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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한의 시시일각] 무용론 속 줄줄이 개막하는 ‘비엔날레’

2년마다 열리는 시각예술축제인 비엔날레가 줄줄이 개막한다. 지난 1일 문을 연 전남수묵비엔날레를 시작으로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대구사진비엔날레, 강원국제트리엔날레(3년 주기)가 9~10월에 걸쳐 연이어 막을 올린다. 부산 바다미술제(10.16~11.14)까지 포함하면 9개에 달한다. 원래는 지난해 개최돼야 했으나 코로나19로 순연된 제2회 전남수묵비엔날레는 수묵화의 본고장 목포와 진도에서 관람객을 맞는다. 10월 31일까지 '오채찬란 모노크롬-생동하는 수묵의 새로운 출발'이라는 주제로 남도전통미술관을 비롯해 목포문화예술회관, 소치기념관 등에서 15개국 작가 200여명의 작품을 선보인다. 제11회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도 8일(~11.21) 서울시립미술관에서 문을 연다. 역시 코로나19로 연기된 끝에 비로소 발을 뗀 이번 비엔날레의 주제는 '도피주의'다. 현실의 제약으로부터 탈출하려는 개인의 욕망을 예술과 대중문화의 상상력으로 연결해 살펴보고 폭넓은 사회적 연대를 제안하는 작품을 소개한다. 주최 측의 설명에 따르면 도피주의를 비평적 도구로 삼아 코로나 팬데믹의 장기화와 함께 수면 위로 떠오른 인종주의, 젠더, 계급, 정체성, 이주, 경제 위기, 환경 문제 등 인류 공통의 사회적 쟁점을 다룬다. 작가 41명(팀)의 작품 58점이 소개된다.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개막 이틀 뒤엔 사진전문 행사인 제8회 대구사진비엔날레가 1년 미뤄진 끝에 대구문화예술회관을 중심으로 한 시내 전역을 무대로 11월 2일까지 이어진다. 주제는 '누락된 의제-37.5 아래'이다. 37.5는 코로나19 진단 발열 기준 체온을 뜻하며, '누락된 의제'는 인류를 위협하는 기후변화와 관심을 기울여야 할 빈부격차, 차별 등의 문제들을 의미한다. 32개국 351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이밖에도 9월과 10월은 '비엔날레의 달'이라고 할 만큼 여러 지자체에서 다양한 형식과 주제를 내건 비엔날레가 일제히 닻을 올린다. 여기엔 청주공예비엔날레와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강원국제트리엔날레도 포함된다. 이중 강원국제비엔날레의 후신이자 3년 단위로 순회하는 국내 최초의 유목형 예술제인 강원국제트리엔날레(9.30~11.7)는 '따스한 재생'을 키워드로 홍천군 결운리 옛 군부대 탄약정비공장과 폐교한 와동분교, 홍천중앙시장, 홍천미술관 일원에서 펼쳐진다. 코로나19 속 인간 사회에 드리운 환경 위기와 재난, 포스트 팬데믹 시대에서 재생의 기대와 회복의 전망을 살펴보자는 게 취지다. 37개국 작가 100팀이 출품한다. 올해 비엔날레들을 관통하는 분모는 대폭 확장된 온라인 전시와 더불어 자연, 생태, 빈곤, 권력, 계급, 인종, 차별, 소통 등 동시대 인류 앞에 놓인 현안에 있다. 대체로 코로나19라는 전례 없는 질병의 확산과 그로 인한 위기 속에서 그동안 무관심했거나 간과해온 사안에 대한 우리의 과오를 반성하고 나아갈 방향을 담고 있다. 다만 위 현안들은 이미 여타 전시를 통해 숱하게 거론해온 이슈들이라 그리 새롭지는 않다. 결국, 당대 인류 앞에 놓인 모든 문제의 배후인 자본주의라는 망령의 심장을 날카롭게 도려낼 수 있는 혁신적 칼날이 되어야 하지만 비엔날레 자체가 권력이자 자본주의적이라는 사실에서 기존 한계성과 상투성, 추상성을 예단케 한다. 주제만 거창할 뿐 혈세만 낭비한다는 '비엔날레 무용론'을 피할 수 없는 또 한 번의 '의무방어전'으로 남을지, 아니면 담론의 생성 및 사회 속 실천 방안에 대한 실질적 대안을 제시함으로써 비엔날레의 역할과 가치를 증명할지 두고 볼 일이다. ■ 홍경한(미술평론가)

2021-09-07 09:53:51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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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헌 칼럼] 젊은층이 로지에 열광하는 것을 보며

