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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大記者의 西村브리핑] 부활한 '반값아파트' 공약, 정말 실현될까

이정희 대기자. 최근 반값 아파트 논의가 다시금 정치권 화두가 되고 있다. 반값 아파트는 쉽게 말해 땅값을 뺀 건물값만 받는 개념인데, 내년 3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여당과 야당이 이를 두고 공약 경쟁을 벌이는 양상이다. 대선까지 갈 것도 없이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미 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 출신의 김헌동씨를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으로 기용하면서 서울시 차원의 반값 아파트 공급책을 발 빠르게 가동한 상태다. 1992년 대선에서 정주영 후보는 "경부고속도로를 복층으로 만들고, 아파트는 반값에 분양하겠다"고 공약한 후 그 실현성을 두고 맹렬한 논란이 일었다. 허황된 주장이라고 치부받았던 반값 아파트가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계기로 대선 승리의 특효약으로 부상한 셈이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 살아있다면 가슴을 두들길법 하다. 반값 아파트를 전문 용어로 설명하면 '토지 임대부 주택'이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분양 아파트는 분양가의 60% 이상이 토지 가격이다. 따라서 중앙 또는 지방정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기관이 토지를 소유한 채 건물만 분양하는 방식이다. 건물을 분양받은 거주자는 매월 토지 임대료를 내는 형태다. 아파트 원가에서 땅값이 빠지기 때문에 분양가를 절반 이하로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임기 중 100만채를 짓겠다는 '기본주택' 중 상당수,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역세권에 20만채를 공급한다는'역세권 첫 집'과 같은 개념이다. 서울시의 반값 아파트 개념의 공공주택 3000채 건설도 같은 의미다. 어느새 발에 툭툭 차이게 된 반값 아파트란 매력적인 단어.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스웨덴과 핀란드, 그리고 싱가포르에서도 성공적으로 운영됐고 노무현정부 때도 시도됐으며 이명박정부 땐 '보금자리 주택'으로 시행된 바 있다. 2009년 9월 서울 강남과 서초 일대에서 3.3㎡(1평)당 1000만원대의 시범아파트가 분양됐었다. 반값 아파트가 활성화하면 장기적으로는 국민 주거 복지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적정 가격에 수도권 아파트에 입주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집값 안정에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걸림돌도 적지 않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반값 아파트가 실현되려면 국공유지를 많이 확보해야 가능하고 재원 조달도 충분히 이뤄져야 하는데 당장 공공부지가 그렇게 많지 않다"고 평가했다. 무엇보다 서울과 수도권의 경우 택지 확보가 큰 문제다. 수익성이 낮아 공공 부지가 아니면 추진조차 하기 어렵다. 10년 전 반값 아파트를 그린벨트를 푼 땅에 지은 것도 그래서다. 택지비를 분양가에 포함하지 않아 분양가는 낮출 수 있겠지만 집주인이 입주 후에 토지 임대료를 내야 한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는 입주자 부담으로 돌아온다. 분양가격이 낮춰진 게 아니라 낮아진 것 처럼 보일 뿐이다. '지금의 임대주택제도와 다른게 뭐냐'는 부정적 반응이 나올 수 있다. 금리 인상 시기가 닥치면 임대료도 만만치 않은 부담이다. 집 없는 서민들의 고통이 커지는 상황에서 무주택자에게 집을 싸게 공급하자는 데 반대할 사람은 없다. 여야 대선 후보의 반값 아파트 공약도 이런 차원에서 검토해 볼 만 하다. 문제는 선거철이 되면 정치인들은 공약(公約)이 아닌 공약(空約)을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런 것이 유권자들에게 먹혀들기 때문이기도 하다. 실현 가능성이 담보되지 않은 선거 공약은 '희망 고문'일 뿐이다. 국민의 주거 고통을 줄여주는 접근 가능하고 신뢰성 있는 정책이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것도 그런 이유다. /ljnh@metroseoul.co.kr

2021-12-09 06:00:32 이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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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가족기업 승계지원 강화 절실하다

