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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성의 전원에 산다] 어쩌다 건설산업이 이렇게까지

지금 건설산업은 사면초가다. 돌이켜보면 주택 호황기에는 폭등의 주범으로, 침체기에는 자재비·인건비 상승, 자금조달 어려움, 미분양 증가 등의 삼중고에 늘상 위기였다. 요즘 성장동력 기능은 불가능해졌다. 일종의 퇴행산업으로 전락한 느낌이다. 그나마 버팀목이었던 공공마저 무너져가고 있다. 그간 건설산업은 고용효과가 높아 내수경제의 중요한 역할을 감당해 왔다. 버즈두바이, 마리나베이샌즈호텔, 차나칼레대교 등은 설명을 붙이지 않더라도 'K-건설'의 위상을 드높였다. 그렇다. 건설은 K팝, K드라마 등과 더불어 K브랜드의 당당한 한 축이었다. 하지만 건설산업에 대한 독설, 적대는 너무 심하다. 특히 '건폭몰이'에서는 더 그렇다. 대통령, 장관들까지 나서서 일종의 사회악으로 몰아 세울때는 공포분위기였던 게 사실이다. 이에 맞서 건설노동자들은 불법 다단계 하도급, 외국인 불법고용, 불법시공 부실공사 등을 지적하며 반발했다. 급기야 분신사태로 이어지고 결국 불법하도급이 무더기 적발, 영업정지·형사고발 등의 처분을 받았다. 이런 대치 상황 속에서 터진 게 인천 검단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다. 여기서 '순살아파트'는 독설의 끝판왕이다. 이에 따라 정부도 태세를 전환, 부랴부랴 이권카르텔이란 이슈를 내놓았다. 특히 LH의 무량판구조 아파트에서 철근 누락 등 부실공사가 도마위에 올랐다.LH 전현직, 대형건설사, 중·소규모 건설업체, 설계·시공·감리 등이 모두 얽힌 문제로 민간·공공을 가리지 않고 건설업계 전반을 짓눌렀다. 심지어 대통령은 LH 아파트의 철근 누락 문제를 거론하며 건설업계의 '이권 카르텔', '전임 정부'를 원인으로 들기까지 했다. 무량판아파트에는 10대 건설사는 물론 대형건설사들도 다 걸려 있다. 그런데 전 정부 책임을 거론하는 대목에서는 의아함마저 들었다. 발주가 전 정권에서 이뤄진 것이라도 시공과 감리는 엄연히 현 정부에서 이뤄졌기 때문이다. 이걸 빼고 전 정부 발주를 거론하기에는 설득력이 부족하다. 이 과정에서 LH 수장인 이한준 사장 마저 자력 혁신 불가라는 논리를 내비쳤다. 심지어 직원을 경찰에 수사의뢰하는 등 참담함을 연출했다. 또 다시 LH해체론이 불거졌다. LH는 사면초가다. 따라서 공공아파트 건설 목표를 제대로 달성할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전관업체와의 용역 중단, 임원 전원 사표 등으로 하반기 발주계획을 전면 재검토할 수밖에 없어서다. '공공분양 50만호 공급' 목표가 근본적으로 흔들리는 대목이기도 하다. 당장 건설 목표만이 아니라 각종 사업 입찰, 아파트 입주계획 등에도 정상적인 사업 진행이 불가능해졌다. 일종의 도미노현상을 일으키면서 무량판사태는 주택건설 전반에 나비효과로 이어질 태세다. 민간 역시 무량판아파트 전면 조사를 앞두고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 하기는 마찬가지다. 결국 생산기반이 완전히 위축됐다. 국토교통부와 LH는 주택건설계획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공언하고 있으나 위기감은 더욱 커질 뿐이다. 공공마저 범죄집단으로 인식될 판이니 말이다. 전관 유착, 불법 특혜, 부실시공은 당연히 척결돼야 한다. 그러나 생산수단 전체를 죄악시하는데만 올인해서는 안된다. 특히 말을 좀 가려서 해야 된다. 생산기반이야말로 우리의 귀중한 자산이기 때문이다.

2023-08-22 10:13:39 이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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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우리 아이가 눈에 띄게 작다면?

