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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웅의 인문학산책] 공기방울 글씨

인어공주는 사랑을 이루지 못한 채 공기방울이 되어 하늘로 떠오른다. 그런데 그것은 모든 것이 허무하게 사라진 잔해의 거품이 아니다. 자신을 배신한 왕자를 용서하고 자기 목숨을 구할 수 있는 길을 포기한 채, 선한 마음으로 사랑의 기운이 되어 세상에 퍼져나가는 시작이었다. 슬프지만 착한 사랑의 여진이 마음을 아련하게 한다. "손가락이 열 개인 것은/어머님 뱃속에서 몇 달 은혜 입나 기억하려는/태아의 노력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힘민복 시인의 〈성선설〉이라는 제목의 시다. 생명은 자기 안에서 스스로 의미 있는 것들을 찾아내 연결하고, 그것이 하나의 또 다른 진화된 생명의 조직과 능력이 된다는 것은 오늘날 생명과학이 주목하는 바이다. 물론 꼭 열 개일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마음이 몸을 만들어내고 거기에 그 마음이 담겨지게 된다는 대목이다. 인간의 뇌는 우리의 마음이 등불을 켜고 찾아나서는 산맥과 계곡이며 강과 바다이다. 기억의 창고를 벗어나면 보이는 뇌 속의 풍경은 대부분 아직도 우리에게 발을 들여놓지 않은 미답(未踏)의 세계이다. 그래서 우리의 마음과 몸에는 우리가 살아온 흔적과 함께, 우리가 살아갈 미래의 지도가 펼쳐져 있다. 그 뇌 안에서 마음이 밖으로 뿜어낸 공기 속에는, 바로 그 과거와 미래가 동시에 섞여 움직이면서 빛을 낸다. 세월호 참사를 떠올리며 쓴, 요즈음 사람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하는 함민복의 시 의 한 대목이다. "쏟아져 들어오는 깜깜한 물을 밀어냈을/가녀린 손가락들/나는 괜찮다고 바깥세상을 안심시켜 주던/가족들 목소리가 여운으로 남은/핸드폰을 다급히 품고/물속에서 마지막으로 불러보았을/공기방울 글씨/엄마/아빠/사랑해!/아, 이 공기, 숨쉬기도 미안한 사월" 아 그러고 보니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의 공기방울에는 무수한 글씨가 쓰여 있었다. 그 역시 인어공주의 공기방울처럼 허무하게 소멸된 생명의 포말(泡沫)이 결코 아니다. 엄마 뱃속에서 입었던 열 달의 망각될 수 없는 은혜에 대한 기억이 마침내 열 손가락이 되었듯이, 바로 그 손가락으로 남긴 글자들이 우리의 마음과 몸속으로 들여 마셔진다. 죽어간 아이들이 세상에 남긴 눈에 보이지 않는 편지들이다. "사랑해!" 그렇게 쓰인 이 글자의 힘으로 우리의 매일은 소중하고 아름다워진다. 그건 무엇으로도 지워지지 않는 생명의 활자다. 미안함을 넘어서는 내일을 기도하는. /성공회대 교수

2014-06-08 17:45:04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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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에서]월드컵 중계에 바라는 것

