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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한의 시시일각] '이건희 컬렉션'과 국회의원

국민들은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전시 중인 '이건희 컬렉션'을 보고 싶어도 쉽지 않다. 몇 달을 기다려도 예약이 되지 않아 포기하는 상황이다. 시간당 인원제한에 걸리기 때문이다. 관람인원기준이 완화된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방역체계가 단계적 일상회복으로 전환된 첫날인 1일부터 회차별 관람인원을 30명에서 60명으로 변경했어도 예약 성공률은 극히 낮다.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다. 그러나 국회의원들은 예외다. 매번 1분 만에 2주치 예매가 끝나버리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지만 그건 절차를 준수하는 국민들에게만 해당된다. 국회의원들은 국립현대미술관 관계자들의 스페셜 의전에다 다과까지 곁들인 대접까지 받으며 편안하게 관람할 수 있다. 물론 예약 따윈 안 해도 되고 방역 수칙조차 지키지 않아도 그만이다. 관람 인원 제한도 적용되지 않는다. 지난달 7일, SBS는 '이건희 컬렉션 관람만 50분…국정감사 맞나'라는 제목의 보도를 통해 폐관 시간 이후 국회의원 40여명이 국정감사를 이유로 '이건희 컬렉션'을 단체로 관람하는 장면을 내보냈다. 정말 국감인지 아니면 관람인지를 물었는데 결론은 후자였다. 그것도 권력에만 주어진 특혜성 관람이었다. 총 4분여짜리 리포트엔 권력과 특혜의 함수가 구석구석 녹아 있다. 일례로 국립현대미술관은 업무 종료 후 문을 열고 기다렸다. 직원들은 국회의원들을 실은 관광버스가 도착하자 도열해 맞이하며 인사했고, 곧이어 고개 숙인 자와 뒷짐 진 자가 화면에 등장했다. 방송 시작부터 권력이 사람을 지배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당시만 해도 시간당 30명만 입장할 수 있는 전시장에 40여명이 들어찼다. 엄연히 감염병예방법 위반이지만 이 또한 무소불위의 권력을 자랑하는 국회의원들에겐 해당되지 않는다. 모이지 말아야 하는 것도 국민이고 방역수칙을 지켜야 하는 것도 오로지 국민이며, 법의 적용도 힘없는 국민에 한한다. 국립현대미술관의 인원 통제 역시 평범한 국민들에게만 유효하다. 의원들의 전시 관람이 시작되자 국립현대미술관장이 직접 나와 도슨트를 자처한다. 작품을 돈으로 계산하는 모습에도 보기 드물게 그들 특유의 호통과 말 끊기, 윽박지름이 없다. 공간에 걸린 작품을 다 팔면 서울관 두세 채 지을 수 있다며 객쩍게 웃어도 그 잘하던 국회모독이니 태도가 어쩌니 하는 협박은 없다. 허긴, 예술에 대해 뭘 알아야 문제의식을 갖지, 국정감사를 패키지 관광 정도로 여긴 그들의 입장에선 그저 고개를 주억거리는 게 전부일 수밖에 없음이 수긍은 된다. "의원들끼리만 따로 현장 시찰을 하는 게 국민감정상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취재기자의 질문에 한 의원은 그래서 '비공개'로 했다고 답했다. 이는 특별한 대우자체가 특혜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니 나올 수 있는 발언이다. 특권의식이 몸에 밴 초현실적 집단의 구성원이기에 가능한 뻔뻔함이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경제가 파탄 나고 자살하는 사람이 수두룩한 현실에서 국정감사를 구실로 밤늦은 시간 그림 보겠다며 떼로 몰려가 법까지 위반하며 온갖 특혜(호사)를 누리는 국회의원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모처럼 손잡고 하나 된 여야의원들의 훈훈한(?) 사례로 봐야 하나. 결국 우리가 잘 뽑는 수밖에 없다. 방송은 90분 일정 중 관람만 50분, 나머지 40분은 환담회를 가졌다고 전했다. 마스크를 벗은 채 우리의 피 같은 세금으로 제공된 음식을 야금야금 씹으며 그들만의 즐거운 밤을 보내는 동안, 그리고 그들이 그림을 보며 희희낙락하는 그 시간 자영업자들은 아무도 오지 않는 가게를 닫으며 깊은 한숨을 쉬었다. 국민들도 이를 악문 채 비극적인 하루를 버티고 있었다. ■ 홍경한(미술평론가)

2021-11-02 09:46:19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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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철의 쉬운 경제] 기준금리의 기준은 무엇인가?

