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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미 기자의 와이(Why) 와인]<206>중국 와인이 모엣샹동에 대적?…"충격적인 도전자"

<206>세계 와인 브랜드 가치 톱 10 장유(張裕·Changyu)와인이 펜폴즈(Penfolds)는 물론 돔 페리뇽(Dom Perignon)도 제쳤다. 와인 브랜드 가치로 매긴 순위에서 말이다. 그냥 제친 것이 아니라 1위를 차지한 모엣샹동(Moet & Chandon)을 거의 따라잡을 수준이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뒤쳐졌다는 샴페인의 대명사 돔 페리뇽과 호주 와인 대표선수인 펜폴즈는 많이 들어봤는데 장유와인은 생소하다. 영국 컨설팅업체 브랜드파이낸스가 발표한 '2023년 와인&샴페인 브랜드 가치 순위 10'에 따르면 세계 1위를 차지한 곳은 브랜드 가치 13억 달러에 달하는 프랑스 모엣샹동이다. 환산하면 한화 약 1조7130억원 규모다. 작년과 비교해 브랜드 가치가 10% 감소했지만 3년 연속 1위 자리를 고수했다. 브랜드파이낸스는 "와인 산업 내에서는 브랜드 가치 측면에서 고급 샴페인이 일부 타격을 입었다"며 "까다로운 재배 여건과 가격 인상 등으로 인해 일부 소비자들이 저가의 스파클링 와인을 선호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최근 몇 년간 부문별로 보면 샴페인의 가격 상승폭이 가장 컸다. 톱 10 중에서는 모엣샹동을 비롯해 뵈브 클리코(Veuve Clicquot)와 돔 페리뇽 등 샴페인만 브랜드 가치가 작년보다 떨어졌다. 2위는 바로 와인애호가들조차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 장유와인이다. 브랜드 가치 약 12억 달러로 평가됐다. 작년과 비교하면 가치가 33%나 뛰었다. 사실 장유와인은 중국의 최대 와인 생산자다. 중국 와인에 대한 인지도가 워낙 낮아 그렇지 130년이 넘는 역사를 지녔고, 규모만 해도 세계 4위 수준인 곳이다. 특히 팬데믹이라는 악재는 오히려 장유와인의 강점을 더 부각시켜줬다. 38개국 10만명 이상을 대상으로 진행한 시장 조사에서 장유와인은 몇 년간 중국의 내수시장 침체를 견뎌낸 능력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장유와인은 팬데믹 기간에도 더 젊고, IT 기기 사용이 능숙한 온라인 소비층을 공략해 성과를 냈다. 여기에 중국 와인 시장의 규모와 향후 성장 잠재력을 더해보자. "잘 알려지지 않았어도 (와인업계를) 깜짝 놀라게 할만한 도전자(a shock challenger)"라고 평한 이유다. 브랜드 가치 '10억 클럽'에 이름을 올린 3곳 가운데 마지막은 샹동(Chandon)이다. 국가별로는 호주 와인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올해 톱 10 안에 들어간 호주 와인은 펜폴즈와 베린저(Beringer·8위)', '제이콥스 크릭(Jacob's Creek·10위) 등이다. 특히 펜폴즈는 작년보다 브랜드 가치가 48%나 급증하면서 와인&샴페인 브랜드 중 가장 빨리 성장한 곳으로 꼽혔다. 브랜드파이낸스는 "펜폴즈는 소비자 중심의 접근 방식을 택해 지난해 처음으로 호주산 와인 생산에만 머물지 않고 프랑스와 캘리포니아를 아우르는 컬렉션을 출시했다"며 "글로벌 브랜드 인지도와 시장 점유율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칠레 와인으로는 콘차이토로(Concha Y Toro)로 브랜드 가치 약 4억 달러로 9위에 올랐다.

2023-08-10 14:46:12 안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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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덕의 냉정과 열정사이] 당신의 집은 안전한가

