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CEO와칭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오피니언>칼럼
기사사진
[연윤열교수의 치유영양학] 생선 비린내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팀이 코로나 확진자와 비감염자의 뇌 MRI(자기공명영상)를 비교한 결과, 코로나 확진자의 경우 냄새를 담당하는 뇌 부위가 손상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약 200만종에 달하는 화합물 중에서 비린내처럼 거부감을 일으키거나 특유한 악취를 내는 물질은 약 1만 여종에 달한다. 이는 생물에 존재하는 다양한 복합화학물질에 기인한다. 특히 수산물을 포함한 각종 식자재에서 나는 맛있는 냄새는 식욕을 자극하기 위한 1차 관문이다. 우리가 느끼는 5감 중에서 맛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감각기관은 혀로 알고 있지만 사실은 혀는 맛을 감지하기위한 수용체에 불과하다. 맛있는 냄새나 기분 좋은 향기는 물론 거부감 나는 악취까지 코를 막으면 거의 맛을 감별할 수 없게 된다. 맛은 입과 코를 거쳐 궁극적으로 우리의 뇌에서 결정되기 때문이다. 악취의 원인 물질은 그 종류가 다양하고 악취를 유발시키는 물질간의 상호 복합적인 작용과 후각의 개인적 차이에 따라 느끼는 강도가 서로 다르며 이를 역치(Threshold value)라고 부른다. 역치란 생물이 외부환경의 자극을 받고 반응을 일으키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자극의 세기다. 역치의 개념은 오징어를 통한 실험에서 발견되었다. 오징어의 신경에 전류로 자극을 주면 99까지는 반응을 나타내지 않다가 100이 되는 순간 비로소 꿈틀거리기 시작한다. 역치의 크기는 사람에 따라서도 각각 다르다. 슬픈 영화를 보면 어떤 사람은 눈물을 흘리지만 어떤 사람은 전혀 눈물을 흘리지 않는 것도 사람마다 슬픔에 대한 역치의 크기가 다르기 때문이다. 악취를 유발하는 물질은 VOC(휘발성 유기화합물), VIC(휘발성 무기화합물) 등이 있고 화합물의 조성에 따라 질소화합물, 황화합물, 저급 지방산류, 카르보닐 화합물, 포름알데히드, 아세트알데히드, 부틸알데히드, 아세톤, 에스테르류, 페놀 크레졸류, 알코올류, 탄화수소류, 염소화합물 등이 있다. 생선은 우리에게 잘 알려진 EPA(Eicosapentaenoic acid)와 DHA(Docosahexaenoic acid) 등의 고도불포화지방산과 아미노산이 풍부하고 지방 함량과 칼로리가 낮아 소위 최적의 저탄고지 케톤(keton) 식품이다. 이렇듯 우리 몸에 좋은 생선에서 옥에 티라면 비린내에 있다. 생선의 비린내는 생선의 체액에 존재하는 무취의 트리메틸아민옥사이드(TMAO)가 세균에 의한 환원작용에 의해서 트리메틸아민(TMA)을 생성하면서 풍기는 냄새에서 기인한다. 보통 대구나 명태 등의 백색육 어류는 죽으면 경직된다. 근육을 구성하는 단백질인 엑틴과 미오신이 결합해서 엑토미오신이라는 새로운 화합물이 합성되는데, 원상태로 돌아가지 못하기 때문에 경직이 일어난다. 이에 반해 고등어와 삼치와 같은 적색육 어류는 엑토미오신이라는 새로운 화합물이 합성되어도 곧 분해되어 육질이 연화된다. 때문에 자가소화, 또는 오염 미생물에 의해 변질되거나 산화가 급속도로 진행되어 비린내가 생성되기 때문에 가공이나 조리 시 많은 문제점이 발생한다. 또한, 고등어 및 삼치의 육질에 존재하는 아미노산 가운데 히스티딘은 탈탄산 효소 활성이 강한 세균에 의해 히스타민으로 변하게 된다. 히스타민은 어류의 선도저하와 부패에 의해 다량 생성되어 두통, 두드러기, 발작 등의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킨다. 따라서 적색육 어류의 미생물 증식 억제를 통해 선도저하를 방지함으로써 비린내 및 히스타민 생성을 제어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생선에서 나는 비린내는 어쩔 수 없는 거라고 여기던 시대에서 이제는 비린내와 가시까지 제거한 HMR(가정 간편식) 생선이 우리 식탁에 오르고 있다.

2022-03-23 13:21:33 윤휘종 기자
기사사진
[홍경한의 시시일각] 간송미술관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

