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재벌'이라며 갑질 재벌에 특혜
'착한 재벌'이라며 갑질 재벌에 특혜 [메트로신문 송병형기자] 동반성장위원회(위원장 안충영)가 갑질을 일삼는 재벌 대기업을 동반성장공로기업으로 선정해 각종 특혜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6일 동반성장위가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박완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게 제출한 '2014년 동반성장지수'에 따르면 평가 대상 기업 112개사 중에서 17%인 19개사가 최우수 등급을 받았다. 19개사에는 삼성전자, 삼성전기,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유플러스, KT, 포스코, 기아자동차 등이 포함됐다. 박 의원실에서 분석한 결과 LG전자는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불공정기업으로 적발해 과징금 처분을 내리고, 검찰에까지 고발한 기업이다. KT와 LG유플러스 역시 과징금 처분에 검찰 고발이 검토 중이다. 나머지 삼성전자, 삼성전기, LG디스플레이, 포스코, 기아자동차 등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해마다 발표하는 경제정의지수 공정성 부문에서 최하위 평가를 받은 기업들이다. 상식적으로 '착한 재벌'이나 '착한 대기업'이라고 부르기 힘든 기업들이다. 공정위에 적발된 기업은 특히 문제다. 동반성장위는 대기업에 대한 공정위의 평가와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동반성장위가 직접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50%씩 반영해 최우수, 우수, 양호, 보통의 4등급으로 성적을 매긴다. 박 의원실 관계자는 "기업들이 경영성과와 같은 기업 내부 자료가 드러나면 불이익이 갈 수 있다며 비공개를 요구한다는 명분으로 동반성장위는 심사결과를 전혀 공개하지 않는다"며 "실제 심사결과가 공정한지 아무도 모른다. 누구도 검증할 수 없다"고 말했다. 누구도 검증할 수 없는 심사결과에 따라 최우수와 우수 등급을 받은 재벌 대기업이 누리는 특혜는 막대하다. 우선 기획재정부는 조달청 공공입찰 참가자격사전심사(PQ)에서 가점을 부여한다. 이 관계자는 "도로·터널과 같은 사회간접자본(SOC)사업은 기본 사업비가 몇천억원 또는 조단위가 되는데 이런 사업들은 평점 1점으로 갈린다. 그런데 가점은 최소 2점 이상이다. 결정적인 점수"라고 설명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역시 연구개발(R&D) 사업 참여시 최우수 등급의 기업을 우대한다. 국세청은 최우수 등급 기업의 경우 모범납세자 선정시 가점을 줘 우대한다. 이 관계자는 "모범 납세자가 되면 국세청 조사를 받지 않는다. 어마어마한 특혜"라고 말했다. 공정위는 최우수 등급의 기업에 대해서는 하도급 분야 직권·서면 실태조사를 면제해 준다. 우수 등급 기업에 대해서는 서면 실태조사를 1년간 면제해 준다. 여기에 법무부는 최우수, 우수 등급 기업에 출입국우대카드를 3년간 발급해 준다. 이 카드가 있으면 국회의원, 국빈들만이 사용할 수 있는 공항의 VIP룸을 이용할 수 있다. 이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서는 제일 큰 혜택이다. 재벌 총수가 VIPF룸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한 마디로 재벌 총수로서는 폼나는 일"이라고 말했다. 전형적인 비밀주의에 막대한 특혜 부여는 동반성장지수 발표에 대한 근본적인 불신으로 이어진다. 이 관계자는 "재벌 대기업에 특혜를 주기 위해 만든 제도라고 기사에 쓰더라도 전혀 무리한 내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