[신세철의 쉬운 경제] 기준금리의 기준은 무엇인가? 금리의 고저를 논의할 때는 금통위가 인위적으로 정하는 기준금리가 아니라 시장에서 가격기능에 따라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시장금리로 판단해야 한다. 경제 각 분야에 직간접 영향을 미치는 (시장)금리가 적정수준을 유지해야 거시경제 안정성이 확보되기 때문이다. 쉽게 말하면, 금통위가 정하는 기준금리의 기준은 시장금리가 적정수준에서 형성되도록 하는 선이라야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어쩐 일인지 금리경로가 왜곡되어 시장금리가 기준금리의 최소 3~4배나 되게 높게 형성되어도 이를 외면하는 이해하기 어려운 광경이 빚어지고 있다. 기준금리를 조정하면 금리·주가·환율 같은 금융가격지표를 변동시켜 경제활동에 모든 분야에 곧바로 영향을 미친다. 먼저, 단기금리인 콜금리, 중장기금리인 채권금리, 예대금리를 변동시켜 가계소비와 기업투자 같은 총수요를 변화시켜 물가에 변동시키는 금리경로를 통해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친다. 다음, 주식과 부동산 같은 자산 가치를 변동시키는 자산가격경로를 통해 가계와 기업의 자산보유 변화를 초래한다. 그 다음, 금리조정은 내외금리 차를 확대하거나 축소시켜 환율을 변동시키는 환율경로를 통해 (수출입)물가 변동과 함께 자본유출입에 변화를 가져온다. 이처럼 거시경제 각 분야에 치명적 영향을 미치기에 금리는 절대로 누구 마음대로 조정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준다. 실물부문과 금융부문을 연결하는 관건이 되는 금리는 보이는 손(visible hand)의 정책도구가 되어서는 아니 된다. 시장에서 수없이 많은 보이지 않는 손(invisible hand)의 집합적 의지에 따라 결정되어야 한다. 시장금리가 거시경제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경우에는 경기침체 또는 경기과열에 대응하기는커녕 오히려 비정상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가능성이 커진다. 금융이 정책도구로 남용되면 그 부작용이 기대효과보다 헤아릴 수 없이 커져 국민경제를 위험과 불확실성에 빠트리는 결과가 초래됨은 새삼 말할 나위가 없다. 정책목표에 치우치지 말고 시장과 끊임없는 대화를 하며 멀리 보아야 정책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역설이 성립한다. 금리를 억지로 억누르거나 끌어올려 금융과 실물이 엇박자를 낼 경우, 대내외 경제적 충격을 시장기능에 따라 흡수하지 못하고 결국 재앙을 불러온다. 만약 이러한 기본 원리를 무시하고 기준금리를 특정 정책목표에 따라 임의로 조정하다보면 국민경제의 불확실성은 점점 커져가기 마련이다. 가계와 기업은 정부실패나 시장실패를 막론하고 금리가 거시경제현상을 그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동떨어져 움직이면 크고 작은 재앙을 막아내기 어렵다. 개개인이 스스로 위험과 불확실성에 미리부터 대비하여야 나라경제도 또한 위험과 불확실성을 극복할 수 있다. 주요저서 -불확실성 극복을 위한 금융투자 -욕망으로부터의 자유, 호모 이코노미쿠스

2021-11-01 15:55:39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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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헌 칼럼] 고객을 줄 세우는 전략을 실천하라

소위 대박집이라고 하는 명소들 앞에는 지금과 같은 불황에도 길게 대기하는 고객들을 볼 수 있다. 파리 날리는 매장과 긴 시간의 기다림조차도 기꺼이 기다리는 매장과의 차이는 무엇일까? 가장 중요한 요인은 바로 사장, 즉 운영자의 차별적 경쟁력인 경우가 많다. 고객은 자신이 지불한 가격보다 더 많은 서비스적 가치를 요구한다. 당연히 기다리는 시간에 대한 보상도 기대한다. 그 보상을 무엇으로 돌려줄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첫째, 긴 줄 매장의 운영자는 고객을 기억한다. 고객의 입장에서는 단지 가볍게 한 끼 때우려 들렀을 뿐인데, 긴 줄 매장의 운영자는 다음 방문 시 그 고객을 기억해 주고 지난번 먹었던 메뉴까지 기억해서 보다 친근하게 다가간다. 이는 고객의 개별욕구에 적합한 마케팅 활동을 통해 고객 각자의 니즈를 충족시켜 줌으로써 만족도를 극대화시키는 관계 마케팅 전략의 실천이다. 둘째, 긴 줄 매장은 고객을 위한 세심한 표현을 매장 곳곳에서 실행한다. 손소독제, 화장실의 깨끗한 수건비치, 제품에 대한 자세한 설명의 안내문, 취식방법이나 사용안내문, 무료 우산 렌트 공간, 메모판과 고객 참여판 구성 등은 소비자로 하여금 매장이나 상품에 대한 친밀도를 올리는 중요한 소통 활동이다. 셋째, 긴 줄 매장은 구석구석 깨끗하다. 청결은 매장 운영의 가장 기본적인 항목이지만, 오픈 후 일정기간이 지나면 분명 소외되는 공간이 존재한다. 하지만 잘 되는 매장은 소홀함 없이 구석구석 깨끗함을 항상 유지한다. 처음과 같은 청결함 유지는 필수이다. 넷째, 긴 줄 매장의 직원들은 항상 친절하고 웃는다. 직원들의 기계적인 친절함은 교육과 훈련으로 이뤄낼 수는 있다. 하지만 고객에게 마음을 담은 친절함은 점주가 직원들을 대하는 거울처럼 반영되어 고객에게 그대로 표출된다. 고객들은 그것을 아주 잘 감지한다. 다섯째, 긴 줄 매장은 차별화된 홍보 센스를 가지고 있다. 고객에게 전해지는 전단지나 매장 안의 포스터 등을 구성할 때, 잘되는 매장의 점주는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센스 있는 문구로 시대 트렌드를 앞서간다. 고객에게 차별화된 즐거움을 제공함으로써 매장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높일 수 있다. 창업보다는 수성이 어렵다고 한다. 코로나19 이후 아무리 힘든 시기라고 하지만, 분명히 성공요건은 존재한다. 기본적인 항목에 충실하면서 고객에게 조금이라도 세세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면, 여러 노력들이 매장의 매출로 이어지면서 차차 긴 줄 매장으로 성장하게 될 것이다. -프랜차이즈M&A전문기업 한국창업경영연구소 이상헌 소장(컨설팅학 박사)-

