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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미 기자의 와이(Why) 와인]<135>코로나 잡는 레드와인?

팬데믹과 함께 와인의 전성시대가 시작된 것은 우연이 아니라 필연일까. 와인 한 두잔을 마시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릴 확률이 낮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와서다. 첨단영양학(Frontiers in Nutrition) 저널에 발표된 이번 연구는 영국 전역에 살고 있는 50만명의 건강 데이터를 분석했다. 하루 1~2잔의 레드 와인을 마신 이들은 비음주자 대비 코로나19에 감염될 위험이 10~17%나 낮았다. 화이트 와인 역시 효과가 있었다. 화이트 와인의 경우 일주일에 5잔 이하를 마실 경우 코로나19 감염률이 비음주자 대비 7~8% 낮았다. 반면 맥주를 자주 마신 사람들은 비음주자보다 코로나19 감염률이 28%나 더 높았다. 알콜도수가 높은 술을 마신 경우도 감염률을 더 높였다. 연구는 영국 UK바이오뱅크의 데이터를 활용해 알콜 소비와 코로나19 감염률 및 사망률 사이의 연관성을 살펴봤다. UK바이오뱅크는 영국에 살고 있는 40~69세 거주자들로부터 건강 및 라이프스타일 정보를 수집해온 포괄적인 연구 프로젝트다. 연구진은 "음주에 따른 부작용이 널리 알려져 있지만 음주와 질병 사이의 관계는 종종 직접적이지 않다"며 "이전 여러 연구에서도 적당히 술을 마신 이들이 금주하는 사람보다 더 오래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레드 와인의 경우 폴리페놀 성분이 코로나19 감염률을 낮춘 것으로 추측했다. 레드 와인의 폴리페놀 함량은 1리터당 평균 1.8g으로 위스키나 맥주는 물론 화이트 와인보다도 10배는 더 많다. 다만 과유불급이다. 레드 와인도 하루 한 두잔일때 감염률이 낮았던 것이지 주류를 불문하고 과음하는 사람들은 감염률이 더 높았다. 코로나19로 인한 사망률은 술을 마시든 아니든 별 차이가 없었다. 앞서 레드 와인의 주요성분이 코로나19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도 있었다. 대만의 중국 의학 대학이 했던 연구인데 미국 암 연구 저널(American Journal of Cancer)에도 실렸다. 레드 와인에 들어있는 탄닌산은 코로나 바이러스에서 단백질 분해효소의 활동을 멈추게 했다. 팬데믹의 장기화는 사람들을 또 다른 고민에 빠지게 하고 있다. 코로나19 1, 2차 백신을 맞으면서 술을 먹어도 되는지 아닌지 갑론을박 했던게 엊그제 같은데 부스터샷에 대한 고민까지 해야 하니 말이다. 일단 부스터샷이 기존 코로나19 백신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접종 후 음주 역시 금지 사항은 아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발표한 성명을 보면 "현재 음주가 코로나19 예방접종의 효과를 떨어뜨릴 것이라는 증거는 없으며, 코로나19 백신이 음주자에게 안전하지 않다는 증거도 없다"고 밝혔다. 다만 CDC는 "음주는 때때로 코로나19와 관련된 급성 호흡곤란 증후군 및 폐렴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고, 술을 마시면 감염과 싸우는 신체의 능력이 약화돼 합병증의 위험이 커지고 회복이 더 어려워진다"고 덧붙였다.

2022-02-03 07:35:47 안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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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大記者의 西村브리핑]자영업자 앞으론 300 받고 뒤론 400 물어내

이정희 대기자. 설 연휴 마지막 날 고등학교 동창들과 오랜만에 저녁 자리를 가졌다. 이 얘기 저 얘기를 나누던 중 공단 근처에서 식당을 하던 친구가 "얼마 전 30년간 해오던 식당 문을 닫았다"고 털어놓았다. "코로나 때문에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인데 월세하고 대출 이자를 더 이상 감당하기 힘들었다"는 것이었다. 친구의 표정은 덤덤했지만 눈빛에는 절망과 지친 감정이 담겨있었다. 그 친구의 앞날이 궁금해 "앞으로 뭘 할거냐"고 물었더니 "집을 정리해서 친구가 먼저 자리잡고 있는 강원도 홍천에서 부인과 조그많게 농사나 질 작정"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친구들과 헤어지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겨울 바람이 더 매섭게 느껴졌다. 코로나 사태가 3년째 이어지면서 문을 닫는 자영업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버틸때까지 버티다 더 이상 버티지 못해 생업을 접는 사람들이다. 아직 가게 문을 열고 견디는 사람들도 매일 속은 까맣게 타들어갈 듯 하다. 얼마 전 부업을 하는 '투잡' 자영업자가 1년 새 20% 가까이 늘었다는 보도도 있었다. 가게 문을 닫으면 그동안 받은 대출 원금을 상환해야 하기 때문에 울며겨자 먹기로 어떻게든 버텨볼 요량으로 마지막 힘을 쥐어짜는 사람들일 것이다. 자영업자 부채는 2019년 말 624조9000억원에서 2021년 3분기 말에는 887조6000억원으로 30% 가까이 늘었다. 이는 같은 기간 가계대출 증가율 15%의 2배 수준이다. 특히 자영업자 10명 중 1명은 3개 이상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렸고, 이런 다중채무자는 코로나 이전보다 배 넘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에서 자영업은 큰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한국의 자영업자 비중은 24.6%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35개국 중 6번째로 높다. 한국보다 자영업자 비중이 높은 나라는 콜롬비아, 멕시코, 그리스, 터키, 코스타리카에 불과하다. 통상 한 나라의 소득이 높아질수록 자영업의 비중은 줄어들게 마련인데, 한국은 예외적으로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기도 하다. 특히 한국의 자영업은 도소매, 숙박, 음식 등 생활밀접 업종이 전체의 40%가 넘는다. 영세하니 뭐니 말들을 하지만 가족까지 합해 1000만명의 생계를 책임지는 자영업은 어찌 보면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마지막 보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제는 정부와 여당이 코로나 피해 자영업자들에게 300만원씩 지원키로 했지만 시장금리 급등 여파로 자영업자들이 추가로 부담할 이자부담액이 300만원을 훨씬 웃도는 코미디 같은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여당은 자영업자 1인당 300만원을 지원하겠다며 이를 위해 14조원 규모 적자 국채를 발행키로 했다. 그런데 이 유례 없는 '1월 추경' 여파로 3년물 국채 금리가 연일 상승(채권값 하락)하면서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등 가계가 이용하는 대출 상품 금리를 크게 끌어 올렸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연 3%대 금리였던 주택담보대출 금리와 신용대출 금리는 연 5%대까지 치솟았다. 자영업자 1인당 평균 대출액이 2억 2800만원임을 감안하면 금리 상승으로 연간 이자 부담이 400만원 가까이 늘어나게 됐다. 한국금융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대출금리가 1.5%포인트 오르면 전체 대출자 중 18.6%가 소득의 5% 이상을 추가 이자로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정부·여당이 자영업자를 돕겠다고 앞에선 생색을 내지만 뒤로는 지원금보다 더 많은 이자를 받아내고 있는 꼴이다. 그런데도 여야 대선 후보들은 이런 모순을 아는지 모르는지 포퓰리즘적 공약만 남발하고 있다. 자영업자들의 한숨과 눈물을 정밀하게 헤아려주는 후보를 기대해본다. /파이낸스&마켓부 대기자 ljnh@metroseoul.co.kr

