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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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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헌 칼럼] 성공창업은 수치분석이 정답이다

창업을 준비하는 예비창업자들이 분주한 계절이 돌아왔다. 지난 2년 동안 코로나19로 인한 암울한 창업환경에서 이제는 어느정도 적응력과 내성을 키웠으며 소비자들의 구매 심리 또한 일부이긴 하나 상승하는 효과로 기인한다. 보통 일년 중 3~6월과 9~11월이 창업박람회나 설명회가 많이 열리며, 매년 소비트렌드의 변화와 소비자의 구매반응에 따라 다양한 아이템들이 나타나고 사라진다. 많은 박람회나 세미나에서는 서로 자신들의 브랜드와 회사가 성공창업을 담보하는듯 성공창업을 외치고 있다. 어떠한 이유와 근거로 대박 아이템이라고 홍보하는 걸까? 참으로 궁금하다. 그러한 브랜드나 창업지원회사의 특징을 살펴보면 트렌드분석, 성공사례, 투자비용 대비 고수익, 유행아이템, 매스컴 출현경력, 스타사장이나 스타전문가, 유명모델을 전방에 내세워 성공할 것 같은 허상을 심어준다. 하지만 그러한 이유만으로 창업에서 목표로 한 성공의 기준을 만들기는 부족하다. 창업은 철저한 수치분석이 필요하다. "장사는 몫이다"는 속담이 있듯이 점포를 결정하는 여러 요인 중 제일 중요한 것은 수치의 정확성이다. 고객유동량, 성별비율, 경쟁업소현황, 평균구매력, 구매주기, 원가률과 마진구조, 상품별 구매효율과 계절별 수탁 금액률, 권리금 및 보증금, 실평수와 가동률, 예상매출 등 모든 것을 수치로 표기되고 그 수치로 평가가 되어야 한다. 또한 시설과 설비에 따른 인테리어도 모든 것은 수치로 효율성을 검증한다. 매대의 규격과 크기, 선반과 조명의 높이, 진열상품의 크기에 따른 배열방식의 변화, 외식업의 경우는 주방 동선의 넓이, 주방과 업장의 비율 등 모든 것이 수치가 조율한다. 실질적 수익성을 판단하는 점포운영은 더욱 수치가 중요하다. 객단가, 마진율, 한계가격, 구매주기, 로스율, 빈도수, 용품별, 시간별, 월간 매출수치 분석, 반품율과 품목별 회전율 등 모든 것을 수치로 분석하고 제어해야 효율경영을 통한 성공창업을 실현할 수 있다. 창업자들의 평균 마진율은 판매가 대비 25~35%정도이다. 결국 경상비를 줄이는 운영전략이 수익성을 극대화 할 수 있다는 결론이다. 수익성은 정량분석과 수치통제로부터 가능하기 때문이다. 고객의 구매력을 증가시키기 위한 노력도 경영분석을 통해 계획과 실천이 가능하다. -프랜차이즈M&A전문기업 한국창업경영연구소 이상헌 소장(컨설팅학 박사)- /원은미기자 silverbeauty@metroseoul.co.kr

2022-03-14 15:55:14 원은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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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성의 전원에 산다] 잣나무골에 비가 내린다

