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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용수의 돌직구] 학생 정신건강 이제서야 첫 조사

코로나19가 2년 넘게 이어지면서 학생들의 우울과 불안이 보다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 산하기관인 한국교육환경보호원이 지난 2월11일~18일까지 초중고 학생 34만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다. 학부모가 대신 답변한 초등학교 저학년의 경우 각각 4명 중 1명 꼴로 코로나 이전보다 우울해졌고, 불안감도 더 커졌으며, 초등학교 고학년의 경우 약 35%가 우울과 불안을 호소했다. 중학생은 '중등도 이상의 우울, 불안' 판정을 받은 인원이 각각 10.6%, 6.0%였고, 고등학생은 이보다 높은 14.7%, 8.5%에 달했다. 조사에서는 '중등도 이상의 우울, 불안'에 대해 '최근 2주 중 7일 이상 느낌'으로 정의했으나, 일반적으로 중등도 이상의 우울이나 불안의 경우 약물 치료를 포함한 병원 진료가 필요한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런 조사 결과는 코로나19로 인해 원격수업이 확대되고 대면 수업 등이 줄면서 학생들의 정신건강이 악화된 것으로 파악된다. 조사 결과는 충격적이지만, 전혀 예상하지 못한 내용은 아니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이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될 경우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결과이기도 하다. 문제는 교육부가 학생들의 정신건강 문제를 너무 늦게 파악했다는데 있다. 마스크 착용을 제외한 대부분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18일부터 종료되고 2주 뒤부터는 마스크 착용 여부까지 검토키로 하는 등 2년여 만에 코로나19 이전의 일상 회복을 앞두고 있지 않은가. 학생 정신 건강에 대한 이전 조사 결과가 없어, 이번 결과가 어떤 의미인지 정확히 가늠하기가 어렵고, 코로나19 영향도 과학적으로 입증하기 힘들다. 설문조사 방식 역시, 청소년 대상 검사도구가 활용되지 못했고, 초등 1~4학년의 경우 학부모가 대신 답변했다. 교육부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설문은 모집단을 대표하는 표집이 적용되지 않아 과학적인 조사방법과도 거리가 멀었다. 말그대로 1회성 조사에 그치는데, 설문조사 규모를 보면 상당액의 예산이 쓰였을 것으로 보인다. 어설픈 조사에도 불구하고 교육부는 이번 조사 결과에 따라 학생 정신건강 지원의 정책 방향을 기존 고위험 군에 대한 맞춤형 집중 지원에서 학생 다수에 대한 보편적인 대응으로 바꿨다. 설문조사 결과와 그에 대한 대응이 맥락없이 이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부는 그러면서도 학생 정신건강에 대한 추가적인 조사를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학생들의 정신건강 문제가 자연스레 해소되므로 불필요하다는 인식이다. 코로나19 이후 1년 가까이 선진적인 온라인 수업을 도입할 절호의 기회라면서 등교 수업을 막았다가, 학생들의 기초학력 수준이 크게 떨어진 걸 보고 그제서야 정상등교로 선회하면서 뒷북대응했던 게 불과 1년도 되지 않았다. 학생들의 정신건강은 하루 아침에 해소되는 문제가 아니다. 일상회복을 시작하는 시기 학생들이 마음을 열고 학교생활로 복귀하는 과정에 새 정부 교육 당국의 세심한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2022-04-18 16:05:42 한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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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헌 칼럼] 지금이 창업의 최적기이다

지난달 통계청에 따르면 전체 자영업자수는 1년 전보다 다소 증가하고 있다. 신규 창업자의 증가 현상에는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올해 들어 비대면적 소비환경으로의 변화가 있고 정부 정책 또한 팬데믹에서 엔데믹화로의 방역정책으로 전환된 점이 있다. 또한 영업시간제한과 거리두기등 소상공인들의 매출 활성화에 걸림돌이었던 정책이 완화돼 기대심리의 상승도 한 몫하고 있다. 그동안 창업 시장은 매출 부진과 코로나19 장기화로 폐업과 휴업점포가 증가하였고 그에 따른 점포 매물 또한 공실과 깔세점포등이 속출한 바 있다. 이는 창업을 준비하는 예비 창업자들에게는 또 다른 기회로 다가온다. 폐업과 창업이 반복되는 현실이지만 창업 환경에서는 위기가 기회의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주식 거래에서 타이밍은 투자의 성공과 실패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언제 사고, 파느냐에 따라 손익에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주식 투자 격언 중 "무릎에서 사서 어깨에서 팔아라"는 말이 있다. 매수와 매도 타이밍의 중요성을 나타내는 표현이다. 마찬가지로 창업에도 타이밍이 있다. 창업의 4요소인 '사람·아이템·자본·점포'를 완벽하게 갖추고 경기 호황으로 어떤 사업을 해도 잘 되는 시기가 최상의 창업 타이밍이다. 적은 비용으로 우수한 인력을 고용, 유망한 사업 아이템과 풍족한 사업 자금에 경기 흐름까지 좋을 때 창업하면 장기적으로는 몰라도 사업 초기의 성공은 따놓은 당상일 것이다. 이처럼 환상적인 창업 타이밍을 잡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현실적으로 좋은 아이템이 있으면 자본이 없거나 부족하고, 아이템과 자본이 있어도 '맨 파워'가 부족한 것이 일반적이다. 창업의 4요소를 모두 갖추고 나서 창업하겠다는 것은 창업하지 않겠다는 것과 같다. 창업 환경은 트렌드, 경제 상황 등 요인에 의해 빠르게 변화하기 때문이다. 사업을 하면서 취약한 부분을 점차 보완할 수 있다면, 창업의 4요소를 갖추는데 한 가지라도 유리하면 그 때가 바로 창업 타이밍이다. 특히 초기 자본 부담을 덜 수 있으면 예비창업자에겐 더 없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위기가 곧 기회다. 우리나라의 창업은 점포형 창업자가 70%를 육박할 정도로 점포는 창업에서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하늘의 별 따기만큼이나 구하기 어려웠던 점포 매물이 증가하고 권리금도 아예 없거나 많게는 수천만원 이상 하락했다. 예비 창업자들에게 가장 큰 부담이 됐던 권리금의 하락은 투자 대비 수익률 상승으로 나타나고 있다. 경기가 나아지길 기다리는 예비 창업자들이 반드시 알아 두어야 할 사항이 있다. 경기가 회복되면 점포 매물은 줄어들고 권리금은 치솟을 것이다. 임대료나 기타 제반 시설비용도 올라갈 것이다. 그렇게 되면 창업환경은 예비 창업자들에게 결코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을 것이다. 불경기라 탓하며 경제 침체로 모두가 움츠리고 있을 때 과감하게 사업에 뛰어든 이들은 권리금은 적고 싼 보증금과 임대료를 내면서 기반을 다질 수 있고 성공 사업을 일궈낼 수 있다. 많은 소비자들이 소비를 줄이고는 있지만 창업자들에겐 지금이 유리한 창업 환경이라 할 수 있다. 위기를 기회로 인식하지 못하고 눈 감고 좋은 세월만을 기다리는 것은 어리석은 행동이다. 망설이고 있는 시간 만큼 기회는 점점 줄어들다 사라진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프랜차이즈M&A전문기업 한국창업경영연구소 이상헌 소장(컨설팅학 박사)-

