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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칼럼
[이규성의 전원에 산다] 합법적인 외박날

눈이 내렸다. 아마도 잣나무골에선 봄이 올무렵에서야 녹을 것이다. 겨울날이 따뜻하다해도 여전히 잔설이 남아 눈이 없는 풍경을 보기는 어렵다. 지구 온난화라니. 이렇게 눈이 덮혔는데…. 이런 이유는 잣나무골이 서북향의 언덕배기여서다. 눈 위에 다시 눈이 내리고 조금은 녹고 다시 쌓이기를 반복하며 한 계절을 난다. 예전에 눈 내린 날 제일 큰 걱정이 회사 출근이다. 반대로 낮동안 회사에 있을 때 퇴근길 발목이 잡히기도 한다. 그래서 폭설이 있는 날엔 합법적(?)으로 외박을 할 수 있다. 아예 눈 걱정에 아내로부터 전화가 온다. "오늘은 들어올 생각말고 부모님 집에서 자고 출근해." 눈오는 날 좋아해야되는건 지 말아야 되는건 지, 감정의 갈피가 잡히지 않는다. 하여간 이십여년 동안 눈에 많이 온 날 나는 퇴근을 못하고 찜질방이나 모텔, 부모님 집을 몇 번 전전했다. 심지어는 늦은 시간까지 술을 마시기도 했으니 눈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십 수 년 전부터 눈내린 날의 풍경이 달라졌다. 도심에서도 내집(가게)앞 눈치우기가 의무화되던 무렵일게다. 당시 왠만한 도로는 눈이 내리는 즉시 불도저 등 장비들이 동원돼 치워졌다. 나중에 알고보니 마을마다 청년회에 순번이 정해져서 눈을 치웠다. 특히나 우리 지역은 수도권 지자체 중에서도 눈치우기 모범으로 알려진 곳이다. 이런 눈 치우기는 차츰 진화해 모든 집앞까지 눈이 치워졌다. 장비도 진화했다. 불도저에 커다란 빚자루가 달린 차량이 나타나 동시에 밀고, 쓸기를 한꺼번에 해치운다. 잣나무골 언덕길로 눈이 오기가 무섭게 제설차가 다녀가고 집을 오가는데 어려움이 없어졌다. 합법적인 외박도 끝났다. 이제 도심에서도 집앞 눈치우기가 정착돼 예전처럼 빙판길은 사라진 듯 하다. 퇴근길 눈이 내릴라치면 나는 마을 회관앞에 차를 놔두고 잣나무골 언덕베기를 힘겹게 올라오거나 잣나무골 이웃들과 언덕길 중간에 염화칼슘과 모래를 뿌리러 나선 일도 많았다. 아주 잊지 못할 기억이 있다. 설 앞둔 날 오후 대여섯시경, 어둑할 무렵 전화 한통이 올렸다. 다름 아닌 택배기사다. 그는 눈이 내려 택배를 돌리다보니 밤이 돼서야 물건을 배달할 수 있겠다며 양해를 구했다. 아주 정중한 말투였으며 예고된 시간이 한참 지나고서 양해를 구하는 전화가 두어번 왔다. "늦어서 미안하다"고. 그리고도 잠들 때까지 택배는 오지 않았다. 결국 새벽녘 요란한 소리에 나가보니 택배기사가 물건을 지고 올라와 온갖 욕설을 퍼부었다. "아니 이런 동네에서 뭐하러 택배까지 시키냐." 무척 화가 나 있었다.자초지종을 들어보니 그럴만도 했다. 밤 열시경 잣나무골을 오르던 택배차량이 그만 오르지도 내리지도 못한 채 언덕길 중간에 걸려버리고 말았다. 서너시간을 씨름하던 택배기사는 결국 차는 놔두고 물건을 지고 배달한 것이다. 다음날 내려가다보니 길 중간이 난장판이었다. 잣나무골 오르는 길은 교행이 안 될 정도로 좁았다. 그러니 중간에 걸리면 올라가지도 못하고 내려가지도 못한다. 자칫 잘못하면 작은 계곡에 떨어지거나 아예 밭두렁에 처박힐 수 있어서다. 그 택배기사는 주변에서 구한 짚단을 깔고, 흙을 파다 뿌리고서는 간신히 차를 돌려 탈출한 듯 했다. 얼마나 고생했는지는 안 봐도 안다. 그러니 아닌 밤중에 홍두깨 처럼 우리 집에 물건을 내려놓고는 욕설을 퍼부은게 이해될만도 했다. 이제 눈이 와도 잣나무골 언덕길을 오르지 못하는 택배차는 없다. 그렇게 눈폭탄은 내게 세상이 변했다는 걸 극명하게 알려준다. 서로의 협력, 봉사로 좀더 진보한 날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걸 더욱 체감하게 된다.

2022-12-20 11:00:22 이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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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헌 칼럼] 2023년 성공창업! 이렇게 준비하라.

