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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웅의 인문학 산책]거리의 빛깔

좀 풀렸다고는 하지만, 도시를 관통하는 바람에는 겨울의 체온이 역력했다. 이만하면 행동반경이 움츠러들어 한산해질 법도 한데, 여전히 발 디딜 틈 없는 거리다. 밤 열한시가 넘은 시각이다. 그러나 마치 "이제 비로소 시작하려는 판인데?" 라는 투다. 사실은 낮부터 쉬지 않고 계속 뛰는 이곳의 맥박이다. 지칠 사이가 없다. 평소의 속도대로 길을 걷는다는 것은 자칫 난폭한 몸짓이 되기 십상이다. 인파가 엇갈리며 만들어내는 빈 공간을 눈치껏 찾아, 빠르게 유영하듯 몸을 움직이는 작은 물고기가 되어본다. 뉴욕 맨해튼 42가에서 50가에 이르는 브로드웨이는, 그 순간 출렁이는 거대한 어항이 된다. 사방에는 초대형 영상들이 기다란 휘장처럼 즐비하게 에워싸고, 현란하게 변환하는 시네마스코프를 펼쳐낸다. 이 거리는 대체 어떤 곳인가? '극장'이라고 하면 우리는 영화를 보는 상영관을 떠올리지만, 여기서는 뮤지컬과 연극이 무대에 오르는 장소다. 브로드웨이의 역사는 그렇게 해서 자신의 전기(傳記)를 줄기차게 써왔다. 엘튼 존의 노래로도 유명한 뮤지컬 '라이언 킹'은 1997년 이래 현재까지 최장기 공연을 하고 있고, 1987년 영국의 웨스트엔드 공연과 함께 시작했던 '레미제라블'은 막을 내렸다가 다시 금년 3월 새로운 모습으로 관객을 맞이하게 된다. 한국에도 잘 알려진 '오페라의 유령' '시카고' 등만이 아니라 더는 볼 수 없어 아쉬움을 주는 '매리 포핀스' '고스트'나 새로이 무대에 선을 보이는 '알라딘'도 모두 브로드웨이의 자산이다. 흑인 여가수 캐롤 킹 이야기를 극화한 연극 '태양 아래 건포도'에 영화배우 덴젤 워싱턴이 등장해서 화제가 되고 있으며, 섹스피어의 희곡도 '리차드 3세'를 비롯해서 몇 개나 공연 중이다. 고대와 중세는 없지만, 현대문화의 중심을 만들어온 이 나라는 이렇게 TV화면이나 디지털의 공간이 아니라, 배우와 관객이 서로 마주보고 호흡하는 아날로그의 무대를 통해 대중예술의 거리를 가꾸어 오고 있다. 그리고 그 안에 삶의 애환과 환희를 나눌 자리를 펼쳐낸다. 브로드웨이의 인파가 모두 극장에서 쏟아져 나온 것은 물론 아니지만, 이곳에 맑은 공기처럼 넘쳐나는 활력은 이와 무관할 수 없다. 서울의 어떤 거리를 거닐면, 우리는 공연예술에 흠뻑 취하고 자기도 모르게 들뜨고 사람의 물결 속에서 기운이 상쾌해질 수 있는 걸까? 그곳에 가고 싶다.

2014-02-09 19:24:59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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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에서]여론조작 보건사회硏, 양심 버리고 '정부 시녀' 자청

