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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大記者의 西村브리핑] 대출 규제와 실수요자

금융당국 발 가계대출 한파가 만만치않게 불고 있다. 금융당국의 고강도 대출 규제 기조에 따라 NH농협은행에서 시작된 대출 중단 사태가 KB국민은행에 이어 하나은행의 대출 축소로 이어지면서 올해 말 최악의 '대출 절벽'까지 예상되는 상황이다. 금융당국의 기조는 확고하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지난 27일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경제·금융시장 전문가 간담회에 참석해 "우리 경제·금융시장의 가장 큰 잠재 리스크인 가계부채에 대해 강도 높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과도한 유동성으로 인한 부동산 등 자산가격 상승과 주식시장 과열에 대해 금융당국이 나서서 진정시킬 필요는 당연하다. 오히려 늦은 감도 있다.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명목 GDP(국민총생산)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05%에 이르고 있다. 2019년 4분기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95%였던 점을 고려하면 불과 5분기 만에 10%포인트 증가했다. 가계부채의 절대 금액 증가도 가파른데 올해 상반기 기준 가계부채 규모는 1800조원을 넘어섰다. 올 상반기 가계대출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10.3% 증가해 지난해 상반기 증가율(5.3%)을 넘어섰다. 어느새 집값 대책으로 치환된 고강도 대출 규제는 어떤 의미에서는 극약 처방이다. 서울이나 지방, 집이 있거나 말거나, 재정 상황이 어떻든간에 사정 봐주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돈 줄을 옥죄는 정책이기 때문이다.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내놓은 25번인가 26번에 달하는 부동산 정책이 모두 실패한 상태에서 청와대는 금융당국을 '최후의 믿을 맨'으로 내세운 격이다. 지난 8월31일 취임한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야심차게 내놓을 가계대출 추가 관리 방안도 내용을 보면 부동산 가격 안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최근 가계대출 급증 배경으로 전세대출 증가를 꼽으면서 일종의 불가침 영역으로 다뤄져 온 전세대출에 대해 문턱을 좁히고 높일 태세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올해 가계대출 증가액(28조 6610억원)의 절반 이상을 전세대출(14조 7543억원)이 차지했다. 금융당국은 전세대출 이자(연 2.56~3.04%)가 신용대출(연 3.07~3.62%)보다 낮은 데다 한도도 높다 보니 여유자금이 있어도 일단 전세대출을 받고 여윳돈으로 주식 등 다른 자산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가수요를 줄이기 위해 금융당국은 전세대출 보증 한도를 줄이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백약이 무효한 부동산을 잡으려다 금융기관의 자율성과 독립성마저 흔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집값 급등을 부추기는 공급 부족 문제는 쉽게 풀릴 사안이 아니다. 그 때문에 대출 규제가 '도깨비 방망이'가 될 수 없는 건 뻔한데도 금융권을 동원해 부동산 정책 실패를 만회하려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는 것이다. 더 나아가 무차별적인 무딘 칼을 휘두를 때 먼저 베이고 끊어지는 곳은 약한 고리인데 이 부분에 대한 배려가 병행할 수 있냐는 것이다. 금수저 출신이나 자산가들은 오히려 이런 상황이 자신들의 부를 늘릴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반면 돈이 없거나 부족한 서민들은 물론 자영업자나 소상공인들은 사실상 대출 중단에 가까운 조처로 심각한 고통을 겪을 수 밖에 없다. 코로나19 상황이 계속 이어지면서 사업과 생계자금에 대한 수요는 급증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가을에 접어들면서 주택과 전·월세 가격 급등에 따른 주거서비스 관련 자금 수요까지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당국이 부동산 정책 실패 만회와 대출 규제 직격탄을 맞을 취약 계층 보호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2021-09-30 08:03:16 이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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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휘종의 잠시쉼표] 개 식용 금지, 법으로까지 만들어야 하나

