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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미 기자의 '와이, 와인(Why, wine)']<70>덕혼, 우연을 행운으로 살린 오리

<70>와인브랜드 스토리 ②덕혼 안상미 기자 헝가리에서 미국 뉴욕으로 이주한 한 이민자가 관공서에 가서 서류를 작성했다. 이름을 기입해야 하는데 헝가리에서 쓰던 성은 발음하기가 영 어려워 망설이고 있던 이민자. 고민하던 그에게 관공서 직원이 대뜸 취미를 물었다. 오리 사냥(Hunting Ducks)이라고 답하자 관공서 직원은 그 발음을 따서 덕혼(Duckhorn)이라 기재했고, 집안의 성이 됐다. 수십 년 전엔 미국이나 우리나라나 비슷했나보다. 우리나라 60, 70년대 시골에서 주민등록 신고하러 갔더니 "오리 좋아하면 아예 이름을 오리라고 하면 되것네" 같은 분위기다. 덕혼 빈야드 로고. /나라셀라 2대를 지나 후손인 댄 덕혼은 우연을 행운의 기회로 살렸다. 댄은 와이프인 마가렛 덕혼과 와이너리를 세우며 와이너리명을 성인 덕혼(Duckhorn)으로 하고, 모든 브랜드에 일관되게 오리를 상징으로 사용했다. 먼저 오리라고 하니 쉽다. 그리고 친근하다. 어떤 와인은 라벨에 오리 한 마리, 다른 와인은 오리 두 마리나 여러 종의 다른 오리들, 오리떼까지. 라벨만 보면 덕혼의 와인임을 알 수 있다. 와인 마케팅의 성공사례로 꼽히는 이유다. 라벨의 오리들은 모두 와이너리 근처에 서식하는 오리에게 영감을 받아 디자인했다. 덕혼 나파밸리 멀롯 라벨. /나라셀라 먼저 덕혼 빈야드(Duckhorn Vineyards)다. 1976년 덕혼이 설립한 첫 번째 와이너리다. 가장 전통적인 오리의 이미지를 사용했다. 덕혼 빈야드는 설립 초기부터 당시 미국에서는 그닥 주목을 받지 못했던 멀롯을 주 품종으로 와인을 만들었다. 덕혼 빈야드의 멀롯 와인은 댄과 마가렛 부부가 깊게 매료된 뽀므롤 멀롯 특유의 벨벳과 같은 질감과 함께 나파밸리 토양의 응집력이 더해지면서 신세계 멀롯 와인의 기준점이 됐다. '덕혼 쓰리 팜즈 빈야드 멀롯'은 2014 빈티지가 지난 2017년 와인 스펙테이터가 선정한 100대 와인 가운데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디코이 카버네 소비뇽 라벨. /나라셀라 디코이(Decoy) 브랜드는 품질 대비 합리적인 가격대로 와인애호가들의 데일리 와인으로 꼽힌다. 디코이는 오리 사냥에서 수컷 오리를 유혹하기 위해 사용되는 암컷 오리 모형에서 유래된 단어다. 그에 맞게 라벨에는 목각 오리가 그려져 있다. 유명 조각가 리처드 잰슨의의 조각 작품을 짐바브웨의 화가인 마이클 얼라드가 그림으로 옮겼다. 패러덕스 라벨. /나라셀라 패러덕스(Paraduxx)는 화목을 상징하는 오리 한 쌍(A pair of Ducks)을 발음나는 대로 작명했다. 라벨은 매년 다른 화가가 한 쌍의 오리를 테마로 그린다. '패러덕스'는 슈퍼 토스카나 와인에서 영감을 받아 가장 미국적인 품종인 진판델에 카버네 소비뇽을 섞었다. 두 품종의 정교한 블렌딩처럼 커플이나 결혼, 가정의 날 등 화목과 화합을 상징하고 축하하는 와인으로 유명하다. 골든아이 피노누아 라벨. /나라셀라 골든아이(Goldeneye)는 와이너리가 있는 앤더슨 밸리에 자주 나타나는 물오리를 라벨에 표현했다. 이 오리들은 밸리 전역의 저수지에서 발견된다고 한다. '골든아이 피노 누아'는 지난 2009년 미국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취임 오찬에 사용됐으며, 국내에서도 고급 피노 누아로 조명을 받았다. 캔버스백 카버내 소비뇽 라벨. /나라셀라 캔버스백은 오리의 일종인 큰흰죽지(Canvasback)를 그대로 와이너리 이름으로 붙였다. 캔버스백이 위치한 워싱턴 주의 레드 마운틴 지역은 이 큰흰죽지들의 서식지다. 겨울과 여름에 이 지역으로 이동하는 강인한 오리의 생명력을 그대로 담아 힘있는 와인을 만들고 있다. /안상미기자 smahn1@metroseoul.co.kr, 자료도움=나라셀라