2022-04-18 15:41:31 원은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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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형의 본초 테라피] 폐를 보호하고 혈관을 청소하는 '더덕'

비슷한 생김새로 자주 혼동하는 더덕과 잔대는 같은 길경과에 속한다. 하지만 분명한 차이가 있는데 더덕은 잘라 보면 하얀 액이 나오는데 잔대는 그런 게 없다. 향긋한 더덕은 우리나라에서 비교적 흔하게 먹는 식재료로 물에 담가 쓴맛을 제거하고 고추장 등의 양념으로 무쳐서 식탁에 올린다. 주의할 점은 더덕의 사포닌 성분을 잘 활용하려면 수용성인 사포닌 성분이 다 빠져나가지 않도록 물에 오래 담그지 말아야 한다. 쌉쌀한 맛과 향이 뛰어난 더덕은 혈액을 맑게 해서 혈액 순환을 돕는다. 불균형한 식습관이나 운동 부족 등으로 중성지방이나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지면 맑은 상태로 전신의 혈관을 순환해야 하는 혈액이 걸쭉해지면서 서서히 혈관이 좁아지고 고지혈증, 고혈압, 동맥경화 같은 문제가 발생한다. 문제는 예전에는 중년 이후에 나타나는 질환들이라 젊은 층과는 크게 관련이 없었지만 요즘은 젊은 층에서도 관련 문제들이 나타나고 있는 만큼 일찍부터 식습관을 비롯해 생활습관을 교정할 필요가 있다. 특히 더덕처럼 혈액 속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혈액 순환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는 식품들을 자주 충분히 섭취하면 심장 및 혈관을 탄력 있고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다. 남성들의 경우 혈액 순환이 좋아지면 약해진 정력 강화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더덕의 사포닌 성분은 세포나 조직의 손상을 방지하며 염증을 개선하고 면역력을 향상시킨다. 산에서 나는 고기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듯이 더덕은 에너지를 내는 단백질도 들어 있어서 피로를 감소시키며 체력과 근력 강화에도 도움이 된다. 또한 더덕은 폐와 기관지를 보호하고 관련 증상을 개선한다. 담배를 장기간 피우거나 공기 오염 등으로 기능이 저하되어 면역력이 떨어진 기관지나 폐 기능을 강화한다. 목이 칼칼하고 기침이나 가래가 잦을 때 증상을 완화하는 것은 물론이고 편도염, 인후염, 기관지염 등에도 도움이 된다. 피부의 염증이나 트러블도 완화해 여드름, 아토피, 알레르기 피부염에도 좋다.

2022-04-18 05:50:24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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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오 변호사의 콘텐츠(Content) 법률 산책] 광고용 제품사진 저작권인정 여부는 ‘창작성’