지난 27일 문재인 대통령이 '이제는 개 식용 금지를 신중하게 검토할 때가 되었다'며 '관계부처에서 검토해달라'고 지시했다. 이날 김부겸 국무총리가 '유기·반려동물 관리체계 개선방안'을 보고하자 이런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좀 뜬금없다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그날 이후 개 식용 금지가 갑자기 논란이 되고 있다. 동물보호단체들은 대통령의 발언 이후 즉각 성명을 통해 찬성 의견을 보였다. 반면, 포털 댓글 등에서는 정부가 개인의 취향까지 참견하냐며 불편한 내색을 보이고 있다. 한쪽에선 국민 여론이 개 식용에 반대하는데 정치권이 이를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또 다른 측에선 정부가 개인의 취향이나 국민 식습관까지 법으로 규제하느냐며 반발하고 있다. 코로나19에 자영업자들이 몰락하고 부동산 대출 옥죄기 등까지 겹쳐 갈수록 서민들 삶이 팍팍해지고 있는데, 난데 없이 개 식용 논란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사실, 개 식용 금지에 대한 논란은 이미 오래 전부터 있어왔다. 1988년엔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당시 노태우정부가 서울 사대문 안에 있는 보신탕 집을 강제로 몰아내기도 했다. 해외 유력 인사들이 한국의 개고기 먹는 문화를 비판하며 올림픽 보이콧을 주장하자 외국인들에게 개고기를 먹는 우리 모습을 보이는 게 부끄럽다는 이유였다. 그로부터 30여년이 지난 2018년에도 개 식용 금지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그 동안 개 식용 문화는 많이 사라졌다. 우리 생활수준이 선진국 수준으로 올라오면서 보신탕집도 사라지는 추세다. 그럼에도 개식용 금지를 법안으로까지 마련하자는 것에는 반대의견이 우세했다. 2018년 리얼미터의 '개고기 식용 금지법에 대한 국민여론' 조사를 보면 응답자 501명 가운데 51.5%가 반대, 39.7%가 찬성 의견을 보였다. 그렇다고 사람들이 개고기를 먹겠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른 설문조사들을 보면 개 식용에 반대하거나 개고기를 먹지 않는다는 응답이 다수다. 즉, 국민의 생각은 '개고기를 먹지는 않지만 굳이 그걸 법으로 막을 필요는 없다'로 요약된다. 문 대통령도 3년 전에는 이와 비슷한 생각이었다. 2018년 8월 청와대는 '개를 가축에서 제외해달라'와 '동물 도살 금지법' 국민청원에 답하면서 개식용 문제에 대해선 "현실적으로 사회적 인식의 변화, 국제적 추세에 따라 소비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점진적으로 그 추세에 맞추어 나가야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런데 3년새 입장이 바뀐 것이다. 그 이유는 반려인구가 1500만을 넘어설 정도로 국민 상당수가 개 식용에 대한 거부감이 있기 때문일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입장이 바뀐 것에 대해 일부에서는 내년 대통령선거에서 반려인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서라는 해석까지 나온다. 개고기를 파는 재래시장의 상인들보다 반려인이 더 많다는 주장이다. 이런 주장도 터무니없이 보이지만, 애당초 이런 비난의 단초를 제공한 것도 문제다. 지금도 과잉입법시대다. 안 그래도 유통산업의 발전을 사실상 가로막는 유통산업발전법, 국제사회에서까지 비난이 빗발치는데도 강행되고 있는 언론중재법, 회사 경영자를 순식간에 범법자로 만들 수 있으며 노동계와 경영계 모두가 불만을 보이는 중대재해처벌법 등 각종 법안이 난무하는데, 앞으로는 개고기를 먹거나 파는 국민을 범법자로 몰아가는 법안까지 생길 수 있게 됐다. 개 식용은 사라져가는 '과거유물화'가 되고 있다. 굳이 죽어가는 사람의 숨통을 끊을 필요가 있을까.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포용하고 이해하며 다양성을 존중해주는 사회를 만드는 데 앞장서야 하지 않을까.

2021-09-29 16:29:26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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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철의 쉬운 경제] 두려운 잠재성장률 추락

[신세철의 쉬운 경제] 두려운 잠재성장률 추락 ② 경제순환 과정에서 성장에 따른 총공급 능력과 분배에 따른 총수요(유효수요) 능력은 서로 맞물려 돌아가는 톱니바퀴와 같다. 총공급을 늘려가는 성장은 경제활동의 중간목표이며, 총효용을 높이는 분배는 그 최종목표가 된다. 먼저 중간목표부터 달성해야 그 다음 최종목표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최종목표 없는 중간목표 달성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성장과 분배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균형과 조화를 이룰 때 성장잠재력 확충이 이어진다. 나눌 것을 먼저 만들어야 나눌 수 있고 만든 것을 나누어야 비로소 수요가 창출되고 생산이 활성화되는 과정에서 생산성도 늘어나기 마련이다. 공급과 수요가 조화를 이루어야 경제순환이 순조롭게 진행되어 경제 활력이 솟아나고 성장잠재력도 확충되어 간다. 만들지 않고 나누기만 하려들면 공급부족으로 시달려야 하고, 만들기만 하고 나누지 않는다면 만들 필요가 없어져 성장잠재력은 시나브로 시들어 간다. 공급과 수요의 균형 다시 말해 성장과 분배의 조화는 나라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발전하기 위한 필요조건이다. 성장론자 중에는 시장을 억누르거나 끌어당기는 것이 마치 성장을 위한 일인 것처럼 착각하는 경우가 있었다. 자본비용, 노동비용 같은 요소 비용을 억지로 싸게 공급하면 생산원가, 수출단가가 줄어드는 반짝 효과는 기대할 수 있다. 중장기로는 생산요소시장을 왜곡시켜 효율적 자원배분을 해치고 기술개발을 외면하게 하여 성장잠재력을 오히려 저해한다. 우리나라는 한때 수출가격경쟁력을 키운다는 명분아래 외국에서 값싼 노동력을 유입시켜 생산원가를 절감하려 들다가 결과적으로 산업구조조정을 지연시켜 성장잠재력을 저해하였다. 분배론자 중에는 생산성을 무시한 고임금을 분배정의, 사회정의인 것처럼 착각하고 생산성을 무시한 채 막무가내 임금인상 같은 분배만을 주장하기도 한다. 오늘날 '자영업자의 비애'처럼 기업이 생산성 이상의 임금을 분배하다 보면 결국 계속기업으로서 가치가 떨어져 중장기에 있어서는 일자리가 없어지는 부작용이 나타났다. 그 부작용을 치유하기 위하여 생산성 없는 '일자리를 위한 일자리 만들기' 같은 단기처방에 집중하다보니 성장잠재력 확충에 눈 돌릴 겨를이 없어졌다. 세상일이란 지나침이 모자람만 못한 경우가 더 많이 있다. 성장위주 시책이 결과적으로 성장잠재력을 해치고, 분배위주 정책이 오히려 분배의 원천을 악화시킬 우려가 다분하다. 성장잠재력 확충의 바탕이 되는 성장과 분배의 균형과 조화는 시장실패를 정부가 보완해주고 정부실패를 시장기능으로 바로 잡을 수 있을 때 비로소 가능해진다. 생산구조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중심으로 이행하는 세기의 분수령에서 중장기 성장잠재력 확충에 미래가 달려 있다. 주요저서 -불확실성 극복을 위한 금융투자 -욕망으로부터의 자유, 호모 이코노미쿠스

