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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청 총장의 교육읽기] 하루만 더 살게 해주세요

미국에서 교수 생활을 할 때다. 80대 이웃 할머니는 자신의 소원을 '아들보다 하루만 더 사는 것'이라고 하셨다. 60세가 넘은 장애 아들 걱정 때문이다. 자신이 세상을 떠난 후 돌볼 사람도 없고 천대받을 것을 걱정한 어머니의 마음이었다. 장애아를 둔 부모들은 이 할머니와 같은 기도 속에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많은 부모는 이와 다르다. 어떻게 하면 줄을 잘 세워 자녀를 1등으로 만드느냐가 대부분 부모의 바람인 현실이다. 자식을 사랑한다는 점에서는 유사해 보인다. 하지만 깊은 내면을 보면 전혀 다르다. 진정한 사랑과 그렇지 않은 사랑의 이면인 셈이다. 전자는 부족하기 그지없어 홀로 생존하기 어려운 자녀를 보는 어머니를, 후자는 부모로서 역할만 잘해주면 보통 사람의 삶을 살며 행복할 수 있는 자녀들에게 '1등''일류 대학'이라는 멍에로 자식을 보는 어머니의 모습이다. 세계인의 약 10% 정도는 크고 작은 장애를 안고 살아간다. 90%의 정상인이 이들과 더불어 살 때 그 사회는 아름다운 사회가 되고, 함께 교육할 때 그 교육은 아름다운 교육이 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 교육에서 장애인을 위한, 장애인에 대한, 장애인과 아픔을 나누는 교육은 거의 없다. '1등'에 매몰되는 경쟁 위주 교육이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위대한 삶을 산 많은 사람 중 아픔과 고통, 멸시와 천대, 소외 속에서 자신을 키워온 장애인들이 적지 않다. 실낙원을 쓴 밀턴이나 상대성 원리를 창안한 아인슈타인, 위대한 사랑을 실천한 헬렌 켈러, 천 점이 넘는 위대한 화품을 그린 반고흐, 월광곡을 작곡한 베토벤 모두 장애가 그들의 위대함을 만들어냈다. 우리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함께 사는 교육, 나누는 교육, 소외받고 부족한 이웃을 사랑으로 보듬는 교육, 자기 먼저가 아닌 우리의 교육, 그리고 헌신과 봉사와 섬김과 정직을 키우는 교육이다. 자연을 사랑하는 환경 교육, 남녀가 만나 한 가정을 이룰 때 아름다운 가정을 가꾸기 위한 부모 교육, 우리에게 주어진 물질을 사랑하는 소비자 교육, 남을 존중하고 자기를 존중하는 인권 교육, 아름다운 성을 추구하는 성교육, 다툼이 아니라 다름을 인정하며 화합을 추구하는 평화교육, 올바른 유권자가 되는 정치사회교육 등이 학교 현장에서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 특히 교육은 자기만이 아닌 모두를 위한 것일 때 진정한 가치를 발한다. 교육은 자기 입신이나 출세, 지위나 명예를 위한 수단도 아니다. 교육은 사람됨을 만드는 것이고, 사회에서 필요한 자질을 배양하는 데 있다. 세계의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로 꼽히는 부탄이나 네팔 사람들의 행복지수가 세계에서 가장 으뜸인 이유가 무엇인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교육이 참다울 때 참다운 삶을 만들어내고, 참다운 삶 속에 행복지수는 높아진다. 우리 인생은 교육에서 시작해서 교육으로 끝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의 삶 자체는 교육의 연속이다. 우리가 사는 환경은 학교이고 일생 우리는 학습자로 살아간다. 경쟁만을 추구하는 교육 현장은 하루속히 바뀌어야 한다. 그래야 '1등'만을 바라는 부모나, '하루만 더 살게 해주세요'라며 간절한 아픔을 느끼는 부모 모두 교육 안에 승화될 수 있다.

2021-04-13 13:50:59 이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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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성의 전원에 산다] '아 ! 나의 산삼골'