2021-11-01 14:01:11 원은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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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형의 본초 테라피] 천식에 좋은 '은행'

[김소형의 본초 테라피] 천식에 좋은 '은행' 가을이면 거리를 노랗게 물들이는 은행잎이 참 보기가 좋다. 하지만 은행나무를 지나갈 때면 길에 떨어진 은행이 풍기는 고약한 악취에 눈살이 찌푸려지기도 한다. 상반된 이미지를 품고 있는 은행나무의 열매인 은행은 사실 가을철 호흡기의 보약이다. 한방에서 은행은 '백과(白果)'라고 불리는데 폐와 기관지의 진액을 생성하는 효과가 있다. 호흡기가 나빠지는 원인 중 하나가 진액이 말라 건조해지면서 바이러스 침입이 용이해지기 때문인데 은행은 건조해진 폐와 기관지를 다시 촉촉하게 만들어서 각종 바이러스와 세균의 침입으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가을철만 되면 감기를 달고 사는 사람들에게도 은행이 도움이 된다. 호흡기의 염증을 개선하고 면역력을 개선하기 때문에 각종 호흡기 질환의 예방과 관리에도 효과가 있다. 기침이나 가래를 가라앉히며 기관지염, 천식 같은 질환에 좋다. 또한 은행에는 혈액 순환에 좋은 징코라이드 성분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그래서 은행의 이 성분을 원료로 혈액 순환에 도움이 되는 약들도 많이 만들어졌다. 징코라이드는 혈액을 탁하게 하고 혈관을 좁게 만드는 각종 노폐물들을 배출하기 때문에 혈액 순환이 개선된다. 높은 혈압을 안정시키며 혈관의 노화를 늦추는 데도 좋다. 혈액 순환이 좋아지면서 뇌 기능 활성화에도 도움이 된다. 뇌로 가는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만들기 때문에 두뇌 활동량이 많아져서 머리가 묵직하고 피로가 쌓일 때 이를 해소해준다. 은행은 호흡기의 진액 생성을 돕는 것처럼 피부 보습에도 도움을 준다. 가을철 건조한 바람에 피부가 쉽게 거칠어지고 각질이 생기기 쉬운데 은행이 피부 속까지 충분한 수분 보충을 해주기 때문에 촉촉한 피부를 유지하게 해준다. 또한 미백 작용으로 여름 내내 자외선으로 생긴 잡티도 완화해준다. 다만 은행은 익히지 않고 생으로 먹었을 경우 독성 물질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익혀서 먹더라도 너무 많이 먹지 않는 것이 좋고 성인은 하루에 10알 정도 아이들은 3~4알 정도 먹는 것이 좋다.

2021-11-01 05:00:07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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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웅규 변호사의 자산상속 제대LAW] 상속 설계가 필요한 이유