2014 브라질 월드컵이 5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방송사들의 중계 전쟁도 불을 뿜고 있다. SBS가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완벽한 호흡을 맞춘 차범근 해설위원과 배성재 캐스터 콤비로 우위를 점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대회에서 SBS의 단독 중계를 지켜보고만 있어야 했던 MBC와 KBS가 맹렬히 추격하는 형국이다. 올해 소치 동계올림픽에서도 시청률 1위 성적표를 받아든 배성재 아나운서는 특유의 부드럽고 스마트한 이미지를 앞세워 스포츠 전문 캐스터로서 영역 특화에 나선다. 축구 중계에 가장 익숙한 목소리로 각인된 차범근 위원은 자타 공인 1등 해설자로 불린다. MBC는 자사 아나운서가 아닌 김성주 전 아나운서를 일찌감치 전면에 내세웠다.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스타 캐스터로 발돋움한 그의 능력이 다시 펼쳐지길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홍명보 대표팀 감독과 2002년의 영광을 함께 일궜던 안정환·송종국을 중계석에 앉혀 '홍심' 간파라는 중요 임무를 맡겼다. 전현무 전 아나운서 영입 시도로 한 차례 잡음을 빚었던 KBS는 전 국가대표 이영표와 조우종 아나운서로 시청률 역전극을 준비하고 있다. 방송 3사의 중계 전쟁은 이미 예능 프로그램에서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일밤-아빠 어디가'의 출연진을 그대로 옮겨놓은 MBC 중계진은 예능과 스포츠를 오가며 손발을 맞춰가고 있다. '황금어장 라디오스타'에서는 여러 명의 전·현직 대표선수들과의 시시콜콜한 일화를 꺼내드는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화제몰이를 시도했다. 조우종 아나운서는 '풀하우스'를 비롯해 '인간의 조건' 2기 멤버로 합류하고, '우리동네 예체능'에 이영표 위원과 동반 출연하는 등 예능 대세로 급부상할 정도로 분주하게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이들보다 다소 여유가 있어 보이는 배성재 아나운서도 예외 없이 '정글의 법칙 인 브라질'에 출연하고 있다. 그는 "예능 프로그램에 누를 끼칠 바에는 기존처럼 스포츠만 했으면 좋겠다"며 자사 홍보 전략에 대한 불만을 돌려 말하기도 했다. 방송사들이 이처럼 축구 중계 홍보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900억원에 가까운 중계권료를 지불했고, 이를 광고 수익으로 만회해야 하는 사운이 걸린 과제를 부여받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세월호 참사 여파로 급격히 악화된 광고 사정, 보도 공정성 논란으로 타격을 입은 채널 신뢰도 회복을 위해서도 월드컵이 유일한 돌파구다. 친근한 목소리로 전하는 중계는 축구에 열광하는 남성 시청자와 월드컵 때마다 남편을 뺏겨 '월드컵 과부'가 되는 신세인 여성 시청자를 포함한 남녀노소 모두를 TV 앞으로 불러들이는 데 더 없이 효과적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미 '예능 피로'가 쌓일 대로 쌓인 중계진이 지나치게 방송사 경영진의 논리만을 충족시키기 위한 시청률 띄우기식 중계에 내몰리지는 않을지 우려된다. 축구는 국민 스포츠이면서 밤새 유럽 리그를 시청하고 해외 축구 트렌드를 실시간으로 파헤치는 마니아들이 가장 넘쳐나는 종목이다. 아무리 대중적 인지도가 높더라도 중계진이 갖춰야할 기본은 전문가적인 지식과 현지에서만 접할 수 있는 넓은 시야, 빠른 정보 전달 능력이다. 우리는 국제 스포츠 경기를 시청하면서 남는 건 중계진의 고함소리와 시시껄렁한 어록뿐이라는 걸 느낄 때가 많다. 정확하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경기를 바라보고 냉철하게 분석하는 목소리는 뒷전으로 밀린 채 말이다. 캐스터와 해설자는 소리지르며 응원하고 웃기기 위한 사람이 아니다. 그런 사람은 지금 우리가 앉은 술자리에도 많다.

2014-06-08 13:36:40 유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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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 법무사의 개인회생 이야기]부부는 일심동체

