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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미 기자의 와이(Why) 와인]<193>봄을 마셔봄…봄꽃을 닮은 로제 vs 풀내음 소비뇽블랑

봄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니 묵직함보다는 싱그러운 와인이 당긴다. 특히나 아삭아삭, 푸릇푸릇한 소비뇽블랑은 봄을 닮았다. 소비뇽블랑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은 뭐니뭐니 해도 뉴질랜드의 말보로다. '킴크로포드 말보로 소비뇽블랑'은 명불허전 뉴질랜드 소비뇽블랑의 대표주자다. 이미 국내에서 인기가 높다. 뉴질랜드 소비뇽 블랑의 전형적인 구스베리와 자른 풀 향기가 정갈하고, 잘 익은 과일의 느낌과 적정한 조화를 이룬 산도가 돋보인다. 입안을 편안하지만 은근히 채워주는 스타일의 와인이라 식전주로 특히 훌륭하다. 샐러드는 물론 모든 종류의 해산물과 어울린다. 다음은 나파밸리 소비뇽블랑이다. 과실 풍미와 신선한 산도의 균형을 제대로 느껴볼 수 있다. '카모미 소비뇽블랑'은 레몬과 달콤한 파인애플에 허브까지 어우러져 생동감이 넘치고, 와인은 음식과 잘 어울려야 한다는 카모미 와이너리의 기존 신념대로 어떤 메뉴와도 손을 잡을 수 있다. 특히 김밥이나 롤, 샌드위치, 피자 등 소풍 먹거리에 제격이다. '디코이 소비뇽 블랑'은 레몬과 라임의 상큼한 느낌부터 과즙이 풍부한 멜론, 복숭아 향까지 느껴진다. 봄의 불청객 황사에 지친 몸과 마음에 생기를 되찾아 줄 수 있다. 마지막은 신세계 소비뇽블랑과는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는 프랑스 소비뇽블랑이다. '레 바론'는 프랑스에서도 이름난 소비뇽블랑 산지인 상세르 지역에서 찰흙과 석회석이 풍부한 포도밭에서 자란 포도로 만든다. 화이트 와인의 매력을 십분 살리기 위해 저온으로 온도 조절이 가능한 스텐레스 탱크에서 발효한 후 활동을 멈춘 효모와 함께 오크 배럴에서 숙성한다. 때문에 미묘하면서도 강한 풍미가 매력적이다. 소비뇽블랑이 봄날의 싱그러움이라면 로제와인은 입안에서 화사한 봄꽃을 그대로 늘낄 수 있는 기회다. 로제의 위상 자체도 많이 바뀌었다. 이전에 예쁜 빛깔 만을 내세워 로맨틱한 이벤트용이거나 일부 구색맞추기에 불과했다면 지금은 화이트와인의 섬세함에 레드와인의 매력이 더해져 수요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 '베세라 드 벨퐁 로제 브뤼 NV'는 사랑스러운 핑크빛의 샴페인이다. 딸기, 레드베리 같은 붉은 과일과 함께 꽃향이 전체적으로 퍼지고, 갓 구운 빵에 버터를 발랐을때 올라오는 고소한 향은 과일의 산미와 어우러진다. 입안에서는 잘 숙성된 와인답게 미묘하게 밀고 당기는 복합미를 보여주며, 매우 조밀한 버블이 크림 같은 질감을 선사한다. '돈나푸가타 루메라'는 투명한 장밋빛이다. 아카시아 꽃향이 생생한 가운데 석류, 건포도, 산딸기와 같은 과실향도 같이 느껴볼 수 있다. 산도와 부드러움이 균형을 이뤄 식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요리와 함께 점심, 저녁 식사 때도 즐길 수 있다. '그르기치 힐스 나파밸리 로제'는 압착하지 않은 적포도의 신선한 과즙만을 추출해 저온발효로 향과 풍미를 극대화한 와인이다. 석류빛에 벚꽃과 딸기 등 붉은 과실의 상큼달콤한 풍미로 가득하며, 부드러운 질감과 산도가 잘 균형을 이뤘다. 특히 매콤한 음식과 잘 어울려 타코나 태국음식, 바베큐 립 등 다양한 식탁에 올릴 수 있다. /안상미기자 smahn1@metroseoul.co.kr, 자료도움=나라셀라

2023-04-20 16:49:40 안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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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치승 교수의 경제읽기] 한국경제에 봄이 오는가?