2023년 검은 토끼의 해, 성공창업을 위해서는 무엇을 주의하고, 무엇을 받아들여야 할까? 첫 번째, 언론매체나 주변에만 의존하는 아이템 선정은 거의 모든 문제의 시작이다. 예비창업자들은 각종 홍보 매체나 주변에서 들려오는 소위 '대박창업자'에 대한 동경과 부러움을 가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얼마를 투자해서 얼마의 수익을 내고 있다는 단순수치만을 비교하여 성공창업자로 국한하는 비교의 잣대는 문제의 시발점이 되곤 한다. 창업은 다양한 요인과 수많은 변동변수에 의해 결과가 달라진다. 신문, TV, 라디오 등 다양한 매체에서 소위 입지전적인물로 묘사되는 성공 창업자들의 실행력, 서비스력 등 성공을 위한 과정을 철저히 분석하고 자신에게 맞는 전략을 개발, 실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가장 좋은 아이템이란 대상 고객, 즉 표적고객의 충성도가 높아야한다. 지속 성장동력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경기 불황에도 구매대상의 폭이 넓고, 구매빈도 또한 일정기준을 유지해야만 창업 시 목표로 했던 목표수익성을 달성 할 수 있다. '~카더라'처럼 몸체가 없는 소문과 허상에 휘둘릴 필요는 없다. 오히려 아이템이 가지고 있는 주고객층 분포가 어디이며, 고객들의 구매력을 좌우하는 직·간접적 요인이 무엇이고, 아이템이 가지고 있는 정체성이 무엇인가를 파악해야 한다. 물론 아이템의 근본적 정체성 점검을 위해 성별, 연령대, 구매 주가, 구매 금액, 구매 형태도 꼼꼼히 살펴야 한다. 두 번째, 안정적인 운영자금은 기본이다. 창업 전 사업계획서를 작성하기 전, 반드시 개업 후 안정적 운영을 위한 운영자금을 확보해야 한다. 개점 초기부터 수익이 발생되면 문제가 없지만 항상 경우의 수가 발생 하기 때문이다. 매출이 저조할 때도 운영비(임대료, 인건비등)도 감당을 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재 창업시장에서는 각고의 준비 끝에 영업을 시작했지만 운영자금의 부족으로 개업 초기부터 발생하는 월세나 인건비를 감당 하지 못해 1년 만에 폐점하는 일이 왕왕 일어난다. 사실상 폐점에 이르는 상황이 나타나는 이유 중 하나가 운영자금 미확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투자 자금 계획을 수립할 때 운영자금 명목으로 약 3개월 ~ 6개월가량의 매장 운영비와 생활비를 여유로 마련해야 한다. 비용을 마련하지 못할 것 같으면 투자비용 부분을 절감 하더라도 운영자금은 필히 마련하여야 한다. 세 번째,사회적, 경제적 흐름과 환경변화에 민감해야 한다. 최근 2~3년간 두드러진 소비트랜드는 합리성, 개성추구경향, 온라인 소비형태증가, 건강 및 환경에 대한 관심,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 편의지향 소비 결합 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창업시장의 추세 속에 가장 큰 테마는 업그레이드였다. 업그레이드 바람은 상품의 질, 인테리어, 서비스는 물론이고 경영방식에까지 확산되고 있다. 최근 자영업자들의 폐업 사례가 예년에 비해 높게 나타나고 있다. 자영업자들이 매출 감소가 나타나기 시작해 문을 닫게 될 때까지 걸리는 기간은 창업후 8개월에서 3년이다. 코로나19 사태는 폐업과 휴업의 주기를 더 짧게 만들었다. 특히 '8개월에서 2년 사이'가 요주의 시기이다. 위험주기를 현명하게 극복하기 위해서는 시장 반응과 업종 라이프 사이클을 조사하고, 고객 반응에 대해서도 중간점검이 필요할 때라고 말한다. 고객들이 지루함과 식상함을 느낄 수 있는 시기도 이때다. 적극적으로 신제품을 개발하고 변화를 줘야 할 때도 이 무렵이다. 라이프사이클 주기는 해마다 짧아지며 소비자들의 소비 트랜드도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 시시각각 변모하고 있는 소비트랜드는 매우 중요 하다.하루가 다르게 변모하는 소비자의 심리와 창업시장의 생존경쟁 속에서 창업자들이나 예비창업자들이 성공창업을 하기 위해 지켜야 할 기본원칙이 몇 가지가 있다. 차별화된 아이템 공략, 변화에 변화를 더한 모니터링, 전술에서 전략까지 체계화된 마케팅을 통한 충성고객 만들기, 경쟁력을 요구하는 기술력과 서비스 보안 등을 들 수 있다. 고객의 소비성향은 목적성 구매 고객의 행동으로 이어지고, 고객은 일정한 소비방정식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사회의 트렌드를 분석해 고객에게 필요조건과 충분조건을 동시에 만족시켜준다면 성공창업의 길은 더욱 가까이에 있다 할 수 있을 것이다. -프랜차이즈 M&A전문기업 한국창업경영연구t소 이상헌 소장(컨설팅학 박사)-

2022-12-19 15:30:20 김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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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성환 변호사의 지식재산 지키는 법] 특허권자의 침해주장이 부당하다면 무효심판 청구로 대응해야