부부는 말처럼 '일심동체(一心同體)'이기 쉽지 않지만 개인회생이나 파산 신청때 보면 일심동체임을 실감한다. 대부분 남편 주도의 사업이나 무리한 주택구입으로 부인까지 어려움에 처한 경우가 태반이다. 남편이 여기저기서 빚을 끌어다쓰다 부인 이름으로도 대출을 받고 도무지 갚을 능력이 안돼 부부가 같이 신청하러 온다. 50대 후반의 A씨는 사업실패로 부채 규모가 부부 합해 3억 원이 넘었다. A씨가 다시 취업을 할 전망은 별로 없다. 부인은 전업주부로 남편 탓에 빚을 진 것이다. 부부는 나란히 파산 신청을 했다. 그들은 집을 처분해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30만원 셋집으로 옮겼다. 그래도 셋집이나마 얻을 돈이 있어 다행이라고 스스로 위안하는 부부의 긍정적인 생각이 좋아보였다. 어느 30대 부부는 집을 무리하게 사는 바람에 남편이 5000만원, 부인은 4000여만 원의 빚을 졌다. 남편은 직장 생활을 하면서 매달 소득이 있어 개인회생을 신청해 다달이 조금이나마 갚아나가기로 했다. 부인은 아이들 둘을 돌보느라 정규직으로 취직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시간제 아르바이트로 버는 돈은 매달 50여만 원. 1인 생계비 60만 원에 미달하는 것이다. 30대 파산신청은 잘 받아들여지지 않지만 이 부인은 양육 여건상 월 소득을 높이기도 어려웠다. 따라서 남편은 개인회생, 부인은 파산으로 각각 신청한 것이다. 세간에서는 남편과 부인이 각자 서로 다른 주머니를 꿰차고 재산다툼을 하는 경우도 없지 않다. 그러나 개인회생 파산 신청 창구에서 보면 부부가 같이 뭔가 일어서보려고 빚을 져서 들어온 안타깝지만 애틋한 사연들도 적지 않다. <김현수 법무사 http://blog.daum.net/law2008/> www.lawshelp.kr

2014-06-08 11:40:34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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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필의 청론탁설]이제는 민생안정에 올인해야 한다

세월호 참사가 아직 수습되지 않은 가운데 '6.4 지방선거'가 막을 내렸다. 이번 지방선거의 특징은 무엇보다 민심의 소재를 어느 때보다 적나라하게 보여준 점이다. 여당에게는 '책임'을 묻고 야당에게는 '경고'를 내렸다. 광역 단체장 17곳 가운데 여당이 8곳, 야당이 9곳을 이겼다. 단순히 보면 야당이 신승했다. 그러나 기초 단체장은 여당이 124대 72로 우세하다. 따라서 누가 승자이고 패자인지 가리기도 어렵다. 국민들은 여야를 가릴 것 없이 과제를 부여한 셈이다. 바로 민생안정에 최선을 다해줄 것을 표심으로 보여주었다. 이제 정치권은 경제 살리기에 올인 해야 한다. 가뜩이나 저성장의 그늘 속에 서민경제가 바닥을 치고 있는 판에 '세월호 참사'로 찬물을 끼얹졌기 때문이다. 실제 소비가 냉각된 가운데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수정할 정도다. 특히 높은 실업률이 개선될 기미가 조금도 보이지 않는다. 부동산 경기를 살리려고 해도 약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다 원화 값이 올라가 수출시장도 녹록치 않다. 일본이 회복세를 타고 있는 가운데 우리의 주요 수출시장인 중국이 예사롭지 않다. 지난주 한국은행이 발표한 1분기 실질국민소득도 2년래 최저수준인 0.5% 증가에 그쳤다. 세월호 참사와 지방선거가 실시된 2분기에는 마이너스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더욱이 가계부채가 지난해 말 1000조원을 넘어선 이래 올 들어서도 증가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 일반 서민들의 구매력이 살아날 기미가 없다. 일부 연구기관에서는 일본처럼 장기 저성장국가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보고서도 내놓고 있다. 따라서 정부는 무엇보다 경제 활성화에 집중해야한다. 우선 조각수준의 개각을 서둘러 개혁에 속도를 내야한다. 지금 정부가 해야 할 일이 너무나 많이 밀려 있다. 우선 국무총리를 비롯하여 국무위원을 일괄 지명해 공백기를 최대한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야당도 종전의 태도를 바꾸어 광의의 국정동반자 자세가 되어야 한다. 당리당략을 떠나 절제된 입장에서 정국을 운영해야 실추된 지지율을 회복할 수 있다. 지금과 같이 대다수 국민이 고통 받고 힘겨운 상황을 헤쳐 나가는데 기여하자면 역지사지의 입장이 돼야 한다. 그래야만 보다 성숙된 수권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다. 선거 결과를 놓고 일희일비할 때가 아니다. /언론인