2021-09-29 09:33:56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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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준의 서민들의 부동산] 서민들의 증여, 부자들의 증여

"집은 사는(買) 것이 아니라 사는(生) 곳이다"라는 표현을 한동안 들었다. 부동산 대책을 내놓을 때마다 정책 책임자들이 자주 언급하던 말이다. 그러나 서민들 사이에서는 '집은 사는 것이 아니라 물려받는 것'이라는 자조적인 표현이 자주 들린다. 그만큼 현재 부동산 시장에서는 매매 만큼이나 증여에 관심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서민들의 입장에서 증여는 별 다를 것이 없다. 살고 있던 집을 자녀들에게 물려주는 것이 사실상 서민증여의 전부다. 자녀에게 자기명의의 주택이 있든 없든 결국은 부모가 살던 집을 물려주는 날이 올 것이고, 주로 증여보다는 상속으로 마무리되곤 한다. 이는 향후 세금부담이나 유류분 분쟁 등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그에 반해 부자들의 증여는 보다 일찍 시작 된다. 부자들은 자녀들의 독립이나 결혼보다 앞서 부동산을 증여하고, 특히 주택보다는 상업용 부동산을 이용한다. 이는 본인이 재산을 불려온 방식과 경험까지 함께 물려주는 보다 현명한 형태의 유산이 될수 있다. 자녀에 대한 적어도 첫 번째 증여는 상업용 수익형 부동산이 유리하다. 증여를 할 때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세금이다. 젊은 자녀는 소득이 크지 않고, 그 대부분을 소비하기 바쁘다. 수익형 부동산이 주택에 비해서 유리한 이유는 소득 출처까지 함께 물려 준다는 데 있다. 부모가 소유한 상가 등을 직접 물려주든, 현금을 증여하여 상가를 매입하게 하든 일단 자녀에게는 또다른 소득원이 생기게 된다. 그 후 증여세 연부연납을 신청하여, 해당 부동산의 수익으로 증여세로 납부하면 세금부담을 분산시킬 수 있고, 향후 다른 부동산 증여시에도 도움이 된다. 설령 자녀 스스로가 보유현금이 있더라도 부동산 매입시에는 담보 대출을 받는 등 세법이 허락하는 한도 내에서 부의 이전 경로를 다양화해두는 것이 좋다. 대출을 두려워 하는 성향은 안정적인 생활을 도모할지는 몰라도, 그만큼 기회가 제한된다. 자녀가 급여생활자라면, 소득출처의 다양화를 위해라도 더더욱 필요한 작업이다. 부모가 다주택자로서 급히 주택을 처분해야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주택은 현시점에서 증여의 방법으로서는 좋은 방법이 아니다. 증여의 궁극적이 목적이 주택마련이라 하더라도 현재로서는 재건축이 예상된, 그러나 시세반영이 본격화되지 않은 상가를 찾아서 장기적인 소득원으로 운영하고 훗날 조합원으로서의 분양을 계획하는 것이 좋다. 주택은 상가에 비해 과세표준이 엄격하고, 조세부담도 무거운 편이다. 만일 증여세 신고 시 실수로라도 다른 증여재산 합산을 누락하거나 증여세 과표를 저가로 신고하거나 매매로 가장한 경우, 자녀의 주택 취득 관련 자금출처 부족, 혹은 대출이나 전세를 낀 부담부 증여에 대한 차후 상환자료가 불분명한 경우에는 큰 낭패를 볼 수 있다. 또한 국가 입장에서 청년들은 신축아파트의 청약, 임대 후 분양 주택, 그 외 임대주택 등 다양한 기회를 제공해야 할 대상이다. 향후, 제도가 개선됨에 따라 그러한 기회가 더욱 늘어날 가능성도 있는 만큼 누릴 수 있는 혜택은 누리도록 하는 것이 좋다. 또 청약 등의 기회를 확대시켜 주기 위해서 부모가 장기간 보유한 청약통장을 이전하는 방법도 있다. 청약통장을 물려받는 자녀가 아직 주택보유자가 아니라면 자녀 본인의 청약통장을 해지하는 조건으로 명의 이전을 하면 효과가 크다. 스스로 큰 자산을 이룬 빌 게이츠나 워렌 버핏은 자녀에게 너무 많은 돈을 물려주는 것은 자녀를 병들게 한다고 했다. 그러나 고된 일생을 살아낸 우리 서민들 입장에서 증여는 당연한 권리이자 기회다. 연금고갈 우려, 인구감소로 인한 향후 젊은 세대의 부양 부담, 고용문제 등을 생각하면, 자산을 물려주되 스스로 자산을 관리하도록 조언하여 철저한 경제습관과 납세정신까지 물려주는것이 중요한 유산이 될 수 있다./이수준 로이에아시아컨설턴트 대표

