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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웅의 인문학산책]정치의 위기, 삶의 위기

"강자의 지배가 곧 정의다"라는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한 고대 사상가는 플라톤이다. 그는 국가와 정치의 정당성에 대해 질문했다. 정의가 힘에 의한 지배로 받아들여질 경우, 약자들의 목소리는 짓밟히게 되어 있다. 그의 제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좋은 삶"을 살아가기 위한 것이 정치의 목적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인간은 정치적 동물"이라고 말한다. 선은 정치의 목표이자 그런 정치가 인간의 행복이라는 걸 일깨운 것이다. 정치와 국가는 정의로운 세상과 좋은 삶을 보장해나가는 역할을 해나가지 못할 때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1930년대 영국의 지식인 사회를 대표한 정치학자 해롤르 라스키는 민주주의가 위협받으면서 파시즘의 도래가 내다보이자, 치열하게 논전을 펼친다. 그는 "부당한 질서에 대해 비판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음에도 지식인들이 이에 대하여 침묵한다면, 그것은 도덕적 마비와 지적 황폐에 기여하는 것에 다름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치의 위기는 인간과 그 공동체에 중대한 위협으로 작용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오래 전 암살당했으나, 스웨덴이 여전히 사랑하는 정치가 올로프 팔메 총리는 자신의 신념을 정치의 현실 속에서 끊임없이 관철시켜나간 인물이다. 그는 현실을 내세워 자기가 소중하게 여기는 철학과 가치를 희생시키지 않았다. 정의로운 세상, 좋은 삶에 대한 의지를 굳건히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베트남 전쟁, 남아공의 인종차별 체제 아파르트헤이트 등에 대한 국제적 사안에도 용기 있게 발언했다. 스웨덴이 중립국가라는 점을 떠올린다면 그의 이러한 태도는 예상을 넘는 것이었다. 그러나 팔메는 이렇게 말했다. "작은 나라인 우리의 영향력은 미약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인류의 평화와 중재, 민주주의, 사회정의를 위한 노력까지 작은 것은 아닙니다. 중립은 침묵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그는 스웨덴의 교육은 "비판적인 민주시민을 양성하는 것"이라며, "완벽한 체제는 없기 때문에 비판적 시민이 끊임없이 정치를 감시하고 새로운 의견을 제시해야 사회가 건강하게 발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대통령과 정부가 국민과 소통하지 않은 채 신뢰를 상실해가고 있고, 민주주의와 교육에 대한 철학이 없는 곳에서는 정치가 무너지고 인간의 삶도 흔들린다. 그리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간다. 시민이 주체가 된 "정치의 복원"이 절박해지고 있다. /성공회대 교수

2014-06-29 18:25:39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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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에서]지하철 '두줄서기' 이젠 결론내자

"에스컬레이터는 빨리가기 위한 시설이 아닙니다. 두 줄로 서서 안전하게 이용하세요" 지하철 이용자들에게는 10년 가까이 매일 마주치는 익숙한 안내문구다. 그러나 '두 줄 서기'의 호응도가 높아지기는커녕 영 신통치 않다는 것을 누구나 느낀다. 아무리 동참을 호소해도 외면받기 일쑤다. 특히 출퇴근시간의 경우 '두 줄 서기'보다는 '외 줄 서기'가 지하철 문화의 대세임을 부인할 길이 없다. '두줄서기'가 버림받는 이유는 뭘까? 불편하기 때문이다. 2007년부터 서울메트로등은 시민들이 안전하게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라는 취지에서 '두줄서기 운동'을 펴고 있다. 켐페인을 벌이고 홍보활동을 강화하고 있으나 반응은 언제나 시큰둥하다. 에스컬레이터 한줄은 서고 한줄은 이동하도록 공간을 확보해놓아야하는데 두 줄 모두 봉쇄(?)돼 있으면 빨리 갈수없어 시간지체가 불가피하다는 것. 두줄서기의 취지에 공감해 참여하려해도 다른 사람들의 눈총이 따가워 엉거주춤 한줄서기 행렬로 옮겨간 경험도 많은 사람들이 갖고있다. 한쪽 공간을 막고 버티기보다는 다른 사람들의 통행에 불편을 주지말자는 배려에 우선권이 주어진 결과다. 그렇다면 안전보다는 남에 대한 배려를 우선하는 '한 줄 서기'를 그냥 방관해야만하는가. 더 이상 이런 엉거주춤한 상태로 유지되는 것보다는 결론을 냈으면 한다. 사고를 예방하고 안전을 도모하기위해 '두 줄 서기'가 필요하다면 대대적인 대국민 캠페인을 전개해 정착되도록해야하지 않을까 한다. '한 줄 서기'로 인한 역주행이라든지 급정지등의 대형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설득하고 불가피성을 알려야한다. 특히 세월호 사건이후 안전에 관한한은 예외없이 대응책이 마련되고 있는 마당에 하루 700만명이상이 이용한다는 서울 지하철 에스컬레이터가 위험운행을 강행하고 있다면 말이 안된다고 본다. 안전이 보장되려면 불편은 감수해야만 한다. 서울지하철 에스컬레이터에서 서 있으면 평균 약 40초,올라가면 약 20초의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과거 강원도 오지 커브길에서 자주 보았던 "5분 빨리가려다 50년 빨리간다"는 교통 표지판이 생각난다. '20초의 빠름'에 집착하기에 우리 인생은 너무 길지 않은가. 이충건 (편집위원)