2022-02-03 06:00:23 이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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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준의 부동산수첩] 부실시공으로 인한 부동산시장의 변화

이수준 로이에아시아컨설턴트 대표 얼마 전 건설업계에 경종을 울린 현대산업개발의 아파트 붕괴 사고는 공동주택의 분양시장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것으로 예상된다. 눈 여겨 볼 점은 사고 직후 일부 전문가들의 분석 내용이었다. 초기 보도는 마치 주요 구조부가 아닌 외벽 붕괴 사고인 것처럼 다루었고 일부 건설 전문가, 소방 구조 전문가들은 전면철거가 아닌 안전진단 후 보수공사 등의 의견을 냈다. 즉, 드러내놓고 시공사를 감싸지는 않았으나 건물완전철거 만큼은 일단 선을 긋는 모습이었다. 오히려 실종자 구조나 시신수습이 채 이루어지기도 전에 시공사의 금전적 손해정도를 우선시하는 듯한 분위기였다. 그 뿐 아니라 불과 몇 달전에 같은 업체의 철거 사고 때도 그랬듯 눈치보기로만 일관하는 증권사, 해당 업체로부터 수익에 영향을 받는 투자은행(IB)까지 부동산, 건설, 금융 등 관련분야에 두루 엮여있는 이권들의 보이지 않는 연대의식을 느낄 수 있었다. 이후 여론이 악화되면서 실종자 구조와 시공사를 엄단하는 방향으로 정리되기는 했으나, 이 같은 대형사고를 둘러싸고도 서로의 잠재적 협력관계를 인식하는 서글픈 현실을 볼 수 있었다. 과거 심각한 부실공사를 저지른 회사들은 결국 퇴출 수순을 밟았지만, 건설업계에 흔히 발생하는, 그러나 사회적 이슈는 되지 못하는 크고 작은 부실공사들은 어땠을까. 특히 주거용 건물의 잦은 하자들은 큰 인명피해가 없는 한, 어떻게든 책임기간을 경과하거나 마지못해 보수공사를 하는 식으로 무마시키는 경우도 많다. 건설사로서 철두철미한 사명보다는 수주에만 치중하고, 하도급에 재하도급을 통해 이익은 추구하되 관리에는 안일한 예전 사업방식이 그대로인 것이다. 한국 건설업체의 하자율이 해외 업체에 비해 두드러지게 높은 수준은 아니다. 그러나 소비자의 눈높이가 예전과는 다르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최근 주택가격 상승과 맞물려 소비자들의 법적·기술적 지식도 누적되었고, 권리주장의 방식도 체계화되었다. 무엇보다 일개 집주인이 아닌 공동주택의 입주민 연합 등으로 세력이 크게 성장해가고, 중대재해처벌법 등의 제도강화도 건설사를 압박하고 있다. 이는 곧 집값으로도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 지가상승과 더불어 건축비, 안전관리비 등의 상승이 분양가에 고스란히 반영되는 것이다. 게다가 현재 제한적으로 시행되는 후분양제도가 품질인증의 수단으로 점차 확대된다면 그나마 신축 집값을 누르고 있는 분양가 상한제가 힘을 잃을 수도 있다. 후분양제도를 위한 개발금융은 집값상승을 선반영할 것이고, 거기에 투자자들이 숟가락을 꽂으니 이익이 더 필요하고, 마땅히 해야 할 안전, 품질시공을 또 보증하기 위한 추가비용이 들고, 이리저리 치이더라도 건설사의 기존 영업이익만큼은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고, 이 모든 비용은 결국 소비자들에게 돌아온다. 재건축, 재개발 조합이나 예비입주자모임 등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어디까지나 전문지식이 부족한 일반인들의 집합이다. 그리고 행정 규제와 분담금, 기반시설, 향후 집값상승 여부에 촉각을 기울일 뿐이다. 정작 중요한 부실시공 등에서 대형 건설사와 대등한 협상를 하기 위해서는 전문성을 고취시킬 필요가 있다. 아무래도 건설사의 규모와 세력이 커질수록 외부기관, 제3자 감리 등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히게 마련이고 이들 모두는 결국 한 식구들이나 마찬가지다. 규제로 할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다. 그보다는 건축주인 조합 등의 주도로 외부 건설전문가 등과 자문계약을 맺거나 조합원들 중 전문인력들의 의견을 중용하여 감시체계를 다원화하는 방향, 즉 집주인이 직접 선도하고 참여하는 방법을 찾을 필요가 있다. 90년대 이전에 건설된 아파트들의 수명은 30여년이라는 인식이 있었지만, 지금 지어지는 집들은 부수기 위해 짓는 것이 아니다. 기술이 발전하고 법규가 강화되는 만큼 50년, 100년 이상을 바라보고 집을 짓는 시대이다. 즉, 부동산이 대형화, 집약화되는 만큼 일반시민인 건축주들도 시공 완성도에 직접 참여해야만 하는 민주적인 재개발, 재건축으로의 개선과정을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수준 로이에 아시아컨설턴트 대표