최근 후배가 카페를 차렸다. 양자산 초입, 붉은 벽돌 두채의 채나눔 구조로 된 카페는 지방도로에서 500여m 떨어져 눈에 잘 띄지도 않았다. 한채는 동호인이 사용하는 가구 공방, 다른 한채는 건축, 사진 관련 서적이 진열된 책방이다. 예전엔 카페자리 인근에서 간혹 천주교인이 모여 순례를 시작하던 광경을 볼 수 있었다. 바로 산너머 앵자봉 천진암에 이르는 한국판 산티아고길, 말하자면 성지순례길이었다. 제복을 입은 수녀 혹은 신부님의 인솔을 따라 등산을 하는 사람들의 행렬은 여느 등산객과 분위기가 달랐다. 왠지 숙연하고 조용했다. 지금은 남한산성과 천진암을 잇는 121㎞의 광주순례길이 만들어진 뒤로 그 길은 잊혀져 가는 듯 하다. 광주시가 주도하는 관변 순례길이 민변순례길을 밀어냈다고나 할까. 개인적으로 그 길을 추억하자면 처음 정착하던 시절 양자산 중턱까지 계곡을 따라 어린 아이들과 등산하던 곳이기도 하다. 당시 버너에 토종닭 하나 올려놓고 닭고기가 익는 동안 나물을 채취하거나 산 매실, 버섯을 따러 산을 누볐다. 그리곤 아이들이 지칠 무렵 계곡가로 내려와 백숙을 즐기고는 책도 보고 낮잠도 자곤 했었다. 그리고 아이들과 산나물을 뜯던 어느날 산삼 여덟뿌리을 캤다. 얼마 후 어머니, 형님과 셋이서 또 일곱 뿌리를 캤다. 다른 하나는 난생 처음 자연인을 만났던 일이다. 그 아저씨는 가냘프고 마른 체구와는 어울리지 않게 개 두마리를 벗삼아 자급자족하며 홀로 살았다. 아이들은 그를 멧돼지아저씨라고 불렀다. 나의 유별난 등산, 아이들의 유년이 배여있는 그곳은 지금 예전과 완연히 다른 풍경으로 바뀌었다. 양자산 숲과 계곡이 내게 특별했던 풍경도 사라졌다. 이젠 수 ㎞나 이어지는 계곡 주변으로 전원주택이 가득찼다. 전원주택, 팬션, 주말농장 등 휴양형 농촌으로 변모했고 옛 풍경을 찾기란 쉽지 않다. 양자산 뒷편 광주 퇴촌은 수도권내에서 대표적인 전원주택지다. 반면 양자산 남쪽인 이곳은 표고버섯이나 나던 산골마을이었다. 산 하나를 두고 남쪽과 북쪽이 전혀 다른 풍경이었던 셈이다. 하지만 도심의 달동네가 뉴타운 개발로 아파트촌이 됐다면 여기서는 한적한 숲이 거주지로 탈바꿈했다는 점이 같다. 또하나 같은 점은 도시의 아파트 개발이 가난한 원주민을 더 변두리로 내모는 것 처럼 숲속의 맷돼지아저씨도 다른 숲으로 내몰았다는 것이다. 지금 멧돼지아저씨가 살던 모습은 찾기 어렵다. 달동네가 사라진 것 처럼, 그의 터는 흔적도 없을 정도니…. '젠트리피케이션'이 이 숲속에서도 벌어지고 있었다는 게 그저 놀랍다. 맑고 시원했던 계곡만이 내가 산삼을 캐고 나물을 따던, 천주교인이 성지순례하던 기억을 간직해줄 것이라는 생각에 작은 위안을 가져볼 뿐이다. 카페가 있는 곳에서 서편은 양자산, 동편은 이포나루로 가는 길, 동남쪽으로는 원적산이 자리잡고 있다. 이 마을은 고려 명장인 서희장군이 때어나서 묻힌 곳이다. 그 옆 마을 원적산은 천도교 2대교주인 최시형의 묘소가 있는 곳으로 천도교의 성지다. 양자산 앵자봉 아래 광주 퇴촌, 천진암이 자리잡고 있다. 이 또한 천주교의 성지다. 이포나루로 가는 길은 조선시대 의적으로 알려진 장길산이 공물을 털어 달아나던 도주로다. 장길산패거리는 3번 국도를 따라 올라오다가 이포나루를 건너 양주로 숨어들곤 했다고 한다. 여기까지가 양자산 숲에 대한 나의 스토리텔링이다. '아, 내 산삼골!'.

2021-04-13 09:34:44 이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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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용수의 돌직구] 학교 수업 따로, 대학별고사 따로