봄비가 줄곧 내렸다. 비가 반가운 이유는 봄을 깨우느라 분주해서라기 보다는 바짝 마른 숲을 적셔줄 수 있어서다. 나는 숲을 좋아한다. 집 뒤는 바로 잣나무숲. 거기서 몇 걸음 더 위로는 밤나무, 참나무, 소나무 등이 어우러진 잡목숲이다. 온갓 산나물도 많다. 고사리, 취나물, 당귀, 참나물, 혼잎나물 등 지천이다. 봄철, 도시민 중에는 나물을 채취하러 오는 이들도 심심찮다. 게다가 고라니며 멧돼지 등 산짐승도 꽤 많다. 잣나무골은 천덕봉의 한 능선을 등지고 있다. 천덕봉은 이 일대에서 원적산, 양자산과 더불어 제법 큰 산이다. 그래 봐야 해발 수 백m 남짓이지만 예전에는 호랑이가 많기로 유명했다. 인근 마을 중에는 상호리, 하호리라는 지명이 말해주듯 골짜기가 깊다. 바로 그 능선 너머 아이들이 다니던 초등학교가 있고 그 동편에는 골프장이 자리잡고 있다. 종종 아이들과 그 능선을 걸으며 산책을 즐겼다. 능선은 천덕봉을 향해 밋밋한 오르막으로 돼 있고 능선 끝에서 본격적으로 천덕봉으로 이어지는 곳부터는 골프장과 맞닿아 있다. 그런데 골프장 맨 북쪽, 능선과 맞닿아 있는 홀은 슬라이스홀이다. 그래서 능선에는 OB(아웃오브바운스)난 골프공이 수두룩하게 나뒹굴었다. '골프공도 여기만 오면 등산하고 싶어지나 보다'. 일부러 로스트볼을 주으러 아이들과 숲길을 산책하기도 했다. 낡은 골프채 하나를 지팡이 삼아 아이들과의 산책은 두어시간 걸린다. 그건 무엇과도 비교하기 어려운 즐거움이다. 봄철 어느 일요일. 여느 때처럼 회사에 출근해 오후 식사를 마쳤을 때 긴급한 전화가 울렸다. 능선 뒷편에서 불이 번져 우리 집쪽으로 능선을 넘어오고 있다는 소식이었다. 아내는 불길이 너무 무섭단다. 급히 귀가하던 중 고속도로에서도 천덕봉의 자욱한 연기가 한 눈에 들어올 정도였다. 걱정스러웠다. 건축한 지 얼마 안 된 목조집. 숲 언저리여서 삽시간에 사라질 지도 모를 일이다. 한 시간을 달려 가까스레 집에 도착했을 때는 오후 2시께. 이미 소방차 두대가 올라와 있었다. 불길은 집에서 수 십m까지 도달한 상태. 소방차는 연신 우리집, 윗집 지붕과 주변 숲 언저리에 물을 뿌려대고 있었다. 소방관들은 불길이 내려와도 집은 안전하게 할테니 걱정 말라고 안심시켰다. 숲은 곧 소방 헬기가 도착, 진화할 것이라고 했다. 숲이 불타는 광경이란 그야말로 끔찍하다. 화르륵! 키 큰 소나무마저 푸른 잎새가 순식간에 폭발하듯 불꽃으로 덮혔다. 그 공포감은 무섭다는 말로는 표현도 안 된다. 나도 괭이를 들고 숲속으로 뛰어 들었다. 마을 사람들과 불길이 내려오지 못 하도록 방어선을 만들던 중에는 헬기에서 퍼붓는 물폭탄에 생쥐꼴이 되기도 했다. 어둡기전에 간신히 불길이 잡혔다. 우리는 잔불을 정리하고 내려왔을 때는 해가 질 무렵, 얼마나 다행스러웠는지…. 숲속에서 불길을 잡으러 뛰어다니는 건 왜 그리 비호같았던지, 불길은 무서웠으나 몸은 새털같았다. 머리 위에서 치솟던 불길도 겁나지 않았다. 모두 돌아가고 나서도 윗집 형님과 밤 이슥하도록 숲을 지켰다. 잔불이 다시 살아나 집을 덮칠지 몰라 겁 먹은 채 어느 봄날을 보냈었다. 그건 추억이 아니라 트라우마다. 요즘 동해안 일대는 산불 피해로 신음하고 있다. 피해 중에서도 집 잃은 사람들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울진, 삼척, 강릉, 동해, 영월 등 수백채가 불타고 이재민도 수 천 세대. 화재 진압에 헬기, 지휘차·진화차·소방차 등과 소방·경찰·해경·군인과 공무원 등 수만명의 인력이 투입됐다니. 이제 비가 잔불마저 정리하게 됐다. 산불, 조심하고 또 조심할 일이다. 다시 겪고 싶지 않은 산불, 겨우 하늘에 기대어 살아가는 시간이지 않기를 바란다.

2022-03-14 08:38:44 이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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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형의 본초 테라피] 신진대사를 활성화하는 기력 회복 본초 '둥굴레'

한방에는 약성이 강하지 않아서 차로 끓여서 자주 마셔도 좋은 본초들도 많다. 둥굴레도 그중 하나인데 맛이 구수하고 향이나 약성이 강하지 않아서 연하게 끓여서 차로 마시면 좋다. 황정이라는 약재명을 가진 둥굴레는 식탐을 조절하는 효능 때문에 다이어트 차로 한때 각광을 받기도 했는데 그렇다고 해서 식탐을 완전히 없앤다거나 살이 빠지는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다. 식탐 조절에 문제를 일으키는 스트레스를 조절하여 마음을 안정시키기 때문에 식탐 조절에도 효과가 있는 것이다. 즉 둥굴레는 스트레스가 많아 마음이 편치 않은 상태일 때 심리적 안정을 찾는 데 효과가 있다. 짜증스럽거나 불안한 마음이 들 때, 가슴이 답답하고 울적할 때, 초조하고 긴장이 될 때 모두 도움이 된다. 이럴 때는 커피나 술을 마시기보다는 둥굴레를 끓여서 1~2잔 마시면 훨씬 도움이 된다. 둥굴레는 우리 몸의 전반적인 기능을 끌어올리는 효과도 있다. 신선들이 먹었던 본초라고 불리기도 했을 만큼 기력 회복과 장수에 도움이 되는 본초이기도 하다. 여러 가지 원인으로 건강이 나빠지면 우리 몸의 균형이 깨지게 된다. 기혈의 순환도 잘 되지 않고 신진대사도 저하된다. 둥굴레는 이처럼 우리 몸의 깨진 균형을 바로잡고 신진대사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 과다한 업무나 스트레스로 피로가 집중되고 있을 때나 체질적으로 허약해서 늘 무기력함을 느끼는 사람들에게도 둥굴레가 좋다. 병후에 체력이 많이 떨어져 있어서 회복이 더딜 때도 둥굴레가 몸을 정상화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남자들의 경우에 정력이 감퇴하게 되면 체력도 떨어지고 신체 기능도 전반적으로 저하되는데 이런 경우에도 둥굴레를 자주 먹게 되면 남성 호르몬의 분비를 활성화시킬 수 있다. 둥굴레는 뼈와 근육을 튼튼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에 나이가 들어서 생기는 근육의 감소, 골격 약화 등에도 좋다. 그뿐만 아니라 폐의 기운을 보충하여 마른 기침을 자주 하는 사람들에게도 좋다.