곳곳에서 무너지는 소리가 들린다. 충격적이다. 철근 빠진 아파트라니.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작년 1월 광주광역시 아파트 붕괴 사고, 올 4월 인천 검단신도시 지하주차장 붕괴가 시발점이었다. 최근 정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한 아파트 가운데 '철근'이 빠진 아파트 15곳의 명단을 공개했다. 설계 과정부터 기둥 주변 보강 철근이 누락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는 설계도대로 시공되지 않았다.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아파트 15곳 중에는 이미 입주를 마친 곳이 9곳, 공사중인 단지가 6곳이다. 시공, 감리 전 과정에서 부실이 발견됐다. 당신의 집은 안전한가. 집은 하루의 일상이 시작되고 마무리 되는 곳이다. 그런데 철근 빠진 아파트라니. 어처구니가 없다. 정부 주거정책의 대표적인 공공기관인 LH가 발주한 아파트에서 문제가 발생했다니 더 한심스럽다. 부실 아파트의 설계, 감리업체에 LH 출신의 전관예우가 있었다는 것은 그들이 LH가 발주한 아파트에는 살고 있지 않다는 의미다. LH는 지난 2021년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 때 "해체 수준의 혁신을 추진하겠다"며 혁신 방안을 내놨다. 여기에는 고질적 병폐로 꼽히는 전관예우 근절 방안도 들어 있었다. 하지만 '나쁜 전통'은 아직 해결되지 않은 꼴이다. LH 이한준 사장은 최근 "설계·감리 등 LH 건설공사 전 과정에서 전관 특혜 의혹을 불식시키지 못하면 'LH의 미래는 없다'는 각오로 고강도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건설 이권 카르텔과 부실공사를 막기 위해 '반카르텔 공정건설 추진본부'를 설치한다고 한다. 이번에도 '양치기 소년'에 그친다면 LH는 실제로 해체되는 수모를 경험할 지도 모른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번 LH 사태와 관련 "과거 관행적으로 있었던 안전불감증과 그로 인한 부실시공 일체는 비용이 얼마가 들더라도 국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철저한 조치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같은 일이 반복되면 장관직은 물론 그의 정치적 운명도 달라질 수 있다. 정부가 지난 2017년부터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민간아파트 300여곳에 대한 전수조사도 실시한다고 한다. 민간아파트에서도 철근 없는 사례가 나올 경우 그 충격은 간단치 않다. 해당 회사의 이미지 실추는 물론 부실 시공과 관련 있는 많은 사람들이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일부 회사는 문을 닫을 수도 있다. 불안감이 확산하자 정부는 "아파트는 관련 법령에 따라 2~4년 주기로 정밀안전점검을 받고 있어 모든 아파트에 대한 근거 없는 불안으로 확대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한다. 제발 정부의 바램대로 이번 사태가 '찻 잔 속 태풍'이길 바란다. 정부와 건설사, 국민들이 바라는 그림이다. 하지만 민간업체가 지은 아파트에서도 같은 문제가 발생하면 파장이 커진다. 정부가 근본적인 대책을 내놔야 한다. 특히 최근 몇 년새 철근, 시멘트 등 건설 관련 자재 가격이 급등했다. 공사비가 그 만큼 크게 올랐다는 의미다. 설계, 시공 과정에서 비용을 줄이기 위해 도덕적해이(모럴해저드)가 있었다면 그 아파트는 안전하지 않다. 당장은 문제가 없더라도 비정상적으로 지어진 아파트라면 불안할 수밖에 없다. 이참에 무량판구조 뿐만 아니라 최근 3년새 준공했거나 건설 중인 벽식구조, 기둥식구조 아파트도 안전점검이 필요하다. 현실적으로 전수조사가 어렵다면 지역별 주요 신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부실시공 여부를 점검해야 한다. 그래야 아파트 거주민이 안심할 수 있고, 민간 건설사도 근거없는 소문에서 벗어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 /금융·부동산부장 bluesky3@metroseoul.co.kr

2023-08-10 07:00:22 박승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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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윤열의 치유보감] 근감소증 치유를 위한 밀솔루션(上)

2023년 3월 기준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940만여 명으로, 총 인구수 대비 약 18%를 차지하고 해가 갈수록 상승하고 있다. 어느덧 60대 중반에 들어선 필자 역시 최근 건강검진 결과에서 눈에 띄게 감소한 항목이 근육량이다. 근육량은 비만을 판정하는 기준이 되는 신체질량지수(BMI)와는 다른 개념이다. 근감소증(sarcopenia)은 그리스어에서 근육을 의미하는 사르코(sarco)와 감소를 뜻하는 페니아(penia)를 합성한 말이다. 주로 노화가 진행되면서 발생하는 근육량의 감소뿐만 아니라 골격근의 감소로 근육의 총량 및 근력이 감소함으로써 근육의 질이 저하되고 신체기능이 저하되는 상태를 말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2016년 국제질병통계분류에 병명코드로 정식 등재했고, 우리나라에서는 2021년부터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에 진단코드를 포함하여 질병으로 간주하고 있다. 전국에 거주하는 70~84세 노인을 대상으로 한국 노인 노쇠 코호트 연구에서 남성은 5명중 1명(약 21%), 여성은 7명중 1명(약 14%)이 근감소증으로 진단됐다. 근육량은 25세에서 30세 사이에 정점을 찍은 뒤 30대부터 근육밀도와 기능이 감소하면서 40대부터는 1년에 1%씩 줄어들어 80대는 근육량의 50%가 감소한다고 보고되었다. 근감소증은 근력과 신체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낙상과 골절 위험이 증가하고 이로인해 이동이 불편해 합병증까지 발생하게 된다. 근감소증이 있는 사람은 정상인보다 사망률이 최대 2배 가량 높아 WHO에선 질병으로 정의했다. 근감소증의 주요 원인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르는 노화현상과 골다공증, 치매와 같은 뇌신경계 질환, 당뇨, 만성콩팥병 같은 내과 질환 등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인체의 에너지원인 포도당이 글리코겐으로 합성되면 근육에 저장되는데, 근육이 줄어들면 에너지 비축 능력이 떨어져 쉽게 피로해지는 반면, 기초대사량은 감소해 체중이 늘기도 한다. 우리의 몸은 600여개의 근육으로 이뤄져 있다. 체중의 절반이 근육인 셈이다. 문제는 노화가 진행될수록 근육을 구성하는 근섬유 수가 줄어 든다는 것이다. 30대부터 몸속 근육량이 줄어들기 시작해서 70대가 되면 원래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칠 수 있다. 근단백질 합성에 영향을 미치는 성장호르몬이 감소하거나, C반응단백질과 같은 혈관염증 인자가 증가하므로 개인 맞춤형특수영양섭취 및 신체활동이 필요하다. 나이가 들면서 단백질 합성 작용을 촉진하는 호르몬과 세포내 기관의 기능이 저하되어 근육을 만드는 시간이 오래 걸리므로 건강한 노화를 위한 전략으로 청·장년기부터 근감소증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강조되고 있다. 건강한 생활습관은 평상시의 신체기능을 적절하게 유지하고 질병 예방과 조기 사망을 예방하는데 매우 중요하나 이에 반하는 건강위험행위는 줄어들지 않고 그로 인한 질병부담은 점점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흡연, 음주, 운동 및 영양 부족 등의 건강위험 행위는 심뇌혈관질환과 같은 만성질환의 이환 및 그로 인한 사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뿐 아니라 근감소증과도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흡연 및 음주자는 근육량이 상대적으로 낮고, 과량의 음주는 근감소증을 촉진시킬 수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적은 신체활동은 근육세포의 사멸과 물리적 자극의 감소로 인해 근육 섬유소의 수와 크기가 줄어들 수 있고, 근골격계 대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비타민 D와 단백질 등의 부적절한 영양 섭취는 근감소증의 위험성 증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연윤열 (재)전남바이오진흥원 식품산업연구센터장