[한용수의 돌직구] 학교 수업 따로, 대학별고사 따로 한 교육시민단체가 서울대를 포함해 서울 시내 소재 14개 대학, 7개 의대, 과학기술특성화대학인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 총 22개 대학을 대상으로 2021학년도 수시모집 대학별고사 수학 시험 출제 범위를 조사한 결과, 출제 범위를 공개한 17개 대학 모두 수학 교과 일반 선택과목 4개를 모두 지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4개 대학은 진로 선택과목인 기하까지 출제 범위에 포함됐다. 2021학년도 대입에 첫 적용된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기초소양 함양을 위해 문과와 이과 구분 없이 모든 학생이 배우는 공통과목을 도입했다. 학생 각자의 적성과 진로에 따라 맞춤형으로 교육받을 수 있도록 선택과목(일반 선택/진로 선택)을 개설하도록 해 학생의 적성과 진로에 따른 선택 학습을 강화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번에 출제범위가 공개된 17개 대학의 경우 이러한 2015 개정교육과정에 부합하지 않는 대학별 고사를 출제함에 따라 학생들의 선택권이 제한되고, 수험생들의 과도한 학습부담이 여전히 지속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학교 수업은 2015개정교육과정에 따라 학생 선택권이 보장되지만, 이들 대학별고사를 치르는 학생의 경우 교과 선택권을 보장받지 못하는 것은 물론, 과도한 학습부담을 떠않게 된 것으로 '학교 수업 따로, 입시 따로'가 된 셈이다. 학교에서 배우기 힘든 과목이 대입에서 출제되다보니 학생들은 학원과 과외로 해결하려 하면서 입시 사교육 시장은 더 강화되는 모양새다. 올해 고3이 치르는 2022학년도 수능은 처음으로 문·이과 통합형으로 출제된다. 계열 구분 없이 같은 공통과 선택과목으로 수능을 치르면서 학생들의 교과 선택권이 확대되고 학습 부담은 완화될 것이란 기대가 있지만, 이미 주요 자연계열 상위 학과의 경우 수학영역에서 미적분이나 기하를 선택해 사실상 문과와 이과는 그대로 존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능보다 난이도가 더 높은 대학별고사 역시 마찬가지다. 대학들이 이처럼 2015개정교육과정을 어겨가며 대학별고사를 출제하는 이유는 명분이 있다. 대입 선발의 변별력을 확보하기 위한 취지와, 진학 이후 학생들의 수학능력을 평가하기 위해서다. 미적분을 모르는 공대생은 뽑지 않겠다는 의미다. 문제는 교육당국이 개정교육과정과 대입의 괴리로 불거지는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없는것처럼 보인다는데 있다. 그동안 교육부는 기회있을때마다 학생들의 학습 선택권과 학습 부담 경감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면서 제도를 여기저기 뜯어고쳐왔으나, 실제 교육 현장에선 오히려 정반대 효과가 나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수학교육혁신센터 최수일 센터장은 "모든 대학이 수학 선택과목 4개를 출제범위로 지정한 걸 보면 교육부가 그동안 2015개정교육과정을 지키도록 대학들에게 얘기했는지조차 의심스럽다"면서 "교육부 내부에서 교육제도와 대입제도를 담당하는 부서가 서로 손발을 맞추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집값을 잡겠다면서 20여차례 대책을 내놓았으나 오히려 집값이 천정부지로 뛰어오른 것처럼 문재인표 교육정책 역시 같은 길을 걷고 있어 우려스럽다.

2021-04-12 15:03:25 한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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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헌칼럼]소비심리의 대명사 '파노플리 효과'가 성공창업의 기준일까?

창업을 준비하고 있는 예비 창업자라면, 소비시장의 현재를 가름하는 '파노플리 (effet de panoplie) 효과'를 반드시 이해해야 한다. 집합(set)이라는 뜻으로 판지에 붙어있는 장난감 세트처럼 동일한 맥락을 가진 상품의 집단을 말한다. 어린이가 장난감 경찰 놀이세트를 사용하면 마치 경찰관이 된 듯한 기분을 느끼고, 장난감 청진기를 가지고 인형의 가슴을 진단하면서 의사처럼 대리만족을 한다. 마찬가지로 파노플리를 이루는 상품을 소비하면 그것을 소비할 것이라고 여기는 집단에 소속될 것 같은 환상을 준다. 이를 파노플리 효과라 한다. 경기의 저점 현상으로 소비심리감소와 지출규모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많은 소비자들은 3000원의 분식으로 점심을 때우고 유명브랜드의 5000원짜리 커피를 마시는 소비형태가 극단적인 '파노플리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일부에선 소비자들이 누릴 수 있는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라도 표현한다. 하지만 브랜드 충성소비나 상표 충성형 소비가 만연한 우리 사회의 소비적 단면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소비현상이라 할 수 있다. 커피전문점의 커피는 그들만의 독특한 차별성을 가지고 있다. 우선 과거의 다방 커피와는 달리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아메리카노, 에스프레소. 카프치노, 카페라떼,카라멜마끼야또 등. 종류도 많고 이들을 다시 어떤 원두로 어떻게 갈고, 로스팅했느냐에 따라 맛과 가격이 달라진다. 다소 과장하면 소비자의 수만큼 커피의 종류가 존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표적인 파노플리적 소비 브랜드를 꼽자면 아마도 스타벅스와 같은 유명브랜드 커피와 빕스 등의 유명 페밀리 레스토랑 그리고 샤넬, 구찌 등의 명품 사용자들이 추구하는 소비형태가 아닐까 한다.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로 모든 업종이 매출 하락과 수익성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유별나게 저점 경기에도 매출영향을 받지 않고 오히려 몇 시간씩 대기수요가 몰리는 업종이 소위 명품브랜드라 한다. 참으로 아이러니하고 한편으로 씁쓸하기까지 하다. 창업시장도 마찬가지 효과를 누리고 있다. 소위 명함형, 자기과시형 창업 아이템들이 그러하다. 수많은 창업자가 생계를 위해, 아니면 자아실현을 위해 창업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창업의 궁극적 목적성은 수익성 극대화이지만 체면, 지위, 학벌, 그리고 주변의 시선 때문에 보여주기 위한 또는 과시하고 싶은, 소위 창피하지(?) 않은 아이템을 창업한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특히나 명함형 혹은 체면형 창업을 하는 계층을 보면 독특한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소위 대기업 간부로 근무했거나 군 간부, 고위 공직자 등 창업 전 나름 좋은 직장과 위치에 있었던 사람들이 많다. 예컨대 영어적 표현으로 "~~Use to be"와 같이 "내가 전에 뭐였는데..."로 표현되는 과거 지향형 생각 때문일 수 있다. 하지만 창업은 현실이다. 현실을 인정하고 자신의 능력과 환경을 고려한 유망한 창업 아이템을 선정하고 노력했다면 단언컨대 아마도 지금과 같이 실패한 자영업자는 대폭 줄어들었을 것이다. 대부분의 창업자는 실패보다 성공을 예견하고 창업을 실행한다. 당연히 성공이라는 장밋빛이 그들에겐 희망이고 이상이기 때문이다. 창업은 브랜드의 유명도가 표적고객 소비성향에 근접하는 흡입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유명브랜드가 성공창업의 조건이라고 말할 수도 없다. 창업은 전쟁이다. 아니 어찌 보면 철저한 자기와의 싸움이다 결코, 남의 이목도, 체면도, 화려한 과거도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내가 곧 자신만이 정답일 뿐이다 꾸준히 열리고 있는 창업박람회에서 수많은 브랜드들이 그들만의 장점과 차별성을 부각하기 위해 많은 준비를 하고 보여주고 있다. 옥석을 가르는 혜안은 창업자의 몫이다. 유명한 브랜드가 반드시 유망하지 않은 이유로 설명을 대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브랜드가 성공의 밑받침이 될 수는 있을지언정 성공을 담보할 수는 없다. 창업에서의 성공은 먼저 자신을 발견하고 알아나가는 과정부터 준비해야만 한다. 그만큼 처절한 자기와의 싸움이 창업이기 때문이다. -브랜드M&A전문기업 한국창업경영연구소 이상헌 소장(컨설팅학 박사)-

