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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한의 시시일각] 유인촌의 귀환

지난해 3월, 서울문화재단은 창립 18주년을 기념해 대표적 'MB맨'으로 통하는 유인촌에게 '특별공로상'을 수여했다. 과거 재단대표이사로 재직하는 동안 촬영한 광고 출연료 2억7000만원을 기부금으로 기탁한 '선행'이 근거가 됐다. 당시 재단대표는 홍보자료를 통해 "사재 기부금으로 문화예술에 지원한 선행을 알리기 위해 특별공로상을 드린다"며 "대한민국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헌신해 온 노고"에 깊이 감사하다고 했다. "서울시민과 문화예술계 그리고 서울문화재단 임직원의 마음을 담았다"는 말도 덧댔다. 어이가 없었다. 이명박 정부시절인 2008년 2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된 직후 철 지난 색깔론으로 국립현대미술관을 비롯한 예술기관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크게 위축시킨 '숙청 활극'의 장본인이었던 유인촌에 대해 문화예술지원기관의 대표라는 이가 "대한민국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헌신해 온 노고" 운운하니 어찌 기가 막히지 않다고 할 수 있겠는가. 더구나 돈 몇 푼 기탁했다는 이유로 '코드'라는 형태의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진보인사 적출에 앞장섰던 인물에게 서울시민과 재단 직원까지 언급하며 감사하다고 하는 역사인식의 부재는 절망 그 자체였다. 문화예술을 정치와 이념의 잣대로 탄압한 유인촌의 행태는 동종업계에서도 지적됐다. 그와 연극계 선후배 관계인 최종원은 2010년 8월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문화 예술의 정책적 대안을 제시해야 할 주무장관이 이념적인 잣대로 좌파, 우파를 나누기 시작하고, 그냥 남의 목 자르고, 자기 패거리를 집어넣고 하는 그런 형태들이 굉장히 잔혹하다"고 했다. 이제 와 문화예술에 대한 서울문화재단의 철학을 묻고 싶진 않다. 비민주적이고 왜곡 편향된 가치관에다 막말과 욕설로 온갖 구설수에 올랐던 자에게 상까지 주며 치하하는 모습만으로도 이미 질문에 대한 답은 나와 있다. 그리고 특별공로상은 서울문화재단의 부끄러운 역사로 남았다.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은 국내 최초의 미술자료 전문박물관이다. 한국근현대미술 아카이브 구축을 목표로 주요 사료를 정리하고 이를 발판으로 국내외에 정확한 미술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2008년 설립됐다. 운영자인 김달진 관장은 1980년대부터 미술자료 수집에 공을 들였으며 공공문화유산이라는 인식을 확산시키는 데에도 앞장서 왔다. 지난해 7월,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은 대중과의 접점 차원에서 '선인장이 자라는 박물관'이라는 제목의 웹드라마를 제작해 온라인에 송출했다. 총 8화 분량의 이 드라마는 여러 등장인물을 통해 박물관 내부의 일상과 다양한 사람들의 삶을 버무려 소개했다. 덕분에 다소 딱딱하게만 느껴지는 박물관의 이미지 개선에도 어느 정도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난 시청하지 않았다. 아니, 이명박 정권 시절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며 전횡을 일삼던 유인촌이 박물관장 역으로 출연한 장면 이후 덮었다는 게 맞다. 웹드라마 제작 사례가 문화예술계에 어떤 의미를 남길 수는 있었을지 몰라도 그 의미의 한 축이 이념 및 정치 성향으로 예술가들을 가르고 억압한 주인공이라면 아무리 좋은 내용도 가치가 없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나는 작년에도 유인촌에 관한 칼럼을 쓴 적이 있다. 그럼에도 그를 재차 소환한 이유는 거창한 '완장'을 차고 다시 나타나서이다. 지난 6일 대통령실은 그를 '대통령 문화체육특별보좌관'으로 임명했다. 문화예술인 출신에 다양한 행정 경험을 두루 갖춘 이력을 임명 배경으로 설명했다. 그러나 내 시각엔 집권 2년 차 들어 노동, 시민, 사교육, 공직자 등 사회 전반에 걸쳐 '카르텔'로 규정하는 일이 빈번하지만 정작 'MB맨'들과 검찰 출신들을 정부 요직에 대거 기용하며 자신들만의 카르텔을 견고히 구축 중인 대통령다운 인사의 연장으로밖에 비춰지지 않는다. 유인촌의 귀환은 벌써부터 많은 이들의 우려를 낳고 있다. 어떤 이는 엄혹한 과거의 망령이 돌아오고 표현의 자유와 창작의 자유가 사라진 폭정의 시대가 열렸다고 했다. 혹자는 극우적 태극기부대 정권으로 향하는 윤석열 정부의 걸음에 국민의 우려와 시름이 깊다고 한다. 과거에 근거한 염려지만 윤석열 정부의 유인촌 문화특보 임명이 의미하는 게 결국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펼쳤던 블랙리스트의 재연을 주문하는 것일 수도 있다는 두려움은 희석되지 않는다. 문화예술계에 가한 유무형의 폭력마저 관용으로 대한 채 면죄부를 주는 우리 예술계 종사자들의 남루한 문제의식과 무딘 비판력을 생각하니 다가올 미래가 섬뜩해지기까지 한다.■ 홍경한(미술평론가)