요즘 아침저녁을 보면 춘래불사춘이란 말이 적절해 보인다. 춘래불사춘이란 말이 처음으로 쓰인 것은 중국 4대 미인 중 하나로 알려진 원소군이 한 말로 알려져 있다. 원소군은 원래 한나라 원제 때 궁녀였다. 그녀는 흉노족장 선우와 정략적 결혼을 하게 되었고, 족장이 죽자 흉노의 관습대로 선우의 아들에게 재가까지 한 비운의 여인이었다. 그녀는 흉노의 땅에서 다시는 고향으로 돌아갈 수 없는 자신의 처지를 그리며 노래한 시구절에서 '춘래불사춘'이란 말을 읊었다 한다. 필자가 갑자기 춘래불사춘이란 말을 꺼내든 것은 봄의 훈기가 우리경제에 다가오기를 바라는 대다수 국민들의 바람과는 달리 우리경제가 코로나 위기를 벗어나 과연 정상적으로 경제가 작동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들기 때문이다. 코로나위기 극복과정에서 세계적인 경기위축과 반도체 부족현상과 원자재가격의 상승, 설상가상으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곡물류와 유가의 상승은 세계물가를 하늘 높은 줄 모르게 끌어올렸다. 이에 중국과 일본을 제외한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의 금리인상과 유동성환수 등으로 향후 세계경기의 위축은 불가피할 것으로 본다. 필자가 한국경제에 대해 우려하는 사항을 몇 가지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는 우리의 국제수지 적자 발생이다. IMF 외환위기 이후 한국은 무역수지 흑자 기조를 유지해왔으나 작년 하반기부터 적자구도로 반전했고, 무엇보다 중국과는 1992년 한중수교 이후 흑자구도에서 올해 처음으로 2월까지 50억달러 적자를 보이고 있다. 만일 반도체를 제외한다면 그동안 대(對)중국 무역수지는 흑자가 아닌 적자구도였으며, 그 규모는 더욱 커졌을 것으로 본다. 미·중 무역갈등이 해소될 기미는 보이지 않고 점점 악화되어가고 있다. 한국과 중국과의 제품시장 경쟁은 이제 날로 격화되어 가는 상황이다. 2022년말 우리나라 수출의 22.7%, 수입의 21.1%를 차지하는 중국 의존도를 더욱 낮추고, 인도, 동남방, 중남미, 아프리카 등으로 해외시장을 넓고 깊게 개척해 나가는 것이 수출주도경제인 한국경제가 살아갈 길이 아닌가 싶다. 해외시장의 다변화전략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둘째는 우리나라 산업별 설비투자 감소와 제조업 내수시장 지속 감소라는 충격적인 사실이다. 산업연구원의 자료를 보면, 2015년 대비 2021년 설비투자액은 전산업이 1.0을 넘지 못하고 있고, 그나마 1.0을 넘은 제조업의 경우도 반도체를 제외하면 0.73으로 뚝 떨어진다. 이는 우리나라에서 반도체를 제외하고는 제조업이든 서비스업이든 설비투자가 점점 줄어들고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KOSIS에서 본 2011년 대비 2021년 국내생산비율은 최종재와 중간재 모두 1.00에서 1.01로 거의 제자리이지만 해외수입비율의 경우에는 1.60에서 1.70을 보이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 제조업에 공급된 공급금액 중에서 해외수입 비중이 점점 커지는 반면 국내 내수시장을 담당하는 중소기업의 역할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셋째는 우리나라의 잠재 경제성장률 저하다. 2000년초 7%를 상회하던 경제성장률은 자본공급 증가세의 둔화로 하락해 4%까지 유지되었다. 그리고 2010년부터는 생산성 증가세의 둔화로 하락해 경제성장률은 2%대를 유지해 왔다. 그런데 2020년대부터는 인구감소와 급속한 고령화 등으로 잠재성장률은 이보다 하락할 것으로 KDI 등은 보고 있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미국의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가 2030년에서 2039년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미국(1.7%) 보다 더 낮은 1.4%를 예측하고 있다는 점이다. 앞서 살펴본 우리나라 무역적자 지속과 산업별 투자의 감소, 그리고 국내 내수시장에서의 중소기업 역할 감소는 그대로 방치할 수 없는 문제이다. 또한 인구구조의 변화도 향후 우리경제의 투자율과 저축률의 하락은 물론 수요감소를 가져오는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한다. 우리경제가 하락기조의 잠재성장률 늪에서 벗어나 한 단계 더 발전하려면 한국경제의 구조개혁을 통한 생산성 증대가 지금 절실히 요구된다. 코로나19가 이제는 통제범위 안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제에서 느끼는 서민과 중산층의 삶은 코로나전보다 오히려 빈부격차확대로 인한 상대적 빈곤감과 박탈감에 빠져 있는 듯하다. 내일이 오늘보다 나은 날이 될 수 있도록 한국경제에 봄빛이 기울었으면 한다. /송치승 원광대 경영학과 교수

2023-04-20 09:42:29 박승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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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윤열의 치유보감] 푸드에 테크를 더하다