"특허를 침해했다"며 특허권자로부터 내용증명 등을 받았을 때, 당황하고 흥분해서 하고 싶은 말을 길게 써서 답변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전문가의 도움 없이 답변을 보내는 것은 금물이다. 이유는 많은 이야기를 담으면 그 안에 일부 자백이 들어갈 수 있고, 본인이 한 말에 의해서 끌려가게 되는 경우가 많다. 내용증명에 대해서 답변을 할 의무는 없으니 답변을 안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답변을 한다면 전문가 도움을 받고 답변을 해서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진행을 해야 된다. 특허권자의 침해주장이 부당하다고 판단한 경우와 정당하다고 판단한 경우를 두 차례 나눠서 설명한다. 특허권자의 침해주장이 부당한 경우, 특허침해가 아니라는 전문가의견을 첨부해 회신문을 보내는 등의 조치에서부터 소송까지 다양한 대응수단이 있다. 첫째, 법원에 답변서를 제출하거나 상대방에게 회신문을 보내는 방법이 있다. 침해피의자는 ▲특허발명의 실시가 아니거나 ▲정당한 권원이 있거나 ▲업으로서의 실시가 아닌 경우 ▲권리남용에 해당되는 경우 ▲특허발명이 공지기술인 경우 등 때문에 침해가 아니라는 답변서를 법원에 제출할 수 있다. 이때 필요하다면 변리사의 감정서를 첨부할 수 있으며, 당해 답변서와 같은 취지의 회신문를 상대방인 특허권자에게 송부할 수 있다. 둘째, 무효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 등록공고 및 등록원부 등을 찾아 진정한 권리자에 의해 현재 특허권이 유효하게 존속하고 있는지 검토해 무효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특허무효심판을 특허심판원에 청구하면 된다. 셋째, 소극적 권리범위 확인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 침해피의자는 자기의 실시발명이 특허발명과 별개의 발명일 경우 또는 특허발명이 공지의 발명일 경우, 그 실시발명이 특허발명의 권리범위에 속하지 않음을 주장할 수 있다. 특허권자가 제기한 침해소송과는 별도로 특허심판원에 권리범위에 속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 다만, 권리범위확인심판의 심결은 법원에 유력한 증거로서 활용될 수 있으나 법원을 기속하지는 못한다. 넷째, 확인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 특허권자가 제기한 침해소송과는 별도로 선사용권존재 확인의 소, 침해금지청구권(부존재 확인의 소), 손해배상채무부존재 확인의 소 등을 법원에 제기할 수 있다. 그러나 실무상 많이 이용되지는 않는다. 끝으로, 소송절차의 중지를 신청할 수 있다. 침해의 대항을 받고 있는 자가 특허무효심판을 청구한 경우 심결이 확정될 때까지 침해소송절차를 중지해 줄 것을 법원에 신청할 수 있다. 그러나 소송절차중지 여부는 법관의 재량사항이다.

2022-12-18 14:05:12 신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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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상인정신이 이끄는 생활의 즐거움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융합산업학과 윤병섭 교수 물리적 생산요소에서 인공지능(AI), 빅 데이터(Big Data), 클라우드(Cloud) 등 가상의 역량으로 경쟁력이 이동하고 있다. '가상+현실', '현실+가상', '동기화' 등 가상과 현실의 상호작용 및 융합으로 경계가 소멸하는 메타버스(metaverse)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일상생활에 스며드는 4차 산업혁명의 역동성은 로봇과 인간이 공존해 인간생활에 커다란 변화를 주고 있다. 우리는 디지털 기술에 기반해 물리적 공간, 디지털적 공간 및 생물학적 공간의 경계가 희석되는 기술융합의 시대를 살고 있다. 디지털 사회에선 단순히 컴퓨터 사용 그 이상의 능력을 필요로 한다. 사이버공간의 정보를 바르게 판단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능력, 문제 해결에 적절히 활용할 수 있도록 정보를 검색할 줄 아는 능력, 정보를 재창조해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지식, 정보 및 기술 환경 변화에 따라 요구되는 컴퓨터, 미디어, ICT, 정보, 디지털 리터러시(literacy) 등이 복합적으로 내포된 디지털시대 사회환경의 자극에 상인이 반응하려면 초연결의 친환경, 글로벌화에 익숙한 Z세대를 설득할 수 있는 패러다임을 가져야한다. 최근 변화와 욕망의 Z세대는 소셜네트워크(SNS), 미디어, 온라인 비디오, 스마트폰, 모바일에 많은 시간을 쓰면서 앱(app)으로 제품을 구매한다. 생활용품은 멀리 가지 않고 가까운 곳에서 구매하기를 원해 슬리퍼를 신고 구매할 수 있는 주거권 '슬세권'을 선호한다. 상인은 기술을 이용해 고객에게 맛있는 음식을 제공하는 요리사다. 고객이 개성을 창출하는 시대에 발맞춰 고객에게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정체성(identity)을 제공한다. 상인은 혁신으로 세상의 변화를 이끄는 리더다. 혁신경제의 첨병이자 혁신제품의 선도자, 변화와 욕망의 경주자다. 상인은 지식정보를 바탕으로 생각하고 또 생각한다. 크고 넓게 바라보아 미래를 시각화하며 높은 목표와 의지를 갖고 변화가 어떻게 오는지 남보다 먼저 이해하고 이를 사업화한다. 남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는 능력은 비전을 창출할 수 있다. 다른 사람들이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것도 준비된 상인이 실행하면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떨어진다. 상인에게 적시성이 중요하다. 너무 빨라도, 너무 늦어도 곤란하다. 제대로 된 시장이 열리기 전에 너무 빨리 시장에 신제품을 내놓으면 경쟁사에 반격당한다. 아이디어는 상인의 도구다. 좋은 기술만 있으면 저절로 사업에 성공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도구인 아이디어를 사용해 기술적 타당성을 갖추고 이를 시장수용성에 곁들여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기술과 시장이 기회의 원천이다. 기술과 시장으로 기회를 만들 때 몇 가지 살펴볼 것이 있다. 하나는 현재의 기술로 고객이 필요로 하는 제품을 만들 수 있는가, 만들 수 없는가를 판단해야 한다. 다른 하나는 시장성을 봐야한다. 소비자의 구매력을 보고 시장에서 팔릴 수 있는 제품인지, 팔린다면 어느 정도 팔리는지 챙겨봐야 한다. 채산성도 측정해야 한다.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지, 어느 정도 이익을 남길 수 있는지 봐야한다. 상인은 고객에게 생활의 즐거움을 주는 전도사다.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해 사회적 수요를 충족하는 촉진자다. 개인 경쟁보다 상호연결과 협업, 네트워크 중시의 사회적 자본을 확충해 제품 중심에서 사람 중심의 행동과학자가 상인이다. 상인은 '업(業)'에 대한 열정, 기본에 충실한 정신, 명확한 목표설정 능력, 고객 눈으로 보는 상품 품목의 차별화, 적극적 네트워킹, 틈새시장을 뚫는 마케팅전략을 지니고 있다. 사회적 가치를 제고하는 혁신의 흐름에서 상품을 이용해 예술을 창조하고 창조적 디자인으로 고객을 늘린다. 지식정보를 바탕으로 생각하고 또 생각해 남다른 맞춤형 상품으로 고객을 감동시키고, 감탄있는 혁신을 자아낸다. 눈에 보이지 않는 변화에 주목하고 하나의 생각이 아닌 여러 사람의 생각을 합치는 유연성, 정보와 정보의 관계를 잘 엮고 물질과 물질을 자유롭게 연결해 조합하며, 미래변화를 읽는 안목과 열려 있는 기회의 신속한 포착은 준비된 상인이 가지는 덕목이다. 상인정신이 이끄는 감탄있는 혁신은 고되고 지속적인 노동의 산물이지만 고객의 생활에 즐거움을 준다.

