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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철의 쉬운 경제] 한글 국제화 자랑과 수치

[신세철의 쉬운 경제] 한글 국제화 자랑과 수치 세계화가 진행되고 한국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우리말 중에 국제어가 되어 외국 사전에 등재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1970년대 초반 재벌(chaebol)이란 단어가 차용되어 영어사전에 등재되었다는 뉴스가 자랑과 동시에 수치로 여겨졌었다. 당시 재벌들이 경제성장에 기여한 공로와 함께 끝 모를 탐욕의 폐해가 소개되면서 일어난 얘깃거리였다. 김치(kimchi), 불고기(bulgogi), 비빔밥(bibimbap), 된장(doenjang) 같은 말이 외국어로도 쓰이면서 한국음식의 우수성을 세계에 증명했다. k-팝(k-pop)도 한국을 빛냈다. 일본의 경우 가와이(귀여운, kawai), 오타꾸(매니아, otaku), 변태(hentai) 같은 말이 국제어로 등재되면서 그들 문화의 단면을 엿보게 하였다. 미국에서 한국어 내로남불(naeronambul)이 뉴욕타임스, 타임 같은 언론에 소개되어 갑질(gapzil)과 함께 머지않아 국제어로 정식 등재 될 것으로 짐작된다. "무능, 위선, 내로남불"이라는 용어가 특정 정당을 상징한다며 보궐선거 플래카드에 사용하면 위법이라는 해석이 내려지는 시기에 일어났다. 내로남불은 한마디로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나무란다"는 파렴치를 회화한 우스갯소리다. 자신의 공은 침소봉대하여 치켜세우고, 남은 무턱대고 트집을 잡아 마구잡이로 깎아내리는 자찬훼타(自讚毁他)와 같다. 저 혼자 세상을 구할 듯이 뽐내며 남을 헐뜯던 인사가 더 심한 비행이 들어나도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고개를 쳐드는 꼬락서니가 내로남불이다. 얼굴에 먹칠을 하고 점잖은 척 헛기침을 해대는 몰골이다. 의견이 다양해야 경쟁력을 확보하는 현대사회에서 병든 의견은 걸러내고 건강한 의견을 이끌어내야 미래가 보이는데, 내로남불 사회에서는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 좋은 의견은 묻혀버리고 일방통행 의견들만 떠돌아다니는 사회병리현상의 직접적 원인이다. 꾸짖는 자가 꾸지람 받는 자보다 더 더러운 세상이 어찌 바르게 돌아가겠는가? 툭하면 하늘이 무너진 듯 살이 떨린다며 남 탓을 하는 인사들은 남을 음해하며 편 가르기를 하려드니 가까이 하다가는 수렁에 같이 빠지기 쉬우니 경계해야 한다. 오늘날 같은 정보화 사회에서는 바보라도 세상이 어떻게 변하며 누가 어떤 짓을 하는지 다 눈치 채기 마련이다. 내로남불은 결국 누워서 하늘에 침 뱉는 자승자박의 길이라는 사실을 똑똑하다는 인사들이 왜 깨닫지 못하는가? 내로남불이란 일단 익숙해지면 구제불능상태가 된다. 시성 두보(杜甫)는 "꽃잎 한 조각이 떨어지니 봄날이 지나가는구나(一片化飛減却春)"라고 했지만, 내로남불 인사들의 그 지저분한 행각은 역사의 웃음거리로 오래 남는다는 사실을 왜 모를까? 앞으로 국제분쟁에서 "한국인들은 내로남불 선수"라는 누명을 쓰고 '바가지 쓰는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도 다분하다. 하여간 그 부끄러운 '내로남불'이 외국 사전에 등재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주요저서 -불확실성 극복을 위한 금융투자 -욕망으로부터의 자유, 호모 이코노미쿠스

2021-04-24 05:57:39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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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형의 본초 테라피] 혈액을 보충하며 혈액 순환을 돕는 명약 '당귀'