2023-07-12 14:19:10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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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성의 전원에 산다] 경자유전의 법칙

내 땅에는 주인을 알 수 없는 농지가 하나 붙어 있다. 그 농지는 이곳에 정착한 이래 지금껏 텃밭으로 쓰고 있다. 며칠전 지적공사에서 잣나무골 일대 지적측량을 하고 각 경계에는 경계표시 말뚝을 박았다. 나중에 파란 플라스틱 말뚝을 본 아내는 '이게 우리 경계냐'고 놀라워했다. 마당인줄 알았던 땅의 상당부분이 우리 소유가 아닌 옆 농지였기 때문이다. 하여간 농지의 소유자가 누구인지는 알 수가 없다. 빈땅이므로 그 땅에 상추도 심고 콩도 심고 텃밭으로 쓰고 있다. 주말마다 텃밭에 앉아 보내는 시간은 그 어떤 휴식보다 더 휴식다웠다. 텃밭을 짓던 어느 해 애초 나에게 땅을 판 이가 "그건 남의 땅이지 않느냐"고 물었다. 나는 "당신도 땅 팔았으니 시비걸 자격이 없다"며 "주인이 나타나서 무얼하겠다고 한다면 그렇게 하면 될 노릇, 쑥대밭으로 버려져 모기, 벌레 때문에 우리만 고통스럽다. 그래서 뭐라도 가꾸는 거다"라고 응수했다. 농지 주인이 누구인지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땅 사두고 그럴 수 있을까. 늘상 궁금하기는 했다. 농지 일부분인 둑에 오가피와 두릅나무를 심고 일부에는 부추와 취나물을 기른다. 해마다 그냥 따먹기만하는 것들이다. 농사짓기가 여의치 않아 작년에는 텃밭에 아예 과일나무 몇그루를 심었다. 마냥 내버려둘 수 없어서다. 또 다른 한편에는 윗집 텃밭이 있다. 주말주택으로 쓰고 있는 80대 노인이다. 그는 주말이 아닌 평일에도 텃밭을 일구러오곤 한다. 노인이라고 하기에는 60대 정도로 활기차고 건강하다. 지금도 젊은 사람들과 일하는 현역 경영인이다. 그는 내로라하는 토목, 설계, 감리 등을 하는 종합엔지니어링을 운영하며 전 세계에 신도시, 교량 및 토목 등 건설수출의 역군이다. 회사를 경영하는 일도 아마 텃밭을 일구는 것 만큼 지극정성일 것 같다. 그러니까 내 이웃 땅의 한 사람은 본 적이 없고 다른 이는 농사가 주업인 것처럼 열중하는 모습이다. 아마도 농사를 짓지 않는 이는 매입 이후 농지법 위반상태일 것 같다. 물론 내가 농사를 짓고 있으니 현황상으로는 농사를 짓는 거와 다르지 않을 터. 본의 아니게 어떤 법 위반을 합법화시켜 주는 꼴이다. 물론 마을에는 외지인들이 소유한 땅들이 많기는 하다. 우리 동네는 대략 마흔가구지만 주소만 두고 살지 않는 집이 대략 열댓가구 가량 된다. 그들 중에는 마을에 부정기적으로나마 얼굴을 비추는 이들이 서넛, 나머지는 누가 주소를 두고 있는지 모른다. 이곳에 집을 짓고 정착한 초기 우리 집으로 여러해 동안 알 수 없는 우편물이 늘상 배달됐다. 그가 누군지 모른다. 분명 내 집 주소이고, 우편물의 이름도 명확한데, 주민등록상 우리 주소에 어떤 이가 있는 것도 아닌데 우편물은 우리에게로 왔다. '하! 유령이…'. 우편물을 열어볼 것도 아니어서 집앞 왕벚나무 가지에 작은 바구니를 매달고 그속에 항상 넣어두었다. 언젠가 그 우편물들을 찾으러 오지 않을까 궁금해하면서. 그 사람은 내 주민등록상에도 없는 주소를 도용하는 건가. 여기 잣나무골 농지와 관련해 얼마 후에는 땅을 판 사람과 매입한 사람간에 커다란 분쟁이 발생해 한동안 소송이 벌어진 적도 있다. 누군가가 감옥에 가고 농지 관련 불법 혹은 편법적인 주제들이 이웃간에 한동안 설왕설래했다. 급기야 농지법 위반 혐의 하나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그냥 시끄러운 정도가 아니다. 그 한 단면, 이 땅 어느 곳에서도 벌어지고 있는 세상의 축소판을 여기서도 진저리나게 겪었다. 우리 체제의 근본인 '경자유전의 법칙'이 더이상 흔들리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2023-07-11 08:37:58 이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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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팽의 일본 이야기] 일본에서 집(방) 구하기