간송 전형필의 후손이 소장하고 있던 국보 제72호인 '금동 계미명 삼존불입상'과 국보 제73호인 '금동 삼존불감'이 지난 1월 27일 K옥션에 출품됐다. 국보가 경매에 나온 건 사상 처음이다. 그러나 두 점 모두 유찰됐다. 당시 '금동 계미명 삼존불입상'과 '금동 삼존불감'의 시작가는 각각 31억원과 28억원이었다. 이후 '삼존불입상'은 간송미술관에 되돌아갔으나 '삼존불감'은 2월 21일 외국계 암호화폐 투자자 모임(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공동투자조합)인 '헤리티지 다오'(DAO·Decentralized Autonomous Organization)에 팔린 것으로 밝혀졌다. 문화재청은 지난달 국보의 소유자 변경 신청이 들어와 지난 8일 절차를 마무리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제 '삼존불감'의 실소유주는 '헤리티지 다오'다. 국보 구매를 주도한 이는 '헤리티지 다오'에 참여한 다국적 투자자 중 한 명인 재미교포 김모 씨다. '삼존불감'은 그가 운영하는 '볼트랩스'라는 싱가포르 법인 명의로 계약했다. 국보도 매매가 가능하나 국외 반출이 되지 않는데다 법률상 문화재를 취득하려면 자연인이거나 법인이어야 하기에 김 씨가 대표로 있는 법인 명의로 계약된 것으로 파악됐다. 구입액은 25억원이다. '헤리티지 다오'는 구입한 '삼존불감'의 소유권 지분 51%를 간송과 나눴다. 지분을 분할한 것은 국보를 다시 팔 수 없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했다. 간송은 불감을 기탁 받는 형식으로 영구 관리를 맡았다. 다만 '헤리티지 다오'가 소유권을 일부 나누는 조건으로 간송미술관에 무엇을 요구했는지는 알 수 없다. NFT(Non Fungible Token, 대체불가토큰) 사업권 획득이 목적이라는 보도가 있지만 김 대표는 (현재로선) '삼존불감'을 NFT로 발행할 계획은 없다고 했다. 그러나 그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NFT 사업에 국보가 이용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작지 않다. 문제는 간송 후손과 간송미술관의 경우 상속세 등 세금 한 푼 내지 않은 채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국보와 보물을 경매에 올린 사례가 처음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2020년 5월엔 관장 개인 소장품인 보물 '금동여래입상'과 '금동보살입상'을 각각 15억원에 경매에 출품해 충격을 줬다.(유찰되었으나 이후 국립중앙박물관이 약 30억원에 두 점 모두 구입했다.) 지난해엔 한글 창제 원리가 기록된 '훈민정음' 해례본을 NFT로 판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한정판 100개, 각 1억원) 국보나 보물을 NFT로 제작한 첫 사례였고 상업성 논란에 휘말렸다. 그리고 지난 1월 국보마저 경매에 내놨다가 또 유찰, 결국 다국적 투자자 모임에 판매됐다. 간송미술관은 보물과 국보를 팔 때마다 재정난을 이유로 삼았다. 그러나 간송미술관에 투입되는 세금은 결코 적지 않다. 올해 1월 착공한 대구 간송미술관 건립에는 국비와 지방비 400억원이 들어간다. 새 수장고를 짓는 데에도 국비와 지방비 등 78억원이 쓰였다. 간송미술관 건물인 보화각 역시 12억여 원의 정부 지원으로 보수·복원 작업을 하고 있다.(만약 재정압박에 따른 고육책으로 문화재를 팔았다면 매매 수익도 개인이 아니라 간송미술문화재단으로 편입돼야 마땅하다.) 2019년 9월에야 사립미술관에 등록하는 등 제대로 된 자구노력은 하고 있는지조차 의심스러운 가운데 우리 문화유산을 잘 관리해달라는 뜻에서 상당한 지원까지 해줬음에도 툭하면 보물과 국보를 시장에 내놓는 간송미술관에 대한 여론은 좋지 않다. 이를 의식한 듯 '삼존불감'을 판매한 뒤 간송 측은 "앞으로 유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한 나라의 문화재를 주식처럼 지분을 나눠 공동 소유하는 것도 괴이한데다, 국보를 외국 법인에 넘긴 것이 적절하냐는 지적은 피할 수 없게 됐다. 또한 문화재를 공공재가 아닌 사유 재산으로 여긴 채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한다는 비판과 더불어, 우리 문화재를 보호하려던 선대의 정신을 퇴색시키고 있다는 시선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 홍경한(미술평론가)

2022-03-22 13:27:12 김현정 기자
기사사진
[한용수의 돌직구] 조성욱 위원장의 부적절한 만남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 1월 한 언론사 편집국장과 부회장을 서울의 한 식당에서 만나 점심을 먹었다가 나중에 괜한 의심의 눈초리를 받고 있다. 당시엔 아무런 의심할 바 없는 만남이었다. 조 위원장은 업무 시간의 상당 시간을 서울에서 보낸다고 한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언론사와 자주 만나기 위해서다. 언론사가 만남을 청하면 의례 식사를 하기도 하는데, 이런 만남은 양쪽 모두 명분이 있다. 공정위는 정책 홍보를 위해서, 언론사는 취재의 연장선상에서 자리에 나온다. 문제는 조 위원장이 만난 언론사가 당시 사위와 매제 등 가족 소유 회사를 은폐하고 일감을 몰아주기 한 혐의로 공정위 조사를 받고 있던 한 대기업 총수가 회장으로 있는 기업의 계열사였다는 점이다. 공정위 제재 결정을 앞둔 대기업이 계열 언론사를 앞세워 청탁을 시도한거 아니냐는 의심이 나올만한 상황이다. 공정위는 이에 대해 "공정거래위원장은 정책 홍보를 위해 대변인이 배석하는 언론사와의 오찬 간담회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지난 1월 간담회도 그 일환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간담회에서 사건에 관한 이야기는 전혀 없었고, 신년인사와 공정위 업무 소개 및 정책 홍보를 내용으로 한 대화가 전부였다"고 했다. 이어 "간담회 직후 사건처리방향의 변경과 관련한 청탁이나 부당한 영향력 행사가 없었다는 사실을 명확히 하기 위해 '공정거래위원회 공무원의 외부인 접촉관리 규정'에 따라 외부인 접촉 보고를 했다"고 덧붙였다. 공정위는 실제로 해당 총수 사건에 대해 검찰 고발이라는 강도 높은 수준의 제재를 결정하면서 청탁 시도가 없었다는데 무게가 실리는 모양새가 됐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몇가지 아쉬움이 드러났다. 우선 애초부터 공정위가 언론사 취재진이 아닌 경영진을 만난 것 자체가 문제의 소지가 있다. 정책 홍보 차원이라면 취재기자와 데스크, 편집국장을 만나면 될 일이다. 공정위의 역할이 그간 관행으로 치부되는 일을 바로 잡는 일이라고 보면 한 번 더 생각을 해보야 할 일이다. 공정위의 피심인측과의 사적인 만남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관행도 문제다. 사법기관이나 대학의 입시부서에도 업무의 공정성을 위해 회피·제척 제도를 두고 있으나, 공정위는 그런 제도를 운영하고 있지 않는 모양이다. 피심인측과의 사적 만남에 대한 기준이나 가이드라인 등 공정위 내부 규정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도 의문이다. 공정위 한 부서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해당 사건은 조성욱 위원장이 참여하지 않는 소회의 안건이어서 위원장에게 보고되지 않았고, 청탁 시도가 애초에 가능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사건 피심인과 조 위원장이 만난 부회장은 공정위 임직원 행동강령에 있는 사건 관련 직무관련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면서, 다만 조 위원장이 혹시 모를 의혹에 대비해 외부인 접촉관련 규정에 따라 보고한 것이라고 했다. 위원장이 만난 사람이 사건 직무 관련자여서 만나도 되는지 아닌지가 명확하지가 않았던 셈이고, 위원장은 노파심에서 규정에 따른 보고를 했다는 것이다. 앞으로도 피심인 관련자와이 만남이 이렇게 이뤄진다고 보면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지금이라도 관련 규정을 손질해야 한다.