2022-02-02 10:34:38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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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형의 본초 테라피] 감기 몸살 회복에 좋은 '방풍'

바닷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방풍나물은 '바람을 막아준다(防風)'는 의미처럼 겨울철 추위를 막아주는 효과가 있다. 나물로도 자주 먹는 방풍은 늘 거센 바닷바람 속에서 일해야 하는 어부들의 추위에 언 몸을 녹여주고 기운을 되찾게 하는 역할을 했다. 방풍은 땀을 내고 몸에 침입하는 나쁜 기운을 제거하는 효과가 있다. 습하고 찬 기운을 제거하며 막혀 있는 경락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며 혈액 순환을 순조롭게 만든다. 특히 몸에 수독이 많이 쌓여 휴식을 취해도 피로가 쉽게 풀리지 않을 때, 몸이 물 먹은 솜처럼 무겁게 가라앉는 느낌이 들 때, 오후만 되면 다리나 발이 퉁퉁 부어서 바지나 신발이 꽉 낄 때 방풍이 효과가 있다. 수독을 제거하고 피로와 부종을 해소하기 때문에 몸이 한결 가볍게 느껴지고 활기를 얻을 수 있다. 특히 방풍은 겨울철 감기 예방에 좋다. 겨울만 되면 면역력이 쉽게 떨어지고 호흡기가 약해서 감기에 자주 걸리는 사람들이라면 방풍을 달여서 자주 마시면 도움이 된다. 방풍은 항염, 진통, 거담, 발한 등의 효과가 있어서 기침, 가래, 콧물, 감기 몸살 등의 증상을 완화한다. 감기로 인한 컨디션 저하와 피로를 풀어주는 데도 좋다. 육체 노동을 많이 해서 피로가 많이 쌓여 있는 경우나 과격한 운동 후 근육과 관절의 통증이나 피로가 심한 경우에도 방풍이 효과가 있다. 근육의 경직을 풀어서 부드럽게 해주며 정체되어 있는 체액이나 혈액의 흐름을 원활하게 만들어주며 통증을 감경시켜준다. 방풍은 나물로 무쳐서 가정에서 쉽게 먹을 수도 있는데 쓴맛이 있는 편이라서 그냥 먹기에 부담스럽다면 찬물에 담가서 쓴맛을 좀 빼고 먹으면 된다. 체력이 많이 떨어지고 무기력함을 느낄 때, 스트레스로 입맛이 떨어졌을 때 도움이 된다. 식욕을 돋우며 원기 회복을 돕는다. 방풍의 쿠마린 성분은 혈관 속 노폐물을 제거하며 혈관계 질환의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 눈의 피로와 충혈을 완화하며 스트레스로 마음이 불안정할 때 진정시켜주기도 한다.

2022-01-31 05:19:49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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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미 기자의 와이(Why) 와인]<134>'홈설(Home+설날)' 와인은…가성비 vs 인지도 vs 명성

임인년 (壬寅年) 민족 대명절인 설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떠들썩하게 온 가족이 모이진 못하더라도 소소하게 기름 냄새 풍길 명절 음식과 주고받는 와인 한 잔이면 연휴 분위기를 내기 충분하다. 먼저 동그랑땡이나 생선전 등 기름기 많은 명절 요리에는 뭐니뭐니 해도 산도가 높은 화이트 와인이다. 와인의 상쾌한 아로마와 기분 좋은 산도가 음식의 느끼함을 깔끔하게 정리해준다. '롱반 샤도네이'는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가성비 '갑' 화이트 와인이다. 명절 선물로 주고 받기도, 한 상 차린 식탁에 내어놓기도 편하다. 사과와 밝은 감귤류의 달콤한 아로마에 바닐라, 구운 아몬드의 풍미도 느껴진다. 부드러운 질감과 과하지 않은 오크 풍미로 생선전이나 생선구이 같은 명절 음식은 물론 물론 파스타와 피자까지 다양한 음식과 먹기 좋다. '킴 크로포드 말보로 소비뇽 블랑'은 '와린이'도 알아볼 만한 인지도 '갑' 화이트 와인이다. 뉴질랜드 소비뇽 블랑의 대표주자로 와인 스펙테이터가 선정한 올해의 100대 와인에 4회, 2019년 와인&스피리츠 매거진이 선정한 레스토랑 톱 10 소비뇽 블랑으로 꼽히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뉴질랜드 와인 가운데 가장 많이 팔리는 베스트셀러다. 뉴질랜드 소비뇽 블랑의 전형적인 구스베리와 풀내음을 느낄 수 있고, 적당한 산도와 좋은 질감이 입안을 채워준다. 샐러드나 해산물과 함께 할 식전주로 좋다. 고마운 분께 감사의 인사를 대신할 명성 '갑' 와인은 '샤또 몬텔레나 나파밸리 샤도네이'다. 미국 와인의 위상을 세계 정상에 올려놓았던 1976년 파리의 심판에서 화이트 와인 1위를 차지한 바로 그 와인이다. 묵직한 캘리포니아 스타일의 샤도네이와 달리 젖산발효를 일체 하지 않아 적정한 산미와 튼실한 과실의 풍미가 균형을 이룬다. 화이트 와인으로는 드물게 튼튼한 골격과 구조를 갖추고 있어 장기 숙성도 가능하다. 명절 상차림에 고기가 빠질 리 없다. 갈비찜이나 산적 등 양념이 강한 육류 요리에는 앙념 맛에 밀리지 않을 묵직한 탄닌의 레드와인이 잘 어울린다. 와인의 풍부한 과일 향과 달고 짭조름한 양념의 맛이 조화를 이루며 풍미를 잘 느끼게 해준다. 여기에 고기를 씹을수록 부드러운 탄닌이 고깃결에 스며들어 하나로 배어든다. 식탁 위에 편하게 올려놓을 가성비 '갑' 레드와인은 '폴 자불레 애네 꼬뜨 뒤 론 빠할렐 45 루즈'다. 폴 자불레 와이너리의 가장 기본급 와인이지만 론 지역의 개성을 느끼기엔 부족함이 없다. 가격 대비 좋은 맛에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론 와인이라는 타이틀도 가지고 있다. 진하고 매콤한 한국식 고기 요리와도 잘 어울린다. 인지도 '갑' 레드 와인으로는 몬테스가 빠질 수 없다. 누적 판매량만 1000만병을 넘어선 소위 '국민와인'이다. '몬테스 알파 시라'는 짙은 루비색에 커피와 검은 체리의 향이 매력적이다. 기분 좋을 정도의 그을린 향과 약간의 가죽 향도 느낄 수 있다. 부드러운 탄닌과 균형감으로 여운이 길다. 명성 '갑' 레드 와인은 '덕혼 나파 밸리 멀롯'이다. 덕혼은 세계 최고의 멀롯 생산자로 인정받은 곳이다. 탄탄한 구조와 바디감, 깊이 있는 풍미가 일반 멀롯과는 차별화된다. 벨벳같은 타닌은 과실, 제비꽃, 허브류의 풍미가 캬라멜, 바닐라 등의 감칠맛과 어우러진다./안상미기자 smahn1@metroseoul.co.kr, 자료도움=나라셀라

