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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미 기자의 와이(Why) 와인]<108>싸고 맛있는 피노누아는 없다?

"데일리로 마실 수 있는 피노누아는 정말 없는거야?" 최근 저녁자리에서 누군가가 푸념했다. 레드와인으로 보면 카버네소비뇽과 메를로 같은 품종은 그 가격대라고는 믿기지 않는 와인이 종종 있다. 반면 피노누아는 그런 보물찾기가 좀처럼 쉽지 않다. 세상 천지에 눈 씻고 찾아보면 정 없겠냐만은 대부분의 경우 괜찮은 와인을 만났다 싶으면 생각보다 가격이 높고, 가격이 적당하다 싶으면 피노누아 특유의 매력이 죽은 와인이다. 품질이 조금만 더 좋아져도 가격은 배로 뛴다. 그래서 와인애호가들 사이에 하는 말이 있다. 비싸고 맛없는 피노누아는 있지만 싸고 맛있는 피노누아는 없다고. 이유는 사람으로 치면 예민한 품종이어서다. 영화 사이드웨이(Sideways)를 보면 주인공 마일즈는 와인 가운데서도 피노누아 품종을 거의 광적으로 좋아한다. 마일즈는 피노누아의 매력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재배하기가 힘든 품종이잖아요. 껍질은 얇지만 성장이 빠르고, 카버네와는 달리 아무 환경에서나 못 자라서 끊임없이 보살펴야 하고, 오염되지 않은 청정지역에서만 자라고. 인내심 없인 재배가 불가능한 품종이죠. 시간과 공을 들여서 돌봐줘야만 포도알이 굵어지고, 그렇게 잘 영글면 그 맛과 오묘한 향이 태고적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줘요." 까다롭지만 제대로 만든 피노누아를 일단 한 번 맛보면 안다. 왜들 피노누아에 빠지는지. 투명한 듯 여리여리해 보이지만 잘 익은 과실향과 꽃향, 숙성에 따른 복합적인 아로마가 가득하다. 입에서는 실크처럼 부드러우면서 끝까지 이어지는 우아함을 느낄 수 있다. '레인 소노마 코스트 피노누아'는 한 해에 2만4000병만 만든다. '좋은 와인은 만드는 것이 아니라 키워 내는 것'이라는 철학처럼 와인을 만드는데 있어 인위적인 개입을 최소화한다. 100% 손으로 포도를 따고, 그것도 예민한 피노누아를 위해 선도가 잘 유지될 수 있도록 밤에 수확한다. 레드 체리와 딸기같은 붉은 과실향과 함께 장미와 제비꽃의 향이 잔을 채운다. '부샤 뻬레 에 피스 본 뒤 샤또 1등급'은 프랑스 부르고뉴의 본에 위치한 열 군데의 1등급 포도밭에서 기른 포도를 각각 양조한 후 블렌딩해 만든다. 단일 포도밭이 아니니 빈티지에 따른 품질의 차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세련된 붉은 과실의 풍미가 잘 살아있다. '칼레라 센트럴 코스트 피노누아'는 캘리포니아의 로마네 콩티로도 불힌다. 센트럴 코스트 내에 몬트레이와 산타 바바라 등 여러 원산지별로 선택된 최상급의 포도밭의 포도로 만들다. 매혹적인 아로마와 매끈한 질감, 생기 넘치는 과일과 향신료 풍미를 보여준다. '롱반 피노누아'는 그 찾기 힘들다는 가성비의 피노누아 와인이다. 캘리포니아 북부 해안과 중부 해안가의 포도밭에서 조달한 포도를 섞어 만들며, 선선하면서도 햇살 가득한 기후가 주는 밝은 산도와 붉은 과실의 풍부한 향을 느낄 수 있다.

2021-06-24 15:38:46 안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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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大記者의 西村브리핑] 잊혀진 금감원…원장 공백 장기화