2022-12-18 11:51:46 김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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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상근의 관망과 훈수] 위안화 도광양회(韜光養晦)

[관망과 훈수] 위안화 도광양회(韜光養晦) "중국은 걸프협력회의(GCC)국가로부터 원유와 액화천연가스 수입을 계속 확대하고 이들과의 무역에서 위안화를 사용하겠다" 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지난 9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중국·걸프 아랍국가협력위원회 정상회의에서 밝힌 연설 요지이다. 중국이 중동 산유국과의 원유 및 가스 등의 교역에 위안화를 사용하겠다는 뜻을 국제사회에 공식 천명한 것이다. 이는 국제 원유시장에서 거래액의 80%이상을 달러화로 결제하는 미국의 '페트로달러' 패권에 대한 정면 도전으로 보여진다. 세계 최대 원유 및 천연가스 수입국인 중국의 노림수는 명약관화하다. 사우디 수출원유의 4분의 1을 가져가는 중국이 달러화대신 위안화로 대금을 지급하면 여타 국가에서도 위안화 결제는 자연스레 늘어날 것이다. 이같은 구도는 위안화가 기축통화로 자리잡는 데 있어 중요한 모멘텀이 될 수 있다. 위안화로 원유를 사들인 국가들은 그 위안화로 세계의 공장 중국에서 재화와 서비스를 사들일 수 있어 순환생태계가 자리잡게 될 것이다. 여기서 짚어볼 것이 있다. 중국은 거대하고 복잡한 국가구조만큼이나 정치적 의사결정 구조와 국가전략의 이행과정이 독특하다. 공산당 중앙 지도부의 핵심이 특정시점에 결정한 통치기조와 하부 정책은 시간이 걸리고 진통을 겪더라도 웬간해서는 흔들리지 않고 집요하게 밀어 붙인다. 1958년 마오쩌둥의 대약진운동부터 1966년의 문화대혁명, 덩샤오핑 이후의 개혁개방, 국제무역기구(WTO)가입, 중국특색사회주의 신시대 전개, 하나의 중국원칙, 일대일로 등이 대표적 사례이다. 일당독재의 강고한 의사결정 구조이다 보니 오류에 따른 대형 실패도 있다. 그러나 집단지도체제가 성립된 덩샤오핑시대 개혁개방 이후에는 오류보다 성공과 체제적 장점이 돋보인다. 시 주석이 10여년전 집권하면서 내세운 중국몽의 전략적 과업중 하나인 위안화의 기축통화화 공세도 같은 맥락이어서 쉽게 꺾이지 않을 것 같다. 중국은 2008년 말 위안화의 국제화를 선언했다. 이어 이듬해에는 상하이 등에 위안화무역결제 시범지역을 만들었고 이후 위안화와 비달러 통화의 직거래와 통화스왑으로 영향력을 차츰 키워왔다. 2016년에는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바스켓에 정식 편입하였다. 2015년에는 스위프트의 중국중심판인 국제결제시스템(CIPS)을 출범시켰다. 이때까지는 미국 등 서방세계의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CIPS는 현재 103개 국가 1280여개 금융회사 등이 참여하고 있다. 서방중심 결제망인 스위프트(SWIFT,국제은행간통신협회)의 1만1000여개 회사에 비하면 아직 미미한 수준이지만 성장속도는 꾸준하다. 러시아와 인도, 중동국 등이 본격 참여한다면 CIPS의 잠재력은 급격히 커질 수 있다. 중국은 '페트로위안'구상을 오래전부터 차근차근 구체화해 왔다. 수년동안 사우디와 원유거래 결제통화를 달러에서 위안으로 대체하는 협상을 진행해왔고 이번에 공식적으로 결과물을 드러냈다. 시 주석은 이번 회의에서 "상하이 석유 및 가스 거래소를 석유 및 가스 무역의 위안화 결제를 수행하기 위한 플랫폼으로 충분히 활용할 것"이라며 페트로위안으로 가는데 있어 상당한 체제를 구축했음을 알렸다. 중국은 올초에 러시아와 원유 수입 등에 있어 위안화 결제를 합의한 바 있다. 스위프트가 집계한 작년말 기준 위안화의 국제결제비율은 2.7%로 일본 엔화(2.58%)를 넘어섰고 세계3위 통화 영국 파운드화도 곧 제칠 것으로 예상된다. 페트로위안의 확대 행보는 위안화의 기축통화화, 즉 '위안화굴기'이고 종국의 목표는 미국을 넘어서는 글로벌 경제패권국일 것이다. 제조업에 이은 또 하나의 도광양회(韜光養晦,칼빛을 숨긴채 실력을 키움) 축이 그려지고 있다. 우려스러운 것은 달러와 위안화의 본격 쟁패시대가 도래했는데 이를 안정적으로 헤쳐나갈 여지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물론 위안화가 달러화를 곧 대체하지는 않겠지만 달러화의 위상 약화는 이미 글로벌 금융위기 전후부터 시작됐다. 올해 우크라이나 전쟁과 공급발 인플레이션을 겪으면서 한층 뚜렷해지는 형국이다. 위안화블록에서 자유롭지 못한 한국이 눈앞의 통화전쟁에서 전략적 선택을 어떻게 할지 고민할 시점이다.