2014-06-29 14:23:41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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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의 개인회생 이야기] "버리기 어려운 집 애착"

개인회생이나 파산을 신청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집 등 재산이 없다. 간혹 집을 갖고 있을 경우 주택가격에 버금가거나 그 가격을 웃도는 빚을 떠안고 있는 경우가 태반이다. 2000년대 중반의 부동산 가격 급등때 무리하게 주택을 사서 결국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닥친 사람들 중 상당수가 개인회생이나 파산을 신청한다. 어느 30대 부부도 결혼 직후 어떻게든 집을 사겠다고 은행 대출까지 받아 나섰다가 집값 하락으로 개인회생을 신청했다. 이른바 '하우스푸어'들을 개인회생이나 파산 상담때 적지 않게 볼 수 있다. 무리하게 집을 산 점에서 일차적으로 그들의 잘못이지만 집값이 뛰는데 "불안해서 그랬다"는 말에는 누구나 수긍할 만한 점이 있다. 어찌 보면 서민들의 주택정책 실패가 많은 부담을 서민들 어깨에 지운 셈이다. 그러면서도 집을 쉽게 처분하지 못하는 것이 사람들의 심리다. 개인회생이나 파산을 신청했으면 부채가 덕지덕지한 집을 팔고 싼 전세나 월세집으로 옮겨야 한다. 어느 50대도 1000만원짜리 다세대로 옮기고 새 출발을 했다. 그래야 어려운 사정을 이해해 법원이 개인회생이나 파산 인가에 호의적일 것이다. 그러나 집에 대한 애착을 쉽게 버리지 못하는 게 한국인의 심정이다. 개인회생 신청을 준비하려면 집을 처분해야 한다고 어느 40대 개인회생 신청자에게 이야기했더니 두어 달 후 친지이름으로 바꿔 처분했다고 말했다. 이런 경우 '순수한 의도'가 오해받아 개인회생 신청에 불리해진다. 능력에 맞게 집을 사고 감당이 안되면 미련없이 팔아야 뒤탈이 없는데 그게 잘 안되는 모양이다. <김현수 법무사 http://blog.daum.net/law2008/> www.lawshelp.kr

2014-06-29 11:28:29 조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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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놀로그] 실패에 대처하는 우리의 방식

