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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트렌드 읽기] 휴식을 위한 소비

가로수길에 새 매장이 문을 열었다. 매장은 꽤나 멋스러운 외관을 갖췄고, 훤히 들여다보이는 내부의 상품 진열은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새로운 건물에 시선을 맞추던 행인이 하나둘씩 걸음을 매장 안으로 옮겼다. 지하 1층, 지상 2층으로 된 매장은 트렌디한 상품으로 가득 찼다. 가로수길의 다른 매장과 차이점이라면 패션 아이템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의(依)'가 아닌 '주(住)'에 초점을 맞춘 매장이었다. 침실은 물론 거실, 주방, 옷방까지 꾸밀 수 있는 소품의 천국이었다. 아파트 경기가 침체됐을 때 사업자들은 구매자에게 각종 프리미엄을 제공했다. 무료로 베란다를 확장해 준다거나, 아파트 중도금을 무이자로 대출해주거나, 주방이나 방에 빌트인 가구를 제공하거나, 헬스나 수영 같은 생활레저 시설에 대한 지원을 해줬다. 이젠 어떤 것을 해줘도 소비자 반응이 시원치 않다. 최근 한 가구 수입업체는 이탈리아에서 자녀를 위한 가구를 들여오기로 했다. 동화 속에나 나올 법한 디자인에 혀를 내두를 과학이 담긴 가구로 아이들의 방을 채우겠다는 생각이다. 애견카페가 다시 뜨고 있다. 한때 반짝했다 시들해졌는데, 이번에는 제대로 자리 잡을 기세다. 애견카페는 애견을 데리고 입장할 수 있는 카페를 벗어나 내 집에서 애견의 공간을 어떻게 꾸미고 관리해야 할지를 컨설팅해주는 공유 공간으로 바뀌었다. 애견에 대한 중요성과 가치만큼 애견의 공간과 나의 공간에 대한 어울림의 가치도 커졌다는 의미다. 애견이 반려동물로 진화하면서 산책을 위해 치장시켰던 소비가 반감하게 된 것도 있다. 트렌드의 중심이 확실히 옮겨졌다. 통상 의·식·주 중 하나가 앞장서고 나머지가 뒤를 받쳐주는데 지금은 공간의 시대라는 얘기다. 이는 소비의 기준이 타인에게 보여주고 평가를 통해 만족을 얻는 일에서 내 스스로 평가하고 만족을 가늠하는 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즉, 시선이 타인을 향해 있지 않고 소비자 내면을 향해 있다는 것이다. 패션 상품이 누군가에게 보여줄 때 의미가 부여되는 것이라면 생활 상품은 내가 머물 때 스스로에게 의미가 주어진다는 얘기다. 주목할 점은 과거에는 이러한 트렌드 발생이 어려운 경기에 대한 현명한 소비에서 비롯됐지만, 지금은 패션에 대한 소비가치의 절대평가에 기인한다는 것이다. 나의 공간, 내가 안주할 수 있는 곳에 대한 치장은 곧 휴식을 위한 소비의 정점이다. /인터패션플래닝(www.ifp.co.kr) 대표

2014-07-28 14:45:30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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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의 개인회생 이야기] 고통스런 변제계획

