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CEO와칭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오피니언>칼럼
기사사진
[이수준의 부동산수첩] 종부세, 서울세, 결혼세

A씨 부부는 결혼 전부터 서울 노원구와 마포구에 각각 아파트 한 채씩을 보유 중이었다. 각자 직장을 다니면서 꼬박꼬박 적금 붓고 대출을 보태서 일찍이 각자의 집을 마련했던 이들은 최근 남편의 연봉에 육박하는 금액의 종부세를 통보받았다. 이는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다면, 부과되지 않았을 금액이다. 이 부부는 합의 이혼 후 각자 1주택자가 되는 방안을 심각하게 고민중이다. 중세시대 농민들이 영주에게 초야권 대신 냈다는 결혼세는 한번으로 족했다지만, 이들부부에게 종부세는 혼인관계를 유지하는 동안 매년, 점점 더많이 내야 할 가능성이 크다. 통계는 오랜역사를 통해 정책을 합리화하는 수단으로 사용된 경우가 적지 않았다. 올해 종부세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정부는 "국민 98%가 종부세와 무관하다"며 해명했는데, 실상을 들여다보면 확연히 다르다. 2%라는 숫자를 도출시키기 위해 미성년자까지 동원하여 통계에 포함시킨 셈이기 때문이다. 실제로는 종부세를 내는 유주택가구는 전국에서 8.1% 정도이고, 서울 주택으로 한정하면 네 집 중 한 집이 종부세 대상이며, 내년에는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 종부세는 사실상 '서울세'이다. 전국에서 종부세 대상주택의 대부분이 서울에 몰려 있고, 서울은 전 지역이 조정대상지역이기 때문에 서울 2주택이면 전체 3주택에 해당한다. 세율은 1주택에 비해 2배이다. 가령 종부세 과세표준이 3억~6억원 구간이라면 서울에서 1주택에 부과되는 세율이 0.8%지만, 2주택자에겐 1.6%가 매겨진다. 즉, 어떠한 경제적 발전 없이 머무를 계획이 아니라면, 그리고 서울에 살고 있다면 누구나 고민할만한 제도다. 사실 종부세법의 위헌 논란은 제정 당시부터 있어 왔다. 현재 최고세율 상향(농특세 포함 7.2%)과 부동산정책 실패로 인한 집값 폭등에 따른 종부세 급등은 재산권 등 과잉금지 원칙의 위반소지가 있고, 인별과세로 개편되긴 했지만 비혼자에 비해 혼인자는 더욱 큰 차별을 받게 되었다는다는 점에서 평등권 위반의 소지가 있다. 하지만 헌재는 그 외 부분인 국세 도입의 자치재정권 침해, 1주택자에 대한 부과에 따른 거주이전의 자유침해 등에 대해서는 합헌으로 판단을 내렸다. 미실현 이득에 대한 과세 및 원본 잠식, 헌법상 체계 정당성 원리 위반 등도 마찬가지다. 최근 일부 법조인과 다주택자들은 강화된 종부세법에 대해 위헌소송을 시작했지만 쟁점이 그대로인만큼 여전히 합헌으로 결론날 가능성이 높다. 종부세 부담은 결국 중산층부터 서민들까지도 그 영향이 미치게 된다. 다수의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위에서 설명한 사례 외에도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부작용들을 소개되고 있고, 어쩔수 없이 세부담은 세입자에게 전가되는 양상이다. 즉, 더 뜯기는 만큼 더 뜯어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전세가격 폭등과 전세에서 월세로의 전환은 무주택자들에게 더 큰 고통으로 다가온다. 종부세의 유지·강화를 주장하는 측은 이러한 국민 전체에 끼치는 부작용을 간과하고 있다. 종부세 전면 재검토를 주장하는 측은 기존 쟁점을 재론할 뿐이다. 최근 종부세 부담에 대한 해법을 많이 요청받지만 절세를 위해 소중한 가족관계의 가치까지 파괴하는 해법은 차마 권하기 어렵다. 정부는 국민의 담세력을 고려하고 세제 전반을 손질해서 불합리한 피해 범위를 줄이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할 것이다. 납세자들은 보유주택의 조건에 따라 합산배제와 과세특례 신청으로 세액 부담을 줄일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하고, 1주택일 경우 부부공동명의특례 등을 적극 이용할 것을 권한다. 단독주택이나 시골 주택이 추가로 있는 경우 단순 매각, 증여뿐만 아니라 일부 용도변경을 통한 수익성 부동산으로의 전환도 검토해볼만 하다. /이수준 로이에아시아컨설턴트 대표

