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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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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호의 베이스볼 카페]참으로 아득한 KIA의 미래

KIA에 대한 우려의 눈길이 많다. 지난 2009년 우승, 2011년 4강 이후 3년 내내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2012시즌 5위에 그쳤고 2013시즌은 1위를 달리다 8위까지 떨어졌다. 올해는 꼴찌위기까지 몰려있다. 이제는 아무도 KIA를 강하다고 말하지 않는다.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선동렬 감독의 부임 이후 벌어진 일들이지만 더욱 크게 보면 해태 인수 이후 누적되어온 문제가 쌓인 것이다. 첫 번째는 신인 드래프트에서 좋은 선수를 데려오지 못했고 선수들도 키우지도 못했다. 좋은 선수를 뽑아도 발전한 선수들은 몇몇이 되지 않았다. 스카우트와 육성 실패의 후유증이 심각하다. 두 번째는 강한 지도력도 없었다. 전력이 좋을 때는 누구든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다. 그러나 위기에서는 이를 헤쳐가는 능력 있는 리더십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법이다. KIA는 이것이 부족했다. 최근 선동렬 감독에게 쏟아지는 비판이다. 선수들도 색깔이 없다. 타 팀에서 이적해온 수 십억 짜리 FA들이 팀의 근간을 이루고 대신 프랜차이즈 출신 스타가 퇴장하면서 고유의 팀 문화가 사라졌다. 팀을 이끄는 리더도 없고 선수들도 신체적 혹은 정신적으로 강하지 못했다. 부상을 안고 살았고 자기관리에도 소홀했다. 팀 보다는 자신을 생각하는 문화가 지배하고 있다. 구단은 시즌을 마치면 정비 작업에 들어간다. 기계적으로 사령탑을 바꾼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프런트와 선수단이 머리를 맞대고 처음부터 시작하려는 대혁신이 필요하다. 작년부터 스카우트와 육성시스템 구축에 눈을 돌리고 있다. 그러나 이제 씨앗을 뿌리는 단계이다. 결실을 거두려면 수 년을 기다려야 한다. KIA의 앞날이 참으로 아득하다. /OSEN 야구전문기자

2014-09-15 16:52:32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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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형의 본초 테라피] 가을 감기, 체질 따라 다스리자

가을이 돌아왔다. 이 시기는 일교차가 매우 크기 때문에 몸의 밸런스가 무너져 감기에 걸리기 쉬워진다. 흔히 감기에 걸리면 대부분 쌍화탕을 사먹고 만다. 하지만 감기 역시 양인과 음인에 따라 양상이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에 그에 대한 대처 역시 달라야 한다. 양인은 감기에 걸리면 하루 만에 열이 오르고 코가 막히고 편도가 붓는 등 빠르게 진행된다. 내열이 많은 체질이기 때문에 호흡기와 비강(코의 안쪽 공간) 등이 쉽게 충열 된다. 이로 인해 염증이 심해지고 고름이 쌓이게 돼 축농증으로 발전한다. 따라서 양인은 속의 열을 내려주고 수분을 보충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 때 마실 수 있는 가장 간편하고 흔한 차는 바로 보리차다. 특히 보리는 성질이 차갑기 때문에 열을 내리는데 도움을 준다. 메밀 역시 성질이 차갑고 소화기의 열독을 풀어주는 효과가 있으므로 수시로 마셔주면 좋다. 과일 중에는 배가 좋다. 이들 본초는 해열 효과가 뛰어나기 때문에 체질과 상관없이 쓰기도 한다. 하지만 음인들의 경우 열이 내린 후에 이런 음식들을 오랜 기간 먹으면 몸의 상태가 나빠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음인의 감기 진행 속도는 완만하다. 감기에 걸리면 콧물이 나고 미열이 지속되는 등 며칠에 걸쳐 증상이 나타나는데, 소화기능이 같이 떨어지기 쉽다. 이 때 활용하기 편하고 효과가 좋은 것은 생강이다. 생강은 성질이 뜨거워 몸의 양기를 북돋아주고 나쁜 기운을 밖으로 몰아내기 때문에 음인들에게는 작은 보약이나 다름없다. 또 위장을 튼튼하게 만들어줘 소화불량에도 효과적이다. 감기 초기에 생강 3~4 조각을 달여 마시면 땀과 함께 나쁜 기운이 몸 밖으로 빠져나간다. 여기에 파뿌리를 함께 넣고 끓여도 효과가 있다. 파뿌리는 한의학에서 '총백'이라 부르며 한약재로 쓰이는데 파의 흰 부분을 말한다. 대파의 하얀 부분에서 뿌리까지의 길이가 대략 10㎝ 정도 되는 것을 2~3개 준비해 생강과 함께 300㏄의 물에 넣고 약 30분간 약한 불로 끓여준다. 아침·점심·저녁 종이컵 한 컵 분량을 마셔주면 좋다. 김소형 본초학 박사(김소형 한의원)