2020-04-23 15:04:08 안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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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운 원장의 치아건강] 임플란트 수명과 부작용

/민을신치과 원장. 과거 '임플란트'하면 고액의 치료비용 때문에 치료 시기를 늦추거나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러나 임플란트 치료가 보편화·대중화되면서 중장년층이나 노년층은 물론 젊은층 사이에서도 그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임플란트의 선호도가 높은 이유는 치아를 상실했을 때 일반 보철치료보다 기능적으로나 심미적으로 자연치아와 가장 흡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병원마다 치료방법이 다 다르고 의료진에 따라 임플란트 진단개수 및 치료계획이 상이하므로 의료기관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먼저 치아는 평생 써야 하는 중요한 부위인 만큼 임플란트에 실패하지 않으려면 해당 의료기관이 △임플란트 전문병원인지 △풍부한 임상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치과전문의인지 △실력이 검증된 병원인지 △최첨단 의료장비를 갖춘 병원인지 △시술받은 의사에게 지속적으로 유지관리를 받을 수 있는 병원인지 등을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 또 임플란트 시술 환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이 바로 '임플란트 수명'인데 대부분 '임플란트'하면 평생 쓸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100% 수명을 보장하긴 어렵다. 개개인의 평소 식습관 및 생활습관, 구강상태 등이 모두 다른 데다 사고나 외상, 외부적인 요인에 의해 수명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임플란트 수명과 관련된 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임플란트 식립 후 10년 후 하악 임플란트의 95%가 효율적으로 기능하고 있고, 상악 임플란트는 90%가 정상기능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즉, 5∼10% 정도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임플란트 구조에 대해 간략히 설명하자면 임플란트는 머리 부분(크라운, 치아 모양의 덮개)과 인공치근(티타늄, 잇몸뼈 속으로 들어가는 치아뿌리)의 상·하부 구조물로 구성돼 있다. 학계에선 하부구조물은 처음 시술 후 1년까지 1㎜가 뼛속으로 흡수되고 그 뒤에는 0.1㎜정도 내려가고, 상부구조는 일반적으로 7∼8년에 한 번씩 교체할 가능성이 있으나 염증만 발생하지 않는다면 훨씬 더 오래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다면 임플란트 수명을 늘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임플란트를 오래 사용하기 위해선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이 바로 '임플란트 주위염'이다. 임플란트 치아는 수직구조로 돼 있고, 자연치아 주변부와 같이 촘촘하지가 않기 때문에 한 번 염증이 발생하면 뼈 조직까지 침투할 가능성이 커진다. 염증 정도가 심하면 잇몸뼈까지 녹아내려 재수술이 불가피할 수 있으니 시술 부위가 시리거나 통증이 동반된다면 즉시 해당 병원을 찾아 정밀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또 수술 후에는 일주일, 1개월, 3개월, 6개월 단위로 정기검진을 통해 치아조직이 제대로 아물고 있는지, 얼마나 잘 이식되었는지, 염증발생 유무 등을 꼼꼼히 체크해야 하고, 감염이나 염증을 유발하는 흡연 및 음주는 피하는 게 좋다. 식습관 역시 최소 1년 동안은 딱딱하고 질긴 음식보다는 부드러운 음식 위주로 식사를 해야 하고, 이를 갈거나 악무는 습관은 자연치아의 수명까지 단축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믿을신치과 원장

2020-04-23 09:29:54 박승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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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성오의 심리카페] 향정신성 약물