빚에 허덕이다 개인회생을 신청하는 채무자들은 대개 월급을 타도 빚 원금과 이자를 갚느라 거의 전부를 지출한다. 원리금 갚고도 모자라 생활비를 한 푼도 마련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대로 놔두면 굶어죽거나 거리에 나앉게 된다. 그 가족들의 생활도 말이 아니게 된다. 큰 사회 문제화될 수 있는 것이다. 개인회생은 따라서 사회의 마지막 단계의 구제수단의 하나다. 빚에 눌려 숨이 막히기 직전에 법으로 채무자를 구제해주는 것이다. 채무자의 입장에서는 개인회생으로 숨을 돌리고 다시 살아갈 의욕을 찾으려 한다. 그래서 가장 관심갖는 것이 변제계획안 작성이다. 즉 법원의 개인회생 결정이 나면 최장 60개월(5년)간 매달 얼마씩 갚아가겠다는 계획안이다. 채무자의 월 가용소득(월급에서 세금 뺀 나머지 소득)에서 법원이 인정해주는 최저생계비로 생활하고 나머지는 모두 빚 원금과 이자를 갚아나가는 것이다. 사실 개인회생 제도는 채무자들이 남의 빚을 전액 갚지 않아도 되는 '도덕적 해이'를 부추킨다고 비판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그러나 사회의 마지막 구제수단중 하나인 개인회생 제도는 채무자들에게 만만치 않다. 채무자들이 개인회생 결정이 나도 제대로 변제하지 못해 취하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최저생계비로 수년간 산다는 것은 허리띠를 졸라매는 생활 이상이다. 사회에 범람하는 온갖 욕망, 남들처럼 버젓이 살고 싶은 욕구를 모두 접어야 하는 게 최저생계비이다. 따라서 개인회생을 신청하는 채무자들이 재생할 수 있도록 보다 따뜻한 눈으로 봐줄 필요가 있다. <김현수 법무사 http://blog.daum.net/law2008/> www.lawshelp.kr

2014-07-27 11:24:11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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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웅의 인문학산책]보낼 수 없구나

"난 꿈이 있었죠/버려지고 찢겨 남루하여도(......) 나를 지켜봐요/저 차갑게 서 있는 운명이란 벽 앞에/당당히 마주칠 수 있어요" 이젠 세상에 없는 열여덟의 소녀 이보미가 수만 명이 모인 무대 위 영상에서, 열정적인 가창력으로 사람들의 가슴을 뛰게 하고 있었다. 가수 김장훈이 생과 사를 넘어 보미와 함께 듀엣으로 부른 "거위의 꿈"은, 못다 핀 청춘의 너무 이른 유서였다. 세월호 참사 100일인 지난 7월 24일의 서울시 광장은 슬픔이 도리어 힘이 되는 시간을 태어나게 했다. 같이 운다는 것이 얼마나 예기치 않은 감성을 갖게 하는지를 깨우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픔이란 적당히 마비시켜 진정되는 것도 아니며, 절제한다고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그건 비통함의 매듭이 풀릴 때까지 아파하면서 가야하는 길이 될 때, 비로소 실마리를 찾을 수 있는 마음의 미궁(迷宮)이다. 시인 허은실이 라는 시를 읽자 모두의 가슴에 비가 흐르기 시작했다. "흰 꽃들 피네 이 봄 산천에/교복 안에 빛나던 너의 열여덟 (.....)//무덤가에 휘이 호랑지빠귀 울면/그건 너의 목소리 휘파람소리//잠들지 마 잠들지 마 눈감지 마-/침몰하는 세상 조문하러/흰 꽃들 피네/오월 산천이/수의를 입네" 우린 아직 아이들이에요, 라는 표식인 교복이 이들의 되 돌이킬 수 없는 사망을 확인하게 하는 수의가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모두가 모두의 조문객이 되어 한없이 흐느꼈다. "엄마, 엄마가 그동안 나 때문에 너무 울어서, 나 엄마가 흘리는 눈물 속에 있었어요. 엄마의 눈물 속에 섞여서 엄마 얼굴을 만지고, 엄마의 볼에 내 볼을 부비고, 엄마의 손등에 떨어져 엄마 살갗에 스미곤 했어요. (......) 엄마! 보고 싶은 엄마! 엄마라는 말은 안녕이라는 말이기도 해요. 그래서 안녕이란 말 대신 내 마지막 인사는 엄마에요. 엄마!" 시인 도종환의 글 의 낭독이 끝나자 울지 않고 버틸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었을까? 그날 장대비가 쏟아지는 새벽 거리에서, 화백 박재동이 시를 읊듯 입을 연다. "안녕이란 말 쓰지 말자/가는 너희가 안녕 하냐/남은 우리가 안녕 하냐/가는 너희가 떠날 수 있느냐/남은 우리가 보낼 수 있느냐?/그냥 있어라/엄마 아빠 곁에/엄마의 눈물 속에" 보낼 수 없다는 건 사랑한다는 말이다. 사랑에는 "안녕"이라는 마지막 인사가 없다. /성공회대 교수