2014-09-15 11:24:03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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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호의 와인스토리]리슬링(Riesling)이라는 마술사

와인 생산국마다 화이트 와인을 만드는 대표 품종이 다르다. 샤르도네는 프랑스에서 가장 빛나는 존재다. 상파뉴로 가면 샴페인이 되고 조개 화석이 지천으로 널린 샤블리 지역으로 옮기면 굴과 멋진 궁합을 이루는 화이트 와인이 빚어진다. 부르고뉴에는 세계 최고 품질의 몽라쉐가 버티고 있다. 몽라쉐는 화이트 와인으로는 드물게 10년 이상 숙성하며 어떤 레드 와인보다도 묵직하고 튼튼한 골격을 자랑한다. 소비뇽 블랑은 뉴질랜드로 건너가 이름 값을 높였다. 천혜의 푸르른 자연과 걸맞게 풀내음 풀풀 풍기며 와인 마니아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이런 화이트 와인의 대열에서 결코 빠지지 않는 품종이 리슬링이다. 프랑스의 알사스나 오스트리아에서도 재배되지만 리슬링의 본고장은 독일이다. 리슬링은 만생종이며 생명력이 강해 추운 지방에서 잘 자란다. 그래서 독일이다. 라인강의 지류인 모젤강변에서 재배된 리슬링 와인은 약간은 비릿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특유의 광물질(미네랄)과 부싯돌 향이 코를 찌른다. 주유소 근처에 가면 맡게 되는 석유(petroleum)냄새를 풍기는데 청사과 등 풋과일 향이 포함돼 기분 좋은 느낌으로 다가온다. 그래서 와인의 품종을 향과 맛만 보고 맞추는 블라인드 테스트를 할 때 웬만하면 놓치지 않는 와인이기도 하다. 그런가 하면 아주 늦은 가을철에 수확해 양조하는 단 맛의 스위트 와인도 리슬링을 으뜸으로 친다. 독일의 와인 품계에서 슈페트레제나 아우스레제 등급이 이에 속한다. 리슬링은 또한 세계 3대 귀부와인(곰팡이로 인해 마른 포도로 만든 스위트 와인)의 한 자리를 당당히 차지하고 있기도 하다. 프랑스 보르도 소테른 지방의 귀부와인은 세미용 품종인 반면 독일은 트로켄베렌아우스레제라는 최상위 등급에 리슬링 귀부와인을 올려놓고 있다. 리슬링은 또 캐나다로 건너가 아이스 와인으로 변신했다. 독일의 아이스 와인이야 정평이 나 있지만 생산량으로 따지면 단연 캐나다다. 캐나다는 토착 품종인 비달로 아이스 와인을 만들어 왔는데 리슬링이 이식된 후 캐나다의 최고급 아이스 와인으로 자리매김했다. 거의 모든 종류의 화이트 와인을 만들어내는 리슬링은 다른 품종과 달리 카멜레온처럼 자신의 모습을 자유자재로 바꾼다는 점에서 최고의 마술사라 하겠다.