2022-01-27 13:58:55 안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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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치용의 세계문학 파노라마] <3> 사무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1952)

[안치용의 세계문학 파노라마] <3> 사무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1952) -자발적으로 치매 걸린 자의 자살 계획 현대극의 흐름을 바꾸어놓은 작가 사무엘 베케트의 대표작. 오지 않는 고도를 기다리는 두 주인공의 기이한 대화로 구성된 부조리 문학의 정수이다. 기다려도 오지 않는 그 무엇을 기다려야 하는 숙명은 삶의 소외와 현대인의 고독, 부재한 소통을 상징하는 걸까. ◆전후 부조리극의 고전 '고도를 기다리며'는 헝가리 출신 연극학자 마틴 에슬린이 정의한 부조리극의 전형적인 사례에 해당하는 작품이다. 부조리극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등장한 많은 전위극의 대표격으로 1950년대~1960년대 초반까지 서유럽을 풍미하였다. '반(反)연극'이라고도 하고 '아방가르드 드라마'라고도 하는데, 불합리 속에 던져진 존재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이러한 주제의식은 결국 인간의 고통과 공포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 부조리극의 대칭에 있는 것은 전통극 또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사실주의 연극이다. 사실주의 연극은 좀 폭넓게 해석하면, 기승전결이 있고 플롯이 있고, 상상할 수 있는 서사에 따라 이루어지는 구조를 갖는다. 부조리극은 이러한 전통극의 구조에서 벗어난다. 예컨대 1막과 2막이 같은 내용으로 반복되고 평이하게 같은 속도로 쭉 직선으로 진행된다. 극의 시작과 끝에서 유사한 순환적 형식이 목격된다. 소통이 이뤄지지 않고 서로가 서로에 대해 단절된 상태의 '비소통의 소통'이 시도된다. 전통적인 걸 다 깨는 게 반연극이고 부조리극이다. 여기서 유의할 점은 전통적인 걸 깬다고 해서 폐허가 되지는 않는다는 사실이다. 반연극이라는 말 자체가, 무조건적 파괴가 아니라 또 하나의 형식을 선포한다. '반(anti)'라는 게 무엇에 반대하는 것, 그것을 없애는 게 아니라 뒤집는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또 다른 형식을 의미하고 그것이 하나의 새로운 구조가 된다. 주제 면에서는 인간 실존 문제를 다룬다. '고도를 기다리며'의 내용에는 당시까지 이어진 실존주의의 많은 논의가 반영됐는데, 특히 알베르 카뮈의 '시지프의 신화'에 나온 개념들이 그대로 투사됐다고 느끼게 한다. '시지프의 신화'는 '고도를 기다리며'의 구조 문제를 해명하는 키이다. 물론 부분적으로는 '고도를 기다리며'에 나오는 인물들의 행위와 상태를 있는 그대로 공감할 수 있지만, 각각의 세트가 가진 구성의 모습은 앞서 얘기한 대로 카뮈의 실존주의를 이해하지 않고서는 잘 이해할 수 없다. '고도를 기다리며'에서는 반복해서 죽음의 문제가 제기된다. '시지프의 신화'는 철학의 가장 유일한 문제가 자살이라고 단언하며 카뮈는 이 책에서 그럼에도 자살은 답이 아니라는 다소 맥 빠진 결론을 제시한다.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세계 안에 던져진 존재로서 인간이, 불합리하고 모순덩어리인 세계와 대면하면서 생기는 접점에서 느끼는 감정이 부조리다. '접점'에서 부조리가 생긴다는 주장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세계가 부조리한 게 아니다. 그 부조리에서 인간이 선택할 수 있는 가장 흔한 방법이 자살이다. 타성적으로 살아가는, 흔하며 덜 실존적인 방법도 있다. 카뮈는 반항하면서 살아가는 방법을 제안한다. 다만 그게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다는 데에서 카뮈 실존주의가 곤경에 처한다. 반항하면서 살아간다고 해서 그게 행복하고 인간의 존엄성을 높이는 길이라고 하지는 않았다. 인간으로 태어나서 던져진 존재로서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이 그것밖에 없기에 우리는 세계와 대면하고 부조리를 겪으면서 자살을 선택하지 않고 반항하고 인식하면서 살아가는 것이라고 했고, 이 세상이 살 만한 세상이라서가 아니라 자살할 이유가 없어서 참고 견디면서 뭔가를 꾸역꾸역해나가는 게 삶의 이유라고 하였다. ◆근대인의 고독과 고도 에덴동산에서 불멸의 존재로 창조된 인간은 죄를 지어 에덴동산에서 쫓겨났을 뿐 아니라 불멸성을 상실하고 죽어야만 하는 유한한 존재로 변경된다. 이런 전락은 그러나 신이 자신의 독생자를 인간의 모습으로 인간 세상에 보내어 구원을 약속함에 따라 인간이 믿음을 통해 죄 사함을 받고 영생을 얻게 되는 극적인 반전으로 전환된다. 