로지, 이마, 마야미, 슈두…. 세계적으로 유명한 가상인간의 이름이다. 이 중 25살의 로지는 우리나라의 한 광고회사가 만든 가상모델로, 이미 팔로우가 100만을 넘어 그 어떤 인플루언서보다도 유명한 연예인이 됐다. 로지가 운영하는 SNS를 들여다보면 사람과 같은 행동과 일상을 소개하고 많은 MZ 세대들은 그녀의 행보에 열광한다. 이런 현상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확산되면서 기술이 발전되며 시작됐다. 비대면적 사회생활과 더불어 소통과 경험적 측면에서도 활용 범위가 확장되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메타버스를 소상공인들에게 접목할 것인가. 어려운 소상공인들을 위한 메타버스 활용은 어떠한 방법이 있을까. 소상공인들은 MZ 세대가 찾아와 놀고 즐길 수 있는 가상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증강현실과 같은 사이버공간에서 아이템에 대한 소개와 관련 업체와의 연결, 다양한 이벤트와 프로모션의 실천하는 소비자와 공급자 간의 소통과 연결의 장을 마련해주는것이 필요하다. 연령별 관심의 대상이나 주제가 당연히 달라져야 한다. 동일한 구조와 내용이 아닌 그들과 함께 공감하고 즐길수 있는 주제의 구성이 중요하다. 가상공간에서 다양한 문화적 형태를 공유하고 간접체험을 할 수 있는 시뮬레이션은 많은 이용자들에게 새로운 경험과 함께 만족도를 높인다. 단순히 상품이나 아이템을 소개하고 기업을 알리는 무미건조한 형태의 가상세계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새로운 공간에서 느끼고, 체험함으로써 구매의 직접적 동기를 부여해 또 다른 상업공간으로 만드는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춘천시는 커피도시 메타버스 플랫폼을 구축해 춘천 5대 카페거리와 춘천의 카페를 소개하는 렛츠 커피 춘천, 춘천의 카페를 한 번에 볼 수 있는 렛츠 카페, 축제에 참여한 110여개의 카페를 VR로 구현한 렛츠 VR, 메타버스로 춘천커피도시를 만날 수 있는 렛츠 메타버스 등으로 활용한다. 소비자들은 늘 새롭고 다양한 것을 추구한다. 그것은 소비자의 권리이기도 하다. 가상인물과 가상세계에 대한 활용과 흥미로움이 증가하는 시기라 사아버공간의 활용과 운영은 새로운 창업과 자영업자들에게 어렵고 힘든 팬데믹시대에 꼭 필요한 한 축이 아닌가 싶다. 창업은 쉽지만 운영은 참 여러 가지의 변수가 존재한다. 내부적 환경의 변화는 창업자의 노력으로 극복이 가능하지만 외부적 환경의 변화는 창업자들이 어쩔수 없는 환경일 경우가 대부분이다. 코로나19가 바로 어쩔수없는 외부적 환경의 변화라 할 수 있다. 이 어려운 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전략으로 소비자들이 열광하는 가상세계와 가상인간에서 그 해답을 찾고 싶다. 소위 충성 고객세대인 MZ 세대나 X세대들이 열광하는 수단인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의 메타버스는 어려운 환경의 소상공인들에게 희망의 문을 열어 줄 수 있을 것이다. -프랜차이즈M&A전문기업 한국창업경영연구소 이상헌 소장(컨설팅학 박사)-

2021-09-06 16:10:39 원은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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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형의 본초 테라피] 위장의 궤양과 출혈에 효과적인 '양배추'

