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AI영상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오피니언>칼럼
기사사진
[유병필의 청론탁설] '발등의 불' 저출산 문제

그토록 우려됐던 저출산 문제가 좀처럼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출산장려정책이 무색할 만큼 퇴보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출산율이 전년보다 오히려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1월까지 태어난 출생아를 토대로 12월치를 집계(추산)한 결과 2013년 출산율이 1.18명 안팎으로 전년의 1.3명보다 낮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1.74명보다 훨씬 적은 수준이다. 더욱이 지난해 출산율은 저출산 대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되기 이전인 2003년 수준으로 되돌아간 것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5년 출산율이 1.08명까지 떨어지자 2006년부터 1차(2006~2010년)와 2차(2011~2015년)에 걸쳐 '저출산 고령사회 기본계획'을 추진하면서 연 평균 10조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24조6000억원의 예산을 쏟아부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출산 대책이 효과를 보지 못하고 뒷걸음질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지속가능한 인구를 맞추자면 출산율이 2.1명은 돼야 한다. 현재 추세대로면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크게 줄어들어 경제성장에 결정적인 걸림돌이 된다. 이해 반해 노인 인구는 해마다 늘어 말 그대로 '초고령 사회'가 될 전망이다. 우리나라 노인 인구는 오는 2026년에는 전체의 20%가 넘을 전망이다. 다섯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이 노인이 되는 셈이다. 또한 노인 1명을 부양하는데 필요한 생산가능인구는 2007년 7명에서 오는 2020년에는 4.6명으로 낮아질 전망이다. 이러한 예측은 조금도 빗나갈 가능성이 없다. 현대경영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피터 드러커는 "인구통계가 미래에 관련된 것 가운데 가장 정확히 내다볼 수 있는 유용한 자료"라고 주장한 바 있다. 여기에 결혼을 앞두고 있는 20~30대 젊은이들의 결혼관이 아주 비관적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전체의 59.6%만이 결혼을 '필수'로, 40.4%가 '선택'으로 여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혼관으로 보아 저출산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지금 우리가 추진하고 있는 저출산 대책을 원점에서 다시 출발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재정 투입의 방법이나 출산장려 정책에 이상이 생겼다고 볼 수 있다. 저출산을 극복하기 위해 프랑스 등 다른 나라의 성공 사례를 좀 더 연구하고 우리 실정에 맞는 특단의 대책을 조속히 세워야 할 것이다. /언론인

2014-02-16 15:40:32 메트로신문 기자
기사사진
[김민웅의 인문학산책] 책을 찾는 여행

실크로드를 공부하다 보면 스벤 헤딘과 오렐 스틴이라는 이름을 만나게 된다. 19세기 말 20세기 초반 실크로드 탐험의 선두 주자들이다. 실크로드라는 명칭은 리히트호펜이 처음 사용했지만 동서 문명교류의 길을 인류사에 새롭게 아로새긴 사람들은 이들과 같이, 당시 오지(奧地)라 할 중앙아시아 변경에 들어선 탐험가들이다. 그들의 글을 읽어나가노라면 우리는 망각된 과거가 생생하게 복원되는 경이로움을 체험하게 된다. 물론 이들이 문화재 절취의 과오로 인해 비판의 대상이 되는 것도 실크로드 역사의 지울 수 없는 대목이다. 이들이 밟아간 궤적을 따라가다 보면 또 다른 뛰어난 탐험가 오웬 라티모어와 마주하게 된다. 오늘의 신장지역과 중앙아시아, 만주와 몽골에 이르기까지 그의 견식은 전방위적으로 뻗쳐있다. 그렇게 펼쳐지는 문명사의 흐름에 몸을 싣고 가다보면 우리는 불교, 기독교, 이슬람교 등 종교가 합류하는 거대한 강을 건너게 된다. 그와 같은 지적 여행은 각 시기와 지역의 철학, 신학, 미술, 건축, 정치와 경제에 관계된 서적들의 탐색으로 이어진다. 무엇이 그토록 불가사의의 한 종교적 열정과 고독한 여행의 결단을 하게 되었는지 궁금해지기 때문이다. 어디 그뿐인가? 20세기에 이르면 피터 홉커크가 잘 묘사했던 바대로 바로 이 중앙아시아를 중심으로 서구 제국주의가 서로 영토전쟁을 벌이는 역사를 목격하게 된다. 실로 인류가 그간 살아온 세계사는 그 어느 하나 서로 동떨어져 움직여 온 것이 하나도 없다. 책을 찾는 여행도 마찬가지다. 하나의 길에서 계속 가지치기를 하고 새로운 길을 발견하면서 우리가 습득하게 되는 지식의 계보는 확장되고 심화된다. 그런데 우리의 교육은 너무 빨리 하나의 전문분야로 지적 영토를 협소하게 만들어버리고 만다. 시간이 지나면 금세 낡고 못쓰게 될 정보검색형 교육이다. 어떻게든 빨리 써먹겠다는 조급한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풍토에서 실크로드의 세계적 권위인 정수일 선생이 팔십 노구에도 불구하고 '실크로드 사전'을 펴낸 것은 기적에 가깝다. 이미 숱한 저술의 깊이를 확증한 그의 노고이기에 더욱 존경스럽다. 진정한 배움은 오랜 시간 익히고 다져나가는 과정을 기뻐하며 그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책을 찾는 여행에 걸리는 긴 시간을 즐겁게 받아들이는 사회가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뿌리깊은 나무가 된다. /성공회대 교수