2022-03-14 05:15:26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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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웅규 변호사의 상속설계 제대LAW] 상속설계를 위해 당신이 고려할 두 번째, 남겨질 재산

조웅규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 당신이 떠난 뒤 무엇이 남겨질 것인가, 아니 무엇을 남기고 싶은가. 당신이 먼 곳으로 떠난 후 당신이 보유하고 있던 모든 재산은 상속인에게 포괄적으로 이전된다. 이때 전해지는 재산에는 당신이 살던 집이나 보유하고 있던 예금만이 아니라 꼭꼭 숨겨놓았던 성인잡지나 부끄러운 속마음이 드러나는 일기장도 포함된다. 당신이 떠날 시간을 미리 예측할 수만 있다면 당신이 남기고 싶지 않은 물건들을 미리 처분할 수 있겠지만, 항상 사고는 예기치 않게 일어나지 않는가. 반대로, 당신이 당연히 상속인들에게 이전될 것이라 믿었던 것들이 상속되지 않을 수도 있다. 당신이 밤을 지새우며 십년 째 공들여 만든 사진 블로그, 매일매일 열심히 가족의 사진을 업로드한 인스타그램, 이렇게까지 오를지 모르고 오래 전에 사놓았던 비트코인 그리고 배우자 몰래 짬짬이 획득한 게임아이템은 당연히 상속인들에게 이전될까. 당신이 먼 곳으로 가게 되면 재산에 관한 포괄적인 권리와 의무가 상속인에게 이전되지만, 인격권은 재산권이 아니므로 당신의 사망과 동시에 소멸하고, 재산권이라고 하더라도 당신에게만 귀속될 수 있는 권리는 상속되지 않는다. 현행 법령에 의하면, 앞서 열거한 소중한 것들이 상속인들에게 당연히 이전된다고 보장할 수 없다. 당신이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고 떠난다면, 상속인들이 이를 얻기 위해서는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쳐야 할 수밖에 없고, 결국 얻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상속설계를 통해 당신이 가진 재산을 어떻게 처리할지, 그리고 어떤 것을 누구에게 남길지를 정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당신이 남길 재산이 어떤 종류의 것인지 그리고 그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따라 상속설계의 내용과 방식이 달라질 것이다. 특히 디지털 자산의 경우 다른 상속재산처럼 소유권을 넘기는 것이 아니라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전해 접근 권한을 부여하거나 개인코드를 전하는 방법으로 처분권한을 이전하게 될 것이다. 만약 당신이 간단한 내용의 크지 않은 규모의 재산을 남긴다면, 가장 적은 비용으로 상속을 설계할 수 있는 유언이 적합할 수 있다. 하지만, 당신이 단순히 재산만의 이전이 아니라 가치를 상속시키고 싶거나 보다 구체적인 재산 이전의 조건이나 방법을 정하고 싶다면 유언대용신탁을 이용할 필요가 있다. 상속제도는 사람이 먼 곳으로 가게 됐을 때, 그 사람이 가지고 있던 재산을 누구에게 이전시킬 것인지를 정한다. 그런데 사람은 모두 가지고 있는 재산이 다르고, 각각의 물건에 대한 애정이나 의미도 다르며, 남겨질 사람들이 그 물건에 대해 갖는 생각이나 그들에게 그 재산이 갖게 될 의미가 다르다. 상속제도는 당신이 남긴 카메라가 당신과 가족의 추억이 깃들어 있는 당신이 보물처럼 아끼던 물건이고 당신의 첫째 자녀가 사진을 전공하기에 카메라를 받을 적임자라는 것을 알지 못한다. 그래서 우리는 상속설계를 통해 상속제도를 우리의 구체적인 상황에 맞게 최적화시킬 필요가 있다. 상속재산의 종류나 규모는 남겨질 사람들이 부담하게 될 상속세를 정하는 지표가 된다. 우리나라 상속세율은 상속인 각자가 취득하는 상속재산을 기준으로 상속세를 부과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이 남긴 재산의 합산액을 기준으로 상속세를 부과한다. 자녀들이 각각 취득하는 재산 가액이 아니라 당신이 남긴 재산의 합산액에 따라, 1억원 이하 10%, 5억원 이하 20%, 10억원 이하 30%, 30억원 이하 40%, 30억원 초과 50%로 누진적으로 적용된 세율의 상속세가 부과된다. 간단하게 당신이 30억 원을 초과한 재산을 남긴다면, 상속재산 중 30억 원을 초과한 부분은 50%에 상당하는 상속세가 부과된다고 생각하면 된다. 상속인은 상속세뿐만 아니라 상속받은 재산의 종류에 따라 취득세도 부담해야 한다. 만약 당신이 100억원 상당의 재산을 남긴다면, 상속인들은 최대 약 40억원 정도의 상속세를 부담하게 된다. 그리고 남겨진 재산의 종류에 따라 이에 대한 취득세까지 부담하게 된다. 상속인의 자력이 충분하지 않다면 상속세 등의 납세를 위해 당신이 남겨준 재산을 처분해야만 하는 상황에 이르게 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상속설계를 통해 상속세 등 세금 납부의 재원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만약 이에 대한 대비를 하지 않았다면, 당신이 오랜 시간 고민해서 자녀들에게 넘겨준 재산이 세금을 납부하기 위해 (심지어 취득세까지 낸 후에) 처분돼야할 상황에 이를 수 있다. 이처럼 당신이 남길 재산이 어떤 것이며 그 규모가 어느정도인지 확인하는 것은 상속설계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당신이 남길 재산을 곰곰이 생각하며, 당신의 소중한 사람이 그 물건을 받게 되었을 모습을 상상해보자. 그리고 혹시라도 숨겨야할 물건의 처분을 누구에게 부탁할지도 생각해보자. 이러한 준비는 당신의 마음을 한결 편하게 해줄 것이다. /이현진기자 lhj@metroseoul.co.kr