2014-06-08 11:21:23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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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놀로그] 가족의 선거

지난 주 지방선거는 2세들의 전쟁이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 후보에겐 '우리아빠 최문순'이라는 표어를 내세운 예쁜 두 딸의 유세가 화제였다. 서울시 교육감 조희연 후보의 아들은 한 포털에 아버지에 대한 지지 호소 글을 올려 낮았던 인지도를 끌어올렸다. 반면 정몽준 서울시장 후보의 아들은 세월호 유가족들의 행보를 '미개하다'고 발언함으로써 정후보의 지지율을 꺾어놓았다. 그리고 유력한 서울시 교육감 후보였던 고승덕 씨의 친딸은 자신의 아버지는 교육감 자격이 없다는 폭로성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려 선거에 영향을 미쳤다. 이 중 가장 주목 받은 것은 단연 고승덕 후보의 친딸이다. 가족주의가 견고한 한국에서 보통은 자기 가족을 어떻게든 두둔하는 판에 그녀는 친부의 인격을 정면으로 부정했다. 개인적 복수든, 가족의 복수 대행이든, 한국 학생들을 위한 결단이든, 그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남이 아니라 한때 시간을 나눈 친아버지다. 당선이 돼도 안 돼도 그녀의 입장에 서보면 마음이 무거울 것 같다. 심사숙고해서 내린 결정이겠지만 막상 문을 열면 그 앞에 예기치 않던 다른 모습을 볼 것만 같다. 한 성인 여성의 주체적인 결단이라 해도 미래에 자책하거나 후회하거나 이용당했다고 느끼는 어떤 순간들은 있을 것 같았다. '난 괜찮아'라고 애써 씩씩하게 웃던 만화 주인공 캔디가 사실은 하나도 안 괜찮았던 게 생각난다면 나의 과민한 감상주의일까. 그랬으면 좋겠다. 어떤 형식으로든 트라우마를 짊어지지 않을까 하는 나의 '오지랖'과는 달리 주변의 진취적인 전문가들은 걱정할 것 없다, 극복할 것이다, 딸은 아버지에게 종속되는 존재가 아니다,라고 강변한다. 진보 성향의 누리꾼들은 그녀를 잔 다르크로 비유하며 환호한다. 어르신들은 잘못 키운 딸년이 애비 앞길을 막았다고 패륜이라 한탄한다. 그러고 보면 나를 포함, 사람들은 자기가 보고 싶은 대로 자신의 과거나 고정관념이나 희망사항을 투영해서 상대와 상황을 바라볼 뿐이다. 관객이 되기란 늘 쉬울 뿐이다. 당사자의 마음은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임경선(칼럼니스트)

2014-06-08 09:53:14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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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호의 베이스볼 카페]타고투저 처방은

타고투저 현상이 심각하다. 9개 구단 전체 타율은 0.288, 전체 방어율은 5.20에 이른다. 경기당 평균득점은 11.3점이다. 1982년 출범 이후 작년까지 평균 타율은 0.262, 평균 방어율은 4.03, 평균득점은 8.9점이었다. 가장 큰 이유는 뛰어난 외국인 타자들이다. LG 조쉬 벨과 SK 루크 스캇을 제외하고 모두 3할 타율을 기록하고 있고 홈런도 펑펑 치고 타점도 많다. 그만큼 능력 있고 몸값이 비싼 효과를 내고 있다. 예전 외국인타자들은 성공 확률이 높지 않았는데 그만큼 저렴했다. 더욱 쉽게 풀이하자면 소총 대신 중화기로 대체한 것이다. 단순히 타자 한 명만 좋아진 것은 아니다. 용병타자가 활약하면서 앞뒤 타자뿐만 아니라 타선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는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토종 투수들은 허약해졌다. 좌우 에이스로 불리우던 류현진(LA 다저스)과 윤석민(볼티모어 오리올스), 오승환(한신 타이거즈)이 빠졌다. 이들을 이을 토종 에이스들이 KIA 양현종을 제외하고 그다지 보이지 않는다. 중간 투수진도 삼성을 제외하면 그다지 튼튼하지 않다. 투수들의 능력이 떨어진 점은 제구력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올해 215경기에서 4사구는 1959개였다. 경기당 9개다. 투구수는 경기당 314개였다. 작년까지 평균 사사구는 8개였고 투구수는 경기당 290개였다. 볼넷과 투구수가 많으면 경기는 재미 없다. 해결책은 없을까? 임시 처방은 있다. 우선 스트라이크존을 투수 친화형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공인구의 반발력을 조절하는 방법도 있다. 일본은 작년까지 반발력을 낮춘 공인구를 사용했는데 팀 방어율이 너무 낮아져 논란이 되었지만 효과는 확실하다. 외국인 투수를 3명으로 늘리는 방안도 있다. 물론 보다 근본적인 처방은 토종 에이스의 등장과 진화일 것이다. /OSEN 야구전문기자