법무법인 바른 박상오 변호사/ 법무법인 바른 제공 저작권법은 인간의 사상과 감정이 표현된 창작물인 저작물을 보호하기 위해 존재한다. 그런데 저작물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창작성(creativity)'이 존재해야 하고, 창작성은 완전한 의미의 독창성까지는 아니지만 해당 작품 등에 사상이나 감정에 대한 창작자 자신의 독자적 표현이 담겨 있을 때에 한해 인정될 수 있다. 이는 사진저작물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광고용으로 많은 비용을 들여 전문 작가에 의뢰해 촬영된 사진이더라도 창작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면 해당 사진은 저작물로 보호받을 수 없다. 실제로 법원은 식품 제조회사가 광고용 카탈로그 제작을 위해 촬영한 '햄(ham)' 사진이 문제된 사안에서 해당 사진의 저작물성을 부정했다. 법원은 "사진저작물은 피사체의 선정, 구도의 설정, 빛의 방향과 양의 조절, 카메라 각도의 설정, 셔터의 속도, 셔터찬스의 포착, 기타 촬영방법, 현상 및 인화 등의 과정에서 촬영자의 개성과 창조성이 인정돼야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되는 저작물에 해당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법원은 "햄 제품만을 종류별로 미리 준비한 쵸핑이라는 햄 제품과 대비될 물질이 깔려있는 우드락이라는 흰 상자속에 넣고 촬영한 제품사진은 피사체 자체만을 충실하게 표현한 것으로, 거기에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할 만한 어떤 창작적 노력 내지 개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대법원 2001. 5. 8. 선고 98다43366 판결). 법원의 위와 같은 기준은 현재도 유지되고 있다. 수원지방법원은 최근 배경을 흰색으로 해 자전거 바퀴 한 쪽을 평면적으로 촬영한 제품사진이 문제된 사안에서 해당 사진의 저작물성을 부정했다(수원지방법원 2021. 12. 16. 선고 2021고정1214 판결). 이유는 역시 해당 사진에 창작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법원은 먼저 "창작성은 작품이 저자 자신의 작품으로서 남의 것을 복제한 것이 아니라는 것과 최소한도의 창작성이 있는 것을 의미하므로, 반드시 작품의 수준이 높아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저작권법에 의한 보호를 받을 가치가 있는 정도의 최소한의 창작성은 있어야 하고, 누가 하더라도 같거나 비슷할 수밖에 없는 성질의 것이라면 거기에 창작성이 있다고 할 수 없다"라고 전제했다. 이어 "문제된 사진은 배경을 흰색으로 해 자전거 바퀴 한 쪽을 촬영한 것에 불과하다. 위 사진의 피사체 모습과 구도, 촬영 방식 등에 비춰 이는 제품의 상표를 부각하고 제품 자체를 충실하게 표현해 광고 및 판매라는 실용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목적에서 촬영된 사진으로 보일 뿐이고, 그 소재의 선택, 배열, 편집하는 행위에 창작성이 있다고 볼 만한 부분은 찾아보기 어렵다"고 설명하면서 위 제품 사진이 저작물로 보호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회사 입장에서는 비용과 노력을 투입해 촬영한 제품사진 등의 저작물성을 인정받지 못한다면 그 사진의 무단 사용에 제대로 대응하기 어렵다. 물론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등을 주장할 수 있겠지만, 부정경쟁행위 역시 여러 요건들을 충족해야 하므로 쉽게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회사가 광고용 제품사진 등에 별도의 창작적 요소(모델, 배경, 효과 등)를 가미함으로써 보다 창조적 개성이 드러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2022-04-17 10:00:26 이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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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미 기자의 와이(Why) 와인]<145>오늘이 가장 싸다?…팬데믹이 부른 '와인플레이션'

'오늘이 가장 싸다.' 고삐 풀린 물가에 샤넬백이나 서울 집값 뿐만 아니라 하다못해 샴푸나 과자까지 오늘이 가장 싼 세상이 됐지만 와인이야말로 값이 더 오를 일만 남았다. 유리값까지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와이너리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으니 말이다. 캔와인 등도 있다지만 와인은 대부분은 유리병에 담긴다. 와인을 다 만들어 놓고도 병이 없어 내놓지 못하는 지경이 됐다. 소비재 중에서도 와인은 이번 팬데믹 인플레이션에 유난히 취약한 품목이 됐다. 와인은 만드는 것 자체도 힘들지만 소비자한테 전달되기까지의 과정도 만만치 않아서다. 글로벌 공급망 악화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문제들이 다 해당된다. 먼저 문제가 됐던 유리. 미국의 경우 와이너리에 공급이 가능할 만한 유리 제조업체는 겨우 두 곳이다. 나머지는 수입에 의존해야 한다. 와인 소비가 늘면서 유리 수요는 늘었지만 기존 업체는 물론 신규 업체도 뛰어들기 쉽지가 않다. 환경을 해치는 고탄소 배출 대상인 유리 용광로를 새로 만드려면 정치적이든 경제적이든 장애가 많다. 수입 유리에 의존하는 와이너리들은 주문한 유리병은 배송이 일년 가까이 지연되고 있다. 가격이야 말할 것도 없이 큰 폭으로 올랐다. 작은 와이너리들은 타격이 더 크다. 한 소규모 와이너리는 유리 선적이 지연되면서 와인 병입을 네 차례나 미뤘고, 결국 아직도 2020년 빈티지가 저장 탱크에 그대로 있다. 아르헨티나 와이너리들은 유리병 공급의 35%를 담당했던 유리업체가 화재로 가동을 중단하면서 패닉에 빠지기도 했다. 운송도 문제다. 칠레 멘도사의 한 와이너리는 와인을 수출하는데 팬데믹 이전에는 전 세계 어디든 2~4주를 잡았다. 지금은 최소 4~6주는 더 걸린다. 선적했다고 끝이 아니다. 항구에 도착해도 컨테이너를 내리는데 또 2주 넘게 기다려야 한다. 트럭 운전사와 항구 노동자가 절대 부족한 상황이다. 컨테이너 내에 온도 조절이 가능하면 상관없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와인의 상태도 담보할 수 없게 된다. 공급은 어려워지는데 팬데믹 속에서 와인 수요는 크게 늘었다. 앞으로도 와인플레이션이 이어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런던 국제 와인거래소(Liv-ex·리벡스)에 따르면 팬데믹 이후 모든 주요 지수가 일제히 상승했다. 특히 전세계 최고의 와인 100종의 가격 변동을 추적하는 리벡스 파인와인 100과 대중적인 와인까지 포함한 리벡스 1000은 18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최고치를 경신했다. 리벡스 파인와인 1000은 지난달 말 기준 1년간 24.7%나 올랐고, 샴페인 50과 버건디 150 지수는 같은 기간 각각 43.8%, 51.2% 상승했다. 특히 올해 들어서는 와인이 원자재 다음으로는 가장 성과가 좋은 투자 상품이 됐다. 리벡스 파인와인 1000은 올해 1분기 7.2% 올랐고, 버건디 150과 샴페인 50 지수 역시 각각 14.6%, 9.6%로 상승폭이 확대됐다. 주식이 등 글로벌 금융상품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금리인상 등으로 성과가 저조하면서 대체자산으로서의 와인의 가치가 더 두드러진 셈이다.