정부 출연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본연의 목적인 연구조사에서 핵심이 되는 여론조사가 왜곡되도록 설문 문구를 인위적으로 조작한 것이 드러나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연구원은 지난 6일 최병호 원장이 직접 나서 '기초연금 도입에 대한 국민인식 조사'를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전국 30대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2.5%가 65세 이상 노인 중 소득하위 70%를 대상으로 기초연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선호하며, 72.4%가 기초연금 차등 지급 방식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문가 71.7%가 '국민연금 가입자 역차별'을 이유로 정부안을 반대한다는 행정연구원 조사결과와 상반된 '중대 결과'라고 호들갑을 떨었다. 하지만 이 조사는 객관성을 잃고 정부의 입맛에 맞게 설문 내용을 변질시킨것이다. 최고의 두뇌들이 모인 연구기관이 양심과 자존심을 버리고 '정부의 시녀'로 전락한 것이다. 연구원은 기초연금 정부안 가운데 가장 논란이 됐던 국민연금 가입 기간에 따라 매월 기초연금 10만~20만원을 차등 지급하는 방식의 안내와 질문을 누락시켰다. 정부안 대로라면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길수록 기초연금을 덜 받게 돼 성실납부자를 역차별한다는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이어서 다분히 고의성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또 설문 응답자의 답변이 편향되지 않토록 해야 한다는 여론조사의 기본마저 지키지 않았다. 총 7개의 설문 문항은 정부안에 대한 찬성을 유도하도록 짜여 있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연구원의 이번 설문 문항 중 '국민연금 급여와 상관없이 20만원을 동일하게 지급한다면 세금을 더 거둬야 합니다. 동의하십니까?'라는 질문이 포함됐다. 단순하게 차등지급 찬반 여부만 물어보니 여유있는 노인들에게는 돈을 적게 줘야 한다는 당연한 답변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다. 게다가 당장 세금을 더 내야한다는데 누가 '찬성'이나 '동의'한다고 이야기 하겠는가? 연구원은 또 이번 설문 조사에 앞서 대상자들에게 정부안에 대한 긍정적인 부분만을 부각시켜 사전설명을 한 뒤 차등 지급 찬성 여부 등을 질문했다고 하니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다. 특히 기초연금 재원이 조세로 충당된다는 사실을 아는 응답자는 36.6%에 불과했고, 분석 작업이 완료되지 않은 이 연구를 다급히 발표한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국회 2월 임시 회기중 정부·여당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연구원이 꼼수를 부렸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시민단체는 7일 논평을 통해 "국책기관이 여론조사를 빙자해 여론 조작으로 국민들을 기만했다"며 책임자 문책등을 요구했다.

2014-02-09 15:00:19 정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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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필의 청론탁설]조세 저항, 우려할 만한 수준

'박근혜 정부'들어 국세행정이 새삼스럽게 비판대에 오르고 있다. 지하경제 양성화 기치를 내걸고 국세행정이 대폭 강화된 가운데 조세마찰이 심각한 수준으로 증폭되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불황속에 기업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는 판에 강도 높은 세무조사로 거둬들인 세금에 불복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국세청의 과세불복건수가 무려 전년에 비해 31%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국무조정실 산하 조세심판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376곳이 불복해 전년의 1,050곳보다 31%가 늘어났다. 특히 2010년 874곳, 2011년 875곳에 비해서도 훨씬 많아졌다. 더욱 주목을 끌고 있는 것은 이의신청, 심판청구, 행정소송 등으로 납세자에게 되돌려준 세금이 이자를 합쳐 지난해 상반기에만 8,121억 원에 달한다고 한다. 이는 전년 동기 3,604억 원이나 2011년 2,305억 원에 비해 2.2~3.5배에 달하는 규모이다. 이러한 현상은 지하경제양성화를 내세워 세수확대에 열을 올리면서 추징수위를 이례적으로 높였기 때문에 일어난 것이다. 이 바람에 기업이나 자영업자, 그리고 일반 납세자의 조세저항도 만만치 않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는 정부가 세정강화를 통해 지하경제를 양성화 하려고 하자 오히려 지하경제를 부추기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고액권인 5만 원권의 회수율이 저조한 가운데 품귀현상을 빚고 있는 것이다.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따르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그러나 세수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세무조사를 무리하게 펼치는 일은 언제나 부작용이 따른다. 특히 경기부진 속에 징세강화는 오히려 경기침체를 부추길 수도 있다. 국세청은 공평과세 - 합리세정을 근본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납세자들의 조세저항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점은 이러한 세정지침에 적신호가 된다. 국세청은 국민들에게 가장 피부에 와 닿는 정부의 이미지 메이커이다. 따라서 국세행정의 신뢰는 매우 중요하다. 국세행정은 어디까지나 자진납세 풍토조성이 우선 이뤄져야 한다. 그러자면 자영업자를 비롯해 음성소득자에 대한 계도기능이 강화 돼야 한다. 물론 조세포탈에 대해서는 일벌백계로 다스려야할 것이다. 그러나 납세자의 불복이 늘어나고 각종 심판이나 재판에서 패소하는 일이 많다는 것은 정부의 대국민 신뢰도가 곧바로 추락한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2014-02-09 10:33:03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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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봉의 도시산책] <67>사라지는 국내 첫 고가차도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는 역사의 다양한 흔적을 안고 있다. 그 중에서도 근현대에 지어진 건물이나 시설물의 경우엔 겉보기가 수수해 그냥 지나치기 쉽지만 의미가 결코 작지 않은 것들이 있다. 서울지하철 2호선 아현역 근처에 있는 아현고가도로가 한 예다. 아현고가도로가 세워진 것은 경제개발이 한창이던 지난 1968년이었다. 서울시청과 신촌 사이의 교통량이 급격히 증가하자 거추장스런 땅 위를 피해 높다란 공간에 길이 939m, 폭 15m 규모로 '하늘 길'을 놓은 것이다. 국내 첫 고가차도였다. 3년 뒤 청계고가가 개통되기 전까지 국내 최장을 자랑하기도 했다. 그런 아현고가도로가 곧 사라질 예정이다. 떡전고가차도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15개의 고가차도가 철거됐는데 이제 아현고가도로 차례인 것이다. 개통 45년 5개월 만의 일이다. 오는 7월에는 약수고가도로가, 12월에는 서대문고가도로도 철거된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자동차 위주로 짜여져 온 한국의 도로체계가 2000년대 들어 보행자 위주로 재편되면서 나타나는 변화다. 비단 고가차도만 사라지는 게 아니라 아현고가도로에서 멀지 않은 신촌로는 이미 지난 달부터 보행자와 버스 전용도로로 운용되고 있다. 급팽창하던 서울 도시사의 증거와도 같았던 아현고가도로. 그와 마지막 인사를 하고 싶어하는 독자라면 내일(8일) 오전 11시에서 오후 4시 사이 아현동에 나가볼 일이다. 시민들이 고가차도 위를 두 발로 걸을 수 있도록 개방할 예정이다. /'다시, 서울을 걷다' 저자