2022-12-15 16:03:04 차상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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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미 기자의 와이(Why) 와인]<177>불황에도 '와인 불패'? …시험대 오른 와인

전 세계적으로 불황이 예고되면서 와인도 시험대에 올랐다. 코로나 불황에도 꿈쩍하지 않았던 와인이다. 아니, 재테크 측면에서 보면 주식이나 원자재, 슈퍼카나 명품보다 가격이 더 들썩였다. 팬데믹에 음식점과 술집은 문을 닫았고, 시중 유동성이 풀리며 사치품 가운데서도 집에서 쉽게 즐길 수 있는 고급 와인을 너도나도 찾았다. 팬데믹 호황이라 부를 만큼 오히려 전성기였다. 특히 작년은 와인 거래량과 거래액 모두 사상 최고를 기록하는 등 '기록적인' 한 해였다. 그랬던 와인이 꺾이기 시작했다. 와인 역시 경제 불황의 여파를 피해가지 못한 셈이다. 런던 국제 와인거래소(Liv-ex·리벡스)에 따르면 전 세계 최고의 와인 100종의 가격 변동을 추적하는 리벡스 파인와인 100이 지난 7월 하락세로 돌아섰다. 1년 6개월 만이다. 10월부터는 월간 하락세가 이어지더니 이달 역시 가격이 오른 와인보다 내린 와인이 더 많다. 전체 와인의 가격 상승세를 부추겼던 샴페인과 부르고뉴 와인까지 모두 가격이 내리기 시작했고, 이마저도 잘 팔리지 않는 상황이다. 품질만 좋다면 아무리 돈을 써도 상관없던 시대는 지나갔단 얘기다. 리벡스는 저스틴 깁스 부회장은 "어떤 상품도 가격이 영원히 오르기만 할 순 없다"며 "2015년부터 상승세였던 고급 와인의 가격이 하락하는 지표가 늘고 있지만 와인시장은 단기적인 시각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과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도 내년 전망을 밝게 봤다. '2022 제라르 바셋 글로벌 파인 와인 리포트'에 따르면 내년 전 세계 와인 시장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답한 비중은 90%에 달했고, 이 가운데 30%가 '매우 긍정적'으로 봤다.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한 이들은 10%에 불과했다. 기존에 고액자산가들이 주로 고급 와인의 소비층이었다면 팬데믹을 거치면서 젊은 밀레니얼 세대와 여성 소비자들이 전례 없는 속도로 좋은 와인을 마시기 시작했다. 와인을 배우는 이들이 늘어났고, 투자수요도 가세했다. 이번 리포트 설문에는 56명의 마스터 오브 와인(MW)을 포함해 800명이 넘는 전 세계 와인 전문가가 참여했다. 와인 시장 전망이 좋다면 이제 관건은 어떤 와인의 가격이 더 오를지다. 이왕이면 더 오를 와인을 쟁여둬야 하니 말이다. 전문가들은 내년 가격이 상승할 와인으로 역시 와인 종주국 프랑스(43%)를 꼽았다. 이탈리아(26%)와 미국(9%)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지역별로는 고급 와인 산지인 프랑스 샹파뉴(18%)와 프랑스 부르고뉴(16%), 이탈리아 피에몬테(16%), 이탈리아 토스카나(9%), 미국 캘리포니아(9%)가 상위에 올랐다. 보르도는 순위에서 밀렸다. 반대로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지역 역시 프랑스(44%)가 꼽혔다. 수요가 많긴 하지만 오를대로 오른 가격이 부담스러운 탓이다. 하락 예상 지역 2위는 호주(22%) 였다.