2022-04-14 16:26:08 안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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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치용의 세계문학 파노라마] <10>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롤리타'(1955년)

'롤리타'는 20세기 문학에서 논란이 된 작품을 거론하면 반드시 포함되는 작품이다. 12살 소녀를 향한 중년 남자의 사랑과 욕망을 담은, 언어의 마술사 블라디미르 나보코프(1899~1977년)의 이 소설은 판매금지를 거쳐 베스트셀러가 돼 '롤리타 콤플렉스'라는 용어를 탄생시켰고, 1967년 스탠리 큐브릭 감독에 의해, 1997년 에이드리언 라인 감독에 의해 두 번 영화로 만들어지는 등 예술과 대중문화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성의 자기결정권의 범위와 문학의 형상화 소아성애와 관련한 논의의 핵심은 성의 자기 결정권인데, 크게 사회학이나 인류학 측면에서 보는 것과 문학 관점에서 보는 두 가지가 있다. 전자의 관점에서는 소아성애가 당연히 무조건 부인돼야 한다. 근대국가의 성립과 함께 개인의 교육과 성 취향이 국가 차원의 시스템과 기준에 맞춰 정비된다. 성인으로 인정하는 나이, 결혼할 수 있는 최소 나이를 국가가 정했다. 과거 개별적인 수준에서 또 개인차에 의해서 어떤 곳은 폭력이 개입하고 어떤 곳에는 권력이 개입하고 어떤 곳에서는 (쌍방의) 자기 결정권이 개입해서 소아성애가 일어났지만, 지금은 공식적으로 또 규범상 금지되었다. 사법체계가 동원되는 획일적 기준을 국가 혹은 사회가 설정하였기에 더는 자기 결정권에 속하지 않게 됐다(근대국가를 벗어나 구조주의의 상대주의 프리즘이 작동하면 논의를 새로 시작해야 한다). 동성애와는 논의 차원이 다르다. 예를 들어 어느 작가가 말했듯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 자기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고 하여도, 소아성애는 결정권 보유나 합의와 무관하게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로 국가 시스템이 공공연하게 결정한 상태에 해당하여 '권리'가 유보된다. 문학에서는 다른 논리가 등장한다. 나보코프는 "더러운 것들과 아름다운 것들이 만나는 지점을 발견하고 싶었는데 찾지 못했다"고 하였다. (근대)국가나 사회 시스템이 아무리 특정한 것을 금지하더라도 문학은 그러한 거대 체계에서 어긋난 양상을 형상화하는 것을 운명으로 받아들인다. 소설 속 험버트와 롤리타의 성의 자기 결정권은, 문학에 복무한다는 전제하에서 존재할 수 있다. 험버트가 롤리타의 법률상 아버지이자 보호자로서 법률상 딸인 롤리타와 성적으로 서로 소통하는 상황이 현실이라면 범죄이자 성적 착취이지만, 문학에는 인간 욕망의 그런 양상마저 그려낼 자유가 부여된다. 그런 불편한 것들을 그려낼 때, 불편한 것들을 어떻게 보여주느냐에 따라 잘못하면 외설이 되고 잘하면 예술이 된다. 불편한 것들을 보여주면서 인간 욕망이 체계와 부딪혀서 인간의 가치 존엄성 의미 등을 그 마찰 속에서 드러내는 게 아니라, 그저 선정이나 관음, 상업 수준으로 끝나면 외설이고 넘어서면 예술로 불리게 된다. '롤리타'는 혹독한 평가를 거쳐 '넘어선 것'으로 살아 남았다는 게 문학계의 일치된 의견이다. 소아성애를 다룬 외설이 아니라 인간을 탐색한 문학이다. "더러운 것들과 아름다운 것들이 만나는 지점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것"은 문학의 기능이기도 하면서 결국 우리가 살아갈 때 추구하는 가치이기도 하다. 중년 남자가 롤리타 같은 여자를 사랑하는 일은 확실히 금단의 영역이지만, 문학 밖에서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고 그게 모두 사랑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 문제행위로 책임을 져야 하겠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자동으로 사랑이 아닌 걸로 되는 것은 아니다. 사회적인 책임 너머에 존재하는 불완전하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는 '인간'마저 부인할 수는 없다. 문학은 이러한 '인간'을 이야기함으로써 인간 존재를 확인하는 다소 불편하고 번거로운 과정을 거친다. ◆자기혐오와 냉소의 살짝 웃기는 분열 소설에서는 소아성애와 근친상간이 겹쳐진다. 롤리타가 근친상간이란 말을 쾌활하게 내뱉는가 하면 작가는 근친상간 대신 근친상간의 패러디라는 말을 쓴다. 사실관계를 따져보면 둘이 피가 안 섞였고 부녀로 생활한 지 한 달이 안 됐기에 명백한 근친상간은 아니다. 근친상간의 구조 안에 소아성애를 끌어들이는 증폭에서, 즉 일종의 유머 또는 거리감에서 자기혐오와 냉소가 뿜어져 나온다. 