[김소형의 본초 테라피] 위장의 궤양과 출혈에 효과적인 '양배추' 단맛이 강한 양배추는 간편하게 샐러드로 만들어 먹어도 좋고 찜기에 쩌서 쌈채소로 먹어도 좋다. 떡볶이를 비롯해 단맛이 필요한 다양한 요리에 활용하기 좋은 양배추는 비교적 거부감이 덜한 채소라서 아이들에게 먹이기에도 좋다. 양배추는 위장에 좋은 대표적인 채소인데 소화효소와 비타민 U 같은 성분들이 위산 분비를 균형 있게 조절해서 위의 자극을 줄여주고, 염증으로 인한 손상을 빠르게 회복시켜준다. 위장 질환이 반복되면 처음에는 가볍게 시작했더라도 궤양 같은 심각한 양상으로 발전할 수 있는데 이런 경우에도 양배추가 효과적이다. 특히 식습관이 좋지 못해 늘 속쓰림을 달고 사는 사람들이나 복부 팽만, 소화불량, 통증 등 위장과 관련된 다양한 증상이 반복되는 경우에 양배추가 좋다. 위장 기능이 약한 아이들은 밥을 잘 먹지 않는 경우도 많은데 이럴 때도 양배추를 갈아서 주스처럼 먹이거나 하면 위장 기능을 강화할 수 있다. 식이섬유가 풍부하기 때문에 위장과 더불어 장의 운동을 촉진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다이어트로 갑작스럽게 변비가 생겼을 때도 양배추를 자주 섭취하면 도움이 된다. 장 기능이 떨어지고 장 내 유해균이 과도하게 증식하면 우리 몸의 면역력도 떨어지게 되는데 양배추는 장 내 유익균을 증식시켜서 면역력 강화에도 좋다. 양배추에는 이소티오시아네이트와 같은 생리 활성 물질이 풍부하게 들어 있기 때문에 염증을 개선하며 세균을 제거하고 암의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 혈액 속의 각종 노폐물 배출을 촉진하기 때문에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만들어준다. 위장벽을 튼튼하게 만들어주듯이 피부에도 양배추가 좋다. 피부를 자극하는 노폐물이나 독소 배출을 촉진하기 때문에 피부를 트러블 없이 깨끗하게 유지시켜주며 노화를 방지해서 탄력 강화에도 도움이 된다. 다만 위장 기능이 많이 떨어져 있을 때는 생으로 양배추를 너무 많이 먹을 경우 오히려 소화를 시키지 못해 위장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살짝 찌거나 데쳐서 먹는 것이 좋다.

2021-09-06 07:06:33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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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라 변호사의 노동법률 읽기] 해고 예고와 해고 예고 수당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 포함)하려면 적어도 30일 전에 예고를 하거나 그 예고에 갈음해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해고예고수당으로 지급해야 한다(근로기준법 제26조). 갑자기 해고된 근로자가 다른 직장을 얻을 때까지 최소한의 시간적 여유를 부여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그 기간 동안의 생계비를 보장해서 근로자의 경제적 어려움을 완화시켜 주기 위한 것이다. 만약 사용자가 이를 위반해 근로자를 해고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게 된다. 그러나 근로자가 계속 근로한 기간이 3개월 미만인 경우, 천재·사변, 그 밖의 부득이한 사유로 사업을 계속하는 것이 불가능한 경우, 근로자가 고의로 사업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거나 재산상 손해를 끼친 경우로서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사용자는 해고예고를 하지 않고 근로자를 해고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납품업체로부터 금품이나 향응을 제공받고 불량품을 납품받아 생산에 차질을 가져온 경우, 영업용 차량을 임의로 타인에게 대리운전하게 해 교통사고를 일으킨 경우, 사업의 기밀이나 그 밖의 정보를 경쟁관계에 있는 다른 사업자 등에게 제공하여 사업에 지장을 가져온 경우, 허위 사실을 날조하여 유포하거나 불법 집단행동을 주도해 사업에 막대한 지장을 가져온 경우, 영업용 차량 운송 수입금을 부당하게 착복하는 등 직책을 이용해 공금을 착복, 장기유용, 횡령 또는 배임한 경우, 제품 또는 원료 등을 몰래 훔치거나 불법 반출한 경우, 인사·경리·회계담당 직원이 근로자의 근무상황 실적을 조작하거나 허위 서류 등을 작성해 사업에 손해를 끼친 경우, 사업장의 기물을 고의로 파손하여 생산에 막대한 지장을 가져온 경우 그 밖에 사회통념상 고의로 사업에 막대한 지장을 가져오거나 재산상 손해를 끼쳤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해당하는 경우 등이 이에 해당한다.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해고예고의 절차를 취하지 않고 근로자를 해고했다고 하더라도 해고사유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이상 이러한 사정만으로 해고가 무효로 되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은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면서 지급하는 해고예고수당은 해고가 유효한지와 관계없이 지급돼야 하는 돈이고, 해고가 부당해고에 해당하여 효력이 없다고 하더라도 근로자가 해고예고수당 상당액을 반환해야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았다(대법원 2017다16778 판결). 해고가 무효인 경우에도 해고가 유효한 경우에 비해 해고예고제도를 통해 근로자에게 시간적·경제적 여유를 보장할 필요성이 작다고 할 수 없고, 해고가 무효로 판정돼 근로자가 복직을 하고 미지급 임금을 지급받더라도 그것만으로는 해고예고제도를 통해 해고 과정에서 근로자를 보호하고자 하는 목적이 충분히 달성된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이다.