[김소형의 본초 테라피] 혈액을 보충하며 혈액 순환을 돕는 명약 '당귀' 당귀는 한방에서 다양한 처방에 두루 쓰이는 약재이다. 성질이 따뜻하며 단맛을 갖고 있으며 보혈 및 화혈 작용을 한다. 즉 부족한 혈액을 보충하며 혈액을 조화롭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당귀다. 간을 보호하며 혈액이 순조롭게 전신을 돌도록 만들어주는 것이 당귀이다. 그래서 혈액과 관련된 다양한 증상에 처방하는 약재이다. 혈액 부족으로 인한 빈혈 등에 효과가 있으며 생리불순, 생리통 등 여성들의 월경과 관련된 다양한 증상의 완화에도 도움이 된다. 예로부터 당귀는 여러 처방 중에서 특히 부인과 질환에 대표적으로 쓰는 약재였으며 월경을 고르게 하여 임신을 돕고 태아가 안정적으로 성장하여 유산이 되지 않도록 하는 데 효과적이다. 당귀는 혈액이 원활하게 돌지 않고 냉증이 있는 경우에도 도움이 된다. 여성들은 물론이고 남성의 경우에도 손발이 차고 아랫배에 찬 기운이 돌고 몸이 잘 붓는 사람들에게 효과가 있다. 갱년기에 호르몬 변화로 체력이 저하되며 혈액 순환 문제를 겪게 될 때도 도움이 된다. 혈액 순환을 촉진하기 때문에 남성들의 정력 강화에도 좋다. 술을 많이 마시는 남성들은 당귀차를 마시면 간 기능 개선에 효과가 있으며 숙취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오장의 기운을 두루 북돋아주는 당귀는 긴장을 완화하며 진통, 진정 작용도 한다. 혈액 순환을 도와 뇌 기능을 향상시켜주기도 한다. 항산화 성분도 풍부하게 들어 있기 때문에 항염, 항암 등에 효과가 있으며 면역력을 강화한다. 또한 잘 말린 당귀 잎을 달여 차로 마시거나 당귀를 우려낸 물에 세안을 하게 되면 피부 트러블을 줄이고 매끈하고 촉촉한 피부를 유지할 수 있고 혈액 순환이 좋아지면서 안색 개선, 노화 방지에도 좋다. 피로나 스트레스가 쌓여 기력이 떨어졌을 때도 하루 한두 잔의 당귀차를 마시면 기운을 내는 데 좋다. 또한 장 기능을 촉진해서 배변 활동을 원활하게 만들기 때문에 변비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2021-04-24 05:36:36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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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미 기자의 와이(Why) 와인]<99>최악의 봄서리…2021빈티지의 운명은

밤이 됐지만 온 포도밭이 환하다. 포도밭 고랑마다 설치된 수백, 수천개의 난로가 열기를 내며 불을 밝혔다.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 포도나무의 싹이 얼어 죽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아예 기온이 뚝 떨어져 영하의 날씨가 이어진 곳에서는 물을 뿌리는 스프링클러가 작동했다. 뿌려진 물은 금새 얼어붙어 새싹에도 얼음 주머니를 씌우고, 가지가지마다 고드름이 주렁주렁 매달렸다. 잔인한 4월을 맞은 프랑스와 이탈리아 와이너리들의 얘기다. 우리나라도 이번주 들어서는 여름인가 싶게 기온이 높아졌지만 불과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이례적인 꽃샘 추위가 이어졌다. 강원도 산지와 내륙은 최저 기온이 영하 5도까지 뚝 떨어지며 때 늦은 한파주의보가 발령되기도 했다. 봄 추위는 유럽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달 초 한랭전선이 프랑스를 먼저 강타했고, 중순 이후로는 이탈리아로 이동해 타격을 줬다. 서리는 영하의 차가운 공기가 지표면에 모여 땅이나 포도나무에 있는 증기를 얼려 생긴다. 봄에 새로 돋은 싹이나 어린 순은 서리를 맞으면 죽는다. 아예 싹을 죽여버리니 서리 중에서도 봄 서리는 그 피해와 수확량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하다. 기상 이변으로 지난 2019, 2020년도 봄 서리가 발생하긴 했지만 이번은 25년 만의 최악이라는 지난 2017년 수준이다. 서리를 막을 순 없어도 피해를 줄일 방법은 있다. 먼저 불을 피우는 방법이다. 난로나 대형초가 내는 열기는 공기를 순환시켜 차가운 공기가 내려와 서리가 되는 것을 일부 방지한다. 바람을 일으키는 기풍기도 있다. 큰 선풍기라고 보면 된다. 기풍기가 따뜻한 공기를 끌어들여 지표면 온도를 어는 점 이상으로 유지토록 하고, 일부 기풍기에는 난로도 같이 탑재한다. 다음은 스프링클러다. 포도나무에 물을 뿌려 바로 얼게 한다. 냉해를 막겠다면서 무슨 얼음인가 싶겠지만 오히려 얼음막을 씌워 싹과 순을 보호한다고 생각하면 쉽다. 물이 얼때 발생하는 잠열은 얼음주머니 안의 온도를 영하로 내려가지 않게 한다. 이번에 서리 피해가 더 큰 것은 지난달 따뜻했던 날씨 때문이다. 예년보다 따뜻해 포도나무마다 더 많은 싹이 일찍 텄다. 특히 프랑스 부르고뉴에서는 눈과 비가 내리면서 서리로 인한 피해가 악화됐다. 습하다 보니 새싹은 더 쉽게 얼어죽었다. 우리가 겨울에 머리를 제대로 안말리고 나가면 더 쉽게 감기에 드는 것과 같은 이치다. 한 와이너리 관계자는 "피해를 평가하기에는 너무 이르지만 상당한 규모가 될 것"이라며 "일부 지역은 영하 7도까지 떨어졌고 이에 대응할 수 있는 곳은 많지 않다"고 전했다. 이탈리아 와이너리들 역시 아직 피해규모를 가늠조차 못하고 있다. 추운 날씨로 인해 포도의 성장은 멈춰있고, 전체 생산량에 대한 정확한 영향을 평가하기까지는 1~ 2 주는 더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다면 2021년 빈티지는 소위 '망빈(망한 빈티지)'이 될 것인가. 생산량은 줄겠지만 품질에 대해서는 아직 속단하기엔 이르다. 25년 만에 최악의 봄 서리를 맞았던 2017 빈티지는 우려와 달리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일부 와이너리는 포도재배를 아예 하지 못했고, 고지대에 주로 위치한 그랑크뤼 포도밭도 생산량이 20% 가량 줄었던 해였다. 잔인한 봄과 달리 온화한 여름만 와준다면 다시 한 번 섬세한 아로마와 부드러운 타닌의 와인을 기대해 볼 수도.

