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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준의 부동산수첩] 소액으로 건물주가 되는 부동산 간접투자

부동산 투자를 생각할 때 현실을 가로막는 가장 큰 제약은 자본금이다. 만약, 3000만원 정도의 여유자금으로 투자대상을 물색한다면 어떤 것이 좋을까? 이는 크다면 큰돈이지만 부동산투자를 위한 자금으로는 터무니없는 액수다. 도시지역에서 단독으로 상가나 사무실을 매입하기에도 부족하고, 그 가격에 경매, 공매시장을 둘러보면 태반이 지분매각이다. 간혹 시골의 자투리 땅이 매물로 나오기도 하지만, 시세차익이나, 일정한 임대수익을 내기에 좋은 땅은 그만한 가격에 나오지 않는다. 혹시 저가 주택시장의 장기적 상승을 예상한다면 갭투자로 다세대 주택을 사는 것이 그나마 현실적인 옵션이다. 그러나 최근의 다세대, 다가구 주택시장은 리스크가 너무 커졌고, 도덕성 논란도 있는 만큼 실패하면 금전적 손해로만 끝나지 않는다. 결국 새로 분양하는 지식산업센터의 계약금 정도로 쓰거나, 대출을 많이 끼고 지방 중소도시를 찾아 내려가게 된다. 부동산 간접 투자 방식 중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편한 상장리츠는 저자본 투자자에게 괜찮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사실 간접투자라는 말이 정확하지는 않다. 주식을 주식회사의 간접경영이라고 하지는 않듯이 리츠는 대리인을 통해 부동산을 소유하고, 다만 그 매입, 운영, 처분을 전문가에게 맡겨서 수익을 거두는 직접투자라고 볼 수 있다. 국토교통부는 그 운용구조, 투자대상, 자산의 구성 및 공모의무 등 운용에 필요한 요건들을 갖춘 운용사에 한하여 인가를 해줌으로서 거래의 투명성을 확보한다. 흔히 임대사업은 그저 땅이나 건물을 빌려주고 월세를 받으면 그만이라는 인식이 있었다. 그러나 날이 갈수록 시장의 상황이나, 건물 유지관리, 공실관리에 있어서 전문기술과 경쟁력이 보다 중요시되고 있다. 아무래도 다양한 투자 경험과 인력을 갖춘 자산운용사 및 자산관리회사가 개인 투자자보다는 그 자산가치를 극대화 시키는데 적합하다. 최근 국내 상장리츠를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매입할 기회가 있었다. 2022년 레고랜드의 여파와 기준금리 인상으로 상장리츠 주가는 평균 23% 하락했었다. 이에 자금조달 비용도 증가해서 배당률 역시 하향 조정 될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다. 그러나 불과 몇 달 뒤 상장리츠는 주가가 충분히 조정을 받아 배당수익률은 평균 7%를 회복했다. 배당가능 이익의 90%이상을 배당해야 법인세를 감면받는 리츠의 특성은 운용사가 배당을 늘릴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또한 상장리츠는 매각시에도 양도소득세가 면제 된다. 또한 환금성이 뛰어나면서도 주식에 비해서 그 변동 폭이 적은 편이다. 아무래도 실물자산인 부동산의 가치가 기본적으로 깔려있고 그 운용수익으로 평가받기 때문에 소위 쪽박을 차는 일도, 그 대신 엄청난 자본이득을 얻는 일도 드물다. 개인이 직접 집이나 상가를 사고 팔아 그 차익을 남기던 환경은 점점 변해간다. 경쟁도 규제도 심해지고, 날이 갈수록 더 깊은 전문지식이 필요해진다. 당장 신축아파트에 딸린 작은 상가 하나를 분양받아도 크고 적게 돈과 시간을 쓰게 마련이다. 게다가 중요한 건 그 매입가격은 시장이 정한다기보다는 분양사가 정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리츠의 운용 대상은 대형 소매점뿐 아니라, 업무시설, 호텔, 물류창고 등 다양하고 우리의 80년대 인구구조를 가진 해외의 부동산도 선택할 수 있다. 국내 상업용 오피스의 주요 투자 지역은 강남, 광화문의 중심상업지구이다. 인구구조와 여러 경제 여건들을 생각하면 부동산 양극화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고, 상업용 오피스 시장에서는 더욱 필연적이다. 적은 자본으로 지방의 수익성 부동산을 찾고 있다면, 한번 쯤 고려해볼 만한 투자 대안이다. /이수준 대표 로이에아시아컨설턴트

2023-06-21 16:45:37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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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형의 본초 테라피] 부러진 뼈를 붙여주는 '골쇄보'