2021-09-28 16:04:33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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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성의 전원에 산다] 대장동 땅에 대한 추억

최근 경찰, 검찰이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에 대한 특혜 의혹 수사에 착수했다. 현재 대장동 땅에는 여야 대통령 후보를 비롯해 야당 전현직 유력 정치인, 전직 법조인, 언론인, 재벌가 등이 뒤엉켜 고소, 고발, 논란이 난무하고 있다. 대장동 땅은 내게 꽤 익숙한 물건이다. 2000년대 초반,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직후 온 국민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다. 대장동에서 나오기 어려운 물건 하나가 눈길을 끌었었다. 이 땅은 누구도 선뜻 손대기 어려웠다.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에 묶여 있어 주택건립 등 개발행위가 불가능했다. 가격은 평당 10만원 이하로 낮았던 걸로 기억된다. 그런데 훗날 엄청난 시한폭탄일 줄은 아무도 몰랐다. 이 시기 부동산시장은 거대한 카지노판이었다. 돈많은 이들은 '세상이 IMF시대만 같아라'라며 배를 불리기에 최고라고 환호작약했다. 당시 용인 등 그린벨트 외의 지역에는 민간개발 아파트가 논 가운데 혹은 잘려진 산허리에 개발됐다. 일반인들도 분양권 전매에 혈안이었다. 수많은 공무원이 감옥에 가는 등 불법이 밥상 위의 김치 처럼 난무했다. 이런 판국에 부동산 개발 전문 시행사들이 일확천금을 노리고 매달 많게는 1000여개 이상 생겨났다가 사라졌다. 일종의 화천대유 같은 시행법인의 천국같았다. 도심에서도 아파트, 오피스텔 등을 개발하는 시행사가 셀수 없는 지경. 부동산 개발 시행사는 누구나 자본금 수 천 만원만 있으면 신고 후 사업자 등록이 가능했다. 시행사들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사업이라는 방식으로 돈을 끌어 들여 수많은 논밭을 파헤쳤다. 이에 대박을 꿈꾸는 시행법인이 폭발, 한탕주의, 고의부도, 허위분양 등 부작용을 낳기도 했다. 시행법인들은 시공사, 파이낸싱 관련자들과 삼각편대를 이뤄 집없는 이들을 먹이감으로 삼았다. 대장동 땅도 개발제한이 풀릴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땅값이 엄청나게 올랐다. 여기서 참여정부가 새로운 뇌관에 불을 붙였다. 당시 참여정부는 판교 등 제2기 신도시사업을 펼쳤다. 대장동 땅도 공공개발로 편입됐다. 그후 정권 내내 부동산시장으로 골머리를 앓았던 노무현 전 대통령은 퇴임 후 불의하게 세상을 등졌다. 노 대통령 다음으로 정권을 잡은 이명박 대통령은 대장동 땅을 다시 민간개발로 넘겼다. '민간이 이익 볼 수 있는 사업에서 공공은 손을 떼라'고 했던 이 대통령은 지금 감옥에 있다. 이처럼 대장동 땅에 발을 담근 정권마저 영욕을 거듭하며 오늘날 또다른 운명을 겨누고 있다. 이번엔 새 정권이다. 어느 국감날이 생각난다. 아마도 국감장에는 여당의 인품 좋은 또다른 대통령후보도 있었던 것 같다. 그가 무슨 말을 했는지는 생각나지 않지만 공공기관의 대표가 국감장에서 공공개발 포기를 선언하던 순간 일부 국회의원과 보좌관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반면 공공기관 직원들은 망연자실 한숨을 토하기도 했다. 필자는 그때 공공개발을 민간개발로 한순간 뒤집을 수 있는 힘에 전율을 느꼈던 것 같다. 그리고 기자가 부동산 현장에서 멀어져 있을 즈음 또다른 반전이 펼쳐졌다. 그건 '오징어게임'같은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하다. 당시 무명의 이재명이 성남시장으로 당선되고 민간개발을 공영개발로 바꿨다. 마침내 밭떼기는 아파트촌으로 변모, 1조원대에 이르는 거대이익을 남기고 또다른 운명에 처했다. 더우기 이제 마지막 고비를 넘으려 한다. 이재명이 실제 몸통인 지 새로운시장 질서를 만든 것인 지를 판가름할 순간이다. 게다가 화천대유에 참여한 이들이 일학천금을 노린 한탕주의자였는지 건전한 경제할동을 영위했는지도 증명하려고 한다. 여러 고비마다 선혈이 낭자한 핏빛과 음울한 냄새가 짙다. 이제 대장동 땅의 내력이 또 어떤 운명을 기록할 지 시선을 거두지 못하게 한다.