2014-09-14 11:32:38 조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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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필의 청론탁설]규제개혁, 공무원의 자세가 바뀌어야 성공한다

지금 박근혜 대통령은 규제개혁에 올인 하다시피 열정을 쏟고 있다. 이달 초 제2차 규제개혁 장관회의에서 밝힌 박 대통령의 규제개혁 의지는 지금까지 어느 회의 때에도 볼 수 없었던 모습이다. 모두 발언부터 "지금 우리경제는 중대한 골든타임에 들어서 있으며 골든타임에 주어진 기간이 많지 않다"면서 "너무 안이하고 더딘 것은 아닌지 모두가 생각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원색적인 표현도 서슴지 않았다. 이를테면 "규제를 풀려면 눈 딱 감고 화끈하게 풀어라" "웬만큼 풀어서는 간에 기별이나 가겠는가" 이러한 발언은 매우 이례적이다. 더욱이 듣기에 따라서는 민망할 정도로 장관들을 공개적으로 질책하기도 했다. 사실 정부의 규제가 우리경제의 걸림돌로 지목된 지는 오래된다. 지난 1960년대 경제개발과정에서 정부주도형 경제운용을 하다 보니 많은 폐해가 노출됐기 때문이다. 특히 시장원리에 맞는 효율적인 자원배분이 왜곡되고 끝내는 국가경쟁력을 떨어뜨린다는 비판이 나왔다. 따라서 지난 1990년대부터 지금까지 20여 년간 기회 있을 때마다 규제개혁을 추진해왔지만 아직까지 큰 성과를 올리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무엇보다 공무원의 자세가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표면적으로는 국민의 공복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갑'의 입장을 조금도 내려놓지 않고 있는 것이다.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민원인을 역지사지의 자세로 임해야 하나 인위적인 법규해석은 물론 경우에 따라서는 불이익을 주는 사례가 나와 빈축을 사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특히 복지부동은 물론 보신주의가 만연해 공직사회가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다 법률아래 시행령, 시행세칙, 조례 등으로 얼마든지 그물망을 치고 우월적 지위를 행사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대통령이 민원인이 입장에서 긍정적으로 추진하다 잘못돼도 관대한 평가를 내려주겠다고 해도 아직은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다. 민원해결에 앞장서는 풍토조성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공무원의 뿌리 깊은 적폐는 야당의 정치적인 장애보다 오히려 더 큰 장벽이다. 우리경제가 저성장의 그늘을 벗어나 활기를 되찾자면 무엇보다 정부에 몸담고 있는 공무원과 기업가가 합심해야 가능하다. 규제개혁 이전에 공무원의 의식개혁이 먼저 이뤄져야 할지도 모른다. /언론인

2014-09-14 11:01:27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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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트렌드 읽기] 약자를 위한 생각의 설정

수입차의 연간 판매량이 10만 대를 훌쩍 넘었다. 판매 내용을 보면 차종에서는 벤츠·BMW·아우디 중심에서 벗어나 폭스바겐·벤틀리·랜드로버에 이르기까지 다양해졌다. 판매지역 역시 서울 중심의 수도권에서 전국구로 확산됐다. 이렇게 수입차 전성시대가 열린 이유는 소비자의 소득 증대 때문만이 아니다. 수입차를 선택한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전 세계 어디를 가도 같은 차'라고 말한다. 또 가격 대비 성능이나 만족도가 월등하다고 주장한다. 개인의 평가를 일반화시킬 수는 없지만, 수입차에 대한 구매 배경이 대동소이한 것을 보면 흐름이 심상치 않다. 담뱃값 인상 폭풍이 무섭다. 정부는 10년 만에 2000원 인상을 추진하는데, 그 당위성으로 국민 건강 증진을 앞세웠다. 흡연율을 현재보다 8% 떨어뜨리고 지속적으로 물가 상승에 비례해 인상을 거듭하면 2020년쯤 OECD 평균 흡연율인 26%에 가까이 갈 수 있을 거라고 주장했다. 추가 발생될 세수는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한 각종 사업에 쓰일 것이라고 밝혔다. 사람들은 삼삼오오 모여 입방아를 찧는다. 왜 매번 OECD가 기준일까. OECD의 수치는 정부 주장의 근거로만 쓰일까. 세수 증대의 혜택을 봤다는 사람은 왜 없을까. 사치에 가까운 기호 품목도 많은데 하필 담배일까. 정부는 개인이나 기업의 생산 활동에 다양한 지원을 한다. 최근에는 디자인과 관련된 각종 사업의 육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중 하나가 신진 디자이너에 대한 재정 지원 사업이다. 글로벌 인재 육성을 겸비한 탓에 해외에서 열리는 각종 전시회나 이벤트 참가를 지원하기도 하고, 새로운 디자인 개발을 위한 현금 지원도 한다. 문제는 이런 지원을 받는 사람의 숫자는 매우 적은데, 그중에 타워팰리스가 거주지인 대상자가 있다는 점이다. 주거지나 개인 재산의 정도가 지원 대상자 판단 영향을 줘야 하는가는 차치하고, 세금의 쓰임이라는 측면에서 더 적절한 사람이 많지는 않을까란 지적을 피하기는 어렵지 싶다. 사람들은 내수용 자동차보다 수출용 자동차가 성능 대비 가격이 우수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담뱃값 인상이 국민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라살림을 위해서일 것이라는 생각을 지우지 못한다. 지원금은 현실이 힘든 약자를 위한 것이라는 믿음을 버리지 않는다. 이 생각이 편견이든, 무지의 소산이든 아니면 음모든 중요하지 않다. 배려 받아야 마땅한 사람들에 대한 고민과 마음이 없었기 때문에 드러난 생각이기 때문이다. 약자를 위한 생각의 설정이 필요하다. 인터패션플래닝(www.ifp.co.kr) 대표

