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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규희 변호사의 도산법 바로알기] 파산자의 재산분할심판청구권, 변제재원이 될 수 있을까?

채무자가 파산을 하게 되면 채권자들은 파산선고 당시 채무자의 재산(전문적인 용어로 '파산재단'이라고 한다)을 기초로 하기 때문에 대부분 채권원리금에 현저히 못미치는 금원을 배당받게 된다. 이에 배당금을 조금이라도 늘리고자 채권자들과 파산관재인은 파산자가 은닉해 둔 재산이 없는지 적극적으로 확인하게 된다. 특히나 파산 직전 채무자가 자신의 배우자와 협의이혼을 한 경우라면 더더욱 그렇다. 그렇다면 채무자가 이혼한 배우자에게 가지는 재산분할심판청구권도 파산재단에 포함되어 파산관재인이 이에 대한 권리 행사를 함으로써 채권자들의 변제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을까? 최근 대법원은 파산관재인이 채무자를 대위하여 재산분할심판청구를 진행할 수는 없다는 이유로 파산관재인의 재산분할심판청구를 각하했다(대법원 2022. 7. 28.자 2022스613 결정). 구체적으로, 대법원은 위 결정에서 '이혼으로 인한 재산분할청구권은 이혼을 한 당사자의 일방이 다른 일방에 대해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로서 청구인의 재산에 영향을 미치지만, 순전한 재산법적 행위와 같이 볼 수는 없다'고 판시해 배우자와 자녀 등과의 관계, 이혼 후 부양적 요소, 정신적 손해(위자료)를 배상하기 위한 급부로서의 성질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재산 분할이 진행된다는 점을 판시했다. 즉 재산분할심판청구는 채무자의 재산으로서의 경제적 의미만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족법적 특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파산관재인이 이를 일방적으로 대위 행사할 수는 없다는 의미다. 또한 대법원은, 재산분할청구권은 협의 또는 심판에 의해 그 구체적 내용이 형성되기까지는 그 범위 및 내용이 불명확·불확정하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권리가 발생했다고 할 수 없어 채무자의 책임재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채권자의 입장에서는 채무자의 재산분할청구권 불행사가 그의 기대를 저버리는 측면이 있다고 하더라도 채무자의 재산을 현재의 상태보다 악화시키지는 않는다. 또한 이혼으로 인한 재산분할청구권은 그 행사 여부가 청구인의 인격적 이익을 위해 그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에 전적으로 맡겨진 권리로서 행사상의 일신전속성을 가지므로 채권자대위권의 목적이 될 수 없고 파산재단에도 속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채무자가 파산선고 직전에 이혼을 했다면, 법원은 파산 절차 내에서 채무자에게 이혼한 배우자와 관련된 재산상 내역을 확인할 수 있는 서류의 제출을 명하여 혹 채무자가 재산 은닉을 목적으로 위장이혼을 한 것은 아닌지 면밀히 확인한다. 만일 법원이 이를 간과한 채 파산선고를 내리더라도 그 이후 채무자가 위장이혼을 통해 배우자에게 자신의 재산을 은닉하고자 한 정황이 확인되면 채무자는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50조에 따라 파산재단에 속하는 재산을 은닉한 죄로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게 된다. 그러나 이와는 별개로 재산분할심판청구권 자체는 채무자의 인격적 이익과 관련된 것으로서 재산적 가치 그 이상의 의미가 있고, 재산분할심판 과정 역시 재정적인 부분 이외에 이혼에 이르기까지의 혼인 내용, 자녀들과의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살피게 되는바, 파산관재인이 채무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이를 일방적으로 행사할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파산관재인 또는 채권자의 입장에서 채무자의 재산은닉 목적 위장이혼이 의심되는 경우, 파산선고 전이라면 법원에 이와 관련된 의견을 개진해 더 이상의 파산선고 및 면책결정의 진행을 막아야 하며 파산선고 후라면 사기파산죄에 대한 형사 고소 등을 통해 권리를 행사해야 한다. 채무자의 사기파산죄 유죄판결이 확정되는 경우, 채권자의 신청 또는 법원의 직권으로 파산선고로 인한 면책결정이 취소되기 때문이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569조 제1항).

2022-11-06 13:36:30 신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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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호의 시선]20대 청년의 세번째 생존기