어느 집이나 엄마들에게 예민한 주제는 아이의 키 성장이다. 아이 키가 또래 친구들보다 눈에 띄게 작을 때 부모는 키가 작은 이유를 따져보며 고민에 빠질 수 밖에 없다. 부모님의 키가 큰 편인데, 왜 우리 아이는 작은 것이지, 현재 잘 자라고 있더라도 부모로서 아이의 성장을 잘 챙겨주지 못한 부분은 없는지, 예상키만큼 못 자랄지 걱정하는 마음에 고민이 깊어진다. 만약 아이 성장이 1년에 4㎝이하로 자라거나 또래집단에서 하위 10% 이하라면 성장을 방해요소가 무엇인지 짚어볼 필요가 있다. ◆영양소 섭취 점검 옛말에 아이들은 먹는 대로 자란다고 한다. 즉, 식욕부진은 성장부진을 일으키는 주된 요인이 된다. 잘못된 식습관, 혹은 입이 짧아 잘 안 먹는 아이는 성장에 필요한 고른 영양 섭취가 부족할 수 있다. 영유아일수록 체중이 키 성장을 뒷받침하기 때문에 성장에 필요한 영양을 잘 섭취하는 지의 유무는 매우 중요하다. 특히 어린시절의 잘못된 식습관은 아이 평생 식습관을 좌우할 수 있다. 성장에 좋은 음식을 영양학적으로 균형 있게 섭취하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것은 성장방해 음식의 섭취를 줄이고 가급적이면 피하는 것이다. 탄산음료, 패스트푸드, 유기산 함량이 높은 과일주스, 위장에 자극적인 음식 등이 대표적인 성장 방해 음식이므로 기억해 두었다가 아이가 이런 음식에 길들여지지 않도록 어려서부터 바른 식습관을 잡아주는 것이 필수적이다. 비위허약아의 경우 한약을 통해 비위 기능을 북돋아 영양분이 성장 에너지로 쓰일 수 있도록 돕는다면 성장발달에 도움이 된다. ◆양질의 수면과 스트레스 관리 중요 아이가 한밤에 이유 없이 깨어 자지러지게 우는 야제증(夜啼症)과 아토피 피부염 등으로 인해 아이가 양질의 수면을 취하지 못하면 성장호르몬 분비에 영향을 끼쳐 성장을 방해할 수 있다. 야제 증상은 원인에 따라 적절한 한약과 침치료로 증상을 잘 다스릴 수 있다. 아토피 피부염의 경우에는 영양 불균형을 일으킬 수 있는 원인식품 차단요법보다는 고른 영양을 섭취하면서 단백질 대체 식품 등으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체계적인 관리를 함으로써 아이의 바른 성장을 놓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비염으로 수면의 질이 떨어지기도 하는데, 콧물이 목으로 넘어가는 후비루 증상이 심해지면 누웠을 때 기침이 심해질 수 있고, 코막힘 증상 또한 수면 시 산소공급을 방해하므로 양질의 수면을 방해하여 성장호르몬 분비를 어렵게 한다. ◆건강한 면역력 확보 잦은 감기를 달고 사는 아이들은 성장으로 가야 할 에너지가 병치레를 하느라 성장으로 집중되지 못하므로 성장의 속도가 더디어진다. 알레르기 질환에 이환되어 있는 아이들의 경우에도 과잉된 면역반응때문에 성장에 손해를 보는 경우가 흔하다. 면역학적 불안정성을 적절한 한방치료로 안정화하는 것이 성장의 속도를 끌어올리는데 필수적이다. 또한 아이가 특별히 아픈 곳이 없더라도 각 나이에 따른 성장의 단계마다 체질과 컨디션에 문제가 없는지 체크하고 전문가의 진료를 받도록 하여 체력강화나 성장 보약 등을 보조해주는 것이 좋다. 특히 병후 회복기의 따라잡기 성장과, 2차 급성장기가 나타나는 사춘기가 오기 전 타이밍을 놓치지 않도록 한다면 유전적으로 타고난 성장보다 성장율을 높이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오세미 위례아이조아패밀리한의원 원장

2023-08-21 16:43:43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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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수의 라이프롱 디자인] 세탁기가 스마트폰에게