#. 지난 3월 30일 청와대 국무회의. 이날 국무회의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 하나가 꽤나 화제가 됐다. 문 대통령은 오는 7월부터 법정 최고금리를 20%로 인하하는 '이자제한법'과 '대부업법시행령'을 의결하면서 "그동안 신용이 높은 사람은 낮은 이율을 적용받고, 경제적으로 어려워 신용이 낮은 사람들이 높은 이율을 적용받는 구조적 모순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 발언은 모두를 어리둥절하게 했다. 문 대통령의 발언 의도는 짐작이 간다. '왜 부자는 낮은 이자로 혜택 받고, 가난한 이들은 고금리에 허덕이는가'라는 단순한 문제 의식이 뒤따랐을 개연성이 크다. 그러나 신용도에 따른 이자율 차이를 '구조적 모순'으로 본 듯한 발언은 금융 상식을 근본부터 뒤집었다는 점에서 논란을 낳았다. 저신용자가 고율의 이자를 적용받는 것은 금융 상식 이전에 일반 상식에도 부합한다. 신용도가 낮은 사람은 돈을 갚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 신용도가 높은 사람은 그 반대이기 때문이다. 이는 누구나 아는 상식이다. 논란이 커지자 청와대는 발언 내용이 잘못 전달됐다고 해명에 나섰다. 그렇다고 해서 대통령의 '금융 무지' 논란이 흔쾌하게 사그라든 것은 아니다. #. 문 대통령의 '금융 무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금융 검찰'로 불리는 금융감독원의 수장 공백 상태가 장기화하고 있는 것이 계기다. 금감원장은 금융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금융위원장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윤석헌 전 원장이 지난 5월 7일 퇴임한 후 50일 가까이 하마평만 무성한 채 금감원장 인사는 감감무소식이다. 당초 6월 초 차기 금감원장 선임이 유력하다는 관측도 있었지만 지금은 떠돌던 하마평조차 수면 아래로 가라 앉았다. 앞서 이전 금감원장 선임 때는 너무 빨라서 말이 많았다. 문 대통령은 이 정부 첫 민간 금감원장인 최흥식 원장이 취임 6개월만에 하나은행 채용 비리 혐의로 물러나자 20일만에 김기식 전 국회의원을 임명했다. 김기식 원장이 셀프 후원 문제로 취임 2주만에 물러났을 때도 20일만에 윤석헌 전 숭실대 교수를 그 자리에 앉혔다. 문제는 중도 낙마했던 다른 원장들과 달리 윤 전 원장은 3년 임기가 끝나는 시점이 확정돼 있었다는 점에서 사전에 충분히 이 사태를 방지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더구나 제청권자인 금융위원장도 자리 변동이 없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윤 전 원장 퇴임전과 직후에 몇몇 후보군을 골라 청와대에 보고하는 절차는 여러차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럼에도 불구, 지금까지 금감원장 인선이 늦어지고 있는 것은 대통령이 결정을 안하거나, 미루고 있기 때문으로 관측된다. 이 상황이 만약 골프나 당구 등의 스포츠 시합이었다면 '늑장 플레이'로 페널티 카드를 받았을 것이다. 금감원장 인사가 방치되면서 금융권에서는 "대통령이 금감원을 잊은 것 아니냐"는 웃픈 농담까지 나오고 있다. #. 한국은행은 지난 22일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사상 최대로 불어난 가계 부채와 부동산 가격 급등으로 한국의 금융 상황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불안한 상태로 악화했다고 경고했다. 20, 30대까지 '영끌'로 아파트 매입에 나서 1년 만에 집값이 수억 원씩 폭등하고, '빚투'로 주식 투자에 뛰어들어 주가가 사상 최고를 경신한 것이 금융시스템의 불안 요인이다. 글로벌 경제는 곳곳에서 인플레이션 경고음이 울려 퍼지고 있다. 경기 침체를 벗어나기 위한 각국 정부의 유동성 투하 탓 때문이다. 이런 대내외적인 살얼음판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선 금융위, 금감원, 한은의 역할과 공조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다. 금감원장 임명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국민들과 국가가 불안하기 때문이다.

2021-06-24 10:51:21 이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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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휘종의 잠시쉼표] IT, BT이어 FT(푸드테크)에 주목해야

지금 전 세계가 '먹거리'를 새롭게 들여다보고 있다. 모두들 4차 산업혁명의 시대로 무섭게 돌진하는 가운데 그 동안 고루하게만 보였던 식품 관련 산업을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먹거리는 인간 생활의 가장 기본요소인 의식주 가운데 하나다. 비단 인류뿐만 아니라 모든 생명체들이 그 생명을 유지하고 종족을 퍼뜨리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핵심요소이기도 하다. 심지어 코로나19 바이러스도 자신의 생명을 유지하고 번식하기 위해 인간에게 기생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원시생물이든, 고등생물이든 모든 생물들의 숙명이다. 인류도 선사시대부터 먹을 것을 찾기 위해 사냥을 하다가 유목생활, 농경생활 등을 거쳐 오늘날의 문명을 만들 수 있었다. 미국의 인본주의 심리학자 매슬로우는 욕구단계이론을 통해 인간이 자아실현을 하려면 가장 기본적인 생리적 욕구, 즉 먹고 사는 게 해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한 인류는 21세기에 이르러 고도의 첨단 기술로 엄청난 문명을 이룩했다. 지금도 엄청난 생산기술에 정보기술(IT), 소재산업, 생명공학(바이오테크놀러지), 인공지능(AI), 로봇기술 등의 요소기술들이 서로 결합하면서 4차 산업혁명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런 4차 산업혁명의 요소기술들을 융합·복합해 이제 다시 인류의 원론적인 문제, 즉 먹고사는 문제를 새롭게 해석하기 시작했다. 식품공학(푸드테크) 분야다. 푸드테크 산업은 인류의 숙명인 생명을 유지시키기 위한 음식과 관련된 것들을 다양한 기술로 고도화하려는 산업이다. 인류의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식품의 소재에서부터 가공, 보관, 유통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 최첨단 기술을 결합시키고 있다. 국내 푸드테크는 아직까지 다른 분야에 비해 낮은 수준의 기술들이 결합하고 있지만 이미 해외에서는 대체육을 만들기 위한 소재산업에서부터 3D프린터와 AI, 빅데이터 등 첨단 기술이 총망라돼 관련 기업들이 우후죽순처럼 쏟아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2019년에만 약 25억달러가 푸드테크 산업에 투자될 정도로 촉망받는 분야가 됐다. 유럽 제1의 농업국가인 프랑스는 미래 식량난을 대비해 대체식량을 연구개발하고 있으며 스마트팜, 도시농업 등에 대한 투자가 잇따르고 있다. 일본의 오픈밀즈란 신생벤처는 3D프린터로 블록 모양의 초밥을 '출력'한다. 이 회사는 맛 센서를 이용해 초밥의 맛을 분석하고 MRI로 식감과 밀도, 영양소를 유명 초밥집과 동일하게 출력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도쿄에는 곤충 자판기가 있어 귀뚜라미 튀김이나 과자, 우동 등을 판매하고 있다고 한다. 푸드테크가 주목받는 이유는 급격한 환경변화 때문이다. 지구 온난화는 비단 음식뿐 아니라 우리 생존 자체를 위협할 정도로 공동의 숙제이기도 하다. 국가적으로 보면 식량 문제는 국가 안보와 직결되기도 한다. 당장 국가간 분쟁은 없지만 지구온난화가 심각해지면 식량은 언제든 무기로 돌변할 수 있다. 세계 각국이 푸드테크에 경쟁적으로 나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무엇보다, 지금 신성장동력에 목말라 있는 우리에게 푸드테크는 새로운 세상을 열어줄 열쇠가 될 수 있다. 모두가 푸드테크에 주목해야 할 이유다.