2022-03-13 08:44:51 이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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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미 기자의 와이(Why) 와인]<140>"와인 맡기면 돈 빌려드려요"…1200억 와인 폰지사기

미국을 대표하는 컬트와인 '스크리밍 이글'. 한 병당 와이너리 출고가는 3000~4000달러 안팎이지만 이게 대기자가 워낙 많다보니 매년 가격이 뛰는 것은 물론이요, 부르는게 값이 될 경우가 많다. 그래도 보수적으로 한 병의 시장가치를 500만원이라고 치고, 20병이면 1억원이다. 가능한 대출 한도는 시장가치의 35%라니 3500만원. 담보가 있어도 '아묻따(아무것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대출이니 이자는 10% 이상. 채무불이행에 따른 위험은 사실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담보로 보관해 놓은 20병 가운데 몇 병만 팔아도 충분히 변제되고도 남는다. 다시 말하지만 이 와인을 사기 위해 줄을 선 사람이 수백명, 아니 전 세계에 수천명이 넘는다. 스크리밍 이글의 초기 빈티지는 경매에서 억대로 거래가 되기도 했다. 와인을 맡겨놓고 대출을 갚지않으면 채무자만 손해다. 당신이 여기까지 설명을 들었다고 치자. 이 와인 담보 대출 기업에 투자를 할 것인가, 말 것인가. 지금까지 와인 관련 사기라면 가짜 와인이 문제였다. 미국 3대 대통령 토마스 제퍼슨이 소장했다는 소위 '제퍼슨 와인'을 만들어내 거부들에게 판매한 하디 로든스탁 사건과 저가 부르고뉴 와인을 사들여 로마네 콩티로 팔아먹은 루디 쿠니아완 사건 등 등 굵직굵직한 와인 사기는 모두 그랬다. 이번엔 가짜 위조 와인이 아니라 1억 달러(한화 약 1200억원)에 달하는 와인 폰지사기다. 와인이 돈이 되는 시대가 되자 와인사기도 진화한 셈이다. 보르도 셀라스의 최고경영자(CEO) 스티븐 버튼과 최고재무책임자(CFO) 제임스 웰즐리가 금융사기와 자금세탁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이들은 보르도 셀라스가 중개하는 것으로 알려진 기간 대출에 약 9940만 달러 이상을 투자토록 유도했다. 브론 피스 뉴욕 동부 지방 검사는 "피고인들은 투자자들에게 좋은 와인을 담보로 투자 기회를 제공했다고 하지만 사실은 기만적인 계획"이라며 "소유하고 있다는 고급와인은 없었으며, 투자자들에게 반복적으로 거짓말을 해오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미 두 사람은 작년 영국 런던 고등법원에서 피해자들에게 5600만 파운드(한화 약 900억원)를 배상하라는 명령은 받은 바 있다. 버튼과 웰즐리가 보르도 셀라스로 투자자 모집에 나선 것은 지난 2015년 전후다. 대출 대상은 고급 와인을 가진 부유층이지만 당장 현금조달이 아쉬운 사람들이다. 와인만 가져오면 조건없이 와인 시장가격의 35%까지 돈을 빌려주고, 10%가 넘는 이자를 받는다. 고급와인은 보르도 셀라스 명의의 와인 보관 창고로 옮겨지고, 투자자들은 이자나 와인 판매로 발생한 수익을 분기별로 나눠 가진다. 버튼은 2015년 칸쿤에서 열린 투자자 컨퍼런스에서 채무불이행 우려에 대해 "와인 시장가격의 35%만 대출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좋은 와인은 매우 빠르게 바로 팔린다"고 자신있게 답했다. 웰즐리 역시 2017년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컨퍼런스에서 "가장 많은 고객들은 현재 현금이 부족한 부동산 개발업자"라며 "우리는 투자 등급 와인에 대해서만 대출해주며, 주로 프랑스 와인과 스크리밍 이글과 같은 고급 미국 와인을 취급한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이 너도나도 몰렸다. 제로 금리 시대에 다른 수수료 없이 10% 넘는 수익을 주겠다는 약속은 너무나 매력적이었지만 알고보니 초기 투자자에 대한 수익금은 후기 투자금으로 돌려막는 전형적인 폰지사기였다. 버튼은 한 번은 이혼 소송 중인 미국인이 현금 조달을 위해 스크리밍 이글을 20병이 넘게 맡겼다고도 떠벌렸다. 이번엔 투자자 관점이 아닌 대출을 하려는 차용인 관점에서 보자. 사전 등록한 회원에게 한 명당 3병까지만 판매한다는 스크리밍 이글을 20병이나 가지고 있을 정도로 부유하다. 뭐 하려 3000만원 안팎을 쓰겠다고 10%가 넘는 이자를 내며 보르도 셀라스를 찾아오겠는가. 낮은 이자에 정규 대출을 해주겠다는 곳도 널렸을 터인데. 결국 보르도 셀라스의 수익금 배분은 오래가지 못했고, 버튼은 2019년 영국의 한 호텔에서 체포됐다. 경찰은 당시 그의 방에서 두 개의 위조 여권, 최고급 시계, 골드바 등과 함께 100만 파운드에 달하는 남아프리카 공화국 및 영국돈을 발견했다. 버튼은 4년형을 선고받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풀려났고, 현재 행방은 불명이다.