발 없는 말이 인식을 해방시켰다. 시야에서 벗어난 뜻밖의 사건이라도 내 일처럼 알 수 있었다. 활자 인쇄술은 기억을 해방시켰다. 기록을 찍어낸다는 것은 누구의 기억도 모방할 수 있다는 의미다. 다음으론 세탁기가 기념비적이다. 바야흐로 시간을 해방시키는 전자시대의 발로다. "한스야! 빨래는 세탁기에 맡기고 우리는 도서관에 가자꾸나." 한스 로슬링이 '팩트풀니스'에서 기록한, 어머니와 세탁기에 대한 인식을 필자는 지금 이렇게 기억하고 있다. 아무튼 사람들은 세탁기를 쓰면서 빨래시간에서 해방되었고, 그 시간에 도서관에 가서 책을 보게 되었다. 이렇게 보면 활자 인쇄술로 책을 찍어낸 것만큼이나 세탁기로 빨랫감을 돌리는 것이 지식 생산의 큰 공헌이었다. 세탁기가 돌아가는 사이에 '텍스트의 포도밭'이 펼쳐졌다. 책 속의 텍스트가 마치 포도밭 이랑을 타고 뻗어나가 듯 하였고, 지혜의 열매는 마치 포도송이가 주렁주렁 열리 듯 하였다. 이반 일리치 신부님(1926~2002)은 이를 "여럿이 웅얼거리면서 암기하던 것이 혼자서 학자식으로 읽으며 사유할 수 있는 것으로 바뀌었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책 중심 텍스트는 내 고향이며, 책 읽는 사람들의 공동체는 나의 '우리'안에 포함되어 있다"고도 하였다. 이렇게 세탁기는 식자(識者)들만이 지식을 독점하던 시대를 누구나 읽고, 쓰고, 생각할 수 있는 대중문해의 시대로 전환시킨 주인공이었다. 그런데 세탁기는 멈추지 않았다. 기계식이 전자식으로 대체된 지 얼마나 되었다고 이제는 사물 통신이 가능한 스마트 세탁기가 대세다. 빨랫감을 잘 돌리는 데 그치지 않고 정보를 세탁하는 기능까지 도맡기 시작했다. 세탁기가 스마트폰에게 말을 걸고, 소통하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사람의 언어가 아닌, 0과 1의 이진수로 조합을 이룬 기계언어를 통해서 말이다. '세탁기가 스마트폰에게'는 디지털 전환 시대의 상징이다. 이 것은 '기억의 해방'에서 '시간의 해방'으로, 다시 '인간 사유의 해방'으로 이어지는 전환을 의미한다. 지금까지 세탁기는 여가 증대에 영향을 미치고, 여가의 증대는 다시 독서 시간에 영향을 미치는 방식이었다. 기계가 인간의 학습에 직접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라 유리한 조건을 만들어 주었다. 사유, 즉 개념, 구성, 판단, 추리 따위를 행하는 인간의 이성 작용은 오직 사람만의 몫이었다. 지금까지는 그렇다는 말이다. 지금부터는 사람 밖에서 학습이 활발하게 이루어질 것이다. 우리가 애써 지식을 구성하지 않아도 학습된 결과를 보게 될 것이다. 세탁기와 스마트폰이 소통하며 방대한 양의 책을 데이터화하고, 사람처럼 '우리'의 공동체를 이루게도 될 것이다. 사람은 사람끼리, 기계는 기계끼리 구별지어 있다가 이제는 사람과 기계가 한통속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를 통해 책을 읽지 않은 사람들도 얼마든지, 인간의 전매특허인 '인간 사유'를 구매할 수 있다. 그러니 인간 사유의 해방이 아닌가? 50년 동안 구축된 구성주의 학습이론이여 이제는 안녕이다. /임경수 건국대학교 글로컬캠퍼스 교수/성인학습지원센터장

2023-08-21 10:04:52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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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형의 본초 테라피] 여름에 어울리는 수분 가득 '청경채'

세상에 좋아져서 먹을 게 참 많아졌다. 잘 몰라서, 찾지 못해서이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먹을 수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현대인의 건강은 음식 섭취의 자유에 따라주지 못하는 것 같다. 비만율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이고 성장기 아이들이 성인병으로 고통을 받는다. 과도한 다이어트나 편식으로 영양 결핍에 시달리는 이들도 적지 않다. 몸에 좋은 음식을, 골고루, 적당하게 먹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몸에 좋은 음식이란 특별한 것이 아니다. 조금만 찾아보면 얼마든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여름과 잘 어울리는 '청경채'와 같은 채소 말이다. 중국 배추의 일종인 청경채는 쉽게 구할 수 있는 식재료이다. 샤브샤브나 볶음 등 중식당에서 쉽게 볼 수 있으며 쌈 채소나 김치, 각종 반찬으로도 친숙하다. 수분 함량이 90% 이상에 달해 시원한 식감이 요즘과 같이 지치기 쉬운 여름날에 잘 어울린다. 또한 맛과 향이 강하지 않아 다른 채소에 비해 부담감이 적은 편이다. 하지만 십자화과 채소답게 풍부한 영양소를 자랑한다. 우선 청경채에는 비타민이 가득하다. 비타민 C의 경우 귤이나 사과만큼이나 풍부하다. 체내에서 합성이 되지 않는 비타민 C는 반드시 섭취해야 하는 필수 영양소이다. 염증을 개선하고 콜라겐의 합성에도 관여한다. 영유아의 정상적인 성장에도 꼭 필요하다. 쉽게 피로해지고 피부 관리에 애를 먹는 여름철 건강관리에도 비타민 C는 효과가 있다. 피부 건강에 좋은 비오틴 그리고 눈 건강에 좋은 베타카로틴 또한 풍부하다. 비타민 외에도 퀘르세틴, 캠퍼롤(Kaempferol)과 같이 항산화, 항암 작용을 하는 플라보노이드 성분이 청경채에는 함유돼 있다. 바쁘다는 이유로 간편식을 찾거나 외식을 자주 하는 경우 나트륨, 당의 과다 섭취나 합성첨가물의 섭취 등으로 건강을 해치곤 한다. 이러한 습관을 당장 고치기 힘들다면 청경채처럼 항산화, 항암 성분이 풍부한 채소를 꾸준히 섭취함으로써 건강에 대한 우려를 조금은 덜 수 있을 것이다.