2021-12-01 10:52:09 윤휘종 기자
기사사진
[홍경한의 시시일각] 강요배와 모던 라이프

거주지에서 대구미술관까지는 승용차로 대략 왕복 8시간 정도를 예상해야 한다. 교통체증까지 겹치면 기약 없다. 그야말로 도로에서 많은 시간을 허비하기 십상이다. 그럼에도 강요배의 대형 작품 '수풍교향(水風交響)'과 '모던 라이프' 전에 공개된 마르크 샤갈의 작품 '인생'은 고된 여정을 희석시키기에 충분하다. 대구미술관은 2022년 1월 9일까지 '강요배: 카네이션_마음이 몸이 될 때'와 함께 같은 해 3월 27일까지 '모던 라이프' 전을 동시에 개최한다. 강요배 전은 대구 출신 서양화가 이인성(1912~1950)의 예술정신을 기리기 위해 대구시가 지난 2000년 제정한 '이인성 미술상' 수상작가전이고, '모던 라이프' 전은 대구미술관 개관 10주년 기념 해외교류전이다. 이중 지난해 수상자인 강요배의 전시는 회화를 중심으로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개척해온 작가의 작품 40여점을 선보인다. 1992년 자신의 고향 제주로 귀향한 뒤 그린 대자연의 풍경 대작을 비롯해 대구·경산의 역사적 사건을 모티브로 한 설치와 자소상, 영상 등이 관객을 맞는다. 출품작 대다수가 올해 제작한 신작이다. 대표작은 16미터 거대한 화폭에 광활하고 웅장한 대자연의 일렁임을 파노라마처럼 수놓은 '수풍교향'이다. 바람으로 채워진 자연에 시간과 역사를 꾹꾹 눌러 담은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강요배라는 작가를 알린 민중적 역사화 '어느 가을날'과 '코발트'라는 제목의 작품도 빼놓을 수 없다. '어느 가을날'은 미군정기인 1946년 미군정의 식량 정책에 항의하는 시민들에게 경찰이 총격을 가한 사건이 계기가 되어 발생한 '대구 10·1 사건'을 다뤘고, 상주 지역의 비단을 푸른 쪽빛으로 염색한 설치작업 '코발트'는 1950년 경산 코발트 광산에서 보도연맹 회원들을 처형한 '경산 코발트 광산 학살사건'을 주제로 했다. 격동의 시기를 온몸으로 맞선 민중의 저항과 그들의 고통조차 예술로 승화시킨 작업이다. 강요배 전과 함께 대구미술관 1전시실과 어미홀 두 장소에선 프랑스 매그 재단과 공동주최 및 기획한 '모던 라이프' 전이 열린다. 총 8개의 소주제로 전개되는 이번 전시엔 추상조각가인 에두아르도 칠리다를 비롯해 유연한 서정적 긴장감을 선사하는 한스 아르퉁, 검은색의 화가로 불리는 피에르 술라주 등 국내외 작가 78명의 작품 144점이 출품됐다. 미술사적으로 모두 의미 있는 작품이지만 샤갈의 '인생'은 국외 반출이 엄격해 이때가 아니면 볼 수 없는 걸작으로 꼽힌다. 몽환적 초현실주의 그림인 이 작품은 전제군주국이었던 러시아 제국이 붕괴되고 세계 최초의 공산주의 국가인 소비에트 러시아가 탄생하는 러시아혁명을 포함해 두 번에 걸친 세계대전, 나치의 탄압 등을 겪어야 했던 유대인 작가의 삶과 정체성, 아내 벨라 로젠벨트와의 사랑을 하나의 화면에 녹여냈다. 이 밖에도 '모던 라이프' 전에는 세계 각지를 직접 걸으며 현지의 자연물을 이용해 환경에 동화되는 특정한 모양을 만들고 이를 조각 및 사진, 글과 기호 등의 매체로 기록해온 대지미술 작가 리차드 롱, '키네틱 아트'의 선구자인 알렉산더 칼더의 1950년대 작업, 그리고 그의 움직이지 않는 조각인 '스테빌'도 접할 수 있다. 개인적으론 예전 세종문화회관에서의 개인전 비평을 썼던 호안 미로의 작품에 눈길이 간다. 강요배 전이 분리될 수 없는 삶과 예술, 세계의 일부인 예술을 통해 시대성과 자연성, 질곡의 한국 근현대사를 보여준다면 '모던 라이프' 전은 세계 근현대미술을 총천연색으로 친절히 소개한다. 여건이 허락한다면 이들 전시의 관람을 권한다. 과거와 현재, 장르와 국경을 넘나드는 미술의 다채로운 장면을 목도할 수 있다. ■ 홍경한(미술평론가)