2021-06-23 16:10:04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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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청 총장의 교육읽기] 자유로운 인간을 위한 교육이상

이현청 한양대 고등교육연구소장(석좌교수), 상명대·호남대 총장 역임 교육이상은 시대와 국가와 사회구성원의 욕구에 따라 변모하기 마련이지만 교육의 본질에 바탕을 둔 근본 이상에는 변함이 없다. 교육이상 중에서 중요한 이상 중 하나는 자유로운 인간(free men)에 대한 신념이다. 자유로운 인간의 개념은 역사적으로 볼 때 민주주의에 대한 독재 혹은 전제적 강압간의 갈등에 대한 해답을 위한 노력에서 비롯됐다. 인간의 자존과 존엄 그리고 고귀함을 추구하고 더 나아가서 인권에 바탕을 둔 교육이상을 추구하는 데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교육이상에 비춰 볼 때 자유로운 인간의 품성은 무엇이며, 교육장면에서 특히 공교육에서 어떻게 이러한 태도나 품성을 함양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기 마련이다. 교육에서 자유로운 인간을 양성한다는 의미는 일반적 인식과는 달리 자유로운 인간의 핵심적 품성이라 볼 수 있는 충성(loyalty)에 그 바탕을 두고 있다. 즉, 자유로운 인간은 가치와 민주주의의 과정에 대한 충성이 전제돼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의 교육정책위원회(敎育政策委員會)(Educational policies commission)에서 제시한 자유로운 인간의 8가지 특성을 보면, ▲인간으로서의 자신에 대한 고귀함과 준엄에 대한 충성 ▲인간의 평등과 우정의 본질에 대한 충성 ▲비판과 집단의사 결정과정에 대한 믿음 ▲정직, 공평무사한 정신과 이를 행함에 있어서의 합리적 · 과학적 정신(scientific spirit) ▲재능, 자질, 훈련, 개인적 특성과 탁월성 및 사회적으로 유용한 모든 노력에 대한 존경심 ▲일에 대한 의무와 권리에 대한 신념 ▲공동선(common good)에 대한 절대적 믿음 ▲사회적인 교류와 사회성의 함양에 대한 믿음 등이다. 인류 역사를 볼 때 인간을 자유롭게 하는 것은 어떠한 속박이나 억압 또는 구속으로부터의 완전한 탈피라 보아왔던 것과는 달리 자유로운 인간은 자기 스스로의 구속이나 통제는 물론 인간이 처한 환경과의 조화 위에서만 가능하다는 결론이다. 그럼 우리나라의 교육현장은 자유로운 인간을 배양하는데 있어서 어떠한 입장에 있는가?. 과연 자유인의 품성을 함양하고 자질을 계발시키는 데 바람직한 교육풍토인가?. 자유는 소유를 통해 얻어진다기 보다는 포기와 충성을 통해 얻어진다. 이 점에서 자기만을 알고 자기를 주장하는 우리네 교육 풍토는 자유인을 양성하는 게 아니라 자기이상과 자기 욕구와 자기소유를 추구하는 '구속된 인간'을 양성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런 점에서 우리 교육은 진정으로 자유로운 인간을 배양하는 교육 이상에서는 다소 벗어나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 교육현장은 지나치게 주입식 입시위주 교육에 매몰된 나머지 학습자인 우리 아이들에게 자기와 직면할 수 있는 기회, 타인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 지역사회와 국가에 헌신할 수 있는 기회 등을 가르치는데 소홀해왔다는 점 또한 부인할 수 없다. 자유로운 인간을 양성하는 이상은 선진국일수록 더 강조되는 덕목이고 국가마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개성 신장을 통해 모든 아이들이 자유를 공유하고 자유를 존중하고 자유로운 사고와 태도 속에 잠재가능성을 찾아내는 교육이 강조되고 있다. 우리가 교육이상으로 삼고 있는 홍익인간은 그 큰뜻에서는 자유로운 인간을 배양하는 값진 교육이상이라 볼 수 있다. 그러나 교육과정과 교육절차, 교육방법 등에 있어서는 이 커다란 뜻을 구현하기에는 부족한 면이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교육이상에서 값진 것은 자유로운 인간을 배양하는 것은 결코 부정해서는 안 된다. 그런점에서 이제 우리 아이들도 자유로운 인간이 갖는 여덟 개의 덕목을 하나하나 배우고 그 가르침에 바탕을 두어 한국인으로서의 공민성을 키워 나아가서는 개인의 삶 속에서 자유로운 인간으로서의 삶을 살 수 있는 날이 있기를 기대한다. 이를 위해 교육은 그 이상을 구현하는 실천의 도구가 돼야 한다.