푸드테크(Foodtech)란 식품(Food)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식품의 생산 단계부터 유통, 소비 단계 전반에 걸쳐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바이오기술(BT) 등 첨단기술이 결합된 신성장산업을 의미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작년 말 발표한 '푸드테크 산업 발전방안'에 따라 올해 초 미래 신성장산업으로 선택된 푸드테크 산업 육성을 위해 푸드테크 10대 핵심기술 분야에 대한 연구개발(R&D)사업을 발표하였다. 푸드테크 10대 핵심기술 분야는 ①배양육 등 세포배양식품 생산기술 ②식물성 대체식품 등 식물기반식품 제조기술 ③가정간편식(HMR)·바로 조리 세트(밀키트) 등 간편식 제조기술 ④3차원 식품 인쇄(프린팅) 기술 ⑤인공지능(AI)·로봇 등을 접목한 식품 스마트 제조기술 ⑥AI·사물인터넷(IoT) 등 기반의 식품 스마트 유통기술 ⑦개인별 맞춤식단 제공 등 식품 맞춤제작 서비스(커스터마이징) 기술 ⑧로봇·인공지능(AI) 등을 적용한 매장관리 등 외식 푸드테크 기술 ⑨농식품 부산물을 활용한 식품 새활용(업사이클링) 기술 ⑩친환경 포장기술이다. 정부가 발표한 10가지 푸드테크 핵심기술 분야에 대한 연구방향은 다음과 같다. ①세포배양식품 생산기술은 배양액 핵심 소재 및 지지체 등 신소재를 발굴하고 효율적인 생산을 위한 기술을 개발한다. 고급육 모사를 위한 구조화 등 배양육의 식감과 풍미를 고도화하는 기술, 생산비용 절감을 위한 대량 배양 공정기술 개발 등이다. ②식물기반식품 제조기술은 분리단백, 구조화단백과 같은 식물성 대체식품 소재 기술개발로, 그동안 대만으로부터 수입에 의존하여 왔다. 고품질 단백 구조체 대량생산을 위한 스케일업 기술 및 설비 개발, 대체 지방, 물성 구현을 위한 소재 등 고기능 신규 첨가원료를 발굴한다. ③간편식(HMR, RMR, 밀키트, Fresh-Cut등)제조기술은 K-푸드 특성 연구 및 DB화, K-푸드 간편식의 생산 자동화, 포장 개선 등을 위한 기술개발이다. ④식품프린팅 기술은 국내 농산물의 식품프린팅 적성 등 특성 연구를 통하여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하고, 물성제어 등 식품프린팅 가공기술 및 표준모델을 개발한다. 3D 프린팅 식품용의 안전한 잉크소재를 개발하고 프린팅 식품의 보존성 및 유통기술을 개발한다. ⑤식품 스마트 제조기술은 식품제조업 분야의 AI, 로봇 등 기반 협동기술을 개발한다. 이는 인간과 로봇이 같은 공간에서 협동 작업을 수행하는 기술로, 센서를 탑재하여 사람과 로봇이 물리적 상호작용이 가능해진다. 소비자로부터 불만요인이 제일 많은 제품에 혼입된 이물질 문제는 제조공정별 이물질 검출 목적의 푸드센서 기술개발이다. ⑥식품 스마트 유통기술은 품질의 적합성 판정을 위한 인공지능 모델 개발과 IoT 기반 식품가공 및 유통시스템에 대한 실시간 모니터링 고도화 기술이다. ⑦식품 커스터마이징 기술은 식품의 특성을 개인 건강 및 특정질병의 상관성과 연동이 가능하도록 기초 정보를 DB화하여 개인별 질환과 유전정보 등에 기반한 식이설계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개인 맞춤형 질환관리식 적용을 위한 메디푸드(Medi-Food) 소재를 발굴하고 생산기술을 개발한다. ⑧외식 푸드테크 기술은 로봇과 수요예측이 가능한 인공지능(AI) 등 외식업계의 매장관리를 위한 자동화 기술을 개발하고 메뉴별 영양성분 및 고객 분석 등 소비자 맞춤형 데이터 이용 기술을 개발한다. ⑨식품 업사이클링 기술은 농식품에서 발생하는 부산물 성분을 DB로 구축하고 원료처리 공정을 효율화하며 부산물의 종류별로 업사이클링이 가능하도록 용도를 다양화한다. ⑩친환경식품 포장기술은 경량화 등을 통한 플라스틱 사용을 절감하고 플라스틱 포장재의 재활용성 제고를 위한 고차단성 유니소재 기술개발과 PBAT, PLA, PHA 등 생분해성 원료 기반의 식품포장 소재 생산기술을 개발한다. AI, IoT, BT 등의 최첨단 기술이 이제는 인류의 가장 기본적인 생존 요건인 먹거리를 해결하기 위해 푸드테크라는 이름으로 우리앞에 성큼 다가오고 있다. /(재)전남바이오산업진흥원 식품산업연구센터장

