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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휘종의 잠시쉼표] 29나 32나...

29. 문재인 정부 들어 지금까지 국회의 인사청문 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된 장관들 숫자다. 이 숫자는 조만간 32로 늘어날 것 같다.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박준영 해양수산부·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등 3명에 대한 국회의 인사청문회 심사경과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은 채 임명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장관을 비롯한 고위공직자들에 대한 인사청문회 제도는 당초 취지와 다르게 변질된 게 사실이다. 인사청문회는 고위공직자의 국정수행 능력과 자질 검증을 위한 장치다. 권력에 대한 중요 견제수단이 될 수 있도록 법으로 마련한 제도다. 고위공직 후보자의 학력·경력이나 병역 등에 허위가 없는지 알아내고, 재산신고는 제대로 했는지, 범죄경력은 없는지 등을 심사해 고위공직자로서의 자격을 따지자는 취지다. 하지만 인사청문회법이 제정된 2000년 이후 국회는 이를 정쟁의 수단으로 삼아왔다. 문 대통령도 인사청문회 제도에 대한 불만을 보였다. 지난 10일 취임 4주년 특별 회견에서 "우리 인사청문회는 능력 부분은 젖혀두고 오로지 흠결만 놓고 따지는 무안 주기식 청문회가 됐다"며 "이런 제도로는 좋은 인재를 발탁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맞는 말씀이다. 하지만 문 대통령도 과거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시절 이완구 전 국무총리의 인사청문회에서 이 전 총리의 아들 병역문제 등으로 후보자를 압박했고,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수첩인사의 실패'라며 비판한 바 있다. 이에 박 전 대통령은 인사청문회가 여론재판이 됐다며 제도개선 방안을 여야가 모색해달라고 발언한 바 있다. 지금 문 대통령의 말씀을 당시 박 전 대통령이 한 것이니, 상황이 완전히 거꾸로 된 셈이다. 더군다나 지금 세 명의 후보자 가운데 임혜숙·박준영 후보자의 경우는 정의당에서조차 '데스노트'에 올릴 정도로 국민 눈높이에서 볼 때 장관 자격이 있는지 의심이 드는 상황이다. 이런 여론을 무시한 채 임명을 강행할 경우 과거 민주당이 그렇게 욕을 했던 정부와 다를 바가 전혀 없게 된다. 소통과 화합을 중요시하겠다고 말을 하지만 실제론 불통과 불화만 조장할 뿐이다. 일각에서는 국회에 나흘이라는 시간을 주고 청문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한 게 소통을 위한 것이라고 한다. 실제로 과거 추미애·박범계 장관을 임명했을 당시 문 대통령은 국회에 이틀의 기한을 주고 바로 임명을 강행한 바 있다. 하지만 나흘이란 시간을 준 게 진짜 국회를 존중하고, 소통·화합을 강조하기 위해서인지, 아니면 지난 4·7 보궐선거에서 여당이 참패하자 눈치를 보는 것인지 알 수 없다. 다만, 집권 4년차 임기를 마무리하는 시기를 맞아 집권초기에 결심했던 소통과 화합을 저버려서는 안 된다. 시경(時經)의 '탕편(蕩篇)'에는 '미불유초 선극유종(靡不有初 鮮克有終)'이란 말이 있다. 조선 제9대 왕 성종이 침실에 붙여 놓고 항상 되새겼다는 이 문구는 '시작이 없는 경우는 없지만, 끝까지 잘 마무리 짓는 경우는 드물다'는 뜻이다. '처음부터 잘못 하는 자 별로 없지만 끝까지 잘하는 자 또한 적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29나 32나 별반 차이는 없다. 하지만 정권의 마무리만큼은 초심으로 돌아가 좀 더 너그럽고 겸허한 모습을 보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2021-05-12 15:38:37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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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청 총장의 교육읽기] 스승을 찾습니다. 제자를 찾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잊을 수 없는 두 분의 선생님이 계시다. 한 분은 음악 선생님이셨다. 음악 시간에 피아노를 치시며 자주 우시던 모습이 생생하다. 또 한 분은 항상 지긋한 미소를 지으시며 시를 읊으시던 국어 선생님이셨다. 마치 삶을 초월하신 듯한 모습이었다. 왜 나는 이들을 잊을 수 없는가? 그 이유는 그들이 나에게 인간으로서 정직한 모습을 보여주셨고, 내가 그의 순수함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두 분은 나와 친구들에게 삶의 멋과 인간의 순수함을 가르쳐 주셨다. 가르치는 일은 단순한 지식 전달이 아니다. 인간의 만남이다. 인간의 만남 위에서 나눔이 함께 할 때 진정한 교육이 가능하다. 한퇴지 선생님의 교사론에 의하면, 스승은 올바른 길을 가도록 인도하는 분이요, 교육하고 전수하는 위치에 있으며, 의혹이 있을 때 이를 풀어주는 위치에 있다. 오늘날 우리는 어떤가? 만나되 만남이 없고, 대화하되 만남의 대화가 없으며, 가르치되 깨우침이 없는 지식을 가르치고 있지는 않은지 의문이다. 참으로 아름다운 모습의 선생님은 이렇다. 학생들에게(to) 단순히 지시나 명령을 해도 안 되며, 단순히 학생들에게(at) 무심코 말해서도 안 된다. 진정으로 너와 나의 입장이 돼 학생들과 함께(with)하는 교사여야 한다. 울 줄 아는 교사, 진리 앞에 겸손한 교사가 돼야 한다. 정년을 앞둔 중·고교 교장 선생님들을 모시고 '교사론'을 주제로 특강을 한 적이 있다. 백발의 교장 선생님 한 분이 내게 다가와 잊을 수 없는 두 스승에 대해 말씀하셨다. 교장 선생님의 초등학교 시절 일본인 교사에 관한 이야기다. 당시 일본인 교사는 학내에서 발생한 도난 사건을 이 교장 선생님께 누명을 씌웠다. 교장 선생님은 70세가 다 된 지금도 그때의 아픔과 억울함은 지울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또 한 분의 교사는 다행히 좋은 기억을 남겨 주신 분이다. 항상 도시락을 학교에 두 개 싸 오셨고, 어린 시절 형편이 어려웠던 교장 선생님께 나눠 주셨다. 교장 선생님은 아직도 그 고마움을 잊지 못해 다달이 얼마간의 용돈을 드리고 있다고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고마운 스승이 있다. 지금도 대학에서 교편을 잡고 계시는 학창 시절 담임 선생님이다. 화학을 가르치시던 선생님께서는 화학에 흥미를 느끼지 못한 내가 화학실험실에서 별도로 공부할 수 있도록 늘 격려하셨다. 어느 날은 주말에 선생님 댁으로 나를 부르셨다. 놀랍게도 손수 마련한 점심이 진수성찬으로 차려져 있었다. 그날은 선생님의 생신이었다. 그날 나는 선생님과 많은 대화를 나눴다. 나를 이토록 사랑해 주시는 선생님의 생일마저 기억 못 하고 있었던 내가 부끄럽기까지 한 날이었다. 한 조사에 의하면, 요즘 학생들은 가장 좋은 스승으로 '친절하고', '새롭고 인상 깊은 말'을 해주는 교사를 꼽는다고 한다. 이는 선생님이 자기 전공지식에 자신감이 있고 인격도 성숙해야 하며, 무엇보다 권위 의식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그러나 요즘은 진정한 스승도 진정한 제자도 찾아보기 힘들다. 심지어 스승이라는 용어조차도 생경한 용어가 됐고, 제자라는 용어 또한 익숙하지 않다. 스승과 제자가 진정한 마음으로 만남을 이루는 스승의 날을 기대하지만, 오늘날의 스승과 제자의 모습을 돌이켜보니 씁쓸한 기분이다. /이현청 한양대 고등교육연구소장(석좌교수), 상명대·호남대 총장 역임