2021-06-22 14:29:15 이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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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성의 전원에 산다] 오이지를 담가야겠다

마을 오이농장에 가면 한박스 100개가 5000원이다. 한 번 오이지를 담가 1년을 먹을 수 있다. 대개 두박스를 산다. 그럴 땐 웬지 고생스레 경작한 농작물을 헐값에 강탈하는 기분이다. '안절부절', 미안해서 몸 둘 바를 모르겠다. "이건 상품성이 떨어져 시장에 내기가 어려워. 따로 치워놓은 것들이야. 우리가 오이지 담가먹으려고 했었어. 왔으니 좀 싸게 주는 거니까 그냥 갖고 가." 살펴보면 마트에서 대여섯개 한묶음으로 파는 것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싱싱하고 큼직하다. 그런데도 그는 시장에 내기 어려웠다고 한다. 나는 안다. 내가 미안스러운 마음을 배려해 그렇게 말하는 것이라는 걸. '하여간 저 '츤드레'하고는.' 농장주는 가락시장에 한 박스 1만여원에 내지만 내겐 '이웃 DC'를 적용해 준다. 전원에 산 덕을 보는 셈이다. 그 농장에서 종종 감자, 고구마, 당근 등을 1~2 박스 산다. 한동안 별도의 장보기를 하지 않아도 될 정도다. 조금 많다싶으면 도시친구들에게 나눠주기도 한다. 장을 보는 방식은 도시사람과 좀 다르다. 주로 양평, 곤지암, 이천 등 인근 오일장을 이용한다. 휴지나 치약 등 생필품은 마트를 이용한다. 그리고 곤지암 아파트단지에서 열리는 '월요직거래장터'를 찾기도 한다. 오일장에선 대략 치킨 한마리에 칠팔천원이다. 예전부터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도 장날 기름솥에 지글지글 익혀지는 치킨을 산다. '장날 길거리 음식은 왜 그리도 맛있는지'. 일부는 텃밭에서 자급자족하고 일부는 전통 5일장을 찾는다. 이렇게 소비생활은 여러 방식이 혼재돼 있다. 온라인 장터는 익숙치 않다. 사실 인터넷으로 물건을 산 적이 거의 없다. 요즘 젊은이들은 시장에서 가격, 품질, 취향 등을 확인하고 집에 들어가 인터넷에서 구입한다. 아주 합리적인 소비방식이다. 그쯤은 안다. 하지만 그게 어렵다. 게다가 우리나라의 배달시스템은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한국적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저녁에 주문하면 새벽에 배달된다?'. 쿠팡, 마켓 컬리 등 온라인 마켓에서 장보기가 일상화된 시대다. 유독 마을 농장이나 재래시장을 오락가락하는 내 모습이라니. 여전히 뒤떨어진 채 뒤죽박죽이다. 그런데 오이농장이나 시장을 찾으면 웬지 모를 푸근함과 따뜻함에 사로잡힌다. 장날 시장사람들과 물건을 놓고 흥정하거나 덤을 좀 더 요구할 때면 정겹기까지 하다. 그게 다른 사람의 모습이거나 내 모습이거나 마찬가지다. 그 속에 어울려 은근히 사람냄새를 느낀다. 그리고 야릇한 기분에 빠져들곤 한다. 내가 이용하는 농장은 오이농장만이 아니다. 마을의 딸기농장, 토마토농장, 포도 농장 등 많다. 몇해전부터 딸기농장은 도시 아이들을 위한 체험학습장을 겸하고 있다. 한 번은 딸기농장에 가서 놀란 적 있다. 그곳은 그저 그런 비닐하우스밭이 아니었다. 하우스 천장은 내 키보다 서너배는 높았고 딸기는 흙에서 자라지 않았다. 수경재배된 딸기는 티끌 하나 뭍지 않고 깨끗했다. 주렁주렁 탐스럽게 3층으로 재배되는 딸기다. 주인은 농약을 치지 않는다며 씻지도 않고 직접 먹어보기까지 했다. 예전에 "가락시장에선 농약 기준치가 조금만 넘어도 팔 수가 없다"던 오이농장주인 말이 생각 나 고개를 끄덕인 적 있다. 그래서 농사짓기가 편해진 것도 있고 더 힘들어진 것도 있다는 푸념을 이해한다. 농장이나 시장에 가면 늘상 새로워지는 세상을 배운다. 그곳에서 설명하기 어려운 위로와 배움을 얻는다. 올해도 오이지가 잘 익었으면 좋겠다.