가족기업학회 차기 회장 겸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융합산업학과 윤병섭 교수 우리나라는 가내수공업, 중화학공업, 정보통신기술(ICT), 제4차산업혁명으로 이어지는 산업화 과정을 통해 단기간에 압축성장했다. 짧은 경제발전 역사에서 소유권이 미분화된 가족기업은 소기업, 중기업, 대기업으로 가치사슬을 형성했다. 삼성, 현대, LG, 롯데 등 한국의 많은 대기업이 가족기업이다. 오랜 기간 사업을 해온 해외기업 중에선 독일의 BMW와 헨켈(Henkel), 미국의 포드(Ford), 네덜란드의 하이네킨(Heineken) 등이 가족기업이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이들 해외 대기업도 전문경영인이 회사를 운영하지만 소유구조를 들여다보면 지분이 잘 분산되지 않은 가족기업이다. 더구나 중소기업은 소유권이 1인 또는 가족구성원에 집중돼 있어 노하우와 기술 관련 의사결정은 가족회의를 거치거나 대표가 단독으로 판단한다. 승계를 앞둔 창업자는 맨손으로 기업을 일구면서 체화한 노하우와 터득한 축적기술을 암묵지 형태로 후계자에게 전수해 고용과 생산을 잇고 경쟁력을 유지함으로써 국가 경제가 발전하기를 염원한다. 가업을 이어받아 선대부터 오랫동안 함께 일한 사원의 일자리를 그 아랫대까지 지켜줘 생활 터전을 마련해주는가 하면, 한 분야에 꾸준히 투자하고 기술을 개발해 전문성을 갖춘 혁신기업으로 거듭나 다음 세대가 강건하게 이어가기를 소망한다. 이런 혁신성장은 산업생태계를 이끌어가는 원동력으로 세계적 기술개발의 터전이 된다. 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이 2대에서 3대, 3대에서 4대로 대를 이어갈수록 혁신을 바탕으로 한 안정적 성장기반이 우리나라를 제조업 강국으로 만들었다. 소재·부품·장비(소부장)의 한계를 극복한 사례 등 깊은 감동과 마음에 울림을 주는 혁신 아이콘을 흔히 볼 수 있다. 하지만 가업을 승계할 때 맞닥뜨린 상속세와 증여세는 여전히 부담이 된다. 특히 애로사항은 어제 오늘 거론된 문제가 아니다. 정부도 상속세와 증여세 등 조세부담 경감을 위해 노력해왔다. 그러나 정부는 시대 흐름보다 한발 늦게 상속세와 증여세 관련 세법을 개정해 세계 경제 질서를 따라가기 어렵다는 불만을 잠재우기엔 역부족이었다. 더구나 정치적 상황에 따라 '상속세 및 증여세법'을 강화하거나 완화해 법적 안정성을 잃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증여보다 가업상속공제제도 등 상속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체계적인 승계나 창업주의 은퇴를 제대로 헤아리지 못했다. 가업승계주식에 대한 증여세 과세특례제도 역시 2008년 도입 이후 지금까지 큰 변화가 없다. 이에 따라 가업상속공제제도에 비해 실효성이 낮아 사전증여를 통해 가업승계를 마무리하는 방법도 현실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는 이제 증여세 과세특례 제도를 확대해 사전증여로 가업승계를 활성화시키고 실효성있는 정책을 펼칠 때다. 또한 창업주 생전에 조금 일찍 서둘러 가업승계를 미리 완성함으로써 거래처 및 임직원 등 안팎에서 바라보는 가업승계의 불확실성도 제거해줘야한다. 젊은 후대경영자가 과감한 투자와 적극적 경영활동을 수행해 제2의 창업에 준하는 도약의 기회를 만들어줘야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상증세법에서 조부가 손자에게 상속하거나 증여한 경우 세대생략할증과세를 적용한다. 세대생략에 관한 할증과세를 적용하고 있는 국가는 한국, 미국, 일본뿐이다. 따라서 세대생략할증과세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 이 제도는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젊은 세대로의 이전 등 조세회피를 방지하기 위해 도입됐지만 고령화된 사회에선 오히려 자산의 적절한 활용을 막기 때문에 개선이 필요하다. 가족기업의 소멸은 가업을 영위하는 가족 입장에서 볼 땐 가족 구성원의 일자리 상실로 인해 가족의 생존 및 복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고용 창출과 국민경제의 활력 제고를 위해 창업을 촉진하는 것보다 가업승계 원활화 정책으로 가족기업의 장수기업화를 도모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독일을 포함한 EU 국가들은 신규창업보다 가업승계를 통한 제 2창업에 관심을 가져 승계기업이 높은 생존율을 보이며 고용에서도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기업을 지키는 것이 창업보다 힘든 만큼 이제라도 가족기업 승계지원을 더욱 강화할 때다.

2021-12-08 14:24:50 김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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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윤열교수의 치유영양학] 김치 예찬