2021-04-22 17:26:08 안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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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덕의 냉정과 열정 사이] 똥 묻은 개와 겨 묻은 개

#. 한국의 빈센트 반 고흐로 불리는 화가 이중섭(1916∼1956). 그의 그림 중에 '황소'란 작품이 있다. 억제할 수 없는 감정을 분출하듯 고개를 휘저어 올린 소의 움직임을 포착했단다. 이 그림은 이중섭의 탁월한 표현력을 담아낸 대표작으로 꼽힌다. 그의 그림에서 소는 갈등과 고통·분노·절망으로 표현되기도 하고, 때로는 힘·의지·희망의 상징으로 해석된다. 고 이건희(1942~2020) 전 삼성그룹 회장이 소장했던 '황소'는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될 예정이라고. #. 금융감독원 경영공시를 보면 2020년에 금감원을 상대로 제기된 소송이 77건에 달한다. 2018년 18건에 비해 4배 이상 늘었다. 금감원 측은 77건 가운데 46건이 한 사람이 낸 소송이라고 설명한다. 그렇더라도 작년 피소 건수는 32건이다. 지난 2016~2018년 3년간 평균(24.3건)을 크게 웃도는 것이다. 국내 로펌(법무법인) 시장에 '큰장'이 섰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파생결합펀드(DLF)·사모펀드 사태 이후 금융당국이 금융권 최고경영자(CEO)에 대해 무더기 제재를 내렸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금융사는 여러 곳의 로펌과 계약한다. 한 곳만 믿었다간 패소할 수 있어서다. 로펌은 승패에 따라 향후 일거리가 달라진다. 올인할 수밖에 없다. 로펌 시장은 금융당국의 '소비자보호'란 명분에 예상치 못한 일거리를 확보했다는 후문이다.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금융당국 수장에게 감사할 일이다. 문제는 금감원이 금융회사로부터 건전성 감독 명목으로 해마다 2500억원(2019년 기준) 안팎의 감독분담금을 받아 소송비용으로 지불하고 있다는 것이다. '돈 주고 뺨 맞는' 금융사는 억울할 수밖에 없다. 분노·절망이 스친다. #. 최근 금융권은 차기 금감원장에 관심이 높다. 지난 2018년 5월 윤석헌 원장 취임 이후 금융권의 피로감이 극에 달해서다. 앞으로 달려가기 바쁜데 자꾸 뒤에서 붙잡는다. 지난 2월 금감원 노조는 정기인사에 대한 성명서에서 "윤석헌 금감원장의 유일한 공헌이라면 교수가 관료의 대안이 될 수 없다는 것을 가르쳐준 것"이라고 꼬집었다. 윤 원장 재임기간 동안 금감당국은 대법원에서 무죄로 판결난 키코(KIKO·통화옵션 파생상품)를 끄집어 내 '부관참시한 죄'와 '라임 사태' 등에 대해 내부통제 미비로 금융사의 최고영경자(CEO)에게 '중징계한 죄'가 있다. 여기서 물음표가 던져진다. 라임펀드 등 자산운용사의 잘못된 자산운용을 감지하지 못한 금감원의 죄는 왜 묻지 않는 지. 상품을 판 사람만 잘못이 있는 지. '벌레 먹은 사과'를 파는 가게를 감시하지 않고, '썩은 사과' 판매에 대해 나몰라라 한 '금융의 검찰' 금감원은 무죄인지.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란 속담이 떠오른다. 최소한 양심있는 금융당국이라면 대(對)국민 사과를 했어야 한다. 고객 자산을 부실운용하는 자산운용사를 미리 인지하지 못했고, 사전검사에 착수하지 않아 피해 규모가 눈덩이 처럼 커졌다고. 금융당국에 이런 상을 주고 싶다. 1억원 이상 투자하는 '부자(富者) 사모펀드'의 투자손실을 판매사가 대부분 물어주게 한 '원금 보전 공로상', 상점 직원이 벌레 먹은 사과를 팔았으니 상점 사장이 내부통제 미비로 책임지라는 '신박한 논리 상'을. 분노한 황소가 고개 들어 웃을 일이다. 이중섭의 '황소' 처럼 고통받는 금융권은 차기 원장에 희망을 걸고 있다./파이낸스&마켓부 부장 bluesky3@metroseoul.co.kr

