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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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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필의 청론탁설] 경제위기의 해법은 정치발전이다

새해를 맞은 정·재계는 대체로 올해를 '위기의 해'로 내다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집권 2년째를 맞아 경제 살리기를 가장 먼저 내세우면서 국가 안보, 그리고 비정상의 정상화를 올해 국정과제로 제시했다. 사실 국민행복을 신앙처럼 여겼던 박 대통령은 경제문제가 다급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재계에서는 비장하리만큼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표현의 차이는 있지만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나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등의 신년사에는 한결같이 위기의식이 강하게 담겨 있다. 심지어 이건희 회장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다"고 했다. 또 정몽구 회장은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고, 구본무 회장은 "기업 경영은 위기 그 자체"라고 진단하면서 "1등 경영이 살아남는 길"이라고 역설했다. 사실 지금 세계경제는 유례없는 혼미 속에 저성장의 그늘이 짙게 깔려있다. 우리나라도 몇몇 대기업이 주도하는 특정 분야를 제외하고는 불황의 터널을 헤매고 있다. 여기에다 북한의 정세가 예측하기 어려울만큼 급변하고 있어 안보불안을 가중시키는 중이다. 이러한 가운데 우리사회의 갈등을 해소하고 경제 살리기를 뒷받침해야 할 정치권은 국민들로부터 혐오감만 키우고 있다. 유럽에서 비교적 안정된 나라와 국가부도 등으로 불안한 나라의 특징은 대체로 두 가지로 집약된다. 안정된 나라는 정치가 타협과 화합으로, 노사관계가 협력과 상생으로, 불안한 나라는 정치가 불신과 갈등으로, 노사관계가 대립과 투쟁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일부 국가에서는 장기목표를 세워 목표가 달성되기까지는 정쟁과 파업을 자제하는 사회협약을 맺어 나라 발전을 추구하기도 한다. 우리나라는 불행하게도 세계에서 가장 갈등의 골이 깊은 사회이다. 물론 터키가 우리보다 지수 상으로는 더 갈등을 겪는 나라이지만 종교적인 특수한 사정을 고려하면 우리나라가 제일 심각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통합을 주도해야 할 정치권이 오히려 사회불안을 부추기고 있다. 이제 우리나라가 보다 성숙되고 선진국으로 나아가자면 무엇보다 정치발전이 선행돼야 한다. 그래야만 경제살리기도 가능하고 국가안보도 튼튼해진다. 비록 올해가 위기의 해라고 하지만 정치를 비롯해 고른 분야에 혁신이 가해진다면 나라발전의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다시 말해 정치발전이 다가오는 위기를 극복하는 최대의 해법이다. 여야를 떠나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언론인

2014-01-05 16:12:56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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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웅의 인문학산책] 코르도바의 전설