경기도 안양에서 유치원에 다니던 99년 6월의 일이다. 나와 60여 명의 친구들은 선생님들과 함께 경기 화성의 한 수련원으로 1박2일 수련회를 갔다. 수련원엔 우리 말고도 서울, 부천, 화성 등에서 온 또래의 친구들이 많았다. 500명은 족히 넘어보였다. 어린 우리에겐 다소 힘든 극기훈련을 한 탓인지 나와 친구들은 저녁을 먹자마자 모두 곯아떨어졌다. 그런데 새벽에 선생님이 다급하게 깨웠다. 우리가 있던 2층의 방과 복도는 연기로 가득찼고 숨쉬기가 무척 힘들었다. 눈앞도 잘 보이질 않았다. 나는 잠옷을 입은채로 선생님을 따라 친구들과 미친듯이 뛰었다. 수련원에 큰 불이났다는 것은 밖에 나와서야 알았다. 눈앞에서 건물은 순식간에 불에 탔다. 그 사고로 3층에 있던 서울의 유치원 친구들 19명을 포함해 23명이 안타깝게 희생됐다는 소식은 나중에 들었다. 나는 그 사고로 처음 죽음이란 걸 알았다. 대학 2학년때인 2014년 4월의 어느 봄날이었다. 1학기를 휴학하고 나는 함께 입대할 예정이었던 친구 3명과 제주도 가는 멋진 계획을 세웠다. 형편이 넉넉치 못했던 우린 비행기 대신 배를 택했다. 인천에서 제주로 가는 배였다. 태어나서 그런 큰 배는 처음 봤다. 군대 갈 생각은 잠시 잊고 나는 친구들과 선실 이곳 저곳을 뛰어다니며 신나게 놀았다. 서해바다의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마시는 맥주맛도 일품이었다. 새벽에 배에서 맞은 일출도 장관이었다. 아침 8시가 좀 넘었을까. 바다위를 미끄러지듯 순항하던 배가 갑자기 큰 소리가 나고 덜컹거리며 멈추더니 기울어지기 시작했다. 갑판위에 있던 우리는 살기위해 난간을 잡고 버텼다. 그때까지도 그 큰 배가 침몰하리라곤 전혀 생각질 못했다. 얼마나 그렇게 있었을까. 운이 좋았는지 나와 친구들은 주변에서 몰려온 어선에 간신히 올라타 목숨을 건졌다. 우린 살았지만 선실에 있던 수 많은 사람들이 걱정됐다. 15년전 화성의 수련원에서 불에 타고 있는 건물을 멍하니 바라보던 모습이 오버랩됐다. 이날 배 침몰사고로 결국 304명이 소중한 목숨을 잃었다. 그리고 나는 군 시절 내내 트라우마로 괴로워했다. 군 제대후 대학을 졸업하고 운좋게도 원하던 직장에 취직했다. 생사의 고비를 두번이나 넘긴 나에게 탄탄대로가 열리나 싶었다. 갑자기 코로나 팬데믹이 찾아왔다. 코로나가 직장 초년병의 발목을 잡았다. 올핸 코로나도 잠잠해지는 분위기여서 8년전 그 배에서 살아나왔던 친구들과 핼러윈데이 전날 이태원에서 만나기로 했다. 두 곳의 술집을 거쳐 밖으로 나온 우리는 아수라장을 경험했다. 좁은 골목길엔 이미 수 많은 인파로 북새통이었다. 숨도 쉬기 힘들어 큰 사고라도 날것만 같았다. 곳곳에서 사람들의 비명 소리가 들렸다. 살기위해 나는 친구들과 어떤 가게문을 무작정 밀치고 들어갔다. 그날 내가 있던 자리에서 어처구니없는 참사로 또래 젊은이 156명이 안타깝게 희생됐다. 197명은 다쳤다. 상상하기 힘든 숫자다. 1999년, 2014년, 그리고 2022년…. 서른도 안된 나이에 세번째 생사의 갈림길에서 기적처럼 살아남은 나에겐 이제 더 이상 요행을 바랄 목숨이 남아 있질 않은 것 같다. 이 세가지 생존기가 실제 내 이야기일지는 독자들의 상상력에 맡긴다.

2022-11-06 11:00:29 김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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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미 기자의 와이(Why) 와인]<171>샴페인 한 병에 33억원?…올해 가장 비싼 술은

