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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철의 쉬운 경제] 통계조작과 '분식회계 거절'

'신화의 나라' 그리스는 1980년대부터 성행한 포퓰리즘과 전체 고용의 1/4이 될 정도로 공무원이 늘어나며 국가채무가 확대되었다. 그리스 정부는 유럽연합(EU) 가입을 위해 통계를 조작해 GDP대비 재정적자 비율을 낮추려다가 국제사회의 불신을 사면서 경제도 움츠러들었다. 2008년 국제통화기금(IMF)은 동 기관에서 20년간 근무했던 그리스인 안드레아스 게오르기우를 그리스 통계청장에 임명하도록 주선하여 '그리스 재정의 진실'을 파악하려 했다. 당시 그리스는 EU 국가로부터 재정건전성을 인정받아 구제금융 혜택을 받을 수 있었기에 재정적자 통계는 매우 중요한 잣대였다. 초대 통계청장 게오르기우는 2009년 재정적자 규모를 전년 국내총생산(GDP)의 13.4%보다 늘어난 15.8%로 사실 그대로 발표했다. 유럽연합(EU)이 통계의 진실을 감시하기 위해 만든 엘스타트(ELSTAT)도 게오르기우가 작성한 통계를 인정하였다. 문제는 그리스의 유력인사들이 재정 적자규모를 부풀렸다는 혐의를 씌워 게오르기우를 고발하였다. 그는 "분식회계가 아니라 '분식회계 거절'이라는 죄를 짓고 체포되었다며 황당해 했다. 후진국에서 권력의 말을 듣지 않는 통계 책임자들은 자리보전이 어렵다는 말인가? 눈앞의 국가이익을 위해 가짜통계를 작성하여 국제사회에서 불신을 받아야 하는지? 아니면 사실 그대로를 국민들에게 알려 어려움을 호소하고 단합시켜야 옳은지? 나라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어떠한 경우에도 투명성 확보가 중요하다. 전쟁 상황이 아닌 데도 상대를 속이기 위해 통계자료를 허위로 작성한다면 국가 간 신뢰 구축은 상상할 수 없다. 2008년 세계경제위기 이후 극심한 경제난에 처한 그리스는 EU로부터 수차례의 구제 금융을 받고 오늘날까지 그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리스 실업률은 2020년 유럽 내 최고 수준으로 18%를 넘어섰다. IMF는 그리스가 유로존 내에서 가장 외부 충격에 취약한 국가라며,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9.5% 역성장 한 것으로 추산했다. 이 같은 그리스의 어려움은 상환능력을 넘어선 거액의 국가채무에서 비롯되었다. 통계조작이 없었다면 빚을 그렇게 많이 지지 않고 상환도 빨라졌을 게다. 개인이나 기업도 억지로 부채 상환능력을 부풀리다가는 자칫 부채의 수렁에서 벗어나지못하는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하여간, 공식적으로 거짓말을 하는 나라에서 국민들에게 정직하고 열심히 살라고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 가짜뉴스, 가짜여론이 진실을 왜곡시켜 국민적 판단을 왜곡시키듯이 통계조작은 나침판을 바다에 던져 버리고 먼 바다를 항해하려는 짓거리다. 개인과 기업은 물론 국가도 투명성을 확보해야 비로소 발전할 수 있다. 통계조작이 심해지면 경제적, 정치적 판단을 그르쳐 나라살림은 질곡에 빠질 수밖에 없다. 생각건대, 통계조작은 고대사회에서 절대자인 제사장이 자신의 권위를 높이기 위해 사람들을 속이는 주술행위에 다름 아니다. 어쨌든 한강의 기적을 이뤘다는 나라에서 최근 불거진 '통계 마사지' 파문이 사실이 아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2022-12-28 11:19:03 최규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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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휘종의 잠시쉼표] MBTI 맹신은 금물, 그냥 재미로만 보세요