2021-04-12 11:32:41 조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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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오 변호사의 흥미로운 엔터테인먼트 LAW] 음악교실의 레슨과 저작물 사용료

박상오 변호사/ 법무법인 바른 최근 일본에서 저작권법과 관련된 흥미로운 판결이 선고됐다. 음악교실을 운영하는 사업자들이 음악교실의 레슨 등에서 사용되는 악곡 연주에 대해서 저작물 사용료를 징수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일본음악저작권협회(JASRAC)를 상대로 징수권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확인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는데, 일본 지적재산고등재판소가 "수강생이 연주한 부분에 대해서는 징수권이 미치지 않는다"고 판단한 판결이다. 일본 저작권법은 "저작자는 그 저작물을 공중(公衆)에 직접 보여주거나 들려주는 것을 목적으로 상연(上演)하거나 연주(演奏)할 권리를 전적으로 갖는다"라고 규정하고 있다(일본 저작권법 제22조). 그리고 JASRAC은 작곡가들로부터 위탁을 받아 위 연주 등에 따른 사용료의 징수를 대행해 왔다. 그런데 음악교실을 운영하는 사업자들은 위 소송에서 교실 내에서 이뤄지는 레슨 과정에서 강사나 수강생이 음악저작물을 연주하는 것은 '공중(公衆)에게 들려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어서 저작물 사용료의 징수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등으로 주장했다. 이에 대해 위 소송의 1심 법원(동경지방재판소)은 음악교실을 운영하는 사업자 입장에서 수강생은 불특정 다수로 봐야 한다거나 수강생은 연주 기술의 향상을 위해 스스로의 연주를 들을 필요가 있고 그룹 레슨에서는 다른 수강생의 연주를 주의 깊게 듣는 것이 필요하다는 등의 이유로 연주를 하는 주체가 강사이든 수강생이든 레슨에서 이뤄지는 연주는 모두 '공중(公衆)에게 들려줄 목적으로 한 것'으로서 저작물 사용료의 징수대상이 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항소심 법원(지적재산고등재판소)은 1심 판결과는 달리 수강생에 의한 연주는 자기 자신의 기술 향상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강사의 연주와는 구별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또한 항소심 법원은 수강생들은 강사로부터 지도 등을 받기 위해 연주를 하는 것으로 공중에게 들려줄 목적으로 연주를 하는 것이 아니라고도 지적했다. 또한, 결론적으로 수강생의 연주에 대해서는 저작권이 미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강사의 연주 등에 대해서는 1심 판결과 동일하게 판단했다). 다만, JASRAC은 위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2021년 3월 31일 일본 최고재판소(우리나라 대법원에 해당한다)에 상고했다. 그렇기 때문에 음악교실의 레슨에서 수강생들이 음악저작물을 연주하는 부분에 저작권이 미치는지 여부는 최종적으로 최고재판소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의 경우, 저작자는 그의 저작물을 공연할 권리를 갖는데(저작권법 제17조) 여기서 '공연'은 저작물 등을 상연이나 연주 등의 방법으로 공중에게 공개하는 것을 말한다(저작권법 제2조 제3호). 그리고 '공중에게 공개'한다는 것은 불특정인 누구에게나 요금을 내는 정도 외에 다른 제한 없이 공개된 장소 또는 통상적인 가족 및 친지의 범위를 넘는 다수인이 모여 있는 장소에서 저작물을 공개하거나, 반드시 같은 시간에 같은 장소에 모여 있지 않더라도 위와 같은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자장치 등을 이용해 저작물을 전파·통신함으로써 공개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해석된다(대법원 2001. 9. 28. 선고 2001도4100 판결). 우리나라 저작권법은 일본 저작권법과는 달리 공연권 침해가 '저작물을 공중에게 들려줄 목적'이 존재하는 경우에만 성립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으므로, 음악교실의 레슨 등에서 수강생이 연주하는 부분도 저작물을 공중에게 공개하는 것에 해당해 공연권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댄스교실에 관한 사안이고 강사에 대한 사안이기는 하지만, 서울고등법원 역시 댄스강사들이 댄스학원에서 참석한 다수의 수강생들 앞에서 다른 저작권자의 안무를 그대로 재현하고 수강생들로 하여금 이를 따라 하도록 한 것이 위 안무에 관한 공연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판단한 바 있다(서울고등법원 2012. 10. 24. 선고 2011나104668 판결). 한국음악저작권협회 또한 '음악저작물 사용료 징수규정' 등에서 노래교실 등에서의 공연사용료를 수강생 수에 따라 별도로 책정하여 징수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다만, 위 JASRAC 사건에 대한 지적재산고등재판소의 판단 내용은 강사와 수강생을 구분해 판단한 점 등에서 우리나라 저작권법의 해석에도 참고할 만하다. 일본 최고재판소가 위 JASRAC 사건에 대해서 향후 어떤 판단을 내릴 것인지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저작권법 #JASRAC #일본음악저작권협회 #지적재산고등재판소 #음악저작물 #저작권 #저작물