향정신성 약물은 인간의 중추신경계에 작용하여 경험과 행동을 변화시키는 화학적 약물이다. 대부분 뇌의 신경전달물질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동기, 정서, 행동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향정신적 약물들은 치료적 목적으로 정신과에서 사용되는 대부분의 약물이 해당된다. 그러나 이러한 약물들의 효과는 다양한 환각효과나 진정효과를 보이기 때문에 국가에서 엄격하게 관리한다. 향정신성 약물로는 수면제, 진정제, 신경차단제, 감정조정제, 환각제, 정신승양제, 항경련제가 있고 하위에는 다양한 약물들이 있다. 마약으로 알려진 약물들도 향정신성약물에 해당되는데 코카인, 헤로인, LSD 같은 마약류도 향정신성약물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약물들은 인간의 뇌에서 다양한 신경전달물질의 효과를 증폭시키거나 변화를 이끌어서 우리의 행동, 정서, 감정에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많은 쾌감을 제공하는 마약류들은 중독자들이 끊기 힘든 약물들이 되어 인간의 삶을 망치기도 한다. 이러한 약물들은 인간 뇌의 도파민 보상 회로에 영향을 준다. 이 도파민 보상회로는 우리가 갖지 못한 보상이 되는 것에 대한 강한 욕망을 불러 일으키는 신경전달물질로 알려져 있는데 대부분의 약물들은 이러한 도파민 보상체계를 직접적으로 흥분시키는 효과를 야기하기 때문에 우리로 하여금 욕망으로 들뜨게 한다. 그러나 약효가 떨어지면 높게 띄웠던 그 높이 만큼 곤두박질치는 감정을 경험하기 때문에 처참한 마음과 박탈감을 경험하고, 다시 약물에 매달리게 만든다. 현재 뇌과학자들이 찾아 낸 것은 이 도파민은 우리를 들뜨게 하지만 이렇게 띄워 놓고는 위로 우리를 날게 하지 않고 내팽개치도록 만든다고 본다. 이런 측면에서 도파민은 욕망의 신경전달물질이지, 즐거움의 신경전달물질은 아니라고 한다. 이런 면에서 인간은 자신이 원하는 것과 자신이 즐길수 있는 것이 다른 회로로 돌아간다고 말한다. 즉, 원하는 것과 좋아하고 즐기는 것은 다르다는 것이다. 욕망은 우리에게 저것을 가지면 행복할 거야, 저 남자 혹은 여자와 결혼하면 행복할 거야 라는 환상만을 준다. 그래서 우리가 정작 그것을 얻었을 때 그것이 주는 환상을 깨끗하게 지워버리게 만든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게 되는 것이다. 그때 우리는 두가지 선택을 할 수 있다. 다시 욕망할 수 있는 즉 다시 도파민을 분비시킬 수 있는 외부의 다른 대상-새로운 상품, 새로운 차, 새로운 환경, 새로운 사람-을 향해서 갈지 아니면 현재 가지고 있는 것 안에서 도파만이 휩쓸고간 공허함을 견디면서 하나씩 작은 즐거움을 찾아갈지 말이다.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는 커플은 두 사람의 초기 도파민이 주었던 환상을 계속 이어가는 것이 아니라 도파만이 사라지고 난 공허를 찬찬히 마주하고 같이 손 잡고 저녁 산책을 하는 것을 통해 현재의 행복감을 느끼는 방법을 찾아낸 사람들이다. 전자를 택할지 후자를 택할지는 본인의 선택이지만 한 가지 알아야 할 것은 우리가 욕망하는 것을 얻는 순간 꿈꾸던 것이 사라질 것이라는 점은 확실한거 같다. 이것을 아는 데는 어쩔 수 없이 많은 시간이 걸려 직접 욕망의 허망함을 경험하거나 부처님처럼 출가전에 누구 보다 많은 많은 쾌락을 경험하면서도 결국 마음의 공허함이 욕망을 얻는 것으로는 채워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밖에 없지 않은가 한다. 가진 것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는 것은 훈련이 필요하고 그를 통해 얻어지는 아주 좋은 능력이 아닐까. /진성오 당신의마음연구소장

2020-04-22 14:53:12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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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한의 시시일각] '지역주의'라는 망령