얼마 전, 한 대기업에 다니는 관계자가 연말 송년회에서 MBTI가 비슷한 직원들끼리 모아 장기자랑을 시키자고 제안했다가 거센 반발을 샀다는 얘기를 들었다. 주로 MZ세대들이 반대했다는데, 이유는 명쾌했다. 모두가 있는 자리에서 본인의 MBTI를 드러내는 게 싫다는 이유였다. 이 제안은 해프닝으로 끝났다고 한다. 재작년부터 여기저기에서 MBTI란 심리검사가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서로 잘 모르는 사람들도 "당신의 MBTI는 뭔가요?"라고 물으며 대화를 이어가는 게 유행이 됐다. 이런 트렌드에 힘입어 일부 기업에서는 입사전형을 할 때 지원자의 MBTI를 밝히라고 해서 물의를 빚기도 했다. '마이어스-브릭스 유형 지표'의 약자인 MBTI는 1944년 미국에서 등장한 심리검사로, 소설가 캐서린 쿡 브릭스와 그녀의 딸 이자벨 브릭스 마이어스가 개발한 검사방법이다. 다만, 이들은 모두 심리학을 전공하지 않은 인물들이라 학계에서는 과학적인 검사방법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MBTI는 스위스의 분석심리학자인 카를 구스타프 융의 심리유형론을 토대로 삼고 있어 과학적인 검사방법이 아니란 비판도 받고 있다. 카를 구스타프 융의 분석심리학은 지그문트 프로이트처럼 인간의 심성을 객관적이고 검증 가능한 방법으로 분석한 것이 아니라 성적 욕망, 무의식 등의 다소 추상적인 개념을 도입해 개인에 맞춘 분석을 한다. 카를 구스타프 융은 집단무의식, 페르소나(사회적 가면), 심리유형론, 컴플렉스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안해 20세기 중반기 심리학의 발전에 큰 영향을 끼친 인물 가운데 한명으로 꼽힌다. 하지만 그의 이론은 과학적으로 입증하기가 쉽지 않다. 과연 우리 유전자에 우리 조상들로부터 받은 집단의 무의식이 각인돼 있는지, 사람의 성격을 외향적·내향적, 합리적·비합리적 등으로 나눌 수 있는지 등은 여전히 논란거리다. MBTI가 과학적이지 않다고 해서 완전히 틀렸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MBTI를 그저 재미를 느끼는 정도로만 즐겨야지, 이를 기업의 인재 채용에까지 적용하는 것은 인사담당자들의 직무유기다. 기업의 인재는 회사의 핵심 가치로, 그 무엇보다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인재 채용의 방법도 객관적으로 검증된 수단을 활용해야 한다. 그런데 미국에서, 미국인들을 위해 개발된, 미국식 성격검사에 한국에서 사는 지원자가 본인의 자의적 판단으로 답을 한 결과를 채용여부에 활용하겠다는 것은 위험하고도 경솔한 결정이다. MBTI는 2020년부터 우리나라에서 MZ세대들 사이에 빠르게 퍼져 나갔다. 당시 전 세계는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와 봉쇄, 비대면이 빠르게 퍼져 나간 시기였다. 이제 막 사회진출을 시작했던 MZ세대들에겐 MBTI가 사회적 거리두기 시기에 상대방을 쉽고 빠르게 파악할 수 있는 더할 나위 없는 수단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MBTI는 과학적으로 인정 받지 못한 검사다. 상대방의 성격을 MBTI로만 판단해 '저 친구는 저런 스타일일거야'라고 편견을 갖는 것은 자신의 인간관계 발전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더군다나 이를 기업의 핵심역량인 인재 채용에 활용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윤휘종 유통&라이프부장 yhj@metroseoul.co.kr

2022-12-28 10:08:32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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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한의 시시일각] 한국 전위예술의 선구자 김구림