재화의 가치를 높이는 것은 무엇일까. 먼저 좋은 품질은 기본이다. 그리고 여기에 걸맞는 디자인. 한정판 또는 몇 개 없다는 희소성이 더해지면 금상첨화다. 그래도 역시 무엇보다 초고가로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것은 마케팅. 비싼 것을 더 비싸게 만드는 기술 말이다. 탁월한 마케팅 만으로도 몸값이 훌쩍 뛸 수 있으니까. 와인부터 보드카, 맥주까지 올해 가장 높은 몸값을 받았다고 꼽힌 술들은 이 모든 요소들의 조합이었다. 먼저 와인. 예상했던 대로 '로마네 콩티(1945 Domaine de la Romanee-Conti, Romanee-Conti Grand Cru)'다. 2000만원 이하 가격으로는 찾아볼 수도, 원한다고 살 수도 없는 와인인데 이번엔 수십년 전 빈티지다. 부르고뉴 네고시앙의 전설로 불리는 로버트 드루앵의 지하 저장실에 고이 잠자고 있던 1945년 로마네 콩티다. 소더비 경매에서 약 7억원에 낙찰되며 최고가 기록을 다시 썼다. 낙찰자는 아시아에서 온 개인 수집가로만 알려졌다. 샴페인은 예상 밖의 인물이다. 2017 샴페인 애비뉴 포흐(2017 Champagne Avenue Foch). 와인 애호가들조차 잘 들어보지 못했을 샴페인이다. 등급도 최고인 그랑크뤼가 아닌 프리미어 크뤼에 빈티지 2017년도 그닥 특별할게 없는데 34억원이라니. 비밀은 샴페인 병에 있었다. 병에는 인기 NFT(대체불가능토큰) 컬렉션인 '보어드 에이프 요트 클럽(BAYC)'의 이미지 5개가 인쇄되어 있으며, 경매 낙찰자는 샴페인 뿐만 아니라 해당 NFT의 소유권도 이전받는다. 구매자는 이탈리아 사업가 형제다. 암호화폐 투자자로 이 샴페인 역시 투자용도로 사들였다고 한다. 물론 이들은 샴페인을 오픈할 계획은 없다고. 보드카는 한정판이라는 '코어스 보드카 24K 조지 5세(Kors Vodka 24k George V)'로 가격이 4000만원으로 책정됐다. 전 세계에 단 250병만 있다. 차르 니콜라스 2세가 그의 사촌 조지 5세에게 보내던 것과 같은 제조법으로 증류했다고 한다. 4000만원은 마케팅에 희소성을 가미해 끌어낸 가격인 셈이다. 럼은 1300만원 짜리 '헤어우드 럼(Harewood Rum) 1780'이다. 18세기에 만들어진 이 술은 헤어우드 하우스에서 먼지와 거미줄에 뒤덮힌 채 발견됐고, 공히 기네스북까지 오른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럼이다. 이 럼 한 방울은 캡슐에 들어가 금으로 된 법정 통화 코인에도 담겨져 있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맥주는 한 병에 약 18만원의 '리포지드 20주년 기념 에일(Reforged 20th Anniversary Ale)'이다. 맥주 애호가라면 알만한 미국 에일스미스 브루잉 컴퍼니가 내놓았다. 임페리얼 스타우트를 만든 그 양조장이다. 와인 한 병 크기로 750㎖로 나왔지만 현지에선 생맥주 파인트잔으로 13만원에도 마실 수 있다고 한다. 한 모금에 만원씩 넘어가는 느낌일까. 코냑은 루이13세 마투세람(1억3000만원), 위스키는 파인 앤 레어 1926 맥캘란(24억원) 등이 최고가로 꼽혔다.

2022-11-03 14:11:19 안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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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휘종의 잠시쉼표] 너무 늦은 사과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상상조차 힘든 참사가 발생했다. 그런데 이보다 더 상상할 수 없는 발언들이 중앙정부·지방자치단체의 고위 공직자들 입에서 쏟아지고 있다. 156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태원 참사 발생 직후부터 행정안전부 장관, 경찰청장, 용산구청장 등 누구보다 이번 참사에 대해 책임을 느꼈어야 할 고위 공직자들의 발언과 태도는 실망 그 자체였다. 처음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브리핑을 접했을 때, 눈과 귀를 의심했다. '저게 한 나라의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할 소리인가'란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이상민 장관은 지난달 30일 가진 긴급 브리핑에서 "경찰·소방 인력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될 수 있었던 문제는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평소보다 많은 인파가 몰린 것은 아니었다"고도 했다. 그러다 비난 여론이 일자 31일에는 "정확한 사고 원인이 나오기 전까지는 섣부른 예측이나 추측, 선동성 정치적 주장을 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였다"고 해명해 더 큰 논란을 일으켰다. 박희영 용산구청장의 태도도 '나몰라라'였다. 그는 "구청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은 다했다"며 이태원 핼러윈 행사는 주최 측이 없어 '축제'가 아니라 '현상'으로 봐야 한다는 해괴한 논리를 내세웠다. 수많은 사람들이 죽었는데 주최 측이 있고 없고가 중요한 것인지 반문하고 싶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112 신고 대응이 미흡했다며 이태원파출소 직원들에게 책임을 떠넘겼다가 일선 경찰들의 반발을 샀다. 국가적 비극에 누구보다 신중해야 할 한덕수 국무총리는 외신과의 기자회견에서 실없는 농담을 했다가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이상민 장관은 참사 발생 사흘 만인 1일 공식 사과를 했지만, 이 역시 진정성이 크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당시의 112 신고 녹취록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경찰에 따르면 사고 당일이었던 10월 29일 오후 6시34분부터 이미 현장에 있던 시민들로부터 '사고가 우려된다'는 112 신고가 적어도 11건이나 접수됐다는 게 밝혀졌다. 결국 이번 이태원 참사는 정부가 조금 더 신중했다면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던 '인재'였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장관의 정서적 공감능력에 문제제기를 한다. 참사의 경위가 어떻든, 수많은 인명이 어처구니 없이 희생됐다. 그나마 목숨을 건진 사람들도 정신적·신체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으며 전 국민은 트라우마에 빠져 있다. 더군다나 행정안전부는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게 핵심 역할이다. 누구보다 더 책임을 통감해야 할 위치에 있는 공직자의 발언으로는 적절치 않았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국가가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던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방침과도 맞지 않는다. 당분간은 이번 참사를 수습하고, 이와 유사한 비극이 생기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하지만 그걸 핑계로 공직자로서의 적절치 않은 발언과 태도를 적당히 넘겨서는 안 된다. 말이란 것은 하는 사람의 인성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2022-11-02 16:18:46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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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한의 시시일각] 인공지능과 시각예술