2021-04-11 08:19:37 이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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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철의 쉬운 경제] 세상은 어차피 불공정하다지만 ②

[신세철의 쉬운 경제] 세상은 어차피 불공정하다지만 ② 세상이 정말로 공정해지려면 어른이든 애든 자신의 말과 행동에 대한 사후 책임을 지우는 방책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책임지지 않는 공정과 정의는 허공중의 메아리가 되어 사람들을 더욱 허탈하게 하며 지치게 할 뿐이다. 유명 국민가수의 노랫말처럼 '깜냥도 되지 않는 인사'들이 갑자기 큰일을 맡아 부동산시장을 헤집고 마음대로 조율할 수 있다고 장담하다가 시장을 어지럽힌 대가를 어떻게 치러야 할까? 예로부터, 스스로 알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 상책이고, 알지 못하는 것을 안다고 나서는 것이 큰 병(知不知上 不知知病, 도덕경 71장)이라며 경계하였다. 오늘날 집을 가진 사람도 근심걱정이 크지만, 집이 없는 사람들은 절망적 공황상태에 빠졌는데 엉뚱한 대책들이 시장을 다시 일그러지게 할 우려가 크다. 환언하면, 누구나 제 집을 갖고 싶은 본능을 정부가 아닌 시장이 해결하여야 후유증이 없어진다. 공정과 정의를 외치면서 복잡다기하여 어지러운 부동산관련법과 희대의 위성정당을 탄생 관계법을 거침없이 밀어붙였다. 어쩌면 역사의 수례바퀴가 지나간 다음 언젠가는 '다수결에 의한 입법폭력(legislative violence)' 사례로 역사의 반면교사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처럼 누구를 위하여 일을 하는지 모르는 국회의 1년 예산은 자그마치 7천억 원에 달한다. 그 큰돈은 하늘에서 떨어진 것이 아니라 납세자들의 피와 땀이 서려 있는 소득세, 재산세, 종부세 같은 세금에서 지출된다. '선출된 권력은 권한이 크다'는 말도 나돌았다. 권한이 큰 만큼 잘못한 일에 대하여 책임지려는 자세가 공정과 정의의 바탕으로 자본주의,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필요조건이다. "잘못된 부동산 정책에 대하여 '무한책임을 져야 한다."는 여당 대표의 심금을 울리는 발언이 가감 없이 실천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집값을 떨어트리고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겠다는 정부발언을 믿고 집을 사지 않거나 더 나아가 팔다가 낭떠러지로 떨어진 가계에 어떤 책임을 져야 할까? 진정 공정한 세상이 되려면 음모관련자들과 입시기관이 합격자 대신 떨어진 낙방생의 인생을 보상하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지금이라도 대신 떨어졌던 차점자를 찾아내어 사죄하고 보상해야만 공정한 사회로 가는 길이 열린다. 정보를 관리하지 못한 정보생산자와 정보를 유용한 자는 공동책임으로 땅을 헐값에 팔아넘기고 애끊는 가슴을 부여잡은 원주민들에게 정신적, 금전적 보상을 해야 마땅하다. 권한은 크고 책임의식은 희미해진다면 엉터리 점성술사가 미사여구를 앞세우며 세상을 마음 내키는 대로 재단하려드는 행태가 멈추지 않을 것이다. 공정과 정의는 구호나 슬로건이 아니라 역지사지로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리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실천하지 않고 외치기만하다 보면, '기우러진 평등' '끼리끼리 공정'과 '편파적 정의'가 활개 치기 마련이라 세상살이는 갈수록 어지럽게 될 수밖에 없다. 주요저서 -불확실성 극복을 위한 금융투자 -욕망으로부터의 자유, 호모 이코노미쿠스