2021-09-28 09:14:41 이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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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헌 칼럼] 제대로 된 마케팅을 계획하고 실행하자

2020년 이후 코로나 정국에서도 매년 약 90만명 이상이 창업한다. 수많은 창업자는 생계를 위해 창업하고 있다. 소위 생계형 창업자들이 많다. 창업보다 수성이 어렵다고 하는데, 성공과 실패를 가름하는 척도는 고객의 소비행동지수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창업 이후에 맞닥뜨리게 되는 점포운영에 대해 연구하고 실천하는 전술적 개념을 살펴봐야 한다. "아무리 견고한 성벽이라도 전쟁에서 지키려고만 한다면 흙벽돌처럼 무너진다"고 손자병법에서 말하고 있다. 점포도 엄연한 사업체이기 때문에 체계적인 경영이나 마케팅은 반드시 필요하다. 많은 자영업자 중 영업이 어려운 점포에는 반드시 그 원인과 대책이 있다. 대표적 원인으로는 운영자의 적극적인 실행의지 부족과 점포를 활성화하는 마케팅 부재, 고객분석의 실패를 꼽을 수 있다. 먼저 마케팅은 그 대상을 선정하는 작업에서 출발한다. 여러 업종 가운데 주요 핵심대상이 되는 소비자, 즉 표적고객은 항상 존재한다. 표적고객은 사업의 근간이자 핵심 수입동력이 된다. 표적고객의 충성지수를 높이기 위해서는 고객을 철저하게 분석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연령, 성별, 구매동기, 구매사유, 구매단가, 구매주기, 흡입요소, 경쟁지수 등 주 고객층과 부 고객층의 소비지수가 마케팅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근간이기 때문이다. 점포는 살아있는 유기체와 같다. 요즘과 같은 불경기에 다양한 마케팅이 상용되고 있으나 불황기 때 그 효과는 투자 대비 효율성이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투자대비수익성 즉 가성비의 만족도는 창업시장의 불문율이다. 특히 최근엔 다양한 온라인 마케팅을 전개해야 한다. 매장 내 상품뿐만 아니라 품질과 진열, 그에 따른 다양한 혜택 등의 도구를 장착해 고객과의 소통을 시도해야만 한다. "새로운 고객을 발굴하려는 노력을 매장에 있는 고객에게 집중하라." 조 바이텔리(Dr.Joe Vitale)박사의 '끌어당김의 성공학'에 있는 말이다. 새로운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노력으로 홍보나 사은행사 판촉행사보다 단골고객에 대한 서비스와 관심 노력이 훨씬 매장 매출에 기여도가 큰 마케팅이라는 말이다. 고객과의 관계에 집중하는 관계 마케팅이라 할 수 있다. 또 매출분석 시 자주 사용하는 법칙이 2:8의 법칙(고객의 약 20% 정도가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한다)에서 볼 수 있듯이 충성고객에게 집중함에 따라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것이 효과적이다. 고객은 항상 진화하고 이동한다. 하지만 구매를 결정하는 요소는 구매심리를 자극하고 소비금액 대비 만족지수를 충족시키는 것, 그러니까 마케팅의 힘임을 명심해야 한다. 마케팅은 운영자의 실천을 통해 결과를 도출한다. 종업원과 점포운영자는 기다림의 미학과 적극적인 실행력이 동시에 요구된다. 성공지수를 높이기 위해서는 적절한 방법과 계획을 실천해야 한다. -프랜차이즈M&A전문기업 한국창업경영연구소 이상헌 소장(컨설팅학 박사)-

2021-09-27 14:49:00 원은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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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용수의 돌직구] 빈수레가 요란한 전문대 '전문기술석사과정'