제목만 읽고선 지난 15일 치러진 선거 얘기로 짐작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공격적이던 과거의 지역주의와는 다른 새로운 형태의 민주적 지역주의라는 반론도 존재하나 한쪽은 거의 파랗고 또 다른 쪽은 죄다 빨갰으니 오해를 살 만도 하다. 하지만 아니다. 남루하고 케케묵었지만 여전히 펄떡거리고 있는 지역과 관련된 미술계 이야기이다. 두어 해 전쯤 되었을까, 당시 필자는 한 국제행사가 주최한 성과보고 및 평가회에 발제자로 참여했다. 말 그대로 그즈음 막 종료된 국제전시를 되돌아보며 그것과 연관된 평가를 공유하는 자리였다. 그리고 유사한 행사의 대부분이 그러하듯 그날도 조직의 연계성과 지속성을 포함한 주제의 적절성, 관람 편의 방안 등의 다양한 이야기들이 오갔다. 분위기도 좋았다. 필자의 의견이야 자평하긴 어려워도 다른 전문가들의 발제는 나름 공들여 연구한 흔적이 역력했다. 저마다 동시대성과 공공성을 담보한 아이디어를 내놨으며 확장된 무대에서의 실현 가능성을 점쳤다. 이에 주최 측은 다음 행사를 위한 긍정적 대안으로 상정하겠다는 다짐까지 내비쳤다. 그렇게 약 세 시간에 걸친 평가회가 슬슬 마무리 단계로 넘어가는 듯했다. 그러나 패널토론 시간이 다가오자 행사장의 기류는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렀다. 한 토론자에 의해 '지역성'이 언급되면서 평가회는 침묵으로 빠져들었고, 어색함이 회의장을 무겁게 짓눌렀다. 그도 그럴 것이 그가 말한 지역성은 '미술적 실천으로서의 지역성'이 아니었다. 그저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에서 열리는 행사에 관내 작가들이 포함되지 않은 것에 대한 노골적인 불만과 근거 없는 폄하를 바탕으로 하는 패권적 지역주의에 불과한 것이었다. 탈지역화된 맥락과의 관계 속에서 새롭게 파악해야 할 지역의 개념과도 거리가 멀었다. 전횡, 무시, 비상식적인 지역 차별, 지역작가 들러리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작가들을 홀대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 개인의 의견이 아니고 지역 미술인들을 대신하는 것이라는 말로 대표성을 자임했다. 하지만 아무도 그가 '비상식적인 지역 차별'을 운운하는 발언에 동의하지 않았다. 탈경계, 탈장르를 입버릇처럼 되뇌며 가장 열려 있어야 할 예술을 한다면서 배타적 국수주의에 버금가는 언행에다 떼까지 쓰는 모습을 보며 되레 의아함을 느꼈다. 나 또한 불편하지 않은 건 아니었다. 마음속에선 "서울에서 올림픽이 열리면 서울지역 체육인들이 선정되어야 하는 것인가?"라는 자문과 어쩌면 이러한 연고주의적 사고가 대한민국 미술계 미래를 어둡게 만드는 요소일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가시지 않았다. 다행히 토론에 참여한 한 작가가 나서 응수했다. 중요한 것은 그 작가의 활동 무대가 어디냐 혹은 어디에 살고 있느냐가 아니라 어떠한 예술적 가치관을 가지고 작업을 하는가에 있다는 말로 이견을 대신했다. 문제는 이러한 낡은 엘리트집단 혹은 개인에 의한 연고주의 및 지역주의 망령이 여전히 살아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서울을 조금만 벗어나면 예술성 따윈 아무 상관 없이 그냥 앞뒤 안 가리고 내 지역에서 열리는 행사이거나 내가 내는 세금이니 무조건 내 지역 작가들이 선정되고 지원되어야 한다는 논리가 부유한다. 그러나 그것은 대체로 동일계 내 지배를 영속화하기 위한 정치적 이데올로기일 뿐 지역 화단과 예술가들을 위한 용기 있는 행동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정작 현장의 작가들은 실력이 아닌 지역작가이기에 부여되는 유무형의 혜택을 원하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작가면 작가지 지역작가는 무엇이냐고 되묻는다. 그럼에도 작년은 물론 올해, 최근에도 주소와 밀접한 관계를 권력의 수단으로 삼는 개인 또는 패거리들의 비루한 태도는 곧잘 목도할 수 있었고, 이것이 과거를 소환하게 된 이유이다. 대체 언제쯤이면 지역을 위한다며 완장 차고 설치는 이들이 사라질까. 몇 년이 더 지나야 지긋지긋한 패권적 지역주의에서 스스로 탈피할까. 세상 가장 어리석은 짓을 행하면서도 뭔가 굉장한 과업이라도 떠맡은 양 비장한 눈빛으로 지역을 외치는 장면을 안 볼 수 있을까 말이다. ■ 홍경한(미술평론가)

2020-04-21 08:54:29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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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철의 쉬운 경제] 낙타가 바늘귀로 들어가려면 ①