2023-08-21 05:00:26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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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지윤의 부동산 세상] 조합설립 부동의했다가 매도청구소송 패소 후 조합가입 될까?

재건축조합이 조합설립에 동의하지 않은 소유자 상대로 매도청구소송에서 승소판결을 받고 그 판결이 확정까지 된 후에, 그 소유자가 생각을 바꿔 조합설립 동의서를 제출한 경우에 조합원이 될 수 있을까? 재개발조합의 경우 해당구역 내의 소유자는 조합설립 인가시점에 조합원으로 강제 가입된다. 반면 재건축조합은 해당구역 내의 소유자라고 해서 무조건 조합원이 되는 것이 아니라, 조합설립에 동의한 자만이 조합원이 되는 이른바 '임의가입제'를 채택하고 있다(도시정비법 제39조 제1항). 재건축조합은 일정한 요건 하에 조합설립에 부동의한 소유자들에게 소유 부동산을 매도하라는 청구를 할 수 있다(도시정비법 제64조). 이를 '매도청구권'이라 하는데, 이는 형성권으로 조합의 매도청구권행사의 의사표시가 소유자에게 도달하기만 하면, 소유자 승낙이 없어도 곧바로 매매계약이 성립된다(대법원 2000. 6. 27. 선고 2000다11621 판결 등). 원활한 사업진행을 위해 재건축 참가자 다수의 의사에 의해 사업에 참가하지 않는 소유자의 소유권에 관한 매매계약 성립을 강제하고 있는 것. 매도청구권 행사는 재판외, 재판상 모두 가능하다. 조합이 매도청구권을 재판상 행사해 그 소송에서 승소할 경우 '소유자는 조합으로부터 매매대금을 지급받음과 동시에 조합에게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하라'는 판결이 선고된다. 이처럼 조합이 조합설립에 부동의한 소유자를 상대로 매도청구소송을 제기해 승소판결을 받고 그 판결이 확정까지 됐음에도, 소유자가 마음을 바꿔 조합설립 동의서를 제출한다면 조합원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 최근 이와 유사한 사건에서 수원고등법원은 "이러한 경우에는 해당 소유자는 조합원으로 가입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수원고등법원 2022. 3. 31. 선고 2021나22455 판결, 수원지방법원 2021. 9. 17. 선고 2020가합31039 판결). 조합이 매도청구권을 재판상 행사한 판결이 확정돼 매매계약이 성립됐고, 소유자가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할 의무를 부담하게 됐다는 점, 소유자가 조합을 상대로 매매대금을 지급해달라는 통지를 했다는 점 등에서 소유자는 더 이상 조합설립에 동의할 수 있는 자가 아니라는 것이 주요한 이유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달리 판단했다. 이러한 경우 '해당 소유자는 조합원이 된 것'이라고 판단했다(대법원 2023. 6. 1. 선고 2022다232369 판결). 일반적으로 재건축조합은 정관에서 '분양신청기간 만료일까지 조합설립동의서를 조합에 제출함으로써 조합원이 될 수 있다'는 규정을 두고 있다. 위 조합 역시 '조합설립에 동의하지 않은 사람이라도 조합원 분양신청기간까지 조합설립에 동의하면 조합원이 될 수 있다'는 정관 규정을 두고 있었다. 또한 위 정관은 이에 대해 '조합이 매도청구권을 행사한 경우는 제외한다'는 예외 규정을 두고 있지도 않았다. 대법원은 이러한 점을 근거로 조합의 매도청구소송 판결이 확정됐다고 하더라도, 분양신청기간 전까지 조합설립에 동의한 경우라면 조합원이 될 수 있다고 본 것. 다만 위 사건은 소유자가 조합설립동의서를 제출할 당시 아직 소유권을 보유하고 있었던 사안이다. 조합이 매도청구권을 행사해 소유자에게 매매대금을 지급하고 소유권을 이전해 온 경우라면, 분양신청기간이 지나기 전에 동의서를 제출한다고 하더라도 조합원이 될 수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또한 위 사건은 소유자가 분양신청기간이 지나기 전에 조합설립동의서를 제출한 사안으로, '분양신청기간이 지난 후'에는 조합설립동의서를 제출해도 조합원이 될 수 없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참고로 대법원은 위와 같은 정관 규정을 두고 있는 조합이 조합원 판정 기준일을 '관리처분계획이 수립된 날'로 늦추는 조합원 총회 결의를 한 사건에서, "사업의 진행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하고 조합원들의 권리관계에 큰 혼란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효력이 없다"고 판시한 바 있다(대법원 2002. 1. 22. 선고 2000두604 판결).