연윤열 숭의여대 식영과 교수 지난 11월 22일은 대한민국 김치의 우수성을 알리고 김장문화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제정된 정부가 지정한 법정기념일인 '김치의 날'이었다. 온 국민이 김치를 기념하자고 법으로 지정한 날인 것이다. 주재료인 배추와 무를 비롯한 다양한 김치 소재 하나하나(11월)가 모여 면역 증강, 항산화, 항비만, 항암 등 22가지(22일) 효능을 낸다는 뜻을 담아 2020년부터 매년 11월 22일을 김치의 날로 지정했다. 이보다 앞서 2013년에는 우리나라 김장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등재되었다. 배추 매년 김장철만 되면 배추값에 서민의 관심이 집중된다. 그도 그럴 것이 배추 한포기 값이 어느 해엔 500원에서 비쌀때는 1만5000원으로 30배나 등락차이를 나타낸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으나 농산물은 공급의 비탄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일반 공산품은 가격이 상승하면 공급량을 늘려서 가격폭등을 조절할 수 있지만 우리나라의 농산물 생산과 유통환경에서는 자연적 제약 때문에 농산물 수급의 즉각적인 공급량 조절에 한계가 있다. 생산(재배)하는데 오래 걸리고 공급량이 비탄력적인 배추가 여기에 해당된다. 이것을 경제학에서는 거미집이론이라고 하는데, 수요에 비해 공급의 변화가 느린 시장을 설명하는 이론이다. 그래프 상에서 시장 가격이 변하는 궤적이 거미집과 비슷한 모양을 나타내기 때문에 거미집 이론이라는 명칭이 붙은 것이다. 최소한 김장철만큼은 매년 반복되는 배추값 파동으로 김치가 '금치'가 되지 않도록 배추를 산지수집상의 밭떼기 관행에만 맡기지 말고 정부와 산하기관이 보다 적극적인 공급망관리와 선진 농산물 유통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배추,무의 영양학적 가치 김치는 대표적인 슬로푸드(slow food)로, 각종 무기질과 비타민이 풍부해 영양학적으로 우수할 뿐 아니라 면역력 증진 및 바이러스 억제, 항산화 효과, 변비와 장염 및 대장암 예방, 콜레스테롤 및 동맥 경화 예방, 다이어트 효과, 항암효과 등의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추는 무와 더불어 대표적인 김장채소다. 비타민C의 함량(22㎎/100g)이 높아 감기 예방과 피부미용에 효과적이며, 칼륨의 함량이 100g당 230㎎으로 상대적으로 높아 고혈압을 예방하는 이뇨작용을 한다.특히 중앙의 심지부분에 많이 들어 있다. 또한 아미노산의 한 종류인 시스틴(cystin)을 함유하고 있어 구수한 맛을 낸다. 배추에 함유된 섬유질(0.4g/100g)은 부드럽고 정장작용(장 내에서 세균의 번식을 억제하고 장의기능을 활성화시키는 기능)이 있어 과민성 대장염이 있는 사람도 섭취하기 쉽다. 배추의 섬유질은 다른 채소보다 부드럽고, 열을 가하면 부피가 크게 줄어들다. 또한 다른 채소의 섬유질처럼 장내에서 발효하면서 가스를 방출하는 일이 적기 때문에 변미와 설사를 반복하는 과민성 대장염과 변비를 개선하는데 효과가 있다. 한편 배추와 함께 김치의 주재료인 무에는 글루코시놀레이트라는 항암·항균과 살충 작용을 하는 유용한 기능성 물질이 들어있다. 특히 분해산물인 알릴이소티오시아네이트(allyl isothiocyanate)는 항균과 항암 작용을 하고 위암 예방에도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무의 뿌리에는 소화효소인 디아스타아제(Diastase)가 많아 소화를 돕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 역시 배추처럼 칼로리는 낮고 비타민A와 C가 많이 들어있고 탄수화물 4.2%, 섬유질 0.7%가 들어 있다. 무청에는 몸에 들어오면 비타민A로 변하는 베타카로틴이 많은데, 베타카로틴이 풍부한 채소를 섭취하면 폐암의 발생이 20~30% 줄어드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 정도면 김치는 식품이기에 앞서 만병통치라고 해도 손색이 없지 않을까 싶다. /연윤열 숭의여자대학교 식품영양과 교수 globalvegan@naver.com

2021-12-08 09:54:25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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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성의 전원에 산다] BTS를 보며

요즘 한류 열풍이 전 세계를 휩쓸고 있다. BTS LA공연, '오징어게임'에 이어 '지옥' 등 K팝·K드라마가 코로나에 지친 마음을 달래주고 있다. '바로 그 한류!'. 기자는 소위 '올림픽학번'이다. 1988년 입학생이다. 당시 교정에서는 거의 매일 집회가 열렸고 어디서나 최루탄 냄새가 가득했다. 교문에서 대학교정까지는 수 백 미터 언덕길, 길가의 은행나무는 늘상 최루탄에 시달렸다. 그 풍경이란. 검게 그을린 화염병 자욱, 하얀 최루탄 가루가 무대위의 '쉘위댄스' 처럼 길바닥에 널려 있었다. 저녁무렵 학사촌과 교정 곳곳에서는 막걸리를 마시며 목청껏 운동가요를 불렀다. 아예 목 놓아 소리쳤다고 해야 맞을 것 같다. 교정에는 두개의 아고라가 있었다. 하나는 '민주광장', 또 다른 하나는 '민족예술틀(민예뜰)'이다. '민주광장'은 아스팔트광장, '민예틀'은 밤 늦도록 막걸리를 마시며 토론과 논쟁이 벌어지던 잔디밭이었다. 민예틀에서 많은 학우를 만났던 기억이 있다. 그곳은 각 단과대학으로 흩어지는 이동통로로 예술대학 가운데 위치한 커뮤니티였다. 그곳에선 지나가던 누구도 그저 아무렇지 않게 끼어들어 막걸리를 나눴다. 사진, 문학, 미술, 연극영화, 무용, 디자인 등 문예 장르가 망라된 토론장이라니. 민예틀에 동참한 이들중에는 국악, 기악, 작곡, 현대음악 등 음대생들도 있었다. 그중에는 술판에 들어와 막걸리값 대신에 기타를 치거나 짊어진 바이올린을 꺼내 '솔아솔아푸르른솔아'를 켜기도 했다. 사진전, 걸게그림전, 집단창작시전, 풍물패 공연 등도 벌어졌다. 밤새 공연연습한 연극과생들이 끼어들라치면 그야말로 종합예술판이었다. 토론과 언쟁, 공연, 합창, 전시 등등…. 대화는 자유롭고 울분은 가득했다. 토론, 노래, 장기자랑. 난장판이라고 해야 맞겠다. 당시 가장 치열한 논쟁은 한국의 문화예술이 세계 주류문화가 될 수 있는가였다. 87년 6월항쟁 이후 문학평론가인 백낙청 선생이 말한 '민족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라는 거대담론으로 논쟁은 항상 뜨거웠다. 결론적으로 우리는 민족적인 것은 자연친화적이고 생명윤리적이며 공동체적이고 보편타당하다는데 모두들 동의했던 것으로 기억난다. 특히 우리 감정과 정서를 제일 잘 전달할 수 있는 장르로 영화, 음악을 꼽았던 게 늘 잊혀지지 않는다. 그중에서도 한 학우는 "지금 우리가 장승과 벅수를 가지고 뉴욕·파리같은 곳에 가면 세계 최고의 조각이 될 것"이라고 설파하던 이도 있었다. 수 년 후 그는 아내와 더불어 '소녀상'을 세계 곳곳에 전파하고 있다. 사실 피카소, 마티스 등 위대한 예술가들의 근원에 아프리카 예술이 숨쉬고 있는 것 처럼 우리 문화예술에는 과거와 미래, 인간애가 소통하고 있다. 우리의 생활 방식, 환경, 자연에서 얻은 영감으로 표현된 예술세계가 바로 한류인 셈이다. 요즘 한껏 '국뽕'에 취해 있다. 그래서 나는 믿고 있다. 한류가 코로나로 지친 이들을 어루만지고 있다고. 또한 중국의 중화주의, 일본 군국주의, 이슬람 교조주의, 미얀마사태 등 전체주의를 막아낼 인류의 방파제가 될 것이라고. 왜냐고? 한류는 우리의 민족성, 보편성을 담고 있으니까. 지금 한류에 환호하는 이들을 보노라면 가슴이 뜨거워진다. 청년시절 우리의 고뇌가 실현되고 있다니. 많은 이들이 말한다. "잘 만든 영화 한편이 자동차 100만대보다 낫다"고. 그러고 보면 그게 오늘의 밥줄이었을 줄이야. 늘상 감동스럽다.