지난 8월 게임 기획자인 제이슨 M. 앨런(Jason M. Allen)은 인공지능 작품 '스페이스 오페라 극장(Space Opera Theater)'을 미국 콜로라도 주립 박람회 미술전에 출품해 디지털예술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이 그림은 텍스트를 입력하면 이미지로 변환시켜주는 '미드저니(Midjourney)'라는 AI(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프로그램으로 만들어졌다. 인공지능이 그린 그림이 공식 대회에서 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창작물을 둘러싼 순수성 논쟁을 야기했다. 지난 11일 영국 의회 청문회에 옥스퍼드대 연구진이 개발한 인공지능 기반 로봇 작가 에이다(Ai-Da)가 출석해 자신의 예술 활동상을 증언했다. 에이다는 2019년 완성된 이래 여러 미술관과 화랑에 그림을 전시해왔다. 그를 소개하는 홈페이지는 에이다를 '현대미술 작가'로 적시하고 있다. 실제 에이다는 2019년 2월 첫 개인전을 개최한 이후 현재까지 작품 활동을 지속해오고 있다. 회화, 조각 등 다루는 시각예술 분야도 다양하다. AI를 이용한 작품과 (자칭)작가의 활동이 가시화되면서 인간 시각 예술가들을 위축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인공지능이 작사·작곡을 하고 간략한 기사를 작성한 사례를 넘어 (미술시장을 포함한) 시각예술계로까지 진입하자 예술과 기술, 창의의 정의를 되묻는 이들도 늘고 있다. 일단 일러스트레이터나 디자인, 기초 데생력을 바탕으로 한 직업군은 AI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짧은 텍스트 설명으로 이미지를 생성하는 달리(Dall-E)를 비롯해 앞서도 언급한 미드저니, 스테이블 디퓨전(Stable Diffusion) 등의 인공지능 기반 몇몇 프로그램은 이미지 생성도구로 유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 프로그램을 이용해본 결과 AI는 인간의 창의성과 영감 등을 돕는 하나의 수단일 수는 있어도, 인간의 감성과 정신의 영역에서 생성되는 순수예술을 위협할 수준은 되지 못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한마디로 그림을 업으로 삼는 작가는 AI로 인한 일자리, 역할 상실 등의 염려를 내려놔도 된다는 것이다. 이들 인공지능 프로그램은 인간이 쌓아 놓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여러 이미지를 한데 모아 짜깁기하거나 덩어리로 묶는 것에 가깝다. 작품을 '만든다'는 개념보다는 창작된 기존의 수많은 작품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미지를 추출하거나 섞는 조합에 불과하다. 사실상 창작이라기보단 정보처리 차원으로 봐도 무방하다. 인간에겐 감성과 감정, 의식이 있다. AI가 이를 대체할 수는 없다. 인공지능은 자신이 만든 작품에 스스로 의미를 부여하지 못하며 해석, 가치구분도 불가능하다. 작품이냐, 아니냐의 판단도 인간이 한다. 미드저니만 해도 억 단위의 이미지소스(데이터)를 바탕으로 하며, 결과물의 결정적 행위인 정확한 지시문구(프롬프트)를 찾아내는 것은 인간의 몫이다. 에이다 역시 결국 사람의 도움 없이는 작품을 마무리할 수 없다. 먼 훗날 인간 시각예술가의 작품과 구별되지 않고, 미적 가치를 창출함으로써 관람객과 작품 컬렉터들이 인공지능의 작품을 예술로 여기게 된다면 아마 '화가로서 인간'이 설 자리는 보다 위축될 지도 모른다. 그러나 미리 걱정할 필요는 없다. 19세기 초 사진이 등장했을 때 재현의 축이었던 화가는 일자리를 잃고 쇠퇴한다는 전망이 나왔지만 결론은 그렇지 않았다. 현재도 인간의 다층적 감정을 공진시키는 회화는 여전히 굳건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당시 혁신적이었던 사진은 현대미술의 한 분야로만 남았다. 물론 설치미술을 포함한 영상·미디어 작품에 주로 활용되는 컴퓨터 테크놀로지도 인간이 만들어내는 창작의 보조수단일 뿐 전부로 치부되진 않는다. 예술 창작에 있어 기술의 도움은 중요하다. 인간의 예술창작에 자극을 주고 변화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또 기술은 예술 영역을 개척하는 도구가 되며, 이전과 다른 형식의 예술 흐름을 촉발한다. 마찬가지로 AI 작품이 하나의 장르가 될 수는 있다. 표현의 대중적 접근성을 용이하게 하며, 조형방식의 풍요로움은 예상 가능하다. 인공지능이 인간화될수록 오히려 인간만의 창의성과 무한한 가능성은 더욱 값진 가치를 획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홍경한(미술평론가)

2022-11-01 13:16:43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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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용수의 돌직구] 이태원 참사는 우리 모두의 책임