법무법인 바른 조웅규 변호사 / 법무법인 바른 제공 단 한번이라도 상속을 어떻게 설계할지 고민해본 적이 있는가. 당신에게 상속 설계는 돈 많고 가족이 많은 사람들만의 전유물로 각인되어 있지 않은가. 만약 그렇다면 이제부터라도 그러한 오해를 털어내길 바란다. 당신의 소중한 사람들을 위해서 말이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언젠가는,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 먼 곳으로 가야만 하는 시간이 온다. 그때 당신에게 남겨진 의미 있는 물건이 있다면, 당신이 그토록 아끼는 사람들에게 혹은 당신이 추구해온 가치를 위해 그것이 사용돼야 하지 않을까. 상속 설계는 이 질문에서 시작한다. 만약 당신이 아무런 준비 없이 삶을 마감한다면, 당신의 재산은 임의로 쪼개져 법정 상속인들에게 분배될 것이다. 매달 수천만 원을 벌고 있는 첫째, 아직 취업을 준비 중인 둘째 그리고 아직 미성년인 늦둥이 셋째가 모두 똑같은 금액을 상속받게 될 것이다. 평소 당신이 아끼던 게임기와 낡은 필름 카메라는 게임과 사진에 전혀 관심이 없는 누군가에게 상속되어 창고에 처박혀 있게 될지 모를 일이다. 이처럼, 상속 설계가 없다면 당신이 평생 동안 노력해서 쌓은 당신의 자산이 당신의 의사와 전혀 무관하게, 어쩌면 그 자산의 가치를 해하는 방향으로 임의로 분배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도대체 상속 설계는 무엇인가. 답은 간단하다. 당신이 가진 자산이나 당신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물건을 당신이 원하는 사람에게, 당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당신이 원하는 시기에 넘겨줄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여기에 덧붙여 당신의 어린 아이를 누가 어떻게 돌봐 줄지, 당신이 치매에 걸렸을 때 누가 당신을 대신해 당신을 위한 결정을 하게할 것인지도 미리 정해둘 수 있다. 상속 설계는 당신이 먼 곳으로 떠난 후 남겨질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준비다. 상속 설계의 방법에는 아주 간단한 유언장부터 사후에도 살아있는 것처럼 자산의 운용방법을 구체적으로 계획할 수 있는 유언대용신탁까지 매우 폭넓은 선택지가 있다. 당신의 자산 상태와 남겨질 이들의 상황에 맞게 어느 것이든 선택하면 된다. 당신에게 남겨질 단 하나의 자산이 당신이 오랜 시간 애지중지하며 사용해 온 조리도구라면, 당신의 세 자녀가 조리도구를 1/3씩 공유하는 것보다 요리사가 되려는 셋째가 상속받도록 하는 것이 당신이 원했던 일이 아닐까. 당신과 평생 소원했던 형제가 아니라 당신과 십년 넘게 함께 살아온 파트너가 당신의 집을 상속받는 것이 당신이 원했던 일이 아닐까. 상속 설계의 필요성에 공감한다면, 이제 당신의 상속 설계는 절반 이상 성공한 셈이다. 상속이 필요한 이유를 생각하는 동안 당신이 가진 자산과 소중한 물건 그리고 소중한 사람들이 누군지 확인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현진기자 lhj@metroseoul.co.kr

2021-10-31 10:04:06 이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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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미 기자의 와이(Why) 와인]<122>버킨백보다 와인?…팬데믹 최고 투자처는

안상미 기자 팬데믹이 세계 럭셔리 시장의 투자 지형도를 바꿔놨다. 사치품이란게 누가 봐주고, 알아줘야 의미가 있는 법. 그저 같은 공간에서 숨만 쉬어도 전염되는 질병은 사람들에게 에르메스 버킨백도, 수천 만원짜리 명품시계도 필요없도록 만들었다. 그보단 안전한 공간에서 사랑하는 가족이나 친구들과의 좋은 와인 한 잔이 더 소중해졌다. 사람들은 와인셀러를 들여놓고, 내년 혹은 5년, 10년 뒤 마실 의미있는(다른 말로는 '비싼') 와인을 사기 시작했다. 영국 자산 컨설팅 업체인 나이트 프랭크에 따르면 투자 등급 와인의 평균 가격은 올해 6월까지 1년 동안 13% 상승했다. 에르메스 핸드백은 물론 슈퍼카(4%)와 롤렉스 등 고급 시계(5%)를 모두 앞질렀다. 몇 년간 연간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에르메스 버킨백은 3% 하락하고 말았다. 나이트 프랭크의 앤드류 셜리 편집장은 "최근 몇 년 동안 나이트 프랭크 럭셔리 투자지수(KFLII)에서 주도권을 잡았던 에르메스 핸드백과 스카치 위스키가 1위 자리에서 물러나고 12개월 상승률 기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프랑스 보르도 그랑크뤼 와인 저장고. /안상미 기자 와인 가격은 지난 10년 동안 119%나 올랐다. 특히 이번 와인붐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는 것은 프랑스 보르도 뿐만이 아니다. 런던 국제 와인거래소(Liv-ex·리벡스) 루퍼트 밀라르는 "여전히 프랑스의 대표 산지인 보르도, 부르고뉴, 샹파뉴 와인이 가격 상승을 이끌었지만 이탈리아와 미국 와인 역시 호황을 누리는 등 투자자들의 관심이 전반적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팬데믹에 음식점과 술집은 문을 닫았고, 시중 유동성이 풀리며 사치품 가운데서도 집에서 쉽게 즐길 수 있는 고급 와인을 찾기 시작했다"며 "고급 와인 가격은 팬데믹이 확산된 2020년 크게 상승하고, 이런 기조는 2021년에도 계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와인월드 엘스플로어 마리아나 람은 "투자 와인은 올해 상반기 수익성이 높고 유동성도 많아졌다"며 "늘고 있는 수요와 달리 공급은 제한되어 있어 당분간 가격 인상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2021 제라르 바셋 글로벌 파인 와인 리포트. '2021 제라르 바셋 글로벌 파인 와인 리포트'에 따르면 고급 와인 시장은 내년도 전망이 밝다. 전세계 고급 와인 시장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답한 비중은 90%에 달했으며, '굉장히 긍정적'이라는 응답도 27%를 차지했다. 고급 와인의 소비 장소가 집으로 이동하면서 소비층이 확대된 덕분이다.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와인을 배우는 이들이 늘어났고, 투자수요도 가세했다. 와인 시장 전망이 좋다면 이제 관건은 어떤 와인의 가격이 더 오를지다. 전문가들은 내년 가격이 상승할 와인으로 역시 와인 종주국 프랑스(46%)를 꼽았다. 이탈리아(31%)와 미국(10%)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세부 지역별로는 고급 와인 산지인 프랑스 샹파뉴(19%)와 이탈리아 피에몬테(18%), 프랑스 부르고뉴(16%), 이탈리아 토스카나(13%), 프랑스 보르도(10%)가 상위에 올랐다. 반대로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지역 역시 프랑스(46%)가 꼽혔다. 수요가 많긴 하지만 오를대로 오른 가격이 부담스러운 탓이다. 하락 예상 지역 2위는 호주(24%) 였다. 이번 리포트 설문에는 55개국, 442명의 와인 전문가가 참여했다. 마스터 오브 와인 57명을 비롯해 마스터 소믈리에 31명, WSET 디플로마, 어드밴스드 소믈리에 등이다. /안상미기자 smahn1@metroseoul.co.kr