이 세상에서 천당이나 극락 가기를 염원하지 않는 사람은 얼마나 있을까? 그리고 부처님 사촌동생을 비롯하여 어느 누구든 부자 되기 싫다는 사람도 그리 없을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부자도 되고 천당이나 극락세계에 가고 싶어 하는데, 부자가 천당에 가는 길은 낙타가 바늘귀로 들어가는 것처럼 불가능하다고 하니 안타까운 일이였다. 생각건대, 같은 부자라 하더라도 그 옛날 농경사회 같은 단순재생산사회의 부자와 오늘날 확대재생산사회의 부자들은 그 뿌리부터 다르다. 이제는 부자들도 천당이나 극락으로 갈 수 있다는 논리를 들여다보자. 오늘날에는 부자가 되어야 할까? 천당에 가야할까?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시대다. "낙타가 바늘귀로 나가는 것이 부자가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쉽다."(마가복음, 10장 25)는 성경구절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탐욕의 뒤 끝이 좋지 않다는 교훈을 준다고 판단된다. 다른 한편으로는 혼란스럽기도 했던 이 가르침은 물질적 부자와는 거리가 먼 사람들 마음속 한 귀퉁이에 한 가닥 위안으로 작용해 왔는지도 모르겠다. 과거, 단순재생산 시대에서는 가뭄과 홍수가 들지 않는 한, 해마다 생산량이 거의 변함이 없었다. 남달리 큰 부를 축적하는 것은, 봉건사회가 아닌 '자본주의 윤리' 잣대로 본다면, 자랑이 아니라 오히려 수치였다. 연간 산출량이 일정한 농경사회에서 근검절약을 통하여 작은 부자가 될지는 몰라도, 큰 부자가 되려면 최소한 자기 몫을 더 크게 나누거나 남의 것을 가로채지 않으면 불가능하였기 때문이다. 나눌 것이 일정한 상황에서 누군가가 더 많이 가지면 다른 누군가가 덜 가져야 하는 것은 빤한 이치다. 단순재생산 사회에서 제 배만 채우려는 탐관오리들이 나라를 흔들리게 하다 망하게 하는 까닭은 무엇인가? 오늘날 확대재생산 시대에는 기술혁신을 통하여 부가가치 창출에 크게 기여할수록 더 큰 부자가 될 수 있으므로 부자가 된다는 것은 그만큼 사회에 크게 기여했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상품을 만들어내면서, 여러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자신도 부자가 되는 일석삼조의 좋은 일을 하는 셈이다. 정당하게 부를 일군 부자가 많아지면 새로운 생산 활동을 위한 자본이 축적되고 이를 통하여 경제의 성장과 발전이 이루어지므로 그 자체가 공동선(共同善)이며 사회정의다. 봉건사회에서 진정한 의미의 귀족이란 적의 침입으로부터 평민, 농노들을 보호하려 자신의 목숨을 건 기사들이다. 현대 자본주의사회에서 구태여 귀족을 꼽으라면 부가가치를 창출하여 사회에 공헌하는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을 고용하여 그 가족들을 먹여 살리면서, 자신도 정당하게 부를 축적하는 기업가들이다. 사람 사는 세상에서 누군가를 먹여 살리는 일보다 더 고귀한 무엇이 어디 있겠는가? 주요저서 -불확실성 극복을 위한 금융투자

2020-04-20 10:04:15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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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미 기자의 '와이, 와인(Why, wine)']<69>윤희재 vs 케빈정, 당신의 와인은

<69>드라마 '하이에나' 속 와인 안상미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혼술(혼자 마시는 술)' 또는 '홈술(Home+술)'이 최선인 와인애호가들에게 최근 몇 주간 눈을 즐겁게 해준 드라마가 있었다. 변호사들의 생존기를 그린 '하이에나'다. 와인을 마시는 장면이 많이 나오기도 했지만 와인의 선택 역시 등장인물의 성격이나 배경과 맞춤형이라 비교해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먼저 송&김의 파트너 변호사 윤희재의 와인이다. 윤희재는 할아버지는 전 대법원장, 아버지는 현직 부장판사인 일명 법조계의 '금수저'다. 그럼 와인병이 클로즈업 되기 전부터 감이 온다. 와인의 본가라고 할 수 있는 프랑스여야 하고, 그 중에서도 유서깊은 와이너리가 나오겠지. /드라마 '하이에나' 화면 캡쳐. 정금자와 처음 제대로 마주했던 자리도, 혼자 깊은 고민에 빠져있던 순간에도 윤희재의 와인은 '도멘 프랑소와 라마르슈 부르고뉴 오뜨 꼬뜨 드 뉘(Domaine Francois Lamarche Bourgogne Hautes-Cotes de Nuits)'였다. 역시나 프랑스, 그것도 온실에서 자란 화초답게 고상하고 우아한 부르고뉴 피노누아다. 생산자인 도멘 프랑소와 라마르슈는 1740년에 설립돼 5세대가 넘게 가문이 대대로 와이너리를 운영하고 있는 곳이다. 윤희재와 딱 어울린다. 정금자의 와인, 아니 정금자가 윤희재 앞에서 좋아하는 척 마셨던 와인은 스페인 와인이다. 스페인에서 와인산지로 유명한 리오하에서 만들어진 '루이스 까나스 리제르바 셀렉시온 데 라 파밀리아(Louis Canas, Reserva Seleccion de le familia)'다. 사실 정금자에게 가장 어울렸던 술은 어려운 발음의 스페인 와인도, 그렇다고 법무법인 대표가 홀짝거렸던 싱글몰트 위스키도 아니었다. 늦은 밤 사건해결의 실마리를 고민하던 정금자가 책상 서랍에서 꺼냈던 소주. 송&김 로고가 금박으로 새겨진 큰 머그컵에 반 병은 족히 콸콸 따르던 소주가 가장 어울렸다. 송&김의 고객이자 글로벌 사모펀드 AP이언의 한국 지사장인 케빈 정이 고른 와인은 미국으로 넘어간다. '100만원 이쪽저쪽' 하는 셔츠를 일상적으로 입고 다니는 그답게 인수합병(M&A) 성공을 축하하는 자리의 와인으로 '오퍼스 원(Opus one)'을 주문해놨다. 오퍼스 원은 미국 캘리포니아 나파밸리에서 가장 비싼 와인 중 하나다. 현지 와이너리에서도 한 병에 400달러(한화 약 49만원)를 호가하니 국내에서는 1.5~2배는 줘야 구할 수 있다고 보면 된다. 드라마 '하이에나' 화면 캡쳐. 와인애호가라면 케빈 정이 정금자에게 와인을 따를때 레이블에 보인 파란 상징만으로 단번에 오퍼스 원이라고 알아차렸을 게다. 케빈 정이 한국계 미국인인 것처럼 오퍼스 원은 미국 로버트 몬다비와 프랑스 바론 필립 로칠드가 합작해 만든 와인이다. 일에서의 자신감은 물론 사람에게도 적극적으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케빈 정처럼 오퍼스 원 역시 미국에서 보르도 스타일로 최상품을 지향해 만든다. 윤희재의 고상한 부르고뉴 와인, 아니면 정금자인척 했던 스페인 와인이나 케빈 정의 최고급 미국 와인. 당신의 와인 취향은 무엇인가. /안상미기자 smahn1@metroseoul.co.kr