2021-09-05 08:44:08 이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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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형의 본초 테라피] 혈중 콜레스테롤 줄여주는 건강 채소 '가지'

[김소형의 본초 테라피] 혈중 콜레스테롤 줄여주는 건강 채소 '가지' 여름이 되면 다양한 채소들이 쏟아져 나오는데, 그중에서도 윤기가 흐르는 보라색 껍질의 가지는 단연 눈길을 사로잡는다. 다른 여름철 채소들처럼 가지 또한 수분 함량이 높은 편이다. 또한 찬 성질을 가지고 있어, 땀을 많이 흘리고 자주 목이 마른 여름에 가지로 만든 요리는 여러모로 건강에 이롭다. 채소의 경우 보통 가열을 하면 식재료에 담긴 좋은 성분들이 파괴되기 쉬운데 가지는 그런 걱정이 없는 편이다. 지용성 비타민을 갖고 있는 채소이기 때문에 기름을 두르고 조리해서 먹으면 지용성 성분들의 흡수율을 높일 수 있다. 그래서 기름을 많이 쓰는 유럽이나 중국 요리에도 가지는 잘 어울리고 실제로 많이 쓰인다. 또한 가지는 혈액에 쌓인 열을 내리고 통증을 없애며 부종을 가라앉히는 효과가 있다. 신선한 가지의 꼭지를 잘 말려서 볶은 다음 차로 우려내어 마시면 구내염 등 염증을 개선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가지에는 좋은 성분이 많이 담겨 있다. 특히 가지의 보라색 껍질에는 안토시아닌 성분이 풍부하다. 검은콩이나 블루베리 등에도 들어 있는 안토시아닌 성분은 항염, 항암, 항산화, 항노화 등의 효과를 가지고 있다. 피로를 해소하고 시력 보호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이며 탈모를 막아주고 면역력을 강화한다. 특히 예전과 달라진 식습관 등의 영향으로 현재는 중장년층은 물론이고 20~30대까지도 성인병 비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가지처럼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혈액 순환을 개선하며 비만 예방에 도움이 되는 음식들의 섭취를 늘려주어야 한다. 가지는 다른 채소들에 비해 향이나 맛이 자극적이지 않아서 다양한 반찬으로 활용해도 되고 간편하게 밥을 지을 때 가지를 넣어 가지밥을 해 먹어도 잘 어울린다. 좋은 가지를 구매하고자 한다면 윤기가 있고 짙은 보라색을 띠면서 되도록 몸통이 휘어져 있지 않고 곧은 것으로 골라야 한다. 살짝 눌러 보았을 때 무르지 않고 적당히 탄력이 있어야 신선한 것이다.

2021-09-02 16:36:14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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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철의 쉬운 경제] 화살 탓일까? 과녁 탓일까?

[신세철의 쉬운 경제] 화살 탓일까? 과녁 탓일까? 이름 하여 군자와 소인의 차이는 문제의 책임을 누구에게 돌리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닐 게다. 예로부터 잘못의 원인을 "군자는 자신에게서 찾으려하고, 소인은 남에게서 찾는다(君子求諸己 小人求諸人. 논어, 衛靈公 20)."고 하였다. 중용에서도 "활쏘기는 군자와 비슷한 점이 있다. 과녁의 정곡을 맞히지 못하면 자신을 돌이켜보고 원인을 찾으려한다(射有似乎君子 失諸正鵠 反求諸其身. 중용, 14장)."고 하였다. 소인배들은 남의 과녁에 화살을 쏘고도 제 잘못을 돌아보기보다는 화살 탓을 하거나 과녁이 잘못되었다며 딴청을 부린다. 조직이나 사회에서 문제의 원인을 스스로 찾기보다는 남 탓으로 돌리려 다투는 까닭은 구성원들의 책임의식 나아가 주인의식이 실종된 때문이다. 책임의식이 없다보면 힘센 누군가의 눈치나 슬금슬금 보며 옳고 그름을 스스로 판단하지 못하고 자신의 이해관계나 따지기 마련이다. 주인의식이 없다보니 잘못된 결과가 미칠 파장을 생각하지 않고 무엇이든 하면 된다며 밀어붙이다가 문제를 크게 만든다. 조그맣더라도 성과는 자신의 공으로 돌려 자랑하려들고 모든 잘못은 무조건 남의 탓이라며 비난하는 자찬훼타(自讚毁他) 풍조가 스멀스멀 퍼지면서 사회응집력이 시나브로 훼손된다. 무려 26차례나 거듭된 부동산시장 조치로 말미암아 부동산관련법이 누더기가 되어 "입법취지나 법의 개요를 헤아리기 못할 지경"이라고 한다. 부동산 혼란상에 대하여 책임을 지거나 잘못을 인정하는 인사들이 없다보니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잘못되었는지 도무지 알 수 없다. 화살이 잘못 되었는지 아니면 과녁이 잘못 세워졌는지 모르지만 가뜩이나 어려운 서민생활은 더욱 고달프게 되었다. 얼마 전 정책 고위책임자는 국회에서 "우리나라만 부동산 가격이 뛴 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저금리에 따른 유동화 현상"이라는 소견을 폈다. 그리고는 "부동산가격이 2015년부터 올랐으니 이 사이클이 언젠가는 하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렇다면 26차례에 걸친 투기(?)대책이 남의 과녁에 화살을 쏘고 만 셈이라는 말이 아닌가? 서로 잘못을 깨닫지 못하면 반성하지 못하고 바로잡을 기회를 놓치기에 그 사회의 미래는 가늠하기 어렵게 된다. 시장기능을 무시하고 부동산시장을 대부분 투기로 몰아가다 이 지경까지 이르렀음을 인식해야 한다. 잘못을 바로 잡겠다는 겸허한 자세를 가져야 비로소 올바른 대책이 나오지 않을까? 어쨌든 부동산시장 혼란 여파로 허파와 다름없는 푸른 녹지대가 자꾸 파괴되어갈 광경을 생각하면 안타깝기만 하다. 푸른 녹지를 뒤엎어 아파트를 짓는 데는 수년이면 충분하지만 아파트를 허물고 녹지로 바꾸려면 최소한 수십 년, 수백 년이 걸린다. 아무리 세상이 바뀐다하더라도 자자손손 살아갈 땅이다. 주요저서 -불확실성 극복을 위한 금융투자 -욕망으로부터의 자유, 호모 이코노미쿠스