작품성이라고 할 수도 있을 텐데, 해학이 느껴지는 구조와 정교한 문체를 통해 심리적인 기쁨을 준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롤리타가 험버트에게 자기라고도 부르고 아빠라고도 부른다. 이중적인 존재로 분열한다고 말해야 하지만, 이게 조금 웃기는 분열이다. 훌륭한 문학에서 이중성 속의 분열은 자신이 어쩌지 못하는 상황에서 일어난 괴로운 분열이다. 여기서는 아빠의 역할이라는 가상의 존재와 자기에게 현존한 소아성애가 분열하는 구조여서 이중성이 약간 허위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이유를 찾자면 작가의 삶과 살짝 관련되지 싶다. 작가는 유럽에서 미국으로 이주한 사람이다. 흔히 말하는 신세계와 구세계의 분열이 그에게서 목격된다. 더 중요한 사실은 그가 구세계에서도 러시아에서 나왔다는 점이다. 19세기 말 20세기 초반에 유럽엔 난민이 넘쳐났다. 그때도 국경 같은 건 명확했지만, 국경 내에서 국민을 통제하는 방식엔 약간 여유가 있었다.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기 전에 러시아에서 일어난 볼셰비키 혁명으로 쫓겨난 사람들은 러시아 왕족이나 귀족이어서 다른 유형의 난민에 비해 과도적이지만 대우를 받았다. 물론 그렇다 하여도 난민이란 정체성이 달라지지는 않는다. 러시아에서 귀족 혈통으로 자라다가 볼셰비키 혁명을 통해서 자기 조국을 떠난 나보코프는, 유럽에서 다시 한 번 미국으로 넘어가는 이중 난민을 경험한다. 작가 자신의 주변인·경계인의 경험이 작품에 반영되어 험버트라는 캐릭터를 통해서 거의 유사하게 나타났다고 할 수 있다. ◆망치로 발자크와 고리키와 토마스 만을 부수리라 소설의 효용과 관련하여 나보코프는 '롤리타'에 교훈을 심어놓지 않았다. 외설이 아니지만 반면교사를 만든 것도 아니다. 소아성애와 유사 근친상간 소재의 소설이 고전의 반열에 오른 이유는 무엇일까. 작가는 소설에서 캐릭터의 심리적인 완결성을 구현하는 데에 집중했다. "언젠가는 누군가 망치를 들고 나타나서 발자크와 고리키와 토마스 만을 힘차게 때려 부수리라." 작가의 이 말은 소위 리얼리즘으로 추앙받는 작가들을 '심리적인 것'으로 넘어설 수 있다는 생각을 표현했다. 타협해서, 문학의 망치는 발자크와 고리키와 토마스만의 망치만이 있는 것이 아니며, 나보코프의 망치도 있다라고 말해도 좋겠다. '롤리타'를 두고 포스트모더니즘을 많이 거론한다. 발간시기(1955년)로는 포스트모더니즘을 운위하기에 조금 빠르다. 포스트모더니즘의 서막이라고 할까. 기술 방식에서 소위 '메타'적인 게 많이 나타난다. 소설에 작가가 끼어들어서 독자한테 말을 걸고, 괄호 치고 엉뚱한 얘기도 한다. 현실과 픽션 사이의 구분을 흐트러뜨리면서 서사적인 흐름을 방해하고 분열시키는 것이 아마 포스트모더니즘 기법에 해당할 것이다. 변호사의 서문과 나중에 그것을 뒤집는 작가의 글을 붙이는 소설의 구성 방법도 전통적이지 않고, 의도하지 않았을 포스트모더니즘 효과를 거둔다. ◆예술이라는 피난처 험버트와 롤리타의 (일방적인, 혹은 위계에 의한?) 사랑의 도피는 롤리타의 도주로 막을 내린다. 3년 추적 끝에 험버트는 퀼티라는 사람으로 밝혀지는 연적을 찾아내어 롤리타를 가로챈 벌(?)로 그를 살해하고 자신은 투옥된다. 인생을 롤리타에게 쏟아부은 험버트는 더는 님펫이 아닌 롤리타로부터 판정을 받는다. 롤리타는 "그 사람은 내 가슴에 상처를 남겼고 아저씨는 내 인생에 상처를 남겼을 뿐"이라고 말한다. 씁쓸하고 아름답지 않은 현실의 확인임이 분명한 이 판정이 험버트에게 무슨 의미일까. 한참 시간이 지나서 뜬금없이 연적을 죽이는 것만이 험버트에게 그의 사랑의 무게를 입증하는 유일한 방도였을까. 액션 영화에서 나타나듯 깔끔한 억지스러움 대신, 약간 코믹하고 더 현실감 나는 느낌으로 이 장면이 그려진다. 그들은 초라하게 씩씩대고 싸우며 결투다운 결투를 해내지 못한다. 총을 잘 쏘지도 못하는 가운데 어렵사리 도달한 찌질한 결말을 통해 험버트는 무엇인가를 증명해 내었다고 하겠다. 그것이 사랑일까, 인생일까, 아무것도 아닐까. "예술이라는 피난처를 떠올린다. 너와 내가 함께 불멸을 누리는 길은 이것뿐이구나, 나의 롤리타"라는 소설 속 대사는, 결국 애초의 논의, 즉 문학의 현실개입을 소환한다. 소설에서 험버트가 한 말이지만 험버트의 얘기가 아니라 작가가 롤리타와 험버트라는 사람을 만들어내고 그것을 통해 불멸의 예술적 성취를 이루는 길이 이 소설이라는 이야기를 한 것이다. 영어 소설 중 가장 유명한 도입부로 알려진 '롤리타'의 첫 문장을 기억하는 게 나쁘지 않겠다. 결말은 어차피 해피엔딩일 수 없었다. "롤리타, 내 삶의 빛이요, 내 생명의 불꽃. 나의 죄, 나의 영혼. 롤―리―타. 세 번 입천장에서 이를 톡톡 치며 세 단계의 여행을 하는 혀끝. 롤. 리. 타. 그녀는 로, 아침에는 한쪽 양말을 신고 서 있는 사 피트 십 인치의 평범한 로. 그녀는 바지를 입으면 롤라였다. 학교에서는 돌리. 서류상으로는 돌로레스. 그러나 내 품안에서는 언제나 롤리타였다."(민음사 번역본) /안치용·인문학자 겸 영화평론가(ESG연구소장)