내년부터 전문대학에 석사학위 과정이 생긴다. 정확히 얘기하면 전문기술석사과정이다. 전문대학에 전문기술석사 과정 설치·운영 근거를 마련한 개정 고등교육법과 법 시행령이 시행됨에 따라 교육부가 2022학년도 전문대학 전문기술석사과정 기본계획을 마련했다. 전문기술석사는 일반 대학의 석사학위와 법적인 위상은 동일하지만, 고숙련 전문기술인재를 양성하는 새로운 직업교육 체계를 마련하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전문대학 입장에서 보면 전문대 수업연한을 다양화하는 측면에서 숙원 사업 중 하나로 꼽힌다. 전문대는 그간 2~3년제란 꼬리표를 달고 있었다. 일반대학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짧은 교육을 통해 교육비는 적게 들면서도 취업에는 유리한 직업전문교육기관의 역할을 맡았지만, 취업처 등의 한계도 명확했다. 이후 심화과정을 통해 일반 4년제와 동등한 학사학위까지 받을 수 있게 됐는데, 이제는 석사학위까지 가능하게 됐다. 법적으로는 명실상부한 고등직업전문기관의 위상을 갖추게 된 셈이다. 하지만 빈수레가 요란한 걸까. 내년 전문대학에 생기는 전문기술석사과정은 매우 한정적인 규모에 그칠 전망이다. 전문기술석사과정은 사실상 교육부의 재정지원사업인 마이스터대 시범사업에 선정된 5개 대학 그룹에만 설치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 관계자에 따르면 대학당 전문기술석사 정원은 15~30명 수준으로 총 100명 내외 정원의 전문기술석사과정이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석사과정 정원을 만들려면 전문학사 정원을 같은 비율로 감축해야해 대다수 전문대학은 언감생심(焉敢生心) 꿈도 못 꾸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전문대학의 숙원사업인 수업연한 다양화의 길을 터주면서도 대학 입학정원감축을 추진하는 셈이다. 학령인구가 감소하면서 전문대학도 신입생 모집에 비상이 걸린 상태인데, 신입생 모집 정원을 줄이는 대신 수요도 크지 않은 전문기술석사학위과정을 쉽게 만들 수 있을까? 더욱이 감축해야 할 전문학사과정은 2~3년제인데, 전문기술석사과정은 2년으로 대학 입장에선 총 수업연한이 오히려 짧아진다. 대학알리미에 공시된 정원내 모집을 기준으로 2020학년도 전국 134개 전문대학의 학생 충원 현황을 보면 94.4%로, 전체 전문대 중 절반 이상인 78곳이 정원을 다 채우지 못한 상황이다. 내년엔 대학당 20억원씩 정부 재정지원을 받아 전문기술석사과정이 운영된다고 해도, 시범사업으로 끝날 경우 해당 과정이 살아남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전문기술석사 학위자의 사회적 수요도 아직 명확하지 않아, 당분간 학사학위를 받고 회사에 다니는 재직자 위주의 재교육 과정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전문대 수업연한 다양화를 위한 마이스터대 도입은 단기교육-전문학사-전공심화과정(학사)-전문기술석사과정으로 이어지는 직무 중심의 고도화된 교육과정이 체계적으로 편성돼야 의미가 커진다. 전문기술석사과정의 앞 단계인 전문학사 과정을 줄이면서 그 윗 단계의 과정을 새로 만드는 건 모래 위에 집을 짓는 것처럼 허망한 일이 될 수 있다. 마이스터대 도입 취지에 맞춰 다수의 전문대가 다양한 분야의 새로운 고등직업교육 체계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전문기술석사과정의 정원 편성 방법은 재고해야 한다.

2021-09-27 12:23:31 한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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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형의 본초 테라피] 소화불량과 변비 잡는 '연근'