2022-03-21 15:23:17 한용수 기자
기사사진
[이상헌 칼럼] 소상공인들을 향한 공약을 새 정권은 조속히 이행하라

코로나19로 인한 지난 2년여의 시간은 소상공인들에게 힘겨운 시간으로만 치부할 수 없는 시간이다. 창업자들의 꿈과 희망을 열정과 노력으로 실천하는 자영업은 소위 경기영향과 사회적 환경에 밀접한 영향을 받는 생계형 업종이다. 영업시간 통제와 강제적 사회적 거리두기 실시로 발생한 손실보상을 정부는 몇 차례의 방역지원금으로 해결하려 했다. 이는 진정한 보상의 의미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업종별 특성은 물론, 지역별 다양성, 직업군별 세부적 적용시스템 미흡과 현실성 부족은 여지없이 불만과 허탈함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제 대통령 선거가 끝났으니 연일 대단한 소상공인 대책과 보상,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새롭고 혁신적인 방역시스템을 적용하겠다는 공약을 이행할 때다. 얼마나 신속하고 정확히 이행하는지 국민은 지켜보고 있다. 대통령 당선인과 잘 할 수 있다는 여당이 될 정당에게 고한다. 반드시 약속한 공약을 성실히 이행하라. 첫째, 방역을 위한 영업시간 조정을 폐지하라. 코로나19의 확산과 확진자들의 폭발적 증가를 우려하지만, 영업시간의 연장을 확진자 증가세의 모든 원인으로 치부하고 걱정하기엔 설득력이 부족하다. 둘째, 사회적 거리두기의 유연성을 시스템화하라. 획일적인 6~8인 만의 모임을 허가하고 존속하는 것은 단순한 형식 논리다. 장소와 성격에 따라 합리적으로 운영하는 유연함이 필요하다. 셋째, 손실보상 시스템을 구체화하라. 업종별 손실금액에 대한 보상체계에서 벗어나 2019년 매출 대비 손실매출과 가용한 종업원수, 시간당 매출액 변화, 그리고 운영일수에 따른 합리적 계산 시스템을 도입하라. 넷째, 프리랜서 및 무점포형 사업자들에게도 손실을 보상하라. 코로나19는 비대면적 생활과 소비환경으로의 변화를 일으킴으로써 대면적 사업과 행위를 통한 경제활동자들에게 매출과 수익성 하락을 불러왔다. 사업자등록증이 없는 사업자라는 이유와 증빙할 수 없는 활동으로 보상의 사각지대에 놓여 보상 대상에서 제외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공약은 약속이다. 선거기간 내내 소상공인들에 대한 장밋빛 공약들이 난무했다. 그러한 공약이 득표로 이어졌을 것이고 그 득표로 당선인은 대통령이 될 수 있었다. 이제는 실천을 할 시기다. 소상공인들이 만족할 만한 공약 이행은 새로운 정권에게 그들이 우선적으로 바라는 것이다. -프랜차이즈M&A전문기업 한국창업경영연구소 이상헌 소장(컨설팅학 박사)-

2022-03-21 13:53:47 원은미 기자
기사사진
[김소형의 본초 테라피] 위장을 보호하고 소화불량 개선에 좋은 '호박'

한의학에서는 음식이 가진 고유한 색이 우리 몸의 각기 다른 장기에 영향을 준다고 본다. 특히 노란색을 띠는 음식은 위장 기능을 활성화한다. 노란색의 호박 역시 소화기 건강에 도움이 된다. 노란색의 호박은 시각적으로도 식욕을 돋우지만 실제로 입맛을 돋우며 위장에 부담을 주지 않아 소화를 원활하게 만들어준다. 또한 평소 위장 기능이 떨어져서 소화불량을 자주 겪거나 위통, 복부팽만 등의 증상들이 나타나는 사람들에게도 호박이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된다. 병후에 소화 기능이 많이 떨어진 사람들에게도 호박이 좋다. 호박은 모든 종류가 다 비슷한 효능을 지니고 있으며 위장 점막을 보호하며 약해진 위장을 튼튼하게 만들어준다. 호박에는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베타카로틴 성분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베타카로틴 성분은 노란색 색소 성분이라서 노란색 빛깔이 진할수록 베타카로틴 함량이 높다고 보면 된다. 베타카로틴이 풍부한 호박은 과도한 스트레스나 피로, 독소와 오염 물질 등으로 체내에 쌓이는 활성산소를 제거함으로써 신진대사를 활성화하고 면역력을 높여준다. 호박은 건강한 피부 유지에도 도움이 된다. 피부의 노화를 늦추어 탄력 강화에 효과가 있다. 또한 항염, 항균 등의 효과가 있기 때문에 각종 피부 트러블을 진정시키고 매끈하게 만드는 데도 도움이 된다. 눈을 혹사하는 사람들에게도 호박이 좋은데 눈의 피로가 쌓여 자주 충혈이 되고 건조해지며 시리고 눈물이 나는 등의 증상을 개선해준다. 또한 눈의 노화와 관련해 일어나는 다양한 증상을 완화하고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 예로부터 산모의 부기 해소에 호박을 달여서 많이 먹었는데 이는 호박이 신장 기능을 강화해서 노폐물 배출을 촉진하기 때문이다. 부종 해소를 위해서 호박을 달여서 먹을 때는 늙은 호박을 사용해야 효과가 좋다. 또한 호박은 체내 독소 및 노폐물 배출을 촉진한다. 그래서 술이나 담배를 자주 하는 사람들의 독소 배출에도 호박이 도움이 된다.