2014-02-16 15:39:48 메트로신문 기자
기사사진
[뉴스룸에서]수입차가 살아야 국내 완성차도 산다

"미국에 좋은 것은 GM에도 좋고, 그 반대의 경우도 성립한다." 1952년 대선에 승리한 드와이트 아이젠하워(Dwight D. Eisenhower)의 내각에 국방장관으로 발탁된 GM 사장 출신 찰스 윌슨(Charles E. Wilson)은 상원의 인준 청문회에서 이 같은 말을 남겼다. 많은 언론들이 앞말은 자르고 "GM에 좋은 것은 미국에도 좋은 것"이라고 보도해 오해의 소지가 있긴 했지만, 이 말은 이 시대를 말해주는 명언으로 인구(人口)에 널리 회자됐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요즘 상황은 어떨까? 정부 관계자를 비롯해 많은 이들은 현대차가 살아야 우리나라도 산다고 굳게 믿는 듯하다. 현대차가 국내 완성차업계나 경제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그럴싸하게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그렇게 보는 시각이 오히려 현대차를 위험에 빠뜨릴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는 이는 많지 않다. 현대차는 여전히 국내 최고의 자동차 기업이고, 현대차와 기아차를 합친 실적은 세계 5위를 달리고 있으니 글로벌 톱 티어로서 손색이 없는 수준이다. 문제는 내수에서 점유율이 떨어지면서 이를 해외 실적으로 메우고 있다는 점이다. 해외 비중이 커질수록 위험성은 증가할 수 있다. 특히 러시아, 브라질, 중국 등의 신흥국 경기 부진에 직격탄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동차회사에게는 내수에서의 안정적인 점유율 확보가 꼭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현대차뿐 아니라 국내 완성차업계가 모두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데, 상황은 그리 녹록치 않아 보인다. 급증하는 수입차 판매가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근래 현대차의 행보를 보면 경쟁자는 오로지 수입차 밖에 없는 것처럼 보인다. 시승회에서 설명하는 내용도 그렇고, 보도자료 또한 온통 수입차와의 비교 일색이다. 제품 경쟁력이 좋아진 덕분이기는 하지만, 이는 자칫하면 소비자들이 국산차 전체를 외면하는 결과를 나을 수 있다. "수입 럭셔리 브랜드들은 끼워주지도 않는데 왜 매번 경쟁차로 언급하냐"는 반응이 나오는 걸 봐도 그렇다. 국내에서 수입차 판매가 늘어나는 현상은 바람직해 보인다. 단언컨대, 이러한 과정이 국내 완성차업체를 존폐의 위기에 몰아넣지는 않을 것이다. 현대차를 비롯해 국내 완성차업계의 경쟁력이 그리 허약한 수준이 아니기 때문이다. 수입차 판매가 늘수록 국내 업계는 더욱 긴장하고 좋은 차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기아차 K9의 품질이 더 좋아지면서 가격이 내려가고 있는 게 단적인 사례다. 2006년 5월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Thomas Friedman)은 칼럼에서 "미국의 장래에 GM보다 더 위험한 기업이 있는가? 차라리 토요타가 이 회사를 하루 빨리 인수할수록 미국은 더 나아질 것이다"라는 독설을 내뱉었다. "미국에 좋은 것은 GM에도 좋다"는 말이 나온 지 불과 50여년지 지난 후에 상황이 180도 바뀐 것이다. 한국의 상황은 어떤지 진지하게 되돌아 볼 때다.