변증법적 지양을 통해 이향(離鄕)의 인간이 본향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된다는 이러한 구상은, 이성을 앞세워 스스로를 신의 잠정적 대체물로 간주한 근대인이 나타나기 전까지의 인간에겐 크나큰 위안이자 삶의 주춧돌이었을 것이다. '그저' 죄를 자복함으로써 이 힘겨운 이승의 삶을 끝내고 본향에서의 복된 삶을 기약할 수 있다는 기독교적 확신은 아무튼 삶을 살만한 것, 혹은 최소한 견딜만한 것으로 만들어주었으리라고 추측할 수 있다(이 확신이 오해였다는 신학적 반론이 만만치 않다). 그러나 근대의 도래와 함께 '귀향'은 저지됐다. 이른바 이성을 지닌 (신을 잠정적으로 대체하는) 존재로 새롭게 계몽된 근대인은 귀향에 관한 신의 변증법적 구상에 반기를 든다. '귀향' 자체는 어쩌면 근대인에게도 매혹적인 설정일 수 있었다. 아마도 근대인이 감내하기 힘들었던 건 죄의 자복이 아니었을까. 자신을 죄인으로 단죄하는 상태에서 근대인은 앞으로 나아갈 수 없었다. '죄인됨'이란 존재한정은 세계정복을 앞둔 진취적인 근대인에게 불편하기 그지없는 걸리적거림이었다. 신이 만든 세계 안의 죄인이 아니라 신이 없는 세계의 정복자를 꿈꾸는 인간은 그리하여 죄를 사함 받는 존재론적 번거로움을 피하고 대신 죄를 탕감받는 합리적인 개척을 선택한다. 여기서 문제는 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죄를 탕감해버린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근대인은 인류 역사에서 처음으로 주체가 된다. 근대 이전의 유일한 주체가 신이었다고 할 때 근대 이후의 인간은 그러므로 형식논리상으로는 신적인 존재가 된 것이다. 근대에 이르러 (형식논리상) 신적인 존재에 도달한 인간이 자신의 신성을 인증할 수단은 자신의 바깥에서 찾을 수밖에 없었는데, 대표적인 것이 '이성'이었다. 그러나 곧 이성의 권능은 인간을 신적인 존재로 만들어주었다기보다는 인간의 원초적 고독과 존재론적 한계, 인식론적 분열을 일깨웠을 뿐이라는 사실이 자명해진다. 그렇다고 이성이 아닌 다른 권능에 의지할 수는 없었다. 신과 달리 인간은 마침내 자신에게서 자신을 인증할 수단을 찾아낼 수 없다는 숙명에 직면한다. 이 숙명을 전후(戰後)의 정신적 황폐함 속에서 예민하게 지각한 것이 실존주의이며, '고도를 기다리며'이다. 이러한 맥락 가운데서 카뮈의 설명을 들으면 '고도를 기다리며' 속 인물들의 행동과 상황이 이해된다. 고도는 실존주의에서 말하는, 어쨌든 살아야 하는 모종의 이유를 상징한다. 작품 속 등장인물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 같은 이에게 죽어야 하는 이유이자 죽지 못할 이유가 되고 서로가 연대하고 의지할 수 있는 이유가 된다. 또 다른 등장인물 포조와 럭키는 주인과 노예의 변증법을 상기하게 한다. 주인과 노예의 변증법은 헤겔적인 세계관을 나타내고 특히 노예가 주인을 전복하게 되면 전통극을 부조리극이 뒤집었듯 마르크스를 떠올리게 된다. 거대담론을 전개한 게오르그 빌헬름 프리드리히 헤겔은 실존주의자는 아니다. 카를 마르크스는 관점에 따라 실존주의자일 수도 있겠지만, '고도를 기다리며'와 같은 실존주의자는 확실히 아닐 것이다. '고도를 기다리며'에서는 주인과 노예의 변증법과 같은 극적인 해법이 배제된다. 대신 주인과 노예의 변증법이 작동하는 세상이 드러내는 부조리를 극중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이라는 실존주의자들이 대면하면서 끊임없이 자기의 실존을 각성하고 대화하고 끌어안고 그러면서 우리가 무엇을 기다리고 있는지 서로 확인시키지만, 내일 목매겠다고 계획 때문에 오늘 당장 목매지는 않는다. 반복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이들은 내일이 와도 목을 매지 않을 것이다. 내일은 또 내일의 기다림이 주어진다. ◆자발적 치매 어떤 논자는 그래서 등장인물들이 치매 걸린 사람의 모습과 닮았다고 한다. 흔히 치매를 피해야 할 질병이고 인간의 존엄이 파괴되는 상태라고 생각하지만, 불합리한 세상에서 스스로 자살을 선택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스스로 원한 '디스오더(disorder)' 속에서라도 무언가를 기다리면서(혹은 기다리는 척하며) 삶을 꿋꿋하게 견뎌내는, 자발적 치매가 유일한 해법일지 모르겠다. 그건 비극적인 세상이다. 실존주의에서 말하는 세상은 결코 긍정적인 세상이 아니고 비극적인 세상이다. 우리는 깨어 있으면서 그 비극을 참고 견디면서 죽지 말고 살아야 한다는 게 실존주의의 세계관이다. 왜 삶에 던져졌는지 이유를 모르지만 말이다. '고도를 기다리며'와 '시지프의 신화'를 연결해보자. '시지프의 신화'에서 반복해서 설명하는 돌 밀고 가는 장면에서 인간은 각각 다른 무게의 돌을 밀고 오르막을 올라가다가 각각의 정상에 도달하기 직전 돌을 확 밀어 올리면 돌이 다시 밀려 내려오지 않고 그러면 정상에 모처럼 고통 없이 올라가 돌이 아래로 굴러 내려가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다. 내려가는 돌을 아주 잠깐 멍하니 바라보다가 황급히 곧 따라 내려가서 바닥에서부터 다시 밀어 올리기 시작하는데, 이런 모습이 '고도를 기다리며'에서 문학적으로 형상화한 모습과 같다고 하겠다. /인문학자 겸 영화평론가(ESG연구소장)