2021-06-22 10:12:27 이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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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용수의 돌직구] 15개월만에 전면 등교 수업 결정한 교육부

코로나19 확진자가 현재 수준을 유지하는 한 2학기부터 전국 초중고는 매일 전면 등교 수업을 재개하게 된다. 약 15개월 전인 작년 3월 교육부가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을 결정하고 온라인 수업과 일부 등교 수업을 시행한 지 3개 학기 만에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가는 셈이다. 교육부가 밝힌 '2학기 전면등교를 위한 단계적 이행방안'에 따르면, 전 교직원과 고3 학생에 대한 백신 접종을 늦어도 방학 중 마무리하고 방역인원 추가 확보 등의 대비책이 마련된다. 특히 그간 문제로 제기돼 왔던 과대학교·과밀학급 밀집도 완화를 위한 수업시간 조정 등 학교가 자율적으로 탄력적 학사운영을 하고 모듈러교실(이동식 임시 건물)을 증설한다는 방안 등도 담겼다. 학교는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지만, 확진자 수로만 보면 하루 400~500명 수준으로 상황이 크게 좋아지지 않았다. 대신 21일 기준 국내 백신 접종자는 전체 국민의 30% 수준에 근접하긴 했다. 정부는 국민 70%가 1차 접종을 완료하는 시점을 9월로 잡고 있다. 하지만, 성인 80%가 1회 이상 백신을 맞은 영국에서 확진자가 급증한 사례를 보면 우리의 백신 접종 수준은 아직 미흡하다. 정부는 교직원과 고3 대상 백신 접종 계획은 세워놓았지만, 나머지 학년의 백신 접종 계획이 없어 학교발 집단 감염이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히 나온다. 전면 등교 수업을 결정한 절차와 과정은 의문스럽다. 교육부는 이달 2일 지난해 코로나19 상황을 반영한 중3·고2 대상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학생들의 기초학력 수준이 크게 하락했다고 밝히면서 그 원인을 온라인 수업으로 지목했다. 그러면서 2학기 전면 등교 수업 추진을 공식화했다. 하지만 학업성취도 평가는 작년 11월 시행됐고, 그로부터 반년 이상 지난 뒤에야 전면 등교 수업을 결정한 걸 두고 전형적인 뒷북 대응이란 평가가 나온다. 더욱이 전년도 학업성취도 평가에서도 학생들의 기초학력 수준은 지속적으로 하락해왔다. 교육현장에선 교육부가 학생들의 기초학력 하락을 코로나19 탓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학교 현장에선 등교 수업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교육부의 전면 등교 방침으로 그간 온라인 수업과 방역 등으로 피로도가 누적된 학교 현장에 방역 책임이 더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지금도 교사들은 등교 시 발열체크, 시차등교 지도, 급식 전 발열체크, 급식 방역지도, 연이은 수업과 방과 후 방역까지 하느라 점심까지 거르는 경우가 있다"며 "마스크를 쓰고 하는 수업만도 힘든 교사들이 학생에 대한 방역 생활지도와 교실 등 소독까지 담당하는 현실을 조속히 개선해줘야 한다"고 토로했다. 교육부는 앞서 학부모 95만명을 포함해 학생과 교원 총 165만217명을 대상으로 2학기 등교확대 찬반을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설문 결과 등교 확대 추진에 전체의 81.4%가 긍정적('보통' 포함)으로 답했다고 했다. 여론을 듣고 정책을 결정하는 건 권장할만한 일이지만, 명분이 약한 정책을 펴거나 정책 결정에 대한 책임을 비켜가려는 이유로 여론조사를 활용하지 않길 바란다.

2021-06-21 15:33:12 한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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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헌칼럼] 창업자의 눈물…이런 프랜차이즈 조심하라