지중해의 태양은 황금빛 오렌지를 닮았다. 이걸 차지하는 자가 위대한 제왕이 된다는 전설에 매혹된 자들이 오디세이의 후예들이 됐다. 이들이 세운 도시마다 신전이 들어섰고, 영웅들은 사랑에 맹세를 하고 전투를 벌였다. 그런 사나이들이 사라진 세월이 무려 1000년은 더 흘렀음에도 돈키호테가 둘시네아를 연모하며 방랑 기사가 된 것은, 지중해의 햇살 탓인지 모른다. 풍차를 돌릴 기운이 넘치는 바람이 불고 있는데 어떤 때에는 너무나 뜨거워 머릿속 골이 녹아버릴 지경이라며, '돈키호테'의 작가 미겔 데 세르반테스는 "아직도 생각할 수 있는 골이 남아있다면"이라고 익살을 부린다. 지중해의 바닷길은 문명의 교차로였다. 트로이전쟁의 유민들이 로마의 뿌리가 되었는가 하면, 페니키아의 뱃사람들은 카르타고제국의 조상이 된다. 어디 그뿐인가? 다마스쿠스에서 밀려난 이슬람의 한 족장은 이베리아반도에 당도, 새로운 고향을 건설한다. 중세 유럽이 고대 그리스의 유산과 결별하고 독단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을 때 이들은 대학과 도서관을 세우고 '공존의 철학'을 연마한다. 안달루시아 지방의 코르도바는 바로 그와 같은 작업이 펼쳐지는 본거지였고, 여기를 찾아든 중세 유럽의 지식인들은 르네상스라는 다음 시대의 준비를 위한 훈련에 몰입했다. 이곳 칼리프는 기독교, 유대교, 이슬람이 서로 배우면서 존중하게 하고 '책을 읽는 사람들의 정신세계'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 자신도 본향에서 쫓겨나 망명자가 됐던 세르반테스는 인간에 대한 사랑을 역사의 핵심으로 성찰한다. 이 다채로운 삶이 누렸던 풍요로움이 깨진 것은 1492년 가톨릭의 독점 체제가 이슬람과 유대인들을 축출하면서부터였다. 대서양으로 뻗어나간 스페인은 이후 200여 년 동안 위세를 떨치지만 결국 몰락의 길로 접어든다. 자신의 내부에 존재한 다양한 역량을 스스로 파괴해버린 결과였다. 물론 어떤 역사도 차고 기우는 곡절이 있기 마련이나 서로 다른 차이를 아우르는 힘을 잃으면 다시 일어서는 일은 너무나도 힘겹다. 별로 뜨겁지도 않은 태양 아래 이미 머릿속이 녹아버린 것도 아닐 텐데 인간은 그런 어리석음을 되풀이해 저지른다. 코르도바의 신화는 그러나 아직 종료되지 않았다. 인간에 대한 사랑에 맹세를 하는 영웅은 지금도 우리의 가슴을 뛰게 하고, 차이를 차별이 아니라 축복으로 이해하는 시대는 황금빛 오렌지를 자기 땅에서 길러내는 법이기 때문이다. /성공회대 교수

2014-01-05 16:11:12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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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에서] KBS 탐욕, 누구를 위한 것인가

KBS를 비롯한 지상파방송사의 탐욕이 무섭다. 경영정상화를 이유로, 수신료 인상과 중간광고 허용 등을 대놓고 홍보하며 국민을 압박하고 있다. 이미 국내 유료방송시장의 거대 권력으로 자리한데 이어, 간접광고 허용까지 얻어낸 마당에 이들의 요구는 끝이 없다. 특히 KBS는 공기인 자사의 각종 프로그램에서 수신료 인상의 정당성을 시청자에게 강요하기까지 한다. 재계에서는 이미 지상파방송사의 광고요청에 골머리를 썩고 있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고사성어에 '득룡망촉'이라는 단어가 있다. '(농)나라를 얻고나면 또 (촉)나라를 바란다는 뜻으로, 욕심은 끝이 없음을 나타내는 말'이다. 위나라 조조와 촉나라 유비가 싸우던 중국의 삼국시대가 배경이 된 고사성어다. 조조는 지금의 사천성인 섬서성 남쪽 농지방에 쳐들어가 그 일대를 수중에 넣었다. 조조의 부하인 사마의는 조금 무리하면 촉의 땅 모두를 손에 넣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이를 건의했다. 조조는 "인간이란 '이 정도면 되겠다'며 만족하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이미 농을 얻은 마당에 촉을 바라는 것은 지나친 욕심이다"고 일갈했다. 눈을 아래로 돌려 일본의 사례를 보자. 일본의 최대 방송사인 NHK도 수신료를 받고 있다. 그러나 KBS처럼 한번에 40%를 인상하려고 하는 일은 벌이지 않는다. 심지어 수신료 징수방식도 KBS와 다르다. NHK에 소속된 징수원들이 일일이 가가호호 방문하며 징수하는 방식으로, 징수율도 60%가량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에 반해 KBS의 수신료 징수율은 무려 90%를 훨씬 상회한다. KBS도 한때 NHK와 같은 징수방식을 채택했던 적이 있다. 그 유명한 전두환 정권 당시의 '땡전뉴스' 등으로 '수신료 납부거부'라는 여론의 뭇매를 맡고, 슬그머니 한전의 전기료에 이를 합산해 반 강제적으로 수신료를 받고 있다. 시청자들은 전기를 끊지 않는 이상, 의무적으로 수신료를 내야하는 상황인 것이다. 최근 노웅래 민주당 의원이 KBS수신료를 전기요금에 포함해 징수하는 것을 전면 금지하는 법안이 발의했다. 이를 통해 KBS가 스스로를 성찰할 수 있는 기회가 될지 지켜볼 일이다. 김충식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도 지난해 말 메트로신문과 인터뷰에서 "KBS 수신료 인상이 이뤄지기 위해 공영방송에 대한 재원구조의 안정화라는 국민적 공감대가 전제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공영방송의 공정성과 신뢰성 회복이 관건"이라고 일갈한 바 있다. KBS는 재정 악화가 심각하다고 주장하지만, 하위직급은 줄어드는 반면, 고위직은 늘어나는 역피라미드형 인력구조, 최근 4년간 KBS 순이익은 줄어들며 적자를 기록중임에도 KBS 사장 등의 연봉은 같은 기간 35%나 늘어난 점, 과도한 사내복지기금 출연 등 방만 경영 행태 등이 계속 지적돼 왔다. '잘못을 자신에게서 찾는다'는 뜻의 '반구저기'라는 고사성어가 있듯이 KBS는 자신들의 허물부터 다시 살펴봐야한다. '잘되면 조상 탓, 잘못되면 제 탓'이라는 새로운 속담을 만들어냈으면 한다.

