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CEO와칭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오피니언>칼럼
기사사진
[박상진의 트렌드 읽기] 이윤을 위한 상도

오랜만에 명동을 나갔다. 패션 소비의 중심이 강남으로 옮겨진 뒤로 명동은 점점 더 일반 소비재 시장으로 변모했다. 최근 몇 년 동안 그래도 명동인데,라는 미련에 잊지 않을 정도의 횟수로 시장조사를 다녔다. 뭔가 하나라도 건질 게 있을지 모른다는 기대를 품었고, 실제로 건지기는 했다. 가장 먼저 발견한 건 유니클로 매장의 폐점이었다. 한국에 SPA 패션을 전파시켰던, 개점 때부터 명동 패션의 새로운 상징으로 부각됐던 매장이 사라진 건 의외였다. 반사적으로 ZARA, H&M 매장을 확인했다. 버거킹 명동점은 청년 시절의 추억이다. 아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현재에도 유효했으니 일종의 매개체였다는 게 맞다. 기껏해야 햄버거 가게에 불과하다고 말할 수 없다. 맥도날드와 KFC 사이에서 젊은 층의 입맛뿐만 아니라 문화로 존재했기 때문이다. 영풍문고는 선비의 기개를 지키는 서점이었다. 종로서적이 사라지면서 서점 시장은 독점에 가까웠다. 그 그늘 속에서 묵묵하게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은신처 역할을 해왔다. 명동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잠실에 새롭게 문을 연 쇼핑센터에는 면세점이 있다. 인근 백화점에 있었던 매장을 옮겼는데 상품구성이 명확했다. 고가의 패션 또는 잡화이거나 화장품이었다. 면세점 내에서 외유에 대한 기대를 품은 쇼핑을 하기에는 2% 부족했다. 그래서인지 한국인은 마주치기가 쉽지 않았다. 풍문에 따르면 한국인의 면세점 소비는 또 다른 곳에 집중됐다. 한 때 가장 편리하고 구매욕구에 대한 충족도가 높았던 그 면세점은 이제 우리의 공간이 아닌 듯 했다. 그래도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유효한 건 틀림없다. 사업을, 장사를 한다는 것의 첫 번째 이유이자 사명은 이윤을 남기는 것이다. 이윤이 클수록 사세는 커지기 마련이고, 시장에서의 지배력도 강력해지기 마련이다. 한국 소비시장이 일본 관광객에게 촉각을 세웠던 시절이 있다. 일면 아직도 그렇다. 하지만 지금처럼 중국 관광객에 모든 걸 맞추는 시장은 아니었다. 소비재 시장이 중국 관광객을 중심으로 재편된다는 것은 제주도 투자, 서울·경기권 투자, 제조업 기지화 등의 배경의 심각성을 말한다. 중국 관광객의 지갑을 열게 하는 것, 그렇게 돈을 버는 일이 영원할까. 자본주의 경제 체제 아래에서 돈을 번다는 것의 의미는 화폐의 축적 수준에만 달려있는 것은 아니다. 이윤을 위한 상도란 것도 있지 않을까. 장사 역시 사회구조의 한 부분일테니까. 인터패션플래닝(www.ifp.co.kr) 대표