1950년대 중반을 여명기로 하는 한국현대미술은 헤게모니와 이분법의 역사다. 미학적 차원이 아닌 양식적 측면에서 전개된 서구 추상을 한국적 추상으로 둔갑시킨 60년대 앵포르멜이 그렇고 일부 일본인들의 관심에서 비롯된 기묘한 집단현상인 70년대 단색화도 그렇다. 결국 제도권에 편입된 채 또 하나의 권력이 된 80년대 민중미술도 마찬가지다. 이처럼 한국현대미술사는 소위 주류를 중심으로 한 권력과 위계의 기록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다양성에 관한 인정이 야박한 현실과 예술 식민주의 구조에 의해 '주변'으로 낙인됐을지언정 끊임없이 변화를 모색하며 독자적인 예술세계를 개척한 이들이 존재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작가 김구림(1936~ )이 있다. 집단화에 의한 서술에서 소외되고 기득권에 밀려 제대로 빛을 보지 못해왔을 뿐 김구림은 한국현대미술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그는 문화예술 특권층의 헤게모니에 저항하며 한국미술의 진정성이 서구와 대비해 무엇이 같고, 서구미술의 무엇을 빌려와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를 이끈 동인이었다. 우리 미술계의 이면에서 미학적 가능성과 조형적 풍성함을 제시해온 장본인이다. 김구림의 작품은 동일한 시기를 공유하는 작가들과는 사뭇 달랐다. 일찌감치 형식주의에서 벗어나 있었고, 소재나 매체 측면에서도 인위적 혹은 작위적이지 않았다. 그의 작품 전반을 관통하는 즉흥성, 우연성, 물성을 통한 탈물성화라는 역발상, 해체의 지향은 문화적·경제적 특권을 누리던 작가들과의 차이를 명료하게 하는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50년대 초반부터 김구림의 작품들은 일본화된 서구풍의 구상성에서 이탈하고 있다. 60년대엔 실험미술계열의 행위 미술을 주도하며 한국 아방가르드의 선구자적 면모를 내보였다. 일본과 미국으로 활동 영역을 넓히게 되는 70~80년대엔 오브제를 중심으로 한 평면, 설치, 입체, 영상 등의 다양한 개념작업을 펼쳤다. 이 중 김구림의 해체적 성향은 '음양'을 토대로 주류 밖에서 지속적으로 진행됐다. 일례로 1950년대 캔버스에 유화로 그린 회화 'Moon Night'(1958)이 비교적 회화성에 안주하며 '음양'에 대한 기초를 담았다면, 나무 패널에 유화물감으로 비정형적 이미지를 거칠게 옮긴 (행위의 흔적이 뚜렷한) 1960년대 'Untitled' 연작은 탈고정성을 드러내 온 김구림을 상징하는 작품으로 아쉬움이 없다. 이밖에도 나무 패널에 신문지를 오브제로 덧대어 일정한 도식을 첨가한 작품 'Work 8-63'(1963)은 플라스틱과 비닐을 조합해 미적 대상의 규칙성에 균열을 가한 'Space Construction A-B'(1968)와 함께 동일성의 논리를 부정함으로써 의미화의 과정 자체를 해체하는 작업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현상에서 흔적으로'(1969) 시리즈는 작가 특유의 전위적 성향이 강하게 드러나는 설치작업으로 꼽힌다. 한국 최초의 대지 미술로 거론되는 '현상에서 흔적으로-김구림의 불과 잔디에 의한 이벤트'(1970) 등의 작업은 캔버스라는 물질성의 배격이자 예술에 대한 새로운 관점 및 사고를 엿보게 한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시도로 인정받고 있다. 이렇듯 김구림은 한국 실험영화사의 중요한 작품인 '1/24초의 의미'(1969) 외에도 '태양의 죽음', '매스미디어의 유물', '걸레' 등 시대변화에 발맞춘 실험적이고 기념비적인 작업을 남겼다.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의 단체인 '제4집단'을 만들어 사회 전반의 영역과 통합돼야 할 예술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실천하기도 했다. 김구림의 행보는 실력보단 학연에 얽매인 채 관념적, 현학적, 위선적 예술에 함몰된 화단과 확연히 구분된다. 판화에서부터 사진, 설치, 비디오, 대지미술, 퍼포먼스, 무용, 무대미술, 의상, 도자, 메일 아트, 연출에 이르기까지, 장르를 넘나드는 저돌적인 양태는 자칫 안일함에 빠질 수 있었던 한국 미술계에 신선한 자극이 됐으며, 그의 삶은 같은 작업을 무한 반복하고 있는 매너리즘 작가들과는 결이 다른 것이었다.(시장에서 주목 좀 받는다고 동일한 작업을 재탕, 삼탕하고 있는 작가들을 보라. 취향 집단의 간택이 그리 신 나는 일일까.) 근대적 사유방식의 대전제를 흔드는 김구림의 미적 태도는 현재도 이어지고 있다. "시대가 변하면 사고가 변하고, 사고가 변하면 작품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그의 예술관도 유효하다. 다만 주류가 만든 인식과 제도는 오랜 시간 그를 외면했고 기존 틀에서 벗어나 행동하는 그를 애써 인정하지 않으려 했다. 거의 90평생을 그렇게 대우했다.(그래서 선구자는 항상 외롭다.) 늦은감이 없진 않으나 김구림의 개인전이 내년 8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개최된다. 2013년 서울시립미술관에서의 개인전 '잘 알지도 못하면서' 이후 10년 만이다. 허세와 욕망으로 가득한 부르주아적 예술이 활개치는 당대, 이제라도 한국 미술의 새로운 비전을 열고 예술의 시대적 소명을 저버린 적 없는 작가를 조명한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전시다.■ 홍경한(미술평론가)

2022-12-27 13:45:45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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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용수의 돌직구] 농심도 돌아선 양곡관리법 개정안