2014-09-14 10:54:13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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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봉의 도시산책]"마마야 물렀거라, 지석영 대감 행차시다"

서울 연건동에 있는 서울대학교 병원에 가면 옛 '대한의원' 본관 건물을 만날 수 있다. 지난 1907년에 건립된 한반도에서 가장 오래된 근대적인 병원 건물로서 근대적인 서양 의료기술과 의학교육을 국내에 도입하는 창구 역할을 한 기구다. 1885년에 개원한 최초의 서양식 국립병원인 '제중원'과 1899년에 문을 연 최초의 근대식 의학교육기관인 '의학교' 그리고 '광제원'의 맥을 잇고 있다고 평가된다. 물론 일제에 강점된 뒤에는 의사나 약제사, 사무원들이 대부분 일본인으로 교체됐고 이름도 '조선총독부의원'으로 바뀌었다. 그러면서 차츰 조선인의 조선인에 의한 조선인을 위한 근대적인 의료서비스 제공 노력이 일본 제국주의의 통치 도구로 변질되어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병든 사람들을 고쳐야 한다는 생각에, 아니 병들기 전에 예방해야 한다는 믿음을 가진 조선인이 있었다. 대표적인 이가 지석영이다. 의학교가 존속한 1899년부터 1907년까지 내내 교장을 맡기도 했던 지석영은 일본으로부터 '종두법'을 도입해 '마마' 퇴치에 앞장선 인물이다. 지금이야 그 위험성을 자각하는 이들이 거의 없지만 '두창'이나 '천연두'라고도 불리는 마마는 수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앗아가거나 목숨은 부지하더라도 얼굴에 평생 안고 살아야 하는 곰보 흔적을 남기던 무서운 질병이었다. 얼마나 대단했으면 호랑이에게 물려가는 호환보다도 두려울 정도라 하여 '호환마마(虎患??)'라 일컬었을까. 실제로 사망률이 매우 높아 한때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세계 전체 사망 원인의 10퍼센트를 차지하기도 했다. 다행히 지석영과 같은 이들의 고생과 끊임 없는 연구개발을 통해 지난 1979년 아프리카 소말리아에서 발생한 마지막 환자를 끝으로 마마는 인류가 개발한 백신을 통해 완전히 퇴치된 질병으로 알려져 있다. 대한의원 건물 안에 마련된 의학박물관에 가면 그런 어마무시한 마마를 물리치기 위해 애쓴 지석영의 노고를 돌아보는 전시를 볼 수 있는데, 이름이 '마마야 물렀거라, 지석영 대감 행차시다'이다. 물론 일제가 자신들의 식민지 통치를 정당화하기 위해 지석영과 같은 인물의 업적을 앞에 내세운 반면 이전의 조선 정부가 했던 마마 퇴치 노력을 폄하한 측면이 없지는 않다. 또 지석영 스스로 이토 히로부미의 추도사를 낭독하기도 하는 등 친일부역 혐의마저 안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비록 옛 대한의원 의학박물관이 당시의 모든 역사를 다루고 있지는 않지만 건물을 안팎으로 살펴보고 전시물을 훑어보다 보면 근대 의학기술 도입을 둘러싸고 벌어졌던 이 땅의 다양한 풍경이 머릿 속에 그려진다는 점이다. /'다시,서울을 걷다' 저자