87:107. 작년도 신규 창업자와 폐업자 수치다 코로나19로 인한 급격한 경기하락이 소상공인들의 폐업과 휴업지수를 상승시켰다. 아마도 필자가 기억하기에 폐업수치가 신규 창업수치를 넘어선 사례는 컨설팅을 시작한 이후 2020년이 처음이다. 하지만 전 연령대에서 창업자가 감소한 통계중 유일하게 50대 창업자는 동년대비 약 7.8% 증가했다.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그 이유는 코로나19로 인한 급속한 기업들의 구조조정과 신규 고용률 하락으로 인한 생계형창업자들의 귀환이 주로 50대 가장이기 때문이었다. 기업들의 수익성과 생산성 감소로 인한 고용정책의 후퇴는 5~60대 노동자들의 생계를 위협하는 현실에 가족을 책임지는 가장들의 선택지는 창업이었다. 창업은 전문성과 체력 그리고 철저한 서비스력이 생존 경쟁력이다. 많은 시간을 준비하고 경험해 보고, 실행하는 추진력이 소위 성공창업을 위한 전제조건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의 5~60대 창업자들은 과연 창업의 경쟁력을 갖추고 창업을 실현했을까? 아마도 부족한 준비에도 가장이라는 무거운 삶의 짐을 지고 서둘러 창업현장으로 뛰어들었을 거다. 그렇다면 부족한 전문성과 경험으로 할 수 있는 창업은 무엇이었을까? 그 해답은 상생과 협업 그리고 지원시스템을 내세운 프랜차이즈 창업이었다. 코로나로 인한 소상공인들의 폐업과 휴업이 증가하는 기간에도 프랜차이즈 신규 창업은 증가했다. 그만큼 절대적 노하우가 부족한 창업자들의 증가현상이 사회적 요인으로 나타났고 그로 인한 가맹점 창업이 일부 연령대에서 증가했다. 특히나 코로나 이후 정부 주도로 착한 임대인에 대한 세제혜택과 지원 등 다양한 사회적 현상을 유도하는 정책을 시도했다. 아울러 일부의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가맹점을 지원하는 홍보성 내용이 많은 메스미디어에 노출되기도 했다. 프랜차이즈 기업 중 극히 일부만이 시행한 가맹점에 대한 지원이 마치 관련 산업이 착한 기업인 양 호도되는 현상도 나타났다. 그에 따른 병폐 또한 여러 부분에서 나타났다. 모두 다 근본적으로는 고용이 불안한 노동시장 구조와 경기저점현상이 원인이다. 연일 신문과 잡지에는 착한 브랜드와 좋은 프랜차이즈라는 기사들과 함께 다양한 아이템으로 무장한 프랜차이즈 광고가 난무했다. 며칠 전에 개최됐던 프랜차이즈 박람회에서도 참가한 많은 브랜드들이 참으로 믿고 싶은 문구들로 많은 창업자는 유혹하고 있었다. "최저 창업비용으로 최고의 수익을 드립니다." "가맹비, 로열티, 교육비, 보증금, 홍보비 5無 창업을 지원합니다." "년 4%代의 고소득을 보장합니다." "무인창업으로 인건비가 0입니다" "배달만으로도 월 500만원의 수익을 보장합니다" "코로나시대에 뜨는 베스트 아이템을 공개합니다" 창업을 준비하는 힘든 소시민에게는 혹하는 문구이다. 현란한 구호만큼 창업 성공이 담보되는 프랜차이즈 본사이길 진심으로 부탁하고 싶다. 5300여개의 브랜드와 4300여개의 본사가 한국 프랜차이즈 산업을 주도하고 있다. 전문기술이나 경험이 없는 창업자에겐 필요한 창업이 프랜차이즈창업이기도 하다. 이제는 예전과 같이 프랜차이즈는 나쁘다는 공식은 성립되지 않는다. 2005년부터 시행되었고 일곱 번 개정된 '가맹사업공정화에 대한 법률'은 본사들의 자정과 윤리의식 그리고 상생시스템을 실천하게 함으로 창업시장을 건전하게 만드는 매개체가 되었다. 또한 정부의 지원과 프랜차이즈 산업인들의 노력으로 자영업자들의 창업 성공을 위한 노력도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하지만 꼭 흙탕물을 만드는 미꾸라지 서너마리가 오염원으로 작용하듯 악덕 프랜차이즈 본사가 자영업자의 피눈물을 흘리게 한다. 이런 브랜드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 고소득을 보장하는 듯한 허위과장 광고하는 브랜드 둘째: 대표이사가 자주 교체되는 브랜드 셋째: 재무재표상 R&D비용과 교육훈련비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 브랜드 넷째: 가맹점 협의체를 인정하지 않거나 없는 브랜드 다섯째: 매장관리 전문인력인 수퍼바이져 조직이 없는 브랜드 여섯째: 개점율보다 폐점률이 높은 브랜드 일곱째: 브랜드 홈페이지가 없거나 고객과의 소리란이 없는 브랜드 여덟째: 표준 계약이상 상권보호규정이 애매하거나 없는 경우 브랜드 아홉째: 기존 가맹점주의 본사에 대한 평가수준이 나쁜 브랜드 열번째: 본사와의 소통 프로세스가 대표자와의 대화창구가 없거나 어려운 브랜드 꼭 상기의 열 가지 사례를 나쁜 프랜차이즈라 규정할 순 없다. 하지만 우수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올해도 많은 가장이 프랜차이즈 창업을 위해 여러 브랜드를 기웃 거릴것이 분명하다. 창업이 절실한 창업자들을 위한 좋은 브랜드들의 협업과 실천이 필요하다. 이제는 좀 더 정말 좋은 브랜드들과 상생하는 프랜차이즈 창업이 되길 희망한다. 창업은 전쟁이기 때문이다. -프랜차이즈M&A전문기업 한국창업경영연구소 이상헌 소장(컨설팅학 박사)-

2021-06-21 10:43:50 조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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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형의 본초 테라피] 노폐물과 독소 배출을 돕는 '죽순'