2022-12-15 13:40:23 안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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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윤열의 치유보감] 사회적안전망과 리스크커뮤니케이션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한 절차는 리스크에 대한 식별, 리스크의 분석 및 평가, 리스크 완화 및 모니터링 등 3단계로 진행한다. 리스크 식별이란 조직의 운영 및 인력을 위협하는 요소를 식별하고 평가하는 절차를 말한다. 예를 들면 악성 코드, 랜섬웨어와 같은 IT 보안 위협, 각종 사고, 자연 재해를 비롯하여 사업 운영에 차질을 주고 피해를 입힐 만한 잠재적 위해요인을 평가하는 것이다. 리스크 분석 단계에서는 어떤 리스크가 일어날 확률 및 각 리스크의 예상 결과를 파악하고 리스크 평가 단계에서는 각 리스크의 크기를 비교하여 중요도 및 결과를 기준으로 순위를 부여한다. 리스크 관리는 시간의 경과에 따라 적응하고 변화하는 상시 실행 프로세스이다. 이 프로세스를 반복하고 계속 모니터링함으로써 알려졌거나 알려지지 않은 리스크를 최대한 포괄적으로 다룰 수 있다. 한편 리스크 커뮤니케이션(Risk Communication)이란 위해(Risk)에 대해 위해평가자, 위해관리자, 소비자, 업체, 학계 및 기타 이해관계자 간에 정보와 의견을 지속적으로 주고받는 과정을 의미한다. 필자가 근무하였던 글로벌 다국적기업에서는 전세계 100여개 국가에서 생산하고 있는 다양한 소비재 제품을 유통전 또는 유통과정에서 심각한 문제점이 발생했거나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가정한 뒤 평상시 모의실험을 통해 그 문제점의 원인을 파악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강구하도록 매뉴얼화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비상사태에 대비하여 주기적인 모의훈련을 실행하도록 제도화하고 있다. 재산상의 손실 위험은 물론,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의 치명적인 사고발생 위험을 사전에 예측·제거·조치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구매하는 제품의 매뉴얼은 제품을 구입할 때 포장용기에 첨부되어 있으며 제품에 대한 설명서로 제품의 용도나 사용법을 설명하기 위한 글과 그림을 담은 문서를 말한다. 기업이나 관공서 등 특정 조직에서 내부 구성원의 직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업무 절차서일 경우에는 업무매뉴얼이라고 한다. 업무 매뉴얼이 중요한 이유는 언제 발생할지 모를 잠재적 위해요소들(Critical Points)을 사전에 논리적이며 과학적으로 선정하여 모의실험을 통해서 문제점을 제거하거나 제거 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기 위해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가 발전과 진보를 진행할수록 더 안전할 것이란 기대는 착각일 수도 있다. 기술의 성숙도가 미흡하거나 단순했던 아날로그시대에 비하여 디지털 시대에는 타 업종간의 기술의 융합과 초고속의 기술의 진보로 기술의 파급 및 확산속도가 빨라진 반면 잠재적 사고의 심각성 또한 치명적일 수 있다. 전 세계에 걸쳐 아직도 끝나지 않은 코로나19와 같은 팬데믹 재앙은 이를 잘 보여 주고 있다. 안전은 우리 모두의 바람이자 인간의 본능이다. 리스크커뮤니케이션에 관한 연구보고서에 의하면 현대와 같이 고도로 과학화, 기술화된 사회에서 적절한 리스크 규범과 리스크커뮤니케이션은 인간의 건강보호 및 환경보호를 위한 필수적 요건이며 국가는 위험으로부터 시민을 보호할 의무가 헌법적 사항이므로 위험을 예방하고 관리하기 위한 리스크커뮤니케이션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결론지었다. 식품산업분야의 사회적 안전망 관리를 위한 리스크 커뮤니케이션으로 미국의 경우 식품의약국 식품안전현대화법(FDA Food Safety Modernization Act),국제적으로는 식품안전경영시스템(FSMS: Food Safety Management System), 우리나라는 2008년 식품안전기본법이 시행되면서 국민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식품안전관련 사항에 대해 범정부차원에서 심의·조정을 위해 국무총리실 산하에 식품안전정책 위원회를 설치하였다. 제도나 법률의 신설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기본에 충실한 사회적 의식이 선행되어야 할 때다. /연윤열 (재)전남바이오산업진흥원 식품산업연구센터장

2022-12-14 10:00:02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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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한의 시시일각] 부끄러움조차 없던 한해