2014-01-05 13:27:53 김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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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놀로그] 합격자 현수막을 올려다보며

시험이 끝나고 졸업과 입학의 계절이 다가온다. 거리를 걷다가 고개를 올려다보면 합격축하 현수막이 참 많다. 합격축하 현수막이라고 하면 아직은 개천에서 용나던 시절, 고향마을에서 몇 년만에 한 번 고시합격자를 배출했을 때 마을거리와 모교정문에 걸어놓던 그 현수막이 기억난다. 흔치 않은 일이기에 마을 전체의 경사였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합격축하 현수막은 꽤 평범(?)해졌다. 한 명은커녕 아예 합격자명단을 주루루 나열하고, 강남은 당연하다는 듯 미국대학의 이름도 곁들여진다. 그 뿐인가, 대학합격율이 높다는 몇몇 대학 중고등학교에 합격했다고도 축하하는 현수막이 건물의 외관을 뒤덮고, 이젠 사립초등학교 합격을 축하하는 영어유치원의 현수막도 보인다. 이 축하의 홍수는 대체 어디까지 바닥을 칠까. 이러한 합격축하 현수막을 내거는 곳은 모두 교육기관이지만 이 행위를 교육적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일단 축하를 하고 싶으면 알아서 조용히 그 대상에게 하면 되는데 굳이 이러는 건 그들은 축하하려는 게 아니라 그저 장사를 위한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광고를 하려는 것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자기네 광고를 위해 졸업생들을 이용한 것이다. 그 다음으로 나쁜 이유는 그 앞을 지나다니는 사람들에게 불쾌감을 주기 때문이다. 어떤 이들은 그 현수막에 영향받아 자식을 그 기관에 보낼 마음이 생긴다면 일종의 정보전달이 될 수도 있겠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에겐 타인의 자랑거리는 듣거나 보기 즐거운 일이 아니다. 더욱이 주변에 불합격자가 있을 경우 지나는 순간마다 상대적인 박탈감이라는 부정적인 감정으로 불필요한 공격을 하는 셈이다. 마지막으로 이런 합격축하 현수막이 옳지 않은 이유는 우리가 귀아프게 듣고 '좋은 대학 가야 인생 성공한다'는 명제를 노골적으로 강화하기 때문이다. 삶의 가치관을 거리마다 입을 모아 통일시키는데 어찌 숨이 안 막힐까. 하긴 이미 이 사회엔 얼마나 많은 현수막이 덕지덕지던가. 그도 그런게 사실 현수막이라는 존재이유 자체가 소통 아닌 '내가 하고 싶은 얘기만 하기'니까. 글/임경선(칼럼니스트)

2014-01-05 10:26:15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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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봉의 도시산책] <63>생뚱한 표석, 엉뚱한 지명들

