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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휘종의 잠시쉼표] 20대 대통령에 바란다

윤휘종 정치·정책부장 2017년 5월 9일 19대 대통령 선거 투표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촛불혁명'의 기세를 업은 문재인 후보가 41.08%라는 압도적 지지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당시 문 대통령은 "저를 지지하지 않았던 국민 한분 한분도 저의 국민이고, 우리의 국민으로 섬기겠다"며 취임 일성으로 통합과 소통과 신뢰를 약속했다. 하지만 문재인정부의 지난 5년간 행보를 보면 아쉬움이 많다. 과연 지난 5년간 우리 국민은 통합과 소통과 신뢰를 쌓았는가. 오히려 '조국 사태' 등으로 나라는 그 이전보다 극명하게 둘로 갈라졌다. 이번 20대 대통령선거 양상이 이를 방증해준다. 통합과 소통과 신뢰보다는 젠더갈등, 세대갈등에 '끼리끼리', '우리편 아니면 적'이란 경향이 더 심해졌다. 먹고사는 문제, 경제는 어땠나. 당시 저성장시대가 본격화하면서 기업들의 투자와 성장은 부진해졌고, 청년실업에 저출산 고령화가 국가 존위를 위협할 커다란 위기 요인으로 부각됐다. 하지만 이 역시 그 동안 정부의 대처가 적절했는지 평가하면 낮은 점수를 줄 수밖에 없다. 여전히 청년들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있는데, 중소기업들은 사람을 찾지 못해 발을 구르는 인력 미스매칭이 심각하다. 정부가 돈을 풀어 취업률을 올리긴 했지만 이는 임시방편일 뿐이다. 중장년층 중심의 돈으로 만들어낸 일자리는 결코 '건강한 지표'라 할 수 없다. 그러면서 생계는 더 팍팍해져만 갔다. 지난 5년간 부동산 값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뛰어 이제는 서민들의 '내집 마련'은 그야말로 꿈으로만 남게 됐을 정도다. '최저임금 1만원' 공약도 지키지 못했다. 그 과정에서 소통과 신뢰가 없는 정책 추진으로 오히려 재계와 노동계의 불신과 불만만 키웠다. 어느 한쪽도 만족시키지 못했다. 여기에 2년 전부터 전 세계를 덮친 코로나19 감염증 확산으로 우리 사회의 약한 고리들이 여기저기에서 끊어져 나갔다. 소상공인들의 아우성 소리는 하늘을 찌르고 있고, 사회적 약자계층의 삶은 피폐해지고만 있다. 정치적으로는 더불어민주당이 전체 국회의원의 58.31%인 172석을 갖고 있지만 '국민이 우리를 전폭적으로 지지한다'는 자만심이 통합과 소통을 가로막았다. 지난 5년간 우리 사회 곳곳에서 통합과 소통보다는 분열과 파열이 심해졌으며 정치의 양극화, 경제의 양극화, 사회의 극단화가 갈수록 심화됐다. 이번 선거가 오죽했으면 '미워도 다시한번'대 '내로남불 5년'의 대결이라고 평가받고 있을까. 치열한 경선을 뚫고 대선 후보에 올라 이번 선거에서 마침내 패권을 차지한 차기 대통령은 지난 5년을 세심하게 돌아봐야 한다. 대통령으로 당선되면 취임 일성으로 으레 내뱉는 레토릭이 아니라 진심으로 '통합'할 수 있도록 겸허한 자세가 필요하다. 국민 어느 한쪽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지 못했다는 점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신임 대통령의 가장 큰 숙제 가운데 하나도 역시 통합과 화합이다. 이를 위한 소통과 신뢰가 기반이 돼야 한다. 선거 유세 기간 동안 내내 외쳤던 통합정부를 위해 반대 진영도 넓은 마음으로 포용해야 한다. 이제 앞으로 5년은 제발 서로가 서로를 반목하지 않고 상대방의 '다름'을 '틀림'으로 생각하지 않는 나라가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2022-03-09 19:35:49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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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용수의 돌직구] 투표 독려 유감