2014-02-06 15:17:12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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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노의 푸드스토리] 미나리 세배 다녀오세요

"처갓집 세배는 미나리강회 먹으러 간다." 예전, 설날이 지났어도 처가에 인사를 가지 않는 사위를 나무랄 때 쓰던 속담이다. '부인이 예쁘면 처갓집 말뚝 보고도 절한다'지만 며느리한테 시집이 어려운 것처럼 사위도 처가가 편하지만은 않다. 때문에 차일피일 세배를 미뤘던 것인데 속담의 진짜 의미는 설날이 막 지났을 때 나온 미나리가 맛있다는 뜻이다. 미나리는 봄채소인데 왜 하필 설 지났을 무렵의 미나리를 제일 맛있다고 했을까? 절기상으로는 설이 지나면 바로 봄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엊그제 지났지만 설날에 연이어 입춘(立春)이 있는 이유다. 새봄이 됐으니 미나리가 돋아나는데 달력상의 절기와는 달리 실제로는 한겨울 꽁꽁 언 땅속을 헤치고 나온 미나리니까 그만큼 생명력이 강하다. 뿐만 아니라 향기도 진하고 맛도 좋은 데다 몸에도 좋다. 그러니 뒤늦게나마 세배를 핑계로 처가에 가서 장모가 해주시는 미나리강회를 먹겠다는 것이다. 옛날 사람들은 봄 미나리가 겨우내 쌓인 체내의 독소를 풀어준다고 믿었다. 때문에 한국과 중국, 일본 등 동양 3국에서는 모두 입춘 무렵에 미나리를 먹으며 한 해의 건강을 빌었다. 과학적으로도 크게 틀린 믿음은 아니다. 미나리는 비타민 B군과 무기질, 섬유질이 풍부한 알칼리성 식물이기 때문에 몸의 산성화를 막는데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옛날, 겨우내 저장 음식만 먹다가 신선하고 향긋한 봄채소, 미나리를 먹으니 추위에 움츠러들었던 기분까지 달라졌을 것이다. 사정이 있어 설날 처가에 가지 못했다면 미나리를 핑계로 세배 한번 다녀오는 것도 좋겠다. 아니더라도 향긋한 미나리 한 접시면 입춘 추위쯤 이겨낼 수 있다. /음식문화평론가

2014-02-05 11:14:16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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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호의 베이스볼 카페]류현진이 바꾼 ML 풍토