2014-06-02 15:37:43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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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트렌드 읽기] 본질을 응원하자

가수 이선희가 다시 주목 받고 있다. 그녀는 84년 강변가요제에서 'J에게'로 대상을 받은 이후 살아 있는 전설이 됐다. 최근에 '그 중에 그대를 만나'란 곡을 발표했는데, 청장년층은 물론 신세대마저 그녀의 노래에 빠져들었다. 신곡은 요즘의 곡들과 달리 거칠게 녹음됐다. 첨단 디지털 음향이 배제됐고, 가수의 목소리가 생생하게 담겼다. 그녀의 가창력은 예전 같지 못하지만, 그녀의 노래는 전 세대를 아우르기에 충분하다. 현대자동차는 7세대 쏘나타를 선보이면서 자동차의 본질을 강조했다. '첨단 사양을 덧붙이기 전에 기본이 되는 차체부터 견고해지는 것이 먼저'라며 주행·회전·정지·보호 등을 핵심 요소로 부각시킨 것이다. 쏘나타는 1985년 첫 선을 보인 이후 30년 만에 환골탈태를 시도했고, 국내는 물론 세계시장에서도 인정받은 '스컬프처 디자인(Sculpture Design)'의 근간을 형태에서 본질로 옮긴 셈이다. 최근 디자인 모티브는 대자연(Mother Nature)과 원시부족(Primitive Society)에서 가져온다. 예전부터 자연과 원시성은 디자인의 핵심이었다. 달라진 것은 자연이나 원시성의 형태를 현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자연이 형성된 과정, 원시부족의 삶이 지녔던 과정에서 감춰졌던 이야기를 가져온다는 점이다. 눈으로 보이는 요소가 아니라 마음으로 읽히는 요소를 디자인 모티브로 차용한다는 얘기다. 4일은 지방선거일이다. 도시는 물론이고 작은 마을마저 현수막과 후보인사, 유인물로 북새통이다. 본질을 추구하는 트렌드 때문인지 이전 선거 때와는 조금 다른 기운의 메시지가 눈에 띈다. 화려하게 치장되지 않은 담백한 공약이 반갑다. 정치·행정가로서 가져야 할 본질에 집중하는 모양이다. 이젠 대중이 본질의 가치에 응답해야 할 때다. 투표라는 정치행위로, 소비라는 경제행위로 본질을 응원하자. /인터패션플래닝(www.ifp.co.kr) 대표

2014-06-02 11:53:23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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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웅의 인문학산책]자식 농사