2023-04-19 09:29:37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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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한의 시시일각] 혁명은 가슴 속에서 먼저 일어난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지난달 30일 공개한 행정부 소속 정무직을 비롯한 고위공무원단 가등급, 공직유관단체장, 광역·기초 지방자치단체장, 광역의회의원 등의 재산 신고 내역에 따르면 대통령과 대통령실 주요 직위자 12명의 평균 재산은 70억원이다. 재산공개 대상자 평균의 3.5배에 달한다. 이중 윤석열 재산의 거의 전부는 그의 아내 김건희 것이다. 재산 형성과정은 불명확하다. 어떻게 시간강사 일과 전시기획사를 운영하며 받은 200만원대의 월급으로 고액의 재산을 형성했는지 아무도 모른다.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 등의 의혹이 있지만 아직 검찰 소환조사 한 번 없었다.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가 지난달 31일 발표한 2023년 국회의원 정기재산변동사항 신고 내역을 보면 지난해 12월 31일 기준으로 국회의원 296명 가운데 1년 전보다 재산이 늘어난 의원은 258명이다. 무려 87.2%에 달한다. 이 가운데 10억원 이상 증가는 8명(2.7%)이었고, 5억원 이상~10억원 미만 18명(6.1%), 1억원 이상~5억원 미만 180명(60.8%)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평균 재산은 34억8462만원으로, 지난해 대비 3억원 넘게 불어났다. 부동산·예금·주식 등에서 골고루 증가했다. 다수가 이미 건물주이자 땅 부자, 주식부자인 정치인들의 부(富)는 빛의 속도로 축적되는 반면, 국민의 적지 않은 수는 50만원이 없어 16%에 달하는 연 이자를 내면서까지 대출을 받는다. 20년을 넘게 일했지만 손에 쥐는 월급은 200만원대 초반인 하청노동자들도 수두룩하다. 그들이 수령하는 월급 200만원은 한덕수 국무총리가 '김앤장'에서 연봉 5억원을 받았던 당시 일당(日當)이다. 종로 금은방 골목엔 수십년간 간직해온 금붙이까지 내다 팔며 필사적으로 버티려는 이들이 줄을 설만큼 서민들의 현실은 팍팍하지만 정치인들은 다르다. 국민들을 쥐어 짠 세금으로 고급 호텔에서 우아한 음악을 들으며 민생 관련 회의를 하고, 툭하면 외유성 국외연수를 떠난다. 고급전용차량에다 공관도 집무실도 과할 만큼 사치스럽다. 당리당략에 치우친 채 국민을 외면해온 국회의원들만 해도 그렇다. 꼬박꼬박 1200만원의 월급을 받지만 시민의 삶 따윈 안중에도 없다. 2014년 발생한 '송파 세 모녀 사건'을 포함해 2019년 성북구 네 모녀 사건, 2020년 김포 일가족 자살 사건, 2022년 수원 세 모녀 사건 등 현재도 제2, 3의 송파 세 모녀 비극이 이어지고 있으나 그들에겐 남의 일이다. 오로지 공천을 목적으로 한 욕망의 시녀이자 국가 조직의 원리인 삼권분립조차 포기한 정부의 홍위병 역할에 충실할 뿐이다. 물론 멀쩡한 청와대 내버려두고 용산으로 집무실을 옮기느라 상상초월의 혈세를 투입한 윤석열이나 자신이 머물 공관 보수에 1억5000여만원을 사용한 최재해 감사원장, 공관 사용은 안 하겠다더니 갑자기 말을 바꿔 새 단장에 약 6억원을 쓰기로 한 오세훈 서울시장이나 모두 도긴개긴이다. 혈세 낭비요, 자기 돈이라면 과연 그럴까 싶은 사례들이다. 독일 작가 케테 콜비츠는 '자유와 정의가 살아 있는 사회', '더불어 사는 사회'를 강조했다. 그는 그림을 통해 현실적, 심리적으로 계급 없는 사회, 인간답게 살 권리를 외쳤다. 이는 병든 자들의 신음과 고통, 헐벗고 굶주린 자들에 대한 방치와 소외에 대한 비판이었고, 계급의식에 사로잡혀 부당이익을 추구하던 관료들을 향한 거침없는 발언이었다. 놀라운 건 매일 죽음의 그림자가 아른거리는 비참한 삶을 살아가는 동시대인들의 상황을 대입해도 무리 없다는 점이다. 만약 프랑스의 사실주의 작가 오노레 도미에가 살아 있다면 탐욕스러운 자들이 가장 높은 자리에 앉아 한 끼에 수십만원씩 하는 식사와 수천~수억원에 달하는 고급만찬을 즐기며 호의호식하는 모습을 비판했을 것이다. 스위스의 토마스 허쉬혼 같은 작가가 한국의 정치를 목격한다면 시민을 위하는 양 하지만, 단지 자신들을 위해 살아갈 뿐인 권력의 민낯과 위선을 날카롭게 묘사했을 것이다. 하루에 몇백만원씩 써도 평생 남아돌 재산을 갖고 있는 정치인들은 서민들의 삶을 알 수 없다. 경험이 부족하기에 죽음의 사슬을 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이해하거나 공감할 가능성은 현저히 낮다. 문제는 부패하고 타락한 정치권력을 언제까지 두고 봐야만 하는가이다. 왜 눈에 흐르는 누런 고름을 힘겹게 닦아내는 것도 부족해 없는 피까지 짜내어 바쳐야 하느냐이다. 혁명은 때로 가슴 속에서 먼저 일어난다.■ 홍경한(미술평론가)

2023-04-18 13:39:41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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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성의 전원에 산다] "이러다 다 죽어"

"이러다 다 죽어!" 드라마 '오징어게임'속의 대사가 아니다. 한 주택시행자는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에 대해 "내일 당장 다 터져도 이상할 것 없는 시한폭탄"이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자리를 함께 한 제2금융권 인사도 "올해 들어 제2금융권에 들어오는 PF사업이 완전히 말라버렸다"며 "밥줄 끊겼다"고 한탄했다. "(이 상황이) 풀릴려면 최소한 몇 년 걸릴거야. 어떻게 견디겠냐고. 생목숨 여럿 작살나는 거 한순간이니." 그들은 김진태 강원지사가 쏟아올린 레고랜드 사태에 아직도 분을 삭히지 못했다. 레고랜드 사태는 잠시 수면 아래 가라앉았을뿐, 갈수록 건설업체의 연쇄부도설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잠잠해지는 커녕 불안, 공포는 업계에 스며들어 목을 조이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당시를 떠올리는 이도 있다. 현재 PF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선 150조원 규모의 지원이 요구된다는 게 전문가의 의견이다. 가을 위기설의 징후는 뚜렷하다. 최근 창립 50년이 넘는 건설업체를 포함, 대형건설사마저 여럿 부도났다. 1분기 폐업한 건설업체가 1000여개나 이미 넘어섰다. 반면 건설업체 신규 등록은 줄었다. 종합건설사의 신규 등록은 지난해 1분기 3872건에서 올해 1분기 333건으로 급감했다. 건설사도 할인 분양, 임대 전환, 자금 융통 다각화 등 온갖 대응을 찾지만 속수무책이다. 전국 미분양 가구수는 지난 2월 7만5438가구에 달했다. 같은 기간 악성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8554가구로 전월 대비 13.4% 늘었다. 그래서 주택판은 이제 킬링필드다. '전우의 시체를 넘고 넘어'도 살 길이 안 보인다. 헌데 선장이라는 이는 "우량자산은 살려내겠다"고 객적은 소리나 해대고 있다. 그게 답이라고 믿는 건지, 답이 없이 그냥 내뱉는건 지. 어떤 이는 이렇게 반문한다. "부실자산이나 한계기업은 그냥 죽으라고?" "우량자산은 있냐?"고. 건설사는 물론 금융권도 고통이다. 새 먹거리 찾기, 자금 조달은 언감생심이다. 점차 좀비화되고 있는 판에 먹고 죽잘 것도 없다. 생산자들이 이 모양인데. 소비자들은 어떤가? 이미 시장에 들어와 새판을 만들어줄 젊은이들은 치솟는 집값에 '영끌', '빚투'에 이어 고금리폭탄 맞고 즐비하게 '전사'했다. 무주택서민들은 이미 전사한 지 오래다. 우량자산이란 게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의 술래 '영희'나 마찬가지다. 들키면 죽는다. 그나마 괜찮다는 서울, 수도권 지역 일부사업장은 우량자산이란 명목으로 살아남았더라도 시장 양극화를 가속시킬 수 있다. 게다가 지역경제는 더욱 처참할 수 있다. 어느 하나 살려서 될 문제가 아니란거다. 당연히 누구라도 '선한 영향력'은 없다 이제 시작이다. 분양 시장에 크게 의존하던 중소형 건설사는 연명하는 수밖에 없다. 당연히 '우량자산이 어쩌구'한 소리에 시장에서는 '어이쿠'하는 것이다. 김진태 지사가 레고랜드 어쩌구하니 금융산업까지 휘청이지 않던가. 쓸 수 있는 카드는 얼추 다 소진된 거 같다. 시장반응은 아직 썰렁하다. 무주택서민을 위한 대책은 거의 없다. 기득권 논리의 정책이었으니 왜 안 그렇겠나. 헛발질해대는 꼴이 영영 깨닫지 못할 것 같다. 답은 무주택서민에 있다. 무주택자(불량자산, 한계기업)들을 시장에서 아예 퇴출시킬 게 아니라 시장에 불러들이는 정책, 그들의 삶을 도울 때 길이 필요하다. 안 되면 시장으로 유인이라도 해야지 않겠는가.