일요일 새벽 단톡방에 '이태원 압사사고 사망자 149명...' 기사 링크를 누군가 올렸다. 인스타그램과 유튜브엔 이태원동 해밀톤호텔 인근에서 찍었다는 사람들이 누워있는 끔찍한 영상이 속속 올라오고 있었다. 상상할 수 없는 참사가 서울 한복판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 밤 캠핑장 사이트마다 호박이나 마법사, 뿔 달린 기괴한 괴물 형태의 핼로윈 코스튬으로 분장한 아이들이 깔깔거리던 모습이 오버랩됐다. 이태원 사고 현장의 응급조치를 하는 사람들과 저마다 핼러윈 복장을 한 사람들의 모습이 교차하며 꿈과 현실이 구분되지 않는듯 했다. 핼러윈 축제를 앞두고 일어난 이번 사고를 보면서 한쪽에선 남의 나라 귀신놀이에 빠진 안전 불감증을 탓하는 이야기도 들린다. 하지만, 희생자들은 우리들에게 경고를 하고 하늘로 떠나간 천사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와 우리 가족 누군가 사고 현장에 있었다면 똑같은 사고를 당했을 것이다. 그들은 축제를, 삶을 즐기려던 우리 아이들이나 친구 또는 우리들 자신이었다. 어느 시점에 누군가가 희생됐을지 모를 사고가 핼로윈을 이틀 앞둔 지난 주말에 이태원에서 일어났을 뿐이다. 사고를 보며 더 충격적이었던 것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발언이었다. 이 장관은 사고 이후 가진 참사 관련 정부 대응을 설명하는 브리핑에서 '이태원 압사 참사는 경찰을 미리 배치한다고 해결됐을 문제가 아니다. 인파는 예년 수준이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듣기에 따라서는 손써볼 수 없었던 이례적인 사고라는 점을 강조한 얘기지만, 정부 안전을 책임지는 수장의 말로는 들리지 않았다. 그의 말이 맞다면, 지난해나 올해 어느때나 이런 참사가 일어날 수 있었다는 말인지 되묻고 싶다. 또 그렇다면 왜 그에 대한 대비를 하지 않았는지 답해야 한다. 사고 직후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보면, 사고 지점의 인파는 7시 즈음부터 붐비기 시작했고, 사고 당시 누군가 넘어지기 시작한 순간과 다를바 없이 발디딜 틈 없이 사람들은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 그 이후에도 현장에 투입된 경찰들은 소극적인 수준의 통행 통제를 한 것으로 파악된다. 참사 당일 이태원을 찾은 인파가 10만명으로 추정되지만 동원된 경찰은 고작 137명에 불과했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시민들 증언도 '경찰 인력이 턱없이 부족해 통제가 불가능했다'는 것이다. 경찰은 당일 광화문과 용산 등에서의 집회에 집중하느라 경찰 배치가 어려웠다고 했다. 사고 현장에선 시민들과 경찰, 소방대원 밤새워 심폐소생술(CPR)과 수습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주최가 없는 행사라는 것이 정부에 면죄부가 되진 않는다. 주최측이 없는 행사 아닌 행사라면 국가가 안전한 행사의 책임 주체가 되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 사고에 대해 행정안전부는 물론, 서울시와 용산구, 경찰의 책임소재를 분명히 가려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세워야 한다. 현재까지 파악된 바로는,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은 수많은 인파가 경사가 가파른 좁은 골목길에 한꺼번에 몰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 모두의 안전 불감증도 빼놓을 수 없다. 누군가 희생자가 있었지만, 사고 이후 우리 모두는 스스로를 되돌아봐야 한다.

2022-10-31 15:28:07 한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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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헌 칼럼] 객관적이고 냉철한 자기분석이 창업승패를 좌우한다