지난 주말과 오늘까지 주변 사람들로부터 '투표 했어요?'라는 물음을 자주 듣는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나랏일에 참여하는 신성한 권리를 행사했냐는 투표 독려의 의미다. 하지만, 일부 정치인의 투표 독려는 오해를 유발하거나, 좀 언짢은 느낌을 갖게 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구태여 예를 들자면, 문재인 대통령의 지난 주말 사전투표 후 투표를 독려하면서 한 말은 오해를 불렀던 케이스다. 국민의힘은 문 대통령이 '민주'라는 단어를 3번 썼다면서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이란 단어를 2번 썼는데 그것도 대통령이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않은 것이냐며 반격에 나섰다. 이런 일은 선거 후반으로 갈수록 검증하기 어렵거나, 당장 확인되지 않는 얘기, 얼토 당토 않는 얘기를 늘어 놓은 뒤 '카더라'로 끝맺는 네거티브 양상이 심화되면서 부쩍 예민해진 탓도 있다. 하지만, 정치인의 투표 독려는 그 자체 의미를 뛰어넘는 의미가 있거나 무언가 거부감을 들게 하는 모양이다. 특히, 거대 양당의 두 후보가 투표가 국민으로서 권리이니 이를 포기하지 말 것을 강변하는 걸 보는 유권자들은 그렇다. 결국 자신에게 투표해달라는 얘기인데, 정치인의 레토릭이란 여간 뻔뻔한게 아니다. 투표는 후보의 정책에 호감을 갖거나 정책을 이행할만하다는 믿음이 있을 때 해야 그 가치가 있다. 지난 5년간 여든 야든 정치놀음이라 할만큼 당리당략에만 몰두해 놓고선 표를 달라니. 교육분야 등 몇개 분야의 경우 나라의 앞날을 내다 본 공약이라기 보다는 표를 얻기 위한 뻔한 공약만 내지 않았나. 투표 행위가 정치인의 설득 전술에 이끌려 포승줄에 묶여 줄줄이 끌려나오듯 투표장에 나오게 하는 모양새가 되도록 두어선 안된다. 사표 심리를 부추기는 것 또한 마음에 들지 않는 정치인의 레토릭이다. 될 사람을 찍어달라는 얘기인데, 양당 두 후보의 횡포에 불과하다. 선거가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한다면, 사표심리를 조장하는 건 그 꽃을 짖밟는 것과 다르지 않다. 예컨대, 실현 가능성은 내버려두더라도 나라의 혈세를 낭비하는 걸 줄여 국민에게 기본소득으로 주자고 주장하는 모 후보의 주장은 일면 맞다. 5일 근무에 이어 4일 근무를 주요 공약으로 낸 다른 후보의 공약 또한 4차 산업혁명시대 추구해야 할 명제 중 하나다. 그들에게 보내는 표는 비록 대통령 당선자에게 가는 표에 더해지지 않더라도, 의미가 크다. 그걸 사표라고 부추기는건 우리 사회가 추구해야 할 가치를 도둑질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선거에서 될 사람 누구에게 한 표를 주자는 식의 생각은 5년 전 사석에서 민중은 개돼지다고 말했다가 쫓겨나다시피 한 교육부 한 공무원의 머릿속 수준과 크게 다르지 않다. 국민을 개돼지로 보는 인식이다. 정치인 누군가가 꼭 투표를 해달라고 한다면, 그에게 진지하게 되묻고 싶다. "누구 좋으라고?" 선거는 4~5년 마다 정치인의 넥타이를 잡아 끌어 무대에서 내려오도록 하는 정치도구로 삼아야 한다.

2022-03-07 16:00:47 한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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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헌 칼럼] 창업 성공법칙 '3S'를 아시나요

자영업자가 소폭 증가하는 추세다. 통계청의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553만명까지 떨어졌던 자영업자는 올해 1월부터 증가하기 시작해 지난달 555만여 명으로 2만명 정도 증가했다. 특히 외식업에 신규 창업이 몰려 있는데, 문제는 성공을 위한 조건을 제대로 인지하거나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필자는기본적으로 3S가 있는지를 먼저 생각해봐야 한다고 조언하고 싶다. 3S란 고객이 선호하는 메뉴가 있는지(Star), 고객의 감성을 자극하는 요소가 있는지(Sensibility), 고객이 감동할 수 있는 서비스 제공이 가능한지(Service)를 말한다. 먼저, 'Star' 메뉴의 스타를 만들어라. 유명한 가게는 어디나 그 매장의 대표 메뉴가 존재한다. 대표적 상품에 대한 충성도가 단골이라는 충성고객을 유지시키고, 소비자들의 군집현상으로 소위 우리가 말하는 대박가게로 자리잡고 있다. 스타 메뉴의 특징은 크게 세가지로 집약된다. 메뉴명에 비밀이 있다. 보통의 경우 단순하긴 해도 재미있거나 기억에 확실히 각인시키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 또한 독특한 칼러감이 있다. 원부재료나 토핑 등 다양한 재료를 어우르는 그 메뉴만의 색감이 남다르다. 단순히 빨갛고 하얀색이 아닌, 그 메뉴가 가지는 차별적 식감을 가지고 고유의 맛을 자극하는 색감이 차별화 포인트라 할 수 있다. 용기의 차별화도 꼽는다. 때론 투박하지만 메뉴와의 적합성이 뛰어난 용기와 집기들과의 조화가 중요하다. 두번째로 고객의 감성을 자극하는 민감성 'Sensibility'다. 대부분의 대박 집은 음식, 재미가 조화를 이룬 엔터테인먼트 장소로 소비자 감성을 자극하고 있다. 인테리어 특징을 매장 콘셉트로 해 곳곳에서 고객에게 볼거리를 제공한다. 노포에서는 손 때묻은 시설물과 소품들에서 시간의 흐름을 느끼며 감성과 복고를 느낄 수 있다. 이런 추억 마케팅은 최근의 '갬성'이라는 단어로 세대적 구분없이 호흡할 수 있는 트렌트가 됐다. 고객들에게 즐거움도 주고 있다. 천장이나 바닥에 공사현장 낭떠러지를 그려 고객의 흥미를 유발하고, 의자에 작업반장을 붙이는 식의 처리는 젊은 고객들의 관심을 집중시킨다. 인테리어를 포토존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점포의 콘셉트와 일치하지 않는 인테리어도 나름의 부조화로 신선함을 선사한다. 마지막으로 'Service(서비스)', 고객은 작은것에 감동한다. 접객 인사의 색다름부터 주문방식, 취식방법, 다양한 서비스적 행위들에서 만족의 극대화를 실현한다. 소비자는 그들이 지불한 금액보다 더 좋은 대우를 받기를 원한다. 대우가 서비스로 채워질 때 점포는 아주 좋은 가게로 각인될 수 있다. '맛이 좋다, 인테리어가 좋다'만으로 충성력을 높일 수는 없다. 코로나19 상황으로 비대면적 소비 행위가 증가할 때는 더욱 그러하다. 작은 배려와 관심으로부터 소비자 입장에서의 서비스력을 개발, 실천해야 한다. -프랜차이즈M&A전문기업 한국창업경영연구소 이상헌 소장(컨설팅학 박사)-

2022-03-07 13:52:00 원은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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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철의 쉬운 경제] 악어눈물은 가짜가 아니다