인천 도원역에서 내려 길을 걷다 보면 한자로 '한국철도 최초 기공지'라 새겨진 표석을 만날 수 있다. 지난 1897년 3월 22일부터 건설하기 시작해 2년 뒤 개통한 한국 최초의 철도 '경인선'의 기공식 터를 알리는 표석이다. 그런데 사실 그곳은 경인선 기공식이 열린 곳이 아니다. 표석에서 동북 쪽으로 약 400m 떨어진 쇠뿔고개 언저리가 정확한 기공식 현장이다.(사진) 기공식이 열린 바로 그 자리에 표석을 세우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웠을 수 있지만, 저간의 사정을 함께 기록해 두지 않으니 한국 최초의 철도가 어디서부터 놓여지기 시작했는지 시민들은 알 수가 없다. 그러고 보면 인천에는 잘못된 위치에 세워진 표석뿐만 아니라 엉뚱한 지명들도 적지 않다. 도원역 남쪽의 도원동 일대를 걷다 보면 '도산 1길'이나 '도산 2길' 등의 거리명이 적힌 이정표를 볼 수 있다. '도산'은 일제강점기 때 이 동네의 이름이었던 '모모야마(桃山)'를 단순히 한글화한 결과다. 인천 송도국제도시의 '송도'도 비슷한 경우다. 인천일보 주필이자 고등학교 교사인 조우성 선생에 따르면 송도 일대는 애당초 '옥련리'라 불렸다고 한다. 그랬던 것을 중일전쟁 직전인 지난 1936년, 일제가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에서 무공을 세운 일본 군함 '송도호'의 이름을 따 '송도정'으로 개칭해 전의를 불태웠다는 것이다. 물론 해방 직후인 1945년 송도정이 '옥련동'으로 되돌려진 적은 있다. 그런데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인천 연수구청이 신도시 이름으로 일제의 침략성이 녹아 있는 이름 '송도'를 낙점해 버려 참 아이로니컬한 상황이 재현되고 있다. 물론 해방 뒤라고 모든 지명을 바꾸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인명에도 여자 이름 속의 '아들 자'자나 남자 이름 속의 '수컷 웅'자 등 일제의 흔적들이 여러 방식으로 남아 있다. 그러나 제국주의와 침략의 역사가 녹아 있는 이름이라면 경우가 다르지 않을까? 유독 인천에 생뚱맞은 자리에 세워진 표석이 많고 일제의 지명마저 다시금 살아나고 있는 이유, 과연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다시, 서울을 걷다' 저자

2014-01-02 13:51:48 안용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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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노의 푸드스토리] 감 먹으면 만사가 뜻대로…

2014년 갑오년의 새해가 밝았다. 올해는 원하는 일이 모두 뜻대로 이뤄졌으면 좋겠다. 그런데 새해 소원을 빌 때는 이왕지사 감을 먹으며 기원할 것을 권한다. 그것도 두 개를 먹는 것이 좋다. 뜬금없는 소리처럼 들리겠지만 모든 일이 순조롭게 풀려나가라는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마음먹은 대로 일이 술술 풀리는 것을 한자로 사사여의(事事如意)라고 한다. 이 말을 그림으로 그릴 때는 감을 두 개 그려서 표현한다. 중국말로 일 사(事)자와 감 시(枾)자의 발음이 같기 때문이니 화폭에 그린 감 두 개는 일이 뜻하는 대로 풀리라는 덕담의 의미를 갖는다. 개업을 축하할 때 감이 그려진 동양화를 선물로 건네는 이유도 사업이 뜻하는 대로 이뤄져 부자 되라는 뜻이다. 일과 감의 중국어 발음이 같기 때문에 감 두 개가 만사형통의 의미가 된다니 얼핏 말장난처럼 들릴 수도 있고, 또 중국만의 풍속일 것 같지만 사실 한·중·일 삼국에서 공통적으로 통용되는 의미다. 옛날 사람들은 감에 일곱 가지 좋은 점이 있다고 믿었기 때문일 것이다. 먼저 감은 수명이 길고, 잎이 풍성해 그늘이 짙으니 포용력이 크다고 보았다. 또 새가 둥우리를 틀지 않고, 좀이나 벌레가 끼지 않으니 잡것이 끼어들 여지가 없다. 게다가 열매가 먹음직스럽고 잎이 커서 글씨를 쓸 수 있으니 학문 증진에 도움이 된다. 군자에게 필요한 덕목을 모두 갖추고 있는 셈이다. 예전부터 우리나라에서는 새해 음료수로 수정과를 준비했다. 수정과는 곶감을 넣어 만드니 혹시 새해에 만사가 순조롭게 이뤄지라는 덕담의 의미가 담겼을 수도 있겠다. 새해에는 모두가 원하는 일이 뜻대로 이뤄졌으면 좋겠다. /음식문화평론가