2023-08-20 13:32:59 신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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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치승 교수의 경제읽기] 정치인의 말실수

정치인의 말실수가 언론에 적지 않게 보도되곤 한다. 자기를 지지하는 정치집단의 언어와 문법으로 현재 또는 잠재적인 지지세력을 확보하려다 보니 상대 정치진영은 그렇다 치더라도 이해관계가 없는 중도집단까지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말실수가 연이어 일어나는 것이 우리 정치 현실인 것 같아 씁쓸하다. 언어학에서 말실수는 보통 인지적 말실수(cognitive speech error), 화용적 말실수(pragmatic speech error)로 구별하고 있다. 전자는 말하는 사람이 의도한 말과 실제 다르게 표현되어 표현 시점에서 말하는 사람이 수정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무의적으로 하는 말실수이다. 그러므로 말하는 사람이 자기 잘못을 지각하게 될 때 곧바로 수정 또는 정정해 의도된 표현을 함으로써 발생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후자는 말하는 사람의 의도한 말과 듣는 사람이나 상황 등에 의해 다르게 해석되는 것으로 표현 시점에서 말하는 사람이 수정할 수 없는 특성이 있다. 이런 말실수는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과의 관계나 듣는 사람들의 사회문화적인 차이에 의해 발생한다. 이런 경우는 전자와 달리 논란이 일어난 이후 시점에서 사과라는 형식으로 해결이 모색된다. 그런데 이들 말실수에서 문제의 심각성은 후자의 경우에서 발생한다. 왜냐면 일부 정치인들의 말실수로 인해 국익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불필요한 국민분열과 사회갈등이 초래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가 뜬금없이 정치인의 말실수를 거론하는 것은 정치인, 특히 공인으로서 한마디 한마디를 좀 더 신중하고 사려 깊게 표현했으면 바램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국민통합을 저해하고 사회적인 분열을 조장할 수도 있는 위험한 표현이 여야 핵심정치인으로부터 여러 차례 언급되었다. 대표적인 예로 여·야 정치인을 한 사람씩 들라면 국민의힘의 김재원 최고위원의 발언과 더불어민주당의 김은경 혁신위원장의 발언이다. 필자가 이분들에게 사사로운 감정은 없다. 김 최고위원은 "5·18 민주화 운동 정신을 헌법 전문에 반영하는 것을 반대한다"라고 한 발언, "전광훈 목사가 우파 진영을 천하 통일했다"라는 발언, "제주 4·3은 격이 낮은 기념일이라 대통령의 참석 의무가 없다"라는 표현 등이 그것이다. 또한, 김 혁신위원장은 20·30대 좌담회에서 과거 중학생 시절의 자기 아들과의 대화 내용을 소개하면서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1인 1표'라 현실적 어려움이 있지만 맞는 말(자기 나이로부터 여명까지 비례적으로 투표해야 한다는 아들 생각)"이라며, "왜 미래가 짧은 분들이 1대1로 표결해야 하나?"라고 부연한 발언이다. 이러한 말들의 공통점은 언급 내용이 맞고 틀림을 떠나서 발언 이후에 피해집단이나 중도계층의 반발과 논란을 일으키고, 결국에는 사과라는 표현을 통해서 사태를 수습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런 말실수로 상처를 받은 사람은 치유가 과연 될까? 스페인 격언 중에 화살은 심장을 관통하고, 매정한 말은 영혼을 관통한다는 말이 있다. 험한 말은 영혼에 상처를 남기면서 그로 인한 아픔이 오래 간다. 명심보감에 '입과 혀는 재앙과 근심의 문이요, 몸을 망치는 도끼이다(口舌者 禍患之門 滅身之斧)'라는 표현이 있다. 말조심을 당부한 말이다. 사람들이 흔히 잘못 생각하는 것 중 하나는 말이 입 밖으로 나오면 허공으로 사라진다고들 생각한다. 자기 눈에 보이지 않아서 이런 착각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말의 진짜 생명은 이때부터 시작된다. 일종의 기도 효과와 같다고나 할까? '글이 종이에 쓰는 언어라 한다면, 말은 허공에 쓰는 언어이다'란 표현도 있다. 공중에 쓴 말은 보이지도 않고, 지울 수도, 찢을 수도 없다. 우리는 보이는 것만 보려고 하고 상대편의 보이지 않는 것은 보지 못하는 어리석음을 범한다. 우리 보통 인간들이 살면서 실수를 하는 것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인지적 말실수는 그 자리에서 해결할 수 있지만, 화용적 말실수는 그렇지 못하다. 간혹 자기 지지집단에 대한 소신 발언으로도 미화되는 정치인의 화용적 말실수를 보면서 이를 조장하는 우리의 현실이 안타깝다. 중국 주나라 때 낚시광으로 알려진 강태공을 소환한다면 그는 무엇이라 말할까? 필자가 보기엔 자신이 당시 표현했던 '복수불수(覆水不收)'란 말을 되풀이하지 않을까? /원광대 경영학과 교수