한 때 거짓말 좀 한다고 알려진 거물급 인사가 천안함 추모식에서 손가락으로 눈물을 닦는 시늉을 하자 서울역에서 기차를 기다리며 뉴스를 보던 사람들이 의아했다. 진짜 눈물을 흘리는지 아니면 마른 눈을 가짜로 닦아내며 우는 시늉을 하는지 모를 장면이었다. 그 흉내가 변칙과 반칙으로 살아온 죄에 대한 참회와 함께 새롭게 성찰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는 사람도 있었다. 말할 것도 없이, 누군가 평소의 행동거지와 다르게 울거나 웃을 때는 기획된 장면일 경우가 상당하다. 악어는 눈물샘과 입을 움직이는 신경이 같아서 먹이를 삼키면서 수분을 보충하려 눈물을 흘려야만 한다고 한다. 포식자 악어가 먹이를 잡아먹으면서 흘리는 눈물은 가짜가 아닌 진짜 눈물이다. 먹이를 불쌍하게 여기기 때문이라는 억지소리는 아마도 위선자의 가식적 눈물을 경계하라는 뜻이 아닐까? 과잉 제스처와 함께 하는 호소나 호언장담하는 인사들에게서 진정성을 찾아내기란 어렵다. 무뢰배들이 감동하는 척 하면서 흘리는 악어눈물은 연출일지도 모른다. 다시 말해, 악어의 눈물에는 가짜가 있을 수 없지만 재주 많은 인사들의 눈물 중에는 가짜도 종종 있다는 이야기다. 엉뚱한 장면에서 억지로 감동하거나 지나치게 공손하게 행동하면 오히려 불신감을 사기 쉽다. 어눌하더라도 진실한 자세가 사람들의 마음을 열리게 한다. 거칠더라도 자신의 생각을 꾸밈없이 표현하고 행동하는 사람이 믿음직스럽다. 예로부터, "교모한 말과 아첨하는 표정을 짓는 사람 중에 어진 사람이 적다(巧言令色 鮮矣仁. 논어, 학이13)"고 하였다. 또 "강직하고 의연하고 순박하며 어눌한 사람이 어질다(剛毅木訥 近仁. 논어, 子路27)"고 하였다. 듣기 좋은 말과 간지러운 행동으로 상대방을 현혹시키는 사람을 경계해야 한다는 뜻이 아닌가? 선거는 그 사회의 발전방향을 제시하고 실천력 있는 지도자를 선택하여 힘을 밀어주고 공동체를 위하여 일하도록 하는 축제마당이 되어야 마땅하다. 문제는 허황된 언어의 유회, 달착지근한 감언이설, 신파극 연출에 대중이 현혹되기 쉽다는 점이다. 더군다나 패거리 문화가 조장되면서 부화뇌동하는 사회에서 허상과 진실을 구분하기가 어렵다. 순박한 시민들이 남에게 보이기 위해 연출하는 짓거리에 속아서 휩쓸리다가는 머지않아 배신감을 느끼고 허탈해 할 때가 온다. 생각건대, 유권자 의식수준에 버금가는 지도자를 선택하기 마련이다. 허언과 허상이 난무할 때 사람들이 얼마나 동화하느냐에 따라 그 사회의 의식수준을 가늠할 수 있다. 시민들이 부화뇌동하지 말아야 진정한 지도자를 뽑아 나라를 건강하게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은 누구나 다 알지만 실천하기 어려운 것이 문제다. 먼저, 나부터 현혹되지 않고, 세상을 보는 바른 시각을 갖추어야 미래를 짊어질 국민을 위한 지도자를 선택할 수 있을 게다.

2022-03-07 09:31:19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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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형의 본초 테라피] 혈당 조절에 도움이 되는 '바나나'

바나나는 저렴한데다 쉽게 구할 수 있으며 간편하게 먹을 수 있어서 가장 대중적인 과일이자 간식이기도 하다. 달고 부드러우며 소화도 잘되고 자극적인 맛이 없기 때문에 성장기 아이들의 간식이나 소화기관이 약해진 노인들의 간식으로도 적합하다. 다양한 영양이 풍부하게 들어 있지만 특히 바나나의 장점은 당 지수인 GI 지수가 낮다는 점이다. 당 지수라고 하면 언뜻 덜 단 식품이 아닐까 생각할 수 있지만 단맛과는 관련이 없으며 혈당 조절과 관련이 있다. GI 지수가 높은 식품은 혈당이 빠르게 올라가기 때문에 인슐린 조절에 문제가 생길 수 있고, 음식을 먹은 후 빨리 허기가 지며 비만, 당뇨병 등의 발생 위험이 높아지게 된다. 반대로 바나나처럼 GI 지수가 낮은 식품의 경우 혈당을 서서히 올리기 때문에 혈당 관리에 도움이 되며 다이어트에도 효과적이다. 또한 바나나는 베타카로틴, 폴리페놀 같은 성분들이 풍부하게 들어 있기 때문에 피부와 점막을 보호하여 매끈하고 탄력 있게 유지시켜준다. 위장 점막을 보호하기 때문에 바나나를 먹으면 속이 편하며 영양 공급에도 도움이 된다. 건조하고 거칠어진 피부에 수분과 영양을 공급하기 때문에 바나나를 이용해 팩을 하면 피부를 윤기 있게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잠이 오지 않을 때 먹으면 좋은 음식 중 하나가 바나나이기도 하다. 바나나에는 기분을 좋게 만들어주고 불면증을 완화시켜주는 성분이 풍부하게 들어 있기 때문에 스트레스로 잠을 이루지 못할 때 먹으면 도움이 된다. 마음의 긴장을 풀어주며 우울한 기분을 완화시키기 때문에 평소 스트레스가 많고 긴장이 잦을 때도 효과적이다. 바나나는 후숙 상태에 따라 맛이나 식감 등이 다르다. 덜 익어 초록색이 도는 바나나의 경우 식감이 단단한 편이며 단맛은 적다. 대신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좋으며 장이 예민한 사람들은 가스가 차거나 설사를 하는 등 장에 탈이 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2022-03-07 05:15:49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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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호의 시선] '중대재해'와 '처벌'