골쇄보(骨碎補)라는 약재는 이름만 들어도 어디에 효과를 발휘하는지 짐작할 수 있다. 한자를 풀어 보면 '뼈 골, 부술 쇄, 도울 보'로 되어 있는데, 손상된 뼈가 잘 아물 수 있도록 회복시키는 데 좋은 약재라는 뜻이다. 바위나 오래된 나무의 옆에 딱 붙어서 길게 자라나는 넉줄고사리의 뿌리를 잘 말려서 약으로 사용하는 것이 바로 골쇄보인데 허리나 무릎이 시큰거리고 아플 때 쓰면 효과를 볼 수 있다. 단, 식품으로 유통이 되지 않는 것이라서 임의로 복용해서는 안 된다. 이름에서처럼 골쇄보의 주된 효능은 뼈를 튼튼하게 만드는 것이다. 두충, 우슬, 가시오가피 같이 뼈에 좋은 약재들과 궁합이 잘 맞아서 함께 처방하기도 하는데 뼈와 근육을 강화하며 골절 등에 처방한다. 우리 몸에서 겉으로 드러나 있는 뼈인 치아를 튼튼하게 유지하는 데도 좋다. 치아와 잇몸이 약해서 자주 염증이 발생하고 피가 나는 등의 증상이 있는 경우에도 골쇄보를 쓰면 치아는 물론이고 잇몸을 튼튼하게 하여 구강 질환의 예방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골쇄보는 간과 신장에 작용하며 혈액 순환을 개선하는 것은 물론이고 뼈의 손상으로 발생하는 통증을 가라앉히며 부러진 뼈가 잘 붙게 만들어준다. 특히 우리 몸의 젊음과 에너지 생성과 관련되어 있는 신장 기능이 저하되면 뼈도 약해지게 되는데 그렇게 발생하는 골절이나 관절의 통증을 다스리는 데도 좋다. 뼈뿐만 아니라 타박상 등으로 인해 근육이 손상을 입고 붓거나 멍이 들고 통증이 있는 경우에도 도움이 된다. 혈액 순환을 돕고 신장 기운을 강화하는 골쇄보는 냉열의 균형이 깨져서 발생하는 상열하한을 다스리는 데도 좋다. 뜨거운 열이 몸의 상부로 몰리면서 입이 마르고 머리가 아프고 얼굴이 붉어지고, 반대로 따뜻해야 할 복부나 하체에는 냉기가 들어 차고 시릴 때, 그로 인해 복통이나 설사를 자주 할 때 골쇄보가 도움이 된다. 뜨거운 열기는 식히고 아랫배와 하체의 냉기는 몰아내서 냉열의 균형을 되찾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2023-06-19 05:06:47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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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규희 변호사의 도산법 바로알기] 일부 변제에도 회생 개시된 연대보증인은 채권 전액 책임져야

채권자가 A회사에 1억 원을 빌려줄 때 B회사가 연대보증을 섰다. B회사의 사정이 어려워져 회생절차가 개시됐고, 그 직후 A회사가 2000만 원을 갚았다. 이 경우 채권자는 B회사의 회생절차에서 얼마의 채권액을 신고할 수 있을까? 정답은 1억 원이다. 일반적으로는 이미 A회사가 2000만 원을 갚았으니 채권자는 연대보증인인 B회사에게 8000만 원만 요구해야 하는 게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채무자회생법은 '채권의 전액이 소멸한 경우가 아니라면 회생절차의 개시시에 가지는 채권의 전액에 관해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고 명시해뒀다(제126조 제1항, 제2항). 어차피 회생이 개시된 B회사로부터 변제 받게 되는 채권액은 본래 채권 전액에 현저히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이러한 법리를 '현존액주의'라고 부른다. 최근 대법원이 현존액주의를 강조하는 판결(2023. 5. 18. 선고 2019다227190)을 내놓았다. 원심에서는 A회사가 2000만 원을 갚았으므로 8000만 원이 회생계획상 현금변제액 및 출자전환액을 산정하는 기준이 돼야 한다고 보았다. 그러나 대법원은 '회생절차 개시 이후 주채무자의 변제 등으로 채권금액이 일부 소멸했더라도 채권자는 회생절차개시 당시의 채권전액에 관해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고 해 회생절차 개시 당시인 채권액 1억 원이 현금변제액 및 출자전환액을 산정하는 기준이 돼야 한다며 원심을 파기했다. 그러나 위와 같은 판단이 곧 A회사가 2000만 원을 갚았음에도 B회사는 채권자에게 1억 원을 갚을 의무가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일단 1억 원을 기준으로 현금변제액 및 출자전환액을 산정해 회생계획을 정한 뒤 주채무자의 변제 등으로 소멸하고 남은 금액을 한도로 원고가 실제로 변제해야 할 범위를 정하라는 것이다. 현금변제율이 90%인 회생계획이 작성된 경우라면, 원심은 8000만 원을 기준으로 해 B회사가 채권자에게 그 90%인 7200만 원을 현금 변제해야 한다는 것. 대법원은 1억 원을 기준으로 해 B회사가 채권자에게 지급해야 할 현금변제액은 9000만 원이나, 주채무자의 변제 등으로 2000만 원이 소멸했으므로 나머지 8000만 원의 범위 내에서만 현금변제를 이행하면 된다는 의미다. 위 예시만 봐서는 원심과 대법원의 결론이 같아 보이나 그렇지 않다. 만일 현금변제율이 30%인 경우, 채권자는 원심의 기준에 따르면 2400만 원을, 대법원의 기준에 따르면 3000만 원을 변제받을 수 있게 된다. 주채무자의 변제에 따른 잔존 금액인 8000만 원의 한도 내에 있으면서도 채권자는 600만 원의 금원을 더 받아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결국 현존액주의에 기한 대법원의 판단은 채무자가 회생절차에 접어듦으로 인해 채권의 회수 가능성이 현저히 줄어든 채권자의 책임재산을 최대한 보호하려는 취지에 있다. 도산제도가 채권자들의 권리 희생을 전제로 하는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대법원의 판단은 매우 타당하다.