2021-04-22 06:00:23 박승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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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5龍과 국회의원, 그리고 선민후사(先民後私)

서현준 대진대학교 창업융합전공 겸임교수 "5룡(龍)과 국회의원, 그리고 선민후사(先民後私)" 내년 대선은 다자 구도로 치러질 가능성이 있다. 첫 번째 후보는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충성심이 강한 세력이 미는 친문 후보다. 두 번째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이고, 세 번째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네 번째는 국민의힘 후보, 그리고 다섯 번째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 세력은 친문후보를 만들다 여의치 않으면 정세균 전 국무총리를 세울 가능성이 있다. 최근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 과정에서 정세균 계파의 맏형으로 불리는 안규백 의원의 원내대표 출마 중도포기를 두고 정세균 대망론과 연결 짓는 해석이 있다. 친문 원내대표 후보를 밀어 주는 대가로 친문은 민주당 대선후보로 정 전 총리를 밀어달라는 의미다. 친문후보 플랜이 실패하면 대화가 될 것으로 기대하는 정 전 총리를 친문은 밀 가능성이 있다. 문 대통령 콘크리트 지지기반으로 최소 30~40% 이상의 득표는 가능하다고 볼 것이므로 정 전 총리 입장에서도 밑지는 장사는 아니다. 윤석열 전 총장과 차기 대권 지지율 1위를 다투고 있는 이재명 지사도 기회를 놓치려 하지 않을 것이다. 항간에는 친문 세력의 이 지사에 대한 비토가 강해 이 지사가 다른 마음을 먹을 수도 있다는 소문이다. 독자 출마설이다. 이 지사 본인은 이러한 가능성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지만 모를 일이다. 이 지사측 입장에서는 민주당의 비문 지지와 중도 진보세력을 규합한다면 역시 30~40% 이상의 득표는 가능하다고 볼 것이다. 과거 이기택 민주당에서 김대중이 독자세력화한 모델을 따를 가능성이다. 여기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에 대해 지난 몇 년간의 그의 행보에 대해 다양한 평가가 있음에도 그가 정치력이 뛰어난 정치인이라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여야를 넘나들며 정치활동을 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한국 정치가 상호 견제와 균형 하에 있어야 발전할 수 있다는 신념은 정파를 초월해 인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한쪽으로 치우칠 때면 그 반대편에서 저울추의 균형을 맞추려는 시도다. 김 전 비대위원장이 코디네이터로 민주당과 국민의힘 중도세력을 규합해 제3지대 후보로 윤석열 전 총장을 내세울 가능성인데, 중도와 중도우파의 지지를 견인한다면 30~40% 이상의 득표가 가능하다는 시나리오다. 국민의힘도 제 1야당 독자후보론으로 범 우파 지지의 단결을 바탕으로 30~40% 이상의 득표를 기대할 수 있다. 안철수 대표도 차기 대선에 도전 가능성이 충분한 상수의 후보다. 안 대표 측도 고정지지 세력과 중도층을 더한다면 30~40% 이상의 득표를 기대할 것이다. 이 같이 동상이몽(同床異夢) 표를 모두 합치면 실제 유효표에 두 배도 가능하다. 선거를 치러 본 사람들의 전언은 개표 후 득표가 10%대만 되어도 선거운동 과정에서는 자신이 당선되는 것으로 착각을 한다는 것이다. 이래서 다자구도의 가능성이 나오는 것이다. 이유는 또 있다. 국회의원은 자신이 미는 후보가 대권을 잡아도 총선 공천 보장이 안 되면 말짱 도루묵이다. 설령 대권을 잡지 못해도 총선 공천을 보장해 줄 수 있는 후보와 함께 할 수밖에 없다. 선거를 앞두면 선당후사(先黨後私)라는 말이 자주 등장한다. 개인의 안위보다 당을 위해 희생한다는 뜻으로, 당인에게는 마땅한 처신이다. 그런데 선당후사보다 선민후사(先民後私)가 필요하다. 당의 이익보다 국민의 이익을 우선해야 한다. 큰 선거를 앞두고 5龍은 표만 세지 말고, 국회의원들은 줄 설 생각만 하지 말고, 진정한 '선민후사'의 정치를 고민하기 바란다. -서현준 대진대학교 창업융합전공 겸임교수, 새천년민주당 박상천/조순형 대표 비서실 근무, 노무현 대통령직 인수위 행정관,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보좌관

2021-04-21 11:20:06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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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운 원장의 치아건강] 봄철 치아관리와 충치치료