2014-02-16 14:52:37 임의택 기자
기사사진
[모놀로그] 정신승리하지 말자

부당한 일을 겪었을 때 피해자인 당신은 어떻게 하는가. 문제해결이 가장 좋겠지만 쉬워보이진 않는다. 그럴 때 우리는 곧잘 무의식적으로 정신승리를 한다. 우선, 겪은 그 부당한 문제를 사소하고 별 것 아닌 걸로 스스로 축소시키며 합리화한다. 인생에서 한 번쯤 겪는 안 좋은 일을 겪었다, 똥밟았다 생각하고 너그럽게 떨쳐버리라는 것. 한국 특유의 액땜론, 즉 이번에 안 좋은 일을 당했으니 다음엔 그럴 일이 없다는 미신도 돕는다. '합리성'이라는 카드를 빌려오기도 한다. 저항하면 오히려 문제가 더 복잡해지거나 악화될 수 있어 나만 손해라며, 남들이 다 꾹 참고 넘기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는 논지다. 객관적으로 불의에 저항하는 일은 옳지만 내 가족이나 친구라면 말리겠고, 똥이 무서워서 피하냐, 더러워서 피하지,라며 '똑똑한' 이들은 그렇게 할 거라는 자기합리화다. 한데 가해자들은, 피해자들의 바로 위와 같은 '정신승리' 마인드를 보란듯이 악용할 것이다. 사소한 문제에 연연하는 스스로의 모습을 보는 것은 썩 유쾌한 일이 아니다. 치사하고 구차하다. 그러나 나에게 중요한 문제는 객관적으로 크고 작은 게 따로 없다. 사소해도 내게 중요하다면 바로잡아야 하고, 하물며 사소하다고 넘어가면 나중에 결코 사소하지 않은 큰 부당함은 어떻게 저항하겠는가. 문제를 해결하려 들면 더 복잡해진다고? 가만히 두면 겉으로는 평온할지 모르나 안으로 곪고 ››어 그 댓가는 더 오래 치뤄야 한다. 똥이 더러워서 피한다고? 천만에, 무서워서 피한다. 모든 저항에는 두려움이 따른다. 단순히 스트레스나 번거로움, 시간낭비 외에도 내가 이런 부당한 일을 당할 만큼 약자임을 공개하는 것에 대한 수치심, 가해자의 앙심을 사는 부조리극까지도 상상하게 되는 것이다. 자신의 의지를 표명하고 저항하는 일은 아주 작아보이는 문제라도 힘겹고 외롭고 두려운 일이다. 살다보면 정당한 저항이나 실천을 멈추는 방법이 다양한 논리로 곳곳에 숨어있음을 알게 된다. '좋게좋게' 넘어가자는 담합의 유혹에 내가 기꺼이 설득당할 때, 잘못된 관행은 점점 고착될 수 밖에 없다.