이번 월드컵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16강 진출 실패 후 두 국가대표 선수 출신 해설위원들이 남긴 이야기였다. 홍명보 국가대표팀 감독이 벨기에전이 끝나고 한 인터뷰에서 이번 월드컵이 '젊은 선수에게 좋은 경험'이라고 말한 것을 두고 이영표 해설위원은 "이번 월드컵은 실패가 맞고, 월드컵에 경험 쌓으러 나오는 팀은 없다. 월드컵은 경험하는 자리가 아니라 증명하는 자리다"라고 일침을 놓았다. 안정환은 "실력으로 진 것이라 실력을 키워야 한다"며 "실력이 뒷받침되어야 정신력이 나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들이 후배들을 감싸기보다 실패를 직시하고 어설픈 위로나 정신승리를 안 하는 게 좋았다. 그 이전에 그들은 '이겨본' 경험이 있기에 저런 말을 할 수 있구나 싶었다. 이겨봤다고 해서 실패를 단순히 질책하거나 매도하는 게 아니라 지는 것과 이기는 것 사이에는 진 입장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많은 것들이 존재함을 그들은 시리도록 겪었을 것이기에 그 냉혹한, 아니 당연한 현실을 외면하거나 축소하진 말자는 마음이었을 것이다. 미국의 방송인 코난 오브라이언도 다트머스대학교 졸업축사에서 이렇게 말했다. "실망스러운 일을 겪게 되면서 자신에 대해 더 잘 알게 되어 그것이 장차 힘이 되어주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게 된다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기왕이면, 가급적이면 실패까지 가지 않도록 잘 해야겠지요." 그래, 넌 최선을 다했어. 좋은 경험했다고 생각해. 타인이 내게 위로용으로 해주는 말로서는 괜찮다. 하지만 내가 나를 향해 던지는 말로서는 조금 문제가 있다. 왜냐하면 안 괜찮다는 것은 그 누구보다도 내 자신이 잘 알기 때문이고 자기기만이나 자기연민처럼 나에게 도움이 안 되는 것은 없기 때문이다. 글쓰기에서도 '재능보다 노력이 중요하다'가 착한 일반론이지만 현실은 재능이 뒷받침되어야 노력할 의욕이 생긴다. 사실 노력할 수 있는 것 자체도 하나의 재능이다. 일등이 되라는 말은 아니다. 다만 포기하지 않는다면 내가 나아지는 것, 그리고 나아가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음을 말하고 싶었다. 삶은 공평하지 않다. /임경선(칼럼니스트)

2014-06-29 11:03:39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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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필의 청론탁설]규제개혁 시계 왜 멈추는가?

박근혜 대통령이 경제혁신 핵심과제로 삼은 규제개혁의 시계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고 있다. 지난 3월 20일 청와대에서 박 대통령 주재로 규제개혁을 위해 민관 합동 '끝장 토론'까지 벌였으나 3개월이 지난 지금 아직까지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지 않는다. '4.16 세월호 참사'에 가려진채 추진력 자체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주 이승철 전경련 전무는 기자 간담회를 갖고 "정부는 연말까지 규제 10%를 줄이겠다고 했지만 1만 5308개였던 규제 건수가 규제개혁 끝장 토론 후 오히려 2건이 더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가 규제개혁, 창조경제, 공공혁신 등 경제 살리기 위한 핵심 이슈를 국민들에게 잘 알렸지만 이를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집행하는지는 의문이라고 평가했다. 예정대로 규제개혁을 순조롭게 추진했다면 최소한 전체의 2~3%에 해당되는 300~400건 정도는 줄였어야 했다. 지금과 같은 상태가 이어진다면 오히려 역주행 할지도 모른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국가개조의 핵심인 '관 피아'척결도 인적청산과 함께 규제개혁이 뒷받침 돼야 보다 효과적이다. 지금까지 수많은 규제가 곳곳에 도사리면서 '관 피아'를 키워 왔기 때문이다. 지금 각국은 규제개혁을 경쟁이나 하듯 혈안이 되어 있다. 영국은 '규제 총량제'를 도입해 'One-in, Two-out'로 하나를 늘리면 두 개를 줄여나가는 정책을 펴고 있다. 늘어나는 정부의 규제가 기업부담이 커지고 경제 활력을 떨어뜨린다고 보고 지난 2006년부터 규제개혁을 강도 높게 추진해오다 2011년부터는 아예 규제 총량제를 실시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는 규제여부가 불투명한 사항을 확인해주는 '그레이스 존 해소제도'까지 만들어 기업을 돕고 있다. 이는 "애매할 경우 허용해준다"는 정책이다. 호주의 경우, 지난 3월 26일 불필요한 1000여개 법안과 관련된 행정규제 9500개를 없앴다. 더욱이 연간 의회회기 이틀을 '규제폐지의 날'로 정해 하반기에 시행할 예정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세월호 참사로 안전 분야는 규제가 더욱 강화될 전망이지만 환경을 제외한 다른 분야는 특단의 혁파가 요구된다. 지금 정홍원 국무총리가 헌정사상 처음으로 사의를 표명한지 60일 만에 유임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그렇지만 정부는 국가개조를 차질 없이 추진해야 하고 그 가운데 경제혁신의 핵심과제인 규제개혁을 조금도 늦춰서는 안 된다. /언론인

2014-06-29 10:28:56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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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봉의 도시산책]파헤쳐진 내시 묘역