인간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의식주 중 무엇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으나 그중에서도 주거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다른 두 가지보다 많은 시간과 노력과 자금이 필요하다. 여행자는 단기간 숙박이 목적이라 호텔이나 여관 등을 이용하면 일정을 소화하는 데 큰 무리가 없지만 1년 이상 장기 투숙을 해야 하는 경우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호텔이나 여관에서 1년 이상을 지내기에는 비용부담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장기 생활을 시작하는 사람 중에는 여러 가지 유형이 있을 것이다. 먼저 국내 회사에서 일본으로 파견 가는 경우와 일본 회사에 취직한 경우는 회사 측에서 사택을 마련해 놓았을 가능성이 크므로 주거 문제에 큰 걱정은 없을 것이다. 고등학교, 대학교(원) 등 정규 학교에 진학하는 유학생은 학교 기숙사를 이용하는 것이 가장 부담이 덜한 방법이다. 다만 학교 기숙사 추첨에서 떨어졌거나 수학 기간 전부 기숙사 이용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결국 따로 집을 구해야 한다. 다음으로 어학원 등 비정규 학습기관에 등록하고 일본 생활을 시작하는 경우이다. 이 경우 가장 많이 시작하는 방법은 대부분 처음에는 사설 기숙사를 이용하는 것이다. 인터넷 검색 등을 통해 알게 되었거나 국내 연결 기관에서 추천하는 사설 기숙사에서 첫 3개월 정도 생활하면서 일본에서 방을 구하는 방법을 알게 되고 직접 방을 구하러 나서게 된다. 또 다른 방법은 이미 일본에서 자립(?)한 사람이나 지인을 통한 소개 혹은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인연을 맺은 사람과 룸 쉐어를 하다 방을 구하게 된다. 일본에서 방을 구하기 위해 찾아가야 하는 곳은 우리나라의 공인중개사사무소와 같은 부동산이다. 우리나라도 공인중개사 제도가 생기기 전에는 부동산 혹은 복덕방이라는 명칭으로 부동산을 중개하고 있었다. 일본은 여전히 부동산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대부분 부동산은 대기업이 전국 체인망을 가지고 운영하고 있어 개인이 운영하는 우리의 공인중개사사무소와 규모가 다르다. 우리나라의 공인중개사는 거래 중개 역할만 하지만, 일본의 부동산은 집주인 혹은 건물주로부터 위탁받아 직접 건물을 관리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는 집을 구하러 다닐 때, 이전 입주민이 이사 전이라도 양해를 구하고 방을 구경하고 확인하는데 일본은 완전히 퇴거한 후 도배나 수리 등을 마치고 나서야 방을 구경시켜준다. 방을 구경하는 사람은 퇴실할 때 현재 상태와 같지 않으면 보증금에서 수리비가 차감된다는 것을 명확히 알 수 있다. 우리나라는 법률에 정해진 비율만큼 임대인과 임차인이 공인중개사사무소에 거래 수수료만 지급하지만, 일본은 보증금, (집을 빌려줘서 고맙다고 집주인에게 인사치레로 지급하는) 사례금, (부동산에 지급하는) 중개수수료를 지급하는데 평균 각각 월세의 1~2개월 치를 지급하고 있어 많은 경우에는 첫 달 월세를 포함하여 6개월 치 이상의 자금이 필요하다. 그리고 일본에서 방을 구하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은 보증인이다. 보증인이 없으면 보증 보험을 들 수 있는데 이 또한 월세의 1~2개월 수준의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그런데 돈만 준비된다고 내가 원하는 집을 바로 구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부동산과 계약 진행 중에 집주인이 최종적으로 방을 빌려줄 것인지 말 것인지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필자가 집을 구하러 다닐 때 최종 단계에서 퇴짜 맞은 경험이 있는데 그 이유는 이전에 중국인에게 집을 빌려줬더니 주방을 너무 지저분하게 사용해서 더 이상 아시아계 외국인에게는 빌려주기 싫다는 것이었다. 어디든 집을 구하는 사람은 '을'의 처지지만 일본에서 외국인이 집을 구하는 것은 '을' 중에서도 '을'이 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2023-07-10 15:21:18 한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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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형의 본초 테라피] 지중해식 식단의 핵심 '올리브유'