2014-12-07 11:33:24 정혜인 기자
기사사진
[유병필의 청론탁설]박대통령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박근혜 대통령은 지금 깊은 고뇌에 빠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윤회 문건'을 둘러싸고 폭로 공방전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대처방안을 놓고 골몰하고 있는 모습이다. 청와대 문건이 보도된 직후만 해도 이를 '찌라시 수준'으로 치부하고 검찰수사를 지켜보는 쪽으로 비교적 차분한 입장이었다. 그러나 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의 폭로가 나오면서 박 대통령의 심경은 매우 착잡해지기 시작했다. "세상 마치는 날이 고민 끝나는 날"이라고 지난 2일 통일준비위원회에서 의미심장한 발언을 할 정도이다. 여권 일각에서는 문제의 '문고리 권력 3인방'(이재만 총무, 정호성 제1부속, 안봉근 제2부속)이 퇴진해야한다는 주장도 흘러나오고 있다. 박근혜 정부 출범부터 이 3인방을 둘러싼 비선 실세의혹이 끊이지 않은 가운데 이번 '정윤회 문건' 사건이 터져 나왔기 때문이다. 이제는 이들이 더 이상 대통령과 국정에 부담을 주지 않도록 물러나야 한다는 것이다. 문건에는 정씨가 대통령 비서실장 인사까지 좌지우지하는 숨은 실세로 묘사돼 있다. 사실 이러한 일이 가능할지 많은 의문을 던져주고 있다. 앞으로 검찰 수사가 어떻게 진행될지는 아직 모른다. 그러나 3인방이 그대로 버티기에는 이미 한계에 달했다. 대다수 국민들이 납득할 수 없을 만큼 신뢰를 잃었다. 지난날 크고 작은 인사에서 수없이 반복되는 잡음과 갈등이 이를 뒷받침 해주고 있다. 물론 박 대통령의 정치역정이나 통치철학으로 미루어 지난 어느 정권에 비해 2인자 또는 실세들이 있을 수 없다고 해도 이번 사건으로 국민들의 믿음을 얻기에는 역부족이다. 따라서 검찰의 수사와 관계없이 용단을 내려야 한다. 적어도 검찰수사가 속도를 낸다고 해도 1~2개월은 걸린다. 그동안 국정에 조금이라도 차질을 빚어서는 안 된다. 3인방이 비록 두터운 신뢰와 아까운 인재라고 해도 '읍참마속(泣斬馬謖)의 심정'으로 결단을 내리는 길이 최선이다. 제갈량이 아끼는 마속을 패전의 책임을 물어 눈물을 흘리면서 처형했다는 읍참마속은 지금까지 권력의 공정성을 가늠하는 큰 교훈이다. 비록 3인방이 참모로서 중대한 과오가 없다고 해도 이러한 파문을 일으킨 것 그 자체만으로도 박 대통령의 통치력에 큰 상처를 주었다. 물론 당사자들은 억울할 수도 있다. 그러나 국정운영을 하루 빨리 정상궤도에 올려놓자면 희생(?)을 감수 시킬 수밖에 없다. /언론인

2014-12-07 10:08:11 메트로신문 기자
기사사진
[뉴스룸에서]‘삼성’ 브랜드 효과는 어디까지일까

국내 대형마트 업계 2위인 홈플러스가 매각설에 휩싸이면서 그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홈플러스는 까르푸, 월마트 등 외국계 대형마트가 줄줄이 철수하는 상황에서도 꿋꿋이 업계 2위를 지키고 있던 터라 유통업계뿐 아니라 소비자들에게도 빅뉴스감이다. 홈플러스는 영국 유통기업 '테스코'와 삼성물산이 합작해 '삼성 홈플러스'로 출발했고, 이후 테스코가 지분을 모두 인수하면서 순수 외국계 기업으로 거듭난 바 있다. 그러나 초창기 브랜드였던 '삼성 홈플러스'라는 이름 때문에 지금도 삼성 계열사로 오인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삼성 그룹의 좋은 이미지가 홈플러스의 성장에도 큰 기여를 했음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기자가 주목한 부분은 바로 이 점이다. 프랑스 르노그룹이 인수한 삼성자동차가 '르노삼성'으로 재탄생해 성장한 과정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삼성자동차가 출범 당시 심어 놨던 좋은 이미지는 한동안 르노삼성 성장에 큰 도움을 줬고, 이 때문에 아직도 르노삼성은 삼성그룹의 CI를 따른 브랜드 로고를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브랜드 효과는 한계가 있는 법이다. 홈플러스의 일부 직원은 고객에게 돌아갈 경품을 가로채는가 하면, 고객 정보를 보험사에 팔아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이로 인해 기업 이미지가 한순간에 추락했음은 물론이다. 르노삼성의 경우는 지난 2008년 차량 결함을 숨겼다가 뒤늦게 리콜에 나서면서 체면을 크게 구긴 바 있다. 당시 르노삼성 홍보실에 근무했던 직원은 "쏟아져 나오는 기사와 주위의 따가운 시선 때문에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고 고백할 정도였다. 이후 르노삼성의 점유율은 추락을 거듭했고 브랜드 이미지 또한 큰 타격을 입었다. 올해 르노삼성은 지난해보다 판매가 늘면서 한시름 놓은 상황이지만, 사실상 판매 증가는 스페인에서 수입해 파는 QM3 덕분이다. 오는 2020년까지 돼 있는 삼성그룹과의 브랜드 사용 계약의 연장 여부도 관심거리다. 2020년 이후에도 '르노삼성'이라는 이름을 볼 수 있을까. 홈플러스의 이미지 추락은 르노삼성의 미래에 물음표를 던지게 만든다.