2년 전 서울 은평구 진관내동에서 북한산 의상봉을 오를 때 약 3만 제곱미터의 땅이 파헤쳐져 있는 것을 본 적이 있다. 문제는 그곳이 단순한 산자락이 아니라 국내 최대 규모이자 가장 오래된 조선시대 '내시'들의 집단묘역이 있던 곳이었다는 점이다. 파헤쳐지기 전까지 모두 45기의 묘가 있었다. 그 중에서 가장 오래된 것은 광해군 시절인 지난 1621년에 처음 묘비가 세워진 정2품 자헌대부 김충영의 묘로, 그는 왕과 왕비의 명령을 출납하는 승전관을 지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석이나 상석에 관직이 기록된 것만도 14기가 있었으며 내시부의 최고 관직인 종2품 상선의 묘가 5기, 종1품 승록대부의 묘도 2기나 됐다. 그러나 후손들이 한 조경업자에게 4억8000만 원을 받고 땅을 넘기면서 그렇게 갈아엎어지고 만 것이다. 내시의 양자로 이어진 후손들이 자신들의 선조가 내시라는 점을 부끄럽게 생각한 것이 큰 이유였고, 이 집단묘지자 지정문화재가 아니어서 상대적으로 매각이 어렵지 않았던 점도 사태를 부추겼다. 당시 사건은 한 집안의 집단묘지가 없어진 것 이상의 안타까움을 몰고 왔다. 그곳에 안장된 이들 가운데 김성휘나 박민채, 오준겸 등 조선왕조실록과 승정원일기 등에 활동 기록이 남아 있는 인물도 있던 데다 내시들의 부인도 사대부의 부인이 받는 정경부인에 봉작됐음을 알 수 있게 해주는 비문들도 있었기 때문이다. 내시들의 인물사 연구는 물론 당대의 풍속사 연구에도 귀중한 사료가 되는 것들이었지만 그렇게 갑작스럽게 파헤쳐지면서 모두 흘러간 옛 일이 되고 말았다. 현재 남아 있는 내시의 묘는 은평구 이말산에 있는 4기를 비롯해 도봉구 초안산과 쌍문동, 강남구 신사동, 경기도 고양과 남양주, 양주, 용인, 그리고 경북 청도에 남아있는 것 등 극히 소수다. 그마저도 언제까지 남아 있을 지는 누구도 모를 일이다. 사대부의 경우와 달리 내시의 묘와 관련해서는 후손들이 부끄럽다는 이유로 쉬쉬하거나 없애버리는 통에 소리 소문 없이 사라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내시라는 존재가 단순히 거세를 해 남성성을 잃은 사람이 아니라 왕조 경영에 필수불가결한 전문가 집단이었다는 것을 아무리 강조해도 후손들이 갖고 있는 마음의 벽을 깨기란 쉽지 않아 보이다. 그나마 남아 있는 몇 기의 내시 묘지들이 앞으로 어떻게 될 지 걱정되는 이유다. /'다시 서울을 걷다'저자

2014-06-26 15:24:04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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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노의 푸드스토리]팔진미보다 맛있는 오뉴월 밴댕이

밴댕이가 고급 생선은 아니다. 이미지 역시 썩 곱지만은 않다. 밴댕이 소갈머리라고 하면 속 좁고 너그럽지 못한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다. 하지만 요즘 밴댕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오뉴월 밴댕이는 변변치 못하지만 때를 잘 만났다는 말로 평소에는 작고 볼품없는 생선이지만 오뉴월에 만큼은 산해진미보다도 맛있다는 소리다. 여기서 5-6월은 음력이니까 바로 요즘이 제철이다. 도대체 누가 밴댕이를 보고 산해진미보다 낫다는 소리를 했을까? 증보산림경제에 나오는 말로 오뉴월 밴댕이는 구이도 좋고 국을 끓여도 맛있지만 회로 먹으면 시어(?魚)보다도 낫다고 했다. 시어는 전설처럼 전해져 내려오는 여덟 가지 산해진미에 포함됐던 생선이다. 지금은 멸종 됐지만 "썩어도 준치"라고 할 정도로 맛있는 청어목 준치과에 속하는데다 팔진미에 속했으니 맛이 기가 막혔을 것이다. 이런 시어보다 더 맛있는 것이 오뉴월 밴댕이라는 것이다. 얼마나 맛있기에 오뉴월 밴댕이라는 말이 생겼을까? 기본적으로 제철 밴댕이는 맛이 좋을 수밖에 없다. 살이 통통하게 오르기도 하지만 가을철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전어, 겨울철 찬바람에 입맛 돌게 만드는 과메기 재료인 청어와 함께 밴댕이도 청어목 청어과 물고기이니 일단 기름지고 고소한 맛이 특징이다. 그러니 구우면 기름이 자르르 흐르고 회로 먹으면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나는데다 깻잎과 양배추 송송 썰어 넣고 초고추장에 빨갛게 회 무침으로 먹으면 입안이 상큼해진다. 문제는 졸지에 밥도둑으로 변하기 때문에 다이어트에는 천적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 오죽하면 "밴댕이 먹다 갓끈 떨어진다"라는 속담까지 생겼을까. 옛날 어떤 사람이 밴댕이구이의 맛을 표현하는데 "기름기 잘잘 흐르는 밴댕이를 상추쌈에 올려놓고 쌈장 듬뿍 발라서 한입 크게 벌려서 입에 넣으면..."이라고 말하는데 이 말을 듣고 있던 선비가 따라서 입을 크게 벌렸다가 그만 갓끈이 끊어졌다는 것이다. 요즘 생선가게에 밴댕이가 많이 보인다. /음식문화평론가