2022-03-10 13:21:42 안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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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윤석열 당선인, 코로나 긴급 대책·소상공인 체질 강화 앞장서야

손무호 한국외식업중앙회 상생협력추진단장. 대선이 마무리되고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이번 대선에서 국민들은 공정과 상식에 기반한 새로운 희망 대한민국으로의 변화를 선택했다. 길고 긴 코로나 사태로 영업제한을 겪으며 생존의 끝자락까지 내몰린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은 새로운 시대, 새로운 정부에 거는 기대가 크다. 2년 넘는 기간 동안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고 사회적 분위기마저 극도로 위축되면서 소상공인들은 장사를 아예 할 수 없는 지경까지 내몰렸다. 인원제한과 시간제한으로 손발이 다 묶인 상태에서도 임대료, 인건비, 제세공과금은 꼬박꼬박 날아들었고 그 경비는 고스란히 빚으로 남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작년 11월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8월 말 자영업자들의 대출 잔액은 988조5000억원으로, 2019년 12월 대비 173조원(21%) 늘었다. 대표적인 소상공인 업종인 음식업(26.9%), 개인서비스업(20.9%) 등 열악한 자영업의 대출 증가율이 특히 높았다. 더 이상 버틸 돈도, 버틸 희망도 사라진 것이 오늘날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현실이다. 손실보상제가 시행됐지만 작년 4분기분의 경우 50%에 가까운 소상공인들이 50만원에 채 못미치는 손실보상금만을 손에 쥐었다. 소급적용도 안되고 실제 영업제한으로 인한 손실에는 턱없이 부족한 금액만이 지급되면서 소상공인들의 불만은 극에 달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확진자가 급증하고 정부가 확진자 관리를 손 놓은데다 방역패스 마저 중단된 마당에 무의미한 영업제한이 지속되고 있어 무책임한 정치방역이라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새 정부와 대통령 당선인에 대해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거는 기대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대선 이후 흩어진 민심을 회복함과 동시에 윤석열 당선인은 당장 최우선 국정 과제로 무너진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생존력을 복원하는데 모든 힘을 기울여야 한다. 정치방역으로 불리우며 소상공인들에게 일방적 희생을 강요했던 영업제한을 조기에 철폐하고 지난 1차 추경에서 소상공인들의 기대에 한참 못 미쳤던 소상공인 지원금을 대폭 상향해 2차 추경의 청사진을 밝혀야 한다. 또한, 빚지고 살아가라는 정부의 방침에 따라 감당할 수 없는 채무의 굴레에서 허덕이는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을 위한 특별 채무 탕감 방침도 뒤따라야 할 것이다. 윤 당선자는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눈물로 하는 호소에 귀 기울여 대선 과정에서 특단의 대책들을 약속한 바 있다. 이제 온전한 소급적용에 기반한 소상공인 손실보상과 지원금 상향을 포함한 정책과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소상공인·자영업자 회복력 강화 프로젝트들이 체계적으로 추진돼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은 OECD 회원국 상위에 해당될 정도로 자영업 비중이 높은 나라다.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흔들리면 경제 전반이 그대로 흔들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코로나로 인한 소상공인 긴급 대책과 함께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과 원자재값 상승으로 2중고, 3중고를 겪으며 체력이 허약해진 소상공인들의 근본적인 체질을 강화하는 정책들을 국정 아젠다의 기조로 삼는 새정부가 되길 바란다. 더 이상 '소상공인도 국민이다'라며 소상공인들이 울부짓는 일이 없도록, 새로운 대통령이 소상공인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대통령이 돼 '성공한 대통령'으로 자리매김 하길 바란다.