2023-08-09 10:32:50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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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한의 시시일각] 작지만 색깔 있는 아트페어

아트페어(Art Fair)는 미술품을 사고파는 장터다. 최근 부쩍 늘어난 신생 페어까지 합하면 국내에만 100여개에 달한다. 개인 및 협·단체, 기업, 문화재단이 주관하는 것에서부터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을 받는 아트페어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대표적인 아트페어는 '한국국제아트페어'(Kiaf SEOUL, 키아프 서울)다. 한국화랑협회가 주관하는 국내 최대의 미술품 마켓이다. 지난해부터 세계 3대 아트페어 중 하나인 영국 프리즈(Frieze)와 공동주최하며 글로벌 아트 플랫폼으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22회를 맞은 올해 역시 9월 6일부터 닷새간 장을 연다. 장소는 코엑스다. 국내 최장수 아트페어인 '화랑미술제'(1979~)와 2012년 설립된 '아트부산' 등도 주요 페어로 꼽힌다. 나머진 고만고만하다. 소위 메이저를 제외하면 대개는 개념과 형식 면에서 큰 차이가 없다. 그러나 자기 색깔 선명한 아트페어가 아예 없는 건 아니다. 몇몇은 관점과 대상, 접근방법 등에서 기존 페어들과 맥락을 달리한다. 2012년 출범한 '브리즈 아트페어'(Breeze Art Fair, 2023.8.18-20. 노들섬 노들갤러리, 이하 브리즈)도 그렇다. 사회적기업 ㈜에이컴퍼니가 주최하는 브리즈는 한국국제아트페어나 화랑미술제에 비하면 규모가 작다. 출품작 수는 물론 매출에서도 비교할 바가 안 된다. 하지만 브리즈는 '젊은 미술'의 산실로 통한다. 이는 생물학적 측면만이 아닌 성장 가능성까지 포함한다. 발전하는 상태로서의 젊음이다. 작품들 또한 마찬가지다. 브리즈는 10년의 세월 동안 1000여명의 신진 창작자들을 발굴, 지원함으로써 미술계 진출의 교두보 역할을 했다. 경력이 적고 미술품 유통채널을 확보하지 못한 청년작가들에겐 소중한 무대다. 10대1 내외의 경쟁률을 나타낼 만큼 작가들의 호응도도 높다. 학력, 전공 유무와 상관없이 작품성과 예술가로서의 재능을 우선하는 탓이다. 브리즈는 작품만 팔지 않는다. 예술가들이 현장에 어떻게 진입할 수 있는지, 예술에 있어 중요한 것과 알아야 할 것에 대해 조언하고 의견을 나눈다. 앞으로의 작업에 힘이 될 동료와 수집가들을 만나도록 장려하며 예술 활동에 필요한 여러 방안을 공유한다. 작가들 간 네트워크 조성, 전문가(평론가, 법률가, 기획자 등)들을 연결하는 오리엔테이션 및 현실에 입각한 강연 프로그램 등이 그 예다. 상생의 고민을 담은 지역과의 연대도 눈길을 끈다. 이른바 '로컬트랙'이다. 로컬트랙은 지역작가들의 중앙 진출을 돕고 더불어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코자 지역의 기업이나 문화재단과 협력하는 협업 프로그램이다. 2022년 울산에 이어 올해는 부천문화재단, 제주문화예술재단이 함께한다. 향후 '글로벌트랙'을 통해 지구촌 청년미술인들 간의 교류로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전례 없이 난립하는 페어 속에서 그림 매매라는 본연의 목적 외, 건강하고 지속성을 지닌 미술생태계 구현에 관한 브리즈의 지향적 태도는 주목할 만하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미술 인프라를 생성하기 위한 노력과 풍부한 문화유산을 구축하기 위한 실천들은 브리즈가 반드시 영리 안에만 있는 것이 아님을 일러준다. 하지만 개인 기업이 짊어지고 가기엔 때로 벅차게 다가오는 것도 사실이다. 좋은 작가 발굴은 사회적 책임과 무관하지 않으며, 그들의 올곧은 성장은 곧 문화적 자산이 된다는 점에서 이제라도 공공의 역할이 필요해 보인다.■ 홍경한(미술평론가)