2014-06-25 10:22:02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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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호의 베이스볼 카페]에이스는 무엇인가

지난 주말 프로야구는 이례적인 일이 벌어졌다. 21~22일 KIA와 두산의 잠실 경기가 연속으로 6회 강우콜드게임으로 끝났다. 사상 처음이었다. 비의 혜택을 받은 쪽은 KIA였다. 5회까지 리드를 잡은 덕택에 연승을 거두었다. 주말 3연전을 모두 잡았고 시즌 첫 4연승을 달렸다. 비의 혜택이었지만 3연전에서 KIA의 경기내용은 탄탄했다. 개막 후 마운드 부진을 극복하지 못하고 수비와 주루에서 허술한 야구로 4강권에서 일찌감치 멀어졌다. 홈페이지 게시판은 팬들의 비난으로 도배됐다. 모처럼 4경기에서 선수들은 빈틈없는 경기를 했다. 여기에서 에이스 양현종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양현종은 지난 19일 넥센과의 광주경기에 선발로 나섰으나 강습 타구에 왼쪽 허벅지를 맞고 쓰러졌다. 워낙 강하게 맞아 통증은 심했고 무릎은 욱신거렸다. 다들 경기는 힘들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대로 강판해도 탓할 사람이 없었는데도 양현종은 볼을 던지겠다고 고집했다. 다리를 절룩거리면서도 7회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그것도 단 1실점으로 호투했다. 이런 양현종의 근성은 동료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이날 3-1로 승리하며 3연패 위기를 벗어났다. 양현종 진짜 효과는 주말경기에 나타났다. 데니스 홀튼, 김병현, 임준섭 등 선발투수들이 모두 호투하며 승리를 따냈다. 김병현은 간절함이 얼굴에 가득했고 혼신의 힘을 던지며 이적 첫 승을 따냈다. 40일 만에 승리를 따낸 홀튼이나 4승을 올린 임준섭도 마찬가지였다. 타자들은 찬스에서는 상대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리더는 팀을 바꾼다. 아직 젊은 양현종은 개막부터 어깨에는 무거운 에이스의 짐을 짊어졌다. 처음에는 부담스러웠지만 이제는 진정한 에이스의 길을 가고 있다. 잘나가는 팀에는 훌륭한 리더가 많다. 삼성이 그렇고 NC도 마찬가지다. 신뢰를 받는 리더는 한곳으로 뭉치게 만든다. 이런 리더는 비단 야구단만 필요한 것은 아닐 것이다. /OSEN 야구전문기자

2014-06-24 10:07:10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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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캣우먼] 현실직시일까, 포기일까