"성공창업의 방법은 무엇인가요?" 창업 전문가들이 대답하기 가장 곤란한 질문이다. 창업의 성공과 그 방법. 그저 착실하게 준비하고 노력해야 한다는 판에 박힌 대답을 하기엔 예비 창업자들의 간절함이 너무 묵직하다. 지속적인 자영업 위기의 시대, 생계형 자영업자가 만연하는 이 시기에 질문을 받는다면 더욱 난감하다. 필자는 어쩔 수 없이 그들이 가장 듣기 싫어하는 질문을 다시 던져야 한다. "당신은 무엇을 준비했습니까?" 성공창업의 비결은 먼저 자신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창업 실패 사례를 살펴보면 절반 이상이 자신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판단하지 못했던 과거를 가지고 있다. 흔히 '자영업 푸어'라고 불리는 이들이 여기에 속한다. 성공 창업에 대한 지나친 기대 심리로 인해 그저 '될 것 같은' 아이템에 승부를 건다. 그들의 선택은 너무나 주관적이다. 특히나 유명한 아이템이나 브랜드에 대한 맹신은 지나칠 정도로 확고하다. 자본의 크기가 곧 성공이라는 자본 우대형 창업자도 많다. 자영업 역시 비즈니스다. 객관적이고 냉철한 판단이 창업의 승패를 좌우한다. 하물며 비즈니스의 시작인 창업 준비 단계에선 자신의 상황에 대한 객관적인 판단만이 모든 것을 판가름한다. 창업 자금, 신용도, 매장 입지,아이템의 유망도,표적고객들의 소비성향,적합한 수익률 등 수치로 판단 가능한 부분부터 창업자의 성격, 가정 환경, 보유한 기술 등 수치로 판단 불가능한 부분까지 모두 객관적으로 분석해야 한다. 아이템 선택은 분석이 끝난 다음으로 미뤄도 늦지 않다. '맞춤형 창업'이 각광받는 이유가 여기 있다. 맞춤형 창업은 창업자의 창업환경과 자본등을 현실적으로 파악 분석후 가장 최적의 창업 방향을 도출,제안하는 프로그램을 의미한다. 정형화된 창업 아이템과는 다르다. 창업자의 상황에 맞는 매장 환경을 조성하고 창업자의 역량을 최대한 부각시킨다는 것이 맞춤형 아이템의 목적이다. 상대적으로 간편하다. 창업은 객관적 분석을 통한 효율성의 승부처라 한다. 즉 자신에게 맞는 창업아이템을 철저하고 객관적인 판단을 가지고 선택한 후 가성비의 극대화와 투자금액에 따른 효과성과 수익성을 추구하는 것이 바로 창업의 정도이기 때문이다. 창업의 정도에는 그져 운을 바라거나 노력없이 성공한 창업은 없다는 기본에서 출발한다. 창업을 위한 4요소를 아이템, 자본, 입지 그리고 창업자로 구분한다. 그 중 가장 중요한 성공인자를 꼽으라면 주저없이 창업자다. 당연하다. 창업자의 준비된 내용과 열정,노력 드리고 약간의 운이 창업의 성공을 만드는 필수이기 때문이다. 수 많은 예비 창업자들이 엄청난 자신감을 가지고 창업 시장에 진입한다. 다양한 매장을 방문했던 경험을 통해 소비에 대한 안목을 탄탄히 다졌다는 것이 그 이유다. 안타깝지만 소비와 생산의 전혀 다른 개념이다. 그와 같은 판단 자체에 객관보다 주관이 더욱 깊숙이 개입되어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正道(정도). 직역하면 '바른 길'이다. 예비 창업자가 달려야 할 길은 잘 포장된 아스팔트 도로일 수도, 먼지가 날리는 비포장 도로일 수도 있다. 창업 시장에선 어떤 길이든 모든 바른 길이다. 다만 도로에 진입하기 전에 자신이 탄 자동차의 상태를 가장 먼저 점검하길 바란다. 그것이 시작이다.

2022-10-31 14:16:06 김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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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오 변호사의 콘텐츠(Content) 법률 산책] 음악저작물의 짧은 이용도 엄연한 저작권침해

어떤 콘텐츠의 창작에 있어서 음악(music)은 결코 빼 놓을 수 없는 핵심 요소이다. 영화나 드라마는 말할 것도 없고, 유튜브 동영상이나 릴스(Reels), 틱톡(TikTok) 등의 짧은 영상에서도 음악은 배경음악, 효과음 또는 콘텐츠 그 자체로서 다양하게 활용된다. 그런데 이러한 음악저작물은 여러 저작물 중에서도 권리 관계가 복잡한 편으로 음악저작물의 사용에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일반적인 가요를 생각해 보더라도 하나의 노래에는 작사가, 작곡가, 가수(실연자), 음반제작자 등 다양한 권리자가 존재한다. 작사가, 작곡가는 저작자로서 각각 가사 부분과 악보 부분에 대한 저작권을, 가수나 음반제작자는 실연 부분 등에 관련한 저작인접권을 갖는다. 그래서 어떤 한 노래(=음악저작물)를 사용하는 경우에 위 권리자들 중 누군가의 이용허락을 받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그 음악저작물을 사용하는 형태에 따라 관련된 모든 권리자들로부터 이용허락 등을 받아야만 저작권 침해를 피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음악저작물에 대한 이용허락 등은 해당 노래를 아주 짧은 시간(15초 이내)만 사용하는 경우에도 받아야 한다. 오래 전부터 유튜버 사이에서는 "음악을 15초 이내로 사용하는 것은 문제되지 않는다"는 소문이 있었는데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소문의 버전에 따라서 기준이 되는 시간은 10초, 15초, 30초 등으로 다양하다). 저작권 침해는 저작물의 일부를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성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극단적으로 짧은 시간(0.01초 등)만 음악저작물을 사용하는 경우에는 현실적으로 그 음악을 사용한 것이 맞는지조차 알기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인식 가능한 대부분의 범위에서는 짧은 시간만 음악을 이용했다는 변명으로는 저작권 침해를 피할 수 없다. 애초에 15초는 어떤 음악저작물인지를 누구나 충분히 인식할 수 있는 시간으로 그리 짧은 시간이라고도 말하기 어렵다. 어떤 사람들은 법적으로는 모르지만 기술적으로는 위 '15초' 소문이 타당하다고도 이야기한다. 유튜브 같은 콘텐츠 공유 플랫폼에서는 저작권 침해를 방지하기 위해 여러 알고리즘(algorithm)을 사용하는데, 음악을 짧은 시간만 쓰면 알고리즘이 이를 인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는 기술적으로도 타당한 주장이 아니다. 저작권 침해를 적발·추적하기 위한 기술은 끊임없이 발전하는 중이고, 현재의 알고리즘만으로도 15초 상당의 음악저작물 사용은 충분히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발각'되기 어렵다는 것은 저작권 침해의 위험을 회피하기 위한 좋은 방법이 아니다. 특히, 콘텐츠는 많은 사람들이 소비하는 것을 전제로 하는 창작물이므로 음악저작물의 사용은 쉽게 발각된다. 또 어떤 콘텐츠가 많은 인기를 얻은 후에 타인의 음악을 무단으로 사용한 사실이 발각된다면 더욱 큰 비난을 받게 된다. 애초에 콘텐츠 창작자라면 '타인의 저작물을 어떻게 무단으로 사용할 것인가', '타인의 저작물을 사용하더라도 법적 책임을 피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등이 기준이 돼서는 안 된다. 자신의 창작물에 대해서도 그러한 저작권 침해가 언제든지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타인의 저작물을 이용할 때에는 대가 등을 지급하고 이용허락을 받음으로써 정당한 권리를 보호하는 것이 종국적으로 모든 창작자의 권익 보호로 이어진다는 점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2022-10-30 11:07:49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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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금리 10년 만에 5% 돌파…정기예금도 3%