2021-11-30 09:34:14 김현정 기자
기사사진
[이상헌 칼럼] 시니어 창업의 6가지 성공 원칙

최근 창업세미나 또는 창업강연회에서 강의를 하다 보면, 예전에 비해 현저히 눈에 띄는 참석자들이 있다. 은퇴를 준비하는 50, 60대의 장년층을 비롯해 은퇴 후 70대 어르신들까지 나이를 잊은 예비 창업자들은 어느 누구보다 진지한 자세로 강의를 경청한다. 하지만 시니어세대의 안정적 창업은 결코 녹록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런 현실 속에서 은퇴 후 시니어 창업으로 성공하기 위해 지켜야 할 6가지 원칙을 점검해보자. 하나, 미리 준비하고 대비하라. 어떤 일이든 준비 없이 닥치면 혼란의 연속이다. 사전에 준비 없이 실행된 창업은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 더 큰 실패를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미리 준비해야 하는데, 그런 면에서 오히려 시니어 창업은 기회라고 할 수 있다. 둘, 절대 서두르지 마라. 창업을 하겠다고 결정한 시점부터 모든 일을 빠르게 밀어붙이다가 실패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경우를 많이 본다. 점포를 얻는 일, 업종을 정하는 일, 모든 것이 급하다. 창업의 기본을 갖춘 후에 시작해야 성공을 보장한다는 대원칙을 명심해야 한다. 셋, 치밀하게 계획하라. 시니어 창업은 다른 창업에 비해 더욱 치밀하게 계획해야 한다. 사업계획서를 붙들고 씨름하는 나날의 연속이어야 한다. 검토에 검토를 거듭해야 한다. 규모가 작다고 무시하지 마라. 시니어 세대에게는 그 작은 규모가 전부일 경우가 대부분이다. 100만원을 투자하는 일도 사업계획서를 만들고 투자 타당성을 분석해 실행하라. 넷, 자기 생각만 고집말고 들어라. 말을 많이 하지 마라. 시니어 세대의 특징은 다양한 경험과 연륜이다. 이것이 장점이기도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단점이 된다. 자아도취하지 말아야 한다. 마음으로는 자신감이 충만할지 모르지만 주변 사람들의 조언을 지나치지 말라. 전문가들의 지적을 몰라서 하는 소리로 듣지 말라. 또, 자기 말을 많이 하는 사람에게는 아무도 더 이상 충언하려 하지 않는다. 다섯, 기본을 철저히 하라. 일단 창업을 시작하게 되면 시니어 세대의 장점인 경험을 살린다. 공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라. 사람들은 시니어 세대에게 숙련된 기술과 경험, 노련함을 기대한다. 단,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공격적으로 실행하되 철저한 원칙 세우기가 성공의 열쇠다. 여섯, 건강과 체력은 기본이다. 창업은 장기 레이스이다. 점포 창업을 예를 들면, 평균적으로 하루 12.5시간 동안 영업에 치중하고 한 달에 1~2번의 휴일을 갖는다. 따라서 체력을 염두에 두고 창업의 규모나 아이템을 철저하게 자신에게 맞추어야 한다. -프랜차이즈M&A전문기업 한국창업경영연구소 이상헌 소장(컨설팅학 박사)-

2021-11-29 14:19:43 원은미 기자
기사사진
[김소형의 본초 테라피] 호흡기 질환의 예방에 좋은 '맥문동'

[김소형의 본초 테라피] 호흡기 질환의 예방에 좋은 '맥문동' 기온과 습도가 낮아지는 가을과 겨울에는 호흡기 건강에 유의해야 한다. 한방에서는 예로부터 차고 건조한 공기 때문에 폐가 손상되기 쉬운 가을, 겨울에 폐를 보호하는 음식을 먹어서 폐의 건강을 관리해야 한다고 했다. 더구나 사계절 내내 미세먼지 등 환경 오염으로 호흡기가 손상되기 쉬운 만큼 이 시기에 더욱더 호흡기 보호에 신경을 써야 한다. 맥문동은 폐와 기관지에 부족한 진액을 보충하는 약재이다. 맥문동의 뿌리 부분은 점성 때문에 끈적거리는데 이것이 호흡기의 진액을 생성하는 역할을 한다. 호흡기가 손상되고 과열되어 진액이 부족해지면 바이러스 등의 침입이 용이해지고 염증 등이 발생하며 감기, 기관지염, 편도염 같은 다양한 질환이 발생할 수 있는데 맥문동이 호흡기를 보호하여 각종 질환의 발생을 막아준다. 그래서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목이 자주 아프거나 갈증이 자주 발생하는 사람들, 기침을 자주 하거나 비염 등의 증상이 심해지는 사람들에게도 좋다. 맥문동을 달여서 차로 마시게 되면 호흡기를 손상시키는 각종 노폐물을 몸 밖으로 배출시키며 호흡을 편안하게 만들어준다. 그뿐만 아니라 맥문동은 양기를 돋우는 약재이기도 하다. 나이가 들어서 기력이 손상되고 체력이 떨어진 사람들은 물론이고 육체적, 정신적 에너지를 과도하게 소모하여 피로감을 심하게 느끼는 사람들에게도 좋다. 기력을 보강하기 때문에 수술이나 오랜 병 후 회복기 환자들의 보양에도 맥문동이 도움이 된다. 맥문동은 아이들의 체력 강화, 성장 발달 촉진에도 효과가 있다. 저녁 10시에서 새벽 2시까지는 성장 호르몬이 왕성하게 분비되기 때문에 아이들은 이 시간에 푹 잠을 자야 성장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허약하고 신경이 예민한 아이들은 밤에 잠을 잘 못 이루고 뒤척이는데 이런 경우에도 맥문동을 먹이면 정서적 안정과 숙면에 효과가 있다. 맥문동 뿌리 안의 심지는 두통 등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약재로 사용할 때는 반드시 제거해야한다.