2021-10-28 09:58:24 안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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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大記者의 西村브리핑] 물가 급등과 벼랑 끝 민생

어렸을 적 아버지는 한 달에 한 번 월급 날이면 신문지에 둘둘 만 소고기 한근을 사왔다. 구워 먹을 정도의 소고기 양이 아니어서 소고기 무국을 먹을 수 밖에 없었다. 그래도 모처럼 소고기를 먹는다는 것 때문에 집 안 분위기는 붕 떠있곤 했다. 물론 이건 살림살이가 좀 나을 때 얘기이고, 그렇지 못하면 소고기 무국 잔치는 건너뛰는 게 다반사였다. 잘 살고 못 살고가 소고기로 갈렸던 60, 70년대의 이야기다. 형편이 훨씬 더 풍요로워져서 21세기 하고도 21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소고기는 잘 먹고 못 먹고의 지표다. 무슨 기념일이나 귀한 지인들이 오면 가장들이 큰 맘 먹고 소고기를 먹기 위해 지갑을 열곤한다. 그러나 요새는 소고기 외식이나 소고기 회식 자리는 엄두도 낼 수 없게 됐다. 한우 등심 한근( 600g) 가격이 무려 13만원에 육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식구가 4명 이상 되는 집안은 음료 포함해 소고기 잔치에 70만∼80만원 정도를 지출해야 할 정도니 소고기는 당분간 금기어가 될 수 밖에 없다. 국민들 사이에서는 "월급 빼고 안 오르는 게 없다"는 농담 섞인 푸념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전기 등 에너지값부터 식자재까지 모든 생활물가가 치솟으면서 10월 물가상승률이 10년 만에 3%대로 치솟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올해 3분기 물가상승률은 2.6%로 9년여 만에 최고치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도 1년 전보다 2.5% 올라서 6개월 연속 2%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품목별로 보자면 먼저 연초부터 시작된 식료품 가격 오름세가 여전하다. 계란값 같은 경우는 올 초부터 고공 행진했는데 마트에 가면 15개들이 한 팩에 8000~9000원짜리 계란을 쉽게 볼 수 있다. 한 소비자단체 조사 결과 올해 3분기 76개 생필품 가격이 1년 전과 비교해 평균 4.4% 상승했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인한 글로벌 물류난으로 식품 수입 가격도 무섭게 오르고 있다. 64년 만에 찾아온 10월 한파에 채소 가격도 난리다. 양상추에 쪽파, 상추 등 어느 하나 할 것 없이 크게 올랐고 품귀 현상마저 벌어지고 있다. 서울의 한 재래시장에서는 양상추 한 통이 5500원에 팔리고 있다. 평년보다 2배 가깝게 오른 가격이다. 그러다보니 유명 패스트푸드점에선 햄버거에서 양상추가 사라졌다. 한 패스트푸드점은 양상추가 부족하다며 대신 무료음료 쿠폰으로 대체한다고 공지하고 있다. 이른바 '앙꼬 없는 찐빵'격인 '양상추 없는 햄버거'가 등장한 것. 설상 가상으로 국제 유가 급등 탓에 휘발유값은 1년 새 30%나 올라 L당 1700원 선을 넘어섰다. 7년 만의 최고치다. 서울 시내 평균 휘발유 가격은 L당 1800원을 넘어섰다. 정부는 지난 26일 뒤늦게 유류세 20% 인하 대책을 발표했다. 다음 달 12일부터 내년 4월30일까지 6개월간이다. 그러나 다락같이 오르는 유가를 잡는데 도움이 될 지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린다. 코로나 불황으로 2분기 가구당 소득은 1년 전보다 0.7% 줄었다. 반면 물가 상승 탓에 가구당 지출은 4% 늘었다. 살림살이가 그만큼 팍팍해졌다는 뜻이다. 물가 상승은 특히 저소득 서민과 자영업자에게 더 치명적이다. 서민층은 먹고 사는 필수 생활비 부담이 커지고, 자영업자는 재료비가 오른 만큼 수익이 줄어 들기 때문이다. 집값 고공행진을 막는다고 정부가 아예 돈줄을 죈 것도 서민의 고통을 키웠다. 그 부작용이 드러나자 대출 규제를 다소 완화한다고 했지만 여전히 충분하지 않은 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대출금리까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거듭된 부동산 정책 실패에 이어 물가, 금리까지 급등하면서 민생은 지금 벼랑 끝에 내몰리고 있다.

