀는 그 곳에서 미술교사였던 몬드리안을 만난다. (몬드리안에게는 미술교사자격증이 있어 그 곳에서 학생들에게 데생과 유화를 지도했었다.) 그때부터 두 사람은 스승과 제자이자 연인 관계로 발전한다. 당시 몬드리안은 우리가 알고 있는 '데 스틸' 스타일의 그림을 그리기 전이라 도시의 풍경화를 자주 그렸는데 그녀의 그림들은 당시 몬드리안의 화풍을 닮았다. 그러고 보니 영화 '플랜맨'에서 로봇만큼이나 계획적이던 정석(정재영)의 일상에도 귀여운 인디밴드 가수 소정(한지민)이라는 여자가 나타나 즉흥적으로 변하며 일탈이 시작됐었다. 사랑이 그를 바꾸기 시작한 것이다. 몬드리안은 그녀와 동거를 하며 연인 관계를 지속했다. 그때 그린 작품이 위의 붉은 옷을 입은 여인이다. 그렇게 8년간 둘의 관계는 지속되었고 몬드리안이 암스테르담을 떠나 파리로 향하기 전까지 둘 사이는 문제가 없었다. 1908년 쯤 둘은 결혼도 약속한다. 하지만 화가로서의 더 큰 꿈을 꾸는 몬드리안은 자신의 나라인 네덜란드를 떠나 예술의 도시인 파리로 가고 싶어 했다. 영화 '플랜맨'에서 정석과 소정의 사랑이 해피엔딩이었던 것과는 달리 몬드리안과 그녀의 결혼 약속은 새드엔딩으로 끝이 난다. 홀로 네덜란드에 남은 아가사는 꾸준히 그림을 그린다. 그와 함께 걸었던 도시의 풍경들이 그녀에게 작품의 소재가 된다. 파리로 떠난 몬드리안은 그 후 영국을 거쳐 2차 대전이 발발하자 1940년 아예 미국으로 이민을 간다. 그때 나온 그림이 브로드웨이 부기우기와 같은 대작이다. 하지만 둘은 40년 이상 꾸준히 편지로 소식을 전하며 개인적인 이야기부터 작품에 대한 고민까지 나눴다. 암스테르담에서 한 시간 정도 거리에 있는 위트레흐트라는 도시를 자주 찾은 그녀는 87세가 되던 1980년에 예술작품을 거래하는 화상을 만나 그림들을 정식으로 거래한다. 몬드리안에 비해 비교적 말년이 돼서야 세상에 화가로써 등장한 것이다. 2014년인 작년 가을부터 올해 초까지 네덜란드 아머르 스포르트에있는 몬드리안 생가 박물관에서는 아가사 제트래우스의 전시를 진행했었다. 몬드리안이 그린 또 다른 여인들의 초상화. 그림 속 세 여인은 몬드리안과 사랑했던 아가사 제트 라우스일까? 그와 그녀는 서로를 어떻게 이해하며 평생을 지냈을까? 영화 '플랜맨'의 정재영은 한지민을 만나 계획적으로 짜여진 삶이 무너지고, 그 안에서 새로운 질서와 사랑의 의미를 찾는다. 하지만 몬드리안은 그녀를 떠나 홀로 지내며 더욱 작업 활동에 전념했다. 몬드리안이 네덜란드에 남아 아가사와 계속 사랑하고 결혼했다면 그가 남긴 수많은 직선 가득한 역작을 만들어 낼 수 있었을까? 글쎄, 아닐 것이다. 그에게 사랑은 흠뻑 젖어야 하는 가뭄의 단비 같은 존재였다기보다 정성껏 피해야 하는 소나기였을지 모른다. 그가 그린 또 다른 초상화다. 그림의 제목을 보자. Passionflower(시계초) 덩굴성 식물의 하나로 1500년대 스페인 탐험대는 페루에서 이 꽃을 처음 발견한다. 그들은 암술머리가 십자가의 형태인 이 꽃을 보고 예수의 고난을 의미한다고 믿었다. 《허브도감》에 설명된 시계초에 대한 설명에 의하면 속명인 Passiflora는 라틴어인 'flor della passione'를 번역한 '정열적인 꽃'이란 뜻이다. 눈을 감고 있는 여인의 어깨 위로 시계초 두 송이가 살포시 피어난다. 마치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한 그녀는 몬드리안의 연인이었던 아가사 트래제우스일까? 안타깝게도 시계초의 꽃말 중 하나는 '독신'이다. 어쩌면 이 그림은 평생을 독신으로 살았던 몬드리안이 아가사 트래제우스에게 보낸 편지가 아니었을까? 시계초의 꽃말이 그녀에게 말하는 듯하다. '나는 당신 곁에 계속 머물 수 없는 사람이라고…' ⓒ이소영(소통하는 그림연구소-빅피쉬 대표/bbigsso@naver.com/출근길 명화 한 점, 그림은 위로다. 명화보기 좋은 날 저자)

2015-12-03 22:31:34 메트로신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