2014-07-27 11:14:18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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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필의 청론탁설]'입찰담합' 반성하면 경기부양에 동참시키자

'박근혜 정부' 제2기 내각이 경기부양에 올인 하고 있는 가운데 부동산 경기를 주도할 대형 건설 회사들이 큰 수난을 겪고 있다. 대단위 국책사업을 둘러싼 입찰담합이 속속 드러나면서 천문학적 과징금 제재를 받았기 때문이다. 지난 7일 현재 내려진 10대 건설회사의 과징금만 대우건설 389억 원을 비롯하여 2481억 원이나 된다. 특히 4대강 건설을 둘러싸고 빚어진 입찰담합으로 1000억 원이 넘는 과징금을 물게 된데 이어 올해 들어서는 인천도시철도 2호선, 대구지하철공사, 경인운하까지 합쳐 입찰담합 판정을 받아 3000억 원이 넘는 과징금을 내게 됐다. 여기에다 2조원대의 호남고속철도 기초공사에 대해서도 22개 업체의 담합혐의를 확인하고 조만간 3000억 원의 과징금과 고발조치까지 내릴 예정이다. 입찰담합 업체에게는 과징금 부과 이외 최대 2년간 모든 공공공사에 입찰참여가 금지되고 공사발주기관으로부터 손해배상청구소송도 받게 된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최저가낙찰제가 지속되는 한 입찰담합의 유혹을 뿌리칠 수 없고 공공기관의 발주가 동시에 이뤄지고 있는 점도 개선의 여지가 많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특히 최저가낙찰제는 부실공사의 주범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허명수 GS건설 부회장 등 대형건설회사 수장(首長)과 임직원 150여명은 지난주 23일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건설공사 입찰 담합 근절 및 경영위기 극복방안'이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고 "연이은 입찰 담합 조사와 관련하여 과징금, 손해배상 소송 등으로 생사(生死)의 기로에 놓였다"며 공정거래위원회 제재에 대해 머리 숙여 선처를 건의했다. 물론 고질화된 건설회사의 입찰담합비리는 근절돼야한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경기부진 속에 '전가(傳家)의 보도(寶刀)'처럼 강도 높은 규제를 일관되게 시행해야하는지 재고할 여지가 있다. 특히 건설업은 국민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클 뿐만 아니라 체감경기의 선도업종이다. 뿐만 아니라 해외수주로 벌어들이는 외화획득의 선발대다. 이미 우리 대형업체가 입찰 담합비리가 노출되자 유럽의 발주처에서는 해명 자료를 요구하고 있고 중국이나 일본 등 경쟁업체에서는 비방 자료로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입찰담합 비리는 근절시키되 규제수위를 낮춰 지금 정부가 올인 하고 있는 경기부양 정책에 동참시키는 방안이 요구된다. 지금 정부가 동원하고 있는 경기부양책은 전통적인 수단을 훨씬 뛰어넘을 정도로 파격적이다. 이러한 마당에 깊이 반성하고 있는 대형 건설회사들을 합류시키면 경기부양에 큰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언론인

2014-07-27 11:09:06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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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호의 와인스토리]알고보면 쉬운 와인 등급