2021-04-10 06:36:10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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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미 기자의 와이(Why) 와인]<97>지역상품권에, 재래시장에…와인, 판이 바뀌다

"와인 성지순례 다녀왔습니다. 다양한 와인을 아름다운 가격에 업어왔습니다." 한 와인 관련 카페에 올라온 글이다. 주말이면 하루에도 몇 건씩 올라온다. 이들이 와인을 사기 위해 다녀온 곳은 백화점에 고급스럽게 진열된 와인숍이 아니다. 대형 마트의 와인코너 역시 아니다. 요즘 와인마니아들에게 '성지(종교의 성지처럼 꼭 순례해야 장소)'로 떠오른 곳은 재래시장의 식자재 마트나 동네슈퍼다. 와인 시장의 판이 바뀌었다. 와인을 사러 가는 곳도, 사는 방법도 이전과는 완전히 달라졌다. 어쩌다 누가 주문하면 먹고 아니면 말던 것에서 직접 좋은 와인을 싸게 사는데 발품을 파는 소위 와인에 진심인 사람들이 늘면서다. 먼저 와인 구매처. '갓성비(신이 내린 가성비)'로 치면 와인 성지로 유명한 곳들이다. 자양전통시장 안에 위치한 새마을구판장은 와인 성지의 원조로 꼽히는 곳이다. 새마을구판장에서 지하철역으로 한 정거장 정도 떨어진 곳에 문을 연 조양마트 역시 요즘 유명세를 타고 있다. 서울 뿐만이 아니다. 전국 지역별로도 싼 가격으로 와인 성지로 인정을 받는 곳이 많아졌다. 일단 제시된 가격 자체가 싸다. 기존 대형 마트에서도 1년에 한 두번 와인장터 등에서만 볼 수 있었던 할인가격으로 상시 판매한다. 여기에다가 제로페이나 온누리상품권 등으로 10% 할인을 받는다. 전통시장 이용금액으로 잡혀 40%에 달하는 소득공제 혜택도 덤으로 챙길 수 있다. 빵지순례(빵+성지순례)'가 맛있는 빵집을 찾아다니는게 목표라면 와인 성지순례는 같은 와인이라도 더 싼 가격에 사는게 목적이다. 이유는 한국 와인시장 특유의 문제점 때문이다. 바로 현지가의 2~3배를 웃도는 비싼 와인 가격. 작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와인 소비량이 급증했지만 사실 소주나 막걸리 등과 비교하면 가격이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었다. 접근성에서는 편의점이 최고다. 이전까진 와인이 구색맞추기에 불과했다면 지금은 편의점으로 사람을 불러들이는 '킬러 아이템'이다. 우리나라는 주류의 경우 온라인으로 살 수 없다. 와인을 사려면 꼭 매장에 가야하는 만큼 집근처 골목마다 볼 수 있는 편의점은 와인 공급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매력적인 공간이 됐다. 이마트24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와인 판매 수량은 80만병을 웃돌았다. 석 달만에 작년 연간 와인 판매량의 절반을 채웠다. 매일 8880여병, 시간당 370여병, 1분에 6병꼴로 팔린 셈이다. 동네마트와 편의점이 초보 와린이(와인+어린디)를 위한 '초급편'이라면 제주도 왕복과 해외 직구는 고수들을 위한 '고급편'이다. 국내에서 한 병에 수십만원을 호가하는 와인이 대상이다. 와인 고수들에게 제주도 특산품은 한라봉도 해산물도 아니다. 제주공항 면세점에서 살 수 있는 고급 샴페인을 말한다. 면세가격에다가 예약 등을 통해 할인 행사가 진행되면서다. 열심히 싼 곳을 찾아 산다고 해도 30만원 중반 안팎인 이 샴페인을 제주 면세점에서는 20만원이 안되게 살 수 있으니 부러 제주행을 택하는 이들도 생겨났다. 와인 역시 직구족들의 리스트에 올랐다. 유럽이나 미국 현지 와이너리에 직접 주문을 넣는 것부터 상대적으로 와인이 싼 홍콩 등의 와인샵이 대상이다. 구매하는 와인 자체도 다양해졌다. 레드와인 일색에서 화이트 와인이나 스파클링 와인으로 눈을 돌리는가 하면 몇몇 국가에 집중되지 않고 넓어졌다. 작년 와인 수입량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지만 와인의 전성기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을 수도.

2021-04-08 15:20:21 안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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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운 원장의 치아건강] 임플란트 부작용과 예방법