2021-05-11 10:27:43 이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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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성의 전원에 산다] 당신은 '일요병(病)'이 없나요?

일요일 저녁 잠시동안 '월요병(病)'을 앓던 때가 있었다. 다음날 출근 걱정부터 잊고 있던 업무 스트레스가 은근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예전과 전혀 다른 '일요병(病)'이 찾아 왔다. 그건 도심이나 전원생활자 모두가 겪는 일상의 풍경, 누구나 겪는 공통된 병리인 것 같다. 일요일 오후 늦은 시간에는 휴대폰에서 쉴새없이 알람이 터진다. 여기저기서 주말을 보낸 지인들이 전해오는 일상 속 대화들이다. 나는 몇개의 대화방이 있다. 형제와 친구들이다. 대개 그들은 주말여행에서부터 자녀들의 혼사는 물론 사소한 음식에 대해 사진과 영상까지 올린다. 아예 즐긴다. 감사 인사, 우정을 나누는 메시지, 친구들이 주고받는 대화 등 많은 얘기가 전해지는 시간이 대개 일요일 오후다. 어떤 날은 평일보다 더 소란스럽다. 오늘도 한 친구가 아들 혼사에 대해 감사메시지를 전했다. 어제 대전에서 친구의 아들이 결혼했다. 서울에서는 친구 한명이 대표로 참여했고 그 친구를 통해 축의금을 전했다. 바로 엊그제 저녁에는 결혼식 장면이 담긴 영상과 사진이 날아오고 참석치 못한 친구들의 축하인사가 전해졌다. 다음날 오후 무렵엔 혼주인 친구가 감사를 전하고서 하나의 이벤트가 정리됐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즐기지 않는 나도 혼주에게 축하인사를 하거나 친구들에게 안부가 담긴 메시지를 남겼다. 이런 주말 풍경으로 얼굴을 대하지 않고도 친구의 사정을 옛날보다 더 많이 알게 된다. 한동안 페이스북 등 SNS를 즐기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피로감을 느꼈다. 많은 이들이 셀카를 즐기고 SNS의 담벼락에 시시콜콜한 일상까지 올리는 일은 휴대폰이 나온 이후 줄어든 적이 없는 것 같다. 그 셀카가 집중되는 시간이 일요일 오후다. 메시지마다 응답을 해줘야 할 것 같은 의무감이 은근히 어깨를 짓누르는 시간이기도 하다. 그래서 무심코 '좋아요'를 누르는 것 처럼 '봤다'는 표시로 관심을 나타낸다. 참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일요병'이다. 이것이 내 삶이 디지털이란 거대한 방안에 갇혀 있다는 것인가. 아니면 내 삶이 드넓은 세계와 연결돼 있으며 확장돼 있다는 증거인가. 온라인으로 접속돼 있는 삶이란 무엇인지 존재에 대한 질문을 하기도 한다. 인터넷 과잉 즉, 새로운 질서에 대해 나는 비관론자에 속한다. 직접 만나서 안부를 전하고 대화하고 다음 만남을 기약하는 예전 방식에 그리움이 있다. 일요일 저녁이면 친구들의 시시콜콜한 잡담까지 다 듣는 것 같다. 예전보다 더 만나지 않으면서도 더 많이 안다. 친구들에 관한 일이니 피곤하다고 말할 수 없다. 그런데도 이런 과잉이 기하급수적으로 확대돼 있다. 그 부피는 측정 불가능하다. '디지털세상에 어느만큼 대응해줘야 되는커야'. 나는 내 생애주기에서 라디오, 텔레비젼을 만났고 그 다음으로 위성과 컴퓨터, 인터넷, 모바일을 만났다. 이제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로 삶이 옮겨왔다. 그렇다고 디지털 유목민으로 겹겹이 연결된 삶을 경험한다는 것이 쉽게 납득되지는 않는다. 여기서 나는 새로운 질서 혹은 문화가 온전히 정들지는 않았다. 그저 현실을 받아들일 뿐이다. 분명 내 삶의 공간은 도심 외곽이지만 디지털 세상은 여전히 북적인다. 그건 내가 그곳에 접속하든 아니든 상관없이 말이다. 여기서 나는 반문한다. '혹시 거대한 디지털이라는 식민지에 살아가는 건 아닌가'라고. 지금 내가 대면한 세상과 만나고 그 길을 뚜벅뚜벅 걸어가고 있지는 않은 것 같다. 그렇게 일요일이 저물고 있다. 예전에 가졌던 월요병을 다시 되뇌어 볼 여유도 없다. 그건 아예 사라졌다. SNS가 만든 연결 덕분에 더 넓은 세계에 갇혀 쩔쩔매면서.