일본인 투수 다나카 마사히로가 뉴욕 양키스와 1억5500만 달러의 금액에 입단하자 거품론이 일었다. 아무리 일본에서 24승 무패를 했더라도 실력에 비해 돈이 많다는 것이다. 다나카보다 낫다는 텍사스 에이스 다르빗슈 유는 연봉 1000만 달러에 불과하다. 류현진이 2012년 12월 LA 다저스에 입단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6년 3600만 달러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말이다. 스프링캠프가 되자 미국 기자들은 류현진을 물고 늘어졌다. 달리기에 꼴찌로 들어오자 흡연을 문제 삼았다. "감히 이렇게 많은 돈을 받다니"라는 비아냥이 들어있었다. 류현진은 이런 미국기자들의 콧대를 꺾어놓았다. 13승, 방어율 3.00의 성적으로 3선발 투수로 자리 잡았다. 내서녈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는 눈부신 호투로 다저스에게 1승을 안겼다. 이제는 오히려 '류현진=저연봉 고효율 투수'로 언급되고 있다. 박찬호는 다나카의 대박에 류현진 효과가 작용했다고 해석했다. 다나카의 개인능력과 현지 수요가 많았던 점이 상승요인이지만 같은 동양인 투수 류현진이 성공하면서 다나카의 몸값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았다. 메이저리그(ML) 분위기를 잘 아는 박찬호의 해석이 틀린 것은 아닌 듯 하다. 류현진 효과는 한국프로야구 선수들에게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FA 투수 윤석민 세일즈에 나선 에이전트 보라스의 논리에는 류현진 성공담이 들어있을 것이다. 윤석민은 조만간 ML 계약을 통해 두 번째 한국프로출신 직수출 투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ML은 강정호와 최정 등 한국 타자들에게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스카우트들이 이들을 보러 한국에 몰려든다고 한다. 사상 첫 프로 출신 ML 직행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ML 구단들은 한국프로야구 선수를 데려와도 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류현진의 덕이 크다. /OSEN 야구전문기자

2014-02-04 10:52:48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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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캣우먼] 이 결혼식은 누구를 위한 것일까

Hey 캣우먼! 서른 하나, 직장인이며 이년째 사귄 남자의 꾸밈없는 모습을 사랑하게 되어 곧 결혼합니다. 문제는 결혼식장 선정에서 생겼는데 저희는 친환경 웨딩을 알아봤죠. 친환경 취지, 기존의 거품결혼문화 타파, 지역사회발전 도모, 등 제가 꿈꾸던 결혼이미지와 꼭 맞았지만 남자친구의 어머님은 단호하게 반대합니다. 없는 사람들이나 그렇게 결혼한다며 질색하고 하객들 이목이나 체면을 신경씁니다. 제가 호화로운 결혼식을 고집한것도 아니고, 결혼은 둘만의 소중한 첫시작인데 거품가득한 웨딩업체에 끌려다니며 로봇처럼 찍어내는 결혼이 아닌, 부부가 주체가 되어 의미있는 결혼으로 첫시작을 하는것이 그렇게 지지받지 못할 이기적인 생각인가요? (고속버스) Hey 고속버스! 가족주의나 전통적인 효사상이 자식에 대한 부모의 압박을 합리화하지만 못지 않게 부모에 대한 경제적 의존이 자식의 자유의지를 박탈하게 됩니다. 결혼할 때 부모님들한테 아무런 경제적인 원조를 안 받는다면 도의상 결혼식을 어떻게 하든 내 의지대로 할 암묵적인 권리가 생기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부모님들은 당신들의 취향과 권리를 앞세우겠죠. 예비시어머니의 허영과 천박한 취향이 마음에 들진 않아도 그것이 그녀에겐 합리적이고 의미있는 결혼! 평균적인 이땅의 부모들에겐 자식의 결혼식이란 자신들이 그간 곳곳에 쏟아부은 축의금을 합법적으로 일괄회수하는 곗돈 타는 날이자 동시에 어머니로서는 그간 노력해서 이만큼 자식을 잘 키워냈음을 하객들에게 전시하는 날인 것입니다. 그래서 그 과업을 하기 위한 최적화된 병풍환경 ? 즉 세속의 품위를 지키면서 본전은 확실히 뽑는 ? 이 필요하게 되는 것이죠. 딱히 당신의 어머님을 더 속물이라고 치부하고 미워하진 않기로 해요. 어차피 아무리 이상화된 결혼식을 내가 원하는 대로 하게 되었다 해도 결국 결혼식의 완성은 하객입니다. 내가 원하는 바로 그 결혼식의 분위기를 바란다면 양가 부모님의 지인들은 아예 일절 오지 말아야 하거든요? 이러나 저러나 결론은 돗데기시장입니다. (캣우먼)