2021-12-07 10:07:28 이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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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용수의 돌직구] 교육과정 바꾸겠다는 정부, 입시 지옥 열린다

지난달 24일 교육부가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 주요사항'을 발표했다. 교육과정은 학생들이 학교에서 무엇을 얼만큼 배울지에 대한 계획으로 총론과 각론으로 구분된다. 총론이 뿌리라면 각론은 뿌리에서 나온 줄기와 가지, 나뭇잎에 비유할 수 있다. 교육부는 이날 내년 연말 확정해 2024년 초등학교 1,2학년부터 적용될 개정 교육과정 총론의 주요 사항을 발표했다. 이번 개정 교육과정은 고교생들도 대학생처럼 스스로 듣고싶은 강의를 신청해 듣고 이수해 학점을 취득하면 졸업할 수 있는 고교학점제 도입에 초점을 맞췄다. 계획대로라면 고교학점제는 올해 초등학교 6학년이 고교에 입학하는 2025학년도에 전면 도입된다. 총론 주요사항에 따르면, 새 교육과정은 학생들이 배우고 싶은 과목 선택권을 확대한다는 취지에 맞춰 주요과목인 국어, 수학, 영어 이수 시간을 위주로 수업시간이 크게 줄였다. 경제 등 일부 과목은 일반선택과목에서 빠져 현행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바뀌지 않는다면 수능 경제과목이 사라지게 된다. 반면, 학생들의 자기주도학습을 강화하는 취지에 맞춰 IT 발전 등 시대 변화에 따른 디지털·인공지능(AI) 교육과 생태전환교육, 민주시민교육을 전 교과에 반영하는 내용은 포함됐다. 초등학교 1,2학년의 즐거운 생활을 대폭 확대하는 등 학생들의 발달단계에 맞는 신체활동을 강화하는 내용도 포함해 학생들은 주 2회 이상 교실 밖 활동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렇게 마련된 총론 주요사항에 따라 마련되는 총론과 각론이 내년 3월 이후 탄생하는 새 정부에 따라 방향이 바뀔 수 있다는데 있다. 더욱이 개정 교육과정이 지향하는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을 놓고 학교 현장에서 여전히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고교학점제 도입을 반대하는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교육 대못 박기'라고 주장하는 이유다. 한국교총은 "교원확충, 대입 개편, 교육격차 해소 등 고교학점제 도입의 전제 조건은 전혀 준비되지 않아 현장에서는 제도 도입 자체에 회의적으로 보면서 반대하고 있다"면서 "그런데도 모든 것을 다음 정권에 떠넘기고 교육과정만 먼저 개정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내용은 바뀌지만, 이를 통해 대학 입시가 어떻게 바뀔지는 아직 안갯속이란 점은 더 큰 문제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대입 제도 개편을 기정사실화하며 이미 정책연구에 들어가 있다면서도 대입제도 변화의 방향에 대해선 함구하고 있다. 특히, 현재 초등학교 6학년의 경우 2024년 2월 입시 개편안이 발표될때까지 3년간 입시 변화에 따른, 중,고교 선택에서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022년 주요 대학의 정시모집이 40% 이상으로 전면 확대됐다가, 2023년 고교학점제가 부분 도입되는 등 매년 입시 환경이 널뛰기를 하는 것도 학부모 불안을 부채질한다. 학부모와 학생들은 수능이 절대평가로 전환되거나, 이원화되는 안 등 입시 전문기관과 학원가에서 나오는 예상에 의존할 가능성이 커 입시에서 사교육 영향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교육과정을 바꾸면서 입시 지옥이 열릴지 우려된다.