다른 술과 달리 와인은 품질 등급이 있다. 물론 위스키나 브랜디 등도 원액의 숙성 기간에 따라 나름대로의 등급기준은 존재한다. 일본의 전통주 사케의 경우 원료인 쌀을 얼마나 깎아내는가에 따라 등급이 나뉜다. 와인 등급 기준은 전혀 다르다. 나라별로 각각 다르고 명칭도 제각각이다. 그래서 와인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와인 등급을 매우 어려워한다.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난해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아무리 복잡해도 단순히 생각하면 단순해지는 법. 큰 줄기를 이해하면 의외로 쉽다. 와인을 즐기는 데 큰 도움을 준다. 와인은 국가가 공인하는 등급과 와인을 생산하는 산지에서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등급 두 가지로 나뉜다. 국가가 정한 와인 등급은 나라마다 명칭은 다르지만 독일 등 극소수 국가를 제외하면 대개 4단계 내외로 비슷하게 구분된다. 품질이 낮은 순서 대로 ▲식사 때마다 편하게 보리차처럼 마시는 테이블 와인 ▲넓은 범주의 지역 안에서 생산되는 지역 와인 ▲우수 품질로 지정된 와인 ▲국가가 최고급 품질로 인정하는 특정 산지 와인이다. 테이블 와인은 포도가 생산된 지역을 구분하지 않고 혼합해서 만든다. 양조에도 특별히 제한을 두지 않는다. 전국적으로 생산되는 막걸리 정도로 생각하면 될 듯하다. 지역 와인은 그 지역에서 생산된 포도로만 만든 와인이다. 고창 복분자주 등 지역 특산주를 연상하면 이해하기 쉽다. 정부가 엄격하게 품질을 관리하고 통제하는 것은 3단계 등급부터다. 우수 품질로 지정된 와인은 좋은 와인이 생산되는 특정 지역에 주어진다. 그 지역에서 생산되는 포도 품종과 재배법, 핵타르 당 최대 수확량 등 여러 가지 제한이 가해진다. 최 상위의 원산지 와인은 우수품질 지정와인보다 규제가 훨씬 엄격하다. 지켜야 할 기준이 더 높다. 프랑스의 AOC, 이탈리아의 DOCG, 스페인의 DOCa 등이 이 등급의 와인이다. 용어에서 보듯 공통적으로 알파벳 O가 들어가는데 O는 영어 Origine의 약자로서 그 와인이 생산되는 지역이다. 품질이 우수할 수록 지역의 범위는 좁혀진다.

2014-07-27 10:23:34 조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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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에서] '사면초가' 한국경제 살아날까

한국경제가 '사면초가(四面楚歌)'에 놓였다. 수년째 저성장의 늪에 빠져 있는데다 세월호 참사 여파로 내수경기는 바닥이고 수출기업들의 실적 악화, 대외 경제여건마저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최근 발표된 경제지표들을 보면 심각성을 입증해 준다.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분기 대비 0.6%에 그쳐 7분기만에 최저치로 곤두박질 했고 민간소비는 전분기보다 0.3% 감소했다. 기업들의 2분기 실적도 속속 발표되고 있으나 일부 글로벌기업은 '어닝쇼크' 수준이다. 환율하락에 따른 공포가 현실화 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기아자동차의 경우 영업이익은 올 2분기에 769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1.7%나 급감했다. 거침없던 삼성전자도 같은기간 영업이익이 7조2000억원에 그쳤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8조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12년 2분기 이후 2년 만에 처음이다. 대외 경제여건 역시 녹록치 않다. 미국의 실적부진, 중국의 내수부진, 아르헨티나의 국가부도 위기,우크라이나와 중동사태 등이 맞물려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세계경제성장 전망치를 기존 3.7%에서 3.4%로 4월대비 0.3%포인트 하향조정했다. 앞서 정부도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4.1%에서 3.7%로 0.4% 포인트 낮춰 잡았다. 세월호 사고 여파로 상반기 경기 회복세가 부진하면서 하반기 대내외 여건도 불확실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대로 방치하다가는 일본의 '잃어버린 20년' 전철을 밟는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형국이다. 급기야 새 경제팀이 경기 활성화를 위해 41조원 투입이라는 급처방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번 정책은 부동산 경기 활성화, 세제개편, 비정규직 처우 개선과 소상공인 지원 방안등 경기 부양을 위한 정책수단이 총 망라돼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막대한 돈을 풀어서라도 일본처럼 장기침체의 늪에 빠지는 것을 막겠다는 비장함도 엿보인다. 그러나 부작용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적지않다. 단기 경기부양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성장잠재력 제고를 위한 장기정책 과제 등이 소홀한 것이다. 효과를 극대화하고 부작용을 최소화하려면 정책 발표에 그쳐서는 안된다. 장기정책 등을 더 보완하고 현안을 꼼꼼히 챙겨 실천에 옮겨야 한다.