다이어트 열풍과 함께 지방이 무척 박대를 받았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며 다양한 연구 결과들이 언론을 통해 발표되고 오해(?)가 풀렸다. 오히려 어떤 지방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섭취하느냐에 따라 다이어트에 큰 효과를 볼 수 있고 건강을 잘 유지할 수 있다. 특히 식단이 빠르게 서구화됨에 따라 샐러드의 인기가 한껏 높아졌고, 샐러드에 빠질 수 없는 올리브유도 많은 사랑을 받게 되었다. 중동 지역이 원산지인 올리브는 수천 년이나 인류와 함께해 온, 가장 오랜 시간 사랑을 받은 과실이다. 이탈리아, 스페인, 그리스 등 지중해 연안 국가들의 요리에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으며 건강식으로 잘 알려진 지중해식 식단의 주재료이다. 지중해식 식단을 즐기는 지역에서는 일일 섭취 열량의 40%가량을 지방으로 섭취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 지방의 주된 공급원이 바로 올리브와 올리브유다. 올리브유는 거의 100% 지방이지만 건강에 좋은 성분으로 가득하다. 대표적으로 심혈관계 질환에 좋은 올레산을 들 수 있다. 불포화지방산의 일종인 올레산(올리브에서 유래되었으며 오메가9 지방산으로도 알려져 있다)은 나쁜 콜레스테롤(LDL) 수치를 개선하여 혈관 건강을 돕고 고혈압과 같은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성을 낮춰준다. 식물성 페놀 화합물인 폴리페놀 역시 올리브에 풍부하다. 폴리페놀은 대표적인 항산화, 항암 효능을 가진 물질로 각광을 받고 있다. 또한 엑스트라 버진 등급의 올리브유에 함유된 올리오칸탈은 탁월한 항염증, 항암 효과로 주목을 받았다. 특히 암세포만 골라 사멸시킨다는 연구 발표로 놀라움을 주기도 했다. 올리브유는 가열이나 정제 과정 없이 올리브 열매를 압착하여 만든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를 최상품으로 따진다. 다만 발화점이 낮아 가열하면 안 좋은 성분이 나와 몸에 안 좋다고도 하지만 발화점이 섭씨 190도 정도라서 일반 가정에서 조리용으로 사용하기에는 문제가 없다. 다만 풍미나 영양소를 생각한다면 드레싱 등에 생으로 먹는 게 가장 좋다.

2023-07-10 05:40:00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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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오 변호사의 콘텐츠(Content) 법률 산책] 디지털콘텐츠계약법 도입과 콘텐츠 업계의 미래

최근 법무부는 '민법개정위원회'를 꾸려 민법 전면개정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민법에 '디지털콘텐츠계약법'을 도입하기 위한 개정안을 지난달 9일 국회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의 설명에 따르면 최근 기술 발전과 IT 인프라의 확산으로 디지털콘텐츠 및 관련 서비스의 제공과 소비가 급증하고 있고, 관련 분쟁도 대폭 확대되고 있어서 이에 맞는 규범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것. 그런데 기존 민법 규정만으로는 부족한 부분이 있었기 때문에 당사자들의 자율성을 존중하면서도 이용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제도보완이 필요해졌다. 또 거래의 편의와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도 디지털콘텐츠계약법을 도입하는 민법개정을 추진하게 됐다고 한다. 디지털콘텐츠계약법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우선 해당 내용은 민법 제3편(채권) 제2장(계약)에 개별 전형계약의 새로운 유형(16번째)으로 추가될 예정이다. 디지털콘텐츠계약법에서는 디지털제품(디지털콘텐츠와 디지털서비스를 통칭하는 개념이다) 제공계약을 '당사자 일방이 상대방에게 디지털 형태로 제작·공급되는 콘텐츠 또는 그 콘텐츠의 제작·처리·저장·접근·유통에 관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상대방이 그 이용에 대해 대가를 지급하기로 한 약정'으로 정의한다. 주요 내용으로 ▲제공자에게 합리적으로 기대되는 기능과 품질을 갖춘 제품 제공의무 및 계약기간 동안(또는 상당한 기간 동안) 이를 유지하기 위한 업데이트 의무 부여 ▲디지털제품에 대한 하자담보책임 규정 ▲디지털제품에 특유한 성질을 고려한 변경권 신설 등이 포함돼 있다. 디지털콘텐츠계약법은 그 내용이나 분량 등이 한정돼 있는 만큼 디지털콘텐츠나 디지털서비스와 관련된 모든 분쟁이 이에 따라 일거에 해결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디지털콘텐츠계약법이 도입돼 민법에 디지털콘텐츠계약의 표준이 제시되면 적어도 거래 당사자들에게 핵심적인 부분에 대한 보호(업데이트 의무나 하자담보책임 등)가 이뤄질 수 있고, 그에 따라 다른 법령 등의 개정 움직임도 조금 더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디지털콘텐츠계약법이 입법되는 경우에도 디지털콘텐츠나 디지털서비스와 관련해서는 개별 계약의 내용이 여전히 가장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콘텐츠 등의 경우에는 제공되는 다방면의 기술 발전으로 인해 제공되는 매체, 콘텐츠의 특성, 서비스 방식 등이 매우 다양할 수밖에 없다. 그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법률적인 분쟁도 천차만별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업자나 소비자로서는 위 디지털콘텐츠계약법에서 정하고 있는 일반적인 원칙을 준수하되, 개별 계약의 특성에 맞는 계약 내용을 제대로 사전에 정의해 두는 것이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또한 콘텐츠 업계의 입장에서는 디지털콘텐츠 등에 대한 입법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현행보다 더 다양한 유형의 계약에 대응할 수 있도록 표준계약서 정비 등에 나설 필요성이 있다.