2021-10-28 06:00:07 이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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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준의 서민들의 부동산] 누구도 탓할수 없는 지역주택조합의 모순

각박한 현실에서 서민들에게 가장 쉽게 눈에 들어오는 것이 지역주택조합 광고이다. 청약통장없이, 전매제한도 없이 시세보다 저렴하게 아파트를 주겠다는 광고는 누구라도 혹하기 쉽다. 재개발, 재건축은 소유주들이 사업 주체이다. 내 땅에 내 건물을 새로짓는 개념이기 때문에 실패하더라도 자기집은 남는다. 하지만 지역주택조합은 쉽게 말하면 외부인들이 힘을 모아 일정 구역의 소유권을 얻어내서 나눠 갖자는 개념이다. 태생적으로 자본주의적 저항에 당연히 부딪칠 수밖에 없다. 지역주택조합은 해당 지역내에 부동산을 소유하지 않은 외부인들을 모집한다. 사실상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돈을 마련하고 그 돈으로 땅을 사서 아파트를 짓겠다는 포부다. 그렇게 계획만 있는 상태에서 휘황찬란한 아파트 조감도와 초저가의 집값을 제시하면서 시작된다. 대부분 신청자들은 당연히 현금이 부족한 서민들이다. 시세보다 훨씬 저렴한 금액에 계약금을 내고 중도금을 무이자로 충당해서 조만간 내 집마련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역조합을 꾸리기 위해 추진위원회를 결성하고, 목표토지의 50%이상에 대한 사용동의서를 확보하면 구청의 허가를 받아 일단 조합원모집은 할수 있다. 그 후, 조합인가를 받기 위해 목표토지의 80% 이상의 동의서를 받고 대상부지의 15%이상을 실제 보유해야 한다. 여기까지도 어렵지 않지만 이마저도 넘지 못하고 엎어지는 사업도 태반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최종적으로 95%의 토지를 확보하는 절차다. 현존하는 조합들은 대부분 여기서 실패했다. 당초에 어떻게든 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해 시중 아파트 가격보다 심하면 절반 정도의 가격으로 광고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조합 입장에서는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다. 현 시점의 개별 주택 시세, 현 물가의 건설비 그리고 약간의 이익금을 합치면 이것만으로도 주변 아파트의 시세에 비해 확실히 저렴하다. 그러나 부지 확보율이 사업계획승인 요건인 95%에 가까워 질수록 남은 토지주들은 더 큰 돈을 요구하거나 아예 협상에 응하지 않는다. 조합측에서는 토지확보가 95%를 넘어서 강제매도로 가기 전에 좋은 값에 팔라는 진부한 작전을 동원한다. 토지주들은 부지면적 합계 5%이상으로 모임 등을 결성해서 나름대로 대응한다. 약속과는 다르게 갈수록 큰 돈이 필요하고 추가분담금은 계속 늘어난다. 가입자는 돈을 쏟아붓다가 지쳐서 탈퇴를 결심한다. 탈퇴는 험난하다. 주택법 개정으로 인해 30일 이내 탈퇴가 가능하지만 그 짧은 시간에 채산성, 리스크 등을 간파할 사람이라면 애초에 가입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토지사용권원, 자금관리주체, 시공사 협약 등 모든 것이 안전했다면 그 가격에 당신 차례가 왔을 리 없다. 뒤늦게 임의탈퇴를 하자니 조합 총회나 이사회의 결의를 통과해야 하는데 순순히 탈퇴시켜주겠는가. 결국 조합이나 업무 대행사의 기망, 과실을 밝히는 어려운 소송이 이어진다. 운좋게 탈퇴해서 돈을 돌려받을 때는 위약금, 추진비 등을 떼인다. 그동안에 세월은 흘러 이미 물가는 올라 있고, 기회비용도 날렸고, 오랜 소송으로 심신은 이미 피폐해졌다. 지역조합을 관리감독하는 법은 강화되어 왔고, 앞으로 더 강화될 수도 있겠지만, 상충하는 이해관계를 막는 법이 있을 수 있을까? 가입시 탈퇴를 보장하는 안심보장증서 제도가 있으나 이 또한 소송을 거치는 경우도 많고 책임소재를 빠져 나가기 위한 조합들의 머릿싸움도 나날이 발전된다. 사기, 기망이 아니다. 이는 조합입장에서 불확실성을 배제하기위한 정당한 노력인 만큼 비난할 수 없다. 탈퇴가 쉽다면 탈퇴자입장에서는 안전장치이지만, 남아있는 자 입장에서는 추진 동력이 줄어든다. 어느 쪽이 좋은 것인가? 지역주택조합은 안된다. 청약도, 대출도 안 된다. 서민들은 머리가 아프다. /이수준 로이에 아시아컨설턴트 대표