신태운 원장. 한낮 기온이 최고 26도까지 오르면서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는 가운데 강이나 바다, 산 등으로 나들이를 떠나는 봄나들이객이 늘고 있다. 갑작스레 찾아온 초여름 날씨에 차가운 맥주나 탄산음료, 냉커피를 찾는 사람들도 많아졌는데, 차갑고 당분이 많이 함유된 음료는 갈증해소에는 도움을 줄 수 있으나 치아건강에는 독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된다. 실제로 시중에 판매되는 음료들은 당분이나 인공첨가물, 산성 성분이 함유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 너무 많이, 자주 섭취할 경우 치아를 부식시키거나 충치를 유발할 위험이 높아진다. 또 덥다고 음료 안에 있는 얼음을 씹어먹으면 치아가 깨지거나 미세한 균열이 발생할 우려가 높다. 치아 구조를 살펴보면 치아의 가장 바깥층에 치아표면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법랑질이 있다. 법랑질에는 미세한 구멍이 뚫려있어 산도가 높은 음식을 자주 섭취하게 되면 치아부식이나 충치, 치아변색을 유발할 위험이 높아지는 것이다. 이때 치아변색은 커피나 유색음식을 자주 섭취하는 사람들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증상으로 커피의 검정색소인 탄닌 성분이 구강 내 단백질과 결합해 치아 표면의 미세한 구멍이나 균열된 부위로 흡수되어 치아 색을 누렇게 만든다. 따라서 치아변색을 예방하려면 커피를 마실 때 가급적 첨가물이 함유되지 않은 블랙커피 위주로 마실 것을 권장하며, 설탕이나 크림, 시럽, 생크림과 같이 당도가 높고 점성이 있는 첨가물을 넣어 마실 경우 치아 표면에 남아 충치나 구취(입냄새)를 유발할 수 있으니 가급적 한 시간 이내에 양치를 하거나 물로 입안을 여러 번 헹궈주는 것이 좋다. 또한, 충치는 오래 방치할수록 환자가 감당해야 할 경제적, 시간적, 육체적 부담이 커지는 것은 물론 치아수명도 짧아지기 때문에 조기발견을 통해 체계적인 치료계획이 병행되어야 한다. 충치치료는 진행 상황에 따라 치료방법과 사용되는 재료, 비용 등에 큰 차이가 있는데, 충치가 법랑질에만 국한된 경우에는 통증이 거의 없어 정기검진이나 꾸준한 치아관리를 통해 충치 진행을 멈출 수 있다. 이때 치료가 필요하다면 레진이나 실란트로 간단히 치료가 가능하다. 반면 아무런 외부의 자극 없이도 통증이 느껴진다면 치수염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치수염은 진통제도 소용 없을 정도로 통증이 심해 신경치료를 시행한 후 크라운(골드, 포세린)으로 씌워주는 치료가 병행되어야 한다. 만일 치수염인데도 제때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게 되면 치수괴사로 인해 심하면 발치가 불가피할 수 있으니 발견 즉시 치료해야 한다. 아울러 성공적인 충치치료를 위해서는 병원의 유명세나 저렴한 치료비용에 현혹되기 보다는 보철치료 전문병원인지, 안전성을 신뢰할 수 있는 병원인지, 치료 후에도 꾸준히 관리해줄 수 있는 병원인지, 상담의와 수술집도의가 동일한지 등을 꼼꼼히 체크해본 후 의료기관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믿을신치과 원장

2021-04-21 06:00:27 박승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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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미의 픽앤뷰(Pick n View)]투자에 잠 못드는 금융문맹의 나라