2023-08-17 07:54:40 박승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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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형의 '청맹과니'] 죄와 벌

'신은 나 함무라비의 이름을 불러, 이 땅 가운데 정의의 규범을 세우도록 했다. 그렇게 함으로써 악한 자, 악을 행하는 자를 섬멸하고, 강한 자가 약한 자를 괴롭히지 못하도록 했다.' 함무라비 법전의 서문에 나오는 말이다. 확실히 인간세상에서 법은 정의를 세우고, 악한 자를 섬멸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형법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현대의 형법은 '죄형법정주의'를 근간으로 만들어 졌다. 범죄와 형벌을 미리 규정하고, 이 규정된 범위 내에서만 범죄자를 처벌할 수 있다는 원칙이 죄형법정주의이다. 형법과 죄형법정주의는 단순히 범죄자를 처벌하기 위한 목적으로만 만들어 진 것이 아니다. 범죄와 처벌을 미리 알려서 범죄를 예방하고, 사회의 안전을 지키는 것도 형법의 중요한 기능이다. 이 죄형법정주의의 사상적 기초가 되는 철학이 포이어바흐(Feuerbach)가 말한 '심리강제설'이다. 포이어바흐에 따르면 인간은 쾌락을 쫓고 고통을 피하는 본능을 가졌다고 한다. 사람들은 쾌락을 쫓아 범죄를 저지를 수도 있다. 그러나 범죄로 얻어지는 쾌락보다 형벌에 의한 고통이 더 크다고 판단되면, 사람들은 범죄를 저지르지 않게 된다. 이런 심리적 강제에 의해서 범죄를 예방하고, 사회를 보호할 수 있다는 것이 포이어바흐의 생각이었다. 최근 신림역 흉기난동사건과 분당 흉기난동사건으로 온 국민이 공포와 분노에 휩싸였다. 이 사건들은 자연스럽게 사형제 존폐에 관한 논쟁에 불을 붙였다. 현재 우리나라는 1997년 12월3일 이후 사형을 집행하지 않은 '실질적 사형폐지국'이다. 그러나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국민들 사이에서는 다시 사형을 집행하라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심리강제설의 관점에서 본다면 이 여론은 합리적이다. '수많은 사람을 죽이더라도, 절대로 나는 죽지 않는다.'는 확신이 있다면, 살인을 예방할 수 있을까? 뿐만 아니라 인간으로서 도저히 용서될 수 없는 살인범들이 정신질환, 만취상태 등을 주장해서, 감형되는 경우도 허다했다. 운만 좋으면 가석방도 될 수 있었다. 더구나 요즘 교도소는 인권이 잘 보장되어 예전만큼 수형생활이 힘든 것도 아니다. 힘없는 국민들은 분노하면서 이러한 모습을 지켜보아야한 했다. 그리고 최근 보도에 따르면, 사형수 한명 당 연간 3000만원이상의 비용이 든다고 한다. 모두 국민 세금이다. 더 기가 막힌 사실은 이 비용 속에 피해자의 가족들이 낸 세금도 포함된다는 점이다. 국가가 피해자의 가족들에게 살인범의 옥바라지를 강요하는 꼴이 되고 만다. 이 상황을 합리적이라고 할 수 있을까? 물론 사형제도에 대해서는 헌법재판소에서 심리가 진행 중이고, EU와의 외교문제 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쉽사리 결론 낼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국민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합리적인 대안은 반드시 필요하다. 정의를 실현하고 악을 물리치는 것은 인류의 역사와 함께한 오래된 숙제이다. 함무라비법전 역시 이런 인류의 고민을 잘 보여준다. 물론 현대의 형법은 더 이상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고 알려진, 함무라비법전의 동해보복법을 지향하지 않는다. 사실 동해보복이란 경우에 따라 무척 잔인한 처분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원전 1750년의 함무라비왕은 왜 이렇게 잔인한 법을 만들어야만 했을까? 필자는 확신한다. 아마도 함무라비왕은 '국민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정의'라는 굳은 신념을 가졌을 것이라고……. 김준형 칼럼니스트 / 우리마음병원장

2023-08-16 15:25:48 구현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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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준의 부동산수첩] 주식보다 부동산이 비난받는 이유