쌀 격리 의무화와 논 타작물 재배지원을 골자로 한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금주 국회에서 논의될 전망이다. 개정안은 지난 10월 야당 단독으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를 통과한 뒤 법사위에 계류된 상태다. 국회법에 따라 60일 이상 계류되면서 소관 상임위 재적 의원 5분의 3 이상 동의로 국회 본회의 부의가 유력한 가운데 야당의 강행 처리 여부가 주목된다.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쌀 가격이 5% 이상 하락하거나 쌀 수요 대비 초과 생산량이 3% 이상이면 정부가 의무적으로 초과 생산 쌀을 매입하도록 하는 의무 규정을 담은게 골자다. 야당이 개정안을 추진한 이유는 쌀값 폭락를 막고 식량안보도 지키겠다는 취지다. 쌀값은 지난해부터 폭락한 이후 산지 쌀값이 전년 대비 20~30% 수준 떨어진 상태다. 쌀값 하락의 원인인 구조적인 생산과잉은 타작물 재배지원을 통해 해결하고, 일시적 과잉의 경우 정부가 구매해 쌀값을 안정시키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정부 출연연구기관이 분석한 바에 따르면, 개정 양곡관리법 시행시 쌀 초과생산량 규모와 시장 격리를 위한 재정 소요가 점차 증가하는 반면, 쌀값은 현재보다 더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정안의 취지가 완전히 어긋난다는 결론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양곡관리법 개정 영향 분석'을 보면, 격리 의무화와 논타작물재배지원사업 병행시 초기에는 초과생산량이 감소하지만, 점차 과잉규모가 증가해 2030년에는 격리 의무화만 한 경우와 큰 차이가 없어진다. 또 논타작물재배지원시 단기적으로 초과생산량이 감소해 시장격리 의무화만 한 경우보다 재정소요가 적지만, 초과생산량이 증가함에 따라 2027년부터는 더 많은 재정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왔다. 쌀 80kg 한 가마가 현재 18만7000원인데, 2030년엔 이보다 1~2만원 낮은 17~18만원 수준으로 하락해 정체될 것이란 결론이다. 주요 7개 농민 단체들도 뒤늦게 법 개정을 신중하게 검토하자는 입장을 밝히고 나섰다.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는 성명을 통해 "막대한 재원을 투입하고도 쌀 가격이 하락한다면, 예산운용의 효용성을 고려해 법률 개정을 원점에서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농촌지도자중앙연합회도 "당장 시장격리 의무화가 시행된다고 해도 지금처럼 쌀값 안정이라는 정책적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면 수반되는 비용으로 지역특화품목 육성을 통한 농업소득 작목 개발 등 작목 전환을 위한 정책개발 비용으로 대전환을 해야 한다"며 개정안 재고를 촉구했다. 정부도 내년 기존 밥쌀 대신 다른 전략작물 직불제를 통해 1000억원 이상 투입해 쌀 적정 생산량을 조정할 계획이라면서 시장격리 의무화와 충돌로 정책적 효과가 나타나기 어렵다며 국회에 신중히 검토해달라는 요청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타 품목과의 형평성 문제도 있다. 매년 쌀 수급관리에 소요되는 예산은 1조 303억원으로 올해 농업예산(16조8767억원)의 약 6.1%에 달하는 규모다. 여기보 보관비 등 기타 부대비용을 감안하면 더 큰 금액이 쌀 수급관리에 든다. 쌀에 대한 과도한 재정 집중은 결국 타 품목에 대한 투자 축소로 이어져 품목 간 갈등과 농업 경쟁력 약화를 초래할 수 있다.

2022-12-26 15:31:51 한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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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헌 칼럼] 2022년 창업시장은 "비온후 흐림"

올해는 연초부터 다양한 이슈와 지속되어온 경기저점현상 등으로 모든 소상공인들이나 창업을 준비하는 예비창업자들이 유난히 힘들었다. 특히 '대선'이 큰 이슈였다. 창업시장에는 대선 렐리가 존재했다. 대선이 치러진 해는 경기상승과 함께 선심성 공약들로 인하여 경기의 부양효과가 나타나는 시기였으며 각종 경제 수치에서도 활성화를 기대할수 있는 유의미한 결과들이 나타났다. 2022년도 대선에서는 그동안의 기대와 데이터들이 무색할 정도로 더욱 심각하고 어려움을 대변하는 실물경제 재편으로 오히려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을 가속화되었다. 미 연방준비위원회의 빅스템이 결국은 외환시장을 흔들었고 역전된 금리차이로 인한 외국자본의 이탈은 그만큼 한국의 자본시장을 약하게 만들었다. 물가지수와 소비자 소비지수는 연일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고 한국은행에서 발표하는 CLI(6개월 소비지수)는 70.3으로 역대 최하위를 나타내고 있다. 결국 국내 부동산 경기는 끝없이 추락하고 주식과 암호화폐 그리고 채권시장까지 그동안의 상승폭 만큼의 낙폭으로 개미들의 탄식과 절망감이 극대화했다. 창업시장에서도 지난 10년간 나타났던 현상과는 다른 양상이 출현했다. 2022년도는 여성과 어린이, 환경과 건강, 솔로이코노미, 복합화, 온라인플렛폼의 약진, 서비스테크놀로지, 편리성과 속도를 트랜드로 정리할 수 있는 한해였다. 비대면적 소비성향의 지속과 함께 온라인과 기술적 합체로 인한 소비형태 변화의 원년이었고 그에 따른 편리함을 기초로한 소비성향의 출현과 합리적 소비성 중심의 소비패턴이 나타났다. 그러나 소상공인은 매출 하락지속과 함께 플렛폼서비스의 이용자가 증가에 따른 수수료와 시스템사용료, 배달료 지출로 인한 수익성 감소 등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창업자들 또한 소비지향성의 하락으로 창업을 실행하기에 저해요인으로 등장했으며 기대수익성 대비 현실 수익성하락은 치명적 창업실행의 저해 요인으로 등장했다. 보통의 창업자들은 투자비용대비 월 3.5~4.5%의 수익성을 기대하고 창업한다. 하지만 현실 수익성은 월 2.5~2.8%정도의 수익도 감사할 만큼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했을때보다 훨씬 감소하였기에 창업실행을 주저할 수밖에 없었다. 창업은 생물이다. 대내외적 환경의 변화에 민감하게 작용하며 소비자들의 소비기호도 역시 수시로 변화한다. 산이 높으면 골짜기도 깊다는 속담에 귀 기울여 볼 필요가 있다. 각종 악재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 올해기에 2023년을 기대하고 희망적으로 바라보면 어떨까. /프랜차이즈브랜드 M&A전문기업 한국창업경영연구소 이상헌소장 (컨설팅학 박사)