2014-12-07 09:10:42 임의택 기자
기사사진
[이소영의 명화 에세이] 내년 다이어리에는 좋은 일들이 많이 피어나길

저의 오래된 습관 중 하나는 필요 이상의 계획을 많이 세우고 그것을 또 잘게 다져 다이어리에 적는 것입니다. 가끔 지키지 못했을 때 자책하는 행동은 당연하고요. 심지어 심할 때는 계획을 이뤘을 때와 이루지 못했을 때를 바탕으로 그해의 점수를 매겨 스스로를 채찍질한 적도 있지요. 딱히 무언가 잘 이뤄놓은 것도 없으면서 말입니다. 올해 후반부터 저는 그런 스트레스에서 해방되기 위해 다이어리에는 최소의 것만을 적기로 했어요. 썰렁해진 다이어리를 보면서 마음이 조금 편해지기도 했지만 역시나 새해가 다가오니 어김없이 다이어리 욕심이 생깁니다. 그래서 요즘 시즌 이벤트용 다이어리를 받아볼 속셈으로 프랜차이즈 커피숍의 커피를 마시며 잔 수를 채워나가고 있습니다. 문득 '이것은 결국 선물이 아니네' 하면서도 스티커를 다 채워 다이어리를 받아보려 노력하고 있어요. 오늘 보여드리는 작품은 금속공예가인 데이비드 크래코프(David Kracov·1968~)의 작품입니다. 그는 금속공예가와 더불어 조각가·화가 및 애니메이터인데요. 그의 작품 속에서 꾸준히 등장하는 주제는 나비입니다. 종이를 잘라 표현한 것 같지만 사실은 금속으로 수많은 나비를 만들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가벼운 날갯짓을 금속으로 만든 것을 보면 작품 제목인 '나비효과'처럼 가벼운 효과도 모이고 쌓이면 무게 있는 결과를 나타낼 수 있다는 것을 재료로써 보여주는 것 같아요. 사실 이 작품은 1986년 우크라이나의 체르노빌 원전사고로 떠난 아이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수많은 어린 영혼들을 날아가는 나비로 표현한 것이기도 해요. 그는 이 작품의 판매기금으로 아이들을 도와주기도 했어요. 그의 작품 속 다이어리에서 피어오르는 나비들처럼 그리고 사랑들처럼 우리 모두의 내년 다이어리에는 올해보다 좋은 일들이 더 많이 피어났으면 좋겠습니다. /이소영 소통하는 그림연구소 대표