2021-11-29 05:37:45 메트로신문 기자
기사사진
[조웅규 변호사의 상속설계 제대LAW] 상속설계의 시작, 유언장의 작성

법무법인 바른 조웅규 변호사 / 법무법인 바른 제공 상속설계는 어렵지 않다. 종이 한 장, 펜 한 자루 그리고 도장만으로도 가능하다. 준비된 종이에 당신이 가진 자산과 소중한 물건을 누구에게 줄 것인지를 적어내려 가기만 하면 된다. 단지, 몇 가지 주의사항만 명심하자. 매우 중요하니 꼭 기억해야 한다. 우선, 당신의 유언장은 반드시 당신이 직접 써야한다. 그리고 연월일, 주소, 성명까지 쓴 다음 도장을 찍어야 한다. 자, 이제 유언장을 잘 썼는지 확인해보자. 혹시 평소 습관대로 도장을 찍는 대신 사인을 하지는 않았는가? 아니면 당신의 아파트가 '몇 호'인지를 빼먹지는 않았는가? 너무 몰아세우는 것처럼 들릴지 모르겠지만, 앞서 말한 두 가지 중 어느 것이라도 실수하면 그 유언장은 효력이 인정되지 않는다. 유언장의 필체가 당신의 것과 동일하고, 당신이 평소 해오던 말과 일치하며, 임종 직전에도 유사한 취지로 말했다고 하더라도, 유언장은 효력이 없다. 우리 대법원은 "형식적 엄격주의"를 따르고 있어, 유언자의 진의가 확인되더라도 유언장의 요건이 결여되면 유언장의 효력을 인정하지 않는다. 앞서 말한 두 가지 사례 모두 실제로 유언의 효력이 부인된 사례다. 유언으로 120억 원이 넘는 기부금을 받기로 했던 학교는 결국 그 기부금을 받지 못했다. 유언장을 다 썼다면 이제 잘 보관해야 한다. 당신이 가진 전 재산을 평소 가장 아끼던 셋째에게만 주고 나머지 자녀들에게는 재산을 주지 않는 내용으로 유언장을 작성했다면, 첫째와 둘째에게 그 유언장을 들키지 말길 바란다. 유언은 언제든지 철회할 수 있기 때문에 첫째와 둘째가 계속해서 유언장을 새로 써달라고 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너무 깊숙한 곳에 숨겨서도 안된다. 당신이 먼 곳으로 간 후에, 당신이 오랜시간 고민하고 공들여 작성한 유언장이 발견되지 않는다면, 그 유언은 세상에 알려질 기회조차 얻지 못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유언자가 사망한 후에 자필로 작성한 유언장이 발견되면, 법원의 검인 절차를 거쳐서 그 효력을 확인 받고 이를 집행하게 된다. 유언장에 어떤 내용을 적었는가. 유언은 법에서 정한 내용을 유언사항으로 남겼을 때에만 법적인 효력이 인정된다. 민법은 재단법인의 설립을 위한 재산출연, 친생부인, 후견인의 지정, 미성년자 후견감독인의 지정, 상속재산분할방법의 지정 또는 위탁, 상속재산의 분할금지, 유증, 유언집행자의 지정 또는 위탁 등을 유언사항으로 정하고 있다. 만약 당신이 법에서 가능하다고 정해둔 유언사항이 아닌 내용을 유언장에 쓴다면, 그 내용은 법적인 효력이 없는 유훈에 불과하다. 예컨대, 당신의 전 재산을 상속받은 자녀가 사망했을 때 그 재산이 자녀의 배우자가 아닌 손자녀에게만 상속되도록 정했다면, 이는 우리 법이 정하고 있는 유언사항이 아니므로 법적인 효력이 인정되지 않는다. 혹시 당신이 공들인 유언장의 효력이 인정되지 않을까 걱정되는가, 당신이 먼 곳으로 간 이후 유언장이 발견되지 않고 사라질까 걱정되는가 아니면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의 미래를 좀 더 구체적으로 계획하고 싶은가. 예컨대 결혼을 앞둔 첫째에게는 결혼할 때 혼수를 마련할 얼마의 돈을, 해외 여행을 좋아하는 둘째에게는 매년 여행갈 때 필요한 자금을, 아직 미성년자인 셋째에게는 매달 용돈을 주다가 대학에 입학하면 등록금을 주는 계획을 세우고 싶지는 않은가. 이 모든 것을 한번에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유언대용신탁이다. 다만, 지금부터는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영역이다. 유언대용신탁은 이제까지 우리가 알고 있던 수동적인 상속설계를 능동적인 것으로 가능하게 한다. 먼 곳에서도 마치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있는 것처럼 당신이 떠난 후의 가족들의 삶에 대해 아주 구체적으로 계획할 수 있게 해주는 상속설계 방법이다.

2021-11-28 13:03:33 이현진 기자
기사사진
[안상미 기자의 와이(Why) 와인]<126>프랑크 볼레로 회장 "샴페인, 특별한 날만? 어느 순간에도 어울리게!"