2023-06-18 13:41:11 신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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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미 기자의 와이(Why) 와인]<200>한 여름 바베큐에 로제와인…만능 '로제'의 매력

<200>로제와인 글로벌 톱10 캠핑이든 가벼운 주말 1박 여행이든 빠질 수 없는게 바로 고기 굽기다. 고기엔 레드와인이란 단순한 명제를 따라 진득한 까버네 소비뇽이나 시라를 함께 했더니 안그래도 더운 날씨에 뭔가 텁텁하고, 그렇다고 차갑게 얼음물에 재워둔 소비뇽 블랑을 마시자니 뭔가 싱겁다. 음식과 와인의 궁합, 마리아주 관점에서 보면 소고기나 돼지고기를 굽는다면 까버네 소비뇽이나 시라 품종의 와인이 좋은 선택일 수 있다. 양념 고기라면 소스에 따라 진판델이나 산지오베제, 또는 산도와 달콤함이 어우러진 리슬링도 좋다. 닭고기나 생선, 아니면 채소를 불판 위에 올렸다면 소비뇽 블랑이나 피노 그리지오도 생각해볼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재료들을 모두 어우르는 와인을 하나 꼽으라면 바로 로제 와인이다. 로제와인은 적포도로 만들어 색이 붉은 빛을 낸다. 그런데 양조할 때는 화이트 와인을 만들듯이 빠르게 압착해 만들어 청량감을 느낄 수 있다. 고기는 물론 잘 익은 김치까지 대부분의 음식과 잘 어울리니 그야말로 '만능'이다. 로제의 위상 자체도 많이 바뀌었다. 이전에 예쁜 빛깔 만을 내세워 이벤트용이거나 와이너리에서도 구색 맞추기로 취급받았다면 지금은 화이트와인의 섬세함에 레드와인의 매력이 더해져 수요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 올해 마스터 오브 와인(MW)과 마스터 소믈리에 등이 '글로벌 로제와인 마스터'로 꼽은 와인들은 로제의 전통 강자인 프랑스 남부의 프로방스와 랑그독 와인이 상위에 오르긴 했지만 이탈리아 투스카니와 뉴질랜드 말로보까지 지역도 넓어졌고, 가격도 1~2만원 선부터 몇 십만원까지 다양했다. 이제 로제와인도 각자 상황에 맞게 선택할 수 있게 됐다는 얘기다. 글로벌 마스터는 대부분의 와인 품평회와 달리 특정 품종 만을 대상으로 하며, 생산지 등에 대한 정보를 배제하고 블라인드 테이스팅으로만 평가한다. 먼저 가성비 최고의 '메모리 드 소피 발로즈'다. 프랑스 프로방스에서 만들어졌으며, 마스터급으로 오른 로제 와인 가운데 가장 저렴하다. 소피 발로즈는 19세기 후반 랑그독 지역의 와이너리에서 일했던 한 여성의 이름이다. 와이너리에서 일하는 여성들의 권리를 위해 싸웠고, 결국 더 나은 노동 여건을 쟁취한 그녀를 기리기 위해서다. 옅은 복숭아색을 띠며, 부드러운 복숭아와 사과, 석류 등의 과실을 느낄 수 있다. 호주 빅토리아 지역의 '디 보톨리 로제로제'는 품종 블렌딩의 묘미를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산지오베제와 시라, 메를로, 소비뇽 블랑, 그르나슈까지 들어있다. 옅은 핑크빛에 딸리와 체리, 살구 등 과실향이 가득하다. 산미는 산뜻한데 버터같은 부드러운 질감에 타닌까지 느낄 수 있다. 섬세하면서 구조감도 좋다. 가격을 좀 높이면 샤또 데스클랑의 '레 클랑'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레 클랑은 한국 소비자들도 많이 찾는 로제 와인이다. 대한항공의 퍼스트 클래스와 프리스티지 클래스에서 이 와인을 제공하면서 유명세를 탔다. 복숭아에 달콤한 오렌지, 바닐라 향 등이 특징이며, 여운이 길다. 프로방스에서 고급 와인으로 이름난 도멘 오뜨의 '에뚜알'과 제라드 베르뜨랑의 '샤또 라 쏘바존 로제', 샤또 데스클랑의 '가루스' 등도 톱10 안에 이름을 올렸다.

2023-06-15 10:40:16 안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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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치승 교수의 경제읽기] 경제안보 강화와 관련법 정비