2014-12-04 11:17:43 메트로신문 기자
기사사진
[권기봉의 도시산책]이리저리 떠도는 '반민특위' 표석

서울 명동은 백화점 본점들이 자리 잡고 있을 뿐만 아니라 소상공인들의 역사도 어느 곳보다 오래됐을 정도로 상업의 역사가 깊은 곳이다. 동시에 한국의 정치사회사에서도 의미있는 곳 가운데 하나다. 해방 뒤 친일부역의 '흑역사'를 청산하기 위한 노력의 중심지도 바로 명동이었다.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 즉 '반민특위'는 제헌국회가 대한민국 정부 수립 직후인 1948년 설치한 기구로, 일제의 통치에 적극 협력했거나 독립운동가 및 그 가족을 죽이거나 박해한 자들을 처벌하기 위해 제정한 반민족행위처벌법을 실현하기 위한 특별위원회였다. 그러나 반민특위는 오래 가지 못했다. '정의실현'보다는 '질서유지'를 우선시했던 미군정에 의해 친일부역자들이 다시금 권력을 쥔 현실에서 친일 청산은 쉽지 않았다. 친일부역자들의 경제적.물리적 힘에 기대어 1인 장기 독재를 꿈꾸던 이승만 입장에서도 반민특위의 존재가 달가울 리 없었다. 급기야 경찰을 동원해 완력으로 방해하는 것도 서슴지 않았다. 결국 반민특위는 1년을 채 버티지 못하고 강제 해산되어버렸다. 친일 청산을 위해 노력하던 이들이 거꾸로 친일부역자들에 의해 '역청산'되어 버린 쓰라린 역사…. 친일부역자들은 이후 반공주의자로 둔갑해 시민사회를 억압하고 민주화 요구를 묵살하며 독재정권의 전위대이자 몸통 그 자체가 되니, 미완의 역사 청산이 남긴 후과치고는 참으로 고약한 결말이다. 다행히 지난 역사를 모두가 잊고만 있는 건 아니었나 보다. 반민특위가 해산된 지 50년만인 1999년, 민간단체인 민족문제연구소가 반민특위 본부가 있던 KB국민은행 명동영업부 빌딩 밑에 그 역사적 사실을 알리는 표석을 세웠다. 그리고 최근 우연히 그곳을 지나다 반민특위 표석이 원래 자리에서 지하주차장 입구로 옮겨진 것을 발견했다. 너무 구석진 곳이어서 표석의 옆뒷면 내용은 읽을 수조차 없었다. 변화하는 시대의 또다른 징표일까? 장소는 기억을 지배하고, 기억은 의식을 지배한다고 했다. 그러나 다시 있어서는 안 될 그 씁쓸한 기억을 잊지 않으려 설치하는 표석마저 정부나 지자체가 아닌 민간단체가 나서서 세우고, 그마저도 이리저리 수난을 당하는 현실이 해방 70주년을 앞둔 우리 사회의 민낯이다. /'다시,서울을 걷다' 저자

2014-12-04 10:31:32 메트로신문 기자
기사사진
[여의도 패트롤] 정부는 어부지리를 챙긴다

예산안이 예상보다 수월하게(?) 본회의를 통과했다. 정기국회 종료일인 9일까지 지연되는 게 아니냐는 예상은 빗나갔다. 개정된 국회 선진화법의 위력이다. 매년 12월 31일을 밤새우게 만들었던 관행은 전설로 남았다. '자동부의'때문에 11월 30일로 못 박은 위원회 심사 기간이 끝나자 야당은 손발이 묶였다. 반면 최경환 부총리를 비롯한 정부는 유리해진 상황에 표정 관리하느라 바빴다. 여당은 11월 30일까지 버티면 끝나는 간단한 게임이 돼 버렸다. 야당은 자동부의 앞에선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었다. 자동부의 조항에 묶이면서 국회 심의 없이 정부 원안 처리가 가능해진 것은 큰 문제다. 국회 심의권을 약화시켰기 때문이다. 올해 처음 자동부의가 실행되기 전까지 여야는 이런 상황이 올 거라는 예측을 제대로 못했다. 그저 관례대로 야당도 버티면 뭔가 되겠지란 막연한 생각을 갖고 있었다. 막상 개정 법조항에 따른 절차를 쫓으니 닭 쫓던 개처럼 멍한 상황이 연출됐다. 새정치연합 신기남 의원은 국토부 예산 심의과정에서 국회가 예산 심의권밖에 없는 점을 한탄했다. "국회가 무슨 권한이 있어요. 가면 끝인데. 이거 개헌해야 합니다. 국민의 대표가 뭐하는 겁니까"라며 "예산 편성권이 정부에 있고 국회는 심의권만 있을 뿐 증액도 못 시킨다"고 고백했다. 국민들은 예산 심의를 국회에서 하면서 큰 폭으로 예산이 깎이거나 바뀌는 것으로 오해한다. 그렇지 않다. 국회에서 수정할 수 있는 부분은 겨우 3조~5조원 수준이다. 내년 예산안도 정부 제출 376조원 중 3조6000억원을 깎고 3조원을 늘려 결과적으로 6000억원 줄였을 뿐이다. 신 의원의 고백처럼 국회는 증액하려면 장관의 동의를 받아야 하고, 기재부에 애걸복걸해야 하는 서글픈 처지다. 국회가 국민의 대표인 점을 생각하면 이것은 온당치 않다. 법안 제출권도 정부와 공유하면서 실제로 통과돼 실행되는 법률은 대부분 정부안이다. 게다가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말처럼 정부가 마음대로 만드는 시행령에 중요한 사항이 다 들어가 있는 점은 두말하면 입만 아프다. 예산도 법안도 모두 정부 손아귀에 있는 셈이다. 요즘 개헌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의원들도 정부에 끌려다니는 국회가 돼선 안된다는 생각에 개헌파에 합류하고 있다. 여야 싸움만 부각시키는 선정적인 정쟁위주의 정치기사 홍수 속에 우리가 잊으면 안되는 사실이 하나 있다. 국회의원이 혐오받고 사회악으로 취급당하고, 국민이 본인들의 대변인인 국회를 버리면 견제받지 않는 정부는 어부지리를 챙긴다. /유보좌