2014-02-16 09:25:55 메트로신문 기자
기사사진
[권기봉의 도시산책]<68>파주 '적군묘지' 앞에서

"오호, 여기 줄지어 누워있는 넋들은 눈도 감지 못하였겠구나. 어제까지 너희의 목숨을 겨눠 방아쇠를 당기던 우리의 그 손으로 썩어 문드러진 살덩이와 뼈를 추려 그래도 양지바른 두메를 골라 고이 파묻어 떼마저 입혔으니 죽음은 이렇듯 미움보다, 사랑보다도 더 너그러운 것이로다." 구상의 시 '적군묘지 앞에서'의 일부로 현재 경기도 파주에 있는 북한군과 중공군 묘지, 이른바 '적군묘지'를 다룬 시다. 우리 정부는 지난 1996년부터 한국전쟁 당시 남한 땅에서 사망한 북한과 중국 군인들의 유해를 북녘땅에 가까운, 남방한계선에서 불과 5㎞ 떨어진 적군묘지에 안장해오고 있다. 뿐만 아니라 1·21사태, 즉 1968년 청와대를 습격하려고 김신조와 함께 내려왔다 사살된 무장공비 30명과 87년 김현희와 함께 대한항공 858기를 폭파하고 자살한 김승일, 98년 남해안 반잠수정 침투사건 때 사망한 공작원 6명 등의 유해도 이곳에 묻혀 있다. 얼마 전에는 전국 주요 격전지에서 발굴한 북한군인 유해 48구를 안장하기도 했다. 이 묘지가 들어선 것은 '교전 중 사망한 적군의 유해도 존중해야 한다'는 제네바협정 추가의정서 제34조에 따라서다. 축구장 두 개에 해당하는 면적에 북한군 유해 700여 구와 중국군 유해 420여 구 등 최대 1400여 구의 유해가 안장됐다. 무덤마다에는 각목으로 묘비도 만들어 세웠는데, 간혹 이름이나 계급 등이 적힌 것이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은 '무명인'이라 적혀 있다. 과연 이 유해들은 언제쯤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일단 중국군 유해는 한중 간의 협의에 따라 조만간 송환할 예정이다. 그러나 북한군 유해에 대해서는 기약이 없다. 반대로 북한땅 전역에 산재해 있을 한국군의 유해는 그 수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다. 올해는 판문점에서 정전협정이 맺어진 지 자그마치 61년째다. 적군묘지의 무덤들을 망자들의 고향인 북쪽을 향하도록 배려해 그나마 북향으로 배치한 데에서 작은 희망이 엿보이기는 하나, 남과 북 사이에는 더 큰 배려의 정신이 필요해 보인다. /'다시, 서울을 걷다' 저자

2014-02-13 15:15:02 메트로신문 기자
기사사진
[윤덕노의 푸드스토리] 대보름날 부럼은 땅콩 대신 무?

정월 대보름에는 부럼을 깨무는 것이 우리 전통인데 부럼용 견과류의 대표는 땅콩이다. 다음으로 밤이나 호두, 잣, 은행을 꼽는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다. 옛날 문헌에는 대보름날 땅콩을 깨문다는 기록이 없다. 조선 후기 '동국세시기'에도 부럼으로 밤과 호두, 은행, 잣, 무를 깨문다고 나온다. 땅콩 대신 엉뚱하게 무가 들어있다. 1925년의 '해동죽지'에도 땅콩은 보이지 않는다. 호두와 잣을 깨문다고 나온다. 대보름 부럼에 땅콩이 포함된 것은 1946년 발행된 최남선의 '조선상식문답'이다. 여기에도 새벽에 밤, 호두, 잣, 무를 깨문다고 하면서 괄호 열고 요즘에는 무가 빠지고 대신 낙화생을 깨문다고 적혀있다. 낙화생(落花生)은 땅콩의 한자 표기로 이 무렵에야 땅콩이 무를 대체했던 모양이다. 예전 부럼에는 왜 땅콩이 없을까? 땅콩이 늦게 전해졌기 때문인데 조선 정조 무렵에야 중국에 간 사신들이 처음 땅콩을 구경하고 맛을 봤다. 귀국할 때 종자를 가지고 왔지만 재배가 쉽지 않아 19세기 중반에야 집에다 땅콩을 심었다는 기록이 보이니 널리 퍼진 것은 20세기 이후다. 때문에 20세기 초중반까지도 부럼에 땅콩은 보이지 않고 무를 깨물었던 것이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땅콩은 옛날부터 우리나라에 있었고 아몬드는 최근에 전해진 견과류로 생각하지만 오히려 반대다. 조선 사신들이 땅콩을 처음 구경한 정조 무렵, 한양 남산에 이미 아몬드 나무가 자라고 있었다. 따지고 보면 이 땅에 아몬드가 땅콩보다 먼저 전해진 것은 당연한 결과다. 땅콩은 원산지가 남미이지만 아몬드는 서역인 페르시아다. 대보름 부럼과 관련된 뜻밖의 상식이다. /음식문화평론가