일도 많고 어려움이나 탈도 많았다는 뜻을 지닌 고사성어 다사다난(多事多難). 한 해가 저무는 연말이 되면 늘 듣게 되는 표현이다. 식상하지만 지난날의 상념과 감정을 함축적으로 담아내기엔 저 네 글자만 한 것이 없다. 수천만이 살아가는 나라에서 어느 해건 일없이 지날 수는 없을 것이다. 올해도 그렇다. 국내만 해도 다양한 이슈들로 넘쳐났다. 우선 대선이 치러졌다. 대통령이 바뀌었다. 전국지방동시선거도 있었다. '다누리' 발사 성공으로 한국도 이제 세계 일곱 번째 달 탐사국이 됐고,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이 16강에 진출하는 극적인 장면도 나왔다. 안타까운 일도 적지 않았다. 전국 각지에서 산불이 불거져 인명과 재산피해를 입었다. 3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이태원 압사 참사는 온 국민을 슬픔에 젖게 했다. 2020년 초 시작된 코로나는 지금도 세계인들의 삶을 제약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인한 물가상승과 성장률 둔화, 고금리에 따른 경기침체는 나아질 기미가 없다. 소통과 대화가 실종된 정치권의 대립과 갈등, 양극화의 심화, 연금 및 건강보험 재정의 악화 등은 여전히 국민 불안을 가중시키는 요소이다. 이처럼 올 한해도 우리네 삶은 버거웠다. 연이은 북(北)의 도발과 기후변화는 다가올 미래마저 암울하게 만든다. 그렇다면 미술계는 어떠했을까. 결론적으론 사건·사고로 얼룩진 사회와 다를 바 없다. 그리고 그 중심엔 국립현대미술관이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2022년 내내 바람 잘 날 없었다. '갑질 논란'에서부터 전문성 부족에 따른 전시 오류, 허술한 작품 관리 등 다양한 문제를 야기했다. 이중 '갑질 논란'은 1월에 불거졌다. 국립현대미술관 공무원 노동조합은 이른바 내부 '갑질'과 부당 인사를 고발하는 성명을 내고, 문화체육관광부가 실태 조사에 나서면서 파장이 일었다. 윤범모 관장 취임 이후 빈번하게 발생한 전시 오류는 올해도 이어졌다. 지난 6월 과천관에서 개막한 '한국 채색화 특별전: 생의 찬미'는 채색화와 민화를 동일시해 '미술사 왜곡', '엉터리 전시'라는 평가를 면치 못했다. 8월 '이건희컬렉션' 이중섭 전시에는 작품 '아버지와 두 아들'을 두어 달 가까이 거꾸로 걸어놓아 전문성 논란을 자초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2019년에도 진·위작 의혹 및 복제본 전시로 공신력에 타격을 입은 바 있다. 작품 관리 또한 부실했다. '한국 채색화 특별전'에선 최장 6개월 이상 전시하면 안 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이상범의 '무릉도원'을 1년 넘게 공개해 입길에 올랐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야외 공원에 설치된 일부 조각 작품 역시 관리 미흡으로 빈축을 샀다. 서울문화재단의 개념 없는 행태도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지난 3월 재단은 창립 18주년을 맞아 유인촌에게 '특별공로상'을 수여했다. 과거 재단대표이사로 재직하는 동안 촬영한 광고 출연료 2억7000만원을 기부금으로 기탁하며 문화예술계를 지원해온 '선행'을 근거로 삼았다. 이창기 재단 대표는 홍보자료를 통해 "대한민국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헌신"을 운운하며 '노고'를 치하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시절 문체부 장관을 지낸 유인촌은 예술기관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크게 위축시킨 장본인으로 회자되고 있다. 역사는 그를 '숙청활극'의 주인공으로, '코드'라는 형태의 블랙리스트를 만든 의혹 인물로 기록한다. 한겨레신문은 2008년 3월 19일자 사설에서 '정권의 칼잡이', '정치권력의 망나니'라고 썼다. 그런 그에게 서울문화재단은 '특별'하다며 '공로상'을 줬다. 부끄러움조차 내팽개친 시상이었다. 이외에도 2022년 미술계는 분주하면서도 혼란스러웠다. 청와대를 전시 중심의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활용한다는 문체부의 방안에 반색과 반대가 부딪혔으며,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은 예술감독 재선정과 해촉 논의 등 전시가 열리기도 전부터 말썽을 빚었다. 국내에선 부산비엔날레, 강원트리엔날레 등 여러 국제행사가 동시다발적으로 열렸다. 프랜차이즈 아트페어인 영국의 프리즈가 국내에 처음 상륙해 성공적인 결과를 거뒀다. 미술 시장 규모도 1조원을 내다보게 됐다. NFT 등 블록체인 기반 작가와 작품들이 두각을 나타냈다. 지나치게 우려먹는 인상이 짙지만 국공립미술관에서 진행 중인 '이건희 컬렉션'을 포함해 매달 주목할 만한 전시도 줄지어 열렸다. 하지만 민주주의 국가에서 가장 중요한 언론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는 위기를 맞았다. 지난 9월 윤석열 대통령 순방 중 벌어진 한미회담 후 욕설 논란에 이은 국민의힘의 MBC 고발 사건, 고등학생이 그린 카툰 '윤석열차'를 전시한 기관에 '엄중 경고'한 문체부가 대표적이다. 언론 통제와 검열 및 블랙리스트의 재발이라는 측면에서 국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홍경한(미술평론가)

2022-12-13 11:28:11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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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헌 칼럼] 소상공인! 사회적, 경제적 흐름과 환경변화에 민감하라

'창업'이란 단어는 불황과 사회 변화 때문에 등장하긴 했지만, 우리에게 너무나 친숙한 단어로 자리매김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창업이지만 누구나 성공할 수는 없다. 창업의 4요소인 창업자, 자금, 사업장, 아이템도 물론 중요하지만 변화에 따른 사회적 트랜드를 알고 대처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최근에 2~3년 코로나19 확산 이후 두드러진 소비트랜드는 비대면적 소비와 합리적 가격, 강한 개성추구, 건강 및 환경에 대한 관심,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 편의지향 소비 결합 등이 있다. 이러한 추세 속에서 창업시장의 가장 큰 테마는 '업그레이드'였다. 업그레이드 바람은 상품의 질, 인테리어, 서비스는 물론이고 경영 방식에까지 확산되고 있다. 최근 자영업자들의 폐업이나 휴업 사례가 코로나 이전 보다높게 나타나고 있다. 자영업자들이 매출 감소가 나타나기 시작해 문을 닫게 될 때까지 걸리는 기간은 창업 후 8개월에서 3년이다. 특히 '8개월에서 2년 사이'가 요주의 시기이다. 위험주기를 현명하게 극복하기 위해 시장 반응과 업종의 라이프 사이클을 조사하고, 고객 반응에 대해서도 중간 점검이 필요할 때다. 또 고객들이 지루함과 식상함을 느낄 수 있는 시기이므로, 적극적으로 신제품을 개발하고 변화를 줘야 할 때도 이 무렵이다. 상품의 라이프사이클 주기가 해마다 짧아지고 있다. 소비자의 소비 트랜드 변화도 빨라지고 있다. 그만큼 시시각각 변모하고 있는 소비트랜드는 매우 중요 하다. 사전에서 트랜드는 경제변동 중에서 장기간에 걸친 성장, 정체, 후퇴 등 변동 경향을 나타내는 움직임으로 정의한다. 계절의 변동이나 경기순환 등을 단기 변동을 초월해서 지속적인 장기경향으로 '추세변동' 또는 '경향' 이라고 한다. 대부분의 기업에서는 신상품을 출시하기 전에 사회소비 트랜드를 예측하거나, 트랜드에 어울리는지를 따져본다. 창업도 예외는 아니다. 창업이란 하나의 상품(아이템이나 업종)을 선택하기 전에 그 상품이 소비자에게 인기가 있을지, 잘 팔릴지를 예측한 후 상품, 즉 아이템이나 업종을 결정하고 마케팅을 펼치는 것이다. 여기에도 트렌드 파악이 중요하다는 것이 강조된다. 하루가 다르게 변모하는 소비자의 심리와 창업시장의 생존경쟁 속에서 창업자들이나 예비창업자들이 성공창업을 하기 위해 지켜야 할 기본원칙이 몇 가지가 있다. 차별화된 아이템 공략, 변화에 변화를 더한 모니터링, 전술에서 전략까지 체계화된 마케팅을 통한 충성고객 만들기, 경쟁력을 요구하는 기술력과 서비스 보안 등을 들 수 있다. 2015년부터 불기 시작한 복합화와 매스티지형 창업이 창업시장에서 붐을 이루었던 것이 대표적 사례다. 따라서 하루가 다르게 변모하는 소비 심리와 아이템 라이프스타일 감소, 창업시장의 치열해지는 생존경쟁. 예비창업자들이 아이템이나 업종을 선택함에 있어 또한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매장운영을 위해서라도 트렌드 분석의 중요성은 잊지 말아야 한다. 고객의 소비성향은 목적성 구매 고객의 행동으로 이어지고, 고객은 일정한 소비방정식을 가지고 있다. 사회적트렌드를 분석해 고객에게 필요조건과 충분조건을 동시에 만족시켜준다면 성공창업의 길은 더욱 가까이에 있다. 성공 업종이나 아이템의 특징은 기존 시장의 평범함에서의 이탈로부터 시작되고, 차별성이 소비자의 접근성을 용이하게 만들어지면서 충성고객을 만들어 나가는데 있다. 독창적이거나 남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기존 사업의 아이템 단점과 불편함을 해소함으로써 새로운 영역을 확보해야 한다. '변화에 변화를 더한 모니터링', '전술에서 전략까지 체계화된 마케팅을 통한 충성고객 만들기', '경쟁력을 요구하는 기술력과 서비스 보안' 등도 선행되어야 한다.