2022-03-21 05:14:19 메트로신문 기자
기사사진
[박상오 변호사의 콘텐츠(Content) 법률 산책] ‘인공지능(AI)’은 저작자가 될 수 있을까?

법무법인 바른 박상오 변호사/ 법무법인 바른 제공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실제로 많은 산업 분야에서 오로지 인간만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됐던 업무들이 빠르게 인공지능으로 대체되고 있다. 심지어 인공지능이 결코 대체할 수 없을 것처럼 여겨졌던 또는 대체되더라도 아주 먼 미래의 일이 될 것으로 생각되었던 '창작' 영역에서도 인공지능이 다양한 창작 활동을 펼치고 있다. 즉, 인공지능의 창작은 이미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닌 현실이 됐다. 하지만 저작권법 등 우리나라의 관련 법령은 아직 '인공지능의 창작'에 대해서 충분히 대비돼 있지 않고, 이에 적용될 수 있는 구체적인 가이드라인도 존재하지 않는다. 우선 저작권법을 살펴보면 저작권법 제2조 제1호는 저작물을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인간이 아닌 '인공지능'이 '특정 알고리즘'에 기초해 산출해 낸 결과물을 위 규정에서 말하는 저작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 저작권법 제2조 제2호에 따른 '저작자'도 사람(者)을 전제로 하고 있고 저작물을 창작한 주체여야 하므로, 현행 법령하에서 인공지능이 위 규정에 따른 저작자로 인정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인공지능을 단순한 '도구'로 보아 인공지능을 통해 창작이 이뤄지도록 한 주관자 등을 저작자로 인정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겠지만, 이는 근본적인 문제를 회피하는 것에 불과하다. 미국 저작권청(U.S. Copyright Office) 역시 최근 인공지능이 창작한 작품은 저작물로 보호되지 않는다고 다시 한번 확인했다. 해당 사안에서 인공지능은 개발자의 관여 없이 '파라다이스로 가는 입구(A Recent Entrance To Paradise)'라는 작품을 창작했고, 위 인공지능을 개발한 박사는 위 작품을 업무상 저작물로 등록하는 내용의 신청을 했다. 그러나 미국 저작권청은 지난 2월 14일 사람(human being)이 위 작품을 창작하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위 신청을 거절했다. 이는 미국 특허청이나 유럽 특허청 등에서 인공지능의 특허 출원을 거절한 것과도 그 궤를 같이 한다. 참고로, 위 사안에서 인공지능을 개발한 박사 역시 위 작품이 인간 작가(human author)의 기여로 창작된 것이라고는 주장하지 않았다. 인공지능의 발전 속도나 인공지능이 이미 사회에서 다양한 역할을 실제로 수행하고 있는 시대의 변화를 생각했을 때 '인공지능의 창작'에 대해서는 저작권법 등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하지만 인공지능의 창작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인공지능'에 대한 정의도 필요하고, '인간'에 의한 창작 요건을 포기함으로써 저작물의 범위가 지나치게 넓어질 우려도 있다(예컨대, 기계의 오작동 등 우연적 결과물에 대해서까지도 저작물성을 인정해야 할지 모른다). 인간과 문화·예술의 가치 등에 관한 근본적인 고민도 필요하다. 시대의 흐름을 언제까지나 거스를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 문제는 우리 사회의 가치 체계와 사회의 방향성과도 관련된 문제인 만큼, 보다 신중하고 충분한 논의를 거쳐 어느 정도 사회적 합의가 이뤄진 이후에 입법 등이 이뤄질 수 있기를 소망한다.

2022-03-20 07:59:23 이현진 기자
기사사진
[신세철의 쉬운 경제] 임금이 바뀌면 옥문을 연다?