작금 미국과 유럽은 경제안보 강화를 통해 자국 첨단기술의 국외유출방지와 외국자본의 투자 및 수출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이들 국가의 외국인 투자규제체계는 핵심기술은 물론이고 핵심산업기반 및 개인의 민감정보에 이르기까지 적용대상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미·중 갈등이 격화되면서 경제안보체계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 우리나라도 첨단기술 보유기업에 대한 보호와 지원을 위해 작년 2월에 국가첨단전략산업법을 제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가 미국이나 유럽 등에 비해서 경제안보 차원의 외국인 투자규제를 위한 심사대상과 내용이 적지 않게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것은 어떤 연유인가? 미국은 1988년에 제정된 엑슨 플로리오(Exon-Florio·EF)법에서 대통령에게 국가안보와 관련한 외국인 투자에 대한 투자조사, 투자철회결정 등의 각종 제약을 부여했다. 이어 2007년에는 외국인 투자와 국가안전에 관한 법(FINSA)을 도입해, EF법에다가 핵심기술 및 인프라 등에 대한 잠재적 영향, 심사중 또는 기완결된 투자에 대해서도 심사를 할 수 있도록 했다. 2018년에는 외국인투자위험심사선진화법(FIRRMA)을 제정해 핵심기술, 핵심인프라, 개인정보사업과 관련된 외국인투자를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의 심의대상에 포함했다. 유럽연합(EU)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본이동자유화 코드(code)에서 공공질서, 국민건강, 윤리안전, 안보, 세계평화 등과 관련 내·외국인 차별을 허용하고 있다. 이에 근거해 EU회원 국가들은 자국 법령에 따라 외국인 투자심사를 하고 있다. 특히, EU차원의 포괄적인 외국인 투자심사체계와 투자심사관련 공조를 위해 2019년 3월에 외국인 직접투자심사체계 관련 규정을 제정했다. 이에 따라 당사국은 외국인 투자심사 시에 EU 회원국들에게 이를 통보하는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또한, 투자심사여부와 무관하게 당사국은 EU집행위 및 여타 회원국이 제시한 의견에 대해 적절한 고려를 하도록 하고 있다. 이와 함께 국가안보심사대상으로는 핵심기술, 핵심인프라, 핵심 생산요소의 공급, 민감 개인정보에의 접근 등이 적시되어 있다. 특이한 사항은 외국인 투자심사 절차를 거치지 않고 이미 투자가 이루어진 경우도 투자 완료 시점으로부터 15개월 내에서는 국가안보 또는 공공질서를 이유로 투자철회 조치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처럼 미국과 EU는 국가안보와 관련된 외국인 투자제한에 대해서 일원화된 법령을 적용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그렇지 못하고 외국인투자촉진법, 산업기술보호법, 그리고 국가첨단전략산업법 등으로 분산되어 외국인 투자를 규제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경제안보개념을 보면, 미국의 FIRRMA법에서는 핵심기술, 핵심인프라, 그리고 민감개인정보사업이 반영되어 있고, EU에서는 FIRRMA법의 심사대상에다 핵심생산요소의 공급을 추가해서 외국인 투자를 규제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국가안보개념은 이들 나라의 넓은 개념과 달리 아주 협의로 적용해 핵심기술만이 외국인 투자심사대상이다. 다행히도 2022년 2월의 국가첨단전략산업법을 제정해 경제안보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국가첨단기술을 외국인투자로부터 보호하는 체계를 마련했다. 그렇지만 현행 법률에서 보완해야 할 점이 적지 않은데, 시급한 몇가지를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경제안보 강화차원에서 우리도 외국인 투자심사대상에 핵심인프라 및 민감 개인정보도 함께 추가하는 규제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둘째, 현행 외국인투자법이 외국인의 투자를 장려하는 목적의 법이지만 국가의 안전과 공공질서의 유지에 지장이 있는 경우 외국인투자를 제한하고 있다. 따라서 외국인투자제한 대상에 경제안보도 추가로 적시해 외국인투자제한의 근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셋째, 국가첨단전략산업법에는 전략기술을 취급하는 전문인력의 지정이 가능하지만, 산업기술보호법은 그렇지 못한 실정이다. 따라서 조속히 산업기술보호법에 국가핵심기술의 보호조치로서 국가핵심기술에 대한 전문인력 지정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이 경우 해당 전문인력에 대한 충분한 보상이 전제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끝으로, 우리도 미국과 유럽과 같이 외국인 투자심사단계 중 투자종료 이후에도 일정 기간 내에서 소급제한을 두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왜냐면 현재와 같이 투자진행 단계로만 외국인 투자심사를 제한하는 경우 예상치 못한 허점이나 부실심사로 인해 경제안보에 누수가 생길 수 있음은 물론이고 상호주의 차원에서 바람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원광대 경영학과 교수

2023-06-15 08:22:25 박승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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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윤열의 치유보감] 모방육(아날로그 미트)의 정체