2014-01-01 15:54:02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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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 트렌드읽기] Ageless

실버폰이란 게 있다. 일명 효도폰이란 이름으로 판매점에 진열되는데, 일반 핸드폰에 비해 화면과 글자 크기가 조금 더 크고, 기능은 단순화된 것이다. 제품 가격은 물론이고 요금과 기타 부대 조건 역시 큰 부담이 없다. '알뜰폰' 역시 다르지 않다. 소비 능력이 부족한 학생을 대상으로 저가 단말기에 통화나 문자 등의 사용에 대한 제한을 설정해 제공한다. 그러나 실생활에서 실버폰, 알뜰폰을 쓰는 사람은 보기 어렵다. 노년층도 학생층도 그들을 위한 제품을 원하지 않는다. 핸드폰 구입 기준은 삼성, LG, 애플과 같은 제조사에 대한 기호뿐이다. 여성복은 여성캐주얼, 캐릭터캐주얼, 어덜트캐주얼, 유니섹스캐주얼, 마담 등과 같은 형태로 구분돼 왔다. 제조사 입장과 유통사 정책에 따라 시장이 세분화된 것이다. 아웃도어 의류는 반대의 경우다. 기능성이 중요시 되는 탓에 등산, 골프, 스포츠 등으로 구분돼 왔는데 어느 새 차별화 영역을 잃어버렸다. 원단과 디자인의 다양화에 따라 종목 간의 구분도 애매해졌고, 아웃도어용 의류와 일상생활용 의류의 구분도 의미가 없어졌다. 여기에는 SPA 브랜드의 팽창도 한몫을 했다. 소비자는 결혼식이나 모임에 갈 때조차 형식적 착장을 피하는 추세다. 문화 체험도 다르지 않다. 10대를 위한 영화에 30대, 40대가 몰린다. 예전처럼 영화관에 자녀만 들여보내고 밖에서 기다리는 부모는 없다. 영화의 내용도, 영상도 흥미롭다. 오래된 영화에 대한 소비도 장년층에 국한되지 않는다. 20~30대 젊은 소비자들은 옛날 영화를 이전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모던(Modern)으로 바라본다. 그들의 손목에는 유물 취급 받는 카시오 손목시계가 두 개씩 채워져 있다. 디너쇼가 효도선물에서 벗어났고, 국악공연이나 사물놀이 역시 다양한 세대가 어울리는 이벤트로 자리 잡았다. 바야흐로 '늙지 않는(Ageless)'가 트렌드의 중심으로 와 있다. 과거 젊어 보이려 애썼던 세대와 달리 자연스럽게 젊게 사는, 아니 젊은 시절의 사상이나 행동을 오래도록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소비자가 많아졌다. 이 현상은 부모자식, 선후배, 스승과제자 등의 관계에서 새로운 활기를 불어 넣는다. 모든 면에서 격차가 좁아졌기 때문이다. 2013년이란 시간이 끝나 가지만 당신은 여전히 오늘의 사람이다. 2014년은 당신 안의 수 많은 당신 간의 격차를 줄이면 젊음은 더 오래 지속될지도 모른다 .