2022-01-27 08:00:06 박승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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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덕의 냉정과 열정사이] 때늦은 반성과 후회

#. 반성은 자신의 내면 상태를 보거나 행동을 돌아보는 것이다. 이전의 잘못을 깨닫고 뉘우치는 후회와 비슷하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반성문'을 내놨다. 그는 "국민의 분노와 실망, 상처를 덜어드리기에 민주당의 반성과 변화, 쇄신이 많이 미흡했다"며 "지금도 정권교체를 요구하는 국민의 목소리가 높은 것은 저희의 부족함 때문이라는 것을 깊이 통감한다"고 했다. 그는 또 "심화하는 사회적 양극화와 불평등을 해결하는데 유능하지 못했고, 뼈아픈 부동산 정책 실패와 인사 검증 실패에도 국민께 제때, 제대로 사죄드리지 않았다"고 했다. 특히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 대해 "우리 민주당 정부의 어두운 유산"이자 "우리의 오만과 내로남불의 반사효과"라며 "반성한다"고 했다. 정권 말기에 나온 때늦은 반성이지만 솔직한 고백에 박수를 보낸다. 그의 반성이 30%대 지지율을 벗어나지 못하는 이재명 대선 후보를 지원하기 위한 것일 지라도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 주식시장에 뛰어든 개미(개인투자자)들이 최근 패닉에 빠졌다. 올 들어 개미들의 주식 보유자산만 70조원 안팎이 사라졌다. 지난 2020년부터 동학개미(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란 신조어가 등장했다. 동학개미는 2020년 국내 주식시장에서 63조8083억원어치의 주식을 샀다. 2021년에는 무려 76조8063억원 어치를 쓸어 담았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 25일까지 6조8342억원 규모의 순매수를 나타냈다. 국내 증시 수급 주체가 개미로 바뀐 셈이다. 외국인과 기관은 개인이 산 만큼 국내 주식을 팔았다. 한국 증시를 떠받치는 주체가 동학개미다. 그런데 최근 시장 움직임이 심상찮다. 코스피는 2800선마저 붕괴됐다. 미국의 금리인상 등 긴축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빚투(빚내서 투자)'한 개미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빚투족은 주식투자를 여윳돈으로 해야 한다는 격언이 들리지 않았을 터. 2030세대에게 증시격언은 '꼰대(자기의 구태의연한 사고 방식을 타인에게 강요하는 이른바 꼰대질을 하는 직장 상사나 나이 많은 사람을 가리키는 말)'들의 말 처럼 들렸다. 주식은 신도 모른다. 펀더멘털(기초체력)과 실적이 동반되지 않는 주식은 떨어지게 마련이다. 망하지 않고 오래 갈 기업을 찾는 일이 쉽다면 누구나 돈을 번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하다.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늦었지만 반성하고 손절할 수 있는 용기를 내야 한다. #. 최근 비트코인 시장에서도 악소리가 나온다. 지난 25일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4300만원대다. 지난해 11월 기록했던 최고가(8200만원)를 감안하면 두 달 반 만에 47%나 폭락했다. 이더리움 역시 지난 21일 380만원대에 거래됐지만 이후 급락하면서 이틀간 21% 하락해 300만원대가 붕괴됐다. 최고가(580만원) 대비 50% 폭락한 셈이다. 24시간 거래되는 암호화폐 시장에 뛰어든 투자자들은 후회와 반성의 연속이다. 일부 투자자는 코인투자로 수익을 내며 큰 돈을 벌었다. 회사를 떠나는 사람까지 속출했다. 하지만 반대도 많다. 24시간 거래되는 코인시장에는 폐인(아무것도 못할 정도로 망가진 사람 또는 극단적으로 심취한 사람)들이 큰 돈을 잃고 가족, 친구와 멀어지는 경우도 있다. 후회하지만 때는 늦었다. 회사에서 쫓겨나고, 집에서도 홀대 받는다. 만시지탄이지만 시장을 떠나라. 신기루 같은 희망고문에서 벗어나 정당한 노동력으로 돈을 벌어야 한다. 한 정신과 의사는 이렇게 조언한다. '최고의 우량주는 자기 자신이니까 본업과 일상에 집중하라'고. /파이낸스&마켓부장 bluesky3@metroseoul.co.kr

2022-01-27 06:00:21 박승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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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성오의 신비한 심리사전] 오징어게임, 자크 라캉, 욕망이론 그리고 도파민