유엔(UN)에서 발표한 전 세계 인구는 2023년 5월 현재 80.5억명이다. 237개국 중 1위는 인도로 14억2800만명(17.7% 점유)이다. 그 뒤를 이어 중국, 미국,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나이지리아, 브라질, 방글라데시, 러시아, 멕시코 순이며 한국은 5178만명(0.64% 점유)으로 29위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일부 선진국의 출산율은 급감하고 있는 반면, 세계 인구는 2050년에 92억 명으로 매년 0.6%씩 증가할 것으로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은 예측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식육은 동물성 고기를 일컬어 왔다. 하지만 인조 고기인 대체육은 크게 세 가지 방법으로 만들어진다. 첫 번째는 콩, 감자, 녹두 등에서 추출한 단백질로 만드는 식물성 고기로 가장 대표적인 식물성 고기는 밀고기와 콩고기다. 두 번째는 배양육으로 가축에서 얻은 줄기세포를 실험실에서 배양해서 만든다. 실제 고기와 가장 유사하다. 셋째 대체육은 삭용곤충을 사용한 곤충육이다. 곤충육은 UN이 차세대 미래 식량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계속 증가하는 인구에게 가장 중요한 영양소 중 하나인 필수 아미노산은 체내에서 합성되지 않거나 합성이 되어도 양이 매우 적어 반드시 음식으로 섭취해야만 하는 영양분이다. 필수아미노산을 공급하기 위해서 필요한 육류 생산량은 2020년 3억2833만 톤에서 2030년에는 3억7383만 톤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소비량은 2020년 3억2629만톤에서 2030년에는 3억7167만톤으로 예상한다. 증가하는 단백질 수요를 전통적인 축산물 생산방식으로 감당하기에는 한계가 있으며, 부족한 단백질 수요의 일부를 대체 축산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강하게 대두되고 있다. 한편, 미래의 인구 증가에 따른 식량 부족은 그에 따르는 환경문제, 윤리문제, 식품위생법, 축산분야 종사자를 포함한 이해관계자 등 다양한 이슈를 포함하고 있다. 우선 명칭부터 논란거리다. 우리나라 축산물 가공 처리법에서 정의하고 있는 식육이라 함은 식용을 목적으로 가축의 지육, 정육, 내장, 그 밖의 부분을 말한다. 미국에서는 식육이란 소, 면양, 산양, 돼지 등 골격 근육의 가식부, 혀, 횡격막, 심장, 식도, 기타 내장 등의 가식부 및 이에 따르는 지방 부분을 포함한다. 또 근육 중에 내포된 뼈, 껍질, 힘줄, 신경, 혈관 등에 있어 가공 처리하여도 제거할 수 없는 부분은 포함되나, 입술, 코 등의 근육은 포함하지 않는다라고 식육을 정의하고 있다. 동물성분이 함유되지 않았다면 고기(육)라고 표현할 수 없다는 주장도 거세기 때문이다. 사실 콩류 등 식물성 기반의 모방육을 주원료로 한 제품의 유형분류는 현재 두류가공품으로 표기하고 있다. 배양육, 인공육, 대체육, 대안육 등 방황하고 있는 명칭에 대해 국내 상황을 고려하여 필자는 본 칼럼을 통해 절충안으로 '모방육(analogue meat)'이라는 명칭을 제시하고자 한다. 대체식량 가운데서 단백질 수요 충족을 위한 축산물을 대체할 수 있는 모방육은 기존 육류 대비 자원 투입량과 온실가스 사용량이 전반적으로 낮고 악취 등 환경오염물질 발생이 적다는 장점이 있으며, 건강에 도움이 되는 요소를 가지고 있다. 모방육은 크게 식물성 원료를 가공하여 맛과 영양을 모방하는 방식과 동물의 세포를 배양하여 특정한 공간과 조건에서 육류를 배양하는 방식으로 나눌 수 있다. 이러한 모방육은 안전성 측면에서도 기존 육류보다 일부 우수한 점이 있다고 알려져 있으나 이와 반대로 기존 축산업계에서는 모방육 생산과정에서 동물의 혈청, 호르몬, 항생제, 줄기세포를 근육세포로 형질전환 시 비의도적 돌연변이로 인한 불확실성을 염려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모방육을 만들기 위한 재료로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콩이다. 콩을 원료로 한 마국의 모방육 기업인 비욘드미트(Beyond Meat)와 홍콩에 본사를 둔 중국계 스타트업인 옴니포크(OmniPork)는 버섯과 콩을 원료로 돼지고기 모방육을 개발하였다. 고기는 동물의 근육에 들어 있는 붉은색 단백질인 미오글로빈의 함유량에 따라 고기의 색이 결정된다. 미오글로빈이 많을수록 고기의 색이 짙어지고 붉은 반면, 미오글로빈이 부족하면 고기색깔이 전체적으로 연해진다. 색이 짙은 고기와 옅은 고기의 비율에 따라 요리의 맛과 식감이 달라진다. 근육내 미오글로빈의 함유량이 다른 이유는 근육의 사용량이 미오글로빈의 수치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같은 동물 한 마리에서 나온 고기일지라도 육색이 부위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최근 배양육(cultured meat)을 비롯한 모방육 푸드테크 기업들이 새로운 소재와 신기술을 이용한 모방육 연구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시장 출시의 관건은 세포조작 및 조직공학 등의 기술적인 요소와 반응기 및 배지의 경제적인 산업화 기술이다. 2013년 첫 배양육 햄버거를 선보였던 네덜란드 모사미트(Mosa Meat)를 비롯하여 미국의 멤피스미트(Memphis Meats)는 2016년 미트볼에 이어 2017년 배양육 치킨과 오리고기를 선보였고, 뉴에이지미트는 지난 2019년 배양육 소시지 시식회를 열었다. 미국의 핀리스푸드(Finless Foods)는 세포 배양 방식으로 참치회를 개발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식품기술 수준으로는 모방육이 기존 육류의 완벽한 대체재가 되기는 힘든 상황이다. 배양육은 기존 육류보다 관능적 요인이 떨어진다는 점과 경제성이 가장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모방육중에서 배양육의 경우 높은 생산비로 소비자에게 공급하기는 아직 이른 상황이며, 실용화를 위해서는 조직배양 기술의 개발과 대량생산 기술의 확보가 필수적이다. /연윤열 (재)전남바이오산업진흥원 식품산업연구센터장

2023-06-14 14:10:17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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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한의 시시일각] 시각예술과 '생성형 AI'