2014-02-12 14:01:16 메트로신문 기자
기사사진
[이선호의 베이스볼 카페]거인 기관지의 오승환 흔들기

타자의 타이밍을 뺏는데 오승환(한신 타이거즈)의 투구폼은 효과적이다. 왼발을 딛으려는 순간 20~30cm 정도 더 나와 볼을 뿌린다. 타자는 언제 방망이를 휘두를지 잘 모른다. 여기에 돌직구까지 던지니 난공불락이다. 오승환은 지난 7일과 9일 전지훈련지인 오키나와 기노자구장의 투구훈련장에서 불펜 투구를 했다. 포수를 앉혀놓고 50~60개의 볼을 뿌렸다. 100명이 넘는 일본 취재진이 몰려들었다. 다른 구단 분석원과 평론가들도 집결했다. 평가는 극찬 일색이었다. 묵직한 돌직구와 날카로운 변화구에 안정된 제구력까지 갖춰 사실상 약점이 없다는 평가들이 주를 이뤘다. 또 하나는 특이한 투구폼도 위력을 더해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런데 NPB 심판위원회는 9일 한신 수뇌진을 찾아가 오승환의 투구폼의 규칙 위반여부를 검토하겠다고 통보했다. 일본에서 볼 수 없는 투구폼이니 논의 해보겠다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수행하는 업무일 수 있다. 이미 올림픽과 WBC 등 국제대회에서 문제가 없어 일본에서도 인정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10일 스포츠호치는 오승환의 투구폼이 이중 동작에 저촉하는 혐의를 받고 있다고 자극적인 단어를 동원했다. 심의결과에 따라 규칙위반으로 인정받아 투구폼을 수정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 신문은 지난 8일 오승환이 번트와 땅볼처리 등 투타연계 플레이 도중 포수의 일본어를 잘 알아듣지 못하고 허둥댔다면서 비꼬기도 했다. 한 눈에 봐도 다른 신문에 비해 훨씬 자극적인 내용이었다. 이 신문은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계열사다. 자이언츠 관련 기사를 1~3면에 배치하는 기관지나 다름없다. 자이언츠와 한신은 '전통의 일전'으로 불리우는 라이벌이다. 숙적의 새로운 소방수에 대한 흔들기가 농후하다. /OSEN 야구전문기자