2014-07-27 09:28:30 김하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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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봉의 도시산책]미국대사관 직원 숙소 터의 운명은?

광화문에서 인사동 입구 쪽으로 걷다 보면 왼쪽으로 높다란 담장이 나온다. 성인 키의 두세 배를 훌쩍 뛰어넘는 규모라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 안쪽에 뭐가 있는지 알기 힘들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주한미국대사관 직원 숙소가 자리하고 있었다. 2008년 이래 3만7천여 제곱미터에 달하는 송현동의 이 땅을 두고 논란이 한창이다. 부지를 사들인 대한항공이 자칭 7성급 호텔을 짓겠다고 나선 탓이다. 정부도 관련법 개정을 추진하는 등 맞장구를 치고 있다. 서울 옛도심의 중심, 특히 경복궁과 가까운 곳에 고급호텔이 들어서면 고용 창출에 기여할 수 있고 관광산업 경쟁력도 높일 수 있다는 논리다. 참교육학부모회 등 시민단체들의 생각은 다른 듯하다. 부지 바로 옆에 덕성여중고와 풍문여고가 있어 학생들의 학습권이 침해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미 지난 2010년 대한항공이 서울중부교육청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냈지만 대법원까지 올라가 결국 기각당한 적이 있다. 현행 학교보건법상 학교 정후문에서 직선거리로 50m 이내의 절대정화구역에는 호텔이나 모텔, 여관 같은 숙박시설을 건립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은 정부 주장처럼 7성급 호텔이 고용을 창출하는 등 사회적으로 도움이 될 지부터가 불분명하다. 2014년 6월 경실련이 서울시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자료를 활용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호텔을 건립해 늘어나는 일자리라고 해봐야 저임금의 임시·일용직 일자리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그러고 보면 문제의 땅은 구한말 이래 늘 '손님'의 땅이었다. 1920년경 들어선 조선식산은행 직원 숙소가 그 시초다. 조선식산은행은 요즘의 산업은행처럼 산업 금융을 담당했지만 실상은 조선총독부의 외곽 기구에 가까웠다. 해방 뒤에도 굴곡진 운명은 이어졌다. 미군정 시설을 거쳐 2000년대 초반까지 주한미국대사관 직원 숙소로 쓰인 것이다. 만약 거기에 고급 호텔까지 들어서면 일반 시민의 접근은 앞으로 더욱 힘들어질 것이 자명해 보인다. 예부터 송현동 일대는 지리적으로 동서로는 경복궁과 창덕궁 사이를 잇고 남북으로는 인사동과 북촌을 이어주는 역사와 문화의 징검다리를 해온 곳이다. 그런데 일제강점기와 개발시대를 지나오는 동안 민비가 어린 시절을 보낸 감고당(感古堂)이나 세종 때 처음 지어진 안동별궁(安洞別宮) 등의 흔적은 아스라이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이제 그나마의 터마저 돈의 논리에 밀려 바람 앞 등불 신세가 되어 버렸다. 공공의 이익보다 사유재산권을 우선시하는 사회에서 제3자가 남의 땅을 두고 이래라 저래라 하기는 쉽지 않다. 그렇기에 기업과 시민 사이의 중재는커녕 일방의 이익을 위해 관련법 개정에 나서는 정부가 더욱 야속해 보인다. 관광산업의 경쟁력은 호텔 숫자가 아니라 잘 보존된 역사문화 경관이 보장해줄 수 있는데도 말이다. / '다시,서울을 걷다'저자

2014-07-24 15:33:17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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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노의 푸드스토리]며느리에게 가지는 금물(?)