결론부터 말하자. '중대재해'를 먼저 걱정해야한다. '처벌'은 그 뒤다. 올해 1월27일부터 시행한 중대재해처벌법으로 산업계가 난리다. 법 시행으로 '중대재해'가 더욱 사회적 이슈가 되고, 사고가 난 회사와 책임자에 대한 '처벌' 수위에 이목이 집중되면서다. 고용부가 중대재해법 시행일인 지난 1월27일부터 2월28일까지 한 달간 산업현장에서 발생한 사망사고를 집계한 결과 이 기간 39건의 사고에서 47명이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다. 그러면서 고용부는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사망사고(55건)는 29.1%(16건), 사망자(55명)는 14.5%(8명) 각각 감소했다고 덧붙였다. 중대재해법이 시행되자마다 레미콘 회사인 삼표산업의 골재공장에선 3명이 사망하면서 회사는 '중대재해법 처벌 1호'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후에도 요진건설산업이 진행하던 경기 판교의 공사장에선 2명이, 여천NCC의 전남 여수산단내 공장에선 8명의 사상자가 각각 발생했다. 또 경남 창원에 있는 두성산업에선 직원 16명이, 경남 김해의 대흥일엔티에선 13명이 잇따라 급성 간 중독 판정을 받으면서 발병 책임이 있는 회사에 대해 중대재해법 적용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뿐만이 아니다. 쌍용C&E의 동해 시멘트공장에서도 협력업체 직원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고, 이달 들어선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와 예산공장에서 연속으로 사망사고가 발생해 고용부가 관련법 위반 여부에 착수했다. 모두 중대재해법 시행 이후 벌어진 일들이다. 3월 들어 발생한 일부 사고는 고용부의 위 집계에선 빠져있다. 시민단체인 노동건강연대 조사에 따르면 올해에 산재로 사망한 노동자는 1월 67명, 2월 49명으로 각각 나타났다. 지난해 3월부터 올해 2월까지는 총 793명이 산재로 목숨을 잃었다. 중대재해법 적용 대상이 아닌 50인 미만 기업까지 포함시킨 결과다. 안경덕 고용부 장관은 중대재해법 시행 한 달간의 수치를 놓고 "중대재해를 예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봤다"고 평가했다. 시행한지 1개월된 법을 놓고 내린 주무부처 장관의 평가가 맞을지는 좀더 두고 지켜봐야 할 문제다. 다만 '예방'이라는 것엔 무게중심을 둘 필요가 있다. 중대재해법의 핵심이 바로 예방이기 때문이다. '중대재해'가 없으면 '처벌'도 없다. 처벌을 먼저 걱정해 소극적 경영을 펼치기보단, 중대재해를 막기 위한 적극적 경영이 중요한 때라는 말이다. 사장님은 자신의 회사에 중대재해가 발생해 처벌되지 않기를 원한다. 직원은 중대재해의 대상이 자신이 아니길 바란다. 사장님과 직원이 합심하면 직원이 걱정하는 '중대재해'도, 사장님이 걱정하는 '처벌'도 모두 막을 수 있다. 여기서 또 하나. 오너의 90% 이상이 사장인 중소기업에 대한 처벌 수위, 그리고 중대재해법에 포함되지 않는 50인 미만 중소기업 적용 여부 등에 대해서도 우리 사회는 빨리 혜안을 찾아야한다.

2022-03-06 10:35:46 김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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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미 기자의 와이(Why) 와인]<139>디카프리오?피트·졸리?…'셀럽'들의 와인