2021-12-06 15:57:35 한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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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형의 본초 테라피] 베타카로틴 풍부해 겨울철 면역 돕는 '고구마'

[김소형의 본초 테라피] 베타카로틴 풍부해 겨울철 면역 돕는 '고구마' 달달한 맛과 부드러운 식감 때문에 소화기가 약한 아이들이나 노인들을 비롯해서 남녀노소 모두에게 사랑받는 고구마는 우리나라 대표 간식 중 하나이다. 생으로 먹거나 간단히 찌거나 구워서 먹을 수 있으며 포만감을 주기 때문에 가볍게 한 끼 식사로 먹는 사람들도 많다. 고구마의 노란 속살인 베타카로틴 성분은, 세포와 조직의 손상과 염증을 유발하고 노화를 촉진하는 과잉 활성 산소를 제거한다. 고구마 껍질을 벗겼을 때 색깔이 더 짙은 노란색일수록 항산화 성분인 베타카로틴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이 베타카로틴 성분은 쌀쌀한 날씨에 거칠어진 피부를 보호하고 탄력을 강화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고구마의 폴리페놀 같은 성분들은 겨울철 약해지기 쉬운 혈관 건강에 좋다. 혈관의 탄력을 유지시키는 것은 물론이고 혈압을 낮추고 혈관 내 각종 노폐물 배출을 촉진해서 혈액 순환을 돕는다. 평소 기름진 음식을 즐겨 먹으며 콜레스테롤이 높아 성인병 위험이 있는 사람들은 이왕이면 고구마를 깨끗이 씻어서 껍질째 먹으면 성인병 예방에 좋다. 또한 고구마의 껍질에도 항산화 성분이 풍부하게 들어 있기 때문에 껍질째 먹으면 면역력을 높이고 고구마의 영양을 최대한 흡수할 수 있다. 고구마에 들어 있는 다양한 항산화 성분들은 체내 독소 및 노폐물 배출 촉진에도 효과적이다. 담배를 많이 피워서 폐 질환이 걱정되는 사람들이나 술을 많이 먹는 사람들도 고구마를 자주 섭취하면 도움이 된다. 변비로 고생하는 사람들에게도 고구마는 효자 음식이다. 다이어트, 장 기능 저하, 식이섬유 부족, 물 섭취나 식사량 부족 등 다양한 원인으로 변비가 발생할 수 있는데 변비가 오래 지속이 되면 단순히 변을 보기 어려운데서 그치지 않고 몸이 무겁고 피로가 풀리지 않으며 우울, 불면 등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때도 껍질째 고구마를 섭취하게 되면 고구마의 세라핀 성분이 장 운동을 촉진해서 변비 해소에 효과가 있다.

2021-12-06 05:38:29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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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오 변호사의 콘텐츠 LAW] 불법 저작물 링크와 저작재산권 침해행위 방조