2014-12-03 15:59:14 메트로신문 기자
기사사진
[윤덕노의 푸드스토리]아귀찜, 이름에 담긴 수난사

아귀는 억울한 생선이다. 맛과 관계없이 생김새 때문에 모진 구박을 받았다. 우리는 예전 아귀를 잡으면 재수 없다고 바다에 집어던져 물텀벙이란 별명을 얻었다지만 유럽도 마찬가지다. 영국에서는 아귀를 가난한 사람이 먹는 바다가재(poor man's lobster)라고 했다. 욕인지 칭찬인지 헷갈리지만 바다가재처럼 맛은 좋아도 여유 있는 사람은 사먹지 않는 생선이라는 뜻이니 결코 좋은 소리는 아니다. 사람들 편견도 대단했다. 못생기면 성질도 음흉하다고 생각하는지 동서양을 막론하고 생선 이름에 꺼림칙한 마음을 고스란히 담았다. 우리말 아귀만 해도 배고픈 귀신이라는 뜻이다. 배가 엄청 커서 많이 먹어야 하지만 목구멍은 바늘구멍만 해 음식을 삼키지 못하니 늘 굶주림에 괴로워하는 지옥의 배고픈 귀신, 아귀(餓鬼)에서 이름을 따왔다. 영어 이름은 몽크피시(monkfish)다. 수도승을 뜻하는 몽크를 닮았다고 지은 이름이니 얼핏 경건한 것 같지만 바다 속에 음흉하게 웅크리고 있는 모습이 마치 검은 망토를 둘러 쓴 음산하고 스산한 모습의 중세 수도승 같아서 얻은 이름이다. 프랑스에서는 아귀를 롯데(Lotte)라고 부른다. 괴테의 명작,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 나오는 여주인공과 이름이 같다. 웬일로 이런 예쁜 이름을 지었을까 싶지만 아리따운 아가씨 롯데와는 어원이 다르다. 여자 이름 롯데는 샤롯데(Charlotte)의 줄임말이고 아귀라고 할 때의 롯데는 "입이 크다"는 고대 프랑스어에서 비롯됐다. 일본말로는 안고(あんこう)라고 하고 한자로는 안강(鮟鱇)이라고 쓴다. 가만히 웅크리고 숨어있다 물고기를 사냥하는 모습에서 따온 말이라고 하는데 역시 음흉하다는 이미지가 담겨있다. 안강망 어업이 바로 아귀의 사냥 습성에서 비롯됐다. 중국은 아귀를 하마어(哈?魚)라고 하는데 두꺼비를 닮은 물고기라는 뜻이다. 이랬던 아귀가 지금은 값비싼 생선이 됐다. 역시 외모가 전부가 아니다. 추운 겨울에는 아귀찜이 맛있다. /음식문화평론가