한 여름밤, 웨스트에그의 대저택에서 사치스럽고 방탕한 파티가 한창이다. 수백명의 사람들이 모인 가운데 재즈곡 연주와 함께 불꽃놀이가 시작된다. 불꽃들이 절정의 장면을 연출한 순간 멋지게 차려입은 신사가 등장한다. 영화 '위대한 개츠비'에서 주인공 개츠비를 연기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샴페인이 찰랑찰랑한 쿠페잔을 앞으로 내밀며 미소를 짓는다. 누군가를 위한 축하나 건배를 표현하고 싶을 때 SNS에서 밈(meme·짤)으로 많이 봤던 바로 그 장면.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한 샴페인 기업의 주요 주주가 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이 장면이 떠올랐다. 시간을 더 거슬러 올라가서는 영화 '타이타닉'에서 연기했던 잭 도슨이 샴페인 한 잔을 들고 '매일을 소중하게 만들기 위해'라며 건배했던 장면도. 또 하나의 '셀럽(유명인을 뜻하는 셀러브리티의 준말)' 와인이 나오게 됐다. 유명인사들이 와이너리를 사들이거나 와인생산에 참여하는 건 흔한 일이지만 이번엔 의도가 다소 달랐다. 디카프리오가 지분을 인수한 곳은 프랑스의 샴페인 하우스 텔몽이다. 환경 운동가로 유명한 그답게 투자하면서 다른 무엇보다 지속가능한 '친환경' 와인 생산을 언급했다. 텔몽은 이전에도 과대 포장에 따른 환경 파괴를 줄이기 위해 선물 상자를 금지하는 등의 시도를 해왔다. 이번 디카프리오의 투자를 바탕으로는 오는 2025년까지 전체 포도밭을 100% 유기농으로 전환키로 했다. 그는 텔몽 이사회에 합류한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텔몽은 땅의 생물 다양성을 보호하는 것에서부터 100% 재생 가능한 전기를 사용하는 것까지 환경에 대한 영향을 근본적으로 낮추기로 했다"며 "투자자가 된 것이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와인업계에 친환경, 유기농 바람이 분 게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와인 좀 안다는 사람이면 단번에 눈치챌 수도 있다. 샴페인이 세계에서 가장 북쪽에 있는 와인 생산지이자 거의 매해 기후가 좋지 않다는 조건을 고려하면 제초제나 살충제, 화학 비료를 쓰지 않겠다는 텔몽의 목표가 얼마나 어려운 것인 지. 지금까지 샴페인 포도밭 가운데 유기농 인증을 받은 곳은 4%도 채 되지 않는다. 대표 셀럽 와인으로 꼽혔던 샤또 미라발 역시 다른 방식으로 유명세를 탔다. 브래드 피트와 안젤리나 졸리가 결혼식을 올렸던 와이너리가 이번엔 소송전에 휘말렸다. 피트는 지난달 샤또 미라발 지분을 매각한 졸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피트와 졸리가 프랑스 남부의 샤또 미라발을 사들인 것은 지난 2008년이다. 매입 자금 규모는 2840만 달러(한화 약 340억원). 피트가 포도밭 매입을 주도하며 투자금의 60%를 냈고, 졸리가 40%를 부담했다. 피트의 대규모 투자로 현재 샤또 미라발은 세계 최고의 로제 와인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현재 가치는 1억6400만 달러(한화 약 1960억원) 안팎으로 추산되고 있다. 와이너리를 둘러싼 잡음에도 샤토 미라발 로제의 2021년 빈티지는 이전과 다름없이 출시됐다. 한 수입업자는 2021년 빈티지에 대해 "신선한 포도와 레몬 향, 미네랄 느낌과 함께 미라발의 시그니처인 장미 풍미를 느낄 수 있다"고 전했다.

2022-03-03 13:45:17 안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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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치용의 세계문학 파노라마] <6>알렉산드르 푸시킨 '대위의 딸'(1836년)