2014-09-11 11:42:33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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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노의 푸드스토리]임금님의 식욕촉진제, 고추장

세계적으로 독특하고 역사적으로 특별한 식품이 우리 고추장이다. 된장도 우리 고유의 식품이지만 따지고 보면 된장은 여러 나라에서 먹는다. 일본에는 미소라는 된장이 있고, 중국에는 더우장(豆醬)이 있다. 우리한테 익숙하지 않지만 인도네시아에는 템페, 태국에도 타오제우라는 된장이 있으니 된장은 아시아 공통의 식품이다. 반면 고추장은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고추장은 쓰임새도 특별했다. 모든 음식에 넣는 조미료라기보다 특히 입맛이 떨어졌을 때 식욕을 돋우는 식욕촉진제 역할을 했으니 고추장을 먹으며 입맛을 되찾았던 이가 바로 조선 후기의 영조 임금이다. 영조는 입이 짧았던 모양이다. 때문에 승정원일기에는 임금이 식욕을 잃었을 때 자주 수랏상에 고추장을 올렸다고 나온다. 영조 역시 송이버섯, 전복, 꿩고기와 고추장, 이렇게 네 가지만 있으면 밥을 잘 먹을 수 있다며 좋아했다. 고추장으로 식욕을 돋았던 사람이 비단 영조 임금만은 아니었다. 순조 때의 실학자 이규경은 고추장에 대해 "비위를 다스리는 음식"이라고 표현했으니 조선 후기에 고추장은 여러 사람의 식욕촉진제 역할을 했다. 영조는 고추장 중에서도 특히 사헌부 관리로 있던 조중부의 집에서 담근 고추장을 특별히 좋아했다고 한다. 승정원일기에 "내의원에서 만든 고추장이 사대부 집의 것만 못하다"면서 조중부의 집에서 가져온 고추장을 즐겨들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조중부 집안의 고추장이 왜, 그리고 얼마나 특별했는지에 대한 설명은 없으니 지금 그 맛을 짐작할 수는 없다. 다만 흥미로운 사실은 조중부의 본관이 전북 순창이다. 지금도 순창 고추장이 유명하지만 18세기 초반 문헌에 이미 순창 고추장이 기록돼 있으니 조중부 집안의 고추장이 바로 순창 고추장이었을 수도 있겠다. 추석연휴가 끝났다.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은 후유증이 남아있을 수 있다. 이럴 때는 고추장으로 조미한 음식으로 느끼한 입맛을 다스리며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도 방법이다. /음식문화평론가

2014-09-10 11:28:42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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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봉의 도시산책]'대일본'은 낭설이다