[신세철의 쉬운 경제] 임금이 바뀌면 옥문을 연다? 중세사회를 악취 나는 암흑의 세계로 만든 것은 어둠 속에서 은밀히 거래되었던 면죄부(免罪符)였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진심으로 회개하면 하느님께서 죄를 사하여 주신다."고 하는데, 하느님을 대신해 타락한 사제가 돈을 받고 자비를 베푸는 허위와 위선의 세계가 되었다. 돈만 갖다 바치면 반인륜적 죄를 범하고도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거들먹거리며 거리를 활보할 수 있었다. 그 대신에 돈과 줄이 없는 시민들이 죄를 뒤집어 쓸 위험이 도사렸다. 돈과 권력을 거래하며 사제는 양심을 팔고 죄인은 죄를 세탁하는 사회에서 어찌 인간의 존엄성을 이야기할 수 있겠는가? 유전무죄, 유권무죄라는 말은 이때부터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절대 왕조시대에는 임금이 무엇이나 마음 내키는 대로 해도 아무 제약이 없었다. '어리석은 백성'들은 임금의 행실에 대하여 그저 "성은이 망극합니다"라며 감복하는 척해야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선악을 가리지 않고 벌주고 싶은 사람들은 벌을 주고, 상을 주고 싶으면 아무나 상을 주어도 어쩔 수 없었다. 조선왕조실록을 훑어보면 대부분 임금들이 민심을 외면한 걸로 보아 "민심은 천심"이란 말은 어찌 보면 그저 말에 그치는 겉치레에 불과하였다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민심을 외면했기 때문에 불행한 임금이 많이 생기고 백성들은 고통을 받아야만 했었나 보다. 입법 행정 사법권을 한 손에 거머쥔 임금이 어질면 신상필벌 원칙을 지키려 한다. 누명 쓴 백성들을 찾아내어 풀어주고, 죄진 자에게 마땅한 벌을 주어 백성들을 편안하게 하였다. 임금이 어리석으면 죄 없는 자 대신에 죄진 자를 풀어주어 범죄는 창궐하고 백성들을 불안에 빠트리기 마련이다. 대략 10년 전 일이었다. 어느 전직 고관이 "임금이 바뀌면 옥문을 연다."고 떠들었다. 낮 뜨거운 죄를 저지르고 감방살이를 하는 제 동료 선배들을 풀어주라는 압력이다. 제왕적 대통령제 아래서 무엇이든 대통령 마음대로 할 수 있으니 죄인의 죄를 마음대로 줄여줄 수 있지만 엉뚱한 백성들의 심기는 불안할 수밖에 도리가 없다. 2022년 새 대통령 취임을 얼마 앞두고 전직 대통령이 갇혀 있는 옥의 옥문을 열어주는 조건으로 다른 거물이 옥살이 하는 옥문도 같이 열자는 불편한 거래가 논의되었다는 의혹이 있다. 일련의 사건들을 미뤄보건대,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출세하려 악다구니를 하는 까닭은 죄를 저지르고도 언제든지 옥문을 나설 특권을 누리려는 욕심도 있기 때문일까? 선량한 시민들의 아린 마음을 어떻게 달래려는지 모르겠다. 진정한 민주주의를 표상한다면 사면권은 억울한 이들에 한정하여 극히 제한되어야 한다. 만약, 새 대통령이 과거의 오염을 말끔히 씻어내기보다 감추려는 거래에 타협한다면 국민들에게 미래에 대한 희망을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 주요저서 -불확실성 극복을 위한 금융투자 -욕망으로부터의 자유, 호모 이코노미쿠스

2022-03-17 16:40:39 메트로신문 기자
기사사진
[안상미 기자의 와이(Why) 와인]<141>"한 잔 더?"…당신 인생에서 부족한 0.05%는

<141>영화로 맛보는 와인 ⑨어나더 라운드(Another Round, 원제 Druk) "인간의 혈중 알코올수치가 0.05% 부족하단 거야. 알코올수치가 0.05%가 유지되면 더 느긋해지고, 침착해지고, 음악적이고, 개방적으로 변한대. 결국 더 대담해진다는 거지." 노르웨이 철학자이자 정신과 의사인 핀 스코르데루는 음주가 현명하다고 했다. 그래서 와인 한 두잔 마신 상태를 항상 유지하는 게 필요하다고. 영화 '어나더 라운드'가 만들어진 발단이다. 영화 제목 '어나더 라운드(Another Round)'는 우리 말로 표현하자면 1차를 마치고 나오면서 흔히들 하는 "한 잔 더?" 정도의 표현일테다. 주인공들은 마르틴을 비롯해 한 고등학교에 같이 일하는 교사들이다. 배경은 '온 국민이 술을 퍼마시는' 덴마크다. 각기 다른 과목을 가르치지만 공통점이라면 의욕없는 학생들만큼이나 열정이라곤 남아있지 않고, 가정에서도 설 자리 없는 중년이다. 니콜라이의 마흔살 생일 축하를 위해 친구들은 근사한 레스토랑에 모인다. 차를 가져가 술을 마시지 않겠다고 못박은 마르틴. 역시 생일 파티의 시작은 샴페인이다. 2013년산. "미네랄리티가 특징이죠, 눈을 감으면 프랑스의 포도밭이 떠오를 겁니다." 다음은 북유럽산 캐비아와 보드카다. "차르(러시아 황제)도 만족할 만한 보드카죠. 러시아의 임페리아로 발효한 밀을 식한 후 수정으로 여과해 질감이 벨벳같고 풍부합니다." 보드카를 한 모금씩 하곤 혈액으로 바로 훅 들어오는 것 같다는 평에 마르틴도 침이 꼴깍, 마음이 흔들린다. 결국 건배. 메인 코스는 와인과 함께다. "부르고뉴 2011년 빈티지. 로버트 파커가 이 와인에 95점을 주면서 말하길 부르고뉴 정신을 담고 있다고 했죠." 좋은 와인을 연거푸 두 잔 마신 마르틴은 자신의 처지에 눈물이 글썽여진다. 그동안 혈액 속에 부족한 0.05%의 알코올이 문제였던 걸까. 마르틴과 친구들은 스코르데루 가설에 대한 증거수집이란 명목으로 혈액 속에 0.05%의 알코올을 채우기 시작한다. 다음날 글쓰는데 지장이 없도록 저녁 8시까지만 술을 마셨다는 헤밍웨이까지 끌어들이며 낮동안 내내 술에 취해있기로 한다. 다만 저녁 8시 이후와 주말은 금주. 혈중 알코올농도 0.05%가 어느 정도인지 보자. 일단 우리나라에서 음주운전 기준으로 보면 혈중 알코올농도가 0.03%를 넘어가면 술에 취한 거로 본다. 보통 성인 남자(몸무게 70kg)가 맥주 한 캔을 먹으면 혈중 알코올농도 0.02%다. 소주 한 병을 먹으면 0. 062%. 소주 한 병을 먹고 한 시간 반 정도 지나면 0.032%로 내려온다.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0.05%는 소주 한 병을 먹고 취기는 적당히 올랐지만 술이 깨지는 않은 상태 정도로 보면 되겠다. 적당한 취기 덕인지 이들의 삶엔 생기가 돈다. 자신있게 진행한 수업은 어느때보다 활력이 넘쳤고, 배우자와도 이제 말이 통한다. 낙제할 위기에 처했던 학생은 이들이 권한 시험 전 한 잔으로 졸업할 수 있게 됐고, 왕따를 당했던 아이는 용기를 얻었다. 물론 문제도 생긴다. 학교 체육관 창고에선 술병들이 발견되고, 학생들 역시 술 냄새 폴폴 풍기는 선생님들을 지나칠 리 없다. 몸은 0.05%로의 알콜로는 더 이상 만족하질 않고, 만취와 알코올 중독은 겨우 일으켜 세웠던 학교와 가정을 다시 박살내고 만다. 샴페인이 팡팡 터지는 학생들의 졸업 파티에서 마르틴을 다시 춤추게 한 것은 술이 아니라 인생이었다. 취했다는 것도 결국은 삶을 살아내는 한 형태일 뿐 가치없는 인생은 없다. "이 얼마나 멋진 여정인가. 어디 있는지 당장 알지 못하지만 난 아직 젊고 살아있어. 남들이 하는 말은 집어치워, 멋진 인생이니까."