<126>佛 볼레로 샴페인 하우스 프랑크 볼레로 회장 인터뷰 "자신만의 볼레로 순간을 만드세요." 샴페인은 왕들의 와인이자 와인의 왕이다. 그래서 축하나 파티같이 특별한 날에만 선택을 받았다. 생각을 뒤집어보자. 샴페인을 일상으로 들고 오면 삶의 순간순간이 특별해질 수 있다. 프랑스 볼레로(Vollereaux) 샴페인 하우스의 프랑크 볼레로 회장은 인터뷰를 통해 "샴페인에 규칙같은 것은 없다. 자신만의 좋은 마리아주(와인과 음식과의 궁합)를 찾아내고, 다양한 경험을 통해 자신만의 샴페인 순간을 만들어가면 된다"고 강조했다. 볼레로 샴페인 하우스는 1805년에 설립됐다. 1차 세계대전 이후 가문의 이름을 건 샴페인 사업을 시작했다. 215년의 긴 역사 속에서 현재 6대째 가족 경영을 유지하며 정통 샴페인 양조 방법을 고수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프랑크 회장이 바로 6대 최고경영자(CEO)다. 200년의 시간이 흘러도 변치 않는게 있다. 바로 볼레로 스타일, 어느 순간에나 잘 어울려 다가가기 쉬운 샴페인이다. 그는 "우리는 균형감이 좋으면서 접근성이 뛰어난 샴페인을 생산한다"며 "대부분의 다른 샴페인 생산자들이 복합미를 추구할 때 우리는 섬세함과 발랄함, 우아함을 추구한다. 포도밭의 50%를 샤르도네로 심은 덕분에 우리만의 볼레로 스타일을 얻을 수 있다"고 전했다. 물론 변한 것도 있다. 프랑크 회장 부모님이나 이전 세대들은 샴페인을 식사 마지막 코스로 디저트와 함께 마셨다. 때문에 당도가 높은 달콤한 샴페인이 인기가 많았다. 요즘은 샴페인을 최대한 달지 않고 드라이하게 마시는 추세다. 볼레로 역시 당도가 낮은 샴페인을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프랑크 회장은 지난주 한국을 방문했다. 한국인들의 입맛에 맞춘 전통 프랑스 샴페인 골든블랑의 생산자가 바로 볼레로다. 원하는 스타일의 샴페인을 제조할 파트너를 찾던 인터리커와 한국 내 유통을 원했던 볼레로의 마음이 통했다. 샴페인 협회의 규정상 15개월 이상만 숙성하면 되지만 골든블랑은 36개월 이상의 숙성을 거친다. 풍부하고 섬세한 버블이 오래도록 지속되며, 풍미는 진하고 깊다. '골든블랑 5스타'는 프랑스 샴페인협회에서 공식 라이선스(MA-4626-27-00329)를 발급받은 우리나라 최초의 샴페인 브랜드이기도 하다. 볼레로는 골든블랑을 한국인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도사주를 기존 샴페인들과 좀 다르게 했다. 도사주는 효모 찌꺼기를 제거한 이후에 와인과 당분의 혼합물을 추가하는 과정을 말한다. 와인을 채우는 것 뿐만 아니라 당분을 통해 샴페인 특유의 높은 산도와 균형을 맞추는 등 하우스 스타일을 결정지을 수 있다. 골든블랑은 드라이함을 유지하는 선에서 당도를 최대한 높여 마시기 편하게 했다. 골든블랑 역시 볼레로 원칙을 고수한 셈이다. 프랑크 회장은 "대부분의 샴페인은 식전주로 소비되지만 여러 다양한 음식들과도 쉽게 어울릴 수 있다"며 "개인적으로는 '볼레로 뀌베 마가렛'을 가리비와 함께 먹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번에 한국에선 한우구이를 맛봤다. 그는 "코리안 BBQ가 유명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맛있을 줄은 몰랐다"며 "특히 양념갈비와 샴페인의 조화는 매우 훌륭했다"고 밝혔다. 누구나 자신만의 마리아주, 샴페인 순간이 있다. 자신만의 볼레로 순간, 자신만의 골든블랑 순간을 만드는 것. 샴페인 하우스 오너가 전수하는 샴페인을 잘 즐기는 팁이다.