법무법인 바른 박상오 변호사/ 법무법인 바른 제공 다른 사람의 저작물을 무단으로 복제하는 등의 행위를 했을 때(예컨대, 영화 등을 녹화해 이를 그대로 유튜브에 업로드하는 경우 등) 저작재산권 침해가 성립한다는 것은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현대사회에서는 기술의 발전과 정보공유 방식의 다양화로 항상 새로운 형식의 저작재산권 침해가 문제될 수 있다. 불법 저작물에 관해 직접 복제 또는 전송 등의 행위를 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불법 저작물에 접근할 수 있도록 링크(link)를 공유하는 행위 또한 많은 논쟁이 진행되고 있는 새로운 형식의 문제 행위 중 하나이다. 종래 대법원(2012도13748)은 불법 저작물의 링크를 공유하는 것에 대해 우선 인터넷 링크는 인터넷에서 링크하고자 하는 웹페이지나, 웹사이트 등의 서버에 저장된 개개의 저작물 등의 웹 위치 정보나 경로를 나타낸 것에 불과해, 비록 인터넷 이용자가 링크 부분을 클릭함으로써 링크된 웹페이지나 개개의 저작물에 직접 연결된다 하더라도 링크를 하는 행위는 저작권법이 규정하는 복제 및 전송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즉, 불법 저작물을 링크한 행위는 직접적인 저작재산권 침해행위(복제 등)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다. 또한 대법원은 링크 행위가 저작재산권 침해행위의 방조행위에 해당하는지에 관해서도 형법상 방조행위는 정범의 실행을 용이하게 하는 직접, 간접의 모든 행위를 가리키는데, 링크를 하는 행위 자체는 인터넷에서 링크하고자 하는 웹페이지 등의 위치 정보나 경로를 나타낸 것에 불과해, 인터넷 이용자가 링크 부분을 클릭함으로써 저작권자에게서 이용 허락을 받지 아니한 저작물을 게시하거나 인터넷 이용자에게 그러한 저작물을 송신하는 등의 방법으로 저작권자의 복제권이나 공중송신권을 침해하는 웹페이지 등에 직접 연결된다고 하더라도 침해행위의 실행 자체를 용이하게 한다고 할 수는 없으므로, 이러한 링크 행위만으로는 저작재산권 침해행위의 방조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즉, 종래 대법원은 불법 저작물 링크 행위는 저작재산권의 직접적인 침해행위나 그 방조행위에 모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그런데 최근 대법원은 전원합의체 판결(2017도19025)을 통해 위와 같은 기존 판결의 일부를 변경했다. 링크 행위자가 정범이 공중송신권을 침해한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식하면서 그러한 침해 게시물 등에 연결되는 링크를 인터넷 사이트에 영리적?계속적으로 게시하는 등으로 공중의 구성원이 개별적으로 선택한 시간과 장소에서 침해 게시물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정도의 링크 행위를 한 경우에는 방조 요건을 충족하여 침해 게시물을 공중의 이용에 제공하는 정범의 범죄를 용이하게 하였다고 볼 수 있으므로 공중송신권 침해의 방조범이 성립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물론 위 대법원 판결은 불법 저작물을 링크하는 행위가 언제나 저작재산권 침해행위의 방조행위의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은 아니고, 일정한 요건을 갖춘 경우에는 저작권자의 공중송신권을 침해하는 웹페이지 등으로 링크를 하는 행위만으로도 공중송신권 침해의 방조행위가 성립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었다. 대법원은 위와 같은 판례 변경에 따라 피고인이 불법 저작물의 공중송신권 침해를 충분히 인식하면서 총 450회에 걸쳐 위 저작물로 연결되는 링크를 피고인이 광고 수익을 얻기 위한 목적으로 개설해 계속 운영 중인 사이트에 게시하고, 이용자들의 편의를 위해 링크를 유형별로 구분하여 게시하고 검색기능까지 제공한 사안에서 피고인이 공중송신권 침해의 방조범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또한 대법원은 같은 달 선고된 다른 판결(2016도8040)에서도 판례 변경에 따라 피고인이 불법 저작물로 연결되는 링크라는 것을 알면서도 총 636회에 걸쳐 위 저작물로 연결되는 링크를 자신이 개설?운영하면서 배너 광고를 통해 수익을 얻는 사이트에 게시해 사이트의 이용자들이 위 저작물로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링크를 영화, 드라마, 예능 등 유형별로 구분해 게시해 이용자들이 편리하게 찾을 수 있도록 사안에서 피고인에게 공중송신권 침해의 방조가 성립한다고 보았다. 위와 같은 판례 변경에 따라 인터넷 사이트의 운영자 등으로서는 운영하는 사이트에 불법 저작물 링크를 게시하지 않도록 더욱 주의해야 한다. 또한 위 판례 변경을 통해 알 수 있듯이 기존 판례에 따라 형사책임이 문제되지 않는다고 해석되던 영역도 판례 변경을 통해 언제든지 형사책임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 역시 유념해 둘 필요가 있다.

2021-12-05 08:28:54 이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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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미 기자의 와이(Why) 와인]<127>2021년 올해의 와인은…미국·이탈리아의 약진