모든 투자(투기)의 행위는 투자자 본인이 그 위험을 감당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투기대상에 따라 이를 대하는 사회적 시선은 상당히 다르다. 이는 단순히 정서적인 요인 때문만이 아니라 그 투자 행위로 인한 사회적 파급효과가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우선 주식투자의 목적은 많은 이들이 잊고 있지만, 그 본질은 기업의 성장에 기여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지나친 정보의 선작용으로 인해 인과관계가 뒤바뀌는 경우도 있지만, 보유지분의 가치가 오르든 배당을 더 받든 투자의 결과가 나타나는 것은 엄연히 기업의 실적을 기반으로 하고, 투자는 기업경영에 힘을 실어주는 행위이다. 이는 주식보다 리스크가 높다고 평가되는 다른 투자상품도 마찬가지이다. 가령 원자재 투자의 경우 그 근본적인 목적은 자원의 자연적인 분포와 국가간의 개발, 유통의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다. 그래서 투자 행위로 원자재의 원활한 거래를 돕고 그에 따른 이익을 배분한다. 게다가 투자자가 조달한 자금은 자원의 개발과 운송을 위한 인프라 구축, 연구개발, 개발도상국의 고용 복지와 같은 순기능으로도 작용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주식시장이나 원자재시장의 열기가 과열되더라도 그 본질이 비난받을 이유는 없다. 물론 주식투자의 경우도 시장을 왜곡하는 일부 세력으로 인해 피해자가 생기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얼마 전 뉴스를 장식했던 SG사태를 보더라도 주가조작의 세력들이 다수의 피해자를 양산했으나, 그 피해자들 역시 확인되지 않은 정보에 기대어 큰 시세차익을 노렸다는 측면에서 상당한 과실이 있는 셈이다. 이러한 피해자들의 동기는 피해사실에 대한 공감을 크게 떨어뜨린다. 그래서 주가조작을 주도했던 세력에 대해서는 그 비난의 강도가 그들에 대한 법적 처벌을 넘어서서 사회적 현상으로까지 전개되는 경우는 드물다. 오히려 이로 인해 정상적인 주식거래까지 위축되는 것을 우려한다. 은행 예금으로 묶어두거나 부동산 투자금 등 고정자산으로 묶이는 돈을 주식으로 유동화하여 기업의 동력으로 삼는 것은 현대 시장경제의 지향점이기도 하다. 반면에 전통적으로 부동산 투기에 대한 뭇 사람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우선 부동산 투기로 인한 지가의 상승은 기업의 생산비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생산수단의 3요소인 토지·자본·노동력 중에서 토지에 들이는 비용이 늘어난다면, 정해진 예산안에서 기업이 선택할 수 있는 쉬운 방법은 고용을 줄이는 것 밖에 없다. 지대(地代)의 상승은 기업의 투자를 감소시킬 뿐 아니라, 정상적인 투자에 사용될 자금을 부동산 투자에 몰리게 하는 부작용도 있다. 그 여파는 대기업보다는 부동산을 확보하지 못한 소기업, 소상공인들에게 불리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사회 경제적 영향은 누군가가 부동산 투자에 성공한다면 누군가는 반드시 힘들어지는 구조를 만든다. 농지투자의 경우도 같은 맥락이다. 우리 헌법의 경자유전(耕者有田)이라는 전제성과 전통적인 정서, 식량안보에 따른 우려는 농지를 사서 시세차익을 얻는 행위를 곱게 보지 않는다. 물론 가장 지탄을 받는 것은 주택투기라고 볼수 있다. 명백한 전세사기는 물론이고, 고의성이 없는 경우에도 그로 인해 손해를 보는 사람들은 주가조작의 피해자와는 다르다. 그들은 자본이득의 목적이 아닌 그저 삶의 필연적인 부분으로서 계약에 응할 뿐이다. 부동산에 대한 사회적 시선이 차갑다는 것은 그 투자환경이 안정되지 않았다는 의미이다. 부동산 투자에 있어서 가장 큰 리스크는 법적 제재이다. 부동산은 국민정서에 밀접한 분야인 만큼 언제 어떤 사건으로 인해 변화의 불씨가 생겨날지 모른다. 비록 현재 부동산 시장에 대한 규제가 다소 풀리고 있다 하더라도, 언제든 법적 환경이 변할 수 있다. 부동산 투자를 늘린다면 현행법에 적법한지는 별개로 어느 부분이 사회적 이슈에 민감한지, 나의 투자가 실사용에 명분을 두고 있는지도 함께 검토하는 것이 좋다. /이수준 로이에아시아컨설턴트 대표

2023-08-16 09:47:46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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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규희 변호사의 도산법 바로알기] 채권자의 파산신청, 막을 순 없나요?