자식 가진 사람, 남의 자식에 대해 뭐라 말할 수 없다는 것이 우리의 전통적 깨우침이다. 그만큼 자식 교육은 내놓고 자신할 수 없다. 그러나 부모의 교육관이 어떤가도 중대한 문제가 된다. 교육이라는 이름 아래 부모의 욕망이 관철되도록 하는 야만이 도처에서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세월호 참사 이후 교육계는 고뇌하고 있다. 그러면서 이제 확실해 진 것은 인간다움을 기르는 교육이 그 무엇보다도 앞서야 한다는 각성이다. 전문적 능력이 아무리 우수해도 양심과 윤리, 인간다운 성정을 지니지 않으면 그러한 전문능력과 그로 인해 주어지는 재력, 사회적 위치는 이들의 힘 앞에 놓이게 되는 이들에게 흉기로 작동할 뿐이기 때문이다. 교육이 흉기를 대량생산하는 현장이 된다면 그야말로 끔찍하다. 그래서 교육은 언제나 가치 논쟁을 그 중심에 세운다. 이념과 사상, 철학과 윤리에 대한 성찰과 논쟁은 결코 낡은 것이 아니다. 그것은 아주 "오래된 미래"이기도 하다. 이념과 사상은 지난 시대의 이데올로기적 쟁투의 시대착오적 산물이 아니라, 인간이 인간답게 살기 위한 이상향을 가는데 두고두고 필요한 나침반이다. 철학과 윤리도 인간의 이성을 비판적으로 단련시켜 기만에 속지 않고 자신의 주체성을 세우는 정신적 능력이다. 무엇이 옳은지, 무엇을 선택해야 할 것인지의 문제는 인간에게 인간이 되도록 하는 핵심적 사건이다. 다음 세대를 위한 교육은 언제나 이러한 고민을 담고 있어야 한다. 아니면, 미래사회는 갈수록 잔혹해지고 욕망의 싸움터가 될 뿐이다. 그렇지 않아도, 서울시 교육감 후보 가운데 두 사람의 딸 그리고 아들이 각기 자신의 아버지에 대해 쓴 글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고승덕 후보의 딸은 자신의 아버지가 자식교육에 무책임한 사람이라 서울시 교육을 맡을 자격이 없다고 공개적으로 직격탄을 날렸다. 조희연 후보의 아들은 인지도가 낮은 자신의 아버지가 가진 교육적 가치에 대해 주목해달라고 호소했다. 모두 다 용기 있고 감동적으로 잘 쓴 글이었다. 내용은 얼핏 대조적이지만, 그 본질은 동일하다. 어떤 교육이 우리가 바라는 것인가 하는 질문이 여기에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교육감을 뽑는 선거는 시장을 뽑는 선거에 비해 주목도가 밀리지만, 그 질적 의미로 보자면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다. 자식농사는 결국 함께 해나가는 일이자, 미래사회를 향한 우리 모두의 선택이기도 하다. /성공회대 교수

2014-06-01 17:04:09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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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에서]역사는 되풀이된다