'생성형 AI'(Artificial Intelligence)는 말 한마디, 단어 하나만으로 인간이 10시간에 걸려 해야 할 일을 10초로 줄여준다. 자율적으로 작품을 생성할 수 있는 머신 러닝(Machine Learning)과 딥 러닝(deep learning) 기술을 활용해 기존 작품을 분석하고 패턴을 학습하며 인간 예술가의 직접적인 입력 없이도 여러 예술적 스타일을 모사한 작품을 만들어 내기까지 한다. 원한다면 도상에 대한 기초 지식과 경험이 부족하더라도 그럴싸한 그림 하나쯤은 쉽게 얻을 수 있다. AI는 기술적 장벽을 간단하게 뛰어넘게 만듦으로써 보다 많은 이들이(예술가 포함) 예술적 활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다. AI 덕분에 인간은 제작 시간과 노동력을 줄이게 돼 경제적 효과를 보다 극대화할 수 있게 됐다. 인간 예술가와 실시간 상호 작용을 통한 협업 예술 프로젝트를 구현하는 등 예술적 표현을 탐구하는 데에도 AI는 유용한 '도구'다. 도구라는 건 '수월해짐'의 문제다. 인간이 했던 일들 중 일부를 용이하게 만들어준다. 기술발전으로 인한 육체노동의 보완에서 인지 영역으로의 확장까지 그 폭도 넓다. 정신을 바탕으로 하는 문학, 시각예술 장르 등도 그 너비에 포함된다. 그렇다면 생성형 AI가 만든 이미지(Artificial intelligence art)는 '창의'에 속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지 않다. 말 그대로 '생성'이다. 독자성, 독창성, 창작과는 거리가 멀다. 현재 시점에서 AI가 생성한 이미지란 다른 사람들의 사진과 작품, 화풍 등의 레퍼런스를 바탕으로 재조합 되는 모방이기 때문이다. 인간 감수성이 배어 있는 예술과 일정한 규칙에 의해 조립되는 AI 예술은 출발점부터 다르다. 이미지만으로도 예술이라 여기는 오해 탓에 창작으로 인식되는 것일 뿐, 실제로는 기존 자료를 표면적 유려함으로 산출한 전산프로그램에 불과하다. 제아무리 '자율학습' 과정을 거쳐도 원본이 있기에 결과도 달라지지 않는다. 물론 창작에 있어 인간 역시 경험, 지식, 환경에 의한 학습에 영향을 받는다. 그러나 인간에 의한 창작에는 일반적으로 학습된 것 외에도 상상력이나 영감, 감정, 인지 능력, 사고 능력 등이 개입된다. 일정한 데이터에서 패턴을 추출하고 도상을 분류해내는 AI와는 완전히 다른 체계다. AI는 논리 및 알고리즘 프로세스에 의탁하고 그 시스템은 통계적 추론에 의지한다. 그것은 인간처럼 상상할 수 없고, 의식과 자기인식보다는 인간 지능을 시뮬레이션하거나 본뜨고 흉내 낸다. 모델에 의존한 데이터 및 컴퓨팅 접근 방식에 의해 완성된다. 혹자는 AI가 예술에 기여해온 각종 기술적 장치나 프로그램(소프트웨어)들처럼 인간에 의해 온전히 조율되고 지정되는 '예술 도구'의 연장이라면 그 결과물 또한 예술작품이 아니냐고 한다. 합당한 의견이다. 다만 이땐 AI 자체가 아니라 그 AI를 이용한 인간에 대한 윤리적, 도덕적, 사회적 요소들이 고려돼야 한다. AI로 만든 자신의 결과물이 개인과 사회 전체에 미치는 영향을 의식해야 하며 저작물 전체에서 차지하는 실질적 비중도 따져봐야 한다. 만약 어떤 예술가가 순전히 AI가 만든 작품을 예술로 '선언'한다면, 그것이 지각적(perceptual)인 것이 아님을 설명할 수 있는 완벽한 개념이 수반돼야 할 것이다. 예술가에게 AI는 예술적 창의성을 기술 발전과 결합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강력한 수단이다. AI를 통한 조형방식의 풍요로움과 경험 방식의 다양성, 예술과 기술의 융합을 통한 예술 지평의 확대는 예상되는 미래다. 과거 사진이 그러한 것처럼 AI 작품 역시 하나의 새로운 예술분야로 안착할 수도 있다. 중요한 건 AI로 인한 긍정적 예술발전이 가능하려면 이용자는 문화적, 윤리적 가치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적어도 AI의 활용은 원저작자의 허가를 얻거나 정당한 보상을 지급하는 것, AI를 이용했음을 고지하는 것과 더불어 '창작윤리'에 부합하면서도 인간의 고유한 특성을 존중하는 방식이어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창작윤리란 학습자로서 지켜야 할 학습윤리와 연구자로서 지켜야 할 연구윤리를 포함, 예술작품을 창작하는 이들이 창작과정에서 반드시 고수해야 할 원칙이나 행동양식을 의미한다.■ 홍경한(미술평론가·LHC Larchiveum 총괄 디렉터)

2023-06-13 13:56:05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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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성의 전원에 산다] 땅이 꺼졌다