Hey 캣우먼! 8월 졸업을 앞둔 대학생입니다. 제주도에서 살다가 더 넓은 세상에서 멋진 인생을 살고 싶어 대학 때 상경했지만 서울 생활은 정말 힘들게 공부와 아르바이트를 하며 살았죠. 진로고민 끝에 대학원 석사를 마치고 서울에서 취직하려 했는데 대학원 네 군데 모두 불합격했어요. 참 제가 모자람을 느꼈습니다. 제 꿈은 석사를 마치고 좋은 곳에 취직해서 쾌적한 집에서 여유로운 서울 생활을 하는 것이었는데요, 요즘은 일찍 접고 제주도에 내려가서 가족들과 소박한 행복을 느끼며 사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더 이상 고생하면서 살고 싶지 않거든요. 한편 너무 일찍 지쳐버린 게 아닌가, 조금 더 힘내서 대학원 한 번 더 지원해야지 하는 마음도 있구요. 캣우먼이라면 어떤 쪽을 선택하나요. (행복꾸미) Hey 행복꾸미! 우선 서울의 멋진 인생 vs 제주도의 소박한 일상,이라는 구도에서 벗어나요. 두 개 중 어느 것이 낫다라고 말하기도, 반드시 대비된 개념이라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게다가 '멋짐'이나 '소박한 행복'이 정확히 뜻하는 것이 뭔지도 잘 이해가 안 갑니다. 처음 멋져 보이는 것들은 이내 다른 것들을 포기하고 치른 처절한 대가임을 알게 되고 소박한 행복은 젊은이에겐 욕망의 정지라는, 어찌 보면 정신의 사형선고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의 개별적이고 촘촘한 인생살이는 여행가이드북의 단순화된 카피가 아닙니다. 당장 현재 서울 생활에 실패했다고 느껴 서울 생활을 뭔가 인간적이고 소중한 것을 잊고 사는 곳,이라고 나쁜 놈 취급하고 싶어 하는 심리는 이해는 가지만, 공정하지 않고요, 제주도생활을 재도전하지 않을 구실로 미화시키는 건 스스로를 속이는 처사가 아닐까 우려됩니다. 우선 지금은 생각했던 길이 다 막혀 충격을 받아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니 몸과 마음을 정상으로 되돌리는 게 우선입니다. 제주도 집의 가장 큰 효용가치는 회복과 치유이니 그걸 십분 활용하십시오. 그리고 새로운 동기부여를 서울이니 제주도니 장소에서 찾을 게 아니라 내 안에서 되살아나도록 지켜봐야죠. /임경선 칼럼니스트 askcatwoman@empal.com

2014-06-24 09:00:51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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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트렌드 읽기] 결과는 결과일 뿐

어떤 이는 스포츠 경기 응원하기를 주저한다. 월드컵이나 올림픽과 같은 국가대항전은 물론이고, 골프대회 같은 개인경기도 마찬가지다. 이유는 단 하나, 자신이 응원하면 결과가 좋지 않다는 것이다. 새벽잠을 쫓으며 응원하면 참패를, 모르겠다는 심정으로 자고 나면 드라마틱한 승리를 마주한다는 게 소위 '머피의 법칙' 수호자(?)들의 경험담이다. 어제 알제리와의 경기 때는 제법 많은 수호자들이 응원을 한 모양이다. 영화 '플라이 대디 플라이'에서 가필은 하나밖에 없는 딸을 폭행한 고등학생 권투선수를 응징하기 위해 승석에게 싸움을 배우지만 생각만큼 쉽지가 않다. 선천적으로 싸움에 대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었고 그것의 핵심은 두려움이었다. 승석은 '공포는 기쁨이나 슬픔이나 똑같아서 그냥 감각일 뿐이야…공포 뒤에 뭐가 있는 지 알아? 아무 것도 없어'라며 가필을 다그친다. 나약한 감각에서 벗어나려 발버둥 친다. 홍명보 감독은 어제 알제리전의 패배가 전술 선택의 문제였다고 밝혔다. 선수들의 문제가 아니라 알제리 선수들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었지만, 적절한 대응을 구사하지 못한 탓이라고 단언했다. 선수들을 격려하고 보호하는 그의 성정다운 발언이다. 하지만 알제리 선수들의 거친 공격과 압박이 계속되는 동안 우리 선수들에게 깃들었던 당혹감은 공포감으로 바뀐 듯 했다. 얼굴, 몸, 발이 차례로 굳어졌다. 어떤 이는 용기에 대해 '무슨 일이 있어도 목표한 바를 포기하지 않고 이루는 것'이라고 한다. 필자는 이런 태도를 집착이라 부르고, '꼭 하고 싶은 것을 향해 나갈 때, 패배에 대한 두려움을 인정하면서 하지 말아야 할 것을 하지 않는 것'이 용기라 생각한다. 두려움 위에서 용기는 피어나고, 잘 지는 고통의 시간 다음에 이기는 기쁨의 시간이 있는 법이다. 그러니 두려움도 응원하자. 태극전사의 두려움은 우리의 두려움이고, 우리의 용기는 태극전사의 용기다. 순서가 없으며, 앞뒤가 없는 이 마음을 믿어야겠다. 결과는 결과일 뿐이다. /인터패션플래닝(www.ifp.co.kr) 대표

2014-06-23 11:36:08 메트로신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