2021-09-02 16:14:29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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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미 기자의 와이(Why) 와인]<116>백신 맞고 술 마셔도 될까요

<116>마궁와세 ②코로나, 술, 와인 "의사선생님, 술 마셔도 될까요?" 애주가들은 안다. 몸이 아파 병원을 가도, 치과 치료를 해도, 예방접종을 맞아도 우리의 질문은 단 하나밖에 없다. 술을 마셔도 되는지, 안된다면 언제부터 다시 가능할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고도 그랬다. 주사를 맞으러 갈 땐 제발 부작용만 없길 바랬는데, 접종 후 30분간 대기하면서는 이내 술은 마셔도 되는지가 궁금해지고 말았다. 이번 마궁와세(마실수록 궁금한 와인의 세계)의 주제는 코로나19와 술, 그리고 와인이다. 먼저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술을 마셔도 될까. 방역당국이 제시한 모범답안은 "백신 접종 전후 음주는 피하는 것이 좋다"는 것. 애주가들의 눈이 반짝인다. 권고는 금지가 아니다. 실제 백신 1차를 접종했던 병원에선 '최소 3일은 금주'를 권고했고, 2차 접종 시엔 별 시덥잖은 질문을 한다는 표정으로 1차 접종에 부작용이 없었다면 음주여부는 별 상관없다고 했다. 코로나 백신을 공급하는 화이자의 제리카 피츠 대변인은 일단 백신 설명서나 주의사항에는 접종 후 알코올 섭취에 대한 내용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코로나19 뿐만 아니라 어떤 백신이든 과도한 알코올 섭취는 면역 체계의 반응을 억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쉽게 얘기하면 원칙적으로 음주 여부는 상관없지만 과도하게 술을 많이 마시면 백신이 제 효과를 내지 못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마궁와세 두번째. 술의 알코올이 코로나 바이러스를 오히려 막아줄 순 없을까. 진담이길 바라는 농담으로 많은 애주가들이 하는 말이다. 답은 '없다.' 왜냐면 우리가 마시는 술의 알코올은 바이러스를 없앨 수 있을 만큼 강하지 않다. 그렇다고 도수가 높은 중국 고량주나 위스키를 찾아 마시진 말자. 효과가 없긴 마찬가지다. 코로나 같은 바이러스가 아니라 일반적인 소독 효과를 내려고 해도 알코올 도수가 60%보다 높아야 한다. 마궁와세 세번째. 코로나19 감염으로 둔해진 미각과 후각은 다시 돌아오나. 코로나19 감염으로 겪는 많은 증상 중 하나는 미각과 후각의 상실이다. 알코올 그 자체보다 코와 입으로 다양함을 음미하는 와인 애호가들에겐 청천벽력같은 소리다. 사실 후각이나 미각의 상실은 모든 호흡기 질환에서 어느 정도 나타난다. 누구나 감기가 심할때 냄새나 맛에 둔감해지는 것을 느껴봤을 것이다. 알레르기 비염이 있는 사람들도 냄새를 잘 못 맡는 경우가 있다. 코로나 감염 역시 감기나 비염보다는 오래 걸리지만 대부분 후각과 미각이 정상화된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공격대상이 후각 신경 세포 자체가 아니라 후각 신경세포를 지원하는 주변 세포들이기 때문이다. 다만 감염자의 상태에 따라 정상화 기간은 다르다. 바이러스의 공격을 받은 세포의 수가 많을수록 후각과 미각이 돌아오는데도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궁와세 마지막. 레드와인의 주요성분이 코로나19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는데 진짜인가. 답은 '진짜'다. 대만의 중국 의학 대학이 했던 연구인데 지난해 미국 암 연구 저널(American Journal of Cancer)에도 실렸다. 주인공은 레드와인에 들어있는 탄닌산으로 코로나 바이러스에서 단백질 분해효소의 활동을 멈추게 했다. 좀처럼 줄지 않는 확진자수로 불안하다면 이번 주말 홈술(Home+술)은 타닌이 조금이라도 더 많이 들어있는 카버네 소비뇽이나 네비올로 와인이다.