2022-12-26 14:52:16 김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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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뉴욕 증시 산타랠리 기대감 뚝! 내년 기대감은?

이번주 뉴욕 증시가 올해 마지막 주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25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이번주 뉴욕 증시는 크리스마스를 기념해 26일 휴장함에 따라 거래일이 4일로 단축된다. 야후파이낸스는 투자자들이 긴 주말을 보낸 후 27일 돌아오면 '산타랠리'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겠지만, 이번에는 다가오는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로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분석했다. 통상 산타 랠리는 연말 5거래일과 신년 2거래일 등 7거래일에 주식이 오르는 현상을 말한다. LPL파이낸셜 데이터에 따르면 이 기간 동안 S&P500은 역사적으로 평균 1.3%의 상승률을 보였다.크리스 자카렐리 인디펜던트어드바이저얼라이언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산타 랠리가 오기에 너무 늦지는 않았지만 긍정적인 인플레이션 데이터가 연준의 매파적 기조와 다가오는 경기 침체에 가려졌다"고 밝혔다. 올해 증시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연간 실적을 기록 중이다. 이는 상당 부분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수십년 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금리를 인상한 영향이다. 미 연준은 올해만 기준금리를 4.25%포인트 인상했고 내년에도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내년 증시도 물가 안정이 회복될 때까지 세계 각국의 긴축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불안한 흐름이 예상된다.

2022-12-26 09:33:51 뉴시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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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오 변호사의 콘텐츠(Content) 법률 산책] 경력직을 채용하는 회사가 주의해야 할 영업비밀 침해

최근과 같은 경기 침체기에는 채용규모가 제한되는 만큼 회사 입장에서는 조금 더 높은 급여를 지급하더라도 경력직을 선호하게 된다. 오죽하면 "경력직만 뽑으면 신입은 어디서 경력을 쌓느냐"는 자조 섞인 말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하지만 회사 입장에서는 신입사원을 채용해 처음부터 교육을 하기보다는 같은 업계에서 일정 기간 교육을 받고 경험을 쌓은 경력사원을 채용하는 것이 효율적일 수 있다. 또한 회사는 경력사원이 다른 회사(특히 경쟁사)에서 쌓은 지식과 노하우가 회사에 어떤 식으로든 특별한 도움이 되기를 원하기도 한다. 하지만 경력사원의 이직에 있어서는 해당 경력사원과 이직하는 새로운 회사 모두 영업비밀 침해를 주의할 필요가 있다. 경력사원이 기존 회사의 영업비밀 등을 새로운 회사에게 제공하는 행위 등이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3호 각목 소정의 영업비밀 침해행위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영업비밀 침해금지 등 청구나 거액의 손해배상청구를 당하게 될 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형사처벌의 위험까지도 부담하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보일러 등을 제조하는 W사가 일부 직원들이 경쟁회사인 K사로 이직하면서 설계도면 등을 외장하드에 담아 유출했다고 주장하면서 제기한 영업비밀 침해금지 등 청구소송에서 최근 K사와 전직 직원에게 약 3억원 상당의 손해배상 등을 명한 하급심 판결(수원지방법원 2019가합17198 사건)이 선고되기도 했다. 위 하급심 판결에서 인정된 사실관계에 따르면, W사의 연구원 등으로 근무하던 A씨는 회사의 영업비밀에 해당하는 제품의 설계도면 파일 등을 자신의 외장 하드디스크에 저장한 뒤 퇴사했고, 퇴사 시에 영업비밀이 포함돼 있는 업무서류철과 연구보고서 등도 임의로 반출했다(참고로, A씨는 퇴사 시에 영업비밀 유지 등에 관한 서약서까지 작성한 상태였다). 그러나 이후, A씨는 K사에 입사한 후 위 외장 하드디스크를 업무용 PC에 연결해 위 파일 등을 열람하거나 사용했고, K사의 직원 모두가 접근할 수 있는 서버에 위 파일 등을 업로드했다. 이에 W사는 K사와 A씨 등을 상대로 영업비밀 침해금지 등 청구소송을 제기한 것이었다. 법원은 A씨 등의 행위가 영업비밀을 비밀로 유지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W사에게 손해를 입힐 목적으로 영업비밀을 공개·사용한 영업비밀 침해행위라고 판단했다. 그리고 법원은 A씨 등의 행위에 따라 영업비밀의 가치가 손상돼 W사에게 영업상 이익의 침해 등의 손해가 발생했으므로 A씨 등과 K사가 공동으로 그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도 판단했다. 이직한 직원과 새로운 회사를 상대로 한 영업비밀 침해사건은 앞으로 더욱 증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경력사원을 채용하고자 하는 회사로서는 ▲해당 경력사원의 채용 과정 등에서 영업비밀 침해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유의하고, ▲해당 경력사원이 입사 이후에 제공하는 정보의 출처 등을 충분히 확인하며, ▲영업비밀 침해행위가 의심되는 경우에는 필요한 조사 등의 조치가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이와 관련해 회사 내에 컴플라이언스 체계를 갖출 수 있도록 하는 등의 주의를 기울임으로써 경력사원 채용 및 그 채용 이후에 영업비밀 침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특별히 노력할 필요가 있다.