2014-02-11 10:53:48 메트로신문 기자
기사사진
[조민호의 와인스토리]소치의 인접국 조지아

동계올림픽이 열리고 있는 소치는 러시아 남단의 흑해 연안 도시다. 그리고 소치의 바로 밑에는 러시아에 속해 있다가 독립한 조지아가 자리잡고 있다. 우리에게는 그루지아로 잘 알려진 곳이기도 하다. 독립한 후 국제 표기를 조지아로 공식화했다. 끊임없는 분쟁을 겪은 기구한 역사와는 별개로 와인 세계에서 조지아는 특히 의미가 크다. 현재까지의 고증학적 발굴 결과, 농경의 흔적만으로 평가하면 와인의 발상지로 인정받고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와인 서적에 따라 기록이 다르기는 하지만 BC7000년까지로 표기된 사례도 있으니 최장 9000년 전부터 와인이 재배된 셈이다. 조지아의 북쪽 경계인 카프카스(코카서스) 산맥은 흑해와 카스피해 사이를 가르며 유럽과 아시아 대륙의 경계를 형성한다. 설화 같은 이야기지만 이 산맥의 남단 지방에서 얕은 웅덩이에 고여 있던 포도 과즙이 이듬해 봄 와인으로 변해 있는 것을 발견한 것이 와인의 시초라고 한다. 와인 재배는 조지아에서 서쪽으로는 오늘날의 터키와 이집트, 남동쪽으로는 이란 서부의 자그로스 산맥 인근(메소포타미아 문명 및 페르시아 중심부)으로 퍼져 나간다. 포도 재배 및 와인 양조는 터키와 이집트에서 번성해 다시 그리스 및 이탈리아(당시 로마)를 거쳐 전 유럽으로 확산된다. 이 과정을 거쳐 유럽을 중심으로 하는 구세계 와인 생산지가 구축된다. 조지아 국민들에게 와인은 일상의 음료 수준을 넘어 성스러운 존재로 받들어진다. 기독교인 조지아정교를 터키로부터 처음 전파한 성 니노는 십자가를 포도나무로 만들었고 그의 머리카락으로 매듭을 지었다. 대주교의 왕관 역시 포도 모양의 장식이다. 산업적으로도 중요해 와인은 수출품목 중 1, 2위를 다툴 정도다.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판매된다. 전통적인 양조 방식이 항아리를 땅에 묻고 발효시키는 우리나라의 김장김치와 닮은꼴이다. 와인을 만드는 대표 품종은 사페라비를 비롯해 약 40종 정도라고 한다. 최근에는 알리고떼, 샤르도네 리슬링 카베르네소비뇽 말벡 메를로 피노누아 등 국제화된 품종도 재배된다. 얼마 전 사페라비를 시음할 기회가 있었다. 카프카스 산맥 남쪽에 넓게 자리한 카헤티 언덕에서 나온 2011년 빈티지다. 짖은 적색에서 나오는 체리 및 오디 향이 좋지만 나무 향이 다소 강한 편이다. 장기 숙성이 가능한 품종이어서인지 좀 더 숙성시켜 마시면 좋을 듯하다. 조지아 와인은 역사적인 의미를 되새기면 색다르게 즐길 수 있는 와인이다.

2014-02-11 09:44:34 조민호 기자
기사사진
[박상진의 트렌드읽기] 감동을 줬던 최근의 일

한 청년이 공원에 벤치에 피켓을 세워놓고 앉아 있다. 피켓에는 '여러분, 나는 당신의 이야기를 모으는 중입니다'라고 쓰였다. 이 '낯선 사람 프로젝트(Strangers Project)'는 '이름 모르는 낯선 사람에게 삶에 대한 무언가를 나눠달라고 하면 공통점이 있을까'라는 궁금증에서 출발됐다. 일 중독자로 살다 암에 걸려 투병하다 삶에 기준을 바꾼 여자의, 뉴욕을 거쳐 디즈니랜드에 가려 했으나 언니가 입원하는 바람에 9개월 째 뉴욕에 머물게 된 9살 소녀의 이야기는 웹 사이트와 페이스북에 올려졌다. 사람들의 과거(History)는 의미 있는 이야기(Story)로 치환됐다. 브라질 상파울루 거리에 용광로가 등장했다. 젊은 카타도르(Catador, 고물 수거인)는 거리에 널린 야자수 잎과 벽돌, 공사장 모래 등을 이용해 주형을 만든다. 여기에 버려진 캔을 모아 용광로에 녹인 주물을 붓는다. 주물이 식으면 근사한 알루미늄 의자가 완성된다. '캔 시티(Can City)'로 명명된 프로젝트는 완성된 제품도 인상적이지만, 고물 수집에서 제품 생산으로 이어지는 시스템을 디자인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손수레를 끌고 거리의 폐품을 거두는, 도시 내 재활용의 80%를 담당하는 사람들의 삶이 또 다른 차원의 가치창출 통로였다. 카페에서 마주 앉은 사람이 끊임없이 핸드폰을 만지작거린다면 어떨까? 우리는 이미 '그 정도 쯤이야'로 생각하고 있을지 모르겠다. 자다트 이브라임(Jawdat Ibrahim)은 예루살렘에서 운영 중인 아부 고시(Abu Ghosh)에 새로운 할인 규정을 세웠다. 식사를 하는 동안 문자나 전화 등을 하지 않고 사람을 마주하는 것에 집중할 경우 식사비의 50%를 깎아 주는 것이다. 운영자는 밥도 먹지 않고 스마트폰에 빠진 행위는 제2의 흡연과 같다며 사람들에게 경계를 당부했다. '내가 책임질 테니 핸드폰 좀 그만 보지'라고 말하고 싶은 순간이 점점 많아지는 요즘이다. 'I' 트렌드가 불붙기 시작했다. 두드러지는 현상은 근원적 희소성을 찾으려는 흐름이다. 사람이 가진 감성과 가치 중에서 태초부터 있었던 것들에 대한 추적과 재해석, 현실화다. 사랑, 우정, 믿음, 책임과 같이 순수한 에너지를 삶의 기준으로 삼으려는 것이다. 당신이 누군가에게 감동을 줬던 최근의 일은 무엇이었나.