해마다 와인애호가들의 연말은 전세계 와인 평론 매체에서 내놓는 100대 와인들로 시작한다. 혹여 셀러에 쟁여놓은 와인이 순위에 올라있거나, 반대로 망설이다 놓친 와인이 좋을 평가를 받았다면 이내 희비가 교차한다. 그도 그럴것이 100대 와인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는 것만으로도 와인 가격이 뛰고, 물량은 동이 난다. 올해는 전통 강자 프랑스보다는 미국과 이탈리아 와인의 선전이 두드러졌다. 특히 이탈리아의 경우 역대급 빈티지라는 2016년 와인이 시장에 풀리면서 줄줄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와인스펙테이터가 꼽은 올해의 최고 와인은 미국 나파밸리의 '도미누스 에스테이트 2018'이다. 와인스펙테이터는 올해 1만2500개의 와인을 시음하고 순위를 매겼다. 와인스펙테이터는 와인마다 100점 만점으로 점수를 매기지만 순위는 꼭 점수로 정해지는 것은 아니다. 점수로 나타난 품질 외에도 가격과 접근성은 물론 와인에 담긴 스토리까지 합산된다. 실제 1위의 점수는 97점으로 2위 와인의 점수 98점보다 낮다. 도미누스 와이너리의 소유주 크리스티안 무엑스는 보르도의 유명한 무엑스 가문 출신으로 캘리포니아에서 공부했다. 보르도와 캘리포니아의 장점이 잘 조화된 와인을 만든다는 평을 받는다. '도미누스 에스테이트 2018'은 균형감 있는 절제된 과실미와 함께 온화했던 빈티지를 그대로 반영해 해당 지역의 와인 가운데서도 최고 수준으로 꼽혔다. 나파밸리의 '하이츠 까베르네 소비뇽 오크빌 마타스 빈야드 2016' 역시 3위에 올랐다. 하이츠 와이너리만의 전통인 병입전 장기간 숙성 등으로 신선하고 순수한 과실의 매력을 보여줬다. 2위는 '샤토 피숑 롱그빌 라랑드 2018'로 프랑스 보르도 와인의 체면을 세웠다. 카버네 소비뇽과 멀롯, 카버네 프랑, 쁘티 베르도를 섞어 만들었다. 전설적인 빈티지인 1982년과 1959년을 떠올리게 할 만큼 좋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탈리아 와인으로는 '레 끼우제 부르넬로 디 몬탈치노 2016', '까발로또 바롤로 브리꼬 보스키스 2016'가 각각 5, 8위로 10위 안에 들었다. 와인 평론가 제임스 서클링의 순위 선정 기준은 품질이 우선이다. 이번에 100위 안에 이름을 올린 와인은 모두 98점 이상을 받았다. 제임스 서클링은 올해 2만5000병에 달하는 와인을 시음하고 순위를 매겼다. 역대 최대치다. 물론 제임스 서클링혼자가 아닌 시음팀이 있었겠지만 이를 감안해도 하루 70병 시음은 대단하다. 제임스 서클링은 "올해 아르헨티나와 호주, 캘리포니아, 이탈리아, 뉴질랜드부터 2018 빈티지 보르도,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화이트 와인 등 다양한 보석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올해 1위 와인은 뉴질랜드의 '쿠뮤 리버 샤도네이 쿠뮤 마테스 빈야드 2020'다. 올해의 와인으로 화이트가 선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뉴질랜드가 화이트 와인으로 유명하지만 품종이 기존 강자 소비뇽블랑이 아닌 샤도네이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뉴질랜드 최고의 와인은 피노누아나 소비뇽블랑이라고 여기지만 우리는 오랫동안 뉴질랜드의 샤도네이가 세계적인 수준이며, 프랑스 부르고뉴와 경쟁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생각해왔다"고 설명했다. 이탈리아의 '바론 리카솔리 그란 셀레지오네 체니프리모 2018', 독일의 '된호프 리슬링 나헤 헤르만숄레 GG 2020', 호주의 '마운트 메리 야라 밸리 퀸텟 2019', 미국의 '오베르 샤도네이 나파 밸리 슈가 샤크 에스테이트 빈야드 2019'가 2~5위로 선정됐다.

2021-12-02 13:38:18 안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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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덕의 냉정과 열정사이] 인사(人事)의 계절

#. 인사철이다. 기업마다 새해를 앞두고 인사를 단행하고 있다. 환호와 한숨이 오간다. 승진자와 자리를 내줘야 하는 사람 간 희비가 교차한다. 각 기업에선 임원승진을 '별을 단다'고 표현한다. 그만큼 확률이 적다. 별을 다는 것은 그동안의 노력과 능력에 대한 결과다. 회사에 많은 것을 보여주고, 희생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래서 상징적이다. 승진은 축하받을 일이다. 하지만 명심해야 한다. 올라 갈 때 못 본 그 꽃, 내려올 때 볼 수 있음을. 후임에게 자리를 비워주고 떠나야 하는 사람은 회한과 아쉬움이 배어난다. 마치 냉정이 열정을 밀어낸 것 같다. 그렇지만 많은 사람은 별을 달고 일했다는 자존감으로 쿨하게 떠난다. 여전히 몸담았던 조직에 대한 애정을 간직한 채 몸을 낮춘다. '인생 2막'을 준비하면서. #. 최근 삼성전자가 인사 혁신안을 내놨다. 롯데그룹은 파격인사를 단행했다. 삼성은 연공서열을 없애고 조직을 보다 수평적으로 만들기 위한 인사제도 개편안을 발표했다. 실리콘밸리식의 수평적이고 유연한 조직이 목표라고 한다. 나이와 직급에 상관없이 능력있는 인재를 우대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30대 임원과 40대 최고경영자(CEO)를 배출하겠다는 포석이다. 지나친 경쟁을 피하기 위해 상대평가 대신 절대평가를 도입한 것도 눈길을 끈다. 물론 능력이 남다른 고성과자의 동기부여를 위해 최상위 평가는 기존과 동일하게 10% 이내로 운영한다. 호칭도 '님' 혹은 '프로님'으로 통일하고, 상호 존댓말을 쓰기로 했다. 롯데도 최근 외부 경쟁사 출신 인재를 요직에 앉히는 등 순혈주의를 깬 파격인사를 단행했다. 롯데그룹 내부 직원들이 술렁였다. 지금까지 이런 롯데는 없었다. 롯데쇼핑 대표에 김상현 전 홈플러스 부회장을 영입했고, 호텔롯데 대표에는 안세진 전 놀부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롯데 측의 설명은 이렇다. "경쟁사의 전략까지 벤치마킹해 추격자 입장에서 새로운 유통환경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것"이라고. 절박함이 묻어난다. #. 각 기업의 인사가 혁신과 파격으로 흐르는 이유는 빠르게 변하고 있는 글로벌 경영 환경 탓이다. 변화의 기로에 선 것은 분명하다. 불투명한 미래 때문에 현재가 불안하고, 두렵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라앉는 배가 되기보다는 노를 젓다가 침몰하는 편이 낫다는 인식이 강하다. 하지만 삼성과 롯데의 인사 실험에 대해 시장에선 기대반 우려반이다. 삼성의 경우 혁신안을 통해 MZ세대들이 맘껏 능력을 펼치고 위로 올라갈 수 있게 했다. 젊음과 능력있는 사람은 모든 조직이 바라는 바다. 그러나 그 젊음도 세월이 흐른다. 눈에 띄는 능력을 지속적으로 발휘할 수도 없다. 별을 떼고 다시 내려와서 일을 잘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젊은이들이 평생 쓸 돈을 모아 일찍 퇴직한다면 그 조직의 쇄신과 문화는 유지될까. 젊은 인재 발탁과 성과 위주의 인사가 혁신적일 수 있지만 만사는 아니다. 실리콘밸리로 가는 길이 그리 순탄할 것 같지 않다. 롯데도 마찬가지다. 외부인재를 영입한 파격이 꼭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 조직문화를 바꿀 수 있는 능력과 자신의 경영 능력은 또 다르다. 밖에서 성공했던 경영철학과 매커니즘이 롯데에서도 실적향상으로 이어질 지는 실제 실험해봐야 한다. 순혈주의를 깨면서까지 외부인재를 영입했다가 실패하면 타격은 두 배다. 내부인사의 희망이 꺾여서다. 롯데의 파격인사가 꼭 성공해야 하는 이유다. /파이낸스&마켓부장 bluesky3@metroseoul.co.kr