한때 이런 이야기가 돈 적이 있다. 서울의 백악산은 '대(大)'자 형상을 하고 있으며, 광화문 자리에 있던 조선총독부는 위에서 내려다 봤을 때 '일(日)'자를 닮았고, 경성부청사는 '본(本)'자를 의미했다고 말이다. 일제가 이 땅을 지배하던 시절 조선인의 기를 꺾기 위해 통치기구인 조선총독부와 경성부청 건물을 일부러 '대일본' 모양으로 설계했다는 이야기다. 자연물인 백악산은 논외로 치고, 지금은 철거해버린 조선총독부의 경우 위에서 내려다 보면 '日'자를 닮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일부러 그렇게 지었다는 증거는 없다. '日'자형 건물을 비록해 '입 구(口)'자나 '눈 목(目)'자, '밭 전(田)'자 등 건물 한복판에 정원을 둔 중정식 건물은 근세 부흥식, 즉 네오 바로크식 건축의 전형적인 스타일이다. 비단 일제강점 하의 조선에서만이 아니라 19세기 후반의 유럽식 건물에서 흔히 발견되는 모습이다. 서울시청사를 거쳐 현재 서울도서관으로 이용되는 옛 경성부청사도 그렇다. 위에서 보면 '本'자를 닮기는 했다. 하지만 태평로쪽은 변이 길쭉한 반면 무교로 쪽은 꽤 짧다. 국호 '일본'을 드러내기 위해 '本' 자를 닮게 짓는다면서 길이가 비슷하지 않았다면 아마 꽤 불경스럽다는 말을 들었을 것이다. 사실 경성부청사를 지을 때 '本'자를 본따 설계했다는 이야기는 일제강점기의 어떤 기록에서도 발견되지 않는다. 도리어 건물 설계에 참여했던 조선총독부 건축과의 사사 케이이치는 '궁(弓)' 모양, 즉 활대를 닮게 지으려 했다는 증언을 남겼다. 실제로 근처 건물에서 내려다 보면 서울광장을 향해 한껏 활시위를 당긴 모양을 하고 있다. 백악산과 조선총독부, 경성부청사가 한자 '大日本'을 닮았다는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한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 조선총독부 청사를 철거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던 때로, 총독부 철거를 부르짖던 이들의 근거를 뒷받침하기 위해 통용된 이야기에 불과했다. 설령 조선총독부와 경성부청사를 지을 때 실제로 '대일본'을 형상화하려 했다 해도, 제 아무리 부정적인 유산이라고 해도, 그것들을 헐어버린다고 해서 일제잔재가 청산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오히려 독일이나 중국이 부정적인 내용의 역사유산이라고 해도 일부러 보존하고 남겨 교훈으로 삼는, '기억의 의무'를 중히 여기는 이유를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그들이 유대인수용소나 정치범수용소 그리고 일본군에 패한 전적지들을 없애지 않고 잘 보존하며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은 그 역사가 자랑스러워서가 아니라 잊지 않기 위해서다. /'다시,서울을 걷다' 저자

2014-09-04 12:41:16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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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패트롤] 변협과 민변, 주류와 비주류 사이

대한변호사협회는 특수한 지위에 있다. 우리나라는 법조인에 대한 사회적 평가가 높고 상대적으로 다른 전문직보다 우대(?)하는 경향이 있다. 그 연장선상에서 변협의 지위는 다른 직역단체와 다르다. 변협은 특이하게 직역단체이면서 '변호사 징계권'이라는 강력한 힘을 갖고 있다. 거기에 변협은 사회 정의 실현을 위해 '정부정책감시'를 한다며 다소 배포 큰 활동을 자신들의 역할이라 주장한다. 최근 세월호 정국에서 변협의 역할은 컸다. 진보단체에서는 군사정권시절 이후 최고의 활약상이라는 평가도 나올 정도다. 세월호 유가족 대책위의 입장을 담은 세월호 특별법을 만든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논란의 중심인 수사·기소권이 포함된 법안이 바로 변협이 유가족을 위해 만든 '4·16 특별법'이다. 유가족들은 변협이 만들어준 그 법안대로 해달라고 여야에 요구하고 있다. 지난 1일 변협 전 회장단으로 구성된 원로 변호사들이 위철환 현 변협 회장을 만났다. 원로들은 수사·기소권은 전체 변호사 의견이 아니라며 의견 청취도 없었던 점을 지적했다. 핵심은 여기에 있다. "여당에서 위헌적이라며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수사·기소권이 왜 변협의 법안에 들어 있느냐", "변호사들은 법에 가장 밝은 사람들인데 '위헌적'이라는 법리 논쟁이 벌어질 일을 왜 자초했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일부 언론에선 변협 지도부와 민변(민주주의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밀접한 관계를 언급하기도 했다. '4·16 특별법'을 만들고 세월호 법률지원단에서 중추 역할을 하는 변호사들 상당수가 민변 변호사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5월19일 변협이 공식적으로 유가족 대책위와 법률 지원에 관한 MOU를 맺기 전까지는 민변 이름을 내걸고 활동했다. 정치 편향을 이유로 일부 유가족이 반대해 공식적으론 법률대리인 역할을 하지 못했다. 그러다 변협이 법률대리인이 된 이후, 세월호 법률지원단에 합류해 일하고 있다. 변협은 모든 변호사가 강제적으로 가입하게 돼 있는 단체다. 민변은 정치적으로 뜻이 같은 변호사들이 모인 임의 단체다. 민변 소속 변호사들도 모두 당연히 변협 소속이다. 여기에서 혼란이 시작됐다. '민변 소속' 변호사들이 유가족들을 돕는 과정에서 '변협 소속'으로 이름 앞의 '소속'이 5월 중순부터 바뀌었다. 변협 원로들의 변협 방문은 민변과의 기싸움이다. 변협은 지난 10여 년간 사회적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직역 이기주의에만 빠진 채 직역 방어에만 급급했고, 비주류 변호사들의 불만이 폭발했다. 그 것이 현재 변협의 지도부를 만들었다. 이와 비슷한 상황의 조직이 또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이다. 비주류가 지도부를 잡고 있고 주류가 뒤에서 지켜보는 형국이다. 어느 곳이나 주류·비주류는 있고, 비주류가 주도권(?)을 잡았을 때 가장 흥미로운 일들이 벌어진다. 변협이나 새정치연합이나 지금이 바로 그 때다. /유보좌