2013-12-30 16:07:00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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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호의 베이스볼 카페]빅뉴스 넘쳐난 2013 야구계

2013년 야구계의 가장 큰 사건을 꼽자면 메이저리거 류현진의 성공적인 데뷔와 추신수의 FA 계약이었다. 한국프로야구 선수 처음으로 메이저리그에 직행한 류현진은 LA 다저스의 든든한 3선발 투수로 14승, 방어율 3.00의 성적을 올렸다. 류현진이 등판하는 경기는 전 국민적인 관심사였다. 추신수도 FA 자격을 얻어 텍사스 레인저스와 7년 1억3000만 달러(1379억 원)에 계약했다. 아시아 출신 선수로는 최고액이자 한국야구의 힘이었다. 그러나 두 메이저리거에게 관심이 쏠리면서 상대적으로 경기력이 떨어진 한국야구는 흥행이 주춤했다. 일본에서는 이대호와 오승환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이대호는 오릭스를 떠나 소프트뱅크에 20억 엔에 가까운 초대형 계약을 맺었다. 삼성의 5번 우승을 이끈 소방수 오승환은 2년 9억 엔의 특급대우를 받고 한신 수호신으로 변신했다. 일본에서도 한국야구의 힘이 커졌다. 국내에서 삼성은 사상 첫 통합 3연패를 달성했다. 삼성은 90년대 말부터 육성시스템에 투자를 통해 체질을 바꾸는데 성공해 최강의 입지를 굳혔다. 그러나 최강을 자부했던 SK와 전통의 KIA 몰락도 눈에 띄었다. 신생 NC는 7위에 올라서는 등 성공적인 데뷔를 했다. 공포의 외인구단을 이끈 김경문 감독의 지도력도 조명 받았다. 10구단 kt의 탄생도 중요한 변화였다. 10구단을 놓고 굴지의 통신그룹 kt와 부영건설이 경쟁을 벌였고 kt가 10번째 심장의 주인공이 됐다. 10구단의 출범은 향후 한국프로야구 발전의 토대를 다질 것으로 기대 받았다. 그러나 선수 부족과 경기력 저하로 인한 흥행 악화의 우려도 나오고 있다. 선수로는 2년 연속 홈런왕과 MVP를 거머쥔 박병호가 많은 박수를 받았다. 그러나 박병호를 제외하고는 대형타자 기근에 허덕였고 15승 에이스 토종투수도 없었다. 새로운 스타가 등장하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FA 수요 폭발 덕택에 롯데 강민호, 한화 이용규와 정근우는 대박을 터트렸다. 2014년 한국야구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이는 해외파 바람속에서 흥행에 불을 지펴야 한다. 외국인 타자 도입으로 공격야구가 주목 받고 있다. 삼성은 통합 4연패에 도전한다. 광주에는 KIA 챔피언스 필드 시대가 열리면서 인프라도 달라진다. 과연 2014 한국야구는 어떤 빅뉴스를 전해줄까. /OSEN 야구전문기자

2013-12-30 10:50:11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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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웅의 인문학산책] 저물어가는 시간과의 대화

그동안 꽁꽁 가두어 두었던 한파였나 보다. 병마개가 열리는 순간 빠져나온 '지니'처럼, 겨울의 입김은 호리병 안으로 되돌아가게 할 수 없는 냉기를 뿜어낸다. 기세가 자못 강렬해 조금이라도 잘못 건드리면 금세 눈발이 날릴 듯한 기색이다. 맑았던 하늘이 짙은 회색을 머금자 마을의 불빛이 하나 둘 반짝이기 시작한다. 시간은 계절의 온도에 따라 녹기도 하고 얼어붙기도 하지는 않는다. 그러기에 시간의 속도는 때에 따라 달라지지 않으며, 자신이 다녀갔다는 자국을 남긴 채 이내 떠난다. 그 예정된 결별에서 미련이나 아쉬움은 늘 우리 편에서 만이다. 스스로의 궤도에 이토록 지치지 않고 냉정할 정도로 성실한 존재는 우주를 온통 뒤져봐도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시간은 우리보다 한 발 앞서서 달리거나 뒤늦게 도착하는 것처럼 보일 때가 많다. '아직'과 '드디어' 사이의 거리는 사람에 따라 다르기에 그런 착시가 생겨나기 마련이지만, 바라는 바가 이뤄지는 찰나는 언제나 더디고 지나간 세월은 아무리 빠르게 뒤쫓아가도 다시 잡을 수 없다. 열성을 다해 구애해도 좀체 속을 보여주지 않는, 애태우게 하는 연인이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누구나, 힘겹게 고개를 넘고 나면 목표가 보일 지에 대한 불안감, 망망한 벌판에 홀로 서 있다는 두려움, 늪으로 빠져드는 듯한 위기, 또는 발밑이 흔들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긴장을 겪는다. 이 모든 것은 다 명료하게 포착할 수 없는 시간의 정체에서 비롯된다. 시간을 앞지를 수 있다면 보일 내일이, 우리에게는 무엇으로도 미리 열 수 없는 철문이다. 열쇠는 단 하나, '기다림'이다. 무작정 기다리는 것은 물론 아니다. 내게 찾아와주었던 시간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하고, 나를 떠난 시간들이 남긴 자취를 깊이 어루만져보는 마음을 키우는 연습을 쌓아가는 거다. 그러면 다시 나를 찾아와줄 새로운 시간에 대한 자세가 저절로 만들어져나간다. 아직 닥치지 않은 내일에 대해 상상력이 가세한 염려가 지나쳐 초조해지거나 또는 지나간 일에 대한 피곤한 후회로 영혼이 마모되지는 않을 것이다. 날카로운 바람이 우리를 습격하고 우울한 날들이 회색 하늘처럼 지붕을 덮을지라도, 우리의 삶에 따뜻한 등불 하나씩 켜져 나가는 즐거움은 그렇게 해서 태어난다. 저무는 것은 시간의 그림자일 뿐이며, 결국 시간은 우리의 존재 안에 그대로 담겨져 있다.