2021-12-02 06:00:22 박승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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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철의 쉬운 경제] 까막눈 탓인가? 먹물 때문인가?

[신세철의 쉬운 경제] 까막눈 탓인가? 먹물 때문인가? '욕망으로부터의 자유'저자 신세철. 그리 길지는 않더라도 결코 짧지 않은 인생을 항해하면서 한 가지 분명한 깨달음을 얻었다. "내가 무시해도 될 사람은 이 세상 어디에도 없고, 역으로 나를 무시해도 될 사람 또한 없다"는 사실이다. 인간의 존엄성은 누구에게나 다 똑같이 소중하기에 아무도 업신여길 수 없고 덮어 놓고 추종할 수도 없다. 만약 누군가를 덮어놓고 무시하거나 맹목적으로 받드는 인사가 있다면 언젠가는 배신할 가능성이 크니 가급적 멀리 해야 한다. 올곧은 행동은 너나없이 박수를 받고 나쁜 짓은 위아래를 가리지 않고 벌을 받아야 사회의 공동선(共同善)이 쌓여간다. 어느 유명 인사가 대부분 저학력, 빈곤층, 고령층이 (자신과는 반대로) 상대편을 지지한다는 말을 하여 죄 없는 사람들 마음을 그늘지게 만들었다. 못 배운데다, 돈 없고, 나이까지 먹는 것이 무슨 잘못인지 모르겠다고 푸념하는 이들도 상당하다. 아무리 약육강식 세상이 되었다하더라도 어찌하여 공부 못하고 가난하고 늙은 것이 문제가 된다는 말인가? 공동체의식이 실종되어가면서 비뚤어진 편 가르기가 극성을 부리면서 아무 곳에나 융단폭격을 하다 보니 그런 불상사가 초래되었는지 모른다. 어떤 때는 적과 적의 적을 가르려다보니 지도층 인사들이 남의 불행이나 고통을 어루만져 주기보다는 오히려 조장하는 느낌까지 들 때도 있다. 지금까지 경험으로 볼 때, 배우지 못했다는 까막눈들보다는 글줄이나 읽었다는 먹물들이 혹세무민하며 세상을 오염시키려 든다. 얄팍한 지식(?)을 나쁜 짓을 기획하고, 돈과 감투 도둑질에 이용하고, 만약 탄로 나면 억지 변명하는 방편으로 악용하는 경우가 수두룩하다. 사람의 탈을 쓰고서도 그저 변칙과 변명에 이골이 난 모습들이 눈에 어른거린다. 가난하고 못 배운 것이 탓이 아니라 탐욕스럽고 일그러진 밥상머리 교육을 잘못 받았기 때문 아닐까? "나라에 도가 있을 때는 가난하고 천한 것이 부끄러운 일이며, 나라에 도가 없을 때에는 부하고 귀한 것이 부끄럽다(邦有道 貧且賤焉 恥也, 邦無道 富且貴焉 恥也. 논어, 태백13)"고 하였다. 화평한 세상에서 펼쳐야 할 도리를 모르거나, 난세에 능히 지킬 절개가 없으면 선비가 될 수 없어 부끄럽다는 뜻으로도 풀이한다. 의롭지 못하면서 부자가 되거나 높은 자리를 차지함은 곧 뜬구름과 같다(不義而富且貴 於我如浮雲. 논어, 술이15)고도 했다. 나물 먹고 물마시고 팔을 굽혀 베더라도 즐거움은 또한 그 가운데 있다는 말을 되새기게 하는 구절이다. 다음 지도자들은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공동체에서 가난하고, 배우지 못하고 늙어가는 사람들도 부끄럽지 않은 세상을 만드는데 좀 더 힘을 기우렸으면 좋겠다. 주요저서 -불확실성 극복을 위한 금융투자 -욕망으로부터의 자유, 호모 이코노미쿠스

2021-12-01 15:50:35 최규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