2022-03-10 10:56:05 김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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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덕의 냉정과 열정사이] 새 대통령과 금융수장

#. 조선 중기에 허균이 지은 논설문 호민론(豪民論)이 있다. 잘못하는 군주를 그대로 따르는 항민(恒民), 그를 원망하는 원민(怨民), 견디다 못해 직접 바꾸겠다고 나서는 것이 호민이라고 썼다. 이번 선거는 결국 항민보다 호민이 많았다. 현 대통령이 정권 말기까지 40% 안팎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대선 결과로 국민들은 정치보다 정권의 교체를 원한 셈이다. 한 표라도 적으면 지는 게 선거다. 패자도 깨끗이 인정했다. 그의 머릿속은 복잡할 터. 현 정권이 집권 기간 동안 좋은 것만 본 것은 아닌 지, 듣고 싶은 것만 들은 것은 아닌 지, 한 번 정한 것은 고집스러울 정도로 밀어 붙인 것은 아닌 지, 우리편만 옳고 남의 편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 것은 아닌 지…. 한 명 만이 살아 남는 '오징어 게임'이 끝났다. 살아 남기 위해 안간힘을 쓴 승자와 패자. 표 차이(24만7077표)를 보면 승자도 절반의 성공일 뿐이다. 이번엔 비극이 없어야 한다. 승자의 포용과 탕평을 기대한다. 오만하지 않은 승자의 여유를 보고 싶다. 뺄셈과 나눗셈 보다는 덧셈의 정치를 바란다. 많은 민초가 대한민국 대통령의 '품격'을 원한다. 먼저 서로의 앙금을 털기 위해 패자를 만나라. 혀로 상처를 준 상대를 보듬어야 한다. 있는 죄는 단죄하되 없는 죄를 만들지 말자. 비극은 또다른 비극을 만든다. 칼로 흥한 자, 칼로 망한다는 말이 있다. 공정과 상식이면 충분하다. #. 국민통합과 포용에 이어 지금 급한 것은 경제다. 코로나19 속에서도 지난해 기업실적 회복 등 경제회복에 대한 기대가 컸다. 하지만 다시 변수가 등장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다. 금방 끝날 것 같지 않다. 그래서 원유값 등 물가가 치솟고 있다. 유가급등은 우리 산업에 직격탄이다. 실적이 급전직하 할 수밖에 없다. 기업 펀더멘털 훼손은 주가 하락으로 이어진다. 주식, 암호화폐 등 자산시장이 무너지고 있다. 우리나라 경제에 다시 먹구름이 다가오고 있다. 물가상승 속 경기침체라는 스태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진다. 정권을 빼앗긴 문재인정부가 손을 놓지 않길 기대한다. 마지막까지 40% 안팎의 지지율은 놀라운 기록이다. 그만큼 믿는 국민이 많다는 의미다. 코로나19 극복과 경제를 끝까지 챙겨 다음 정권에 바통을 넘겨야 한다. #. 경제와 금융은 자본시장의 근간이다. 새 대통령이 금융당국 수장을 잘 뽑아야 하는 이유다. 이번 정권에선 금융권에 잠깐 몸을 담았던 어설픈 전문가나 시민단체, 교수 출신이 금감원 수장을 맡았다. 어떤 결과가 나왔는가. 첫번째 금감원장은 채용비리에 연루되면서 6개월만에 자리에서 내려왔다. 또 한 명은 외유성 해외출장 논란으로 2주만에 자리를 물러났다. 3년 임기를 채운 윤석헌 전 원장은 소비자보호를 명분으로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를 동시다발적으로 압박해 징계를 추진했다. 하지만 역풍이 불었다. 민간 금융수장은 제재가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지금까지 소송에서 모두 이겼다. 금융당국의 무리한 제재였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다. 금융소비자라는 '나무'만 보고, 집값 급등 등 '숲'을 보지 못했다. 실패한 부동산정책은 정권교체의 결정적인 방아쇠였다. 금융당국 수장을 잘 앉혀야 하는 이유다. 돌아갈 곳이 있는 사람은 자리 보전만 생각한다. 낭떨어지에서 맞바람을 맞으며 견딜 수 있는 내공과 실력을 갖춰야 한다. 수 십 년 간 나라의 녹을 먹으며 일한 공직자, 관료가 제격이다. 정치인 만큼이나 자기 관리가 철저한 사람들이다. 그들이 이 나라의 경제와 금융시장을 이끌어야 한다. /파이낸스&마켓부장 bluesky3@metroseoul.co.kr

2022-03-10 08:45:25 박승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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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철의 쉬운 경제] 국민을 위해 일하는 자세, 불협화음 일어날 까닭 없다