2023-07-09 11:47:17 신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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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상근의 관망과 훈수] 반시장적(反市場的) 정책의 해악

[차상근의 관망과 훈수] 반시장적(反市場的) 정책의 해악 요즘 가장 흔히 듣는 시사용어 중에 '반시장적(反市場的)'이란 말이 있다. 사전적 의미는 시장주의에 반대하거나 반대되는 현상이나 행태를 뜻한다. 과거 좌파정권 때에 비교적 흔하게 접했지만 언제부터인가 거의 시시각각 듣고 보는 일상 문구가 된 형편이다. 최근에는 라면값을 내려달라는 정부의 요청을 두고 '반시장적'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또 정부가 제분업체들에게 가격인하를 요청하고 한덕수 총리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식료품 가격 담합여부를 더 열심히 조사해야 한다고 시장을 압박했다. 소주,맥주업계는 지난 4월 주세인상,수입맥주가격 인상 등 명확한 가격상승 요인이 생겼는데도 국세청을 동원한 정부의 제동에 눈치만 보고 있다. 작년 11월에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위기에 선제 대처한다며 대형 증권사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실화 위기에 처한 증권사들의 대출을 막아주는 조치를 취했다. 서울시의 경우 대중교통요금 인상이 시급한 상황임을 거듭 주장하고 있지만 중앙정부의 공공요금 인상자제령에 방향을 못잡고 있다. 은행권은 정부의 전방위 압박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올 초 윤석열 대통령이 "은행의 돈잔치로 국민 위화감이 생기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하자 정부는 은행에 대해 창구조사를 대대적으로 벌이며 금리인하를 끌어냈다. 이밖에도 적지 않은 정부의 적극적 시장개입이 있었지만 당사자들은 '반시장적'이라며 '무언의 항변'만 할 뿐 이내 꼬리를 내린다. 국제 밀값이 내렸다는 둥, 업계가 PF대출로 이익을 많이 챙겼으니 스스로 시장방어자 역할도 해야 한다는 둥 정부가 펴는 논리를 따질 생각은 없다. 정부와 시장주체들 각자의 생각에 나름 논리가 있기 때문이다. 단, 자유로운 시장경제를 표방하는 윤석열 대통령의 보수 정부에서도 직전 문재인 좌파 정부 못지 않게 '반시장적'이란 지적을 받는 국정이 넘쳐난다는 점이 의아하다. 또 현 정부가 좌파정권의 부동산시장 안정대책 등 반시장적 정책을 공격하며 정쟁화하는 모습도 반복되고 있어 적잖게 혼란스럽다. 시장에서는 정부의 '팔비틀기'식, '언 발에 오줌누기'식 시장개입이나 관치 행태가 오히려 부작용만 낳고 자유시장경제 생태계를 더 위축시킬 수 있다는 비판을 하고 있다. 과거 이명박(MB)정부 시절 'MB물가'로 불리는 서민생활과 밀접한 품목 52개를 선정해 물가관리를 집중적으로 했던 사례가 대표적이다. 당시 글로벌 금융위기에 시장에 돈이 시중에 대거 풀린데다 외환당국이 고환율 정책을 유지하면서 물가는 치솟았다. 고유가와 수입물가 상승에 시중통화량까지 넘쳐나는 현재의 상황과 유사한 측면이 있다. 여기에 반독점·경쟁정책을 챙기는 공정거래위원회까지 나서 물가잡기에 나서는 모습도 판박이같다. 정부의 무리한 시장 개입의 후과는 고스란히 소비자, 국민, 특히 소수의 부유층이 아닌 급여생활자나 서민들에게 돌아간다는 것이 통설이다. 'MB물가'의 경우 초기에는 정부의 전방위적 노력에 다소 주춤했으나 압박이 느슨해지자 공급자들이 가격을 올렸고 결과적으로 물가는 3년동안 약 20% 뛰었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지수가 12% 상승한 것에 비하면 부작용만 키운 셈이다. 금융권에 대한 금리인하 압박에도 대출금리는 불과 몇달만에 다시 슬금슬금 오르고 있다. 증권사 PF대출 문제는 연체율이 지난해말 10%대에서 최근에는 16%수준까지 치솟으며 금융시장을 급랭시키고 있다. 기업들은 가격 통제에 대응해 당장은 이익을 낮추거나 질량을 조절해 타산을 맞추지만 장기적으로 투자를 주저하게 되는데 이는 일자리 문제와 연결된다. 한발 물러서서 보면 당면한 고통이 이월될 뿐 나아지는 것은 거의 없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최근에도 언급했듯 "인위적 물가관리는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사실을 현 정권이 알고도 애써 도외시한다면 정치적 목적을 우선하는 '보수 포퓰리즘'정권으로 기록될 것이다.