2023-08-08 11:52:46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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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성의 전원에 산다] 무량판과 악마화

최근 '무량판구조'로 수많은 이들이 악마화되고 있다. 그 첫번째는 LH 전현직원들이다. 두번째는 LH 공사를 수주, 무량판구조로 아파트를 지은 건설사들이다. 사태 초기, 시공사가 공식사과 및 전면 재시공이라는 해법을 내놓자 정부는 아예 '이권카르텔'로 규정했다. 이 과정에서 정부가 시공사에게 사과와 재시공을 종용했다는 후문도 있다. 이 논리라면 LH 전현직원·시공사들은 공공아파트 수주를 나눠먹고, 철근 빼서 뱃속 채우고, 이권카르텔을 만들어 설계·감리를 맘껏 주무르며 내집마련 서민들의 재산을 파먹은 것은 물론 국민혈세를 도둑질한 것이 된다. 국민의 주거안정에 헌신한 줄 알았던 이들에게 뭔가 이상한 일이다. 그래서 무량판 처리방식이 틀렸다는거다. 더더욱 국민의 분노를 조직, 편승하는 방식은 해법이 아니라는 거다. 지금 무량판 앞에서 누군가는 악마화돼야 하고 악마로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은 숙명처럼 보인다. 다른 이유로는 멀쩡한 아파트 철근을 빼먹었다는게 설명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미 정부, 청와대, 언론 등은 물론 경찰, 검찰, 공정위 등 공권력 그리고 정치권의 한 측이 컬래보레이션을 이뤘다. 그저 악마로 지목된 이들은 묵묵부답이다. 당연하다. 구구한 변명을 늘어놓아봤자 비난, 형벌은 더욱 혹독해질게 분명해서다. 2023년 8월7일의 어떤 풍경들은 웃픈 자화상이다. 그리고 이런 문제를 해결해가는 한국사회의 지성이랄까. 7일부터 무량판구조가 적용된 239개 민간아파트에 대한 전수조사가 시작됐다. 9월말 조사 완료, 10월 결과 발표가 나오면 누군가는 총대를 매야만 한다. 그래서 민간건설사들의 공포심이 극에 달하고 있다. 자칫 사악한 범죄집단으로 낙인찍힐 수 있다고 걱정한다. 당초 'LH아파트'로 그칠거라던 전수조사가 민간아파트로 확대되면서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게다가 볼멘 소리도 나온다. LH아파트 전수조사에서 빠졌던 주거동이 민간아파트에서는 확대된 것이 이유다. 이처럼 공공아파트와 민간아파트의 기준이 다를 수 있는건지 납득하지 못 하는 이들이 많다. 여기서 포인트가 나간거다. 결국 민간건설사가 최종 타깃이 아니냐는 반발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이런 가운데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순살아파트란 말은 쓰지 말아달라"고 자제를 호소한 적도 있다. 국민들을 더 불안케한다거나 보강작업을 거치면 아무 문제가 없다며 말이다. 지난해 레고랜드사태 이후 겨우 연쇄부도 공포를 모면해가고 있는 판에 '무량판 공포'는 다시금 패닉 2탄이다. 무량판구조가 문제가 된 지난 5월, 인천 검단의 한 아파트단지 지하주차장이 붕괴되자 언론은 다짜고짜 '순살아파트'로 명명, 무량판 자체에 좌표를 찍었다. 그리곤 대통령부터 정치권, 정부 등은 'LH 전현직원, 설계, 감리, 시공자들의 이권카르텔'로 규정, 엄단이라는 한 목소리를 냈다. LH의 한 직원은 "지금 상황에서 우리는 어떤 말도 할 수가 없다. 그저 15개 단지의 보강작업을 마무리짓는 것 이외에는 방법이 없다. 참담할 뿐"이라고 한탄했다. 7일 대책회의 등으로 온종일 분주했던 대형건설사의 한 직원은 "몇날 며칠을 무량판에 대해 아무리 공부해도 더 복잡해지기만 한다"고 토로했다. 앞서 주택관련단체들은 주말 내내 대책회의를 가졌지만 어떤 해법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민간아파트 전수조사가 나올때쯤 '순살아파트'로 지목된 LH아파트 15개의 보강작업은 끝난다. 당연히 모든 비난은 건설업체가 질 형국이다. 정리하자면 LH 사장까지 나서서 이권카르텔로 찍었고, 건설사들은 사악한 악마로 변질되고 공권력은 칼을 휘두를 판이다. 진정한 책임감도 해법도 보이질 않는다. 도처에 악마들이 횡행하고 악마들이 지어놓은 집에는 수많은 이들이 살아간다. 그래서 국민들은 여전히 아프다. 이게 우리들의 '무량판'이라니 더욱 그렇다. 언제 주저앉을지 모르는….