여름에는 가지가 맛있다. 요즘이 제철로 가지볶음도 좋고 가지무침도 맛있으며 가지 냉국도 시원하다. 그런데 우리 속담에 며느리에게는 가지를 먹이지 말라고 했다. 이유가 무엇일까? 얼핏 며느리 구박하는 소리처럼 들리지만 사실은 며느리를 아끼는 말이다. 가지는 성질이 차기 때문에 아이를 가져야 하는 여성, 특히 몸을 따뜻하게 유지해야 하는 임신부는 조심해서 먹으라는 뜻이다. 뒤집어보면 여름철 더위를 쫓는데 가지만한 채소가 없다. 더위를 식힐 수 있기 때문인데 본초강목에서는 한랭한 성질로 인해 많이 먹으면 배가 아플 수도 있다며 주의를 환기시켰을 정도다. 지금은 가지가 특별할 것도 없는 채소지만 옛날에는 재배가 어려웠는지 가지를 무척 소중하게 여겼다. 가지는 별명이 곤륜과(崑崙瓜)다. 글자 뜻 그대로 풀이하면 곤륜산에서 자라는 오이라는 뜻이다. 무협소설에 자주 등장하는 곤륜산은 신화에서 신선이 살고 있다는 곳이다. 그러니 곤륜산에서 자라는 오이는 곧 불로장생하는 신선들이 먹는 채소다. 때문에 중국에서는 가지를 보약에 비유했다. 중국 고전소설 홍루몽에 초별갑(草鼈甲)이라는 요리가 보이는데 가지로 만든 음식이다. 초별갑은 풀로 된 자라라는 뜻으로 중국인은 예나지금이나 자라를 최고의 보양음식, 강장식품으로 여긴다. 그러니 가지가 바로 식물성 보양식품이라는 소리다. 터키에는 이맘 바이일디라는 유명한 가지요리가 있다. 이슬람 성직자가 먹고는 맛이 너무 좋아 기절했다는 요리인데 중국이나 터키나 자국 요리에 대한 자부심도 많지만 속된 말로 뻥 또한 대단하다. 가지는 종류가 여럿이지만 우리 땅에서 자라는 가지가 맛에서는 으뜸이었던 모양이다. 조선 후기의 실학자 한치윤이 해동역사(海東繹史)에 관련 이야기를 적었다. "신라에서 나오는 가지는 모양이 계란처럼 생겼다. 광택이 나고 색은 엷은 보랏빛인데 꼭지가 길고 맛이 달다. 그 씨앗이 지금 중국에 널리 퍼져있다" 역시 신토불이, 우리 가지가 맛있다. /음식문화평론가

2014-07-23 10:26:52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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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캣우먼] 친구로서의 그를 잃고 싶지 않아요