어릴 때 읽은 동화 소설 '빨강머리 앤'에는 양부모가 자신들의 만족이 아니라 입양아 앤의 행복을 진정으로 생각함을 느끼게 하는 장면들이 많았다. 거침없는 성격에 열정과 호기심이 가득한 앤은 주변에서 오해도 받고 미움도 받기도 하지만 구김살 없이 커서 대학진학을 위해 도회지 퀸즈랜드로 떠나게 되었다. 넓은 세계를 향해 마음 설레는 앤에게 사려 깊은 양모 마릴라가 조용히 당부했다. "함부로 인연을 맺다가는 그 작은 인연이 걸림돌이 되어 큰 인연을 잡지 못한다." 그 소설을 읽은 지 벌써 육갑이 지나가도 뇌리에 새겨져 있는 금언이다. 인생살이 매 순간을 도리에 어긋나지 않게 살려면 능력자보다 정도를 지키는 친구들을 만나야 한다. 사실, 함께 어울리는 이들을 보면 그 사람 됨됨이를 짐작할 수 있다. 서양에서도 깃털이 같은 새들은 함께 모인다(Birds of a feather flock together)라고 하였듯이 대개는 품성이 같은 이들끼리 몰려다니기 때문이다. 어릴 때 자칫하다 끼리끼리 붙어 다니면서 행패를 부리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부랑자가 되고 만다. 그래서 "검은 먹물을 가까이 하는 사람은 검어지고, 붉은 주사(朱砂)를 가까이하는 사람은 붉게 된다(近墨者黑 近朱者赤, 사자소학)."고 경계하지 않았는가? "개천에서 용 난다"고 하는 우리 속담은 누구라도 사다리에 오를 희망을 가슴에 안고 살아야 한다는 암시다. 개천에서 놀더라도 오염되지 않으려고 줄기차게 노력해야 언젠가 다가올지 모를 기회를 잡아 잠재된 가능성을 펼칠 수 있다.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욕심을 내다가는 몸도 마음도 썩어가기에 스스로는 느끼지 못하는 악취를 내 뿜어 세상을 오염시키기 마련이다. 좋은 환경에서 자라나더라도 탐욕이 넘치다보면 거짓과 위선으로 오염되는 경우를 종종 보고 있다. 어려운 환경에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기보다 타락한 가문에서 오만과 편견으로 얼룩진 부모를 만나 정신자세를 일그러트리는 일이 훨씬 더 큰 불행이다. 묘수와 변칙에 능하여 기본을 무시하면, 일시적으로 큰 것을 움켜쥘지 모르지만, 어느 순간 한꺼번에 죄다 날려버리는 광경을 우리는 자주 목격했다. 오염된 인사들이 요직을 점령하다가는 그 조직과 사회는 울퉁불퉁해지고 삐걱거리게 된다. 백성들은 경제적 빈곤감은 차치하고라도 정신적 굶주림에 부대껴야 한다. 몸에 배인 타성을 씻어버리기도 어렵지만 설혹 본인이 개과천선하더라도 주변의 어두운 그림자의 유혹을 뿌리치기 어렵기 때문이다. 맹모삼천지교는 세 살 적 버릇이 여든까지 가니, 좋은 벗을 만나 심성을 바르게 가꾸는 노력을 게을리 말라는 교훈이기도 하다. 지도자들이, 빨강머리 앤을 티 없이 키운 양부모처럼, 자신과 패거리가 아니라 국민 모두를 위해 일하려는 자세를 갖는다면 세상에 그 숱한 불협화음이 일어날 까닭이 없다. 연꽃은 흙탕물에서도 깨끗하게 피어나고, 난초는 비탈에서도 향기를 멀리 퍼트린다. 연꽃은 어디서 자라더라도 오염되지 않기 때문에 말하지 않고도 미소 지으며 서로의 마음을 알아차린다는 염화시중(拈花示衆)의 상징이 되었다보다. 어쩌면 우리 모두 가보고 싶은 청정 이상향을 의미하는지 모른다. 주요저서 -불확실성 극복을 위한 금융투자 -욕망으로부터의 자유, 호모 이코노미쿠스

2022-03-10 05:02:00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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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휘종의 잠시쉼표] 20대 대통령에 바란다

윤휘종 정치·정책부장 2017년 5월 9일 19대 대통령 선거 투표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촛불혁명'의 기세를 업은 문재인 후보가 41.08%라는 압도적 지지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당시 문 대통령은 "저를 지지하지 않았던 국민 한분 한분도 저의 국민이고, 우리의 국민으로 섬기겠다"며 취임 일성으로 통합과 소통과 신뢰를 약속했다. 하지만 문재인정부의 지난 5년간 행보를 보면 아쉬움이 많다. 과연 지난 5년간 우리 국민은 통합과 소통과 신뢰를 쌓았는가. 오히려 '조국 사태' 등으로 나라는 그 이전보다 극명하게 둘로 갈라졌다. 이번 20대 대통령선거 양상이 이를 방증해준다. 통합과 소통과 신뢰보다는 젠더갈등, 세대갈등에 '끼리끼리', '우리편 아니면 적'이란 경향이 더 심해졌다. 먹고사는 문제, 경제는 어땠나. 당시 저성장시대가 본격화하면서 기업들의 투자와 성장은 부진해졌고, 청년실업에 저출산 고령화가 국가 존위를 위협할 커다란 위기 요인으로 부각됐다. 하지만 이 역시 그 동안 정부의 대처가 적절했는지 평가하면 낮은 점수를 줄 수밖에 없다. 여전히 청년들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있는데, 중소기업들은 사람을 찾지 못해 발을 구르는 인력 미스매칭이 심각하다. 정부가 돈을 풀어 취업률을 올리긴 했지만 이는 임시방편일 뿐이다. 중장년층 중심의 돈으로 만들어낸 일자리는 결코 '건강한 지표'라 할 수 없다. 그러면서 생계는 더 팍팍해져만 갔다. 지난 5년간 부동산 값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뛰어 이제는 서민들의 '내집 마련'은 그야말로 꿈으로만 남게 됐을 정도다. '최저임금 1만원' 공약도 지키지 못했다. 그 과정에서 소통과 신뢰가 없는 정책 추진으로 오히려 재계와 노동계의 불신과 불만만 키웠다. 어느 한쪽도 만족시키지 못했다. 여기에 2년 전부터 전 세계를 덮친 코로나19 감염증 확산으로 우리 사회의 약한 고리들이 여기저기에서 끊어져 나갔다. 소상공인들의 아우성 소리는 하늘을 찌르고 있고, 사회적 약자계층의 삶은 피폐해지고만 있다. 정치적으로는 더불어민주당이 전체 국회의원의 58.31%인 172석을 갖고 있지만 '국민이 우리를 전폭적으로 지지한다'는 자만심이 통합과 소통을 가로막았다. 지난 5년간 우리 사회 곳곳에서 통합과 소통보다는 분열과 파열이 심해졌으며 정치의 양극화, 경제의 양극화, 사회의 극단화가 갈수록 심화됐다. 이번 선거가 오죽했으면 '미워도 다시한번'대 '내로남불 5년'의 대결이라고 평가받고 있을까. 치열한 경선을 뚫고 대선 후보에 올라 이번 선거에서 마침내 패권을 차지한 차기 대통령은 지난 5년을 세심하게 돌아봐야 한다. 대통령으로 당선되면 취임 일성으로 으레 내뱉는 레토릭이 아니라 진심으로 '통합'할 수 있도록 겸허한 자세가 필요하다. 국민 어느 한쪽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지 못했다는 점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신임 대통령의 가장 큰 숙제 가운데 하나도 역시 통합과 화합이다. 이를 위한 소통과 신뢰가 기반이 돼야 한다. 선거 유세 기간 동안 내내 외쳤던 통합정부를 위해 반대 진영도 넓은 마음으로 포용해야 한다. 이제 앞으로 5년은 제발 서로가 서로를 반목하지 않고 상대방의 '다름'을 '틀림'으로 생각하지 않는 나라가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2022-03-09 19:35:49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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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용수의 돌직구] 투표 독려 유감