[김소형의 본초 테라피] 노폐물과 독소 배출을 돕는 '죽순' 중국 요리에 흔하게 쓰이는 죽순은 우리나라 고서에도 다양한 요리법이 나올 정도로 익숙한 본초이다. 대나무의 어린 싹인 죽순은 찬 성질을 가졌으며 열을 없애고 기력을 돋운다. 단백질, 비타민 A, 비타민 C, 아연, 엽산, 철분 등 다양한 영양 성분이 있어 피로 해소와 체력 보강에 좋다. 게다가 맛이나 향이 튀지 않기 때문에 죽순을 넣은 밥에서부터 샐러드, 볶음, 찌개, 탕 등 다양한 요리에 활용할 수 있다. 죽순은 체내 독소와 노폐물의 배출을 용이하게 하기 때문에 소변을 잘 보지 못하는 사람들이나 장 활동이 원활하지 않아 변비로 고생하는 사람들에게도 좋다. 식이섬유가 풍부하게 들어 있어서 장 내 환경을 깨끗하게 만들어주고 유익균의 활성화를 돕는다. 스트레스로 몸에서 화끈거리며 열이 날 때도 죽순이 도움이 된다. 스트레스나 고민거리를 꾹꾹 눌러서 참다 보면 화병처럼 가슴이 꽉 막힌 느낌이 들고 머리도 아프고 잠도 이루지 못하는데 이럴 때 죽순이 효과적이다. 뜨거운 열을 식혀주며 불안정한 마음을 편안하게 다스려준다. 또한 과도한 열로 인해 눈이 아프고 건조하며 묵직하게 느껴질 때도 죽순을 자주 섭취하면 눈을 맑고 편안하게 다스릴 수 있다. 몸에 원래 열이 많은 사람들은 날씨가 점점 더워지면 체력도 급격하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런 경우에 죽순을 자주 먹게 되면 몸의 열을 식힐 수 있고 체력 저하도 막을 수 있다. 식이섬유가 풍부하기 때문에 혈액을 맑게 하고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동맥경화 같은 성인병의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비만 때문에 다이어트를 시작하는 사람들에게도 좋은 음식이기 때문에 식단을 짤 때 죽순을 많이 활용하면 좋다. 다만 죽순은 독성 물질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그냥 생으로 먹어서는 안 된다. 껍질을 벗긴 죽순은 독성을 제거하기 위해 반드시 물에 삶은 후에 먹어야 한다. 또한 찬 성질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몸에 냉기가 많은 사람들이나 설사를 자주 하는 사람들은 주의해야 한다.

2021-06-19 05:14:33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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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철의 쉬운 경제] 자랑스러운 패배, 부끄러운 승리

[신세철의 쉬운 경제] 자랑스러운 패배, 부끄러운 승리 바둑 격언의 거의 대부분은 세상살이 잠언과 같다는 생각이 든다. 바둑은 일단 두면 무르고 다시 두는 것을 금기처럼 여기고 있지만 대국 후 복기는 고수들의 실력 향상을 위해 필수 사항이다. 인생도 지나가면 되돌릴 수 없지만 지나간 일을 반추할 때 좀 더 의미 있는 삶의 길을 찾아 갈 수 있다. 아마추어의 경우 흔히 물러달라고 떼를 쓰다 싸우기도 하지만 착점 전에 최선을 생각하는 습관을 들여야 게임의 묘미도 있는 데다 수읽기도 향상된다. 바둑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지도 모를 흐뭇한 장면이 2021년 중국갑조 리그 1라운드 중국 천야오예(陳耀燁, Chen Yaoye) 9단과 한국 김지석 9단과의 대국에서 일어났다. 코로나19로 대면이 아닌 인터넷 대국 장면에서 김지석 선수의 '마우스 미스'로 엉뚱한 곳에 돌이 놓여 패색이 짙었다. 상대인 천야오예 9단이 심판에게 김지석 선수에게 다시 둘 기회를 줘야 한다고 단호하게 요청해서, 다시 착점한 김지석 선수가 이겼다. 상대의 실수를 틈타 이기고 싶지 않은 천야오예 선수의 군자다운 페어플레이 정신이 돋보이는 장면이었다. 그 반대로 내기 바둑을 두다가 일어난 겸연쩍은 장면이 있다. 대마가 잡히느냐 잡느냐의 건곤일척 싸움에서 나의 대마가 빈사지경에 이르렀는데 상대가 장고하다가 실수로 자충수를 두어 생사가 단번에 엇갈렸다. 그까짓 승부에 집착하여 다시 두라고 하지 못한 나의 됨됨이가 너무 왜소해서 상대방 돌을 들어내면서 떨떠름하였다. 그 때 나는 푼돈도 어느 정도 챙겼던 상황으로 여유를 가지고 "말도 되지 않는 실수니 다시 두라"고 양보해야 마땅했다. 나는 부끄럽지 않고 상대는 멋쩍게 웃으며 바둑판 위에 우정이 춤췄을 게다. 중국 바둑의 전설인 녜웨이핑 9단은 인격이 높고 절개가 굳다는 고풍양절(高風亮節)이라며 천야오예 선수를 극찬하였다. 프로 바둑선수가 지고도 칭찬 받는 일은 아주 드문 일이다. "자유롭고 호방한" 기풍의 김지석 선수도 "염치불고하고 다시 뒀는데 옳은 행동인지 모르겠다"며 천야오예 선수의 인격에 존경심을 표했다. 두 선수 모두 한 때 세계바둑을 제패했던 바둑영웅들이지만 그날 승부에서만은 이긴 선수보다 양보하다 진 선수가 더 각광을 받았다. 하수인 나의 경우, 바둑에서는 이겼지만 찝찝한 마음이 남아 있으니, '자신과의 대결'에서는 패하고 만 셈이다. 작은 승부에 집착하다 큰일을 그르치는 모습들이 자주 나타난다. 길고도 짧은 세상에서 말재주를 부리다가 자신은 물론이고 자식들의 인생까지 엎어버리는 광경을 보면, 우리사회가 어디로 가는 것일까? 먹물 좀 먹었다는 유력인사들이 저만 옳다고 저주하며 적개심을 부추기니, 그들의 내면세계가 걸레처럼 오염되는 상황을 어떻게 정화시키는지 정말 궁금하다. 물론 그들이 '스스로를 인간의 자식'이라고 가정할 경우에 그렇다. 어쩌면 후세사가들은 오늘날 우리사회를 '이중잣대 전성기'로 부를지 모르겠다. 주요저서 -불확실성 극복을 위한 금융투자 -욕망으로부터의 자유, 호모 이코노미쿠스