2022-04-14 08:58:37 박승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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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大記者의 西村브리핑] 오르고 오르고, 다 올라

가파르게 오르는 물가에 지구촌의 신음이 커지고 있다. 쓰나미급 물가 상승의 근본 원인은 각국이 그동안 코로나19발 경기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푼 막대한 자금이 불씨가 됐다. 여기에 중국의 강력한 방역과 봉쇄 등으로 글로벌 공급망 교란이 계속되고 있는데다 2월 하순 시작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 시장에서 에너지 가격과 곡물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지난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8.5% 올랐다. 이는 초(超)인플레이션이 지배하던 1981년 12월 이래 41년만의 최고치다. 지난 2월 CPI 상승률은 7.9%로 1982년 1월 이래 40년 만의 최고치였는데, 이 기록을 한 달 만에 또 갈아 치운 것이다. 미국의 극심한 인플레는 우선 미국의 통화·재정 정책은 물론 세계 경제에 충격파를 던질 전망이다. 중국의 생산자물가도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 3월 중국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 동기 대비 8.3% 올랐다. 원자재 가격 급등과 중국 내 공급망 병목 현상이 심각하단 걸 방증한다. 연쇄적이자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는 상황들로 인해 상대적으로 경제가 약한 신흥국들은 인플레이션 우려가 심각해지고 있다. 파키스탄 임란 칸 총리는 치솟는 물가와 국가 부채 문제로 결국 쫓겨나는 신세가 됐다. 물가 급등으로 밀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레바논은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30억달러 규모의 구제금융을 받기로 했다. 스리랑카와 페루 등 일부 국가에서는 고물가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질 정도다. 우리나라 물가도 무섭게 오르고 있다. 3월 소비자물가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4.1%가 올랐다. 지난해 10월부터 3%대로 오르다가 10년 3개월 만에 최대 상승치를 기록했다. 휘발유가 27%, 경유가 37% 이상 올라 소비자물가를 견인했다. 수입 쇠고기가 27%, 돼지고기가 9% 올랐다. 1년 전 한 통에 2만8000원 하던 식용유가 4월에는 5만원으로 올랐고, 밀가루도 한 포대당 1만원 가까이 올랐다. 3월 외식 물가는 1년 전보다 6.6% 올라 지난 1998년 4월 이후 23년 11개월 만에 가장 상승 폭이 컸다. 품목별로 보면 39개 외식 품목이 모두 올랐다. 갈비탕이 11.7% 오르면서 상승률이 가장 높았고 죽, 햄버거, 생선회도 작년 같은 달보다 10% 이상 올랐다. 짜장면이 9.1% 올랐고, 김밥, 치킨, 라면, 설렁탕, 떡볶이도 8% 이상 올랐다. 칼국수, 돈가스 등도 상승률만 차이날 뿐 빠짐없이 오른 건 마찬가지다. 물가는 국민 생활 수준과 직결되기 때문에 정부의 물가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5월부터 석 달 동안 유류세 인하 폭을 30%로 확대하고, 영업용 화물차와 버스 등에 대해 경유 유가 연동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택시와 소상공인이 주로 이용하는 차량용 LPG 판매 부과금도 30% 감면하기로 했다. 새 정부 인수위에서도 윤석열 당선인이 물가를 포함한 민생 안정 대책을 새 정부 최우선과제로 주문했다. 한국은행도 '물가상황점검회의'를 통해 금리 인상안을 저울질하고 있다. 금리 인상은 물가 오름세 심리를 막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물가 인상으로 가뜩이나 실질소득이 작아지는 서민층에는 악영향을 끼친다. 경기 회복세를 유지하면서 물가를 잡으면 이상적이겠지만 상황은 그다지 쉬어보이지 않는다. 우리가 통제하기 어려운 대외 변수가 물가 급등의 주 요인이기 때문이다. 서민들과 특히 취약계층을 위해 물가와 금리를 크게 자극하지 않는 경제 정책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2022-04-14 08:17:31 이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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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준의 부동산수첩] 도시계획의 이면: 소외된 지역 투자