2022-12-25 14:04:26 신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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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미 기자의 와이(Why) 와인]<178>달콤함에 취하는 크리스마스 와인

<178>크리스마스 와인 연말에, 크리스마스까지 다가왔다. 아무리 불황엔 라면에 소주라지만 몇 일 남지 않은 2022년 끝자락 만큼은 미식과 와인이 주인공이다. 올해 크리스마스 와인상의 시작은 분위기를 달달하게 만들어줄 핑크빛 샴페인 '베세라 드 벨퐁 로제 브뤼(Champagne Besserat de Bellefon Rose Brut)'다. 프랑스 샹파뉴 지역의 베세라 드 벨퐁(BB)은 그랑 크뤼와 프리미에 크뤼만을 생산하는 샴페인 하우스다. 베세라 드 벨퐁 로제 브뤼 역시 BB 특유의 섬세한 버블(기포)로 부드러움을 가득 담았으며, 프랑스어로 '라 주아 드 비브리(LA JOIE DE VIVRE·삶의 기쁨)'를 형상화하려고 했다. 딸기, 레드베리 같은 붉은 과일과 함께 꽃향이 전체적으로 퍼지고, 복숭아와 핑크 자몽을 입안 가득 느낄 수 있다. 갓 구운 빵에 버터를 발랐을때 올라오는 고소한 향은 과일의 산미와 어우러진다. 입안에서는 잘 숙성된 와인답게 미묘하게 밀고 당기는 복합미를 보여주며, 매우 조밀한 버블이 크림 같은 질감을 선사한다. 준비한 다양한 음식에 두루두루 어울릴 만능 와인을 찾는다면 '구스타브 로렌츠 리슬링 리저브(Gustave Lorentz Riesling Reserve)'다. 풍성한 과실의 향과 어우러진 산미는 입 안을 신선하게 해주고, 알자스 리슬링 특유의 미네랄 풍미는 입맛을 돋워준다. 음식과 잘 어울릴 점이 많다보니 회나 해산물 찜, 닭가슴살, 돼지고기나 갈비까지 그야말로 '육해공' 전천후다. 마시고 난 뒤에는 깔끔하면서 생생한 산미가 여운으로 남는다. 자 이제 본식이다. 크리스마스엔 케이크나 쿠키가 디저트가 아닌 메인이니 말이다. 일년 중 마음놓고 달콤함에 취해볼 수 있는 때다. 특히나 오랜 시간 숙성된 달콤함은 그 어떤 와인보다 더 기억에 남을만한 맛을 선사한다. '다우 레이트 바틀드 빈티지 포트(DOW Late Bottled Vintage Port)'는 깊은 루비빛으로 자두, 제비꽃, 향신료의 복합적인 향이 힘 있게 뿜어져 나온다. 빈티지 포트 와인은 2년 오크 숙성을 마치면 이후는 긴 시간 병속에서 숙성되지만 LBV라고 부르는 늦병입 빈티지 포트는 오크통에서 4~6년 정도 숙성돼 시장에 나왔을 때 추가 숙성이나 디캔팅 없이 즐길 수 있다. 블루 치즈나 쵸콜렛, 케익 등과 함께하면 일품이다. '돈나푸가타 벤 리에(Donnafugata Ben Rye)'는 지비보 품종의 포도를 햇빛과 바람 등으로 말려 만들었다. 이탈리아 최고의 스위트 와인 중 하나로 꼽힌다. 황금빛 색깔에 입 안에서는 말린 살구와 대추야자 등 이국적이면서 매력적인 풍미를 느낄 수 있다. 달콤함은 부담스럽지 않고, 여운은 길다. '비에티 모스카토 다스티(Vietti Moscato d'Asti)'는 이탈리아 피에몬테에서도 카스틸리오네 지역의 작은 포도밭에서 생산된다. 평균 수령 약 40년인 포도나무에서 수확한 후 최고의 포도만 골라 모스카토 다스티로 내놓는다. 복숭아, 장미꽃 등의 향이 풍부하고, 적절한 당도와 함께 약간의 탄산이 잘 어우러진다./안상미기자 smahn1@metroseoul.co.kr, 자료도움=나라셀라