2014-02-10 14:02:32 메트로신문 기자
기사사진
[모놀로그] 사육의 시대

곧 초등학생이 되는 딸아이가 주변의 어르신들에게 곧잘 듣는 이야기는 '좋은 시절 다 갔네.'이다. 아무도 '좋은 시절은 이제부터야!'라고 격려를 해주지 못할 망정, 왜 어린아이 겁부터 주는가. 그러나 겁내야 하는 환경이 현실일지도 모른다. 영국 탤래그래프지에 '올해의 웃긴 사진'으로 한 국내 해병대캠프에 입소해 무거운 목재를 낑낑 매며 고통에 신음하는 초등학생들의 사진이 올라왔다. 영국인들에겐 어이없이 웃긴 일이겠지만 옆에서 지켜보는 이로서는 섬짓하다. 초등학생 자녀를 최루탄 가스실에 집어넣어 훈련시키는 사진도 공개되었다. 가스실에서 사용되는 물질이 인체에 무해하다고 하지만 정말 무해하다면 왜 저토록 처참한 눈물을 흘려야 하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 갔다. 대체 아이들은 왜 돈 주고 사서 고문을 받아야 하는 걸까? 부모들은 자식을 강하게 키우겠다고, 사회에 이바지하는 훌륭한 사람으로 만들고 싶어서 보낸다고 한다. 한데 자식을 훌륭한 사람으로 만들고 싶은 것부터가 부모의 뒤틀린 욕망인 것 같다. 부모들이 이루지 못한 욕망을 자식들에게 무리해서 투영하거나 출세한 자식을 통해 득 보려는 것 아닐까. 애초에 '훌륭하다'라는 개념부터 다른 것일까. 진정으로 훌륭한 사람되길 원한다면 방법론부터가 틀렸기에 부모부터 공부해야 한다. 이들에 놀란 것도 잠시, 서울 강남엄마들 사이에 유행한다는 '스터디룸 가구'의 사진도 놀랍다. 반평짜리 네모난 박스공간에 책상 하나 집어넣은 완전폐쇄형 공부방이다. 피톤치드 재질로 만들어 머리도 맑아져 성적도 쑥쑥 올라간다지만 여느 엄마들처럼 문을 밖에서 잠궈버린다면 이건 정신병원 독실이나 감옥과 다름없다. 명백한 아동학대이거나 아동학대를 쉬이 가능케 하는 환경이다. 아이들은 억압적 상황을 피할 힘도 없거나, 그런 폭력적인 부모라도 여전히 사랑하는 마음에 그 고통과 인내심을 무리해서 감당할 것이다. 하지만 그 아이들이 느끼는 분노는 다른 형태로 고스란히 마음 안에 차곡차곡 쌓여 훗날 어른이 되어 마침내 어떤 형식으로든 폭발할 것이다.

2014-02-09 20:32:23 메트로신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