2021-10-27 10:06:19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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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성의 전원에 산다] 잣나무골과 새 다리

최근 잣나무골에 다리 하나가 놓였다. 그 다리 이름은 '잣나무교'다. 폭 5m, 길이 10m 정도로 작은 편이다. 이제 잣나무골로 들어오려면 이 다리를 건너게 된다. 예전에 놓였던 시멘트다리는 곧바로 철거됐다. 다리 하나가 놓이고 철거되는데 걸리는 시간은 대략 일주일 남짓. 새 다리의 콘크리트가 양생되는 기간을 포함하면 보름 정도 걸린 것 같다. '이처럼 다리가 쉽게 만들어지는 것이었나'.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비록 작은 것이기는 하나 계곡 양쪽에 철제 기둥을 박고 그 위에 약간 배불뚝한 타원형 빔을 설치한 다음 상판을 덮는 것으로 완성됐다. 철거된 다리는 폭도 좁고 난간도 없었다. 눈이 내린 날 차가 개울로 떨어지지나 않을까 늘상 머릿털이 쭈뼛거릴 정도였다. 게다가 다리를 건넌 다음 직각으로 꺾어야할 만큼 괴상했다. 그래서 잣나무골을 내려갈 때는 거꾸로 다리앞에 이르러 직각으로 우회전을 해야하니 긴장되는 도하작전이 하루에 한 두 번 이상 이뤄졌다. 이제는 그런 불편이 사라졌다. 반면 다리를 건너는 풍경은 예전과 다르다. 예전 콘크리트교 아래엔 보가 설치돼 있어 다리 양편에는 작은 웅덩이와 밤나무 몇그루가 있었다. 이사와서 정착할 무렵 나는 어린 아이들과 물장구를 치러가거나 가을녁 밤을 주으러 잣나무골을 내려가곤 했었다. 웅덩이에서 물장구를 치다가 물고기를 잡거나 개울을 오르내리며 우렁 잡는 재미란 말로 설명하기 어렵다. 그렇게 젖은 채 집에 돌아와 아내한테 야단을 듣던 그 추억을 다시 기약하긴 어렵게 됐다. 다리가 철거되면서 보도 사라졌다. 밤나무도 잘렸다. 옛 다리가 있던 자리와 잣나무교 사이의 거리는 불과 30m, 그 다리를 하나 옮겨지으면서 펼쳐진 풍경은 완연히 구별된다. 대신 다리와 잦나무골길은 반듯해졌다. 하지만 이제 어디를 봐도 그 개울에 가서 물장구를 칠만한 느낌이 안 든다. 보에 올라 잠시 휴식한다는 그림 역시 어디에서도 찾아보기가 어렵다. 잣나무골에 이르는 길 풍경도 많이 변했다. 지난 여름, 도로 포장을 새로 하면서 길 옆에 자라던 나무들이 잘려나갔다. 밤나무와 잣나무 몇그루였지만 다리, 정비업체에게는 좋아보이질 않았던 모양이다. 굳이 잘라낼 필요가 있었나. 아무리 봐도 그건 좀 지나친 것 같았다. 아니면 공사하는 김에 아예 정비된 분위기를 내려고 그랬을까? 혹시 그 작업으로 공사비를 더 받는 것이었나? 여러 생각이 든다. 답을 찾긴 어렵다. 그러면서도 무슨 간사한 마음인지 새로 놓은 다리가 확실히 좋다는 생각을 한다. 새 다리가 통행이나 미관에는 좋은데 추억이 잘려나갔다는, 이율배반이라니. 낡은 다리에도 작은 추억과 흘러온 삶이 있기 마련이다. 세상의 삽질만능은 무슨 시대정신인 것 처럼 아우성이니. 수많은 공사판마다 친환경적인 개발이라는 구호가 넘치는 건 또 어떻고. 사실 환경을 거스르지 않는 개발이 있다는 의견은 선뜻 동의가 안된다. 새 다리가 놓여야할 당위성은 있다. 10여년전 큰크리트다리 건너 포장재공장이 들어섰다. 그 공장을 드나드는 트럭들은 늘상 애를 먹었다. 어떤 트럭은 추락할 듯 다리에 걸친채 구조된 적도 있었다. 다리가 하나 놓이고선 가장 행복해진 곳은 포장재공장이다. 이제 다리를 건너 어렵지 않게 공장 마당으로 진입할 수 있게 됐다. 개발효과는 분명하다. 그걸 부정하지는 않지만 너무 쉽게 나무를 베어버리는 건 아쉽고도 아프다.친환경이라는 말이 무색하게도.