2023-08-08 10:49:02 이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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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팽의 일본 이야기] 여름휴가 이야기

장마가 끝나기 무섭게 무더위가 시작되었다. 더위가 시작되면 자연스럽게 '휴가'와 '피서'라는 단어가 머릿속을 맴돌며, 시원한 계곡과 바다를 떠올리게 된다. 해수욕장에는 연일 피서객들로 북적이고 있으며, 강과 계곡도 많은 사람이 찾고 있다. 물론 공항에도 여행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고 한다. 바쁜 일상을 보낸 우리에게 주어진 며칠간의 여름휴가는 그동안 하지 못했던 여행을 떠나는 매우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 일본 역시 크게 다르지는 않은 것 같다. 여름휴가를 맞아 해변은 북적이고 있고 많은 사람이 더위를 피해 여행을 떠난다. 그런데 일본의 여름휴가에는 우리와는 또 다른 이야기가 있다. 먼저 여름휴가 기간이다. 우리는 여름휴가 절정기가 7월 말에서 8월 초로 자리를 잡고 있다.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으로 무더운 시기이며, 태풍이 북상하기 전으로 여름을 즐기기 좋은 기간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일본의 여름휴가 절정기는 우리와는 다른 이유로 결정이 된다. 일본의 여름휴가 절정기는 8월 중순인데 새해 첫날인 '오쇼가츠(お正月; 음력 1월 1일)'와 함께 일본 최대의 명절인 '오봉(お盆)'이 대부분 지역에서 양력 8월 15일이기 때문이다. 오봉은 공식적인 공휴일은 아니지만, 조상의 영혼을 맞이하여 대접하고 가족의 건강과 행운을 기원하는 날로 굳이 우리 명절에 비유하자면 추석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오봉을 중심으로 한 며칠간을 '오봉야스미(お盆休み)'라고 하고 이 기간이 자연스럽게 여름휴가 절정기로 자리 잡았다. 오봉야스미 기간에 지역 공동체에서 주최하는 대규모 행사에서부터 작은 마을 단위로 벌어지는 소규모 축제까지 다양한 축제가 열린다. 대부분이 조상의 영혼과 관련된 내용으로 돌아온 망자를 환영하거나 위로하며, 영혼을 떠나보내는 의식과 연결된 것이다. 대규모 지역 행사는 명성을 얻으면서 전국에서 많은 관광객이 이를 즐기기 위해 찾아와 한여름의 대규모 축제가 된다. 작은 마을 축제는 정말로 그 마을 주민들이 함께 모여 즐겁게 즐기는 축제이다. 마을 공터 중앙에 높은 탑이 설치되고 그 위에서 북을 치면 탑 주위를 몇 겹으로 둘러싼 사람들이 원을 그리며 춤을 춘다. 이 또한 조상의 영혼을 위로하고 대접하는 의식의 하나인데 마을 사람들이 모두 모여 원을 그리며 축제로 즐기는 것이다. 밤이 되면 포장마차가 즐비하게 늘어서 맛있는 음식을 팔고 있고 유카타(일본의 전통의상으로 기모노의 일종)를 입은 사람들이 삼삼오오 돌아다니며 한 여름밤을 즐긴다. 게다가 학업과 취업 등 여러 가지 이유로 다른 지역에서 살고 있던 사람들이 고향으로 돌아와 함께 즐기는 것은 우리의 추석과 크게 다를 것이 없다. 오봉야스미의 마지막은 하나비(花火; 불꽃놀이)로 장식된다. 불꽃놀이 특성상 강이나 바닷가에서 불꽃놀이가 개최되는데, 동경에서만 해도 대규모의 불꽃놀이가 여러 곳에서 개최되고 수많은 인파가 모인다. 이 또한 조상님을 위로하기 위한 의식으로 시작된 불꽃놀이가 대규모 행사로 바뀐 것이다. 일본의 불꽃놀이는 단순히 놀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대회(大?)라는 이름이 붙으며 제작소들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불꽃이 평가받는다. 어느 제작소에서 만든 불꽃이 더 큰지, 모양은 어떤지 등을 겨루기 때문에 다양한 종류의 아름다운 불꽃이 하늘을 수 놓고 이를 구경하는 관람객은 더 큰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아름다운 불꽃과 함께 밤은 깊어 가고 여름휴가도 끝을 향해 달려간다. 불꽃이 남겨놓은 여운만큼이나 아쉬움이 남지만, 이제는 일상으로 돌아갈 시간이 된 것이다.