2021-05-11 09:50:53 이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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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용수의 돌직구] 사회통합지표, 결과보다 과정 들여다 봐야

[한용수의 돌직구] 사회통합지표, 결과보다 과정 들여다 봐야 정부가 재산과 소득 수준, 교육, 주거 등 우리 삶의 주요 영역에서의 수준과 집단·계층간 격차를 보여주는 '사회통합지표'를 개발하기로 했다. '재산이나 소득 수준에 따른 대학 진학률'이나 '수도권과 지방 학생의 사교육비', '대기업과 중소기업 직장인의 소득과 주거 현황' 등 우리사회 양극화 수준을 숫자로 파악해 이를 개선하는 정책을 추진하는 근거로 활용하자는 취지다. 현행 사회통합 관련 지표가 있지만 사회통합의 일부 단면만 포함돼 있고, 사회적 역동성과 직결되는 격차·이동성 등 종단적 추이 분석에 한계가 있어 통계청의 행정통계 데이터베이스나 국세청의 소득정보 등 각 부처 행정자료를 활용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데이터간 연계를 통한 입체적인 현황 진단과 분석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예컨대, 20대 청년의 소득수준, 고용형태, 학력수준, 주거형태 등의 교차분석을 할 수 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사회통합지표와 관련 "행정자료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여 이를 씨줄과 날줄처럼 엮는다면, 촘촘하고 입체적인 분석뿐만 아니라 누적된 자료를 바탕으로 시간 흐름에 따른 변화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결국 사회통합지표는 '사회양극화지표' 또는 '사회불평등지표'인 셈이다. 사회 구성원간 양극화 심화는 사회 역동성을 저하시키고 집단간 갈등을 심화시켜 결국 분열과 갈등, 사회적 자원의 비효율적 배분을 초래해 경제적 비용을 유발할 수 있다. 실제로 OECD 보고서에 따르면, OECD 국가들의 1985년~2005년도 사이 소득불평등도 상승이 5년 후인 1990년~2010년도의 누적경제성장률을 4.7%포인트 감소시킨 것으로 추산된 바 있다. 다만, 사회 구성원간 양극화 심화의 원인이 무엇인지 지표가 설명해주기 어렵다는 점은 문제로 지적될 수 있다. 또 그러한 양극화 심화라는 결과를 어떤 정책적 결정으로 해결해야 할지도 정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예컨대, 사회취약계층인 저소득층의 대학 진학률이 떨어진다는 결과를 통해 추진할 수 있는 정책 대안은 여러가지다. 저소득층의 진학률을 높이기 위한 사회배려계층 특례입학을 확대할 수도 있지만, 대학 진학 대신 고졸 취업 지원을 강화할 수도 있다. 특목고를 우수 학생을 위한 수월성 교육에 특화된 학교로 인식하는 정부와 반대로 특목고를 특권교육을 통해 사교육을 조장하는 주범으로 보는 정부인지에 따라 똑 같은 사회통합지표를 놓고도 정책 해법은 전혀 다를 수 있다. 특히 사회통합지표가 과정을 배제하고 결과의 불평등만을 부각시킬 경우 자유 시장경제를 위협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될 수 있다. 이런 지적은 코로나19 백신 지적재산권 보호를 일시 유예하자는 논쟁과 유사한 문제를 불러올 수 있다. 인도적 차원에서 백신 저작권을 예외적으로 허용해 누구든 복제 백신을 만들어 판매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문제는 앞으로 제약사들이 거액을 들여 백신이나 치료제를 개발하려고 할지 의문이다. 정부가 개발하려고 하는 사회통합지표가 계층·집단간 양극화를 줄이고 갈등을 줄이려면 우리 삶의 주요 영역의 결과 뿐 아니라 그 과정도 들여다봐야 한다.