2022-03-17 14:58:45 안상미 기자
기사사진
[이정희 大記者의 西村브리핑] 자본시장 원칙은 선과 충이다

지난 14일 서울행정법원은 차기 하나금융 회장 후보자인 함영주 부회장과 하나은행 등이 금융당국을 상대로 제기한 업무정지 등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이번 소송은 파생결합상품(DLF) 불완전판매 사태로 고객의 원성이 잇따르자 금융감독원이 당시 하나은행장이었던 함영주 부회장에게 문책경고 중징계를 내리고, 하나은행이 이에 불복하면서 시작됐다. 이번 판결은 앞서 같은 이유로 중징계를 받았고 1심을 먼저 치른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승소했다는 걸 감안하면 예상 밖 결과라 할 수 있다. 재판부는 함 부회장이 불완전판매 방지를 위한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를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사모펀드 사태에 따른 내부통제 위반 이슈로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과 박정림 KB증권 사장, 양홍석 대신증권 부회장에게도 똑같이 중징계가 예고되면서 금융권이 다시 한 번 술렁이고 있다. 이번 함영주 부회장 법정 소송 패소 결과를 보면서 자본시장을 움직이는 기본이 무엇인지를 다시금 상기시켜 본다는 금융인들이 적지 않다. 자본시장법의 철학적 기반은 '선(善)'이다. 자본시장의 관점에서 보면 고객 가치다. 그래서 금융회사와 금융종사자에게는 선량한 관리자라는 엄중한 의무가 있다. 또 하나의 철학적 기반은 '충(忠)'이다. 바로 고객에게 충실해야 하는 무거운 의무다. 의무를 위반하면 그에 상응하는 벌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선'에 '충'이 더해져 '믿음(信)'이 생기는 법이다. 그래서 금융은 '선'과 '충'을 추구해야만 하는 엄중한 의무가 있다. 금융당국의 감독 자세도 돌아보게 된다. 금융당국은 '선'과 '충'의 절대적 기준에 어긋난 과거를 덮어서는 안 된다. 대표적인 사례가 부실운용이 밝혀진 펀드의 총수익스와프(TRS)거래다. 라임운용의 펀드를 보자.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 인가를 받은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인 초대형 증권사들은 명목상으로는 라임자산운용이라는 작은 사모운용사가 시키는 데로 부실한 종목을 사기도 하고 팔기도 하였다. TRS 거래를 하는 초대형사들은 높은 수수료만 받는데, 펀드자금이 담보로 제공되어서 손해 볼 가능성이 아주 적었기 때문이다. 문제가 될 것 같으면 중간에 팔아버리고 빌려준 돈을 담보에서 회수하곤 해왔다. 심지어 이들 PBS증권사들은 먼저 펀드를 기획해서, 자산운용회사를 이용해 돈 버는데 나서기도 했다. 그런데, 이들 PBS 증권사는 단순히 펀드를 담보로 돈을 빌려준 것이고 운용에는 책임이 없는 것일까? 금융당국은 TRS 거래 뒤로 숨어버린 초대형 금융투자회사들의 비겁함과 선관주의 의무를 저버린 악행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TRS가 단순한 거래라고 말한다면 거래의 본질이 무엇인지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TRS 거래는 단순한 금융거래이니 자신은 책임이 없다고 외치는 CEO가 있다면 이는 고객을 속이는 사람이다. 부실운용의 실체는 덮어두고, 은행 등 판매회사의 보상으로 끝내면 비겁한 금융당국자가 되는 것이다. 자본시장에서 저질러진 일을 스스로 끝내지 못하고 법원으로 보내는 일은 더 이상 곤란하다. 앞으로도 부실펀드는 계속 나올 것이다. 언제까지 운용과 관계없는 은행을 비롯한 판매사에게만 책임을 물을 것인가? 공모펀드든 사모펀드든 고객자산의 무책임한 운용, 부실한 운용에 대한 책임은 명확히 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과도하게 손실이 발생한 펀드에 대해 처음부터 수수료를 벌기 위해 기획된 상품인 지, 고객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만든 상품인 지, 운용을 게을리 한 것은 아닌 지 '선'과 '충'의 관점에서 꼼꼼히 짚어봐야 한다. 운용 책임을 분명히 물어야 자본시장의 기본과 원칙이 선다.