#. A나라. "예금이랑 적금이랑 뭐가 다른데요?". 이 나라의 20, 30대 중에는 예금과 적금의 차이가 무엇인지 잘 모르는 이들도 많다. 전 국민의 금융이해력을 조사했더니 복리를 이해하는 사람이 10명 중 4명도 안됐다. 은행에서 가입하는 모든 상품은 예·적금 처럼 절대 손실이 나지 않고 원금이 보장된다고 생각한다. 주식시장이라고 다르게 보지 않는다. 공모주에 투자했다가 주가가 폭락하자 당당히 환불을 요구하는 '주식 환불원정대'는 소소한 에피소드일 뿐이다. 이유는 평생 돈에 대해 배울 일이 없기 때문이다. 어릴 때 학교에서는 가르쳐주지 않고, 커서도 배울 기회는 없다. 금융문맹들인 셈이다. 해외 선진국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학교에서의 금융교육을 의무화했지만 이 나라는 대학 입시에 들어가지 않으면 도통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금융사들이 학교와 짝지어 '1사 1교' 금융교육을 하려고 했지만 번번이 퇴짜를 맞는다. '쓸데없는 거 배우는데' 시간을 뺏긴다는 학부모들의 항의가 이어져서다. #. B나라. 이 나라 국민은 모두가 투자자다. 20세 이상 인구가 4312만명인데 주식거래 활동 계좌 수 역시 4064만개에 달한다. 성인이라면 누구나 주식투자 계좌를 하나씩은 가지고 있는 셈이다. 원래 B나라 국민들의 투자 방정식은 대부분을 부동산에 투자하고, 나머지 여윳돈은 안전하게 예금에 넣는 것이었다. 180도 바뀐 것은 몹쓸 감염병이 전 나라를 휩쓸면서부터다. 시중 유동성을 흡수한 주식시장이 급등하면서 20대를 주축으로 너도나도 주식투자에 나섰다. 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동학개미'는 물론 해외주식에 대규모의 자금을 쏟아붓는 '서학개미'도 넘쳐난다. 이번엔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다. 단기간에 몇 억원을 벌었다는 직장인들 투자기가 입에 오르내리며 20, 30대들 사이에 코인 광풍이 불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 반까지는 국내증시, 밤 10시 반부터는 해외증시를 봐야한다. 가상화폐는 24시간 거래라 한 시도 마음을 놓을 수가 없다. 집집마다 투자열기로 잠을 못 이룬다. #. A, B는 아이러니 하게도 사실 같은 나라다. 이런 나라에서 금융소비자보호법이 시행됐다. 시행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여전히 불만사항과 건의가 빗발치고 있다. 이유는 단순하다. 왜 자꾸만 대형 금융사고가 발생하는지 제대로 짚어보지 않고 금소법으로 모든 책임을 판매사인 금융사에만 떠넘겼기 때문이다. 펀드라도 하나 가입하려면 고객과 금융사 직원 모두 그야말로 곤욕을 치러야 한다. 직원은 향후 불완전판매 시비가 없도록 긴긴 투자설명서를 녹취가 잘 되도록 또박또박 읽는다. 고객은 잘 이해하지도 못하는 투자설명서를 다 듣고 나면 비슷한 질문에 수차례 답하고 서명해야 한다. 현장에서 법을 적용하는데 있어 필요한 분야별 가이드라인은 처음부터 없었다. 시행 전에 나와야 했을 가이드라인은 이제서야 만들어 가고 있다. 모호한 법령에 대한 명확한 해석도 아직은 미완성이다. 모든 이들의 불편을 감수하고서라도 금융소비자들이 제대로 보호만 받을 수 있다면 그래도 의미가 있을 터. 코스피 지수에 투자하는 펀드에 가입하려면 한 시간 반이 걸리는데 하루에도 수십 퍼센트 오르락내리락 하는 가상화폐는 누구 하나 투자위험을 설명해주지 않는다.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규제라도 만드는 순간 법정화폐나 금융투자상품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는 지극히 탁상행정적인 이유에서다. 정작 보호해줘야 할 금융소비자는 또 방치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2021-04-20 15:06:53 안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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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한의 시시일각] DMZ에 심은 일상 속 예술의 영구성

왕복 600킬로미터를 매일 같이 오가며 만든 지난 1년간의 결과물이니만큼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유무형의 갖가지 제약과 예산의 한계를 극복하며 두 명의 큐레이터와 20여명의 작가들, 그리고 강원문화재단이 의기투합해 일궈낸 프로젝트인지라 더욱 그렇다. 5월부터 시범운영에 들어가는 아트호텔 '리 메이커'에 대한 얘기다. 강원도 고성군 현내면 명파4길 44에 자리한 아트호텔 '리 메이커'는 영국 작가 뱅크시(Banksy)가 이스라엘 베들레헴에 세운 '벽에 가로막힌 호텔'(Walled Off Hotel, 2017)에 이은 세계 두 번째 접경지역 예술호텔이다. 모두 8개의 아트룸(객실)과 레스토랑, 커뮤니티룸 등의 다양한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다. 이 중 실제 머물 수 있는 아트룸은 그 자체로 평화·생태·미래를 주제로 한 고유 작품이다. 모두 8명의 작가(팀)가 참여해 약 반년에 걸쳐 완성했다. 불편함을 키워드로 분단이라는 상황에 익숙해진 채 섬나라처럼 살고 있는 우리의 현실을 기묘한 듯 사실적이게 보여주는 오묘초 작가의 <Weird tension>을 비롯해 접경지역이라는 장소성에 자연과 예술을 덧댄 신예진 작가의 아트룸 <산수설계 홈 프로젝트>, 경계를 마주하면서 존재하는 모든 것들의 갈등과 반목을 이탈한 조응과 포용을 그린 스포라_스포라(팀)의 <스펙트룸>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허구의 실향민 '김 작가'를 통해 현실과의 정서적 왕복을 보여주는 박경 작가의 아트룸 <김 작가의 방>을 포함해, 안락함과 평온함을 알알이 새긴 박진흥 작가의 <쉼>, 남북의 근원을 전통적 맥락에서 재해석한 홍지은 작가(도자기공방 숲)의 아트룸 <조선왕가-again> 등도 각별한 공간으로 부족함이 없다. 이 밖에도 무기원료로 사용되는 전략물자 중의 하나인 금속을 이용해 동시대 남북환경을 조형적으로 재구성한 류광록 작가의 옴니버스식 공간인 <금속방>, 인간·물고기(육지 및 바다)·새(하늘)·검은색(밤)·흰색(낮)의 5가지 요소를 모티브로 긴장의 장소 속 사색의 공간을 연출한 스튜디오 페이즈(팀)의 작품 <테셀레이션>도 시선을 모으는 작업으로 꼽힌다. 모두 북한과 대치 중인 우리의 현실에 작가적 상상력을 가미한 작업이다, 호텔 '리 메이커'에는 아트룸으로 조성된 객실 외에도, 로비와 복도 등의 공용 공간 곳곳에 다양한 현대미술 작품들이 들어차 있다. 로비와 레스토랑에 각각 설치된 김종량 작가와 주연 작가의 설치작품은 각각 10미터가 넘는 거대함 속에 디스토피아적 현실과 그 너머에 존재하는 유토피아적 이상향이 대비를 이뤄 눈길을 끈다. 이 밖에도 강원도와 DMZ의 이미지들을 초현실주의적 디지털 콜라주로 재구성한 김재욱 작가의 미디어아트, 인간 내면과 실제의 풍경을 그로테스크하게 풀어낸 김나리 작가의 조각, 고성의 바람을 특유의 조형으로 치환한 해련의 회화, 자연 생태적이면서도 몽환적 여운이 물씬한 전경선의 부조, 금빛 찬란한 건축적 도상과 달리 남과 북의 비극적 상황을 빗댄 신건우 작가의 작품 등도 만날 수 있다. 역사·정치적으로 아픔이 녹아 있는 곳이지만 아름다운 실제 풍경으로 인한 모순이 부유하는 이 호텔은 단순한 숙박시설이 아니라 예술가들의 시각에서 해석한 네추럴-토피아(neutral-topia)이다. 동란 이후 70년의 역사와 단단한 이념의 장벽 내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현실과 마주할 수 있는 무대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론 오랜 시간 고민했던 일상 속 예술의 영구성에 관한 실험의 장소이다. ■ 홍경한(미술평론가·DMZ문화예술삼매경 예술감독)