2023-04-18 09:56:40 이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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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헌 칼럼] 비임금 자영업자의 처우도 개선해야 한다

비임금 자영업자, 비급여 종사자는 자영업자의 사업체에서 무보수로 일을 돕는 이들을 말한다. 보통은 가족이지만, 친구나 지인인 경우도 많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우리나라의 자영업자는 526여 만명으로 2019년 대비 약 0.9% 감소했다. 코로나19로 비대면적 소비가 늘어난 데다 불황이 길어진 게 요인이다. 다만 직원 유무에 따라 운명이 갈렸다. 소상공인 자영업자 중 직원을 둔 자영업자는 169만명으로 약 7만여명(4.5%)감소한 반면, 직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103만명으로 12만4000명(3.0%) 증가했다. 여기에 신규창업의 감소와 함께 휴·폐업 소상공인들의 증가로 실질적 임금을 지급하는 소상공인들은 2015년 통계 이후 -4.8% 줄어들었다. 직원을 고용한 경우 폐업률이 높은 것은 매출 하락에 따른 수익성 감소가 고정비용을 감당키 어려워지는 것이 요인으로 추정된다. 경기가 악화하면 고용인원이 줄어든다는 당연한 이치다. 동시에 비급여 종사자는 늘어났다. 비급여 종사자들의 연령별 구조를 확인해 보면 60세이상 비임금 근로자는 207만9000명으로 5.5%증가해 전체의 30.3%를 차지한다. 40대는 8만4000명(-4.8%). 30대는 4만2000명(-4.9%)으로 감소했다. 고령인구의 노동력이 증가하면서 동시에 가족관계에 포함한 이들의 힘을 이용하는 유노동 무임금적 고용관계가 증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창업시장에 유입하는 창업자들의 연령별과 직업별 구조를 살펴보면 2020년 신규 창업자들의 56.9%는 은퇴한 베이비붐 세대나 회사를 다녔던 입금근로자들이었다. 베이비붐 세대와 30~50대의 직장인들이 대거 창업시장의 유입에 따라 비급여인구들의 종사자 규모도 동반 증가했다. 산업별 편차는 크다. 산업별 비임금 근로자 추이를 살펴보면, 도소매업이 143만4000명으로 5만3000명(-3.6%) 줄었고 제조업과 건설업도 각각 2만8000명(-5.3%)와 1만9000명(_4.5%)감소했다. 반면 농·어업 종사자는 136만9000명으로 7만6000명(5.9%) 증가했다. 귀농·귀촌인구의 증가가 원인이다. 비급여 종사자의 증가는 노동시장 전반의 건전성을 하락시킨다. 경상비 중 가장 부담스러운 인건비를 해결하기 위해 '혈연' 등을 이유로 정당한 노동의 보상을 지급하지 않는 일은 장기적으로 소상공인의 사업체에나 가족 관계에서나 문제가 된다. 한편으로는 이해도 된다. 창업시 가장 수익성을 저해하는 항목은 당연히 인건비다. 고정비와 고정형 변동비라 칭하는 인건비는 매장을 운영하기 위한 최소의 인력은 반드시 필요하기에 당연히 지불해야하는 금액이다. 경기와 수익성의 연관성이 급여자나 비급여자들에 대한 처우가 달라짐은 자명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혈연과 지연등의 관계성과 수익성이 낮다는 이유만으로 무임금이나 현저히 낮은 임금을 강요하는 희생이 당연한 일일까? 노동의 건전성 및 노동자의 삶의질을 개선하는 차원에서라도 비급여종사자들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필수 사회보장적 혜택과 함께 기초수급에 해당하는 인건비를 책정, 고용에 대한 건전성도 고려해봐야 할 것이다. /프랜차이즈브랜드 M&A전문기업 한국창업경영연구소 이상헌소장 (컨설팅학 박사)

2023-04-17 14:46:35 김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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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오 변호사의 콘텐츠(Content) 법률 산책] 내가 만든 캐릭터를 법적으로 보호하는 방법