2014-02-04 10:01:26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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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 트렌드 읽기] 창의성 보다 책임감

'백 투더 퓨쳐'는 응사세대 전후라면 영화를 넘어 명화로 회자되는 SF 작품이다. 주인공은 괴짜 과학자가 만든 자동차를 타고 시속 88마일로 달려 원하는 시간대로 이동한다. 마이클 제이폭스란 배우는 일약 세계적 스타로 떠올랐고, 사람들의 상상력은 달 착륙으로 만들어진 우주여행에서 시간여행으로 옮겨졌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이 미래로 가기 위해 설정한 시간은 '2014년1월26일 1시21분'이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이다. 앨빈토플러는 1980년 '제 3의 물결'이란 책에서 정보통신기기의 대중적 보급으로 나타날 탈대중화사회를 예측했다. 뿐만 아니라 에너지 고갈에 따른 대체 에너지의 필요성, 생산과 소비가 분리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로 합쳐지는 생산소비자의 개념도 피력했다. 당시 미국 사회에서 앨빈토플러는 문명비판가 혹은 문명평론가였다. 지금은 미래학자의 시조로 손꼽힌다. 유엔미래포럼, 세계미래회의, 세계미래학회, 국제미래전문가협회, 국제응용미래협회 등 대형 미래학회 들의 출발점인 셈이다. 헐리웃 영화제작사들은 더 이상 SF 작품을 못하게 될까 걱정이다. 관람객의 상상력을 뛰어 넘는 환상을 그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떤 상상을 하든 관람객에게 새로움을 주지 못한다며 안절부절이다. 우주, 로봇, 외계인, 시간여행 등 모두 마찬가지다. 반면, 영화에 상대적 박탈감을 느꼈던 오페라, 뮤지컬, 연극은 창의적 작품이 쏟아지고 있다. 시나리오 작가나 연출가는 SF적 상상력이 아닌 인문학적 상상력으로 무장하고 전진 또 전진한다. 우리는 표준화에 이끌려 살아 왔다. 삶의 모든 행위를 사회적 기준에 맞느냐, 그렇지 않느냐 혹은 기준을 넘느냐, 넘지 못하느냐로 유효성을 판단했다. 그러는 동안 자연스레 사람이 가진 고유한 특질은 무시됐다. 오욕칠정으로 대변되는 감정과 자유, 평화, 박애로 얘기되는 인간의 존엄성 그리고 지, 덕, 체로 압축되는 건강함의 가치는 '따위'로 폄하돼 희소성이 높아졌다. 덕분에 사람이 가진 근원적 요소의 소중함이 드러나게 됐다. 바야흐로 상상력 혹은 창의성보다 책임감이 주목 받는 시대다. 창의성은 흔해졌고, 책임감은 희소해졌기 때문이란 게 씁쓸하기는 하지만.

2014-02-03 10:38:08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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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웅의 인문학산책] 낙타