2023-08-07 16:38:26 한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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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형의 본초 테라피] 시력 저하 막아주는 슈퍼푸드 '블루베리'

서구식 식습관이 자리 잡으면서 국과 밥을 대신해서 샐러드나 요거트 등으로 한 끼 정도는 가볍게 먹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덩달아 샐러드나 요거트에 곁들여 먹을 수 있는 과일의 종류도 풍부해지고 있다. 특히 과육이 작아서 샐러드나 요거트 등에 토핑으로 뿌려 먹기 좋은 블루베리를 선호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생과로도 즐길 수 있지만 과육이 잘 무르고 보관이 쉽지 않은 블루베리는 말려서 가루 등으로 섭취하거나 냉동 블루베리로 사계절 내내 먹는 사람들이 많다. 슈퍼푸드인 블루베리는 짙은 보라색을 띠는데 이 색소가 바로 플라보노이드의 일종인 안토시아닌이다. 블루베리에 다량 들어 있는 안토시아닌 성분은 눈 건강에 특히 좋다. TV는 물론이고 컴퓨터, 스마트폰 등 수많은 전자 기기에 둘러싸여 생활하는 현대인들은 눈 건강이 매년 나빠지고 있다. 흔들리는 지하철이나 불을 꺼 놓은 침실에서도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으면서 눈의 피로, 안구 건조증, 시력 저하 등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많다. 특히 우리 눈의 망막에는 로돕신이라는 성분이 있는데 이것이 부족해지면 시력이 떨어지고 눈의 피로가 심해지며 각종 안구 질환이 발생할 위험이 높아진다. 블루베리의 안토시아닌은 이 로돕신의 재합성을 촉진한다. 따라서 안토시아닌이 풍부한 블루베리를 자주 섭취하면 전자 기기로부터 쉽게 피로해지는 눈을 보호할 수 있으며 백내장이나 황반변성 등 각종 질환의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또한 블루베리에는 비타민 C도 풍부하게 들어 있는데 더위로 지치기 쉬운 여름철 체력과 기운을회복하는 데도 좋다. 그뿐만 아니라 기름지고 열량 높은 음식을 과도하게 섭취하고, 과식하는 습관, 빵이나 과자 같은 간식을 즐겨 먹는 습관은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동맥경화 등의 위험성을 높이는데 블루베리가 이런 만성질환의 위험성을 낮춰준다. 다만 블루베리는 찬 성질이라 몸이 찬 사람들이 과도하게 많이 먹을 경우 탈이 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2023-08-07 05:00:36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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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오 변호사의 콘텐츠(Content) 법률 산책] 직원이 만든 저작물이 '업무상저작물'로 인정되는 요건

저작권법에 따라 저작자는 저작인격권, 저작재산권 등을 갖게 되는데, 저작물을 창작한 사람이 원칙적으로 저작자가 된다. 이렇게 저작자가 되기 위해서 별도의 등록 절차 등은 필요 없다. 그런데 사회가 복잡해지고 다양한 형태로 저작물이 창작됨에 따라 '창작자 = 저작자'라는 공식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 다소 애매한 상황들이 발생하게 된다. 예컨대, 회사에서 업무상 필요에 따라 직원에게 창작을 지시하고 그에 따라 어떤 저작물(홍보영상 등)이 만들어진 경우가 그렇다. 직원을 저작자로 보게 되면 회사가 그 저작물에 대한 권리를 행사하는 데에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업무상저작물'이라는 개념이 등장했다. 저작권법 제2조 제31호는 업무상저작물을 '법인·단체 그 밖의 사용자(이하 '법인 등')의 기획 하에 법인 등의 업무에 종사하는 자가 업무상 작성하는 저작물'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같은 법 제9조 본문은 "법인 등의 명의로 공표되는 업무상저작물의 저작자는 계약 또는 근무규칙 등에 다른 정함이 없는 때에는 그 법인 등이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규정들을 통해 업무상저작물의 경우에는 해당 저작물을 직접 창작한 자가 아닌 법인 등이 저작자가 된다. 그런데 업무상저작물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일정한 요건을 갖춰야 한다. 일단 법인 등이 기획한 저작물이어야 한다. 이는 법인 등이 일정한 의도에 기초해 저작물의 작성을 구상하고 그 구체적인 제작을 업무에 종사하는 자에게 명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법인 등의 기획은 명시적은 물론 묵시적으로도 이뤄질 수 있다. 다만, 묵시적인 기획이 있었다고 하기 위해서는 위 법 규정이 실제로 저작물을 창작한 자를 저작자로 하는 같은 법 제2조 제2호의 예외규정인 만큼, 법인 등의 의사가 명시적으로 현출된 것과 동일시할 수 있을 정도로 그 의사를 추단할 만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정된다(대법원 2010. 1. 14. 선고 2007다61168 판결). 이러한 이유에서 대법원은 프로그램의 업무상저작물 여부가 문제된 사안에서 ▲원고가 프로그램의 개발 초기에 피고(=회사)가 제공한 파일을 일부 참고하기는 했으나 위 파일은 상당히 오래된 파일이어서 위 프로그램 개발이 진척되면서 원고가 이를 거의 참고하지 않은 점 ▲원고가 피고 회사의 근무시간 중에 위 프로그램을 일부 개발하기도 했으나 위 프로그램의 대부분은 퇴근 이후의 시간이나 피고 회사에서 근무하지 않던 기간에 개발된 점 등의 사정을 들어 위 프로그램의 개발에 관해 회사인 피고의 명시적 또는 묵시적인 기획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위 프로그램이 업무상저작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기도 했다(대법원 2021. 9. 9. 선고 2021다236111 판결). 회사 등의 입장에서는 위와 같은 판례의 내용 등을 참고해 회사 차원에서 생성·관리하고자 하는 저작물에 대해서는 업무상저작물의 요건을 갖출 수 있도록 충분히 사전에 대비해 둘 필요가 있다.