2023-07-06 17:55:14 차상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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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미 기자의 와이(Why) 와인]<202>한 풀 꺾인 와인 시장?…슈퍼리치 "와인 더 사겠다"

최근 5년 수익률 최고 76.8%. 반면 올해 연초 이후 수익률은 좋아봐야 2.0%, 최저 -12.3%. 투자자산의 성적표가 이렇다면 앞으로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하나. 상승세가 꺾였으니 서둘러 남은 것마저 팔아치우는 것이 맞을지 아니면 가격이 내린 것을 기회로 여겨야 할지 말이다. 코로나19 불황에도 꿈쩍하지 않았던 와인이 시험대에 올랐다. 사실 지난 십 여년간 와인은 전례없는 호황기였다. 수익률 측면에서 보면 주식을 비롯해 원자재나 슈퍼카, 명품보다 가격이 더 들썩였다. 와인이 꺾이기 시작한 것은 전 세계가 인플레이션으로 몸살을 앓고, 경제 불황의 그림자가 드리우면서다. 런던 국제 와인거래소(Liv-ex·리벡스)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역과 종류를 불문하고 대부분의 와인 가격이 내렸다. 지난 5년간 80% 가까이 뛰면서 전체 와인 가격의 상승세를 부추겼던 샴페인과 부르고뉴 와인도 타격을 피해가지 못했다. 슈퍼리치들은 공포가 아닌 기회를 봤다. 와인투자회사인 와인캡이 미국의 고액자산가(HNW)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대부분인 92%가 내년에 고급 와인에 더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대체 투자 자산으로 슈퍼카(64%)와 예술품(54%)은 물론 보석(78%) 등보다 투자 수요가 많았다. 팬데믹을 거치며 와인에 대한 투자 비중은 더 확대됐다. 슈퍼리치 가운데 절반에 가까은 45%가 고급 와인에 투자하고 있었고, 대체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13% 안팎이었다. 와인캡이 영국에서 조사한 결과도 다르지 않았다. 슈퍼리치들의 자산을 관리하는 이들은 96%가 내년 와인에 대한 투자 수요가 있다고 답했으며, 그 중에서도 60%는 투자 비중이 상당 부분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와인 다음으로는 시계(86%)와 명품 핸드백(80%)을 꼽았다. 당장은 인플레이션이 와인 시장에 불황을 몰고 왔지만 역사적으로 실물자산은 인플레이션을 헤지할 수 있는 좋은 도구였다. 와인캡은 "전쟁과 전염병, 정치적 대립, 인플레이션, 기후 위기까지 경제 불황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와인은 원인을 불문하고 가치가 상승해 왔다"며 "고급 와인이 새로운 '금'이 될 것으로 보는 경제학자들도 있다"고 전했다. 또 "유럽이 위기를 맞을 때는 아시아나 미국의 투자자들이 와인을 사들인다"며 "와인의 경우 글로벌 자산으로 개별 나라나 지역의 충격에 흔들리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제 와인업계와 와인 애호가들의 눈은 보르도를 향하고 있다. 보르도 특유의 선물 거래 시스템인 엉프리뫼르(En Primeur)에서 2022년 빈티지의 가격이 어떻게 결정될 지를 보기 위해서다. 이견이 없을만큼 좋은 빈티지라지만 일부 와이너리들이 20%나 높게 책정한 가격을 시장이 받아들일 지는 미지수다. 리벡스는 "와인과 같은 대체 자산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와인 시장의 가격 변동성 역시 이전보다 확대됐다"며 "올해 보르도의 엉프리뫼르는 와인 업계 입장에서 보면 좋은 품질과 높은 가격 사이에서 '양날의 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2023-07-06 13:50:01 안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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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형의 본초 테라피] 안티에이징 돕는 '오디'

뽕나무 열매인 오디는 우리에게 과일로 익숙한 스트로베리, 라즈베리, 블루베리 등과 같은 베리류에 속한다. 잘 익은 오디는 단맛을 지니고 있으며 검붉은색을 띤 대표적인 블랙푸드 중 하나에 속한다. 오디는 "오래 먹으면 흰 머리가 검게 변하고, 오래 살게 된다"고 해서 예로부터 '장수 식품'으로 사랑받아 왔다. 신장에 작용해 비뇨생식기 및 호르몬 분비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한방에서 신장은 젊음과 에너지의 원천인데 신장이 튼튼해야 아이들은 균형 있게 성장할 수 있고, 성인은 젊고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다. 신장이 약해지면 노화 증상들이 나타나게 된다. 근력이 떨어지고 뼈가 약해지며, 성 기능이 저하된다. 즉 오디는 젊음을 유지시켜주는 안티에이징 음식이기도 하다. 오디의 검붉은색은 안토시아닌 성분인데 색이 짙을수록 안토시아닌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고 할 수 있다. 플라보노이드의 한 종류인 안토시아닌은 가지나 검은콩처럼 보라색이나 검은색을 띠는 식품에 풍부하게 들어 있다. 안토시아닌은 혈액 순환을 개선하고 심장을 튼튼히 만들어주며 항염, 항암, 항노화 등에 효과가 있다. 또한 오디는 뇌 혈류의 흐름을 좋게 만들어서 기억력과 집중력을 높이며, 눈의 피로와 건조함을 막아주는 데도 좋다. 강장 효과가 있어서 허약해서 매사 늘 무기력함을 느끼거나 과로로 체력이 급격하게 떨어져 있을 때도 도움이 된다. 몸이 약하고 혈액 순환이 좋지 못하면 밤에 쉽게 잠들지 못하고 자더라도 자주 깨는 등 불면증에 시달릴 수 있는데 이런 경우에도 오디가 효과가 있다. 오디는 수확 기간이 짧고 보관이 쉽지 않아서 주로 냉동 건조 등으로 사시사철 먹거나 약재로 만들어진 것을 먹는 경우가 많다. 여름철 기력이 떨어졌을 때 오디를 섭취하면 비타민 B군, 비타민 C 등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서 체력과 기운을 회복시킬 수 있다. 하지만 오디는 찬 성질을 갖고 있어 평소 몸이 차고 소화가 잘 안 되거나 설사를 하는 경우에는 과도하게 많은 양을 먹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2023-07-05 11:09:32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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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준의 부동산수첩] 부동산 시장의 본질은 왜곡이다

