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현대판 봉이 김선달?…전신주 점용료 20억내고 수입은 2340억
[메트로신문 조한진 기자] 한국전력공사가 지방자치단체에서 저렴하게 빌린 전신주로 과도한 재임대 수익을 올려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해 한전은 전신주 점용료 20억원을 내고 임대 및 위약금으로 2340억원의 수입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박완주 의원(천안을)이 한국전력의 '전신주임대에 따른 수입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전국 1413만개 전신주에서 벌어들인 기본임대료는 1661억원에 달했다. 반면 지난해 한전이 지방자치단체에 납주한 전신주 점용료는 서울시 2억4100만원을 비롯해 인천(4700만원), 경기(2억5400만원), 강원(1억4600원), 충북(3800만원), 대전(3200만원), 충남(1억4600만원), 전북(1억3500만원), 광주(5400만원), 전남(2억2700만원), 대구(1억1800만원), 경북(2억4400만원), 부산(1억800만원), 울산(3500만원), 경남(1억3700만원), 제주(5600만원) 등 20억원에 불과했다. 특히 한전은 전신주를 세우면서 전기공급이라는 공익사업을 세워서 점용료의 절반을 할인 받고 있다. 그러나 재임대 할 때는 경제가치를 평가받아 높은 임대수익을 챙기고 있다. 전신주마다 거미줄처럼 얽힌 선로 역시 한전의 알짜 수입원이다. 전신주 1개에는 통신선로 12가닥을 설치해야 하지만 한전에 승인 없이 배전전신주에 무단으로 시설한 통신케이블에 위약금을 부과하고 있다. 한전은 이 같은 위약금 수입으로 2012년은 397억을 비롯해 2013년 492억, 2014년 680억을 벌어들였다. 올해는 6월말 현재 465억원의 수입을 올렸다. 한전은 도심지 전신주를 이용해 막대한 이익을 내고 있지만 지자체들은 공익사업이란 명분에 밀려 비용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도시미관만 훼손시킨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전선을 지하로 매설하는 지중화율은 지난해 말 현재 전국 평균 21.0%에 불과하다. 그나마 수도권과 대도시를 중심으로 설치돼 지방은 13.8%에 그치고 있다. 지역별 지중화율은 서울(52.9%)과 인천(37.6%) 경기(28.3%) 등 수도권이 39.0%였으며 부산(38.4%) 대구(28.0%) 광주(33.1%) 대전(43.8%) 울산(25.2%) 등 대도시는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반면 제주(16.6%)를 제외한 강원(7.9%) 충북(6.5%) 충남(9.5%) 전북(7.8%) 전남(7.2%) 경북(4.8%) 경남(7.9%) 세종(6.8%) 등 지방은 전국평균의 절반수준에 머물렀다. 점용료를 적게 내는 지역일수록 오히려 지중화율이 높은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한전이 내는 전주 점용료는 1기당 갑지(서울·925원), 을지(광역시·625원), 병지(지방·425원) 등이다. 박 의원은 "공익사업을 내세은 한전이 전국 시군구에 20억원을 내고는 과도한 수익을 올리는 것은 현대판 '봉이 김선달'처럼 지나치다" 며 "한전수익 일부를 지중화 등 도시미관에 투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