[김소형의 본초 테라피] 소화불량과 변비 잡는 '연근' 위장에 좋은 마와 마찬가지로 연근도 잘라 보면 단면에 실처럼 끈끈한 물질이 나오는데 이 성분이 약해진 위장을 보호하고 튼튼하게 만들어준다. 특히 연근은 단순히 위의 기능을 증진시켜주는 데서 그치지 않고 위장의 손상을 빠르게 회복시키는 효과도 있다. 또한 염증이나 궤양을 개선하여 통증이나 불쾌감 같은 증상 완화에도 좋다. 현대인들의 경우 과도한 경쟁 속에서 바쁘게 생활하기 때문에 과로, 정신적 스트레스, 불규칙한 식생활 패턴 등의 문제로 크고 작은 위장 문제를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신물이 올라오고 소화가 안 되는 느낌이 들거나 식후에 속이 더부룩하고 불편한 느낌이 잦다면 위장에 좋은 연근을 충분히 섭취하면 도움이 된다. 율곡 이이 선생이 어머니를 잃은 슬픔 때문에 심신이 지쳐 있었을 때 연근죽을 먹고 다시 기운을 차렸다는 이야기가 전해올 만큼 연근은 기력 보강 음식이기도 하다. 비타민 C를 비롯해 항산화 성분들이 풍부하며 칼륨, 철분 같은 미네랄도 다양하게 들어 있다. 이런 성분들이 허약한 사람들이나 병후 회복기에 있는 사람들의 기력 회복을 돕는다. 연근은 간의 해독 작용을 돕고 간을 보호하기 때문에 평소 술을 많이 먹는 사람들은 연근을 곱게 갈아서 연근즙을 먹게 되면 숙취 해소에 효과가 있다. 연근에는 피를 멎게 하는 효과도 있어서 옛날에는 피를 토하는 여러 증상에 연근을 처방하기도 했다. 이는 연근에 있는 탄닌 성분이 지혈 작용을 하기 때문인데 코피와 같은 증상은 물론이고 상처나 궤양 등으로 인한 출혈, 치질 등에도 도움이 된다. 육류 위주의 식단, 짜고 달게 먹는 식습관을 비롯해서 인스턴트 음식을 자주 먹는 경우에는 영양 불균형은 물론이고 변비, 비만, 고혈압, 당뇨, 동맥 경화 같은 질환의 위험에도 쉽게 노출될 수 있다. 이런 경우 식습관부터 바로잡아야 되는데 식이섬유가 풍부한 연근의 섭취를 늘려주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줄일 수 있으며 장 기능을 정상화시키고 각종 성인병의 위험도 줄일 수 있다.

2021-09-27 07:08:23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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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미 기자의 와이(Why) 와인]<118>아시아가 선택한 와인…역시 보르도

<118>아시아의 보르도 와인 사랑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지만 아시아가 사랑하는 와인은 변함이 없다. 프랑스, 그것도 보르도다. 아시아라고 통칭하지만 구매력을 감안하면 중국인들의 보르도 사랑이 유별난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런던 국제 와인거래소(Liv-ex·리벡스)에 따르면 올해 들어 아시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와인 1, 2위는 각각 '샤또 라피트 로칠드', '샤또 무똥 로칠드'다. 올해만 그런게 아니다. 1, 2위는 지난 십 년간 변하지 않았다. 아시아 시장에서 와인 판매는 수량으로 보면 작년 같은 기간보다 11% 줄었다. 반면 금액 기준으로 보면 4% 늘었다. 양보단 질, 더 비싼 와인을 마신 셈이다. 금액 기준으로 아시아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와인 10위까지는 모두 프랑스 와인이 선점했다. 최근 몇 년 동안 신대륙 등 다양한 고급 와인에 대한 수요가 늘었지만 여전히 아시아에서 좋은 와인의 절대 기준은 프랑스다. 샤또 라피트 로칠드, 샤또 무똥 로칠드에 이은 판매 3, 4위는 고가의 와인으로도 유명한 '로마네 꽁띠', '페트뤼스'다. 5위는 '샤또 마고', 6위는 샤또 무똥 로칠드의 세컨 와인인 '르 쁘띠 무똥 드 무똥 로칠드', 7위는 '샤또 라뚜르', 8위는 '샤또 오브리옹', 9위는 샤또 라피트 로칠드의 세컨 와인인 '카로드 드 라피트', 10위는 '샤또 파비'가 이름을 올렸다. 1998, 2006, 2008, 2018년. 많이 팔린 와인들의 빈티지를 보면 아시아 와인 시장에서 중국인의 영향력을 확실히 느낄 수 있다. 10~20년 장기 숙성이 가능한 고급 와인인 만큼 올해 마시기 좋을 시기가 됐지만 그보단 와인 선택의 기준이 숫자 '6, 8'에 있었단 얘기다. 중국에서 8은 '돈을 번다'는 뜻의 글자와 발음이 비슷해 가장 좋아하는 숫자로 꼽힌다. 숫자 6 역시 '순조롭다'는 글자와 발음이 닮아 8보다는 아니지만 중국인들이 선호한다. 콧대높은 프랑스의 1등급 샤또들도 중국인의 이런 취향을 십분 활용했다. 샤또 무똥 로칠드는 해마다 세계적인 아티스트에게 레이블 디자인을 맡기는 것으로 유명하다. 2008년 빈티지의 레이블 디자인은 중국 화가 쉬 레이가 했다. 1등급 그랑크뤼 와인의 상징인 숫양이 섬세하게 묘사된 바위 위에 올라서서 갈라져 있는 좌우 양쪽의 반구를 연결하고 있다. 샤또 무똥 로칠드를 지구상에서 사람과 문화를 연결하는 와인으로 표현했다. 샤또 무똥 로칠드는 2018년 빈티지 역시 중국 현대예술가인 쉬 빙이 맡았다. 레이블은 얼핏 보면 한자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영문 알파벳을 한자처럼 쓴 일종의 켈리그라피다. 라틴 알파벳으로 '무통'과 '로칠드'라는 단어를 표현했다. 참고로 한국 예술가 가운데서는 지난 2013년에 이우환 작가가 샤또 무똥 로칠드의 레이블을 디자인했다. 샤또 라프트 로칠드 역시 2008년 빈티지를 위해 고심했고, 와인병 상단에 숫자 8을 한자로 새겨넣었다. 그것도 중국이 가장 좋아하는 붉은 색으로 말이다. 거래량으로 보면 이탈리아와 미국의 와인들도 이름을 올렸다. 이탈리아 와인으로는 '콜도르치아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 '프루두토리 델 바르바레스코', 미국 와인으로는 '오퍼스 원'이 많이 팔렸다.

