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빗썸 등 5개사 대기업집단, 한국앤컴퍼니그룹·두나무 상출집단 신규 지정
공정위, '2025년 공시대상기업집단 등 지정 결과' 발표 대기업집단 92개사, 상출집단 46곳 지정 … 5월1일부터 1년간 대기업집단 시책 적용 LIG·대광·사조·빗썸·유코카캐리어스 5개사가 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집단)에, 한국앤컴퍼니그룹과 두나무 2개사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상출집단)에 신규 지정돼 공시의무, 사익편취 등 대규모기업집단 시책을 적용받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일 이같은 내용의 '2025년 대기업집단 등 지정 결과'를 발표하고, 해당하는 기업집단에 이를 통지했다고 밝혔다.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인 대기업집단은 전년 대비 4곳 증가한 92개(소속회사 3301개), 자산총액이 가장 최근의 명목 GDP 확정치(2324조원)의 0.5%에 해당하는 11조600억원 이상인 상출집단은 2곳 증가한 46개(소속회사 2093개)이다. 대기업집단 소속회사 수는 전년 대비 17개, 상출집단 소속회사 수는 120개 감소했다. 지난해 상출집단이었던 교보생명보험, 태영, 에코프로의 경우 대기업집단으로 하향 지정됐다. 금호아시아나의 경우, 자산총액이 크게 감소함에 따라 올 2월 연중 지정제외된 바 있다. 이에 따라 대기업집단, 상출집단 소속 회사들은 이날부터 1년간 대기업집단 시책을 적용받는다. 대기업집단의 경우 공정거래법에 따른 대규모내부거래 의결 현황 등 공시 의무,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 금지 등이 적용되고, 상출집단은 이에 더해 상호출자 금지, 순환출자 금지, 채무보증 금지, 금융·보험사 의결권 제한 등 규제를 받는다. 지정학적 갈등 심화와 미국 대선 등 기업집단을 둘러싼 대외환경 변화의 영향으로 방위산업, 가상자산업, 해운업 주력회사 자산이 급격히 증가함에 따라, 관련 집단들이 신규로 지정되거나 재계 순위가 상승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주요 방위산업회사를 계열회사로 둔 한화, 한국항공우주산업, LIG 자산이 모두 증가했고, 특히 LIG의 경우 자산이 2조원 이상 증가하며 대기업집단으로 신규 지정됐다. LIG 계열회사인 LIG넥스원 자산은 3조8000억원에서 5조9000억원으로 급증했다. 또 작년 말 미국 대선을 앞두고 가상자산 거래가 활성화되며 그에 따른 가상자산거래소의 고객 예치금이 증가, 가상자산업 주력집단인 두나무, 빗썸의 자산이 증가해 순위가 상승했다. 특히, 두나무는 상출집단으로 상향 지정됐고, 빗썸은 대기업집단으로 신규 지정됐다. 아울러, 중동 지정학적 이슈로 인한 운임률 상승으로 인한 영업이익 증가, 지난해 말 급격한 환율 상승에 따른 '표시통화 환산이익'(회사의 주된 영업활동이 이뤄지는 곳의 통화로 측정한 자산을, 원화로 환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익) 발생 등으로 HMM, 장금상선, 유코카캐리어스 자산이 증가하고 순위가 상승했다. 특히 자동차 운송을 주력으로 하는 유코카캐리어스는 대기업집단으로 신규 지정됐다. 반면, 보험업 주력 집단의 경우 자산이 감소하거나 재계 순위가 하락했다. 구체적으로, 금융감독원의 보험부채 할인율 인하로 보험계약부채가 증가(자본 감소)함에 따라 보험업 주력집단인 DB, 교보생명보험, 현대해상화재보험의 공정자산이 감소하고 순위가 내려갔다. 상위 10대 기업집단 중에서는 철강업 업황 악화로 포스코가 5위에서 6위로 내려갔고, 토지자산 재평가로 자산이 증가한 롯데는 6위에서 5위로 올라갔다. 석유화학 업황 악화로 GS는 9위에서 10위로, 예대마진 확대 등으로 자산이 증가한 농협이 10위에서 9위로 순위가 바뀌었다. 대형 M&A도 이번 기업집단 지정 등에 영향을 줬다. 한진의 경우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기업결합을 완료함에 따라 아시아나항공 등 8개사가 계열회사로 편입돼 전년 대비 자산이 19조1000억원 증가했고, 한국앤컴퍼니그룹의 경우 자동차 부품 제조회사인 한온시스템 등 3개사를 인수하며 자산총액이 11조1000억원 증가해 상출집단으로 상향 지정됐다. 사조의 경우 식품 제조 및 유통업체인 사조CPK, 푸디스트 등 7개사를 인수하며 자산이 1조4000억원 증가, 대기업집단으로 신규 지정됐다. 지난해에 이어 연속으로 지정된 87개 집단의 경우, 일부 집단에서 동일인의 그룹 지배력이 이전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으나, 아직까지 기존 동일인의 지배력이 유지되고 있다고 판단됨에 따라 동일인을 변경하지 않았다. 공정위는 한화그룹의 경우 최다 출자자가 김동관으로 변경됐으나, 김승연 회장이 최고 직위자이며 기업 경영에 지배적 영향을 행사하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동일인을 변경하지 않았다. 쿠팡 김범석 의장과 두나무 송치형 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동일인 지정을 피했다. 지난해 개정 시행령에 따라 법인을 동일인으로 지정된 2개 집단의 경우 올해도 시행령상 예외요건을 모두 충족해 자연인이 아닌 법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했다. 최장관 공정위 기업집단감시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 지정으로 대기업집단 시책 적용 대상이 확정됐고, 이후 이들 집단과 관련된 주식 소유 현황, 내부거래 현황 등 정보에 대해 고도화된 분석을 통한 정보를 순차적으로 공개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시장 감시가 강화되고 기업집단의 자발적 지배구조 개선이 유도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