Hey 캣우먼! 6~7년동안 오래 알고 지낸 남자인 친구가 있어요. 첫 몇 년 동안은 친구인 감정이었는데 요 몇 년 동안 그 친구의 옷이 바뀌고 성격이 바뀌면서 제 마음도 조금 호감이 갔어요. 그 친구도 저한테 나쁘지 않은 감정으로 보였어요. 하지만 이전까지의 연애의 경험으로 이별은 전부 남남이 되는 것이라고 인식되어버린 저에게 이 친구랑 잘 되고 싶으면서도 잃을까봐 두렵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일이 터졌어요. 술자리를 마치고 저를 집에 데려다주던 그 친구와 집 앞에서 키스를 했어요. 그래놓고선 너를 잃고 싶지 않다는 말을 주고받았어요. 혼란스럽네요. (이별의 시작) Hey 이별의 시작! 제 사견으로는 남녀사이에는 친한 동료나 동창은 있을 수 있어도 엄밀한 의미에서 친한 친구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남녀간의 우정이란 보통 한 쪽이 이성으로 상대를 좋아함에도 불구, 상대가 그만큼은 아닌 걸 알고 그래도 놓치기 싫어 곁에서 마냥 그러게 '친구'로서 기다리는 경우가 많지요. 그게 아니면 한 번 연인으로서 사귀다가 이별을 거치고 얼마간의 시간이 흘러 서로를 용서하고 품어주는 이른바 '속정'의 우정관계가 새로이 형성되는 경우도 더러는 있더이다. 지금 당신 앞에는 우정과 연애의 가능성이라는 두 개의 선택지가 있지요. 연애의 가능성은 아직 확고하진 않지만 다시 본래의 우정대로 돌아가자니 뭔가 아쉽습니다. 남자와 여자의 관계에서 가장 강력한 것은 우정이 아니라 연애죠. 그간의 우정이 손상될까봐 선을 넘지 않기로 한다는 것은 역으로 그를 그만큼 좋아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냥 남자로선 아예 고려조차 안했다면 그 즉시 선을 그었겠지요. 어차피 모든 인간관계는 영원할 수 없고 그렇기 때문에 함께 하는 순간순간을 소중히 해야겠지요. 젊음이 좋은 것은 무모한 모험을 할 수 있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키스를 해놓고서 '너를 잃고 싶지 않다'는 말은 '나를 내치지 말아달라는' 순간 두려워서 부탁했던 겁니다. 평소대로 그와 지내다가도 분명히 위와 같은 상황은 또 벌어질 것이고 그 때는 둘 다 상황을 인정해야겠지요? (캣우먼) /임경선 칼럼니스트 askcatwoman@empal.com

2014-07-22 11:19:56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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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호의 베이스볼 카페]오타니와 한승혁의 제구력

오타니와 한승혁의 제구력 일본 니혼햄의 오타니 쇼헤이는 고졸 2년차 투수로 만 20살에 불과하다. 올해 9승1패, 방어율 2.23을 기록하고 있다. 리그 2위 기록이자 팀 내에서 가장 좋은 성적이다. 지난 주 올스타전에서 162km를 던져 일본인 최고기록을 세웠다. 그는 볼만 빠른 투수였다. 고교시절 지역대회에서 160km를 찍으며 관심을 받았지만 제구력이 들쭉날쭉했다. 작년 시즌 경기당 4사·사구가 6개에 이르렀다. 그러나 올해는 4사구가 3개 미만으로 뚝 떨어졌다. 빠른 볼을 던진다는 것은 매력적이다. 그러나 제구력이 부족한 빠른 투수라면 가치는 높지 않다. 빠른 볼 투수들이 제구력 때문에 도태되는 경우는 숱하다. 제구력은 고치기는 어렵다고 한다. 그러나 오타니는 제구력을 갖춘 광속구 투수로 진화했다. 하체 이동만 죽도록 훈련해 상체가 먼저 나오는 버릇을 고쳤다. 볼을 놓는 릴리스 포인트가 일정하도록 또 훈련했다. 하체강화훈련과 별도로 체중 7kg을 불렸다. 볼을 놓는 지점을 포수쪽으로 최대한 끌고 나왔고 안정된 폼을 만들었다. 제구력뿐만 아니라 구속까지 좋아졌다. 오타니의 성장은 그냥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고유의 육성 노하우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니혼햄은 오타니가 입단하자 전담 투수코치와 트레이닝 코치를 붙여 일종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오타니도 자신의 고집을 버리고 코치진의 의견을 충실히 따랐다. 오타니 자신의 엄청난 노력은 당연한 것이었다. 오타니는 다르빗슈 류(텍사스 레인저스)와 다나카 마사히로(뉴욕 양키스)의 뒤를 잇는 일본의 에이스로 주목 받고 있다. 벌써부터 2017년 WBC 대회 에이스로 거론된다. 오타니를 보노라니 빠른 볼을 갖고도 제구력 때문에 고전하는 KIA 한승혁이 문득 떠오른다. 그는 제구력을 잡을 수 있을까? /OSEN 야구전문기자

2014-07-21 15:07:28 메트로신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