진성오 당신의마음연구소 소장 '오징어 게임'이란 한국드라마에서 주인공인 456번 기훈은 서바이벌 게임에서 455명이 사라지고 마지막으로 살아남아 456 억원의 소유자가 된다. 그는 승자가 된 것이다. 그러나 운수 좋은 그날, 그는 그 돈을 가져야 할 욕망을 잃어버린다. 그가 그 돈이 필요해 참가한 동기는 어머니 때문이었지만 그 어머니가 있는 집으로 돌아왔을 때 그녀는 이미 다른 세상으로 떠났다. 하지만 드라마에서 기훈의 욕망은 그 조차도 강하지 않아 그 큰돈을 한번 포기한 적이 있다. 또 마지 못해 자신의 딸과 어머니를 위해-자신의 욕망이 아니다- 서바이벌 게임에 다시 참가한다. 자크 라캉이라는 프랑스 분석가는-드라마의 한 장면에서도 나온다- 욕망이론에서 정확하게 기훈이 왜 456억원에서 단 만원만을 인출한 이유를 이해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제시한다. 우리는 욕망하는 것을 통해 존재한다. 욕망한다는 것은 간단히 말해 현재 내 손에 없다는 것이다. 고개를 들어 위를 바라보면 눈에 보이지만 그것이 내발 아래에 없기 때문에 그것을 가져야한다는 충동이다. 하지만 그 위에 올려다본 것이 내 발 밑으로 내려와 간절히 바라던 것을 손으로 잡을 때 꿈꾸었던 것만큼 그리 좋지 않다는 것을 머지않아 알게 된다. 자신의 욕망이 무엇인지 모르고 무기력하게 낭비하는 삶을 살던 기훈은 그냥 딸의 욕망, 어머니의 욕망을-라캉은 이를 타자의 욕망이라고 했다- 자신의 욕망으로 여기고 그 잔인한 서바이벌 게임에 참여한 것이다. 그러니 여차하면 그 게임을 그만 둘 수도 있다. 하지만, 내려놓음의 원리가 작용한 것인지 가장 덜 욕망하는-그가 욕망을 내어 어리숙한 자신의 착함을 배신한 유일한 장면은 일남을 속일 때 뿐이다-그 어정쩡함 때문에 자신이 진정으로 욕망하지 않는 456억원의 소유자가 된다. 삶은 이런 면에서 잔인하다. 갖는 순간 그것을 가질 이유가 사라지는 것이다. 자크 라캉은 욕망이론에서 이를 받아들이고 더 나아가 더 욕망하라고 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더 이상 자궁으로 돌아갈 수 없으니 더 나아가 죽음을 통해 욕망을 완성하라고 한다. 욕망을 향유하라고 한다. 라캉이 말한 욕망의 추구가 삶에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이제 뇌과학자들은 우리의 욕망이라는 전차가 왜 목적지에 도달할 수 없는지 대략 이유를 발견한 것 같다. 캐설린 몬케규라는 학자가 1957년 병원 연구실에서 0.0005%의 아주 작은 뇌세포에서만 만들어지는 신경전달물질을 발견했다. 놀라운 것은 이 물질을 얻기 위해 사람들은 어떤 일이든 마다하지 않았다. 그래서 학자들은 이 물질이 일종의 쾌락물질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곧 그렇지 않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이 물질은 쾌락물질이 아니라, 우리가 예측하지 못하는 어떤 일이 일어날 때 우리를 흥분으로 몰아붙이면서 들뜨게 하고 심지어는 예측하지 못하는 일이 일어날 것이라는 예상을 할 때 조차 우리를 흥분시키는 물질이었다. 이를 과학자들은 도파민이라고 하였다. 도파민은 잔인한 썸을 타는 연인 같다. 줄 듯 말 듯 하며 우리를 더 큰 환상으로 이끈다. 그러나 그 대상이 확실히 내 손아귀에 들어와 더 이상 걱정 없이 안심할 때 환상을 꺼버리고 사라진다. 이러한 도파민의 장난을 아는 현자들은 끝없는 욕망의 바퀴를 멈추기 위해 모든 것을 놓아버리고 내려놓으며 평상심을 가지라고 했다. 그들이 말한 열반과 지복의 상태는 도파민이 끊어지지 않는 상태이거나 도파민의 분비가 주는 일회적인 만족에 속지 말고 내려놓으라는 것 둘 중의 하나이다. 그래서 원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이 다르다고도 말한다. 원하는 것을 갖는 것이 좋아하게 되는 것과는 다른 것이며 그 이유는 결국 이 작은 물질 때문인 것이다. 이것을 안다고 내 욕망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독자에게 묻고 싶다. 당신은 도파민을 원하는가? 일남이 어렸을 때 재미있었던 놀이를 할 때 느낀 그 느낌을 다시 찾고 싶어 서바이벌 게임에 직접 참여할 만큼…. /진성오 당신의마음연구소 소장

2022-01-26 11:29:06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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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철의 쉬운 경제] 확대재정과 긴축금융이 정책혼합?

재정 급팽창하곤 반대로 금융 (초)긴축 엇박자 상황에서 한국경제는 방향타를 잡기 어려운 어리둥절한 국면으로 향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정부는 돈을 풍덩풍덩 쓰고 가계와 기업은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길로 가는 것일까? 재정적자가 점점 늘어나 국채발행규모가 확대됨에 따라 국고채 금리가 오르며 시중금리 상승 압박을 가하고 있다. "확장재정으로 불어난 유동성이 물가상승 다시 금리인상 압력으로 작용할 것임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더 올려야 한다고 변죽을 울리니 시장으로 하여금 (시장)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셈이다. 회계연도가 새로 시작되는 "1월에 추가경정 예산안을 편성하는 긴급조치는 6.25 동란 이후 사상 최초의 일"이라고 한다. 한국경제가 사실상 전시상황(?)에 처해 있음을 내비친 셈은 아닐 것이다. 추경 14조원 가운데 11조3000억 원은 국채를 발행해 마련할 계획으로 "올해 적자국채 발행액은 대략 87조5000억 원으로 불어날 전망"이라 한다. 하여간 2022년 예산 607조 원 중에서 소상공인 지원을 두고도 덜 시급한 일에 혈세를 낭비하는 구석을 냉정하게 찾아내고 그 예방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 같은 긴급상황(?)에서 금통위 의장은 2021년 처음 열린 '통화정책 방향결정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1.25%로 올린 뒤 "기준금리를 올렸지만 성장·물가 등 실물경제 상황에 비하면 여전히 완화적인 수준"이라는 이해하기 어려운 발언을 했다. "앞으로 경제 상황에 맞춰 기준금리를 추가 조정할 필요가 있다"며 "중립금리 등에 비춰보면 기준금리를 한 차례 더 올려 1.5%가 되더라도 긴축으로 볼 수 없다"는 아리송한 발언을 덧붙였다. 중립금리의 기준이 국민경제의 순조로운 순환을 위한 것인지 금통위 의지에 따라 정하는 것인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이래저래 대출금리가 감당하기 어렵게 올라, 1,895조원의 달하는 가계부채가 미래 한국경제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어쩔 수 없이 주가도 맥을 추지 못하자 소위 '빚투 세대'가 잠을 이루지 못하는 모습이 어른거리고 있다. 달러대비 원화환율은 1,200원 내외에서 횡보현상을 거듭하고 있다. 미국의 대규모 실질 대외부채를 감안할 때 대미원화환율 상승은 외국투자자들이 한국경제 미래를 낙관하지 않는 까닭이 클 게다. 재정확대도 금융긴축도 한 방향으로 금리상승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기 마련이다. 이를 두고 재정경제부는 정책혼합(policy mix)이라고 주장하니 이해하기 어렵다.. 경제성장과 경제안정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려면 지금과는 정반대로 금융완화정책과 재정긴축정책을 조합하는 정책혼합이 필요하다. 성장 물가 같은 거시경제 상황과 견줘 볼 때, 시중금리는 이미 초고금리 상황으로 진입하였음을 어이하여 인식하지 못할까? 주요저서 -불확실성 극복을 위한 금융투자 -욕망으로부터의 자유, 호모 이코노미쿠스