2022-03-17 09:18:43 이정희 기자
기사사진
[안치용의 세계문학 파노라마] <7> 조지 오웰의 '1984'(1949년)

[안치용의 세계문학 파노라마] <7> 조지 오웰의 '1984'(1949년) 디스토피아 소설의 대표작인 조지 오웰(1903~1950년)의 '1984'를 다시 읽으면서 잘못 기억한 부분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책에서 주인공 윈스턴 스미스가 매매춘하는 장면이 있는데, 상대방 여자가 이가 없어서 입이 동굴처럼 보였고 그를 할머니라고 표현해서 70살 이상일 것으로 기억했다. 이번에 다시 읽어보니까 최소 50살 정도 되는 늙은 여자라고 해 놀랐다. 당시 하층계급의 50살 여자를 아마 그 정도로 늙었다고 여겼을 것 같기는 하다. 도스토옙스키(1821~1881년)의 '지하생활자의 수기'에 마흔 살까지 사는 건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하는 대목도 있다. ◆전쟁은 평화이고 무지는 힘이다 이 소설은 전체주의를 비판한다. 소설의 '오세아니아'가 소련의 스탈린 정권을 모델로 했으라는 데에 대부분 의견이 일치한다. 물론 스탈린 정권만을 겨냥한 건 아니고 사회시스템 전반에 걸친 전체주의 비판까지 창작의 지평이 확대되었다고 볼 수 있다. 전체주의를 상징하는 세 개의 구호가 나오는데, 첫 번째 구호가 '전쟁은 평화이다'. 소설에는 3개의 나라가 약속대련처럼 항상 전쟁을 벌인다. 죽기 살기로 싸워 어느 한쪽을 소멸하는 것은 아니고 전쟁 상태를 유지하도록 싸운다. 전체주의에서 대외적인 적대세력 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평화로운 전체주의라는 올더스 헉슬리(1894~1963년)의 '멋진 신세계'의 특이한 전체주의와 달리 '1984'의 전체주의는 인류에게 익숙한 모양이다. 전체주의, 파시즘, 나치즘 등 뭐라고 부르든, 기본적으로 전체주의는 대외적인 배타성, 즉 적이 있어야 한다. '전쟁은 평화다'는 전쟁이라는 현상을 통한 전체주의 내부의 '평화적인' 체제유지로 이해될 수 있다. '무지는 힘'이란 구호는 오랫동안 전가의 보도로 작동한 통치의 기술이다. 오웰의 나라인 영국에서는 자본주의를 먼저 발전시키면서 구빈법 논쟁 등 빈민에 관한 다양한 논의가 있었다. 18세기 말에 영국의 언론인 로버트 레이크스(1736~1811년)는 평일엔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다가 일요일이면 방치돼 부랑차처럼 돌아다니는 아이들을 주목해, 그들을 데려다가 교회에서 가르치는 주일학교를 세계 최초로 열었다. 주일학교는 영국 교회 전반에 빠른 속도로 확산됐다. 그러나 가르치는 내용은 성서를 읽고 교리문답하며 인간의 죄성 등을 주입하는 것 중심으로 구성됐다. 빈민이 각성하는 수준에 이르지 않는, 최소한의 교육과 온순화 목적의 주일학교에만 많은 성직자가 동의했다. '자유가 예속이다'는 방종하지 말라는 경고의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 얼핏 기독교 교리나 실존주의 철학을 연상하게 되지만, 자신을 즉자적인 자아가 아니라 대자적인 자아로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되면서 어떤 가치 있는 현실에 자신을 구속함으로써 자유에 도달하게 된다는 실존주의의 설명과 다르다. 자신을 즉자적 자아에서 대자적 자아로 변환하면서 더 높은 가치에 자신을 구속하여 자유를 획득할 수 있다는 실존주의 명제와 다른 점은, 실존주의 철학이 자기 몸에 결정권을 가지고 의지를 행사하는 살아있는 주체를 전제로 하는 반면 전체주의는 주체가 소멸한 상황을 자유라고 말한다. ◆공포 너머 궁극의 전체주의 오웰은 세계 1차대전과 2차대전이라는 현실 속의 디스토피아를 목격했다. 또 나치와 스탈린 통치, 프랑코 독재 체제, 이탈리아 파시즘, 그리고 중국의 공산화 과정을 통한 전체주의화를 보았다. 이 책에는 오웰이 목격한 이 모든 것이 담겼다. '멋진 신세계'가 우리가 보지 못하는 먼 미래를 설정해서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전체주의를 그린 반면, '1984'는 현실에 존재하는 전체주의를 새롭게 조합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멋진 신세계'(1932년)가 '1984'(1949년)보다 먼저 출간됐다. '1984'가 '멋진 신세계'를 오마주한 것으로 추측할 수 있는 구절이 나온다. 주인공 스미스가 꿈에서 깨어나며 셰익스피어를 중얼거렸다고 하는 부분이다. '멋진 신세계'는 물론이고 '1984'에서도 핵심 모티브에 해당하는 것이 셰익스피어다. 인간 존재의 내면에 깊숙이 존재하는 저항의 최종 근거지? '1984'에 나오는 '골드스타인'은 한눈에 트로츠키를 염두에 두었음을 짐작하게 한다. 러시아 소비에트 연방 사회주의 공화국 출범 과정의 스탈린과 트로츠키 간의 갈등과 대립, 트로츠키의 실각 등이 당대의 현존 역사였기에, 유대인, 백발, 턱수염 등의 묘사를 통해 골드스타인이 트로츠키이며, 콧수염 등 빅브라더의 묘사를 통해 스탈린을 말하고 있다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 오웰이 '1984'를 통해 실재한 러시아 소비에트 연방 사회주의 공화국을 비판했느냐고 묻느냐면 그렇다고 답할 수 있다. 