2021-11-25 14:08:34 안상미 기자
기사사진
[이정희 大記者의 西村브리핑] 금감원 잘못은 누가 바로잡나

1조6000억원의 손실을 냈던 라임펀드 사태. 금융위원회는 지난 12일 라임펀드 불완전판매 혐의로 적발됐던 신한금융투자와 KB증권에 업무 일부 정지·과태료 부과를, 대신증권에는 반포 WM센터 폐쇄, 직원 면직 상당의 조치를 확정했다.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11월 관련 제재심의위원회 결과를 금융위에 넘긴 지 1년 만이다. 최고책임자인 증권사 사장들의 징계는 내년으로 미뤄졌다. 금융위는 당초 불완전판매 징계와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상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 사항' 위반 여부와 관련한 최고경영자(CEO) 징계안을 함께 논의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해외금리 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때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 사항' 위반 등에 대한 금감원의 CEO 징계가 불합리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오자 최종 판결이 나올 때까지 CEO 징계안을 잠정 연기했다. 이번 금융위 반쪽 징계에 대해 시민단체는 물론 금융권 모두 조금씩 불편한 속내를 드러내고 있다. 명백한 법 위반에 대한 징계 조치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펀드 투자자들을 대변하는 시민단체는 징계가 약하다고 주장하는 반면 금융권에서는 금감원의 무리한 검사와 징계 조치에 대한 금융위의 마무리가 시원찮은 점에 실망하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금융권에서는 금융위 징계 검토 과정에서 금감원이 내부 통제 위반 요건을 만들기 위해 상품, 리스크, 컴플라이언스 담당 임직원들에게 억지 지적을 해 퇴출 수준의 중징계를 내린 것이 적절했는 지. 징계에 대해 사전통보를 받은 임직원들에 대한 의견을 듣는 절차적 정당성은 제대로 지켰는 지.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닫은 것은 아닌지. 판매사 책임을 묻기 전에 금감원의 감독 책임은 없었는 지 등이 걸러지기를 기대했었다. 그러나 '혹시가 역시나였다'는 기색이 역력하다. 사실 윤석헌 전 금감원장 시절 저질러 졌던 금감원의 횡포는 심각한 수준이었다. 삼성증권 배당사고, DLF·라임펀드 등 연이은 사모펀드 사태 검사를 하면서 듣도 보도 못한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 위반'이라는 규정을 만들어내 '전가의 보도' 처럼 휘둘러댔다. 금감원 내부에서도 다수가 법 적용에 무리가 있다고 진언했지만 윤 전 원장과 그를 따르는 왕당파들은 '마이 웨이'를 외치며 금융권을 올가맸다. 오죽했으면 청와대와 감사원이 금감원에 대한 감찰과 감사까지 실시할 정도였을까. 사실 사모펀드 사태의 본질은 운용사의 부실 운용과 금융당국의 감독 실패다. 부실 판매에서 발생한 문제라고 주장하는 것은 책임 회피에 가깝다. 불완전판매가 있다면 원칙에 따라 제재하면 된다. 금융회사 PB입장에서는 투자상품이 만기가 되면 재투자가 되어야 수익이 생긴다. 손실나면 재투자가 안되는데 어느 PB가 자기 고객에게 상품이 부실한 줄 알면서 팔겠는가. 자본시장 관계자들은 "펀드가 정상적으로 상환되면 완전판매고, 문제가 생기면 불완전판매라고 말하는 것은 억울한 측면이 있다"면서 "특히 블라인드펀드가 어떻게 운용되는지 판매사는 알 수도 없고, 간섭할 수 없었다. 오로지 금감원이 의지를 갖고 들여다봤다면 막을 수 있는 것이 당시 법 체계였다"고 호소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이미 자본시장에는 투자자의 자기책임 원칙이란 자본시장법의 법철학이 상당부분 훼손됐다는 점이다. 판매사들은 금감원의 무리한 분쟁조정으로 판매 사모펀드의 40%이상 보상을 했다. 심지어 80~100% 보상한 경우도 다반사다. 새로운 수장들이 들어선 금융위나 금감원은 포퓰리스트에 의해 저질러진 무리한 법 적용과 훼손된 원칙을 하루 빨리 바로잡아야 한다. 그래야 무너진 금융당국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

2021-11-25 06:00:17 이정희 기자
기사사진
[이상헌 칼럼] 프랜차이즈로 성공하려면 경쟁력 있는 콘셉트를 갖춰라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은 표적고객의 세분화, 판매방식의 다양화, 아이템의 수명주기(PLC)의 적정성 등의 특징을 지녔다. 그러나 성공 브랜드들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특징은 정해져 있다. 첫째, 정확한 브랜드 콘셉트를 갖고 있다. 콘셉트는 브랜드의 기본 단계이며 브랜드의 모든 것을 통일시키고 브랜드를 특성화시시키는 주요 요소이다. 특정한 콘셉트로 성공한 브랜드를 모방해 유사업종의 브랜드가 탄생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럴 경우 유사업종의 후발주자는 브랜드로 정착하는데 많은 모험이 따르며, 선발 브랜드가 치명적인 단점을 갖고 있지 않는 한 성공하기가 어렵다. 예를 들어 흑당음료, 토스트, 마라탕, 찜닭, 저가 커피 등의 아이템들이 우호죽순처럼 브랜드를 출시 시장을 어지럽혔으나 일년 만에 정리됐다. 둘째, 브랜드 콘셉트에 맞는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다. 특히 외식업에서 시스템이란 운영 프로그램과 내·외장 설비를 말한다. 외식 브랜드에서는 콘셉트가 정해지면 컨셉트에 맞는 매장 운영 시스템을 설계, 매뉴얼화 해야한다. 인력구성과 동선, 조리 메뉴얼과 조리기구와의 상관성, 서비스 패키지와 접객, 내·외장 설비와 인테리어 시공을 규격화한다. 무엇보다 외식 문화에서 내·외장 인테리어는 해당 브랜드의 이미지를 결정하는 중요 요소다. 브랜드 이름이나 CI, 내·외장 인테리어는 소비자로 하여금 브랜드의 수준을 가늠하게 하며, 호감도와 선호도를 결정하는데 영향을 준다. 셋째, 브랜드 콘셉트에 맞는 콘텐츠를 구성하고 있다. 성공한 브랜드는 상품개발과 스토리텔링, 시즐물 구성, 기획가격과 전략가격구성, 고객 서비스의 차별화 콘텐츠를 통해 브랜드를 유지시킨다. 이러한 콘텐츠는 정확한 콘셉트 아래 이루어져야 빛을 발한다. 상품과 가격경쟁력, 서비스에 대한 최상의 품질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경쟁력 있는 브랜드가 되기 위한 기본적 조건에는 양질의 콘텐츠 운영이 필요하다. 넷째, 전략적 마케팅으로 브랜드 가치를 극대화해야 한다. 좋은 브랜드의 기본 요건을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알려지지 않는다면 브랜드로서의 가치를 발휘하지 못하게 된다. 코로나19 이후 브랜드 마케팅은 오프라인 중심에서 온라인으로 쏠림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제품이나 브랜드 마케팅에 메타버스나 증강현실(AR), 사물인터넷(IOT) 등의 인공지능을 활용한 마케팅이 등장, 큰 효과를 보고있다. 마케팅은 시대와 소비자들의 구매심리의 방향성과 같이해야 효과가 있다. 성공한 브랜드를 철저히 분석해 자사의 브랜드 가치 향상에 활용한다면 고객들이 인정하고 믿어주는 브랜드로 정착할 수 있다. 치열하게 경쟁이 펼쳐지는 상황에서도 굳건한 브랜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프랜차이즈M&A전문기업 한국창업경영연구소 이상헌 소장(컨설팅학 박사)-