어느날 집앞에 땅이 꺼졌다. 지름 1m는 넘을 듯한 구덩이. 도심 한복판에서나 있을 법한 일종의 씽크홀이다. 한밤중 차량이 지나갔다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정도다. 잣나무골 도로는 작은 계곡, 장마 때 물길을 메꾸어 만들어졌다. 도로는 겨우 차 한대 지날 정도로 좁다.잣나무골에 몇년전 상하수도 공사를 한 적이 있다. 아마도 상하수도공사가 원인일 듯 싶다. 사실 이런 웅덩이, 즉 땅꺼짐이라고 불리는 씽크홀이 잣나무골에서 목격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건물도 없는 숲속에서 일어날 것으로 누구도 생각하기 어렵다. 잣나무골 집앞으로 장마철에는 두개의 물길이 만들어지곤 한다. 그 물길은 사실 우리집 윗쪽에서 흐르는 계곡과 장마철에만 물이 집중되는 건천이 만난다. 그 물은 마을을 돌아 곤지암천∼경안천∼팔당호에 이른다. 몇해전 잣나무골에선 도로 한복판을 파내고 상하수도관로 공사가 있었다. 하수도는 안거리 하수종말처리장으로 간다. 곧 가스관도 만들거라고 한다. 그때 길 밑으로 관로를 만들고 도로가 포장됐다. 잣나무골 도로 위에 세개의 맨홀도 설치됐다. 도시에서는 예기치 않은 땅꺼짐으로 사람과 차량이 매몰되고 주변 건물이 파손되는 뉴스를 접하기도 한다. 그런 일이 여기 숲속에서 벌어질 수 있는 건지. 씽크홀이 생겼 때 도로 위의 검은 구덩이가 흉측해 옆을 걷기도 불안할 지경이었다. 구덩이에서 건져낸 아스팔트 덩어리 두께가 한뼘도 넘게 두꺼워 얼마나 놀랐던지. 도로 포장하는데 그렇게 두껍게 아스팔트를 까는 거였구나. 첨 보는 것 투성이. 도시 한복판에 발생하는 씽크홀은 지반 침하로 인해 지하수 흐름이 바뀌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무분별한 건물, 주택 개발 등이 이뤄지는 한 더 심각해질 문제다. 특히 지자체 등에서는 대책 마련에 부심하는 경우도 있다. 얼마전 공사 중이던 수도권광역급행열차(GTX)-A 노선의 경기 고양시 구간에서 땅 꺼짐이 발생해 지자체가 응급 복구했다. 땅 꺼짐 크기는 길이 6m에 폭 4m, 깊이 0.25m 규모.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하지만 이 사고로 당시 주변 교통이 통제돼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지자체에서는 대합실 구간 지하 15m 굴착공사 도중 지반이 약해져 우수 박스 이음부가 떨어지고 오수관이 파손되는 등 복합적인 원인으로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했다. 작년 강원 양양 낙산해변에서 땅 꺼짐 현상으로 건물이 폭삭 무너진 일도 있다. 원인은 바로 옆 공사장 터파기 공사로 밝혀졌다. 그런데 200m 정도 떨어진 곳에서 땅 꺼짐 전조 증상이 나타나 주민들이 불안에 떨었다. 헌데 복구공사가 벌어지는 동안 폐기물더미가 나왔다. 폐기물을 건드리자 건물 옆 흙더미가 와르르 무너졌다. 공사 시작 후 건물 곳곳에 균열이 생겼다. 벽돌로 된 담벼락은 무너져 내렸고 수도관이 뒤틀렸다. 공사장 주변 인도 아래에는 공간이 생겼다. 깊이 30㎝, 넓이 1m 정도다. 건물이 무너진 지점과 이곳까지의 거리는 채 200m도 되지 않는 곳에서 땅꺼짐 전조현상이 이어졌다. 대형 싱크홀 사고 이후 주민들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 이처럼 도시에서나 대규모 개발단지에서 종종 발생하는 땅꺼짐 현상이 숲속에 사는 내게도 남일이 아니란 걸 알게 된다. 지금 우리나라는 수십여개의 신도시 혹은 대규모 택지지구를 개발 중이다. 도심에서도 전철 뿐만 아니라 초고층건물이 쉼없이 세워지고 있다. 서울에서는 뉴타운이라는 이름으로 대단위 도시재생사업이 끝날 줄 모른다. 그래서 언제 어디서든 커다란 땅꺼짐이 발생하고 예기치 못한 사고가 일어나도 이상할 것 없는 나라에 살고 있다.

2023-06-13 09:50:39 이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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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팽의 일본 이야기] 유니클로 성공비결