[안치용의 세계문학 파노라마] <6> 알렉산드르 푸시킨 '대위의 딸'(1836년) 자세히 보아야 예쁜 예카테리나, 푸가조프, 그리고 타란티노 18세기 중반 러시아에서 짜르를 참칭한 푸가초프의 농민 봉기를 배경으로 귀족 계급의 장교 그리뇨프와 대위의 딸 마샤 사이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러시아 근대소설의 원형으로 여겨지는 작품. '푸가초프의 난'은 러시아의 근대의 길목에서 일어난 중요한 역사적 사건이다. 눈보라 치는 밤 그리뇨프가 나중에 푸가초프로 밝혀지는 정체불명의 사내를 만나 그 사내의 도움으로 위험을 벗어나며 소설이 전개된다. ◆'푸가초프의 난' 1836년에 발표한 '대위의 딸'은, 알렉산드르 푸시킨이 38살의 젊은 나이에 결투를 벌이다 숨진 1837년의 1년 전 작품이다. 원한 인생의 결말은 아니었지만 자신 인생의 결산작인 셈이다. 간단히 역사소설인데, 역사소설에서는 역사에 방점을 찍었는지 소설에 방점을 찍었는지가 우선적인 관심사다. '대위의 딸'의 역사 소재는 '푸가초프의 난'이다. 당시 러시아는 근대적 국민국가와 거리가 멀었고 의미를 부여하자면 봉건 왕조 내에 '계몽적' 변화가 있었다 하겠지만, 근대성과 비교하면 찻잔 속의 태풍 정도였다. '푸가초프의 난'은 1773년에서 1775년 사이에 일어난 계몽군주를 자임한 예카테리나 대제 치세(1762~1796년)의 사건이다. 서유럽에서는 얼마 뒤에 프랑스 대혁명이 일어나 근대로 직진한다. '푸가초프의 난'이 일어난 러시아는, 농민 반란이란 기본적인 성격에서 드러나듯이 이 사건 이후에도 봉건성이 여전한 절대 왕정, 그것도 가장 후진적인 절대 왕정이 확고했다. 그런 사회상을 바탕으로 소설이 전개되었음을 유의해야 한다. 소설 속의 직접적 배경은 1773~1775년이지만 푸시킨이 글을 쓴 시점은 1836년이다. 그사이에 러시아에서는 나폴레옹의 침략에 맞선 1812년의 조국전쟁과 1825년의 데카브리스트의 봉기가 있었다. 톨스토이가 '전쟁과 평화'를 집필한 동기이자 소재인 조국전쟁은 러시아 근대사의 거대한 전환점에 해당한다. 실패한 쿠데타 데카브리스트의 봉기 또한 러시아 혁명사의 서장에 해당할 정도로 의의가 크다. 계몽군주 예카테리나 대제의 '개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농노제에 기반한 채 자본주의의 맹아조차 없는 후진적이고 폭력적인 군주정에서 벗어나지 못한 러시아에서, 당시에 지배 엘리트라고 할 수 있는 군인들을 중심으로 1825년 12월 니콜라이1세 즉위에 맞춰 반란이 일어났다. 러시아어로 12월을 '데카브리'라고 하고, 12월에 일어난 봉기이기에 12월당원(黨員) 즉, '데카브리스트'의 봉기라 한다. 매우 중요한 사건이었지만 봉기 자체는 허망하여 아마추어처럼 그저 광장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니콜라이1세에 진압당하고 만다. 러시아 전역을 공포로 몰아넣은 '푸가초프의 난'과 비교하면 반란의 성격과 양상, 규모가 달랐다. 그러한 역사적 상황을 곧바로 겪은 뒤인 1836년에 쓴 소설인 만큼 시대에 대한 푸시킨의 고민이 당연히 녹아들어 있다. 역사적 사건을 보는 데는 시점이 중요하다. '푸가초프의 난'을 소설의 무대로 파악할 때 푸시킨은 데카브리스트의 봉기 이후에 '푸가초프의 난'을 바라본다. 데카브리스트들은 농노제 폐지와 입헌 군주제 수립을 통해 근대국가로 전환을 기도하였으나 실패하였고 푸시킨 시대에 아직 새로운 전망의 싹이 움트지 않았다. 그렇지만 좋은 작가는 어떤 식으로든 희망을 말하지 않을 수 없기에 푸시킨은 열린 희망의 결말을 선택하게 된다. 로맨스 소설이라 할 '대위의 딸'에서 의미찾기는 간단하지 않다. 민족 문제와 봉건성의 문제가 모두 등장하지만 전면적이거나 독자가 간단히 알아챌 만큼 치열하게 또는 과학적으로 등장하지 않는다. 동화로 읽힐 수 있을 만큼, 무성의하게 여겨질 정도로 느슨하고 가벼운 터치 속에서 민족 문제와 봉건성이 흩어져 있다. 이런 문제를 이렇게 편하게 다뤄도 되나 싶을 정도로. 푸시킨에 따라다니는 러시아 근대 소설의 문을 연 작가라는 평가에서 오히려 그에게 아직 근대 소설의 기법이라든지 하는 것에 관한 치열한 고민은 없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보기에 따라 너무 평이한 결말과 우연성에 입각한 안이한 해피엔딩이 동원된 게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은 러시아 근대 소설의 리얼리즘과 리얼리티에 정면으로 접근한 수작으로 인정받는다. ◆소박한 사실주의에서 담아낸 예민한 시대의식 우선 푸시킨이 글을 쓰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요주의 인물로 수도 페테르부르크에서 쫓겨나기도 한 그는 작가로서 항상 짜르의 검열과 감시에 놓여 있었다. 그러나 표현의 자유가 충족되지 않은 엄혹한 상황이 '대위의 딸'의 안이함의 변명이 되지는 않는다. 푸시킨이 선각자로 시대의 흐름을 통찰하였겠지만, 그에게 그의 시대가 부여한 한계 같은 게 목격된다. 아마 그때까지 그나마 현실성 있는 대안이 1825년 데카브리스트의 봉기였을 터다. 여기엔 젊은 군인들을 중심으로 데모를 벌여 입헌 군주제를 주장한 낭만성이 결부된다. 짜르체제의 봉건성을 전격적으로 뛰어넘어 러시아 혁명사에서 실제로 선보인 철의 정당을 중심으로 한 사회주의 공화국 수립과 같은 급진적인 흐름은 아직 나타나기 전이었다. 사회주의 리얼리즘의 본격화는 20세기 들어서이고 서유럽의 사실주의 흐름도 푸시킨 시대보다 더 뒤쪽의 상황이기 때문에 그의 사실주의 실마리는 상당히 소박할 수밖에 없었다. '소박한 사실주의' 속에다 민족과 봉건성 문제를 모두 집어넣으면서 러시아 근대사의 중요한 장면의 하나라고 할 사건을 배경으로, 그 격동 속 남녀의 사랑을 잡아낸 게 '대위의 딸'이다. 그래서 외양상 마치 사랑이 승리한다, 휴머니즘이 정답이다는 식으로 결론을 맺은 것처럼 보이지만, 직접적인 언급을 삼가는 모호성 가운데서 소설은 민족 문제와 절대 왕정에 따른 봉건성 문제를 다룬다. 의도한 방식이었는지 아니었는지 알 수 없지만, 진지함을 회피하는 또 다른 방식의 진지함이었을 수 있다. 사랑은 물론이고, 나중에 소비에트연방에 실제로 표면화한 민족 문제, 사회주의 혁명 과정에서 불거졌던 봉건성의 문제가 다 버무려져 있다. 그런 것들이 전혀 이물감이 느껴지지 않게 잘 결합하여 로맨스의 배경인 양 비치기에 고전의 지위를 지키고 있을 법하다. ◆타란티노와 푸시킨 쿠엔틴 타란티노의 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인 할리우드(Once Upon a Time... in Hollywood)'에서는 1969년에 일어난 할리우드 배우 샤론 테이트의 실제 살해사건이,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브래드 피트 각각의 배역 사이의 극중 우정과 결합한다. 그것처럼 '대위의 딸'에서 '푸가초프의 난', 그리고 그리뇨프와 마샤의 로맨스가 결합한다. 역사 속에 일어나는 두 사건을 결합해서 어떤 의미를 만들어낼 때는, 결국 '원스 어폰 어 타임...인 할리우드'에서 샤론 테이트 사건을 고유 명사로 처리했듯이 '대위의 딸'에서도 푸가초프라는 인물을 실제 인물로 처리해서 역사성의 두드러짐 같은 것을 진열한다. '원스 어폰 어 타임...인 할리우드'에서 '실제' 샤론 테이트 사건을 다루면서 마지막 13분 동안에 타란티노식의 화끈한 결말로 사건을 뒤집어버렸지만 '대위에 딸'에서는 사건이 뒤집히지 않는다. 비교적 역사에 충실한 방식을 취한 '대위의 딸'에서는 '푸가초프의 난'이 전편(全篇)에 흩어져 있다. '원스 어폰 어 타임...인 할리우드'는 사건을 마지막에 집중적으로 배치해서 한 번에 모아 말아서 때리는 타란티노식 영화 기법을 쓴다. '대위의 딸'에서는 로맨스와 역사적 사건이 구분 없이 합체한 모습이 나타났다. 비유로서 '원스 어폰 어 타임...인 할리우드'는 삼겹살식 구성이고, '대위의 딸'은 마블링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마블링 방식에서 놓치기 쉬운 것은, 삼겹살은 비계가 구분되기에 명확하게 비계의 양을 짐작할 수 있고 살이 많은지 비계가 많은지 따져볼 수 있지만, 살과 비계가 섞여 있는 마블링에서는 실제 비계의 양을 측정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텍스트로서는 '원스 어폰 어 타임...인 할리우드'가 훨씬 더 재미있고 전개가 빠르다 보니까 얼핏 작위적이지 않다고 느껴지지만, 그것은 작위적이지 않게 만드는 작위일 뿐이다. 마블링이 좋으면, '대위의 딸'이 그렇듯, 다소 어색할지언정 작위적이진 않다. '대위의 딸'이 하려던 얘기가 뭘까. 가족이나 인간 또는 휴머니즘 같은 보편성 주제로 귀결한 것으로 보이기에 어쩌면 헷갈릴 수 있지만 역사소설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푸시킨은 사랑과 가족, 인류애라는 범용 주제를 그리면서 이 소설에서 절대 역사성을 놓치지 않았다. 소비에트 작가들이 푸시킨을 위대한 스승으로 추앙한 이유는 사회주의 리얼리즘이 나오기 훨씬 전에 푸시킨이 소설로 포괄적인 주제를 다루면서 역사성을 잃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이른바 전형성의 문제라든지 계급성으로 각성한 인간의 모습, 이런 것들을 아예 다루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면 다룰 수 없었다. 다루지 않은 것들은 피해갈 수 있다. 죄가 많으면 은총이 많다고 했는데 죄가 없으면 정죄도 없다. 사소한 것이지만 끝마무리를 하는 방식에서 역사소설이 가져야 하는, 사실과의 거리에 관한 고민이 개입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별도 단락으로 처리함으로써 그 시점 자체를 투과해 당시의 역사에서 현재에 이어지게 하거나, 당시의 역사 상황을 아주 짧은 시간 내에 자연스럽게 현재로 성취하도록 만드는 장치도 된다. 인간에 주목한 소설로 혹여 되게 어설프게 쓴 것 같다고 느낄 사람이 있을지 모르지만, 자세히 보면 어설프지 않은 장점이 많이 있는 듯하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글 안치용·인문학자 겸 영화평론가(ESG연구소장)