'캐릭터'는 일반적으로 만화, TV 등에 등장하는 가상의 인물 또는 동물 등의 등장인물을 말한다. 작가나 배우가 특수한 외모나 성격을 부여해 묘사한 것도 포함된다. 캐릭터의 종류로는 포켓몬이나 펭수와 같은 그 표현물을 바로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각적 캐릭터(visual character)'와 소설(문학작품) 등의 주인공으로 작품 속에서 독자가 상상을 통해 완성하게 되는 '어문적 캐릭터(literary character)' 등이 있다. 캐릭터 이용은 권리자에게 사용허락인 라이선스(license)를 받고 일정한 사용료(license fee)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는게 일반적이다. 캐릭터는 보통 인형, 장난감, 상품포장 등의 모양 그 자체로 사용되거나(뽀로로 모양의 인형 등) 문구, 의류, 식품, 장식품 등에 부착되는 도안(포켓몬 빵 등)으로 사용된다. 이를 캐릭터의 상품화(merchandising)라고 한다. 캐릭터는 이처럼 다양한 방식으로 상업적 이용이 가능하므로 캐릭터를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 캐릭터에 대한 보호는 저작권법, 상표법, 부정경쟁방지법, 디자인보호법 등 각종 법률을 통해 이뤄질 수 있다. 물론 캐릭터가 보호를 받기 위해서는 그 캐릭터가 각 법률에서 정하고 있는 요건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예컨대, 캐릭터가 부정경쟁방지법의 보호를 받으려면 단순히 캐릭터 자체가 국내에 널리 알려져 있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그 캐릭터에 대한 상품화 사업이 이뤄지고 이에 대한 지속적인 선전, 광고 및 품질관리 등을 통해 그 캐릭터에 관한 상품화 사업을 영위하는 집단의 상품표지로서 수요자들에게 널리 인식돼 있어야만 한다(즉, 상표표지 또는 영업표지로서의 주지성을 갖춰야 한다). 저작권법의 적용과 관련해서는 캐릭터를 독자적인 저작물로 볼 수 있는지에 관해 약간의 의견 대립이 이어져 왔으나, 우리 대법원은 저작물성을 인정하는 판단을 내린 바 있다. 야구를 소재로 한 게임물인 '실황야구'에 등장하는 캐릭터의 저작물성이 문제된 사안에서, 대법원은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되는 저작물이기 위해서는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이어야 할 것인바, 만화, 텔레비전, 영화, 신문, 잡지 등 대중이 접하는 매체를 통해 등장하는 인물, 동물 등의 형상과 명칭을 뜻하는 캐릭터의 경우 그 인물, 동물 등의 생김새, 동작 등의 시각적 표현에 작성자의 창조적 개성이 드러나 있으면 원저작물과 별개로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되는 저작물이 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위 판결에서 대법원은 게임물에 등장하는 캐릭터에 관해 상품화가 이뤄졌는지 여부는 저작권법에 의한 보호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 고려할 사항이 아니라고도 설명했다. 다만, 위 판결은 어디까지나 앞서 살펴본 여러 유형의 캐릭터들 중 '시각적 캐릭터'에 관한 것으로서 '어문적 캐릭터'에 대해서는 위 판례를 그대로 적용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실제로 서울고등법원은 어문적 캐릭터가 문제된 사안에서 "영화나 드라마의 캐릭터는 자신만의 독특한 외양을 가진 배우의 실연에 의해 표현되며, 등장인물의 용모, 행동거지, 명칭, 성격, 목소리, 말투, 상황이나 대사 등을 모두 합한 총체적인 아이덴티티(identity)를 말하는 것이어서, 시각적 요소가 모두 창작에 의해 만들어지는 만화나 만화영화의 캐릭터보다는 소설, 희곡 등 어문저작물의 캐릭터에 가깝다고 할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드라마의 등장인물로부터 위와 같은 속성을 배제한 채 그 명칭이나 복장, 사용하는 소품만을 따로 떼어 낸 캐릭터가 원래의 저작물로부터 독립해 별도로 저작권에 의해 보호된다고는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바 있다.

2023-04-16 14:51:52 신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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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철의 쉬운 경제] 협력과 경쟁