임플란트 치료가 보편화하면서 이제는 선택이 아닌 필수처럼 여겨지고 있다. '제2의 치아'라고도 불리는 임플란트는 자연치아와 가장 흡사한 심미성과 저작효율로 치아를 상실했을 때 가장 효과적인 치료방법으로 꼽힌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치아를 상실하게 되면 틀니나 브리지 등과 같은 보철치료를 시행하는 게 일반적이었지만 임플란트 치료의 우수성이 널리 알려지면서 이제는 노년층은 물론 젊은층 사이에서도 그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임플란트 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치과병원도 많이 생겨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치료 비용도 많이 줄었으나 늘어나는 수요만큼 부작용 사례도 많이 증가하고 있어 환자들의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 실제로 임플란트 관련 소비자 불만은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0월,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부작용 발생이 1위로 가장 많았고, 병원 변경 불편이 2위를 차지했다. 또한, 임플란트 후 가장 많이 발생하는 부작용으로는 보철물 탈락(47.6%)과 염증(21.4%)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 보철물 탈락 및 파손으로 인한 부작용은 보철물을 새로 교체해주는 것만으로도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지만 식립 위치나 방향, 깊이가 잘못돼 부작용이 발생한 경우에는 처음부터 다시 치료해야 한다. 또 임플란트 수명을 늘리려면 '임플란트 주위염'을 가장 유의해야 하는데, 임플란트 치아는 일반 치아와 달리 수직구조로 돼 있고, 자연치아 주변부와 같이 촘촘하지 않아 한 번 염증이 발생하면 뼈 조직까지 침투할 가능성이 크다. 더 나아가 염증 정도가 심하면 잇몸뼈까지 녹아내려 재수술이 불가피할 수 있으니 시린이 증상 또는 극심한 통증이 반복된다면 즉시 해당 병원을 찾아 정밀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또 당일 치료가 가능한 즉시 임플란트의 경우 치조골이 건강한 상태에 해당하는 치료방법으로 잇몸뼈가 부족해 임플란트를 식립할 충분한 공간이 남아 있지 않다면 잇몸뼈이식술을 먼저 시행해야 한다. 이때 잇몸뼈이식술을 시행한다 해도 하루 이틀 만에 뼈가 붙는 것이 아니니 충분한 시간을 두고 개개인의 잇몸 상태에 맞는 치료계획이 병행되어야 한다. 이처럼 고액의 임플란트는 단순히 치아 모양을 예쁘게 만들어주는 것이 아닌 심미적인 목적과 기능적인 목적을 동시에 충족시켜야 하는 시술이기 때문에 반드시 여러 가지 사항들을 꼼꼼하게 따져본 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후관리도 매우 중요한데, 수술 후 일주일, 1개월, 3개월, 6개월 단위의 정기검진을 통해 치아조직이 제대로 아물고 있는지, 얼마나 잘 이식되었는지, 염증이 발생하지 않았는지 등을 체크해 봐야 한다. 아울러 감염 및 염증을 유발하는 흡연이나 음주는 가능한 피하는 것이 좋고, 식습관 역시 딱딱하고 질긴 음식 대신 부드러운 음식 위주로 섭취하는 것이 임플란트 수명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된다. /믿을신치과 원장

2021-04-08 09:29:15 박승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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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덕의 냉정과 열정사이] 영원한 승자는 없다

#. 최근 신입사원 면접에서 '핫(Hot)'한 질문을 던졌다. 4·7 재보궐선거를 앞둔 시점이었다. 지원자에게 20대의 표심은 무엇이냐고 물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설 때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실제는 공정하지 않은 사례가 있었다. 20대의 기준에서 공정이란 스펙트럼은 몇 년 전이나 지금이나 그대로다. 하지만 '촛불정권'이 그 스펙트럼을 벗어났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돌아서거나 스펙트럼을 벗어난게 아니다. 20대는 그저 평등하고 공정한 세상을 기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또다른 지원자에게 물었다. 90년대생의 가장 큰 특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고. "사는 것 자체가 경쟁의 연속이다. 많은 사람들과 끊임없이 경쟁해야 살아 남을 수 있다. 그래서인지 우리세대는 호흡이 짧아지고 있다. 그리고 행동이 빨라졌다. 그때 그때 판단하고 행동한다. 길게 말하지 않고 짧게 표현한다. 옳다고 생각하면 바로 행동한다. 머뭇거리지 않는다. 그것이 90년대생의 특징이라고 생각한다." #. 김난도 교수 등이 쓴 '트렌드 코리아 2021'이란 책에선 '롤코라이프'(롤러코스터를 타듯 자신의 삶을 즐기는 Z세대의 라이프스타일)를 얘기한다. 1995년 이후에 태어난 Z세대는 이전 세대와 확연히 다른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한다는 것. Z세대는 특이한 것에 반응하며 색다름을 즐긴다. 이들은 집중했던 것에 곧 흥미를 잃고 다른 재미로 갈아타는 것이 보통이라고 한다. 그리고 뜨겁게 달아 올랐던 유행도 금새 식어버릴 것이라고 예상한다. 상식적인 예측의 범위를 넘어서는 짧은 변주와 이색적인 협주(컬래버레이션)를 찾으며, 하나의 유행이 끝나면 뒤돌아보지 않고 하차한 후 다음 유행으로 서둘러 갈아탈 것이라고. #. 작년 2월 코로나19 국내 발생 이후 세상은 너무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흩어져야 사는' 시대에 언택트(비대면)가 확산되고 있다. 재택근무와 유연근무는 일상화됐다. 인공지능(AI) 등 테크산업은 속도전을 방불케 한다. 어느 업권에서도 1등 만이 살아 남는 승자 독식의 시대가 되고 있다. 잠시 머뭇거리면 뒤처진다. LG가 스마트폰 사업을 접는 결단 처럼 기업들이 새 수익창출에 골몰하는 이유다. 나라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대한민국이 먹고 살 미래 먹거리를 찾아 지원해야 한다. 늦었지만 규제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도 깨달아야 한다. 기업이 활력을 얻어야 나라가 성장한다. 조선시대 이후 600년 동안 바뀌지 않은 정치도 달라져야 한다. 언제까지 남 탓만 하는 정치를 할 것인가. 대안을 내놓고, 민생을 챙기는 정치가 살아 남는다. #. 투표는 민심이다. 여당에 180석을 줄때도, 야당에 서울·부산시장을 준것도.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사랑도, 민심도. 이번 4·7 재보궐 선거는 야당의 승리로 끝났다. 이 또한 영원할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 내년 대선까지 이어질 것이란 기대 자체가 오만이다. 세상은 Z세대 처럼 '롤코라이프'가 되어가고 있다. 그가 누구이든 오만에 취하면 패배를 경험할 것이다. 끊임없이 경쟁하는 젊은 세대는 다음 선거에서 또다른 선택을 할 수 있다. 공정과 겸손을 버리면 언제든 그들로부터 버림받는다. 영원한 승자는 없다. 일본의 3대 영웅을 그린 '대망'에서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이렇게 유언한다. '인간에게 나의 것은 하나도 없다. 무엇하나 내 소유인 것은 없다. 이 세상 만물은 누구의 것도 아닌 모두의 것'이라고. /파이낸스&마켓부 부장 bluesky3@metroseoul.co.kr