지난 주말과 오늘까지 주변 사람들로부터 '투표 했어요?'라는 물음을 자주 듣는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나랏일에 참여하는 신성한 권리를 행사했냐는 투표 독려의 의미다. 하지만, 일부 정치인의 투표 독려는 오해를 유발하거나, 좀 언짢은 느낌을 갖게 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구태여 예를 들자면, 문재인 대통령의 지난 주말 사전투표 후 투표를 독려하면서 한 말은 오해를 불렀던 케이스다. 국민의힘은 문 대통령이 '민주'라는 단어를 3번 썼다면서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이란 단어를 2번 썼는데 그것도 대통령이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않은 것이냐며 반격에 나섰다. 이런 일은 선거 후반으로 갈수록 검증하기 어렵거나, 당장 확인되지 않는 얘기, 얼토 당토 않는 얘기를 늘어 놓은 뒤 '카더라'로 끝맺는 네거티브 양상이 심화되면서 부쩍 예민해진 탓도 있다. 하지만, 정치인의 투표 독려는 그 자체 의미를 뛰어넘는 의미가 있거나 무언가 거부감을 들게 하는 모양이다. 특히, 거대 양당의 두 후보가 투표가 국민으로서 권리이니 이를 포기하지 말 것을 강변하는 걸 보는 유권자들은 그렇다. 결국 자신에게 투표해달라는 얘기인데, 정치인의 레토릭이란 여간 뻔뻔한게 아니다. 투표는 후보의 정책에 호감을 갖거나 정책을 이행할만하다는 믿음이 있을 때 해야 그 가치가 있다. 지난 5년간 여든 야든 정치놀음이라 할만큼 당리당략에만 몰두해 놓고선 표를 달라니. 교육분야 등 몇개 분야의 경우 나라의 앞날을 내다 본 공약이라기 보다는 표를 얻기 위한 뻔한 공약만 내지 않았나. 투표 행위가 정치인의 설득 전술에 이끌려 포승줄에 묶여 줄줄이 끌려나오듯 투표장에 나오게 하는 모양새가 되도록 두어선 안된다. 사표 심리를 부추기는 것 또한 마음에 들지 않는 정치인의 레토릭이다. 될 사람을 찍어달라는 얘기인데, 양당 두 후보의 횡포에 불과하다. 선거가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한다면, 사표심리를 조장하는 건 그 꽃을 짖밟는 것과 다르지 않다. 예컨대, 실현 가능성은 내버려두더라도 나라의 혈세를 낭비하는 걸 줄여 국민에게 기본소득으로 주자고 주장하는 모 후보의 주장은 일면 맞다. 5일 근무에 이어 4일 근무를 주요 공약으로 낸 다른 후보의 공약 또한 4차 산업혁명시대 추구해야 할 명제 중 하나다. 그들에게 보내는 표는 비록 대통령 당선자에게 가는 표에 더해지지 않더라도, 의미가 크다. 그걸 사표라고 부추기는건 우리 사회가 추구해야 할 가치를 도둑질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선거에서 될 사람 누구에게 한 표를 주자는 식의 생각은 5년 전 사석에서 민중은 개돼지다고 말했다가 쫓겨나다시피 한 교육부 한 공무원의 머릿속 수준과 크게 다르지 않다. 국민을 개돼지로 보는 인식이다. 정치인 누군가가 꼭 투표를 해달라고 한다면, 그에게 진지하게 되묻고 싶다. "누구 좋으라고?" 선거는 4~5년 마다 정치인의 넥타이를 잡아 끌어 무대에서 내려오도록 하는 정치도구로 삼아야 한다.

2022-03-07 16:00:47 한용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