2022-12-22 08:59:13 안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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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덕의 냉정과 열정사이] '관치'와 '내치'

영화 '남산의 부장들'에서 대통령은 심복에게 이렇게 말한다. "임자 하고 싶은대로 해. 임자 옆에는 내가 있잖아." 절묘한 통치다. 일이 잘되면 자신의 공이다. 하지만 잘못되면 심복의 무리한 선택이고, 책임이다. 윤석열정부는 금융지주사의 회장 연임에 대해 부정적이다. 금융당국 수장이 '임자'로 나선 것은 아닐까. 바꾸려는 '관치'와 연임하려는 '내치'의 힘겨루기가 엿보인다. 하지만 누구도 살아있는 권력과 맞서기 힘들다. 정치하는 사람들이 악착같이 정권을 잡으려고 하는 이유다. 기업이나 금융회사도 권력과 척을 지기 어렵다. 정권을 잡은 사람들과 멀어지거나 정책에 반대하면 사업이 쉽지 않다. 정치와 기업 간에 반복됐던 '학습효과'도 있다. 권력은 잘 되게도 하지만 안되게 하는 수단을 많이 갖고 있다. 그것이 권력을 두려워 하는 이유다. 최근 금융지주사 회장 교체가 화두다. 권력을 잡은 쪽의 '보이지 않는 손'이 움직이고 있다는 느낌이다. 신호탄은 NH농협금융지주였다. 실적에 비춰보거나 관례상으론 손병환 회장의 연임이 확실했다. 하지만 결과는 교체였다. NH농협금융 임원후보추천위는 최근 심층 면접 진행 후 위원 전원 만장일치로 차기 회장 후보를 확정했다. 신한금융지주도 조용병 회장이 심층면접 직전에 용퇴를 결정하면서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단독 추천됐다. 신한금융은 전체 사외이사 투표 결과 진 신한은행장이 만장일치로 임기 3년의 회장 후보로 선정됐다고 설명했다. 농협금융과 신한금융의 공통점은 '만장일치'다. 임추위·회추위 위원인 사외이사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는 방증이다. 누군가 확실한 시그널을 보내지 않았다면 이 같은 우연의 일치가 가능할까. 보기 힘든 만장일치다. 그래서일까. 금융지주 회장 연임과 선출을 앞둔 우리금융지주와 BNK금융지주에 금융권의 관심이 쏠린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연임 도전을 두고 장고에 들어갔다.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손실 사태와 관련해 금융당국으로부터 받은 중징계 취소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지만 라임펀드사태와 관련해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문책경고)를 받았다. 연임을 위해선 또다시 징계가 부당하다며 소송으로 맞서야 한다. 이복현 금감원장이 "현명한 판단을 할 것"이라고 말한 터다. 현명한 판단은 무엇일까. '연임을 꼭 하셔야 하나요'가 아닐까. 그렇다고 그냥 물러나기엔 억울하다. 또 법적 소송을 포기하면 라임펀드사태와 관련해 업무상 배임의 소지도 있다. 딜레마다. 조직과 자신의 안위를 위한 선택은 무엇일까. 1개월 안에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 주변 참모들은 십중팔구 직진을 강조한다. 소송과 연임 도전이 수순이라고. 하지만 권력과 맞서지 않고 자존심을 지키는 시나리오도 있다. 징계에 대한 부당함을 소송으로 맞서고, 용퇴하는 방안이다. 결정은 손 회장의 몫이다. BNK금융지주도 김지완 회장이 임기를 남기고 사퇴하면서 차기 회장 선출을 위한 임추위가 가동 중이다.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9명과 외부인사 9명이 도전장을 내민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내부 인사냐 외부인사냐다. BNK는 연임 상황이 아니다. 내부인사로 결론날 수도 있다. 하지만 내부싸움이 외부에 알려진 것이 걸림돌이다. 또 사외이사가 만장일치로 움직인 NH농협금융과 신한금융을 반추해 보면 '강력한' 외부인사 낙점도 배제할 수 없다. 시장에선 벌써부터 루머가 나돈다. 우리금융은 A씨, BNK금융은 B씨가 차기 회장으로 유력하다는 설이다. 과연 우리금융과 BNK에서도 사외이사들의 만장일치가 가능할까. 결국 사외이사들의 판단과 결단이 차기 회장 선출의 포인트다. 권력을 두려워 하느냐, 마느냐다. /금융부장 bluesky3@metroseoul.co.kr