2022-01-26 09:18:50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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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성의 전원에 산다] 처음 가본 3번국도의 끝은

내가 살면서 가장 많이 이용한 길이 3번국도다. 곤지암을 지나 양재 말죽거리로 이어지는 3번국도는 20여년 동안 거의 날마다 한번쯤 밟아본 것 같다. 그 길은 남쪽으로 장호원을 거쳐 남한강으로 이어지기도 하고, 헤어졌다가 다시 만나기도 한다. 그 길이 몹시 궁금해졌다. "도대체 어떤 길이야. 한번도 그 길을 가 보지 않고 이렇게 들락거리기만 해도 되는건가." 지도를 펴놓고 그 길의 시작점을 찾아가보기로 했다. 어느날 3번국도의 시작점인 남해군 초전마을 3번국도 빗돌앞에 가 봤다. 바닷물이 찰랑거렸다. 내 고향 서해바다와는 완연히 달랐다. 갯벌은 보이지 않고 앞섬은 아스라히 다가왔다. 빗돌 사진을 찍고 두어바퀴 둘러보고 주변 나무(동백나무?)들도 어루만지고, 거기서 집까지 내달렸다. 올라오는 길에 온천마을도 만나 목욕도 하고, 어느 곳에서는 사과도 샀다. 그렇게 사천∼진주∼문경새재∼여주∼이천∼곤지암에 이르러 나의 3번국도 순례는 끝이 났다. 3번국도는 광주∼양주∼북녘 평강고원을 거쳐 함경도 초산군 강계리 1198㎞, 삼천리 화려강산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길이라는 걸 알았다. 한때 영남 유림들이 조선 개혁의 꿈을 안고 서울로 올라왔던, 임진년 왜적들이 조선 침탈을 위해 쳐들어왔던 길이기도 하다. 우리 역사에서 3번국도 처럼 많이 등장하는 길은 없다. 그 숱한 스토리텔링에 나의 행적쯤이야 우주의 먼지만큼도 안 되겠지만 아무튼 나는 그 위에 발자욱 하나를 더 했다. '아! 감격스러움' 자체다. 그후 나는 해파랑길, 4대강길, 문경새재길, 북한산 둘레길, 제주 올레길, 청계천길 등 여러 길을 걸어봤다. 전원에 살지 않으면 갖지 못했을 추억이라고나 할까. 얼마전 3번국도의요충지인 곤지암 앞으로 경전철이 놓였다. 또 성남∼장호원사이엔 자동차전용도로도 새로 뚫리고, 동쪽으로 가지를 쳐서 제2영동고속도로도 생겼다. 앞으로 서울을 둥글게 감싸는 제2수도권 외곽순환도로가 생겨 3번국도와 두개의 JC가 만들어진다. 이미 공사가 한창 진행중이다. '어떤 길을 가고 있는가'라고 할때 사람에게는 선택, 태도, 과정이기도 하고 인생을 통칭하기도 한다. 국가적으로는 사건, 사고 나아가서는 역사를 의미하기도 한다. 그래서 길은 단순히 인마가 통행하는, 지상의 공간을 뜻하지는 않는다. 심지어는 누군가와 동업을 한다고 할 때도 길이라고 표현하고, 취업해 사회에 진출하는 것조차 길이라고 말한다. 하여간 세상 모든 공간에는 길이 있다. 육로, 수로, 해로, 항로, 철로 등…. 길은 헤아릴 수 없다. 또 시간 위에도 길이 있다. 길이라는 단어만큼 의미와 어감이 많은 말은 흔치 않다. 우리는 길 위에서 걷기도 하고 뛰기도 하고, 자전거나 자동차, 기차를 타기도 한다.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는 것도 길을 가는 것이고, 비행기로 하늘을 나는 것도 길을 가는 것이다. 그러니 3번국도 위에 놓여 있는 나의 자취는 간단할 리 있으랴. 엊그제 3번국도를 질러 45번 도로를 타고 부모님이 계신 아산엘 다녀왔다. 3번 국도가 새삼스럽게 다가온 날이다. 길 위에서 나와 아들은 요즘 선거 얘기를 나눴다. 헌데 많이 다르다. 그가 바라보는 세상과 내가 바라보는 세상이 한 방향이지는 않다. 우린 대통령 선거 출마자들이 너무 많이 도로 건설계획을 내놓고 있다는데 일치했다. 일일이 거론할 수도 없을 지경이다. '길을 못 뚫어 환장한거야.' '하여간 삽질에 미쳤지.' 그리고 함께 결론을 내렸다. "길 만든다고 위조지폐 남발하듯 마구 뿌려대진 말아라.누구에게는 인생일 수 있으니까."

2022-01-25 09:57:38 이규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