2020-04-16 15:11:50 안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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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운 원장의 치아건강] 어금니 임플란트

[신태운 원장의 치아건강] 어금니 임플란트 신태운 믿을신치과 원장. 치아를 상실했을 때 가장 효과적인 치료방법으로 임플란트를 꼽을 수 있다. 임플란트는 자연 치아의 90%에 가까운 저작능력을 갖추고 있어 치아를 상실했을 때 심미적으로나 기능적인 측면에서 만족도가 가장 높은 치료방법이다. 이러한 이유로 중장년층 및 노년층은 물론 젊은층 사이에서도 임플란트 시술이 보편화 되고 있는데, 건강보험 적용 대상 확대 방침에 따라 만 65세 이상이면 누구나 혜택을 받을 수 있어 그 수요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소비자원의 통계에 따르면 국내 임플란트 시술 건수는 연평균 약 60만 건으로 해마다 꾸준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늘어나는 수요만큼 부작용 사례도 속출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 임플란트의 성패 여부는 의사의 실력과 임상경험이 크게 좌우한다. 따라서 저렴한 치료비용이나 할인 이벤트, 지인 소개만으로 의료기관을 선택해서는 안 된다. 임플란트에 성공하려면 먼저 해당 병원이 임플란트 전문병원인지, 임플란트 치료에 필요한 첨단 의료장비를 갖추고 있는지, 수술집도의가 풍부한 임상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치과전문의인지, 치료 후에도 꾸준한 관리가 가능한 병원인지 등을 꼼꼼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 특히 어금니 임플란트의 경우 앞니와 달리 음식물을 씹을 때 힘을 많이 받는 부위인 만큼 심미적인 요소보다는 기능적인 요소에 초점을 맞춰 치료하는 것이 중요한데, 위아래 교합이 제대로 맞지 않으면 저작활동을 할 때 비정상적인 힘이 가해져 보철물이 깨지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위험이 크다. 치료에 앞서 긴 치료 기간이 부담스럽거나 당뇨, 고혈압, 심장질환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다면 '노벨가이드 임플란트'가 효과적인 치료방법이 될 수 있다. '1시간 임플란트'라 불리는 노벨가이드 임플란트는 마우스피스 모양에 구멍을 뚫어 인공치아를 심을 정확한 위치와 각도를 유도하는 장치로 잇몸수술부터 최종 보철물을 심는 데까지 걸리는 기간을 최대한 단축시킨 치료법이다. 이 수술은 CT와 수술 설계용 컴퓨터 소프트웨어가 성공 여부를 좌우하며 수술시간은 1시간 정도로 비교적 짧고, 수술 당일 음식섭취 및 일상생활 복귀가 가능해 노년층도 부담 없이 시술 받을 수 있다. 치료방법은 치조골의 상태에 따라 조금씩 달라진다. 예를 들어 임플란트를 식립한 잇몸뼈(치조골)가 충분하고 상태가 양호하다면 수술 직후 미리 만들어둔 영구 보철물을 즉시 결합시켜 한 시간 만에 모든 시술을 끝낼 수 있지만, 잇몸뼈가 충분치 않거나 많이 손상된 경우 임플란트에 실패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잇몸뼈 이식술을 먼저 시행한 후 임플란트를 시행해야 한다. 치료 후에도 정기적인 치과 검진을 통해 교합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체크해야 하며, 임플란트주위염이 발생하지 않도록 구강위생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믿을신치과 원장