[신세철의 쉬운 경제] 협력과 경쟁 세상은 주춤거리다가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진화하고 번성하는데 그 힘의 원천은 서로 상승작용을 하는 협력과 경쟁이다. 협력은 경쟁력을 꽃피게 하여 시너지 효과를 내어 1+1이 3이나 5도 되고 10도 되게 할 수 있다. 생각해 볼 때, 인류 문명과 문화 발전에 더 크게 이바지한 동력이 경쟁인지 협력인지는 잘 분간이 되지 않는다. 어떻게 생각하면 선의의 경쟁과 협력은 같은 말인지 모르겠다. 세상사를 되돌아보면 혼자만의 특출한 능력보다 남과 함께 협력을 이끌어 내는 인물이 사회에 큰 공을 세운다. 경쟁자들이 선의의 경쟁을 할 때 비로소 그 사회의 경쟁력은 점점 커진다. 협력 또한 서로의 믿음이 클수록 그 효과가 기하급수로 늘어난다. 20세기 최고 성공철학서로 평가받는 'Think and Grow Rich'를 저술한 나폴레온 힐(N, Hill)은 "협력은 사랑이나 우정과 마찬가지로 주면서 얻을 수 있다"라고 했다. 말할 필요도 없이, 리더십은 구성원들의 협력과 선의의 경쟁을 최대한 이끌어내는 능력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이기적 유전자를 가진 지도층 인사들이 사람들을 부추겨 서로 싸우게 하여 적의 적을 만들려는 작태는 리더십이 아니라 가짜의리, 깡패의리를 조장하는 짓거리다. 서로 공생하려하기보다 배타적 경쟁에 빠져 들면 어느새 공멸의 길을 가기 마련이다. 보수는 가치 있는 전통을 바탕으로 더욱 발전하겠다는 것이고 진보는 새롭게 변화도모하여 새로운 가치를 찾겠다는 뜻이다. 아무 것이나 욕심껏 움켜쥐는 것이 아니라 지킬 가치가 있는 것을 지켜야 진정한 보수의 의미가 있다. 또 변화를 모색할 때는 과거나 현재보다 발전되고 더 가치 있는 길이어야 진보의 길이 빛나게 된다. "옛 것을 익히고, 새 것을 알면 스승이 될 수 있다.(溫故而知新, 可以爲師矣 ; 논어 爲政 11)"는 구절은 보수와 진보가 불가분의 보완관계에 있어야 함을 갈파하고 있다. 배운 것을 때때로 익히고, 새롭게 터득해 가면 그 배움과 응용이 더욱 넓어지고 커져 본보기가 될 만하다는 이야기다. 보수와 진보가 서로 조화를 이루어 공존하려들기보다는 그저 사생결단의 겨루기로 공멸의 길을 가는 모습들이 언뜻언뜻 보인다. 대립과 갈등을 조장하는 모습을 볼 때 우리나라에서 과연 진정한 의미의 보수와 진보가 존재하는지 의문이 든다. 상당수 인사들은 국민들을 '편 가르기'하기 위한 도구로 보수와 진보를 외치고 있다는 느낌까지 드는 게 사실이다. 기회주의자들이 보수의 가면을 쓰고 사람들을 괴롭히는 일도 엿보이고, 또 막가파들이 진보의 탈을 쓰고 사람들을 우롱하는 행태도 자행되고 있다. 협력과 경쟁으로 조화를 이뤄 큰 성과를 나타낼 수 있어야 진정한 의미의 보수와 진보의 가치가 있다고 할 수 있는데 말이다. "음색과 음량이 서로 다른 악기들이 협력하면서 경쟁하는 복합 의미를 가지는 협주곡을 처음 만든 작곡가는, 세상살이는 혼자서 되는 게 아니라는 교훈을 세상에 주려 했는지 모를 일이다. 온고지신에서 고(故)는 예전에 배운 것이요, 신(新)은 새로운 이치를 터득하는 것이라고 풀이된다. 온고지신의 자세로 지키고, 발전시키는 것이 바로 보수와 진보가 함께 구가해야 할 경쟁과 협력의 화음이 아니겠는가?

2023-04-14 10:36:30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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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미 기자의 와이(Why) 와인]<192>구독하고, 클럽 가입하고…와인의 미래?

우리에겐 새로 뜨는 '핫템(핫·hot+아이템)'이지만 다른 곳에서는 좋게 말해봐야 '클래식' 정도인 구닥다리 취급을 받을 수도 있다. 와인이 꼭 그렇다. 우리나라에선 와인이 최근 몇 년 사이 트렌드로 급부상했지만 종주국 프랑스에선 젊은이들에게 외면받은 지 오래다. 전 세계를 기준으로 봐도 와인 소비량은 하락세다. 한국의 와인 소비 역시 정점을 찍고 나면 외면받을 가능성이 높단 얘기다. 서비스든 상품이든 종류를 불문하고 판매자에게 가장 매력이 없는 소비자층은 은퇴자들이다. 소득이 점점 줄어들 가능성이 큰 데다 그나마도 소비할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아서다. 더드링크비즈니스는 "만약 장례 사업이 아닌데 은퇴자들이 유일한 성장 부문이라면 그 상품의 미래는 없다. 안타깝게도 이것이 와인이 처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전 세계에서 와인 소비 1위 국가인 미국을 보자. '미국 와인산업 현황 보고서 2023'에 따르면 와인 소비에 있어 유일하게 플러스(+)를 기록한 연령대는 60세 이상이었다. 반면 MZ세대(1981~1996년생 밀레니얼세대+1997~2012년생 Z세대)는 와인을 점점 덜 마셨다. 그런데 상품 자체가 아니라 포장이 취향에 안 맞았을 뿐이라면 얘기는 달라질 수 있다. 한쪽에서 와인에 대한 MZ세대의 관심이 부족하다고 한탄만 하는 사이 다른 쪽에선 맞춤형 구독이나 클럽, 커뮤니티로 접근한다면 MZ세대가 베이비붐 세대나 X세대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쓴다는 것을 알아냈다. 구독 모델은 특정 기간 동안 구독료를 내고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받는 것이다. MZ 세대의 절반 가량이 구독 서비스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유명 크리에이터나 인플루언서와 관련된 상품은 더 선호했다. 특히 와인은 다소 전문적인 지식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미국 등에서는 고민없이 이용할 수 있는 구독 서비스가 소위 시쳇말로 '먹혔다'. 국내에도 퍼플독과 렛츠와인 등이 와인 구독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부담없이 매일 마실 수 있는 데일리 와인을 신청할 수도 있고, 한 달에 한 번은 좋은 와인을 마셔보겠다는 이들을 위해 구독료가 10만원이 넘는 서비스도 있다. 미래 와인을 위한 다음 포장지는 특별함이다. 그게 개인을 위한 맞춤형이든 아니면 웃돈을 더 주더라도 가지고 싶은 한정판이든 말이다. 특별한 사람처럼 대우받고 싶은 것은 세대 불문이지만 MZ 세대는 그 욕구가 특히 강하다. 미국 나파밸리의 탱크 가라지 와이너리는 한정판 와인으로 인기를 끌었다. 전통적인 레드와 화이트 와인부터 품종 조합을 색다르게 한 블랜드 와인, 내추럴 와인, 오렌지 와인 등까지 45종을 내놨다. 운동화 한정판 모델이 지속적으로 나오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게 와이너리의 설명이다. 미래 와인을 위한 마지막 포장지는 공감을 나눌 수 있는 클럽과 커뮤니티다. 실제 해외 와이너리, 특히 미국 등 신세계 와이너리를 구경하다보면 투어나 시음의 가장 마지막 단계는 클럽 설명과 가입이다. 클럽 회원이 되면 무료 시음과 할인, 이벤트 티켓은 물론 다른 이들은 맛볼 수 없는 회원 전용 와인이 있는 곳도 있다. 탱크 가라지 와이너리 관계자는 "이메일과 인스타그램, 틱톡 등을 통해 소통하는 클럽이 와이너리 수익의 50% 이상을 차지한다"며 "클럽 회원의 85%가 50세 미만이며 20대가 15%, 30대가 40%로 연령대는 점점 낮아지는 추세"라고 전했다.