2021-10-26 09:11:57 이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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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용수의 돌직구] 학교 대체근로 허용해야

학교에서 급식과 돌봄 등의 업무를 하는 교육공무직 노동자들이 각 시도교육청과 임금 교섭이 결렬되자 지난 20일 민주노총 총파업에 참여했다. 이로 인해 전국 여러 학교에서 급식과 돌봄 공백이 발생했다. 어른들 배 채우려고 아이들 굶기는 모양새가 됐다.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어렵사리 등교수업을 재개했지만 학생들에게 밥 대신 빵와 우유를 대신 내눠주거나 아예 휴업하고 급식이 중단된 학교도 있는 등 학생과 학부모의 불편이 잇따랐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서울 1387개교 교육공무직 2만4065명 중 1720명이 파업에 참여했고, 78개교에서 밥 대신 빵으로 급식이 이뤄졌다. 41개 학교에선 단축수업과 재량휴업을 통해 급식이 아예 중단됐다. 554개 학교 돌봄교실 1826개 중 132개 교실이 운영되지 못했다. 전국적으로는 2899개 학교에서 급식이 이뤄지지 않았고, 1362개 학교 초등 돌봄 교실이 문을 닫았다. 이런 상황은 매년 되풀이되면서 애꿎은 학생들과 학부모들만 골탕을 먹고 있다. 현재 노동조합법 상 학교는 필수공익사업장으로 명시돼 있지 않아 파업 시 대체인력을 둘 수 없다. 이 때문에 교육공무직 파업은 매년 반복되고 있고 그 규모도 커지고 있다. 이에 국내 최대 교원단체인 한국교총은 파업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학교를 피수공익사업장으로 지정해 파업 시 대체인력을 둘 수 있도록 하자고 요구하고 있다. 주요 선진국들의 경우 일반 기업과 사업장도 파업 시 대체근로를 허용하면서 경영권을 보호하고 있다고 한다. 미국의 경우 파업시 영구적인 대체근로까지 허용하고 있고, 독일·프랑스·영국도 파견근로를 제외한 대체근로는 허용 중이며, 일본은 판례를 통해 대체근로가 사실상 허용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는 필수공익사업을 제외하고 대체근로를 금지하고 있어 오히려 파업을 조장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학교 현장에서는 노조법을 개정해 대체근로를 허용하거나, 학교만이라도 필수공익사업장에 포함시켜 대체근로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교총 관계자는 "노동자의 권리로 파업권이 보호돼야 한다면 똑같이 학생들의 학습, 돌봄, 건강권도 보호돼야 한다"면서 "노사 갈등과 집단 이익 추구에 학생과 교육이 일방적으로 희생되는 파업은 더 이상 용납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정부와 국회가 법 개정을 미루는 것은 급식대란, 돌봄대란을 계속 방치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며 "즉시 법 개정에 나서라"고 요구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서울 중곡동 학부모 A씨는 "파업에 참여하시는 분들 배 채우려고, 아이들 밥 굶기는 것 같다"면서 "파업을 하더라도 아이들 피해를 막기 위한 대안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계에서는 학교와 교원이 교육이 아닌 돌봄사업까지 운영하면서 학교가 노무 갈등과 파업의 온상이 되고 있어 교육력이 저하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교총 관계자는 "교육 회복과 안정적 돌봄체계 구축을 위해 돌봄 운영 주체를 지자체로 이관해야 한다"며 "이와 관련해 지자체 직영, 돌봄 예산 확충, 돌봄 인력 고용 승계 등을 골자로 한 온종일 돌봄 특별법을 국회가 조속히 통과시켜야 한다"고 요구했다.

2021-10-25 15:32:18 한용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