2021-05-10 15:25:15 한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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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헌칼럼]2021년 창업시장 자화상은?

코로나 3차 재확산에 따른 방역조치 강화 여파는 컸다. 소위 창업시장에서는 깨지지 않는 불문율 같은 매출 공식이 있다. 필자가 창업시장에서 전문가 행세를 한 20여 년 동안에도 지켜져 왔던 공식이었다 그것은 바로 소상공인들의 월별 매출의 유사함이다. 3~4월과 10~11월의 매출 하락 시기와 5~7월과 12~1월의 매출 상승 시기는 거의 전체업종에서 매년 동일하게 나타나는 매출현상이었다. 4:4:4의 법칙(일 년 중 4개월은 흑자, 4개월은 적자, 4개월은 유지)이 통용되었던 소상공인 경기지수가 2020년 이후 코로나라는 복병으로 인하여 무참히 깨지는 현실이 되고 있다. 지난 4월 자영업자수는 533만5000명으로 전년 동월대비 2.3%(12만7000명)줄어 2011년 1월(-3.2%)이후 10년 만에 가장 많이 줄었다. 자영업자수 역시 1994년(537만 6000명)이후 27년 만에 최소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심각한 현상은 폐업하는 자영업자 대부분은 장년층이라는 사실이다. 통계자료를 분석해 보면 50대 자영업자는 지난해 1월 159만 7000명에서 2021년 1월 기준 148만6000명으로 감소하였다. 결국 폐업자의 다수가 50대였다는 사실을 반증하고 있다. 50대 자영업자들의 폐업률이 높은 이유는 코로나19로 타격이 가장 심했던 대면 서비스업의 종사 비중이 높아서라고 해석 할 수 있다. 같은 기간 자영업자가 가장 많이 감소한 업종을 살펴보면 도.소매업종이 약 5만명, 교육.서비스업종이 4만5천명, 숙박.음식업종이 3만5000명 감소했다 하지만 감소한 소상공인중 50대 폐업자가 6만7000명으로 가장 큰 폭의 감소를 나타냈다. 결국 가정을 이끄는 가장들이 사업실패는 소위 중산층의 몰락으로 이어져 차상위계층이나 차차상위계층으로의 하락으로 경제주체의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그런데 자영업자 증감률 연령별분포도를 확인해보면 참으로 어려운 창업시장을 이해할 수 있다. 2021년 1월 기준 통계청자료에 의하면 전년도 동월대비 연령별 자영업자 증감률이 상이하게 나타났다. 15~19세에서는 1600감소, 20대 창업자수는 4100감소, 30대 창업자수는 1만 6700감소, 40대 창업자수는 4만 6700감소, 50대 창업자수는 11만 1300감소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반면에 60대 창업자수는 5만 3200면 증가로 나타났다 창업시장의 변화는 많은 부작용과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많은 소상공인인들의 운영환경이 급속도로 어려워지고, 일자리의 감소로 인하여 창업을 할수밖에 없는 노동시장이 변화하고 있다. 따라서 정부에서는 창업이나 운영을 위한 다양한 제도적 지원과 함께 자금자금대출과 버팀목자금처럼 운영자금대출을 대폭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우선 먹는 곶감이 달듯이 오히려 소상공인들의 자생력 하락과 수익성 악화로 신용불량과 함께 폐업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의 발전도 예견될 수 있다. 벌써 대출규제 및 금리인상을 거론하고 있다. 결국, 어려운 창업시장에서 일시적인 자금지원은 그만큼의 생존을 위해 필요한 정책이나 단지 연명하는 운영상의 지원이라면 오히려 새로운 결단을 통해 업종전환이나 폐업유도가 현실적 소상공인들을 위한 지원책이라 말하고 싶다. -프랜차이즈 M&A전문기업 한국창업경영연구소 이상헌 소장(컨설팅학 박사)-