2013-12-29 19:14:54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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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필의 청론탁설] 특단의 리더십이 필요하다

'경제부흥' '국민행복' 문화융성' 등 3대 국정목표를 내걸고 출범한 '박근혜 정부'가 첫 1년을 보내게 됐다. 지난 한 해를 되돌아보면 대체로 저성장의 그늘 아래 소모적인 정쟁으로 힘겨운 나날이 이어졌다. 국정원 댓글 등 대선을 둘러싸고 여야 간에 극단적인 대립을 보이면서 대치 정국으로 치달았다. 이 바람에 경제민주화를 비롯해 부동산, 경기회복 등 민생문제는 뒷전으로 밀렸다. 물론 미국, 중국에 이어 EU(유럽연합) 국가들과 정상외교를 알차게 벌였고 대북 대응도 원칙을 살려가며 새로운 관계를 찾고 있다. 덕분에 외교안보부문에서는 국민들로부터 어느 정도 신뢰를 얻고 있다. 따라서 박 대통령의 지지도는 안정선을 유지했고 새누리당의 지지율도 민주당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준을 줄곧 지켰다. 그러나 지금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나 기대는 그렇게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 박 대통령의 지지도는 내려가고 있다. 장기 파업을 벌이고 있는 코레일만 해도 박 대통령의 리더십을 실험하는 중이다. 그 대신 아직 창당도 되지 않은 '안철수 신당'이 예상을 깨고 상승 기류를 타고 있다. 야당을 지지하는 국민들이 민주당에서 돌아서는 점도 있으나 부동층이 상당수 가세하고 있는 점은 분명하다. 이러한 가운데 새누리당의 분위기는 너무 한가하다. 집권 2년째를 맞는 박근혜 정부는 다가오는 갑오년 새해에 특단의 리더십을 펴지 않으면 안 된다. 국민들이 힘겨워하는 것은 경제적인 고통도 있지만 정치적 혐오가 더 크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집권여당인 한나라당의 역할과 대통령의 역량이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오히려 장외 집회 등 어느 부문에서는 야당의 행태를 배우려는 기미도 엿보인다. 이제 대다수 국민들은 박 대통령의 정치역량을 갈망하고 있다. 우리와 정치문화 등 여러 면에서 차이가 있지만 영국의 마거릿 대처 총리나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비교하려는 국민 정서가 강하다. 지금과 같은 정치상황이 계속 이어진다면 야당이 주장하는 '불통 대통령'이 고착화될 수도 있다. 마침 얼마 전 박 대통령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새해의 각오를 밝히면서 "120년 전 갑오개혁은 실패했지만 이제는 성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년 초 연두 기자회견에서는 새로운 국정방향 제시도 중요하지만 특히 정치발전, 노사정관계, 서민경제 대책 등 당면한 문제에 무게를 두어야 할 것이다.

2013-12-29 19:07:31 메트로신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