2022-12-12 15:07:53 김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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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용수의 돌직구] 타협없는 막다른 골목 정치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이 지난 일요일 국회를 통과했다. 여당은 해임건의안에 반발하며 표결 전 집단 퇴장했다. 새 정부 들어 국무위원에 대한 해임건의안이 의결된 건 2개월여 전 박진 외교부장관에 이어 두 번째다. 당시 박진 장관 해임건의안은 야당 단독으로 의결됐는데 여당은 국회의장 사퇴권고안을 내며 맞섰다. 대통령실은 수용하지 않고 즉각 거부 입장을 밝혔다. 이상민 장관 해임건의안에 대해선 윤 대통령은 아예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이번에도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다. 여러 차례 야당에서 이태원 압사 참사의 책임을 물어 이 장관을 해임하라는 요구에 대해 윤 대통령과 이 장관은 사고 수습 처리와 재발방지대책 마련이 먼저라며 일축했다. 야당은 윤 대통령에게 이 장관 해임을 촉구하면서, 거부할 경우 탄핵 절차에 돌입하겠다며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드러내고 있다. 여야 정치권 사이 갈등에 대해 한치의 협의나 타협이 들어갈 공간은 없어보인다. 출범을 반년 넘긴 새 정부와 여야 모두 소통이나 신뢰가 없는 막다른 골목길 정치를 지속하고 있는 모양새다. 문제가 발생하면 먼저 인정하는 법이 없고 오히려 상대 탓만 하기 바쁘다. 문제의 해답을 피해가며 상대방 공격에만 혈안이 돼 있는 모습이다. 대통령 부인 김건희씨의 논문표절 의혹이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청담동 술자리 의혹 등 사실상 명확히 일단락된 문제가 하나도 없다. 국민 여론은 양쪽으로 갈라졌고 경찰 조사와 기소에 이어 법원 판단으로 이어진다. 정치가 끼어들 틈이 없다. 청담동 술자리 의혹의 경우 최소한의 검증이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서 문제가 제기됐다. 이에 대한 한동훈 법무부장관은 해명하기보다는 의혹을 제기한 유튜브 채널을 형사고소하고, 국정감사에서 문제제기한 김의겸 의원에게는 10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경쟁했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는 정점을 향해 가는 중이다. 함께 머리를 맞대고 나라 걱정을 해야 할 파트너인 야당 대표는 최측근이 구속되면서 코너에 몰려있는 상태다. 아니나 다를까, 교수들이 선택한 올해의 사자성어는 '과이불개(過而不改)'다. 잘못을 저질러놓고 그것을 고치지 않는다는 의미라고 한다. 잘못이 드러나면 남탓을 하면서 고칠 생각을 안하는 요즘 우리 정치권을 두고 하는 말 같다. 대통령이든 여당이든 야당이든 모두 그렇다. 사자성어를 추천한 박현모 여주대 교수는 "우리나라 지도층 인사들의 정형화된 언행을 이 말이 잘 보여준다"며 "여당이나 야당 할 것 없이 잘못이 드러나면 '이전 정부는 더 잘못했다' 혹은 '야당 탄압'이라고 말하고 도무지 고칠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 해결의 실마리는 국정운영의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으로부터 시작돼야 한다. 여느 대통령처럼 윤 대통령 또한 취임하면서 국민 화합과 소통, 협치를 강조했다. 당선인 시절 여론조사에서도 국민들은 새 대통령에게 바라는 첫번째로 국민통합과 국민화합, 협치를 꼽았다. 연말 대통령 특별사면 명단에 정치인 등의 이름이 거론된다. 국민통합과 화합의 뜻이 이번 특사에서뿐 아니라 정치 현장에서 시작되길 기대해본다.

2022-12-12 15:03:43 한용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