2021-06-19 05:07:01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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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운 원장의 치아건강] 벌어진 앞니와 치아성형

웹디자이너 최명곤 씨(44·남)는 평소 벌어진 앞니 때문에 외모 콤플렉스를 겪고 있었다. 30대 초반부터 앞니 사이에 틈이 생기기 시작하더니 40대에 접어들면서 간격이 점점 벌어져 일상생활에 많은 불편함을 겪어야 했던 것. 최 씨는 벌어진 앞니 때문에 웃거나 말을 할 때 입을 가리게 되고, 음식을 먹을 때마다 치아 사이에 음식물이 끼어 남들과 함께 식사하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였다. 결국 치아교정을 위해 치과를 찾은 최씨의 치아상태를 살펴본 결과 치아 자체는 건강하고 잇몸도 비교적 튼튼해 라미네이트를 시행하기로 했다. 라미네이트는 인조손톱과 같은 세라믹을 치아 표면에 붙여 가지런하고 예쁜 스마일라인을 만들어주는 심미치료의 한 분야로 자연치아를 보호할 수 있어 주로 앞니에 적용하는 시술이다. 특히 치아교정 없이 벌어진 치아를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어 벌어진 치아나 돌출된 치아, 변색된 치아 등을 단기간 내에 개선해줄 수 있다. 또 덧니나 마모된 치아, 치아 파절, 착색, 불규칙 치아, 충치가 발생한 경우에도 라미네이트를 시행하게 되는데, 라미네이트는 치료기간이 짧아 긴 치아교정 기간이 부담스럽거나 심미적으로 빠른 변화를 원하는 20~30대 젊은층 사이에서 선호도가 높은 시술방법이다. 치료과정은 치아나 잇몸에 큰 문제만 없다면 단 하루 만에도 시술이 가능하며, 무삭제 라미네이트의 경우 0.5㎜ 이상의 치아를 삭제해야 하는 일반 라미네이트와 달리 0.2㎜(혹은 무삭제) 이내로 최소량만 삭제하기 때문에 치아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이때 삭제한 면은 불소도포와 연마를 통해 충치 발생 우려를 줄여줄 수 있다. 이처럼 주로 앞니 성형에 시행하는 라미네이트는 기능적인 목적보다는 심미적인 목적에 더 의미를 두는 시술인 만큼 치아 위치에 이상이 있거나 신경치료를 한 치아, 어금니, 보철수복이 필요한 경우에는 다소 부적합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에는 라미네이트보다 단단한 올세라믹(크라운)으로 치료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치아 배열이 심하게 틀어졌다면 처음부터 치아교정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올세라믹은 치아의 투명도와 색상을 그대로 재현할 수 있어 만족도가 매우 높은 편이며, 치아 삭제량은 라미네이트보다 증가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잇몸 색이 변하는 기존 보철물과 달리 투명도가 높고 자연스럽다. 강도도 단단해 앞니 성형에 가장 적합한 시술 방법이 될 수 있으니 장단점을 고려해 자신의 치아 상태에 맞는 체계적인 치료계획을 세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치료효과를 높이려면 사후관리 또한 신경 써야 하는데, 라미네이트 시술 후 약 한 달 이상은 너무 딱딱하거나 질긴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고, 음식물 섭취 후 치아 사이에 음식물이 남아있지 않도록 칫솔질을 할 때 치실 및 치간칫솔 사용을 생활화하는 것이 좋다. 또 칫솔질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치석 및 치태는 연 2회 치과 스케일링을 통해 제거해주는 것이 좋고, 치과 정기검진(연 1~2회)을 통해 자신의 치아 상태를 점검해보는 것이 치아수명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된다. /믿을신치과 원장

2021-06-18 13:20:24 박승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