정부의 처지가 참으로 딱하다. 특히 경제부처의 경우 딱하다 못해 안스러울 정도다. 국정원 부정선거 사건, 세월호 참사에 이은 각종 사고, 안대희 국무총리 후보의 낙마 등 난마처럼 얽힌 각종 사슬을 이 정부는 해결할 능력을 잃은 것 처럼 보인다. 요즘 뜨고 있는 드라마 '정도전'에서 투영되는 고려 말의 모습을 보는 듯하다. 오죽했으면 이 정권의 탄생에 기여 한 인물들조차 "청와대내 누구도 당면한 문제에 책임지겠다고 나서는 인물이 없다. 그러니 꼬인 정국을 제대로 풀어낼 만한 소신을 가진 인물도 없다"고 지적한다. 정치분야가 이런 정도이니 경제분야는 참담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다. 한 나라의 경제 수장인 현오석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행태가 이를 웅변한다. 현부총리는 지난 28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국민 여러분은 차분한 애도의 분위기 속에서도 소비활동 등 일상적인 경제활동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로 내수가 어려우니, 대책으로 내놓은 것이 이 정도다. 가계부채가 1000조원인 나라의 국민들에게 '소비만이 미덕'이라고 주장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지 묻고 싶다. 일각에서는 세금증가, 임금동결 등으로 실질 소득이 줄어든 국민들에게 소비를 권하는 것은 결국 내수활성화를 위해 빚을 더 지라는 것 밖에 안된다고 조소하고 있다. 이미 우리나라의 가계부채비율은 지난 2010년 OECD 주요 8개국 중 가장 높다. 이중 예금은행 대출의 67%가 주택담보대출이고, 60% 이상을 단기대출이 차지하고 있다. 이에 반해 가계저축률은 1988년 19%에서 2012년 4%로 급락했는데, 이는 OECD중 최하치다. 영국의 경제지 이코노미스트조차 최근 기사에서 한국 경제구조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이 신문은 "한국의 경제성장은 재벌의 부채를 기반으로 한다"며 "늘어나는 가계 부채가 경제 성장을 저지할 위협이 되고 있다"며 지적했다. 특히 "매달 갚아야 하는 신용카드 지불금으로 인해 수입보다 지출이 더 높은 구도를 중산층 가계에 만들었고, 가계부채는 국가전체의 GDP와 평균 가구 소득보다 훨씬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 부총리는 또 지난 26일 제2차 창조경제 민관협의회에서는 "경제회복의 불씨를 지켜나가고 민생경제의 활기를 되찾기 위한 노력에도 경제계가 적극 나서야 한다. (경제단체) 회장님들께서 소속 회원사를 독려해서 올해 계획한 투자 집행실적을 꼼꼼히 점검해 가급적 앞당길 수 있도록 해달라"고 읍소했다. 이에 대해 재계의 반응도 냉소적이다. '경제민주화''오너에 대한 수사' 등 정권 초반부터 재계를 압박해 온 현 정부가 이제 와서 곳간 문을 열라고 하니 이런 아이러니도 없다. 또 한편으로는 규제완화를 주장하면서도, 최근 환경부가 밀어붙이는 '국가배출권 할당계획(안)'에서 보듯 규제에 규제를 더하는 상황에서 정부를 믿고 따라오라고 말할 수 있을 까. 지금의 상황은 한마디로 '문예부산(蚊예負山)이다.모기가 산을 등에 진다는 말로, 약한 자와 어리석은 자가 크고 중한 일을 맡았다는 의미다. 지금의 꼬인 상황을 풀기위한 대책을 마련코자 한다면 적확하게 하던가, 아니면 능력의 부족을 깨닫고 스스로의 처지를 선택해야 할 때다.

2014-06-01 14:42:40 김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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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 법무사의 개인회생 이야기] 진술서 작성 대행

서초동 법원가의 한 사무장은 "개인회생이나 파산 신청자들을 위해 진술서를 써주는 사업을 해본 적이 있다"고 말했다. 빚에 허덕여 개인회생이나 파산을 신청하는 사람들은 법원에 낼 서류에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오기까지의 과정을 스스로 진술하도록 하고 있다. 진술서의 내용은 왜 이렇게 빚을 많이 지게 됐는지의 과정을 자세히 밝히고 가족관계나 직장, 사업 관계를 설명하고 마지막으로 판사들에게 새로운 생활자세와 각오를 말하면 된다. 거기에 어떤 형식도 없다. 분량도 없다. 알아서 써내면 된다. 말하자면 일종의 자유주제에 따른 작문인 셈이다. 그래서인지 글을 많이 써보지 않은 사람들은 곤혹스러워한다. A4 용지 한 장도 못 채운다. 우여곡절을 거치고 일부 사람은 파란만장한 생활고를 겪었으면서도 짧은 분량도 기술하지 못하는 것이다. 사실 법원에 내는 진술서에 잘쓰고 못쓰고를 따질 수는 없다. 문장이 유려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기본요건은 맞아야 한다. 즉 법원에서 개인회생이나 파산을 신청하는 사람으로부터 듣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지를 말해주면 된다. 빚이 왜, 그리고 언제 많이 불어났는가를 설명해주면 되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 어린 시절이나 집안 가족사를 길게 나열해봐야 소용이 없다. 엉뚱한 이야기를 한 것으로 취급받아 개인회생이나 파산 인가 결정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 은행 대출을 받아 무리하게 집을 비싸게 샀는데 2008년 국제금융위기로 집값이 크게 하락했다거나 사업을 벌이다 사기까지 당해 소송을 당했다는 등의 스토리를 그대로 진술하면 된다. <김현수 법무사 http://blog.daum.net/law2008/> www.lawshelp.kr

2014-06-01 11:51:27 메트로신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