다만 그것에 그치지 않았다. 현존 러시아 역사를 넘어 사회주의 체제, 전체주의 전반을 비판하고 경고하였다. 사람들이 자유를 어떻게 잃고 어떻게 인간이 아니게 되는지를 이야기하였다. 역사에서 목격한 전체주의는 외부적으로는 배타성, 내부적으로는 공포를 특징으로 한다. '1984'가 말하는 전체주의는 궁극의 전체주의다. 공포를 넘어서, 공포를 통해 전하려는 의식을 내면화하고 복속하는 방식의 전체주의. 누군가 공포를 느낀다는 것은 아직 주체가 남아있다는 뜻이다. '나'가 공포를 느끼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나'가 없어져야 하고, 그러면 '공포'마저 저절로 없어진다. 공포가 없는 공포로 무장한 전체주의야말로 최상급 체제이다. 나치나 소비에트가 꿈꾸었을 뿐 도달하지 못한 경지이다. 오웰이 제시한 최고의 전체주의에서는 '1984'의 끝 대목에서 나타나듯 마침내 공포를 넘어서고 더는 두려워하지 않고 그 체제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그래서 소설의 전체주의는 전체주의 적대자를 쉽게 죽이지 않는다. 체제를 내면화하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나아가 체제와 일체를 만드는 것을 기도한다. 내면화하는 것은 주체가 존재한다는 뜻이기에 체제와 일체화하는 것이 전체주의에게 더 소망스럽다. 체제와 일체화한, 한때 문제를 겪은 개인은 카페의 지정된 장소에서 술을 마신다. 술을 계속 따라주고 사람들은 그를 바라본다. 이것은 이 체제가 보여주는 방식이다. 끝까지 수용하지 않는 사람을 죽여서 순교자로 만들지 않는다. 어떻게 해서든 수용하게 만들고 그가 이 사회를 사랑하게 만들어서 대중 앞에 내보인다. 우리는 모두 하나고 누구도 죽이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며 모두가 빅브라더를 사랑한다는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 체제는 총살을 지연한다. ◆헉슬리의 디스토피아와 도스토옙스키의 공리 그렇다면 그 개인은 왜 자살하지 않을까. 첫 번째로 육체의 의지가 생각보다 강하기 때문이라는 간단한 이유를 들 수 있다. 두 번째는 인간 주체성과 생의 단절 의지마저 없애 버렸기 때문이다. 자살은 인간 특징의 하나인데, '1984'의 전체주의는 자살이라는 인간적인 선택이 가능한 상황을 체제의 실패로 받아들인다. 개인은 결코 자기 몸과 자기 인생의 결정권을 가지면 안 된다. 그러한 결정권을 체제에 귀속되어야 한다. 죽더라도 체제가 죽여야지, 개인이 스스로 죽는 선택을 해서는 안 된다. 스미스가 한 말 중에 "당신은 허리 밑으로만 반역자인 것 같다"는 것이 있다. "허리 아래 인격 없다"는 어느 나라 속담과 비교해 비슷한 듯 다르다. 소설에서 체제의 수호자인 오브라이언은 "전체주의는 오르가슴마저 없앨 것"이라고 말한다. 오르가슴은 남녀가 (혹은 아니어도) 성적으로 몰입하여 육체를 통해 최상으로 끌어낼 수 있는 감각이다. 생식이나 번식과 상관없어진 인간적이고 문화적인 용어고, 인간의 인격성과도 관련 있다. 인간이란 동물은 번식 본능을 인격적 차원으로 수용하고 승화하여 문화화한 유일한 존재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므로 체제는 허리 위로는 인간의 존엄과 특성을 없애면서 허리 아래에서 인간이 만든 성적인 문화마저 없앤다. 한마디로 인간을 동물로 만들겠다는 발상이다. 물론 인간은 동물이다. 하지만 때로 인간은 다른 동물과 구별되는 독특한 특징을 보이는 양면적인 존재이다. 전체주의는 인간 존재의 양면성을 용납하지 않는다. 인간의 모습을 한 동물을 만들어 철저하게 복종하는 체제로 만드는 게 '1984'의 전체주의 시스템이다. 셰익스피어가 언급된 부분이 '멋진 신세계'와 연결된다면, '2+2=5'가 나오는 부분은 '지하생활자의 수기'를 떠올리게 한다. 도스토옙스키의 '지하생활자의 수기'에서 체르니솁스키라는 러시아 사상가가 썼던 구호가 '2x2=4'였다. 간단히 합리성과 진보의 신뢰라고 정리하자. '1984'에서는 스미스가 '2+2=4'라고 주장한다. 그런데 오브라이언이 '2+2=5'라고 한다. 우선 오웰은 왜 '2x2'가 아니라 '2+2'로 했을까? 'x'(곱하기)가 속성상의 변동을 의미하고 사회와 개인 간의 역동적인 변화 같은 것을 상징한다면, '+'(더하기)는 명백하게 드러나는 공리를 설명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곱하기보다 더하기가 훨씬 단순하기에 가장 단순한 공리 체계를 부인하는 양식을 오브라이언을 통해 오웰이 소설 속에 가져왔다고 해석된다. 부인은 부인으로 끝나지 않는다. 모든 부인은 어떤 형태로든 긍정이 되어야 한다. /글 안치용·인문학자 겸 영화평론가(ESG연구소장)

2022-03-17 09:11:32 박승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