[서울=뉴시스]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장·단기 지표금리가 상승하면서 지난달 은행권 전체 가계대출 금리가 10년 2개월 만에 처음으로 5%를 돌파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10년 4개월 만에, 신용대출 금리는 9년 6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2022년 9월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9월 예금은행의 전체 가계 대출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전월(4.76%)대비 0.39%포인트 오른 연 5.15%를 기록했다. 2012년 7월(5.20%) 이후 10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가계 대출금리가 5%를 돌파한 것도 이 때 이후 처음이다. 증가폭도 전월(0.23%포인트) 보다 소폭 확대됐다. 가계 대출금리는 지난해 6월부터 16개월 연속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4.79%로 전월(4.35%)보다 0.44%포인트 올랐다. 2012년 5월(4.85%) 이후 10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상승폭은 2002년 2월(0.49%포인트) 이후 가장 크게 확대됐다. 주담대 변동금리 대출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 등 지표금리가 0.44%포인트 오른 영향이다. 일반신용대출 금리도 전월 6.24%에서 6.62%로 0.38%포인트 상승했다. 지난 2013년 3월(6.62%) 이후 9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은행채 금리 등 장단기 지표금리가 상승한 영향이다. 지난달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전월(2.96%)대비 0.44%포인트 상승한 3.40%를 기록했다. 코픽스는 매달 15일 공시하기 때문에 8월, 9월 금리가 모두 영향을 미친다. CD(91일물)는 3.01%로 전월 대비 0.22%포인트 올랐다. 은행채 5년물은 4.50%로 전월(3.81%) 보다 0.69%포인트 뛰었다. 박창현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 팀장은 "7월에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면서 금융채 5년물이 큰 폭 뛰면서 주택담보대출 등을 중심으로 가계대출 금리가 큰 폭 올랐다"며 "미국 긴축 가속화에 대한 시장 기대와 금융채 발행 확대 등에 따른 시장금리 상승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전체 기업대출 금리는 4.66%로 전월(4.46%)대비 0.20%포인트 올랐다. 2013년 12월(4.67%) 이후 8년 9개월 만에 가장 높다. 대기업대출 금리는 전월대비 0.15%포인트 오른 4.38%를 나타냈고 중소기업대출 금리는 4.87%로 전월대비 0.22%포인트 올랐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각각 2013년 12월(4.43%), 2014년 1월(4.88%)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비은행기관 대출금리의 경우 상호저축은행이 0.42%포인트 상승한 11.04%로 나타났다. 2019년 7월(11.03%) 이후 3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신용협동조합은 0.17%포인트 오른 5.43%, 상호금융은 0.22%포인트 오른 4.88%, 새마을금고는 0.22%포인트 오른 5.34%로 나타났다. 가계와 기업 대출금리 모두 오르면서 가계와 기업을 합한 전체 대출 평균금리는 전월(4.52%)대비 0.19%포인트 상승한 4.71%로 나타났다. 2013년 4월(4.73%) 이후 9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저축성수신 금리는 전월보다 0.40%포인트 오른 3.38%로 나타났다. 2012년 7월(3.43%) 이후 10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기준금리 상승과, 예대금리차 공시로 은행들이 예금금리를 올린 영향이다. 순수저축성예금 금리는 3.35%로 전월대비 0.44%포인트 올랐다. 2012년 7월(3.43%) 이후 가장 높다. 정기예금 금리도 0.44%포인트 상승한 3.35%를 나타내 2013년 1월(3.0%) 이후 9년 8개월 만에 3%를 돌파했다. 2012년 7월(3.43%)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정기적금 금리는 2.74%로 전월보다 0.18%포인트 올랐다. 시장형금융상품 금리는 0.26%포인트 오른 3.49%를 기록했다. 은행들의 신규취급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1.33%포인트로 전월(1.54%)보다 0.21%포인트 줄면서 한 달 만에 축소 전환했다. 예대금리차 공시 등으로 은행들이 예금금리 오름폭이 전월 0.05%포인트에서 0.4%포인트로 확대된 영향이다. 반면 은행들의 수익성과 연관된 잔액기준 예대금리차는 2.46%포인트로 전월보다 0.03%포인트 확대됐다. 이는 2014년 8월(2.47%포인트) 이후 8년 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확대된 것이다. 기준금리 인상 가속화에도 변동금리 비중이 한 달 만에 다시 늘었다. 가계대출 중 신규취급액 기준 변동금리 대출 비중은 전월(75.5)보다 0.5%포인트 늘어난 76.0%로 나타났다. 잔액기준으로는 전월과 같은 78.5%로 집계됐다. 2014년 3월(78.6%) 이후 8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박 팀장은 "변동금리 비중이 다시 늘어난 것은 지난달 고정금리인 보금자리 정책 모기지 주담대 대출 취급이 줄어든 이유가 가장 크다"며 "보금자리론은 6억원 이하 주택만 가능한데 수도권 등에선 현실상이 떨어지다 보니 정책 모기지 수요가 줄면서 고정금리 축소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또 5% 이상 고금리 대출 비중도 전달 21%에서 37.7%로 늘었다. 2012년 6월(38.2%) 이후 10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5.0~6.0% 미만이 25.8%, 6.0~7.0% 미만이 3.5%, 7% 이상이 8.4%였다.