2021-04-20 10:08:04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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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성의 전원에 산다] 마당에 돌아온 것들

요즘 마당에 신기한 일이 펼쳐지고 있다. 바로 참새, 고라니, 고양이가 그 주인공이다. 새삼 '세상이 변하니까 동물들까지 변한건지'. 이들은 오래전부터 잣나무골의 터줏대감이었을 터. 그 땅의 침입자인 내게 참으로 생소함을 준다. 우선 참새들이 돌아왔다. 한동안 보이지 않았다. '다들 어디 간거야'. 철새도 아니고 멸종된 줄 알았다. 삽시간에 사라진다는게 신기할 정도였다. 어릴적 논밭에서 냄비뚜껑을 두드리며 곡식을 지키느라 진절머리나게 했던 걸 생각하면 의아하지 않을 수 없는 일. 아예 참새가 없었던 건 아니다. 간혹 한두마리가 보이긴 했다. 그러던 참새떼가 요새 마당을 차지하고 있다. 우리 마당에 벌레들이 많아졌을가? 볍씨를 뿌려둔 것도 아닌데. 짹짹거리며 이리저리 날뛰며 분주한 모습이라니. 갈색 깃털 사이로 검은 세로줄 무늬, 두 줄 흰 띠를 한 날개, 흰 얼굴, 검은 턱이 정겹다. 다시 참새떼의 귀환으로 새로운 봄을 맞은 요즘 아침 마당의 풍경이다. 다른 사람에겐 별일 아니겠지만 내게는 아침이 완연히 달라졌다. 하여간 반갑다. 참새들아. 너희들의 귀가길이 편안했었길 바란다. 이제는 굳이 의아하다는 눈길로 너희를 바라보지 않기로 한다. 분주한 아침, '안녕'하고 인사나 잘 나누자. 의아한 짐승들이 참새말고 또 있다. 들고양이다. 이웃들 중에 먹이를 주는 이가 있어 들고양이들은 따로 사냥을 하지 않고 산다. 예전에는 쥐뿐만 하니라 족제비, 다람쥐, 뱀 등을 잡아먹던 놈들인데. 먹성 좋았는데. 사냥이 아니라 먹이활동이라고 해야겠지만 마당에서 고기라도 구워먹을라치면 조용히 다가와 보챈다. 그런 고양이들이 사냥을 하긴 한다. 하지만 사냥해서 먹진 않는다. 대신 먹이주는 이들에게 바치는건지, 간혹 현관 앞에 나가보면 죽은 쥐나 뱀이 있다. 알고보니 고양이들이 가져다 놓은 것이다. 빈번할 정도다. 우리 집만이 아니다. 이웃들도 한결같이 그런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한다. 인터넷을 봤더니 도심에서도 '길냥이'가 그런 행동을 한다는 얘기가 많았다. 세상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상인가. 고양이가 호의와 존중을 표시하는 방법으로 자기가 먹을 걸 준다나. 고라니도 의아한 놈들이다. 이놈들은 인기척만 나도 쏜살같이 달아나야 정상이다. 예전엔 그랬다. 그런데 웬만하면 그저 풀이나 뜯으며 슬슬 눈치를 살핀다. 냅다 소리라도 치면 그제서야 후다닥 멀찍이 물러났다가 다시 와서 하던 일을 계속 한다. 눈을 마주친 적도 여러번이다. 예전같으면 상상 못할 일이다. 아예 사라져버리곤 했던 고라니들이 이제는 사람을 보고도 무서워하지 않는다. '약 올리는거니?' 황갈색 털이 귀여운 고라니는 입이 튀어나와 있고 송곳니를 지녔다. 송곳니를 가진 초식동물이라니, 그런 고라니들이 곧 가축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슬슬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으니 말이다. 이런 말을 하면 내가 거짓말을 한다고 할 사람도 많을 듯 하다. 분명 고라니는 야행성이다. 그런데 가끔 낮에도 눈에 띤다. 그저 비탈에서 쉬거나 잠을 자는게 아니다. 아예 풀을 뜯고 있다. 그것도 무리지어서 새끼들까지 거느리고. 이 무슨 조화일까. 낮에 먹이활동하는 고라니들이 있다니. 세상이 변한 건지, 동물이 변한건지. 진리란 그저 불변하는게 아니라 변화하는 게 맞을 듯 싶다. 돌아온 참새떼, 사냥감을 바치는 고양이들, 사람곁을 어슬렁대는 야행성 초식동물, 모두가 기현상이라고만 설명되지 않는다. 하여간 얘들아, 침입자인 내가 이제 함께 살아도 된다는 거지 ?