2023-08-06 12:46:03 신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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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철의 쉬운 경제] 한국경제의 복병 ③

천하를 통일한 진시황은 오래 살려고 안간힘을 다했어도 단 50여년 밖에 살지 못하고 간신 조고의 눈 흘김을 받으며 이승을 하직했다. 우리나라는 2023년 현재 65~74세 이상 노인인구비율은 10.7%, 75세 이상 비율은 7.7%에 달하며 고령인구 비중이 18.4%로 본격 고령사회가 되었다. 우리나라는 머지않아 평균수명이 남녀 모두 80세를 넘어서는 세계 최고에 도달하는 자랑스러운 국가다. 동시에 "노인빈곤율과 노인자살률이 OECD에서 가장 높다"는 부끄럽기 짝이 없는 나라가 되었다. 축복을 받으며 태어나서 자칫 저주를 받으며 생을 마감해야 할 위험한 나라가 될 수도 있다. 세상이 말세가 되어가는지 몰라도 노인들에게 경제적 능력이 있을 때에 한해서 가족 개념이 존재하는 모습이 보인다. 소위 핵가족 현상이 진전되면서 경제적 능력을 상실한 노인은 그가 애지중지했던 가족들로부터 외면당하는 반인륜적 장면들이 언뜻언뜻 나타나고 있다. 신체적, 정신적 능력이 약해진 수많은 노인들이 '수용소군도'와 다름없는 시설에 들어가면 요양원 실력자의 지시에 따라 옴짝달싹 못하면서 죽음을 기다려야 한다. 환자로서 신체적 자유도 말살 당하고 의사표현도 못하는 일부 요양장(療養葬)은 고려장의 다른 명칭이라고 한다. 보호자들이 노인을 미리 저승으로 보내는 장면에서 인간의 존엄성을 어찌 찾아볼 수 있겠는가? 신체적 고려장 외에도 '사회적 고려장' 이야기도 전부터 나오고 있다. 어떤 정치인은 벌써 오래 전에 "60세가 넘으면 투표할 필요 없이 푹 쉬어도 된다."며 노인들은 국민의 4대의무인 투표권 행사를 하지 말라는 뜻을 풍겼다. 최근에는 "왜 미래가 짧은 분들이 1대 1로 표결해야 하나?"라는 발언을 듣고 노인들은 나대지 말고 잠자코 있으라는 뉴앙스를 느꼈다. 더하여 "지금 투표하는 많은 이들은 미래에 살아있지도 않을 사람들"이란 말을 들으면서 노인은 쓸데없이 오래 살지 말라는 오해 아닌 오해를 했다. 노인을 깔보는 게 아니라 '생각의 지도'가 좁디좁아 자신들의 말이 세상에 어떠한 파장을 미칠지 깨닫지 못하는 이들을 노인들이 이해해야 할까? 노인의 과거는 모두 청년이었듯이 청년들의 미래는 틀림없는 노인이다." 노인이 되지 않으려면 일찍 저승길을 떠나야 한다. 인생이란 한 조각의 구름이 일어났다가 없어지는 것과 같다.(生也一片浮雲起, 死也一片浮雲滅, 西山大師)고 하지 않는가? 어느 누구나 순식간에 늙을 수밖에 없는데 늙어서 감방 같은 수용시설에 격리시키고 국민으로서의 최소한의 의무도 행사하지 못하게 하는 세상에서 열심히 살 필요가 과연 있을까? 말할 필요도 없이 우리가 열심히 노력하는 동력은 과정의 보람과 함께 보다 나은 내일을 설계하고 그 열매를 후손에게도 물려주고 싶어 하기 까닭이다.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인들이 노인들보다 젊은이들에게 몇 배 신경을 쓰는 까닭을 이제 조금 알 수 있을 것 같다. 젊은이들은 앞으로도 계속하여 주권을 행사하지만 노인들은 늙어 갈수록 투표할 기회가 없어지기 때문이리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세상은 젊은이의 지식과 재능이 노인들의 지혜와 통찰력이 조화를 이뤄야 새로운 가능성이 크게 열려간다. 어린이가 커서 청년이 되고 중장년이 되고 노인이 되는데. 노인을 멸시하는 가정이나 나라의 미래가 있을 수 있을까? 사회 전 분야에 걸친 고려장 풍향은 한국경제의 커다란 수렁이다.