2021-09-23 14:19:35 안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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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덕의 냉정과 열정사이] 고승범의 지혜를 고대하며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최근 금융지주 회장단과의 간담회에서 "가계부채 관리 강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과제이자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추석 이후에 추가 보완대책을 마련하려고 한다"며 "실무적으로 20∼30가지 세부 항목에 대해 면밀히 분석 중이다"라고 했다. 고 위원장이 취임하자 시장에선 금리인상과 대출통제에 대한 이야기가 무성했다. 매파(통화 긴축정책 선호)로 분류되던 그의 등장에 이미 시장은 향후 정책방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가계부채에 대해 우려하는 그가 취임하기도 전에 주요 은행은 신용대출을 줄이고, 주택담보대출도 조이기 시작했다. 문제는 집값이다. 문재인정부의 정책실패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부동산이다. 대통령은 기회가 될 때 마다 앞으로 나올 수 있는 규제가 얼마나 많은데, 집값에 대해 우려하느냐고 자신했었다. 하지만 집값 상승세는 멈추지 않았다. 급기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집값이 떨어질 수 있다며 강한 경고까지 했다. 그러나 집값상승은 멈추지 않고 있다. 늑대가 나타났다고 외치던 '양치기 소년'이 생각난다. 정부를 믿고 정책에 순응한 사람과 '빚투' '영끌'한 사람, 그리고 투기에 나섰던 부자들과의 자산격차는 크게 벌어졌다. 집값만 오른 게 아니다. 전세값도 크게 올랐다. 서울은 물론 수도권 웬만한 곳의 전셋값은 최근 2년사이에 두 배 넘게 오른 곳도 많다. 집 소유를 포기하고 전세 사는 진짜 서민들의 고통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집은 수요가 줄어 들면 공급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집을 살 수 있게 낮은 금리로 대출해 주면 쉽게 해결된다. 국제 무역이든 국내 부동산 거래든 모두 금융으로 연결되어 있다. 가계부채가 1800조원(2분기 말 기준 1805조9000억원)이란 의미는 무엇일까? 전국 아파트의 상당 수는 돈을 빌려준 은행이 실제 주인이라는 의미다. 아파트담보 대출을 크게 늘리면서 은행의 이익도 늘어났다. 아파트 가격이 오르면 담보가치가 늘어나게 된다. 담보가치가 커지니 더 많은 돈을 대출해 준다. 대출을 늘리면서 집값은 계속 올랐다. MB정부때 상대적으로 집값이 안정된 배경에는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있었다. 그는 부동산 정책을 하는 사람이 아니다. 금융정책과 금융기관을 관할하는 위원장이었다. 부동산 정책은 바로 금융정책이다. 금융을 보지 않고 부동산이란 실물만 보면 어리석은 정책이 나오기 십상이다. 문재인정부가 집값을 잡을 수 없었던 이유다. 금융당국에서 해법을 찾아야 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 취임 전까지 은행 등 여신사는 주택담보대출에 높은 비중을 두었다. 돈의 흐름을 부동산으로 몰고 갔다. 자산의 불평등을 심화시킨 배경이다. 부동산은 금융이다. 단기간에 집값이 많이 오른 만큼 하락 리스크가 커졌다. 집이 많은 투기적 수요자에게 대출을 금지하기 보다는 대출금리를 높이면 된다. 실제 거주하는 전세 수요자에게는 오히려 전세자금 대출금리를 낮춰야 한다. 투기 수요를 부추기는 여신금융회사도 철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 아파트 건설 자금은 쉽게 조달할 수 있게 해 공급을 원활하게 해주면 된다.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에게는 만기 연장과 함께 대출금리를 대폭 인하해주는 금리차등화 정책도 필요하다. 금융통화위원을 지낸 경제정책 전문가 고 위원장은 그 해법을 알고 있다. '차가운 머리와 따뜻한 가슴', 그가 소중히 품고 있는 가치다. 투기를 억제하고, 서민과 소상공인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그의 지혜로운 정책이 기다려진다. /파이낸스&마켓부장 bluesky3@metroseoul.co.kr

2021-09-23 06:00:14 박승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