2021-04-20 09:34:31 이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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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라 변호사의 노동법률 읽기] 육아휴직급여의 신청기간

김보라 변호사/ 법무법인 바른 A는 2014년 10월 21일 자녀를 출산하고 2014년 12월 30일부터 2015년 12월 29일까지 육아휴직을 했다. 그 후 2017년 2월 24일 노동청에 육아휴직기간에 대한 육아휴직급여를 신청했으나, 고용보험법에서 정한 신청기간이 도과했다는 이유로 거부 처분을 받고 법원에 소를 제기했다. 유아휴직급여의 신청기간에 관하여 고용보험법은 '육아휴직 급여를 지급받으려는 사람은 육아휴직을 시작한 날 이후 1개월부터 육아휴직이 끝난 날 이후 12개월 이내에 신청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제70조 제2항). 위 조항이 반드시 준수해야 할 강행규정인지, 행정상 편의를 위한 훈시규정인지가 문제됐다. 대법원은 지난 3월 18일 위 규정의 성격에 대해 처음으로 판단하면서, 육아휴직 급여를 지급받기 위해서는 위 규정에서 정한 바와 같이 육아휴직이 끝난 날 이후 12개월 이내에 신청해야 하고, 이 기간을 경과해 이뤄진 신청을 거부한 처분은 적법하다고 봤다(대법원 2018두47264 전원합의체 판결). 고용보험법은 육아휴직급여 청구권의 행사에 관하여는 위 조항에서 신청기간을 규정하고, 육아휴직급여 등을 지급받을 권리는 3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시효로 소멸한다고 소멸시효기간을 규정하고 있다(제107조 제1항). 대법원 다수의견은 사회보장수급권의 실현은 추상적 형태의 권리와 구체적 형태의 권리로 나뉘고 각각의 권리행사는 그 목적과 방법이 서로 다른데 육아휴직 급여 청구권의 신청기간과 소멸시효기간에 관한 각 규정은 이와 같이 각각의 권리행사기간을 별도로 규정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봤다. 육아휴직급여의 신청기간은 제척기간으로 그에 관한 조항은 육아휴직급여에 관한 법률관계를 조속히 확정시키기 위한 강행규정이므로 근로자가 육아휴직급여를 지급받기 위해서는 위 조항에서 정한 신청기간 내에 반드시 신청해야하는 것이다. 아울러 다수의견은 육아휴직급여에 관한 추상적 권리의 행사에 관해서는 신청기간이 적용되고, 급여 지급결정을 거친 구체적 권리의 행사에 관해서는 소멸시효가 적용되면 위 두 규정이 서로 중첩돼 충돌하는 문제도 발생하지 않는다고 보았다. 반대의견은 그와 달리 육아휴직급여의 신청기간에 관한 규정이 1년의 기간 내에 신청할 것을 촉구하는 의미의 절차적 규정으로 훈시규정에 해당한다고 봤다. 그 동안 육아휴직급여 청구권의 행사기간에 관한 행정 실무상 혼선은 위 판결을 통해 정리될 것으로 보이고, 앞으로 육아휴직급여를 지급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육아휴직이 끝난 날로부터 1년 내에 관할 직업안정기관 장에게 급여 지급을 신청해야 할 것이다.

2021-04-18 09:24:20 이현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