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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트렌드 읽기] 확신을 갖지 못하는 사회

국어사전에 따르면 정보란 관찰이나 측정을 통하여 수집한 자료를 실제의 문제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정리한 지식 또는 그 자료다. 요즘 우리에게 정보란 인터넷 검색 결과다. 궁금증이 생겨도, 몸이 아파도, 상품구매 할 때도 검색은 통(通)의 진리다. 심지어 연인이나 부부 사이의 관계에 대한 고민이 생겨도 포털사이트의 블로그나 카페 등의 글에 의존한다. 특히 변호사, 세무사 등 소위 전문가의 홈페이지가 웹페이지의 글에는 속된 말로 환장한다. 마치 자신이 전문가가 된 듯 한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인터넷에 떠도는 글, 그림, 영상 등은 대부분 어떠한 용도를 갖고 있다. 그것을 업로드 하는 사람이 전달하고자 혹은 드러내고자 하는 의도다. 많은 경우가 심심풀이고, 허세고, 보여주고 싶은 치기의 산물이다. 웹의 특성 상 가질 수 있는 전달속도와 힘을 고려해서 불편한 진실이나 상처, 바른 지식을 세상과 공유하는 의로운 자의 산물인 경우는 드물다. 반면 어떤 일을 침소봉대하거나 왜곡시켜 과장하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자신의 목적을 위해 협박용으로도 웹은 그만이다. 이젠 ‘홈페이지 올리겠다’는 말은 협박용으로 순위에도 못 낀다. ‘정보의 홍수’란 말은 ‘정보’의 입장에서는 거짓이고, ‘홍수’의 입장에서는 사실이다. 흔히 인터넷에는 양질의 컨텐츠, 훌륭한 인재가 없다고 말한다. 누군가의 관찰이나 측정이 가공되고 멋대로 해석된 자료가 정보가 아니라는 얘기고, 그것을 전달하는 사람 역시 ‘실제의 문제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정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저 정보의 편린이 산재돼 있고, 검색자의 다양한 시각과 입맛에 따라 이합집산돼 일시적 형태로 유지될 뿐이다. 요는 사람들의 우격다짐이 빈번해진다는 것이다. 스스로 관찰하고 측정해서 정리한 정보가 아니다 보니 누군가와 말을 섞다 보면 불안해지고 짜증을 느끼게 된다. 논리적 결함까지 가기도 전에 말의 곤궁에 빠진다. 이런 면이 삶의 특정한 부분에 국한되지 않고 전면에 드러나면서 문제는 심각해진다. 어떤 것에 대해서도 확신을 갖지 못하는 사회가 되고 있다. 스스로 문제의 핵심을 찾아 내고, 해결 안을 찾는 것은 그 과정에서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는 판단과 신념을 얻는 과정이다. 툭하면 경찰 부르고, 보험사 부르고, 지배인 부르고, 부모에게 전화하는 사회. 여기에는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능력의 부재가 있다. 정보에서 소외되는 게 아니라 스스로 소외시키는 우리의 자화상이 부끄럽다.

2015-06-22 14:56:14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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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의 차이야기] 르노의 트위지, 법적기준 서둘러 구축해야