2020-04-16 10:46:24 박승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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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휘종의 잠시쉼표] 산업계가 21대 국회에 바라는 것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뒤숭숭한 가운데에도 수많은 유권자들이 마스크에 비닐장갑을 낀 채 투표장을 찾았다. 우여곡절 끝에 치러진 이번 4·15 총선은 '언택트(비대면)' 유세활동을 하느라 후보자들도, 국민도 모두 새로운 경험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이제 국민의 선택은 끝 났고 공은 국회로 넘어갔다. 특히 오는 6월부터 국회에 입성할 21대 국회의원 당선자들에겐 과거와 다른 경험을 해야 한다. 바로, 코로나19로 죽어가고 있는 경제를 살리는 것이다. <메트로경제>가 21대 국회에 바라는 산업계의 요구사항을 취합한 결과, 기업 관계자들의 바람은 '규제 완화'란 한 마디로 집약됐다. 일 좀 할 수 있게 제발 기업들 발목을 잡고 있는 여러 족쇄들을 풀어달라는 것이었다. 어찌 보면 일하는 사람들이 일 좀 하게 해달라는, 지극히 당연한 요구를 저렇게 절실하게 바라고 있다는 게 아이러니하기도 하다. 지금 우리는 위기 상황에 처했지만 역으로 보면 기회를 맞고 있기도 하다. 조만간 세계는 꺾어진 성장 그래프를 누가 얼마나 빨리 우상향으로 바꿔놓느냐를 놓고 경쟁할 것이다. 다행히 우리는 코로나19를 어느 정도 극복하고 있는 시점이어서 다른 나라보다 '코로나 19 이후의 세상'을 위한 출발선에 빨리 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4일 국제통화기금(IMF)은 코로나19로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1.2%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2.2% 성장에서 마이너스 성장으로 바뀐 것이다. 하지만 이는 36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IMF는 올해 글로벌 경제성장률을 당초 3.3%에서 6.3포인트나 낮춘 -3.0%로 수정했다. 그만큼 글로벌 경제가 최악이라는 의미다. 미국은 2.0%에서 -5.9%로, 유로존은 1.3%에서 -7.5%로 하향 조정했고 일본의 경우 0.7%에서 -5.2%로 전망했다. IMF는 올해 세계 경제가 1930년대의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를 겪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히자만 한국은 코로나19에 비교적 대처를 잘 했고, 신속한 경기 대응정책을 펼쳐 OECD 가운데 가장 회복이 빠를 것이라고 평가했다. 위기라기보다는 오히려 기회라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물론 우리는 수출에 의존하는 경제구조라 주요 교역국의 경기가 나쁘면 수출부진을 겪을 수 있다. 하지만 이 역시도 기업들은 교역국 포트폴리오를 해왔기 때문에 슬기롭게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결국 관건은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자들을 제치고 전세계 곳곳을 뛰어다닐 수 있도록, 정치권이 발목은 잡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들에 뭐 특별한 혜택을 주라는 것도 아니다. 그저 다른 나라 정부보다 과도한 규제가 있다면 그걸 풀어달라는 '소박한 요청사항'이다. 우리는 미국이나 일본처럼 현대통화이론(MMT)을 근거로 정부가 마구잡이로 화폐를 찍어냄으로써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처지도 아니다. 중국처럼 엄청난 내수시장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지금 죽어가는 경제를 회생시킬 수 있는 건 기업뿐이란 결론이다. 아울러, 21대 국회가 또 다시 정쟁에 사로잡혀, 또는 포퓰리즘을 위해 기업을 희생양으로 삼는 구태를 반복하면 안 된다는 점도 명심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2020-04-15 18:01:04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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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즐리소프트, 경동대와 가족기업 협약 체결

황병준 피즐리소프트 부대표, 강병완 피즐리소프트 대표, 김금찬 경동대 산학취업처장, 채홍철 경동대 교학처장, 민준식 경동대 전산정보원장은 협약 후 기념 촬영을 진행했다. (왼쪽부터) 사진/경동대학교 ㈜피즐리소프트(대표 강병완, 박석영)는 지난 13일 경동대학교(총장 전성용)와 경기도 양주 경동대 메트로폴캠퍼스에서 가족기업 협약을 체결하였다고 밝혔다. 피즐리소프트는 취업우선권 보장과 인턴십 제공 등 경동대 재학생의 전산관련 진로 선택에 도움을 주기로 했다. 또 경동대는 피즐리소프트 등 기업이 원하는 채용조건에 부합하는 '기업맞춤형 인재' 양성에 노력하기로 하였다. 피즐리소프트는 이날 컴퓨터보안 실습장비도 기증하였다. 경동대 민준식 전산정보원장은 "학생들이 최신장비로 실습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윈윈(WIN-WIN)하는 관계가 되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피즐리소프트의 네트워크 보안 제품 KODIAK APS-Series는 차세대 IPS 제품과 차세대 DDoS 방어솔루션으로서 고성능 네트워크 방어솔루션이다. 특히 차세대 DDoS 방어솔루션은 최근 TTA 성능 시험 시 20G Traffic 환경에서 64Byte의 작은 패킷을 포함한 전영역에서 패킷누수 0% 결과를 보여 5G Network에 최적화된 성능임을 입증했다.