2021-05-10 14:13:42 조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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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철의 쉬운 경제] 가상화폐, 집단본능에 빠지면 경제적 충격은 클 수밖에 없다

1848년 인구 1,000명에 불과하였던 캘리포니아에서 금이 발견되었다는 소문이 슬그머니 퍼지다가 뉴욕헤럴드가 금맥이 널려 있다는 자극적 기사를 보도했다. 유럽에서 몰려든 이민들이 일거리를 찾지 못해 혼란스러웠던 신대륙에서 '가진 자, 안가진 자' 할 것 없이 금 노다지를 찾아 덮어 놓고 서부로, 서부로 몰려드는 골드러시가 벌어졌다. "1849년에 캘리포니아에 새로 도착한 이들은 9만 명 정도로 추산되고 1855년까지 적어도 30만 명이 캘리포니아로 달려갔다"고 한다. 2021년 5월 코인데스크는 "암호화폐 관련 투자정보사인 '펀드스트랫'은 올해 말 경에 이더리움이 1만달러, 비트코인은 10만 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예측했다"고 한다. 반면에 '검은 백조'의 저자 탈레브(N. Taleb)는 미국 CNBC방송에서 "비트코인은 순전한 투기일 뿐이어서 게임이나 다름없으니 비트코인 가격은 제로(0)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처럼 가상화폐의 예상가격이 극과 극을 이루는 상황에서 가상화폐 시장에 뛰어든 사람들도 무엇인지 불안하지 않을 수 없다. 반면에 가격이 뛰는 시장을 그저 바라만 보고 있자니 대열에서 뒤지는 듯 불안해하는 장면들도 보인다. 내일을 기약하기 어려운 시대에 돈이 날라 다니는 장면을 구경만하고 있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 가격이 크게 뛴다는데, 경제적 인간으로서 어느 누군들 기회를 놓치려 하겠는가? 반대로 게임에 불과하다는데 땀 흘려 모은 돈을 도박판에 베팅하는 설익은 행동을 하다가는 "한방에 훅 갈수 있다"는 위험을 관리해야 한다. 생각건대, 코인의 가치를 스스로 가늠하지 못하고 남을 따라 무턱대고 사고파는 투자자들이 많다는 사실이 불안하기도 하다. 무슨 자산이든 본질가치(fundamentals)를 알아야 비로소 가격의 변화를 예측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상화폐투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나름대로 가상화폐 지식을 가졌다고 자신하는 사람들은 불과 17%에도 못 미친다고 한다. 불확실성이 커지며 미래를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에서 전문가나 거물들이 가격이 오른다고 부추기고 남들이 돈을 버니까 영문 모르고 따라서 투자하는 광경도 보인다. 전 세계에 몰아치고 있는 가상화폐 투자 열기는 마치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49er)들이 금 노다지를 찾아 포장마차를 타고 서부로, 서부로 달리는 영화 장면을 연상케 한다. 수많은 '거품의 역사'를 되돌아보건대 집단본능에 빠져드는 투자자들이 많을수록 그 경제적 충격은 클 수밖에 없다. 국가가 통용을 보증하고 가치를 지키려는 법정화폐(legal tender)와 개인이 발행하는 가상화폐(virtual currency) 가치를 확실하게 구분하는 자세가 선행되어야 한다. 개인 소견으로는, 세상이 아무리 바뀌더라도 통화 발행과 관리 권한을 포기하려는 정부는 결코 존재하지 않을 게다.

2021-05-09 12:37:10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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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오 변호사의 흥미로운 엔터테인먼트 LAW] 유럽 슈퍼리그를 통해 배우는 스포츠엔터테인먼트 계약의 특성