2021-11-24 15:54:29 원은미 기자
기사사진
[윤휘종의 잠시쉼표] 위드코로나, 도루묵될까

참으로 기이한 일이다. 코로나19 백신접종자가 늘어났는데 코로나19 감염이 줄기는 커녕, 오히려 늘어나고 있으니 말이다. 우리나라 전 국민의 백신 접종률은 23일 기준으로 1차접종 82.4%, 완전접종 79%다. 그런데 코로나19 감염자는 지난 16일부터 3000명이 넘어갈 정도로 오히려 급증하고 있다. 특히 24일 0시 기준으로는 4116명으로, 코로나19 발생 이후 처음으로 4000명을 넘어섰다. 이런 현상은 영국, 독일을 비롯한 유럽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특히 영국의 경우 지난 7월부터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마스크를 벗어던진 결과, 요즘엔 하루 4만명을 넘나드는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유럽에서도 백신접종률과 코로나19 확진자가 동시에 많아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반면, 일본은 1차접종률이 우리와 비슷한 78.9%인데도 지난 8월 최대 2만5992명을 찍었던 하루 신규 확진자가 이달 21일에는 143명으로 확연히 떨어졌다. 일본 정부는 왜 코로나19 감염자가 갑자기 줄었는지 모르고 있지만 이는 상대적으로 행복한 고민이다. 우리 역시 왜 코로나19 감염자가 급증하는지 정확한 이유를 찾지 못하고 있지만 일본과 고민의 결은 다르다. 더군다나 신규 확진자 증가도 우려되지만 그보다는 위중증 환자가 늘어나고, 이들을 돌볼 병상이 부족해 사망으로까지 연결되고 있다는 점이 더 큰 걱정이다. 실제로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의 24일 0시 기준 집계를 보면 병원에 입원한 위중증 환자는 전날보다 37명 늘어난 586명이다. 사망자도 하루 새 34명이 늘어 누적 사망자는 3362명이다.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중환자실 병상 가동률도 주간 평균 62.6%로 전국적으로 상승했고, 방역망 내 관리 비율은 35%로 계속 낮아지고 있다. 특히 수도권 병상 가동률은 77%로 과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중대본이 평가한 코로나19 위험도를 보면 우리나라 인구 절반 가까이 밀집한 수도권은 위험도가 최고 단계인 '매우 높음'이다. 코로나와 함께 살면서 단계적으로 일상을 찾겠다는 정부 정책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정부의 단계적 일상회복 선언 4주 만에 벌어진 일이다. 결국 의료계에서는 위드 코로나를 철회해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환자들을 돌보는 의료진들의 피로도는 극에 달한 상황이다. 정부가 위드 코로나 정책을 시행하면서 병상이 가득차고, 숨이 넘어가는 사람들을 보는 것도 한계가 있을 것이다. 정부도 깊은 고민에 빠져 있다. 지금 다시 위드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하면 골목상권에서 그나마 얼굴을 폈던 자영업자들의 생계가 위협받게 된다. 정부가 12조7000억원을 풀어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영세 자영업자·소상공인 등에 대한 지원을 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실제로 일선 현장에 지급되는 시점은 기약할 수 없다. 코로나19 감염자를 줄이기 위해 골목상권을 버리느냐, 경제 살리기를 위해 국민 건강을 담보로 잡느냐의 딜레마에 빠져 있는 상황이다. 어떤 결정을 내려도 비난을 피할 수는 없다. 어떤 선택이든 발표를 해야 한다. 손 놓고 기다리는 것만이 답은 아니다. 지난해 이후부터 정부의 코로나19에 대한 대응은 항상 타이밍을 놓쳐왔다. 이번에도 그런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를 바란다.