2014-12-03 10:31:12 메트로신문 기자
기사사진
[캣우먼] 직장 여자 후배의 포커페이스

Hey 캣우먼! 직장 여자 후배와의 관계가 괴롭습니다. 저희 팀은 팀장, 남자 동기와 저, 그리고 일 년 뒤 입사한 여자 후배가 있습니다. 그녀는 업무능력이 뛰어나고 쓸데없는 감정 표현을 하지 않지만 저와 가끔 상사 뒷담화 정도는 합니다. 그런데 얼마 전 저와 친한 다른 팀 남자동료가 그 후배와 비밀 사내연애 중인 걸 알았어요. 잘 지내왔던 그 남자 동료는 저와 거리를 두기 시작했습니다. 또 그 여자 후배는 친한 여자 동기와 제 험담을 하다가도 같이 있을 땐 잘 따르는 척합니다. 과민해지지 않으려 해도 가끔 감정이 불편합니다.(거룩한 밥) Hey 거룩한 밥! 당신이 그녀와 가끔 상사 뒷담화를 하는 것처럼 그녀 역시 주변의 친한 사람들과 당신의 뒷담화를 할 개연성이 있는 것뿐입니다. 이러나저러나 직장이라는 곳은 대개 만인이 만인에 대해 뒷담화를 까는 곳입니다. 안 그러면 원래 잘 맞지도 않은 사람들끼리 한 공간에서 부대끼며 어떻게 버텨가며 일하겠습니까. 경력 차이가 별로 안 나는 동성 선배는 제 잘난 후배 입장에서는 '쟤보다 차라리 내가 낫다' 같은 도전심리를 부추기는 존재입니다. 더구나 이젠 남자 친구의 친한 이성친구로 보이니 여자로서의 경계심마저 생기죠. 사실 당신보다 그녀가 훨씬 더 마음이 복잡하고 질투 나고 신경 쓰이고 고통스러울 겁니다. 그 미운 마음을 숨기려고 겉으로는 더 끔찍하게 잘할 수밖에 없죠. 여기서 잊지 말아야 할 건 당신이 그녀의 선배라는 점. 후배 때문에 괴로워하는 건 너무 소모적이고 영양가 없지 않습니까? 여자 후배의 동기들은 어차피 내게 아무 영향 안주니 신경 끄고요, 친했던 남자 동기와의 관계를 아쉬워할 것도 없고요, 다만 그 여자 후배가 일로써 나를 넘보지 않도록 선배로서 경계를 확실히 긋고 동시에 팀장의 확고한 신임을 받아 더 많은 팀 내 권한을 확보해야겠습니다. 고얀 후배를 다루는 선배의 권위는 인간적인 친근함이나 이해심이 아닙니다. 객관적 유능함과 확고한 상하관계의 인정에서 비롯되지요. 임경선 칼럼리스트(askcatwoman@empal.com)