르노의 트위지는 이륜차도 아니고 자동차도 아닌 중간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얼마 전 행사에서 서울시와 BBQ, 르노삼성차가 함께 협약식을 진행하면서 새로운 틈새 친환경 차종으로 자리매김을 선언했다. 번호판을 부여하고 보험에 가입해 바로 운행할 수 있는 기준도 마련했다. 타 지자체에서도 구입에 대한 의견을 타진하는 등 가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그러나 약 3일 후 이 협약은 무효로 끝나게 됐다. 관계부서인 국토교통부에서 법적 제도적 기준이 없어서 운행을 못하게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력 여하에 따라 현재 기준으로도 운행이 가능하다. 국토부장관의 승인을 받아 연구개발용으로 2년간 운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례는 국내에서 얼마든지 있었다. 길거리에서 실증자료를 모으는 동안 관련규정은 선진국의 사례를 벤치마킹해 6개월이면 충분히 구축가능하다. 임시운행을 하면서 법적 기준을 마련하면 충분할 일을 굳이 운행하지 못하게 한 부분은 매우 아쉽다. 일각에서는 분명한 중앙정부의 '갑질' 사례라고 언급하기도 한다. 먼저 나서서 주도해야 할 중앙정부가 도리어 방해가 된 부분은 납득하기 어렵다. 일선 기업이나 지자체는 찝찝한 심정으로 입 하나 뻥끗 못하고 있다. 찍힐 수도 있는 만큼 기다리자는 심정인 것이다. 일각에서는 '내가 안 하는데 네가 감히 먼저 하느냐'라는 비아냥도 나온다. 유럽 등 선진국의 경우 이미 시장에 진출한 2012년 이래 4년이 됐다. 큰 개념으로 '퍼스널 모빌리티'의 시대로 접어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늦장을 부리다가 중앙정부가 일선의 시장 진출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고 도리어 방해가 되고 있다. 르노의 트위지 모델뿐만 아니라 올 여름 두세 가지 유사한 모델이 국내 중소기업에서 출시할 예정이다. 해외 선진국에서는 이미 다양한 모델들이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진입하기 시작했다. 중소기업은 타이밍이 가장 중요한 요소다. 이 기회를 놓치면 기업이 망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정부가 타이밍에 늦지 않게 서둘러서 법적 제도적 뒷받침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다. 이러한 일반 자동차나 이륜차가 아닌 중간 모델의 경우는 모두가 대기업의 먹거리가 아닌 중소기업의 먹거리라는 것이다. 이른바 전문용어로 'L6, L7'이라는 영역이다. 새롭게 기준을 만들어 안전기준과 운행특성을 규정하고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넓혀야 한다. 이미 이탈리아 로마 등지에는 도심지 오염을 피하고 좁은 옛 거리를 운행할 수 있게 하면서 트위지 같은 모델이 운행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 같은 모델은 중소기업의 수익모델뿐만 아니다. 우리나라는 정보기술이 발전했고 배터리기술이 세계최고 수준인 만큼 상황에 따라 세계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모델 구축이 가능하다. 제대로 된 보완만 해준다면 얼마든지 틈새 차종으로 새로운 기회가 늘어난다는 얘기다. 작년 말 이미 시장에서 퇴출된 저속 전기차의 경우도 시속 60Km 미만의 도로에서만 운행하던 특성을 개선해 단절구간을 연결, 다시 저속 전기차의 시대를 되살리자고 법적 기준을 개선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모두가 중소기업의 먹거리인 것이다. 정부는 서둘러야 한다. 필자가 작년 후반 국회에서 관계 국회의원과 국토부 핵심 관계자가 모인 간담회를 자문하면서 '저속 전기차 운행 개선안과 더불어 별도 영역인 L7'에 대한 언급을 이미 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전혀 준비를 하지 않았다는 것은 매우 아쉬운 대목이다. 지금부터 두세 달 후에는 국산 등 다양한 중간 모델이 등장하는데 법적 기준이 없다는 것은 중소기업에 죽으라는 얘기와 같은 것이다. 최소한 앞서 언급한 연구개발용으로 임시 번호판을 부여해 운행상 각종 문제점을 파악하고 실증 데이터를 모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줘야 한다. 그 사이에 유럽 등 선진국 제도를 벤치마킹해 제도적 뒷받침을 해주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최소한의 기준이 마련돼야 환경부 등의 부서에서도 보조금과 세제 혜택 등 각종 제도적 뒷받침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중소기업의 먹거리가 심각하게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중앙정부가 도리어 뒤쳐진 기준으로 힘들여 개발한 상품을 죽이는 사례는 만들지 말아야 한다. 자기 자신을 희생하는 마음으로 중앙정부 해당부서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 정부의 신뢰성이 계속 떨어지는 마당에 유지되고 있는 산업적 경쟁력마저 버리는 역할을 중앙정부가 담당해서는 안 된다. 해외 선진사례도 많은 만큼 늦어진 관련 용역도 서둘러서 결론을 도출했으면 한다. 최소한 올해 후반기 안에는 L6, L7에 대한 차종 기준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관련 기업들이 손을 놓고 중앙정부의 조치를 기다리고 있다.