2021-04-08 07:17:04 박승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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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휘종의 잠시쉼표] 4·7보궐선거, 여당에 약이 될까 독이 될까

최근 집권여당의 태도가 부쩍 공손해졌다. 한 때 야당과 언론들의 비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독불장군처럼 호기 있게 밀고 나가던 모습은 줄었다.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이 국민 앞에 사과하는 모습도 요즘 들어 자주 보이기 시작했다. 지난해 4월,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180석을 차지한 뒤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자신감에 넘쳤던 모습이 많이 사라졌다. 여당은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사건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이라고 불렀다가 이를 정정해 피해자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한 때 '부동산만큼은 자신 있다'고 했던 문재인 대통령은 LH 임직원들과 주요 공직자들의 잇따른 부동산 투기가 불거지자 대국민 사과를 했다. 그 동안 문을 닫았던 기업들과의 소통 창구도 열었다. 경제인들과 소통을 강화하라는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이호승 청와대 정책실장, 안일환 경제수석, 이호준 산업통상비서관 등이 7일부터 대한상공회의소를 시작으로 중기중앙회, 한국경영자총협회, 중견기업연합회, 한국무역협회 등 주요 경제단체장을 만난다. 다만,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제외됐다. 하지만 이런 여당의 변화가 과연 진심에서 우러나온 것인지 자꾸 의심이 든다.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사건에 대해 사죄하고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이라고 불렀다가 정정하긴 했지만 과연 진심에서 우러나온 것인지는 미심쩍다. 여전히 정권의 핵심에 있는 사람들의 무의식적 돌발 발언을 보면 유추할 수 있다. 과연 저 집단에서는 잘못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나 의심이 갈 정도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 그랬고, 고민정 의원의 서울시장 보궐선거 지원 유세 활동도 그렇다. 심지어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성추행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했다는 논란을 일으켰던 유튜버들과 긴급토론회도 가졌다. 이런 정황들을 보면 여당의 사과에 진정성이 의심된다. '악어의 눈물'이란 비판을 받는 이유이며 '만약 4·7 보궐선거가 없었다면 저렇게 사과를 했을까' 의심이 드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번 선거가 내년으로 이어지는 대통령선거에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란 철저한 계산과, 보궐선거에서 패배한다는 위기감이 팽배해 옆구리 찔러 절받기 식의 사과를 한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180석을 차지한 여당이 이제서야 '오만해졌다'는 민심을 읽은 건가, 아니면 계속 하락하는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에 보궐선거 여론조사에서까지 여당 후보가 밀리니까 연거푸 사과발언을 하는 것인가. 진심이든 아니든 어쨌든 만시지탄이다. 현 정부는 기회의 평등과 결과의 공정을 외쳤지만 공허한 메아리로 사라진 지 오래다. 오히려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것처럼, 촛불의 지지를 받아 정권을 잡은 뒤, 말로는 평등과 공정과 정의를 외치면서 뒤로는 아빠찬스, 엄마찬스, 직장찬스 등을 활용해 특혜와 부를 거머쥐었다. 중도 지지층은 진보를 외치던 집단의 이런 이율배반적 행태에 더 실망한 채 등을 돌렸다. 이번 4·7 재보궐선거가 집권 여당을 와해할 촉매가 될 수도 있고, 더 강해질 수 있는 보약이 될 수도 있다. 상황판단과 결정은 여당의 몫이다. 누가 이래라저래라 할 수는 없겠지만 보궐선거 이후의 여당 행보가 내년 대통령선거에서 결과로 나올 것이다. '권력은 국민이 위임한 것이며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는 것만 명심하면 된다.

2021-04-07 16:33:33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