이수준 로이에아시아컨설턴트 대표 1970년대의 상상력으로 21세기 도시를 예측했던 흥미로운 기사가 있었다. 당시 동아일보에서 연재한 기획물 '미래에 산다'(1976년 7월 30일자)는 21세기의 도시계획을 비교적 상세히 표현했다. 내용을 간략히 소개하면 21세기에는 고층 건물들과 그 건물들의 옥상을 연결한 도로, 그리고 각 건물과 도로에서 직접 전력을 공급받는 운송수단이 등장한다. 주거, 상업, 여가 공간의 배치는 지금의 현실보다 더욱 입체적이고, 도로를 비롯한 간접자본 시설이 거리와 시간을 초월하여 지역 불균형을 해소한 이상적인 도시를 그려내고 있다. 현실은 어떤가? 당시 예측은 일부 실현된 것도 있지만, 아직 상용화되기에는 요원하거나, 방향성이 아예 바뀐것들도 있다. 무엇보다 기사가 쓰여졌던 반세기 전에 쓰던 건물들 태반이 여전히 남아있기도 하다. 그 이유는 과학기술의 문제보다는 당시에 고려하지 못한 현실의 복잡한 부동산 권리관계와 주기적으로 바뀌는 정책의 방향성, 민간자본과 공공의 투자 경합 구도 때문이다. 이제는 백지에 그림을 그리듯 하는 일괄적인 대개발은 사실상 불가능한 시대가 온 것이다. 현실의 도시를 항공사진으로 살펴보면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개발된 지역, 개발해야 하는 지역, 그리고 이도저도 아닌 채 방치되고 있는 지역이다. 투자자들은 그 중 재건축, 재개발의 수지가 맞는 지역에 몰린다. 하지만 현대 부동산 시장에서는 개발 호재의 대부분이 검토, 발표, 실행의 단계마다 이미 거래가격에 반영돼 있고, 사회구조가 복잡해질수록 무주택자, 소상공인 복지 및 사회적 시선과 같은 자본 외 요소들로부터도 두루 영향을 받기 때문에 개인투자자들로서는 여간해서 수익을 기대하기 힘든 시장으로 접어들고 있다. 이제는 소액투자자들도 재개발, 재건축이 놓치고 있는 다른 방식의 도시재생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최근의 트렌드를 살펴보면 재개발이 보류된 지역이 다른 방식의 발전과정을 거치는 경우가 많다. 예컨대 반세기 전에 건설된 홍제동의 유진상가는 낙후된 시설을 리모델링해서 공공기능과 더불어 인근 상권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종로 익선동은 오래된 것들에 대한 감성을 상업화하여 새로 태어난 케이스이다. 성수동의 오래된 공장들은 간단한 조명 등 최소한의 인테리어 공사만을 거쳐 카페, 공방 등으로 탈바꿈한 핫플레이스가 되었다. 이는 재건축 지역 중 건물 한 동을 그저 기념삼아 존치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개념이다. 초기에는 당초 대규모 시행을 검토하다가 소규모 건물주들의 분열이나 사업성 결여로 좌초되었을 때 흔히 겪는 '각자도생'식 개발이었지만, 높아진 소비수준에 개인 투자자들이 부응하여 이루어진 개별적인 도시보존방식이다. 경제적으로도 대형 개발호재가 있는 대단지세대의 재건축 아파트나 재개발지역에 비하면 먼저 올랐는지 나중에 올랐는지의 차이일 뿐, 그 상승폭은 재개발에 못지 않은 셈이다. 반세기전의 예측과 달리 현재 도시의 발전상은 결코 획일적이지 않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도시계획을 선도하는 부분은 일부이지만, 나머지 상당 부분은 과거의 모습을 최대한 간직한 채 나름의 발전을 도모하게 마련이다. 게다가 모든 정보가 지체없이 부동산에 반영되는 효율적 시장(efficient market)으로 다가갈수록 투자 방향도 다양화 할 필요가 있다. 즉, 한정된 지역에서 단순히 저평가된 매물을 찾는 것은 매우 희박한 확률이다. 그래서 여지껏 부동산을 판단해왔던 요소들인 교통, 상권, 학군 등에 지나치게 얽매이기 보다는 오히려 후 순위로 밀린 지역으로 눈을 돌려서 리모델링, 인테리어에 투자를 하는 것이 비용 대비 효과가 크다. 개인투자자로서는 오랫동안 비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었던 지역일수록 나름의 정취가 있는지, 특수한 상권을 갖춘 지역인지를 검토했을 때, 가치상승의 여지는 더욱 커진다. 그 이후에 혹여라도 개발호재가 생긴다면 장기적인 보너스가 되는 셈이다. /이수준 로이에아시아컨설턴트 대표

2022-04-13 09:56:26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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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성의 전원에 산다] 내가 사는 곳의 봄

4월이다. 초록이 깨어났다. 하지만 잣나무골은 북향이어서 서울보다 봄이 며칠 늦게 찾아온다. 한동네에서도 남향인 맞은편이 봄색에 물들고 나서야 아지랑이가 비틀대며 잣나무골 언덕길을 기어 오른다. 햇빛 받는 차이가 그토록 다르다. 이곳에서 살면서 봄 벗꽃이 북상하는 속도는 하루 100㎞쯤 되고 가을녁 단풍이 남하하는 속도는 하루 50㎞ 가량 된다는 걸 알았다. 물론 정확하진 않다. 대략 그렇다. 진해 벗꽃이 개화하면 닷새 후 여의도 윤증로도 벗꽃이 피기 시작한다. 잣나무골은 같은 위도인데도 여의도보다 닷새 가량 벗꽃이 늦게 핀다. 아마도 그때쯤 벗꽃은 북한 땅 함경도나 평안도 신의주쯤 도달했을거다. 그러니 북녘땅에 사는 것과 같다. 지금 우리 마당의 벗꽃은 꽃망울을 튀웠을뿐 아직 터트릴 기색은 아니다. 아마도 꽃을 보려면 닷새는 지나야할 듯 하다. 군입대하던 때, 진해로 가던 중 대구쯤에 이르러 (지금은 산들이 푸르지만 당시는) 민둥산마다 진달래가 붉게 물든 걸 보고 새삼 봄임을 실감했다. 그건 아주 낯선 감정이었다. 여러번 봄을 보냈음에도 그전까지 내게 봄은 그저 그런 계절이었다. 새삼스럽지도 않고 유별나지도 않아 기억되는 것은 없었다. 하지만 그때는 민둥산의 진달래꽃들은 왜 그리 붉던지. 군에 가는 마음을 진달래는 더욱 처연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오후 무렵 진해에 도착해서는 도시 전체가 연분홍 벗꽃밭인 걸 보고 또 놀랐다. 게다가 군항제 마지막날 휴일 거리에는 발 디딜 틈 없이 몰려든 사람들의 인파에 전율했다. 거기서 또 꽃을 보러 사람들이 몰린다는 사실에 경탄스러웠다. 바람결에 꽃잎이 눈송이처럼 흩날리는 광경은 감동스럽기도 했다. 그 분분했던 낙화! 나를 배웅하러온 친구와 벗꽃길을 따라 해변까지 인파속을 거닐었다. 그리고 짜장면 한그릇을 나누고 훈련소로 들어갔었다. 진달래와 벗꽃은 잣나무골에 들어와서 마당에 처음 심은 나무다. 마당 초입에 벗꽃과 진달래를 나란히 심으며 내 마당도 숲속같기를 바랬다. 그 나무를 심은 후 이웃집 아저씨와 나는 이천, 여주 등 여기저기로 꽃구경 다녔다. 이천에 산수유축제가 열릴 땐 흥겨운 잔칫판 같았다. 사람들은 가족들의 손을 잡고 맘껏 봄날을 즐기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내친 김에 아내와 아이 손을 잡고 남한강가를 산보하러 나서기도 했다. 그리고 산수유 두어그루를 마당에 심었다. 산수유를 심으며 '아이들이랑 함께 커 가라. 그리고 어른이 됐을 때 그 나무와 함께 자란 모습을 꼭 기억하길….' 염원도 심었다. 그렇게 나무 몇 그루와 염원 하나를 땅에 심고 나서 불현듯 고향마을에 가서 소나무를 가져다 심어야겠다는 생각에 들었다. 고향집 뒷산에서 가져온 소나무 다섯 그루는 세그루가 살아 있다. 내손으로 심어서일까. 그동안 마당의 나무들에게 말을 거는 버릇이 생겼다. '잘 잤니 ?' 혹은 '태풍 불어서 힘들었지 ?' 등. 폭설이 내린 겨울 어느 날 아침 창문 너머 땅바닥까지 휘어져 있는 소나무가지를 보고는 '저걸 어째! 제발 부러지지 말거라'하는 순간 '푸르르'하고 화들짝 눈더미를 스스로 털어내는 것을 보고 감탄에 마지 않은 적도 있다. 지금 소나무들은 굵직하게 자라 지붕을 넘어섰고 초여름 샛노란 송화가루를 흩날린다. 그때마다 솔향 가득한 마당에서 햇빛, 바람에 취하는 느낌은 무엇에도 비할 바가 없다. 바램대로 벗꽃은 아주 울창하고 의젓한 나무가 됐고, 마당의 풍경을 늘상 새롭게 변화시켜주고 있다. 소나무도 마당 한켠을 차지하고 있어 봄이 더욱 푸근하기만 하다. 지금 그 나무들이 자라나던 걸 아이들은 맘속에 담아두고 있을까.