"별과 달과 해와/모래만 보고 살다가/돌아올 때는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사람 하나/등에 업고 오겠노라고/무슨 재미로 세상을 살았는지도 모르는/가장 가엾은 사람 하나 골라/길동무 되어서" 신경림의 시 '낙타'의 마무리 대목이다. 그는 세상을 하직하는 날, 낙타를 타고 떠나겠다는 19세기 탐험가 같은 유언을 한다. 물론 어디까지나 노시인의 문학적 발언이지, 죽기 전 중앙아시아 어디쯤에서 괜찮은 낙타 한 마리 미리 알아보겠다는 뜻은 아니다. 살아생전 힘차게 달리던 맥 어느 세월 자기도 모르게 잃고 흰 상여에 떠 매여 가는 것도 아니고, 남아있는 제 힘으로 이 범상치 않은 등의 곡선을 가진 이국의 동물 위에 올라타겠단다. 이만하면, 삶의 마지막 여정이 그리 수척하지 않고 홀로가 아니다. 세상에 다시 태어나면 낙타가 되어 가장 어리석은 누군가의 길동무되어 가겠노라 밝힌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낙타일까? 대상(隊商) 카라반은 그림자 하나로도 모래벌판의 완벽한 풍경화를 만들어주는, 목이 길지만 슬프지 않고 눈빛 너그러운 이 짐승이 아니고는 상상할 수 없다.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니체는 인간이 낙타에서 사자, 그리고 어린 아이로 가는 초극(超克)의 과정을 설파한다. 자기 짐도 아닌 것을 강제로 지고 가는 낙타는 노예의 단계이고, 이를 극복해야 자유의 주인인 사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자는 자유를 위한 싸움의 긴장에서 영원히 풀려날 수 없다. 정신의 평화는 아직 획득되지 못한 것이다. 어린아이는 이 모든 것에서 해방된 존재 자체를 상징한다. 흥미롭게도 '짜라투스트라'는 '낙타를 모는 사람'라는 뜻이다. 그가 창시자가 된 조로아스터교는 어두운 세상에 불을 밝히라는 하늘의 뜻을 선포한 종교다. 그 이름대로, 고집 센 야생낙타를 길들여 사막에서 인간의 길동무가 되어가도록 하는 그 오랜 시간은 낙타의 인내와 수고, 그리고 희생과 수없이 마주한 순간이었을 것이다. 니체가 본 것과는 다르게 노예가 아니라, 때로 절망스럽고 처절한 시간을 인간과 함께 해준 존재로서 말이다. 바람이 몹시 불던 날, 타림분지 너머 고비 사막 언저리를 잠시나마 밟게 해준 낙타가 떠오른다. 말의 해라고 하는데, 난데없이 낙타를 떠올린 까닭은 달리 있지 않다. 혹여 인생의 사막을 만나도 마음속에 낙타 하나 함께 하면 갈 길이 막막하다고 쉽게 지치거나 외롭지 않을 것이다. /성공회대 교수

2014-02-02 16:25:37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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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필의 청론탁설] 경제팀 교체는 빠를수록 좋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주 현오석 경제부총리에 대해 '옐로카드'를 꺼냈다. 카드사 개인 정보 유출사태와 관련해 현 부총리는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실언을 한 바 있다. 가뜩이나 정부에 대한 불만이 고조된 상태에서 현 부총리는 "어리석은 사람이 책임을 따진다"고 말해 국민의 마음에 심한 상처를 주었다. 어느 여론조사에서는 국민 가운데 19%가 "분노를 느낀다"고 응답했다. 이러한 현 부총리를 겨냥해 박 대통령은 "본질을 파악하지 못하고 개인의 입장을 강변한다면 국민의 마음에 더 상처를 주는 것이란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지난주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말했다. 그렇지 않아도 현 부총리를 둘러싸고 그동안 많은 논란이 있었다. 야당은 물론 당내에서도 교체를 건의할 정도였다. 지난해 7월 교체설이 있을 때 박 대통령은 "일할 기회를 줘야 한다"면서 옹호한 바 있다. 지난해 우리 경제는 여러 면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일부 업종이나 몇몇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심각한 불경기에 시달려왔다. 특히 실업대란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가계부채가 1000조원을 넘어섰고 전세대란 속에 하우스푸어가 양산되고 있다.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2.8%로 저성장의 그늘을 조금도 벗어나지 못했다. 특히 지난 4분기에는 1%를 밑도는 0.9%에 그쳐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고 있다. 더욱이 올해에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다. 정부와 여당에서는 야당이 경제관련 법안 처리를 제때 해주지 않아 경제회생에 걸림돌이 됐다고 항변할 수는 있다. 그러나 현 경제팀의 핵심 3인방이라 할 수 있는 조원동 경제수석은 지난해 8월 세제개편안을 놓고 증세 논란이 일자 '거위털 발언'으로 국민들로부터 분노를 산 적이 있다. 납세자를 거위에 비교하면서 털을 뽑아도 무방하다는 증세론을 폈던 것이다. 또한 이번 카드 사태에 관리감독을 책임지고 있는 신제윤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동양 사태'와 관련해서도 자유롭지 못한 입장이다. 경제팀 핵심 멤버들을 향한 국민의 신뢰는 내려갈 만큼 내려갔다. 따라서 경제팀을 조속히 교체해야 마땅하다. 현실적으로 '경제혁신 3개년 계획' 추진 등 어려운 점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지금의 경제팀으로는 우리 경제가 안고 있는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사람은 드물다. 하루 빨리 새로운 진용을 짜 국정을 쇄신하고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 /언론인

2014-02-02 16:24:22 메트로신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