2021-09-02 14:55:51 안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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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大記者의 西村브리핑] 금감원의 무리한 징계와 책임

지난 주말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금융감독원을 상대로 한 중징계 취소 행정소송에서 승소하면서 금융회사들이 '내부통제 미비'라는 악몽에서 벗어나는 분위기다. 금감원이 '전가의 보도' 처럼 휘둘러대던 '내부통제 준수 의무' 항목이 법적 근거가 없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기 때문이다. 금융회사들은 이번 판결이 당연하다는 반응과 함께 그동안 '마이동풍'으로 일관했던 금감원 행태가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윤석헌 전 원장이 등장하면서 금감원의 무리수가 시작됐다고 보고 있다. 2018년 4월 삼성증권 배당사고가 터진 후 그 다음 달에 취임한 윤 원장은 삼성증권의 우리사주 배당 시스템에 대한 내부통제 미비가 사고의 최대 원인이라고 규정했다. 그리고 삼성증권 전현직 대표이사와 직무대행에게 해임권고나 직무정지 등 중징계를 내리고, 금융계에서 강제 퇴출을 시켰다. 금감원 내부에서는 삼성증권 제재 때부터 어떤 혐의, 어떤 회사든 '재료'와 상관없이 내부통제 미비로 인한 중징계가 나오는 '빵 틀'이 윤 원장 지시하에 만들어 졌다고 증언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금융회사의 소명이나 호소는 일체 반영되지 않는 그야말로 징계 독주가 이어졌다는 것이다. 금감원은 DLF(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 사태가 터지자 현행 규정으로 금융회사 최고경영진을 징계할 수 없다는 것을 감안, 삼성증권 때 써먹은 내부통제 기준 미비 조항을 들이대며 칼을 휘둘러댔다. 팝펀드사태, 라임사태, 옵티머스사태 등 사모펀드 사태가 연이어 터지자 금감원은 똑같은 수순을 밟았다.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 기준을 마련할 의무를 지키지 않아서 생긴 일이라는 얼토당토 않은 답안을 만들어 징계를 강행했다. 왜 이런 사태가 계속 되었을까. 윤 원장 개인적 주관을 앞세워 금융회사를 사기꾼(?)으로 방향을 정하자 그의 지시를 받은 실무진들이 일사불란하게 금융회사를 적폐로 몰고 간 것이다. 금감원 일부 간부가 윤 원장 의견에 반대하는 태도를 보이면 금융회사와의 유착이라며 인사 보복 조치를 내렸다. 그러다보니 어느 누구도 윤 원장의 뜻을 꺾을 수 없었다. 결과적으로 윤 원장에게만 충성하는 '왕당파'들만 득세하는 금감원이 3년 내내 만들어진 것이다. 검사와 감독 분야뿐 아니라 소비자 분쟁 분야도 한 방향으로만 달렸다. 라임 무역금융에 대해서는 신한금융투자에 100% 배상을, 옵티머스펀드에 대해서는 NH투자증권에 100% 배상을 권했다. 라임펀드에 대해서는 판매사별로 최소 30%에서 80%까지 배상하라고 조정했다. 1%도 안되는 이자를 받는 은행예금도 만약에 은행에 문제가 생기면 5000만원까지 밖에 보장이 안된다. 그런데 10% 이상의 기대 수익을 노리고 수 십 억원을 투자했던 초고위험 펀드인 라임펀드 투자자에게 분쟁조정위원회는 판매사별로 30%에서 최대 80% 수준까지 보상해주라고 했다. 투자자는 물론 자산운용사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하고, 판매사에게는 억울한 분쟁 조정을 일삼았다. 문제는 법적 근거의 정당성을 상실한 금감원의 무리한 징계로 강제 은퇴 당한 수많은 금융인의 구제 여부다. 금감원장과 직원들은 그만두거나 다른 자리로 옮겨가면 그만이지만 잘못된 제재로 명예가 훼손된 그들 인생의 경력과 경제적 손실은 누가 보상할 수 있을까. 또 검사와 제재를 주도했던 금융투자검사국, 분쟁조정을 담당했던 분쟁조정국은 물론 귀를 닫아버린 민간 심의위원들 모두 어떤 책임과 조치가 취해질지도 관심사다. 이 모든 것이 지난 8월 새로 취임한 정은보 금감원장의 몫이다.

