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룸에서] 현대중공업 노조 지금은 한발 물러나야 할때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수주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조선사들은 질적인 측면을 높이며 한국을 위협하고 있는 중국과 엔저를 등에 업은 일본의 경쟁력 강화 등으로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연초 25만3500원이었던 주가가 13만원대까지 떨어지며 절반 가까이 추락했다. 올해 2분기 1조1037억원의 적자로 창사 이례 최악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3·4분기 전망도 우울하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중공업 노조는 올해 임금 13만2013원(기본급 대비 6.51%) 인상, 성과금 250%+추가, 호봉승급분 2만3000원을 5만원으로 인상,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등을 요구하며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무기한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중이다. 특히 지난해 10월 새롭게 노조를 맡은 정병모 노조위원장 등 집행부는 현대중공업 노조를 민주노총에 재가입시키려고 하는 등 강성 성향을 보이고 있다. 얼마전에는 "현장관리자들이 노조 조합원들을 면담하고, 그 동향을 분석해 등급을 나눈 문건이 발견됐다"며 회사 측에 강하게 항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사측은 통상적인 인사관리 차원이라며 민감하게 받아들일 사안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팀원의 개인적인 고민 등도 파악해 업무 능률을 높이려는 팀장의 적극적인 행동이라는 것이다. 또 대다수 노조원은 사측과 타협을 통한 원만한 해결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집행부의 강경한 뜻이 전체 노조원의 분위기를 대변하는 것은 아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2일 임금협상을 타결한 현대자동차 수준의 인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현대자동차는 흑자를 기록한 회사다. 영업이익을 내야하는 기업의 속성상 적자 회사와 흑자 회사의 대우가 같을 수는 없다. 그렇다고 현대중공업이 임금을 깎자는 것은 아니다. 사측은 기본급 3만7000원 인상(호봉승급분 2만3000원 포함), 생산성 향상 격려금 300만원, 경영목표 달성 격려금 200만원 지급, 월차제도 폐지, 2015년 1월부터 정년 60세 확정, 사내 근로복지기금 30억 출연, 노동조합 휴양소 건립기금 20억 출연안을 제시했다. 조선업계의 최대 위기 상황에서 노조가 한 발 물러나 회사와 함께 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현재의 위기를 극복해 나간다면 조만간 더 큰 결실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김민준 산업부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