2022-12-22 07:00:07 박승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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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준의 부동산수첩] 분양한파, 청약통장을 아껴야 할 때

올림픽공원 인근에 1만2000가구 대단지로 흥행을 예고했던 둔촌주공의 분양성적이 신통치 않다. 그에 따라 예상보다 낮은 점수로 당첨된 이들은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않고 있다. 통상 가장 인기 있는 84㎡에서도 청약가점 35점이 당첨될 정도였는데, 내부구조가 다소 아쉬웠던 점과 높게 책정된 분양가 12억원(중도금 대출이 불가)도 그 이유 중에 하나이다. 그런가 하면 성북구 장위자이 레디언트는 84㎡에서 최저 당첨 가점이 20점이었다. 앞서 말한 둔촌주공의 35점은 부양가족이 있는 30대 기혼자라면 흔한 점수이고, 장위 자이의 20점은 부양가족과 관계없이 무주택 1인 가구도 비교적 쉽게 얻을 수 있는 점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어지는 다른 분양현장에서도 차츰 가격을 낮추는 모습이다. 당장 둔촌주공 인근의 신동아1·2차 재건축의 경우 앞선 둔촌주공을 같은 면적으로 환산한 가격보다 3억~4억 낮은 분양가가 책정되었다. 아파트 분양시장이 급속도로 냉각됐다. 당첨만 되면 수억원의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로또 청약'으로 여겨져 한 가구 모집에도 수만명이 몰리던 때가 불과 1년여 전인데, 지금의 전국 청약경쟁률은 2014년 이후 8년 만에 한 자릿수로 하락했다. 파는 쪽은 당연히 인근 새 아파트들의 호가를 소개하며 시세 차익을 기대하라고 하지만 호가는 어디까지나 호가일 뿐, 실거래와는 차이가 벌어지고 있다. 혹시나 싶어 청약했다가 당첨된 사람들이 고민 끝에 계약을 포기하면, 그 미계약분에 대해서는 개정된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이 적용되어 해당 지역에서의 거주 여부를 따지지 않고 전국의 무주택자를 대상으로 무순위 청약을 모집하게 된다. 계약을 포기하는 당첨자는 당연히 청약통장을 버려야 하고, 이후 분양을 앞둔 시행사들은 분양가 산정에 눈치를 본다. 일부 시행사는 관리비 대납, 외제차 등 경품 혜택까지 들고 나왔지만 반응은 미지근하다. 시행사업자들이 아예 분양 자체를 연기 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이전에도 지방의 분양 단지 중에서는 종종 있어 왔으나, 최근에는 인천의 한 주상복합 아파트가 여기에 합류했다. 해당 시행사는 공사를 지속하는 동안의 금리, 수분양자들에게 취소의 대가로 지불하는 합의금 등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분양을 취소하고자 한다. 이 시행사가 계약자들에게 제안한 위약금은 계약금의 50%. 법적으로는 계약의 일방 취소시 엄연히 계약금의 2배를 토해내야 하는 만큼, 계약자들 중 내심 계약을 후회하는 이들이 있더라도 이러한 제안이 통하기는 쉽지 않다. 계약 취소가 무리 없이 되더라도 이는 업체에 큰 손해가 된다. 시행사는 이미 쏟아부은 비용을 포기하며 추가적으로 부대비용이 나가고, 여기에 고금리까지 겹친다. 이 모든 손해들을 향후 시장이 좋아질 때에 만회한다는 입장인데, 미뤄진 미분양, 미계약물량들을 재개할 때가 도래하면, 그 때는 그 때에 계획된 대규모 분양물량과 겹칠 수도 있는 노릇이다. 공급자의 입장에서는 소나기를 피하자는 마음에 태풍을 만날수도 있는 것이다. 올해에만 계열사의 지원을 바랄 수 없는 중소 건설사들 중 10여 곳 이상이 폐업 수순을 밟았다. 수요도 공급도 움츠러드는 현재 상황. 분양도 거래도 임대도 함께 내려앉는 합리적이고도 냉정한 시장을 우리는 목도 하고 있다. 실거주 목적이라는 이유가 더 이상은 섣부른 거래의 핑계가 되지 않는 시대다. 거주 만이 목적이라면 전세시대의 종말이라는 우려가 나온지 불과 몇 달만에 전세물건이 늘어나고 가격도 내려갔지 않은가? 더구나 임대료 인상율 제한, 계약 갱신 관련 법규도 전세 세입자들에게 유리하게 바뀌어 있다. 혹시 오랜 노력을 들여 마련한 청약통장을 어설픈 물건에 소진한다면 이전까지의 시장과는 다르게 세월이 지나도 해결되지 않을 수 있다. /이수준 로이에 아시아컨설턴트 대표

2022-12-21 10:11:21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