2021-09-02 08:49:47 이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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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윤열 교수의 치유영양학] 초고령사회와 영양지침

통계청 장래인구전망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인구 중 65세 이상 노인 인구비중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2060년 노인 인구 비중은 전체 인구의 44.3%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우리나라 인구 중 10명중 4명 이상은 65세 이상이 된다는 말이다. 반면, 최근 5년간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대비 의료비 지출이 빠른 속도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증가세가 가장 빨랐다. 고령화에 따라 국가의 건강보험 복지재정이 늘어나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문제는 건강보험의 적자 폭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대로 간다면 현재 15조원에 이르는 건보 누적적립금이 2~3년 안에 모두 소진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채식급식 지난 4월 서울시교육청은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먹거리의 미래를 배우고 실천하는 먹거리생태전환교육의 하나로, 탄소배출을 줄이는 채식 급식 추진을 위해 '2021 SOS! 그린 급식 활성화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각급 학교에서 시행한다고 발표하였다. 이는 지구 살리기를 위한 채식 선택제의 첫발을 내디딘다는 의미로, 지속 가능한 지구를 위한 식습관을 실천하는 급식문화 조성을 위해 서울의 모든 학교는 월 2회 '그린급식의 날'을 운영하고, 일부 학교에는 '그린바(bar)'를 설치하여 채식 선택제를 시범 운영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단순히 채식 위주 급식을 시행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후 위기와 먹거리의 미래에 대한 이성적·윤리적 이해의 바탕에서 생태적 전환을 지향하는 교육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학교 교육계획서에 먹거리 생태 전환 교육계획을 포함하여 교육과정과 연계 운영한다 ◆선진국의 영양정책 미국 농무성(USDA)은 5년마다 미국인의 영양지침서(DGA)를 발표하는데 2020~2025년판에는 과일, 채소, 통곡물, 저감미료 식품 및 음료로 구성된 식단을 추천한다는 지침에 미국 암연구소(AICR) 역시 동의하고 있다. 미국 암연구소(AICR)는 하루에 한 잔 이하의 술을 마시도록 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하였으며 붉은색 및 가공육의 과다 섭취는 대장암 발생 위험을 높이고, 첨가당의 섭취를 줄일 것을 권고 하였다. 2020~2025년 판은 이전 판과 달리 영유아에 대한 권장 식단을 처음으로 제시하고 있고 임산부 및 수유부녀를 대상으로 하는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있다. 미국인의 영양지침서(DGA) 주요 내용은 ①인생의 모든 주기에서 건강한 식생활 패턴을 유지할 것 ②개인 취향, 문화적 전통, 예산 등을 고려하여 영양이 풍부한 음식 및 음료를 선택하고 개인 맞춤식을 선택할 것 ③채소, 과일, 곡물, 유제품 및 콩 대체품과 단백질 등 5개 식품그룹의 영양분이 풍부한 음식 및 음료를 섭취하고, 제한된 칼로리를 유지할 수 있도록 통제할 것 ④첨가당, 포화지방, 나트륨 함량이 높은 식품과 음료, 그리고 알코올 섭취를 제한할 것 등 4가지다. ◆시사점 전세계적으로 영양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SNS를 통한 정보의 교류가 폭증하고 있는 반면, 비만·당뇨·심혈관계질환을 유발하는 당류·나트륨·트랜스 지방의 섭취가 늘었다. 오래 전 영양부족 국가시절의 영양학 패러다임이 이제는 치유영양학 개념으로 변모하여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도 2015년에 국민영양관리법에의한 영양소 섭취기준을 처음으로 제정한 이후 2020년에 비로소 '2020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 개정판을 마련하였다. 개정판에서는 만성질환 위험감소를 위한 섭취기준(CDRR)을 설정하여 만성질환 예방을 위하여 섭취해야 하는 영양소별 적정수준을 제시하였음에 큰 의의가 있다. 미국과 한국의 영양학적 환경은 다르다 할지라고도 이러한 영양 성분 및 권장 식단은 우리나라 국민의 건강한 삶을 유지하기 위한 보건의료 정책제도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으며 미국 농무성의 영양지침서(DGA)처럼 주기적인 개정판이 요구된다. /숭의여대 연윤열 교수