파산신청은 채무자만 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 법은 채무자 당사자뿐만 아니라 채권자도 채무자의 파산을 신청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채무자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94조 제1항). 채권자가 채무자의 파산을 신청하는 일은 흔하지 않다. 채권자는 채무자가 어떻게든 돈을 벌어 채무를 갚길 원하지, 채무자가 채무 대부분을 면제받고 파산하기를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채권자가 법원예납금, 변호사 보수를 부담하면서까지 채무자의 파산을 신청할 때는 ▲채무자의 업무 집행 및 관리처분권 박탈 ▲파산 선고를 통한 사업 폐지 및 인허가의 실효 ▲파산관재인에 의한 기존 경영진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및 재산의 처분 시도 등 채권 회수 외에 별개의 목적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다면 채권자가 위와 같은 이유로 파산을 신청했을 때 채무자가 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법원은 채권자에게 채권이 없거나, 채무자가 채권을 변제할 수 있는 상황이면 파산의 원인이 없다고 봐 채권자의 파산신청을 기각한다. 문제는 채무자가 실제로도 재정적으로 어려워 채권자들에게 채권을 변제하기가 힘든 경우에 발생한다. 먼저 채무자는 즉시 회생을 신청함으로써 파산선고를 막을 수 있다. 단, 이 경우 채무자가 계속 영업을 하는 것이 지금 당장 채무자가 가지고 있는 재산을 환가하는 것보다 채권자들에게 더 이득이 된다는 점이 인정돼야 한다. 보통 회생절차에서는 이를 '계속가치가 청산가치를 상회한다'고 표현한다. 법원이 회생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봐 회생절차개시결정을 하면 일반적으로 법원은 채권자의 파산선고신청을 기각하거나 판단을 보류한다. 또 다른 방법은 채권자의 파산신청이 파산신청권의 남용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파산절차의 남용은 파산신청 기각사유다(채무자회생법 제309조 제2항). 대법원은 채권자가 파산절차를 통해 배당받을 가능성이 전혀 없거나, 배당액이 극히 미미할 것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부당한 이익을 얻기 위해 채무자에 대한 위협의 수단으로 파산신청을 하는 경우, "파산절차에 따른 정당한 이익이 없는데도 파산신청을 하는 것은 파산제도의 목적이나 기능을 벗어난 것으로 파산절차를 남용한 것"이라고 봤다(대법원 2017. 12. 5.자 2017마5687결정). 따라서 채무자는 채권자의 파산신청목적이 채권 회수가 아니라 채무자에 대한 위협의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음을 소명해 법원으로 하여금 파산선고신청을 기각하도록 할 수도 있다. 이처럼 채권자의 파산신청은 채권의 회수 외에 특정 목적을 염두에 두고 전략적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채무자로서는 예상치 못한 순간에 채권자의 파산신청을 접하고, 법원을 상대로 파산원인의 부존재나 파산신청권의 남용을 주장, 입증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 경우 전문가 도움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2023-08-15 11:36:20 신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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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형의 본초 테라피] 여름에 즐기는 제철 바다 생선 '갈치'

여름이 되면 산과 들과 바다에서 제철을 맞이한 식재료가 쏟아져 나온다. 아무리 바쁘더라도 우리가 제철 음식을 즐기는 까닭은 그 시기에 먹을 수 있는, 가장 맛있으면서도 몸에 좋은 음식이기 때문이다. 아쉽게도 다른 식재료에 비해서 여름철에는 제철 수산물이 많지는 않은 편인데 그래도 맛도 좋고 영양가도 많은 '갈치'가 있어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갈치는 조림과 구이로 인기가 높다. 두 가지 음식 모두 맛이 뛰어나 고르라고 하면 고민이 들 정도다. 수많은 맛집 프로그램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할 만큼, 국민생선 반열에 올라 있다. 기름기가 적당하면서도 담백한 맛, 그리고 특유의 부드러운 식감 덕에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사랑을 받는다. 맛도 맛이지만 다른 바다 생선들과 마찬가지로 영양가 역시 무척 풍부하다. 그중에서도 근래 가장 많이 주목을 받는 영양소인 비타민 D를 꼽을 수 있다. 사실 비타민 D는 하루에 15분 정도 햇볕을 받으며 활동을 해도 모자람이 없다. 하지만 그 짧은 시간조차 야외 활동을 제대로 못하거나 기피하는 현대인이 적지 않기에 음식을 통한 섭취가 중요하다. 특히 뼈의 성장과 유지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에 성장기 자녀와 중장년 이상 성인들은 비타민 D 섭취에 신경을 써야 한다.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며 온 국민의 관심을 끌었던 '면역력 향상' 또한 비타민 D의 기능 중 하나다. 마음의 우울감을 덜어내는 데도 비타민 D가 도움이 되니 가벼운 우울감이 느껴질 때도 갈치를 가까이하면 좋다. 생선에는 DHA와 EPA도 빼놓을 수 없는데 갈치에도 역시 많이 함유돼 있다. 심혈관계 질환 예방과 개선, 성장기 뇌 발달 효과가 있어 역시 나이에 상관없이 중요한 영양소이다. 무기질 중에서는 칼슘과 칼륨이 풍부하다. 칼슘과 칼륨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부족하게 섭취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안 좋은 성분이 섞여 있거나 과다 복용 우려가 있는 영양제보다는 갈치와 같이 식탁에서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음식으로 자주 섭취하는 게 좋다.

2023-08-14 05:00:59 메트로신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