2020-04-14 15:32:54 최규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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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미 기자의 '와이, 와인(Why, wine)']<68>돈나푸가타에서 시칠리아 한 잔

<68>시칠리아 돈나푸가타 안상미 기자 여인의 긴 머리카락이 바람에 날린다. 지긋이 눈을 감고 모든 것을 체념한 듯 시칠리아 해풍에 몸을 맡기고 있다. 그리고 한 쪽 빰을 스치며 떨어지는 눈물 한 방울. 우수에 젖은 여인은 우아하지만 인생의 질곡이 그대로 느껴진다. 돈나푸가타 안띨리아의 라벨 . /나라셀라 이탈리아 시칠리아 지역의 와인 '돈나푸가타 안띨리아'의 라벨에 그려진 주인공은 바로 마리아 카롤리나다. 19세기 나폴리 왕국의 왕이었던 페르디난도 4세의 아내이자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진 마리 앙투아네트의 친언니다. 나폴레옹의 군대를 피해 시칠리아섬으로 피난을 오면서 바람에 날리는 머리카락처럼 그녀 역시 본래 있어야 할 자리에 있지 못하고 피난처에 정착하고 만다. 돈나푸가타 와이너리 로고. /나라셀라 시칠리아에 정착한 마리아 카롤리나를 그 곳 사람들이 '피난처의 여인'이란 뜻의 돈나푸가타(Donnafugata)로 부르면서 그녀가 살던 성과 그 인근 지역까지 돈나푸가타로 불리게 됐고, 그 지역에 포도밭을 둔 돈나푸가타 와이너리의 이름이 되었다. 돈나푸가타 라 푸가의 라벨. /나라셀라 '돈나푸가타 라 푸가' 라벨에서도 바람에 날리는 여성의 머리카락은 도망치는 여인, 즉 돈나푸가타다. 돈나푸가타 와이너리는 160년 이상 전통을 가진 곳이다. 기록에 따르면 돈나푸가타의 포도밭은 기원전 4세기부터 존재했다고 한다. 돈나푸가타는 슬픈 사연을 담고 있지만 시칠리아 화이트 와인의 표준이라고 불릴 만큼 최고로 꼽힌다. '돈나푸가타 안띨리아'는 지역의 토착품종인 안소니카와 카타라토를 반씩 섞어 만든다. 한때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와인을 통칭해 일컫던 말인 안띨리아라는 이름답게 지역색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와인이다. 시칠리아 해풍과 같은 신선한 느낌이 꽉 들어차 있으며, 달콤함 속에 기품있는 과일의 느낌이 인상적이다. 돈나푸가타 라 푸가는 샤도네이 품종 100%로 만든다. 푸른 사과와 빵 껍질처럼 강렬하면서도 풍부한 향을 가지고 있으며, 부드럽고 신선함이 조화를 이룬다. 돈나푸가타 밀레 에 우나 노떼 라벨. /나라셀라 이제 왕비의 궁전으로 들어갈 차례다. '돈나푸가타 밀레 에 우나 노떼'의 라벨에는 피난온 마리아 카롤리나 왕비의 궁전이 그려져 있다. 밀레 에 우나 노떼(Mille e una Notte)는 천일야화란 뜻으로 시칠리아에 녹아있는 아랍문화를 느껴볼 수 있다. 지역의 전통적인 품종인 네로 다볼라와 함께 같은 포도밭에 수 백년 이상 자라온 토착 포도들을 섞어 개성이 강하고 깊이 있는 지중해를 표현한다. 레드 체리와 감초를 연상하게 하는 풍미와 오크통에서 완벽하게 숙성시킨 덕에 매력적이며 복합적인 맛이다. 굽거나 훈제된 소고기 요리에 잘 어울린다. '돈나푸가타 벤리에'에는 시칠리아를 넘어 이탈리아 최고의 디저트 와인으로 평가받는다. '벤리에(Ben Rye)'는 아랍어로 '바람의 아들'이란 뜻이며, 끊임없이 부는 바람으로 유명한 판텔레리아 섬 기후를 따서 지어졌다. 포도를 섬 햇빛과 바람 등 자연에 의해 건조시켜 만들며, 달콤하면서도 독특하며 긴 여운을 가지고 있다. /안상미기자 smahn1@metroseoul.co.kr, 자료도움=나라셀라

2020-04-09 15:44:12 안상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