2021-09-01 14:25:48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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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성의 전원에 산다] 잣나무골 태극묘

지난 광복절 전날 오후, 창문 너머 이마가 붉은 고양이 한마리가 다가오는 것을 보고 화들짝 놀랐다. 잣나무골에 사는 들고양이 서너마리 중 붉은 무늬를 본 적 없다. 또한 그런 고양이가 있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대개 고양이 무늬는 갈색과 흰색, 검정, 고등색 등이 적당히 뒤석인다. 붉은색 혹은 분홍색 고양이는 난생 처음이다. 창가로 다가가 유심히 고양이를 바라봤다. 그런데 고양이 몸통은 청색이었다. 세상에 청색도 있다니. 신기했다. 도대체 붉은색과 청색 무늬의 고양이가 있었나 싶었다. 돌연변이가 나타날 것일까. 고양이는 창가를 지나쳐 텃밭쪽으로 사라지고나서 한동안 잔영이 어른거렸다. 다음날 이웃집에 태극기가 걸린 것을 보고서야 붉고 푸른 고양이의 정체를 알게 됐다. 유독 고양이를 좋아하는 옆집 초등학생 딸이 물감칠을 했으리라. 무슨 생각으로 그랬을까. 본래 누런 바탕에 검정색 줄무늬가 얼룩져 있던 고양이에게 새 옷을 입힌 듯 했다. 옆집애는 고양이를 유별나게 좋아한다. 고양이 뿐만 아니라 개와 새들도. 심심풀이로 그랬을 거라는 생각이 미치자 고양이조차 예뻐보였다. 잣나무골에는 몇 마리 들고양이가 산다. 예전 내 딸은 학교갔다 돌아오면서 참치캔을 사다주기도 했었다. 그 바통을 이어받아 이웃들이 들고양이에게 여전히 먹이를 주고 있다. 헌데 고양이들은 참 신기한 녀석이다. 마당에 앉아 친구들과 삼겹살이라도 구워먹는 날이면 어떻게 냄새를 맡았는지 어김없이 몰려든다. 여기서 녀석들이 신기한 점은 개와 달리 구워놓은 고기그릇에 달려들지 않는다는 점이다. 고기그릇을 바라보며 거리를 두고 가만히 지켜보다가 몇 점 던져주면 잽싸게 낚아채기만 한다. 애초에 고기 구우며 고양이와 나눠먹지 않겠다는 건 있을 수 없다. 애뜻한 표정으로 우릴 지켜보는 녀석에게 나눠주지 않고는 못 배긴다. 그래서 잣나무골 들고양이는 누구네 집에 사는 반려묘도 아니고 홀로 숲에 사는 숲냥이도 아닌 존재다. 이런 고양이가 간혹 쥐나 뱀을 잡아다 문앞에 놔두는 경우도 더러 있다. 자기에게 소중한 먹이를 바친다는 의미라고나 할까. 암튼 그런 고양이 중 한마리가 태극무늬 옷을 입었다. 그렇게 며칠동안 밤이슬이나 비를 맞고서야 점차 색깔이 빠져 서서히 본모습을 드러냈다. 그제사 물감을 칠했을 거라는 예상이 들어맞았다는 걸 알았다. 옆집애는 하필이면 붉고 푸른 태극무늬를 칠할 생각을 했을까 도통 궁금하다. 아주 오래전 이런 고양이들이 수난을 당한 적이 있다. 하루는 퇴근무렵 보령벼루 전승가인 이웃집 아저씨가 산토끼 두마리를 잡아 탕을 끓였으니 술과 곁들이자고 불렀다. 아이들과 아내를 데리고 이웃집 평상에 올라가 즐겁게 포식을 했다. 아내는 토끼고기를 발라 아이들에게도 먹이고 아저씨와 나는 밤이 이슥하도록 술을 마셨다. 마침내 이웃집 아주머니와 아내가 칼국수를 끓이겠다고 집안으로 들어가고 아이들도 엄마를 따라갔다. "야, 이거 고양이고기도 맛있네." "허걱, 고양이라니요?" "실은 내가 벼루 조각하느라 신경통이 있지 않나. 그래서 잡은 거 아닌가. 식구들한테는 비밀일세." 그 순간의 당혹감이란, 잠시 후 칼국수를 먹는 것으로 나와 아저씨가 가진 비밀을 숲에 묻었다.

2021-08-31 10:46:28 이규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