2022-03-03 09:39:48 박승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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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大記者의 西村브리핑] 찍어야 최악을 피한다

제20대 대통령선거가 채 일주일도 안남았다. 이번 대선은 여러 면에서 과거 선거에선 없었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야를 떠나 대통령이라는 자리를 두고 벌이는 경쟁이라면 국민들에게 큰 희망까지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절망을 안겨주는 선거가 되어서는 안돼야 함에도 이 모든 것이 부정되고 있다. 우선 이번 대선은 뚜렷한 '1강'이 드러나지 않은 가운데 치러지고 있다. 최근 여론 조사를 보면 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사이에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치열한 접전 양상이다. 국가의 미래를 디자인하기 위한 거시적이고 종합적인 거대 정책도 잘 보이지 않는다. 유권자의 감수성을 자극하는 아파트 공급 대책, 부동산 세제 개혁, 사병 월급 200만원, 기초연금 인상, 각종 수당 신설 등 즉흥적인 단발성 공약만 남발되고 있다. 국가재정 손실을 막고 세대 간 갈등을 봉합하는 연금개혁, 사회경제적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복지 디자인, 갈라진 국민을 통합하기 위한 권력구조 및 선거제도 개편, 코로나와 정책실패로 최악인 서민경제 회복 등의 청사진에 관한 정책 경쟁은 등한시 한 채 막말까지 사용하며 상대 후보 흠집 내기에 혈안이다. 지지자들 또한 경쟁 후보를 향한 인신 모욕성 댓글 달기에 여념이 없다. 이 후보는 성남시장 시절 추진한 성남 판교 대장지구 개발사업의 이익금 상당액이 화천대유 등 특정업체에 돌아간 특혜 논란과 친형 고 이재선씨 및 이씨의 부인(형수)과의 전화 통화 도중 녹음된 욕설 논란, 부인 김혜경 씨의 과잉 의전과 도청 법인카드 유용 논란 등으로 난처한 입장이 됐다. 윤 후보는 무속 논란과 부인 김건희 씨의 허위 학력 및 경력 문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논란, 장모의 재산 관련 불법 행위 등으로 비난을 받고 있다. 1, 2위 후보 간 난타전이 이어지면서 '누가 덜 나쁜지'를 가리는 최악의 선거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 때문에 "한 명은 신뢰가 안 가고, 다른 한 명은 불안하고, 정말 누구를 찍을지 모르겠다"라는 한숨들이 나오고 있다. 이번 20대 대선은 코로나19가 발생한 지 2년이 넘어가면서 연일 확진자가 증가하는 가운데 치러진다. 자영업자들의 고통은 한계치를 넘어섰다. 치솟는 물가는 서민들의 삶을 힘들게 하고 있다. 폭등한 부동산 가격으로 세대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취업난 앞에 좌절하는 청년들은 아우성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세계 경제의 지각 변동이 커진 것은 물론 우리 경제도 한 치 앞을 예측하기 힘들게 됐다. 가뜩이나 원자재 공급 차질로 전 세계 인플레이션이 심화되고 있는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불 속에 기름을 부은 격이다. 이번 사태는 우리 경제가 당면하고 있는 물가 급등, 무역수지 적자 확대, 금융시장 불안에 상당한 변수가 되고 있다. 여기에 북한은 새해 들어 1월에만 일곱 차례나 미사일을 발사한 후 잠시 조용하더니 동계 올림픽 폐막 일주일 만인 지난 달 27일 새벽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해 지정학적 리스크를 다시 일으켰다. 수출로 연명하는 우리에게는 큰 위기다. 이런 어려운 시기에 지칠 대로 지친 국민을 일으켜 세워 힘과 용기를 북돋워야 할 리더십이 절실할 때다. 미국 시인 겸 철학자인 랠프 월도 에머슨은 "정치에 참가하는 것을 거부하는 현명한 사람들이 받게 되는 형벌은 사악한 사람들의 통치하에서 생활해야만 한다는 것"이란 말을 했다. 아마도 최적의 후보가 없으면 차선이라도 선택하라는 의미에서 강조한 경고문일 것이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하랴. 자신의 선택에 자신과 대한민국의 인생이 걸려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돼새겨야 할 시점이다.