2023-04-13 13:55:31 안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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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준의 부동산수첩] 고객은 모르는 부동산 공동중개의 장점

부동산을 거래하려면 중개인이 필요하다. 중개인은 매수인과 매도인이 만날 수 있도록 하는 연결고리 외에도 거래상의 위험요소를 검토하고 세부 조건을 조율하는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물론 임대차의 경우, 거래 성사 이후 계약기간(사용기간) 내내 양측의 요구사항을 대신 협의해 주기도 하고, 매매거래의 경우에도 물건의 법적, 기능적 하자 있어서도 양측이 가급적 소송까지 가지 않고 원만히 해결하도록 중재한다. 이 때 중개사의 업무에 가장 필수적인 요건은 '중립성'이다. 중립을 지킨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중개사에게 매번의 거래마다 매매가격 외에도 모든 크고 작은 의견차이, 그로 인한 수많은 쟁점들까지도 완벽하게 투명성·중립성 유지를 요구하기에는 관련법도 충분하지 못하다. 요즘은 매수인, 임차인들도 인터넷을 통해 쉽게 매물을 확인할 수 있다. 그렇지만 무턱대고 매도인 측의 중개사에게 연락해 거래의사를 전하는 경우는 차츰 줄고 있다. 그 대신 매수인 측에서도 따로 중개사를 선정해서 그를 통해 거래 의사를 밝히는 공동중개 방식이 빠르게 늘고 있다. 협의할 것이 많은 부동산 거래에서 처음부터 내 입장을 대변하는 전문가를 내세우는 공동중개의 경우 중개사의 중립성에 우려를 덜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나에게서 중개보수를 받는 내 중개사만 상대하면 되니 일이 편해지고, 다소 무리하거나 혹은 감정적인 표현과 변수들이 한 번 걸러져서 거래 성사에도 도움이 된다. 물론 중개보수는 그 지급대상만 바뀌는 것일 뿐, 더 낼 것도, 덜 낼 것도 없다. 공동중개는 거래를 마친 이후에도 효과가 있다. 가령 일반적인 아파트의 임대차 계약을 예로 들면, 세입자의 입주 이후에도 중개사는 아무래도 집주인 쪽으로 조금 기울어지기 마련이다. 이는 중개사의 주된 영업지역에서의 지속적인 고객관리 때문이다. 즉, 임차인은 계속 바뀌어도 집주인은 집을 팔지 않는 이상 그 자리에 머물러 있다. 물론 거래 이후에는 집주인과 임차인이 직접 소통하는 경우도 많지만, 상당수 중개사는 고객관리의 일환으로 집주인으로부터의 각종 사안을 전달하고 관여한다. 즉, 법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않는 선이지만 미세한 조건들, 집수리, 유지관리, 원상복구 및 중개수수료의 조정까지도 세입자보다는 집주인의 편의를 좀 더 살펴주는 경우가 있는 것이다. 실제로 한 명의 중개사를 통해 임대차 계약을 하는 경우 애매한 의견 차이에서 건물주의 편만 든다는 하소연이 드물지 않다. 중개사 입장에서는 당연히 양측을 동시에 담당하여 거래를 성사시키는 것이 훨씬 이득이 된다. 중개사들 사이에서는 이를 속칭 '양타'라고 부른다. 그러나 공동중개가 늘어나면 양타의 기회가 줄더라도 전체적으로 보면 더 많은 기회가 생기는 것이므로 중개사들에게도 나쁘지 않다. 한 명의 중개인이 특정 부동산의 거래를 독점하도록 하는 전속 중개계약 제도도 있다. 이는 엄밀히 말하면 고객보다는 중개인을 위한 제도에 가깝다. 물론 전문적인 부동산 중개사 한 명에게 일을 맡겨 보고체계를 통일하고자 하는 의도도 있고, 고객 입장에서는 내 집에 여러 사람들이 드나드는 것을 꺼리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 실효성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있다. 고객의 기대와 다르게 전속 중개를 의뢰받은 중개업체는 타 중개사와 이익을 나누는 것을 꺼려서 공동중개를 원하는 매수인에게는 자료를 공개하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기업화된 대형 중개법인일수록 이 같은 폐쇄적인 영업방식이 흔하다. 규모가 큰 중개법인은 자체 영업조직을 동원해서 이러한 비효율성을 상쇄하기는 하지만, 통상 모든 거래는 더욱 다양하고 많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경쟁을 붙였을 때 거래의 효율성은 당연히 높아지는 것이다. /이수준 로이에 아시아컨설턴트 대표

2023-04-12 10:18:39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