부동산 시장은 다른 시장보다 거래되는 상품의 가격이 높다. 그래서 시장에 참여하기 위해 지불해야 하는 기회비용이 크고, 평범한 사람의 일생에 부동산 거래의 기회도 많지 않다. 그 몇 번 안되는 기회에 구매 의사결정을 내리기도 쉽지 않다. 즉, 부동산 특유의 이질성과 정보의 불균형으로 각 상품의 가격을 결정하거나 예측하기가 어렵고, 가격과 가치의 괴리도 늘 발생한다. 결국 부동산 거래는 그 안정성을 위해 크든 작든 정부의 개입을 필요로 하게 된다. 다른 어떤 재화의 시장에서도 드물 정도로 거래신고, 허가제도, 가격지표 등을 공개하여 시장의 투명성을 보완한다. 그 거래 동향을 집계하고 발표하는 것은 공공의 역할이지만, 그것을 해석하는 이들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그 해석의 방향은 전문성의 차이도 있지만 저마다의 이해관계 따라서 다르기도 하다. 한국의 아파트 가격은 크게는 두 가지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 하나는 그것을 소유할 때 지불하는 교환(매매)가치이고, 또 다른 하나는 그것을 사용할 때 지불하는 사용가치(전세금)이다. 사용가치는 부동산 시장의 여러 불완전성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수요 공급 원칙에 충실하다. 즉, 전세금은 집값에 비해 왜곡이 덜하고, 급락이나 급등 후에도 제자리로 돌아오는 시간이 짧다. 한 차례 하락기를 겪은 서울 아파트 값은 더 이상 내려가지 않고 주춤거리고 있다. 지금이 지하실인지, 지하실로 내려가는 계단참인지는 저마다 의견이 갈린다. 한국 부동산원을 비롯한 여러 지표들을 종합해 보면 지금은 여전히 매수·매도의 희망가격차가 유지되고, 매매가격이 지역, 단지별로 혼조세이다. 이를 두고 집값 바닥론이 나오기도 한다. 해석의 근거는 이렇다. 가령 6월 중순 강남 개포동, 대치 2단지 등이 500만~2000만원 올랐다는 식이다. 특정 단지의 청약 경쟁률이 올랐다거나 미분양이 감소했다는 것도 근거로 든다. 그 예측도, 근거도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 다만 예측보다는 예측이 실현되는 시기가 중요하다. 가령 지금이 집값의 바닥이라 하더라도 향후 1~2년 기간 중의 바닥이라면 그 예측은 쓸모가 없어진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가계 대출 차주 수는 약 1977만명이고 대출 잔액은 총 1845조원이다. 그 중 총부채 원리금 상환비율(DSR)이 70%를 넘는 케이스가 약 300만명이다. DSR는 대출자가 한 해 갚아야 하는 원리금 상환액을 연 소득으로 나눈 값이다. 즉, 300만명의 인구는 소득의 3분의 2 이상을 은행에 갖다 내고 있다는 뜻이다. 이 300만 명의 대출 잔액은 전체 가계 대출의 40%이상을 차지한다. 1인당 평균 2억~3억원 정도이고 대부분 주택을 담보로 할 수밖에 없다. 과거의 고도성장시대였다면 시간이 흐르면서 저절로 담보가치가 올라주겠지만 지금의 성장국면은 다르기 때문에 심각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먼 미래의 예측과 당장 내년을 예측하는 것은 어느 쪽이 어려울까. 기술의 발전이 날이 갈수록 가속도가 붙는다는건 생산의 3요소인 토지·자본·노동력 중에서 토지와 노동력의 비중이 동시에 줄어든다는 뜻이다. 그래서 이미 공개된 거시적인 지표들, 산업동력들만 종합해 보더라도 먼 미래는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 그러나 장기간의 큰 곡선을 돋보기로 확대하면 작은 등락의 패턴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 질감을 하나하나 맞추어 나가는 것은 어렵다. 그 근거는 대부분 큰 국면에서의 수요 공급이 아닌 당장 지난 주의 국지적인 현상들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짧은 미래에 대한 예측을 멈추지 못한다. 사람들은 언제나 당장 내일의 일을 더 궁금해하기 때문이다. 부동산 시장의 본질은 왜곡이다. 어느 시기이든 지역이든 시장은 조금씩 왜곡되어 있기 마련이다. 이는 부동산이 가진 고유한 특성으로 인한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그래서 근거가 확실하지 않은 막연한 낙관론은 경계해야 한다. /이수준 로이에아시아컨설턴트 대표

2023-07-05 10:54:03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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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헌 칼럼] 과연 多브랜드를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본사가 경쟁력이 있는가?