2022-03-03 06:00:02 이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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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준의 부동산수첩] 그 다음은 구분상가의 시간이다

이수준 로이에아시아컨설턴트 대표 구분상가와 아파트의 가격 차이가 이렇게 많이 났던 적은 없었다. 최근 상가와 아파트의 전용면적 당 가격은 보통 두 세배 정도의 차이로 아파트가 높게 형성되고 있다. 그리고 강남보다는 강북, 경기 외곽으로 나갈수록 그 가격 차이는 더욱 벌어진다. 최근 주택가격이 급등한 지역일수록 상가의 가격은 아직 그대로라는 뜻이다. 과거에 비해 매장이나 사무실이 필수적이었던 업종들이 다소 줄었지만 인간은 여전히 잠잘 때 빼고는 대부분의 경제활동을 상업용 부동산에 기대고 있다. 이는 곧 두 종류의 부동산 가격 차이가 당분간은 유지 될 수도 있으나 결국에는 비슷한 수준으로 수렴한다는 뜻이다. 아파트 가격이 다소 하향 조정될 측면도 있을 수 있으나, 결국 주상 격차는 상가가 올라와서 맞추게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실제로 주택가격의 상승, 완만한 안정세, 이후 상가가격의 상승으로 가격차이를 좁힌 뒤, 일정기간 후 다시 주택가격이 상승하는 패턴이 사이클처럼 반복되었다. 그래서 최근 여윳돈이 있어도 더 이상 주택 수를 늘리지 못하는, 그러나 큰 규모 상업용 부동산은 감당하지 못하는 투자자들이 차츰 구분상가로 눈을 돌리고 있다. 상가는 주택에 비해 저평가된 물건을 고를 여지가 크다. 아파트는 같은 지역 내에서는 시세가 어느 정도 균일한 편이고, 특히 84㎡의 경우에는 화폐와도 같다. 강남3구, 마·용·성 등 가격과 위치가 비슷한 곳들은 서로 묶여있고 싸든 비싸든 가격 체계가 잡혀 있어서 인근지역 안에서라면 틀별히 싼 물건은 나오지 않는다. 특히 대단지의 경우 아무리 단속해도 잡히지 않는 호가 담합의 문제가 계속되는 통에 저렴한 물건을 고를 여지가 많지 않다. 그러나 구분상가는 같은 상권 내에서도 임차업종이나 미세한 위치, 법적·기능적 관리상태에 따라서 가격 편차가 크다. 더구나 구분상가로 구성된 일반 상가는 그 임대인들 사이에 임차인들을 대상으로 임대료 경쟁을 벌이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매매에 있어서도 서로 간의 단합이 강하지 않다. 그래서 매도가격에 있어서도 호가 담합이 아닌 수요 공급의 논리가 비교적 투명하게 적용된다. 게다가 건물주들 각자 생각하는 상권의 전망이나 사업 형편도 천차만별이라서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나오는 구분상가 매물들을 찾을 수 있다. 구분상가에 투자하고자 한다면 다음 사항을 유의해야 한다. 매입하는 구분상가에 포함된 대지지분, 즉 최소한 7~10평 정도의 대지권을 보유하고 있는지가 관건이다. 물론 매입하려는 상가가 아파트의 단지 내 상가일 경우 향후 재건축시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해서 당연한 일이고, 일반상가라 하더라도 긴 안목으로 재개발 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더구나 향후 대출자금 등을 고려할 때도 여유 있는 대지권의 확보는 필수적이다. 지리상의 공간으로서의 대지는 감가상각이 없고, 가격 변동성이 있더라도 영원불멸의 실물이며 자체 자본이다. 따라서 매매금액이 단순히 공급면적당 가격으로 판단해서 저렴해 보이더라도 단위 대지면적의 가격이 인근 지역에 비해 저렴한지를 판단하는 것이 좋다. 주변 상가의 임대료 현황, 공실률, 아파트단지의 입주율 등은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 사항이며, 분양사나 매도인 측 중개사에게 정보를 듣기보다는 몇 군데 건물이라도 직접 방문 조사 하는 것이 좋다. 특히 새로 개발되는 상업지구는 상황에 따라서는 10년, 20년이 지나도 호황이 오지 않는 상권도 흔히 있기 때문에 ,즉시 수익률을 위한 신축상가를 매입할 때는 신중해야 한다. 부동산의 등락 주기는 보통 4~5년, 길게는 10년 정도이다. 그 시간은 부동산 시장에서는 매우 짧은 시간이다. 그 짧은 시간에 매매사례를 두고 소위 잘못 팔았다는, 혹은 '그때 샀더라면' 하는 후회는 흔하다. 그러나 아직 보유 중이라면 잘못 샀다는 사례는 드물다. 길게 보는 싸움은 여간해서는 패배하지 않는다. /이수준 로이에아시아컨설턴트 대표

2022-03-02 10:10:58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