2022-10-28 13:07:55 뉴시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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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미 기자의 와이(Why) 와인]<170>전설의 와이너리로 떠나는 여행…인도, 불가리아, 그리스까지

<170>세계 최고의 와이너리(World's Best Vineyards) 2022 초행길에 헤매다가 도착하니 이미 늦은 밤. 어찌 들어가나 걱정했는데 주인장은 잠옷을 입고도 싫은 기색없이 반겨줬다. 프랑스 스위트 와인으로 유명한 소테른 지역의 한 와이너리에서 묵을 때의 일이다. 테이스팅 룸은 테이블과 의자 몇개가 다였지만 와인메이커와 정담을 나누며 와인을 마시기 충분했고, 샤또 2층의 방은 아늑하고 편했다. 1층의 레스토랑은 샤또의 와인과 천생연분인 요리를 내놨고, 다음날 아침 안개가 자욱한 포도밭 사이를 산책한 것도 잊지 못할 추억이다. 언제든 굳게 닫혔던 하늘길이 다시 열린다면. 무조건 바다 건너 첫 행선지는 와이너리다. 지난 2년 반 동안 곱씹고 또 곱씹었던 말이다. 유네스코에 등재될 정도로 오래된 고대 건물부터 입이 떡 벌어지는 현대 건축물, 아니면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과 어린이까지 반겨주는 패밀리 투어를 운영하는 곳까지 와인 뿐만 아니라 원하는게 어떤 여행이든 선택할 수 있는게 바로 와이너리다. 지난 26일(현지 시각) 아르헨티나 멘도사에 위치한 와이너리 주카르디 발레 데 우코에서 올해 세계 최고의 와이너리(World's Best Vineyards)를 발표하는 행사가 열렸다. 전 세계 500명 이상의 와인 전문가와 여행 전문가들이 투표로 선정한 결과다. 6개 대륙, 20개 국가에서 최고의 와이너리 100곳이 뽑혔고, 인도와 불가리아, 그리스 등의 와이너리도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다. 국가별로 보면 프랑스와 포르투갈의 와이너리가 각각 11개씩을 올려 가장 많았다. 이번에 유튜브 생중계 이벤트가 진행된 주카르디 발레 데 우코는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세계 최고의 와이너리 1위에 오르며 명예의 전당에 처음으로 입성한 곳이다. 주카르디 발레 데 우코를 대신해 올해 1위 자리에 오른 곳은 이탈리아 투스카니에 위치한 안티노리 넬 키안티 클라시코다. 안티노리는 1385년부터 무려 600년, 26대에 걸쳐 와인을 만든 유서깊은 곳이다. 수퍼투스칸의 원조격인 티냐넬로의 생산자다. 지금의 와이너리는 7년의 공사를 거쳐 2012년에 문을 연 곳으로 방대한 예술 컬렉션도 훌륭한 볼거리다. 스페인 리오하 지역의 마르케스 데 리스칼은 2년 연속 2위를 차지한 곳이다. 1858년에 설립됐으며, 최초의 리오하 와인이 병입된 곳이기도 하다. 20세기 초 리오하 와인인지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황금색 철사 그물로 와인병을 감싸기 시작한 시작한 곳도 마르케스 데 리스칼이다. 세계적인 건축가 프랭크 게리가 설계한 마르케스 데 리스칼의 호텔은 지하 와인 창고 위에 들어서 있다. 티타늄 지붕의 반짝이는 빛은 와인의 즐거움을, 핑크빛은 와인의 색을, 골드빛은 마르케스 데 리스칼의 황금 그물을, 실버빛은 와인의 캡슐을 상징한다. 칠레 와이너리로는 몬테스와 비냐 빅이 각각 3, 4위에 올랐다. 북미에서는 미국 나파밸리의 로버트 몬다비 와이너리(7위), 아프리카에서는 남아프리카공화국 크리에이션(38위), 호주에서는 헨쉬케(36위)가 각 대륙의 1위를 차지했다. 어느 와이너리를 가장 먼저 갈 것인가. 행복한 고민이 시작됐다.

2022-10-27 14:51:58 안상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