2014-12-02 14:40:41 메트로신문 기자
기사사진
[이선호의 베이스볼 카페]FA 거품과 빼앗긴 이적의 권리

FA 시장에 거품이 끼여있다. 그렇다. 윤성환(삼성) 80억 원, 장원준(두산) 84억 원, 최정(SK) 86억까지 치솟았다. 보상선수와 보상금액을 더하면 사실상 100억 원에 이른다. 직장인의 꿈인 로또가 평균 20억이라고 치자면 이들은 1등을 네 번씩이나 적중한 격이다. 나란히 9시즌을 활약한 장원준은 통산 85승, 윤성환은 82승을 올렸다. 최정은 30홈런을 쳤던 시즌은 없었다. 그래도 몸값이 역대 최고수준으로 폭등했다. 144경기 확대, 10구단 kt 창단, 타 구단의 수요 증가 등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몸값을 올린 것은 선수가 아니라 구단이라는 사실이다. FA제도 도입 이후 탬퍼링(사전접촉) 의혹은 끊임없이 제기되어왔다. 역대로 "그쪽보다 무조건 더 주겠다"는 달콤한 속삭임은 몸값 상승의 주범이었다. 오죽했으면 롯데가 장원준이 시장에 나가자 최종 제시액 88억 원을 공개했을까. 많은 돈을 받은 FA 선수들을 비난할 마음은 추호도 없다. 프로선수가 돈을 많이 벌면 좋은 일이다. 후배들에게는 그보다 더 훌륭한 동기부여는 없다. 몸 관리 잘하고 훈련에 매진해 우등 성적을 내고 로또를 맞는다면 칭찬받을 일이다. 다만 사회적 공헌활동도 잊지 말기를 바랄 뿐이다. 매년 그렇듯 찜찜한 대목은 잊혀지는 FA들이다. FA 자격은 팀을 옮길 수 있는 권리이다. 9년 간 한 팀에서 뛰면서 고생했으니 제대로 대우받고 뛰고 싶은 구단을 택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성적이 훌륭하지 못한 이유로 발목이 묶여있는 선수들이 많다. 엄연히 급수가 다른데도 100억짜리 선수와 똑같은 보상 체계 때문이다. 무조건 보상선수 1명을 내주기 때문에 다른 구단이 감히 손을 내밀지 못한다. 결국 선수는 은퇴위기에 몰리거나 원 소속구단의 아량을 기대할 수 밖에 없다. FA도 등급을 매겨 보상 수준을 낮추어야 한다. 이들에게도 팀을 옮길 자유를 주자. /OSEN 야구전문기자

2014-12-01 16:19:37 메트로신문 기자
기사사진
[김소형의 본초 테라피] 감기 기운이 계속될 때 좋은 한방차

마음이 먼저 들뜨는 12월이다. 이미 송년회나 망년회 약속으로 벌써부터 일정이 빡빡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자칫 무리하기 쉬운 때인 데다가 본격적인 겨울 추위가 합쳐지면 여기저기 감기를 달고 사는 사람들도 늘어난다. 푹 쉬지 못하고 아침저녁으로 냉기에 노출되다 보니 몸 관리가 어려운 것이다. 특히 몸 상태가 나빠지면 평소 약했던 부위가 말썽을 부리기 마련이다. 위가 약한 사람은 소화불량이 생긴다거나, 폐가 약한 사람은 기침이 계속 나기도 하고, 장이 약한 사람은 설사가 잦아지기도 한다. 감기가 나아가는 시점일수록 약한 장기를 보(保)하는 것이 중요한데, 그렇지 않은 경우 전체 면역력이 약화돼 감기기운이 오래 지속되기 때문이다. 감기에 걸려도 땀이 잘 안 나고 기침가래가 많이 생기면 폐와 기관지가 약한 경우가 많다. 감기 기운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몸 관리에 소홀해지면 폐렴이나 기관지염으로 발전하기 쉽다. 이런 사람들은 오미자를 진하게 우려내 마시면 좋다. 오미자는 폐를 튼튼하게 만들어 기침·편도선염·만성기관지염·인후염을 누그러트린다. 감기에 잘 걸리지 않는 편이지만 한번 감기에 걸리고 나면 피로감이 심해지고 컨디션 회복이 어려운 경우도 있다. 평소 간 기능이 약한 사람들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이 때는 모과를 끓여먹으면 좋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모과는 간에 작용해서 뼈와 힘줄을 보한다고 기록돼 있다. 말린 모과를 끓여마시거나 꿀에 재운 모과차를 이용해도 좋다. 평소 자주 체하고 몸이 찬 사람들은 감기가 나을 때쯤 설사나 소화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말린 생강을 끓여 먹거나 뜨거운 물에 갈아놓은 생강을 한 티스푼 정도 넣어 마셔주면 좋다. 몸에 남아있는 냉기를 몰아내고 위장을 활성화 시켜준다. 특히 장이 좋지 않은 사람들 중에는 예민한 사람들이 많다. 그 결과 숙면을 취하지 못하기도 하는데 이 경우 몸의 회복이 더뎌 감기를 달고 살게 된다. 자기 전에 생강과 대추를 씨째로 넣어 끓여마시자. 허약해진 기력을 북돋아줄 뿐더러 예민해진 신경도 진정되는 효과가 있다. 김소형 한의사(bonchotherapy.com)

2014-12-01 14:46:24 메트로신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