2021-11-24 00:01:46 윤휘종 기자
기사사진
[이규성의 전원에 산다] 숲냥이가 가르쳐 준 순환

아직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되기 전이다. 주말 아침, 공기는 칙칙하고도 싸늘하다. 이런 시간에 생전 처음으로 황당한 일을 목격하고는 크게 놀랐다. 우선 휴대폰 속 카메라를 열어 증거를 확보하는 일부터 했다. 습관처럼, 그리고는 상황을 지켜봤다. 두어번 잣나무골 고양이에 대해 얘기한 적 있다. 오늘도 그 고양이에 관한 이야기다. 따라서 고양이는 본의 아니게 내 얘기의 액스트라 중 조연급 정도로 커진 셈이다. 매번 나 혼자 1인극으로 구성하기 어렵던 차에 고양이가 훅 들어온 것이다. 잣나무골에는 여러 마리의 숲냥이들이 있다. 이 숫자는 10여년째 그대로다. 급격히 불어날 만도 한데 어떻게 조절되는 지는 모르겠다. 그 어떤 천적? 나? 일단 놀란 사정은 이렇다. 텃밭 가장자리 쥐밤나무에 고양이가 올라가 있던 것이다. 화들짝 안 놀랄 수가 없다. 여지껏 한 번도 본적도 들은 적 없는 일이니 왜 안 그렇겠는가. '고양이가 나무를 타?', '누구 본 사람 있어?'. 일단 증거를 포착하고, 다음 질문을 시작했다. 고양이는 쥐밤나무 중간쯤 가지가 뻗은 자리에서 아예 똬리를 틀고 내려올 기색이 없었다. 나무를 살펴보니 꼭대기에 대롱대롱 매달리시피 떨고 있는 청설모 한마리가 눈에 들어 왔다. '숲냥이 너 요즘 사냥 안하잖니?' 고양이는 길목을 지키고 장기전 태세다. 아마도 고양이는 청설모를 가지고 놀려고 그러는 모양이다. 요즘 간혹 사냥 놀이를 하기는 하지만 먹지는 않는다. 잠시 후 고양이가 한눈 팔기를 엿보던 청설모는 제 키보다 백배나 더 되는 나무 아래로 점프한 후 숲으로 사라졌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고양이는 한참동안 넋 놓고 그 자리에 얼어 붙어버렸다. 한시간이 지나도록 내려올 기색이 없다. 나는 고양이가 내려오는 방법을 몰라 그러는 줄 알았다. 그래서 막대기를 가지고 나무로 다가갔다. 내가 다가서자 고양이도 몸을 날려 달아났다. '훗 괜한 걱정을!' 어이가 없다. '너무 어줍잖네, 아침부터 별 일이야'하면서도 그 잔상이 오랫동안 남았다. 그리고는 고양이가 나무 타는 걸 왜 처음 봤을까. 생각해 보면 놀랄 일도 아니고 고양이가 나무에 못 오를 일도 아니었다. 단지 그런 광경을 보지 못 했을 따름이다. 청설모들은 내가 잣나무골에 정착하던 당시 순식간에 산을 점령한 족속이다. 당시 우리나라 산의 소나무들은 솔잎혹파리로 전멸하던 시기다. 그전까지 대한민국은 전 국토가 소나무밭과 같았다. 소나무들이 솔잎혹파리를 견디고 조금씩 깨어나던 시절 청설모들이 숲의 다람쥐를 작살내고 있었다. 그리고는 다시 들고양이들이 번성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숲이 잡목으로 뒤덮이고, 남방의 식생이 조금씩 지구 온난화로 북상하고 있는 양상이다. 이런 생태계 순환의 한 풍경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잣나무골에 도시생활자들이 정착하고 나서 들고양이들은 사냥하지 않는다. 잣나무골 사람들이 주는 먹이 때문이다. 지금 서울 등 도시에도 쥐들이 사라졌다고 한다. 사실 얼마전까지 도시 골목마다 쥐들이 횡행했다. 간혹 뉴욕이나 파리 등 선진국 대도시에서 온 사람들이 쥐가 없는 서울에 놀란다고들 한다. 대신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는 사람들에게 또 놀란다나 뭐라나. 하여간 잣나무골에서는 고양이와 청설모간의 대치가 팽팽한 상황이다. 막 균형이 깨질지 간당간당하다. 그러다가 소나무들이 솔잎혹파리를 이겨냈듯이 다람쥐들이 돌아올 지도 알 수는 없다. 아무튼 숲이 변했다. 놀이감으로 청설모를 잡는 고양이들, 활엽수로 바뀐 숲, 이제 나는 또 못 보던 풍경을 보게 될 판이다. 순환의 한 가운데서.

2021-11-23 10:25:54 이규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