2014-09-03 14:43:09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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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노의 푸드스토리]이보다 좋을 수 없다, 토란국

추석 별미인 토란(土卵)은 땅에서 나오는 알이라는 뜻이다. 생김새도 그렇지만 영양이 풍부해서 지은 이름이다. 추석에 토란국을 끓이는 것은 우리 전통으로 다산 정약용의 둘째 아들 정학유가 지은 농가월령가에도 "북어쾌 젓조기로 추석명절 쉬어보세/신도주 올벼 송편 박나물 토란국을/산사에 제물하고 이웃집과 나누어 먹세"라고 나온다. 옛날 사람들은 토란을 무척 좋아했다. 홍길동전의 저자, 허균도 토란예찬론을 남겼는데 향기는 용연(龍涎)과 비슷한데, 감히 금제옥회(金虀玉膾)를 놓고 소동파의 옥삼갱(玉糝羹)과 비교하지 말라고 했고, 하늘나라 음식 수타(??)의 맛이 어떤지 모르지만 지상에는 이보다 맛있는 음식이 없다고 했다. 현대인은 듣도 보도 못한 음식과 비교하면서 토란국을 찬양한 것으로 풀이하자면 옥삼갱은 토란국이다. 토란 알갱이가 마치 옥을 삶아 놓은 것 같다며 지은 이름이다. 수타는 인도 천축국에서 전해진 음식으로 우유로 만드는데 맛과 빛깔이 아름다워 하늘나라에서 먹는다는 소문이 났을 정도다. 용연은 고대 향수의 이름으로 용이 흘린 침을 모아서 만든다. 금제옥회는 수양제가 먹고 감탄했다는 농어회로 진나라의 장한은 이 맛을 보기 위해 벼슬도 버리고 낙향했을 정도다. 정리하자면 마치 옥을 삶아 놓은 것 같은 우유 빛깔 토란국이 냄새는 향수보다 더 향기롭고 맛은 벼슬도 버릴 정도로 맛있다는 농어회보다 더 낫다는 소리다. 우리 옛 그림에도 토론이 종종 등장하는데 토란이 무병장수를 상징하기 때문이다. 이유에 대한 명확한 설명은 없지만 토란에 대한 옛 사람의 인식을 보면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는 것 같다. 옛날 사람들이 토란을 놓고 너무 호들갑 떠는 것 같지만 토란이 좋기는 좋은 모양이다. 영양도 영양이지만 토란은 전분 크기가 작아 다른 작물에 비해 소화가 잘된다. 한방에서는 위장의 운동을 원활하게 도와주고 열을 식혀준다니 과식하기 쉬운 추석 음식으로는 안성맞춤이다. /음식문화평론가

2014-09-03 10:32:15 메트로신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