2023-08-02 14:12:52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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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준의 부동산수첩] 부동산버블을 측정하는 법

버블이란 어떠한 자산의 가격 중 시장의 근본가치에 의해 설명되지 않는 초과 부분을 말한다. 즉, 명확하지 않은 이유로 자산 가치를 과대평가하는 현상이다. 버블을 부정하는 견해는 보통 시장주의적 관점 및 상당한 부동산을 이미 선점한 계층의 입장이다. 이는 부동산 시장을 단순 수요공급의 재화와 동일하게 보아, 아무리 높은 가격도 수요가 존재하는 한 타당하다는 주장인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버블현상은 상존했으며 다른 자산보다 특수성이 심한 부동산 분야에서 더욱 그러하다. 설령 가격조정을 위해 인위적으로 공급을 늘리더라도 상품가치에 따라 시장을 재편하는 과정에서 일부 차별화된 시장에서의 투기와 버블은 계속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17세기 네덜란드에서 벌어진 튤립 파동은 버블이 어떻게 형성되고 사라지는지 보여주는 좋은 예이다. 당시 부유층들은 관상용으로 유행하던 튤립이 병해충에 걸려서 색깔과 모양이 변형되면 이를 높은 값에 사들이곤 했다. 당시는 세계를 주름잡던 네덜란드 동인도회사, 그 금융중심지인 암스테르담에 투자처를 찾지 못한 막대한 자금이 넘치던 시기였다. 그러나 그러한 역사적 배경 외에 튤립이라는 자산 자체에서는 버블의 이유를 찾을 수 없다. 만일 튤립이 아닌 다른 작물이나 자산이었어도 마찬가지였을 테고, 이유가 없기 때문에 버블인 것이다. 결국 양파 뿌리와 다를 바 없는 튤립 구근 한 알의 값이 도시노동자의 수십년 치 연소득을 넘어서는 사태가 왔고, 이에 전재산을 털어 넣은 사람들이 한순간에 무언가 홀린 듯 한 그 상황을 깨달은 순간, 1637년 2월 5일 단 하루에 폭락이 시작되어 결국 튤립은 곧 본래 가치인 풀 한포기 가격으로 되돌아갔다. 지금 생각하면 이해하기 어렵지만, 버블은 이렇게 집단적 심리 효과가 크고, 비슷한 일들이 요즘의 부동산, 주식, 가상화폐 시장에서도 드물지 않다. 그래서 상당한 경제상식을 갖춘 현대인이라도 만일 타임머신을 타고 그 당시로 돌아간다면 그 집단 맹신에서 자유로울 것을 장담할 수 없다. 그렇다면 지금의 부동산 시장은 과연 버블일까. 버블의 대표적인 측정방법으로는 PIR(Price to Income ratio)방식이 있다. 흔히 언론에서 자주 다루는 "서울 아파트 사려면 도시근로자 수입을 00년 동안 모아야…" 와 같은 주제다. 가령 통계청의 자료를 토대로 2021년 집값 고점 당시, 서울 아파트 평균값은 도시근로자의 18년치 소득이었다. 반면에 집값이 낮았다고 볼 수 있는 2013년에는 도시근로자의 9년치 소득이었다. 모두 국민 평형이라고 불리는 84㎡기준이다. 물론 2013년에도 집값이 거품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은 존재했다. 그래서 버블은 측정하되 그 판단은 개개인에게 맡겨야 한다. 또 다른 방법으로 한국시장에서 적용되는 매매/전세 비율 측정법이 있다. 이는 사용가치인 전세금 대비 교환가치인 매매가격 비율을 측정하는 것이다. 이 값이 작다는 것은 전세금과 집값이 별 차이가 없다는 뜻이다. 이 경우 투자자들의 성향에 따라 왜곡이 덜하다고 보거나 또는 집값이 저평가 되었다고 보기도 한다. 버블이 아니라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시기에는 줄어든 전세, 매매가 차이를 이용해서 향후 매매가격이 오를 것을 기대하는 갭투자가 성행한다. 일각에서는 그 줄어든 전세, 매매가 차이에 전세금이 더 떨어지고 그에 따라 매매가가 더욱 더 떨어지는 상황을 기대하기도 하지만 전세가격은 시장 원리에 충실한 사용가치이므로 그럴 가능성은 높지 않다. 반면, 매매/전세 비율이 증가하는 상황은 부동산의 실제 사용 가치에 비해 매매가격이 고평가 되어있다는 뜻이다. 이런 경우 매도자들은 이익을 극대화하고자 앞다투어 호가를 더욱 높인다. 결과적으로 비싼 가격에 수요가 줄고 거래량도 줄어든다. 그래서 간혹 이루어지는 신고가를 부동산의 근본 가치로 여기는 착시현상이 생기고, 이를 버블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이수준 로이에아시아컨설턴트 대표

2023-08-02 10:05:15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