최근 한국인들이 가장 친숙하게 접하는 일본 브랜드 중 하나는 유니클로이다. 특히 우리 아이들은 소니가 무슨 브랜드인지 모르는데 유니클로는 옷을 파는 곳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특히 지난 수년간 노재팬 운동의 영향으로 국내에서 60여 곳의 매장이 문을 닫았지만,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약 31% 증가하였고 매출 기준으로 국내 SPA 시장의 1위를 달성하였다. 유니클로는 현재 한국을 비롯해 일본, 호주, 벨기에, 캐나다, 중국, 프랑스, 독일, 홍콩,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러시아, 싱가포르, 스페인, 대만, 태국, 영국, 미국 등 전 세계 19개국에 진출해있고, 약 1900여 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유니클로의 초기 성장 과정을 지켜본 입장에서 매우 놀라울 따름이다. 2000년 초반 유니클로를 처음 접했을 때 이미지는 저가 브랜드 옷이었다. 중저가 브랜드가 아니라 정말 저가였다. 유니클로는 제품의 질보다는 가격으로 승부를 내는 기업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이러한 마케팅 전략이 통했던 것은 일본의 경제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일본 국민이 저가의 제품을 더 선호했기 때문이다. 유니클로의 역사는 1949년 남성복 전문 매장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야마구치현에 있던 남성복 전문 매장이 유니섹스 캐주얼의류매장으로 변신을 하면서 1984년 히로시마시 나카쿠에 "Unique clothing warehouse"라는 매장을 열었다. 이 당시 Unique clothing의 줄임말로 유니클로라는 이름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유니클로는 지방에서 탄생해서 성장 후 동경에 진출했는데 그 과정이 절대로 순탄하지는 않았다. 유니클로가 탄생한 1980년대 일본 경제는 호황기로 소비 수준도 상당히 높았다. 따라서 중저가 브랜드가 도쿄를 비롯한 거대 도시에서 인기를 끌 수는 없었고 지방에서도 유니클로의 판매 실적이 우수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일본 경제의 거품이 제거되기 시작하면서 중저가 제품에 관한 관심이 빠른 속도로 퍼졌고 급기야 1998년 10월 도쿄 하라주쿠에 최초로 신식 유니클로 매장이 개점하였다. 유니클로는 의류생산을 중국의 공장으로 아웃소싱하여 저가의 제품을 공급하였는데 제품에 대한 평판이 좋은 것은 아니었다. 유니클로에서 판매하는 티셔츠 가격은 매우 저렴했는데 세탁을 두세 번 하고 나면 목이 늘어나서 더 입기가 힘들었다. 청바지는 세탁할 때마다 물이 빠져서 다른 의류와 함께 세탁하면 망치기가 일쑤였다. 그런데도 유니클로가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가격이 저렴했기 때문이다. 티셔츠는 세 장 묶음을 구입해도 다른 중저가 브랜드 제품의 한 장 가격보다 저렴했고, 청바지는 990엔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판매되었다. 유니클로의 파격적인 가격은 다른 브랜드들 에게도 자극이 되었지만, 생산과 유통이 분리된 기존의 기업들은 저가의 제품을 공급하는 데 한계를 겪고 경쟁에서 스스로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유니클로의 저가 전략은 뜻밖의 성과를 가져왔다. 초기에는 저가 제품으로 품질이 어쩔 수 없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유니클로는 저가를 유지하며 양질의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신소재 개발을 지속했다. 그중에서도 유니클로를 성공의 길로 이끈 것은 바로 1998년 판매를 시작한 후리스자켓이다. 고가의 양털과 같은 부드러운 촉감을 가지고 보온성도 뛰어난데 가격이 저렴해서 일본에서 대히트 상품이 된 것이다. 이 후리스자켓은 지금도 베스트셀러 제품으로 전 세계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다. 유니클로는 더이상 저가 브랜드가 아니다. 품질을 개선했을 뿐만 아니라 유명 디자이너를 섭외하였고 세계적인 브랜드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지명도도 높아졌다. 불황으로 인해 성공한 저가 전략이 신소재 개발을 촉진하게 되었고 세계 SPA 브랜드 중에서도 매출 2~3위의 기업으로 성장했다. ▶ 김양팽 연구원은 니혼(日本)대학교 상학연구과 경영전략 전공 석사를 졸업하고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일본 건강의료전문학교 전임강사, 주일본 한국대사관 경제과 전문조사역을 역임한 뒤 현재는 산업연구원 성장동력산업연구본부 신산업실 전문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최근 한-일 관계 개선을 계기로, 2002년~2013년까지 일본 도쿄에서 아르바이트와 대학원 공부, 직장생활 경험을 살려 일본의 문화와 산업을 소개하고, 일본과 일본인 그리고 일본 산업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주제로 [김양팽의 일본 이야기] 칼럼을 연재한다.

2023-06-12 17:12:18 한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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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형의 본초 테라피] 임신 중 태아 뇌발달에도 좋은 '미역'

우리나라 산모들은 출산을 마치면 미역국을 먹는다. 오래된 우리만의 문화이니 별생각 없이 먹는 경우도 있겠지만, 실제로 미역은 피를 맑게 하고 산모들의 원기 회복을 돕는 데 효과적일 만큼 좋은 영양소가 가득하다. 말린 미역 100g에는 20g에 이르는 단백질이 들어 있으며 칼로리 또한 150kcal 이상으로 해조류 중에서도 높은 편이다. 곡식이 귀하던 시절, 우리 산모들에게 미역은 훌륭한 에너지 공급원이었다. 높은 단백질 함유량만큼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한 것은 물론, 식이섬유 함량은 모든 식재료 중에서도 최상급에 속한다. 또한 미역에는 철분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서 출산 후에 부족한 혈액의 생성을 촉진한다. 철분 부족으로 빈혈을 겪는 여성이나 남성의 경우에도 미역이 도움이 된다. 그뿐만 아니라 미역은 자궁 수축, 상처의 빠른 회복 등의 효과가 있어서 산모의 산후 조리에 효과적이다. 미역에는 다당류의 일종인 알긴산이 들어있다. 알긴산과 같은 식이섬유의 섭취는 식사 직후 혈당이 높아지는 것을 막아주며, 당뇨병의 위험성을 낮춰준다. 또한 다른 식이섬유들과 마찬가지로 변비 예방에 효능이 있다. 미역에 풍부한 알긴산이 딱딱하게 굳은 변을 부드럽게 만들어 주며 배변 활동을 촉진해서 변을 밖으로 밀어내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변을 잘 보지 못하고 변비에 자주 걸리는 사람들이나 다이어트 기간 중 쉽게 발생할 수 있는 변비를 예방하려는 사람들은 미역을 충분히 섭취하면 도움이 된다. 미역의 알긴산은 변을 밀어내는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체내 독성 물질의 배출도 촉진한다. 혈액을 탁하게 만들고 혈관을 꽉 막히게 만드는 주범인 중성지방이나 콜레스테롤 등을 억제해서 혈액을 맑게 유지하게 하고 혈관계 질환을 막아준다. 미역에는 요오드 성분도 많이 들어 있는데 태아의 뇌 발달과 균형 있는 성장에 도움이 된다. 따라서 임신부가 임신 기간에 충분히 미역을 섭취하면 임신부 자신의 건강은 물론이고 태아의 건강한 발달을 돕는 데도 효과적이다.

2023-06-12 05:06:24 메트로신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