2022년 12월 기준, 창업시장에는 8183개 본사와 1만1844개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있다. 전년 대비 가맹본부는 11.5% 증가했고 브랜드는 5.6% 증가했다. 업종을 막론하고 모두 증가하였으며 그중 외식업으로 분류되는 브랜드는 등록된 브랜드 전체의 약 80%에 달하고 있다. 업종별 가맹점수중 외식업종은 전체의 49.9%, 서비스 업종은 30.2%, 도소매 업종은 19.9%로 2020년 대비 크게 증가했다. 그중 100개 이상의 가맹점을 가지고 있는 브랜드는 486개로 전체 브랜드 중 4%를 차지하고 있으며 10개 미만의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는 브랜드 비중은 73.3%로 소폭 감소했다. 그렇다면 가맹점의 매출기준으로는 어떠한 변화가 있을까. 2019년 가맹점들의 연간 평균 매출액은 3.3억원이었고, 2020년에는 3.1억원, 코로나가 시작되었던 2021년에는 2.9억원으로 감소를 나타내고 있다. 통계 산출 전인 2022년도 가맹점당 평균 매출은 약 2.3억 정도 큰 폭의 감소가 예상된다. 단순 계산으로도 2023년 현재 프랜차이즈 본부당 평균 1,45개의 브랜드를 운영한다고 볼 수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등록된 본사가 운영하는 브랜드 개수를 확인해보니 제일 많은 브랜드를 운영하는 본사는 무려 46개의 브랜드를 등록, 운영하고 있고 10개 이상의 브랜드를 운영하는 본사도 200여 개가 넘어서고 있다. 당연히 공정위에 정보공개서를 등록했다고 해서 등록된 모든 브랜드를 가맹사업으로 활발히 전개한다고는 볼 수 없다. 하지만 사업화를 목적으로 등록했으며 시간적 차이일 뿐, 사업화를 준비 또는 실행한다는 사실은 인정해야 할 것이다. 프랜차이즈는 전문적 영역을 체계화하고 단순화시켜 누구나 쉽게 편리하게 운영하게 만드는 시스템공유 사업이다. 업종별 특성과 차별성은 존재하나 기본적 프로그램은 본부가 가지고 있는 인적, 물적, 기술적 경쟁력을 바탕으로 가맹점과 상생을 위한 상호 보완적, 협업적 공동 운영체적 사업이라 하겠다. 그만큼 본사의 전문성과 운영능력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많은 본사가 운영하고 있는 다(多)브랜드의 가맹점에는 전문적이고 효율적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있을까. 같은 업종과 업태라면 나름의 시너지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업태나 업종이 상이한 다수의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면 모든 브랜드 가맹점에게 정상적인 전문적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면 근본적으로 본사들이 '多브랜드'를 운영하는 근원적 이유는 무엇일까. 다양한 전문적 노하우와 전문가 집단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사업적 영역 확대일수도 있다. 세계적인 글로벌 프랜차이즈 브랜드인 KFC나 타코벨 등을 운영하는 외식기업인 YAM이 대표적이다. 문제는 국내의 프랜차이즈 역사나 법률적 통제력, 본사의 수익 구조 등을 비춰볼 때 그러한 준비된 전문성을 기반으로 브랜드를 확장하는 본사는 손에 꼽을 정도다. 답은 본사들의 재무건전성 악화다. 미국등 선진시스템을 운영하는 나라의 프랜차이즈본사는 전문적 기술과 인력지원등으로 가맹점의 운영을 지원하는 대가로 가맹비와 로얄티를 철저하게 정당히 징수함으로 본사를 유지 발전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되어진다. 하지만 우리는 로얄티 기반의 수익성이 현저히 작으므로 재무적 관점에서 본사운영의 주요 수익성의 주체라 할수 없다. 우리나라 프랜차이즈 본사의 수익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 번째가 개설수익으로 가맹비나 시설수익금, 로얄티, 교육비, 등으로 구분할 수 있고 두 번째 수익은 유통수익으로 소위 물류 마진으로 구분된다. 작금의 우리 현실은 로열티나 유통수익으로만 본사를 운영, 발전하기엔 재무적 한계로 인하여 신규 개설에 따른 수익성을 지향할 수밖에 없다. 관행이 지속돼 유행하는 업종이나 브랜드를 만들고 짧게는 일년 정도 신규개설에 목숨을 거는 '떳다방' 같은 브랜드가 난립하는 이유다. 多브랜드를 운영하는 본사가 다 그러한 것은 아니지만 프랜차이즈 본사들의 재무적 건전성을 유지 될때까지는 악순환이 거듭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는 업계 스스로 자정과 반성이 필요하다. 가맹점주도 소상공인들이다. 그들과의 상생을 위한 본질적 운영 시스템을 조율하고 발전하는 상생전략이 필요하다. /프랜차이즈브랜드 M&A전문기업 한국창업경영연구소 이상헌소장 (컨설팅학 박사)

2023-07-03 15:34:27 김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