박상오 변호사/ 법무법인 바른 지난달 19일 유럽 축구계를 큰 충격에 휩싸이게 만든 소식이 발표됐다. 유럽 슈퍼리그(ESL, European Super League)의 출범이 바로 그것이었다. 슈퍼리그는 바르셀로나, 레알마드리드, 리버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맨체스터 시티, 첼시, 유벤투스, AC밀란 등의 명문 구단들이 참여하는 프로젝트로서, 뛰어난 실력과 많은 팬을 보유한 위 구단들(이른바 '빅클럽들')이 두 그룹으로 나뉘어 매주 홈(home) 앤드 어웨이(away) 방식으로 리그 경기를 치르고, 각 그룹의 상위 팀이 토너먼트 대회를 치러 우승팀을 뽑는 방식으로 계획됐다. 이러한 슈퍼리그는 우리에게 박지성, 손흥민을 통해 친숙한 잉글리시 프리미어 리그(EPL, English Premier League) 등의 '자국 리그'와 챔피언스리그(UCL, UEFA Champions League) 등의 '유럽 대항전'으로 구성돼 있는 유럽 축구의 기본적인 골격을 완전히 바꾸는 것이었다. 슈퍼리그 출범 후 이를 추진하는 측에서는 창단 클럽인 12개 클럽이 모두 구속력 있는 계약(binding contract)에 서명했다고 발표했다. 동시에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가 슈퍼리그를 위해 약 40억 달러(약 4조 5천억 원)를 지원한다는 내용도 발표됐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슈퍼리그는 이제는 피할 수 없는 커다란 변화처럼 보였다. 하지만 슈퍼리그를 주도한 클럽들이 간과한 것이 있었다. 바로 현지 축구 팬들의 상상을 초월하는 반발이었다. 슈퍼리그 출범이 발표되자 당장 유럽 축구계의 주도권을 빼앗기게 되는 UEFA(유럽축구연맹)과 각 리그 사무국이 크게 반발했다. UEFA 등은 바로 슈퍼리그에 참여하는 클럽들에 대한 제재를 준비했다. 영국 정부 같은 경우에는 입법을 통해서라도 슈퍼리그에 참여하는 자국 클럽을 제재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슈퍼리그에 참여하는 클럽을 가장 당황하게 만든 것은 현지 팬들의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의 반발이었다. 슈퍼리그 출범 발표 후 프리미어 리그를 중심으로 한 현지 팬들의 반발은 점차 커져갔다. 슈퍼리그에 참여하는 클럽들의 팬들조차 슈퍼리그 참여가 클럽의 역사와 전통을 무시하는 행위라고 크게 비판했다. 여기에 각 클럽의 감독, 선수들까지 반대의 목소리를 내면서 슈퍼리그에 대한 여론은 더욱 악화됐다. 이에 결국 맨체스터 시티를 시작으로 프리미어 리그 소속 클럽들이 슈퍼리그 탈퇴 의사를 연이어 밝혔고, 최대 투자자인 JP모건체이스까지 포기 의사를 밝히면서 슈퍼리그는 사실상 정상적인 출범이 불가능하게 됐다. 슈퍼리그의 위와 같은 사례는 스포츠엔터테인먼트 관련 계약에서 클럽과 팬(서포터)에 대한 이해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일반적인 상품이나 서비스의 경우라면 사업구조를 주요 상품 위주로 재편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다고 하더라도 특별히 문제되지 않는다. 스포츠 분야에서도 특정 지역과 밀접한 연관이 없는 e스포츠와 같은 경우에는 각 국가의 핵심 프로팀들만 모여 세계적인 리그를 만든다고 하더라도 별다른 반발에 부딪히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유럽 축구(특히, 영국)의 경우에는 대부분의 클럽이 연고지를 클럽명(리버풀 등)으로 사용하고 있고, 클럽과 그 지역 현지 팬들 사이에 매우 깊고 오래된 유대관계가 형성돼 있다. 슈퍼리그 측은 전 세계의 팬들을 확보할 목적으로 새로운 시도를 하였지만, 이러한 연고지와의 관계나 현지 팬들이 감정에 대해서는 충분히 예측하지 못했다. 슈퍼리그의 출범을 위해 참여 클럽들 사이에 작성된 계약서도 분명 법률 검토를 받았을 것이고, 참여 클럽들은 UEFA나 소속된 리그와의 관계에서 규정상 어떤 징계 등의 문제가 있는지도 충분히 법률적으로 검토했을 것이다. 그러나 슈퍼리그 측은 계약에 앞서 고려되어야 하는 사실적, 문화적 요소에 대한 검토를 충분히 하지 않았고, 이는 결국 약 4조 원이 투입될 예정이었던 프로젝트가 사실상 무산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스포츠엔터테인먼트 관련 계약에서 관련 법령이나 판례뿐만 아니라 해당 계약과 관련된 사실적, 문화적 요소, 클럽, 선수, 팬 등에 대한 영향 등을 면밀히 검토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2021-05-09 09:58:57 이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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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형의 본초 테라피] 막힌 기운을 잘 소통시키는 '천궁'