2022-04-12 10:46:07 이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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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헌 칼럼] 간만에 찾아온 소상공인 고객 증가…소비자 욕망 충족시켜야

우리나라는 국민건강을 위해 방역을 다양화하고 나름 체계적인 시스템을 가동하였으며 효과적이고 성공적인 방역 체계를 가동해왔다. 그 결과, 세계적으로 저명한 방역 전문가들이 한국을 엔데믹을 실현하는 첫 번째 국가로 꼽고 있고, 정부에서도 실내를 제외한 공간에서의 탈마스크를 추진한다고 한다. 코로나19의 2급 전염병으로의 전환을 예고하는 것이다. 우려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기대되기도 하는 것이 현실이다. 먼저 감염자수가 줄어들긴 했어도 연일 십만명을 훌쩍 선회하는 발병률이 문제고, 코로나19에 대한 국민들의 위기감이나 방역의식이 현저히 떨어지는 사회적 심리현상의 증가도 문제라 할 수 있다. 최근 좋은 날씨에 공원이나 산과 들이 상춘객들로 만원이다. 우려가 있으면 기대도 있다고, 국민들이 생활 주요공간이 집안이 아닌 야외로 변화함에 따라 소상공인들의 매출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젊은이들이 많이 가는 홍대나 강남 등의 지역에서는 오랜만에 점포에 웨이팅이 걸리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소상공인들 입장에서 3년 만에 느낄 수 있는 대면적 소비고객의 증가가 반가울 수밖에 없다. 자영업시장에서 매출주기는 일정한 패턴을 가지고 있다. 업종에 따라 일부 매출 변곡점에 차이가 나타나지만 거의 모든 소상공인들의 매출주기는 대동소이하다. 5~7월과 9~10월은 매출 상승기로 소비자들의 소비성향증가와 함께 구매력이 증가하는 시기를 의미한다. 반대로 2~4월과 11월은 최저 매출주기로, 이달은 소비심리의 둔화가 확연한 주기였다. 그럼에도 현재는 소상공인과 예비창업자들이 분주한 계절이 됐다. 코로나19로 인한 암울한 창업환경에서 어느정도 적응력과 내성을 키웠으며 소비자들의 구매 심리 또한 상승하는 효과가 발생하고 있어서다. 일정한 주기에 해당하는 기존의 영업정책은 잊고 성공창업 및 영업을 실현해야 한다. 이 기회에 지난 3년의 잃어버린 시간을 되찾을 때다. 잃어버린 시간을 구체적으로 어떠한 방법으로 찾을 수 있을까? 먼저 고객의 마음과 눈높이를 맞추는 것이다. 고객은 기본적으로 대접을 받고 싶어한다. 그 대접이란 거창하지도 대단하지도 않다. 그저 고객으로서 대우와 함께 정당한 소비의 권리를 주관적으로 실천하고 싶을 따름이다. 시간과 장소, 상황 변화에 상관 없이 동일한 서비스의 관점에서 소비자의 권리를 충족시켜야 한다. 소비자는 현명하고 그들의 권리와 의무를 실천하려는 욕망이 강하다. 서비스에 대한 선택과 지속을 받을 권리도 가지고 있다. 지금 막 시작되는 엔데믹 시대는 소비자와의 상생을 위한 시간이 되길 기대해본다. -프랜차이즈M&A전문기업 한국창업경영연구소 이상헌 소장(컨설팅학 박사)-

2022-04-11 13:51:59 원은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