[김소형의 본초 테라피] 막힌 기운을 잘 소통시키는 '천궁' 따뜻한 성질에 강한 향을 지닌 천궁은 매운맛을 가지고 있는 약재이다. 한방에서는 본초의 맛에 따라 우리 몸에서 작용하는 성질이 각기 다른데 신맛이 밖으로 새는 기운을 잡아 수렴하는 작용을 한다면 매운맛은 뭉치고 막혀 있는 것을 풀어서 발산하는 작용을 한다. 즉 매운맛을 지닌 천궁은 정체되어 있는 기와 혈이 순조롭게 흐르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특히 천궁은 혈액과 관련이 있는 다양한 증상에 처방되는 약재로, 정체되어 독소가 생성된 어혈을 제거하고 혈액 순환을 촉진한다. 여성의 경우 자궁에 많은 양의 혈액이 필요하기 때문에 혈액의 흐름이 좋지 않거나 혈액이 부족할 경우 각종 여성 질환이 발생하기 쉽다. 이런 경우 냉증, 생리불순, 생리통 등이 동반될 수 있는데 천궁은 이런 증상을 개선하여 자궁 건강을 이롭게 한다. 향이 강한 약재인 천궁인 예로부터 나쁜 기운을 쫓는 데 사용되었다. 향을 내는 성분들이 나쁜 냄새를 없애고 머리를 맑게 해주기 때문에 방향제 등으로 사용하기에도 좋다. 실내에서 오랫동안 머리 쓰는 일을 하는 직장인들이나 학생들의 경우 머리가 무겁고 아플 때 천궁을 방에 놓아두면 두통 완화에도 좋고 기억력과 집중력 향상에도 효과가 있다. 천궁은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만들기 때문에 혈압을 안정시키는 데도 효과가 있다. 또한 통증을 가라앉히고 진정 작용을 하기 때문에 운동 후의 근육 통증 등에도 도움이 된다. 항균, 항염 등의 작용을 해서 각종 피부 트러블의 해소에도 좋다. 천궁은 단독으로 사용해도 좋지만 비슷하게 혈액과 관련된 증상에 쓰는 당귀와 함께 사용하면 훨씬 효과가 좋다. 따라서 천궁 단독으로 혹은 당귀와 함께 잘 달여서 차로 마시면 도움이 된다. 천궁은 발산 작용을 해서 기운을 고르게 퍼트리는 효과가 있지만 과도하게 많은 양을 오래 먹으면 오히려 기운이 흩어져서 건강이 나빠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평소 땀이 많거나 신장이 약한 경우, 임신한 여성의 경우에는 천궁을 먹지 않아야 한다.

2021-05-08 05:38:59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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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미 기자의 와이(Why) 와인]<101>외교전쟁에 새우등 터진 와인

'로트(Lot).518'이라는 와인이 있다. 생소한 이름이지만 이 와인을 만든 와이너리는 아마 와인 애호가라면 모르는 이가 없을 것이다. 바로 호주의 국보급 와이너리 펜폴즈다. '펜폴즈 그랜지'는 호주 국가문화재로 등재돼 있을 정도다. 로트518은 호주의 이름난 와이너리가 중국 고객들을 위해 내놓은 주정강화 와인이다. 와인병에도 대나무가 그려져 있다. 주정강화 와인이란 와인에 주정(증류주)을 섞어 알코올 도수를 높인 와인이다. 보통은 포도를 증류한 브랜디를 사용하는데 로트518은 중국술인 바이주(白酒)를 섞었다. 와인 전문가가 아닌 와인 초보자가 봐도 와인과 바이주의 조합은 미스매치다. 바이주는 수수 등을 누룩으로 발효시킨 증류주다. 주정강화 와인의 주정으로 쓰기엔 특유의 독특한 향이 너무 강하다. 펜폴즈는 로트518을 내놓으면서 공식적으로는 '전통적인 와인 제조의 관습을 깨뜨린 혁신'이라고 표현했지만 사실 누가 봐도 중국에 보내는 격한 애정표시일 뿐이다. 그도 그럴 것이 호주 와인시장의 가장 큰 고객은 다름 아닌 중국이었다. 중국은 매년 호주 와인 총생산량의 40% 가까이를 수입했다. 허니문 관계가 깨진 것은 지난해 중국과 호주가 외교적 마찰을 빚으면서다. 호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우한 기원설을 조사해야 한다고 표명하고, 미국이 주도하는 쿼드(미국·일본·인도·호주 4국 협의체)에 참여하면서 중국은 경제 보복을 시작했다. 호주산 농산물과 소고기 등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거나 수입 제한 조치를 취했다. 와인 역시 조사 대상에 올랐고 최고 200%가 넘는 반덤핑 관세가 부과됐다. 와인 같은 주류는 세금이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우리나라의 와인 가격이 경쟁력이 없는 것도, 홍콩의 와인 시장이 급성장한 것도 다 세금 때문이다. 미국은 올해 초 프랑스 와인에 추가 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25%의 징벌적 관세로 작년 미국의 프랑스 와인 수입은 18%나 줄었다. 관세 수준도 그렇지만 이번과 같이 경제 보복의 희생양이 됐다면 단순히 관세부과로 높아진 가격이 문제가 아니라 사실상 판매가 불가능해졌다고 봐야 한다. 실제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의 호주산 와인 수입 제한으로 지난달 선전항에만 8000리터가 넘는 호주산 와인이 압류됐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호주의 대중 와인 수출규모는 이전 대비 96%나 급감했다. 누군가의 위기는 다른 이에겐 기회가 될 수 있는 법. 호주의 와인 산업은 위기를 맞으면서 세계 최대 소비처인 중국시장을 노리는 곳이 많아졌다. 첫번째 수혜자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이다. 남아공 와인은 중국과 호주의 외교 전쟁 이후 중국 시장에서 점유율이 높아졌다. SCMP에 따르면 중국으로의 남아공 와인 수출은 지난 석 달 동안 50%나 급증했다.

2021-05-06 15:34:55 안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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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덕의 냉정과 열정사이] 투자 광풍의 시대

#. 부동산, 주식에 이어 비트코인(가상화폐)까지. 투자 광풍의 시대다. 젊은세대는 '코인의 위험보다 내 인생이 더 위험하다'며 주식과 가상화폐 시장에 뛰어 든다. 주변의 경고음은 들리지 않는다. 올 1분기 빗썸·업비트·코빗·코인원 등 4대 가상화폐거래소의 신규 가입자 250만명 가운데 2030 세대 비중은 63.5%. 60대의 은퇴자도 가상화폐 시장에 뛰어 들고 있다. 세사람만 모이면 주식이나 비트코인 얘기가 나온다. 정보도 많다. 유튜브는 물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다양한 (그것이 가짜이든 진짜이든) 정보를 접한다. #. 작년 7월 이후 2030 세대의 서울 아파트 매수 비중은 40%대. 너도나도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은다)'을 했다. 지금 사지 않으면 기회가 없다는 불안감이었다. 서울에서 내집마련이 어려운 사람들은 서울 외곽이나 경기지역 새 집을 찾아 나섰다. 경기도의 아파트값도 불과 몇 개월새 호가가 2억~3억원 뛰었다. 현재 서울의 아파트 평균 가격은 11억원, 수도권 아파트의 중위 매매가격은 7억원선. 스물 다섯번(2·4대책까지)의 부동산대책을 내놨던 정부다. 그러더니 서울, 부산 등 보궐선거를 앞두고 여당 후보들은 부동산 정책에 대해 실책을 인정했다.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았고, 민심이 등을 돌렸기 때문이다. #. 신한은행이 최근 전국 만 20~64세 경제 활동자 1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1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를 보면 작년에 20대의 마이너스통장 잔액이 전년 대비 2배로 급증했다. 청년층의 '빚투(빚내서 투자)'가 유행 처럼 번진 것. 지난 2019년 주식 투자율이 23.9%였던 20대의 지난해 비율은 39.2%로 높아졌다. 주식 투자자 10명 중 7명은 작년에 신규 종목을 매수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특히 20대 주식 거래자 중 85.8%가 지난해 처음으로 주식을 샀다. 올들어 지난 4일까지 개미들은 주식시장(코스피+코스닥)에서 50조4654억원어치를 매수했다. 이미 지난해 순매수 금액(34조3670억원)을 훌쩍 뛰어 넘었다. 주식투자 전성시대다. 개미들 사이에선 '가만 있다가 나만 기회를 놓치는 게 아니냐'며 불안해하는 포모증후군(Fear Of Missing Out·FOMO)이 바이러스 처럼 퍼졌다. 이번 생에는 집을 살 수 없다며 주식이나 가상화폐로 눈을 돌리고 있다. 지난 2월 말 기준 국내 4대 암호화폐 거래소에 개설된 계좌는 250만개를 넘는다. 지난해 말(133만6425개)과 비교해 3개월새 2배 가까이 급증했다. 가상화폐 시장은 24시간 돌아간다. 쉬는 시간이 없다. 스트레스를 받는 '폐인(극단적으로 심취한 사람)'이 늘고 있다. 2017년 처럼 거품이 꺼진다면 그 후폭풍은 상상하기 어렵다. #. 지난해 말 은퇴한 한 선배와 차에 동승한 적이 있다. 그는 대화 도중에도 수시로 휴대폰을 들여다 봤다. 표정도 순간순간 바뀌었다. 무슨 일이 있냐고 물었다. 그의 대답은 간단했다. "최근 가상화폐 투자를 시작했어"라고. 그 선배는 "500만원 정도 투자했는데 한 달에 10% 정도의 수익률이면 용돈은 될 것 같다"고 했다. 실제로 60대 이상 노년층의 가상화폐 투자액이 늘어났다고 한다. 한 국회의원실에 따르면 올 들어 1분기에 국내 60대 이상 노년층 5만7000여명이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를 샀단다. 문제는 실제 수익률이다. 은퇴자금이 충분치 않은 현실에서 '대박'을 좇다가 '쪽박'을 찰수도 있다. 주식, 가상화폐 모두 '과유불급'이다. 지나치면 부족함만 못하다. 누구도 손실을 채워주지 않는다. "선배, 그 만큼만 하세요." /파이낸스&마켓부장 bluesky3@metroseoul.co.kr

2021-05-06 06:00:11 박승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