2015-06-22 10:10:12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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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훈의 재계바로보기]현대·기아차 JD파워 오해와 진실

미국의 마케팅정보회사인 JD파워의 '초기품질조사(IQS Initial Quality Study))'에서 기아자동차가 2위, 현대자동차가 4위를 차지하며 글로벌 최상위권 수준의 품질경쟁력을 입증했다. 포르셰 등 프리미엄 브랜드를 제외하면 기아차가 1위, 현대차가 2위를 기록했다. JD파워의 신차품질조사는 엔진과 트랜스미션 등 8개 부문 233개 항목에 대한 평가를 바탕으로 산출된다. 미국에서 브랜드 충성도와 재구매를 결정짓는 중요한 잣대로 활용된다. 이와 관련한 논란이 인터넷상에서 일고 있다. 앞서 지난 2월말 미국 JD파워에서 조사한 '내구품질조사(VDS Vehicle Dependability Study)'에서는 기아자동차는 21위, 현대자동차가 26위를 차지했다는 것 때문이다. 인터넷 상에서는 품질이 별로인데 좋은 것처럼 속였다는식의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일부 네티즌들의 오해가 있는 것 같다. 굳이 현대·기아차를 지적 하려면 '알리고 싶은 사실만 알렸다'고 지적하는 편이 더욱 근사치에 가까워 보인다. JD파워는 자동차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매년 품질 평가를 한다. 이번에 논란이 된 두 가지 평가는 다르다. 신차 구입 후 90일 동안의 문제점을 종합 점수화한 '초기품질조사'가 있고, 구입 후 3년이 된 고객을 대상으로 한 '내구성품질조사'도 있다. 내구품질조사는 매년 11월~12월에 3만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이듬해 2월 발표한다. 이번에 발표한 초기품질조사는 1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구입 후 3개월 동안 문제점 등을 종합해 6월 중순께 발표한다. 정확히 현대·기아차가 우수한 성적을 받은 건 '초기품질조사'이고, 앞서 발표한 것은 '내구품질조사'이기에 단순 비교 할 수가 없다. 2012년 생산돼 3년 이상 된 자동차에서 평균치 이하의 점수를 받았다는 것도 사실이지만 신차품질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는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최근 들어 품질에 공을 들이고 있는 만큼 최근 생산된 차량의 품질이 좋아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내구성에서는 다소 부족한 점이 있는 것도 현실이다. JD파워의 자동차 품질담당 부회장인 레니 스네판스는 "이번 결과는 품질 지형의 변화를 보여준다"면서 "오랫동안 '황금 기준'(Gold Standard)으로 여겨져 온 일본차의 품질 향상속도가 더딘 사이 특히 한국차의 품질이 빠르게 향상됐다"고 평가한 것이 정확한 표현 같다. 앞서 2011년부터 '품질제일주의'를 외치며 선제적인 품질 향상 활동을 주도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글로벌 품질경영'이 성과를 발휘 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가 더욱 품질경쟁력을 확보하고 프리미엄브랜드에도 공을 들이고 있는 만큼 JD파워의 초기품질조사와 내구품질조사에서 나란히 1, 2위를 차지하는 그날을 기대해본다.

2015-06-22 09:24:32 김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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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일의 항공세상] 여름철 제주도의 마이크로버스트

전국이 메르스 여파와 가뭄까지 겹쳐서 어수선한 시기에 소나기성 호우가 지역적으로 내리니 가뭄으로 어려운 농민들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 같다. 그러나 불안정한 대기에 의한 소나기성 집중호우는 지역적으로 뭉게구름 대역에 의한 난기류를 형성하거나 천둥번개를 동반한 우박으로 항공기 운항에 예기치 못한 어려움을 주기도 한다. 예를 들어 약 1년 전인 2014년 6월 2일자 연합뉴스를 보면 제주공항에 강풍이 불고, 기류가 급속히 하강해 항공기 운항에 위험을 가져오는 이상기류가 발생해 항공기가 무더기로 결항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당시 제주공항에는 강풍 경보와 윈드시어 경보, 이상기류인 마이크로버스트 경보까지 내려져 항공기 389편이 결항했고 국제선 16편이 지연 운항했다. 이에 당일 운항 계획 편수 417편 가운데 97.1%가 비정상 운항했다. 항공사들은 다음날 특별기 42편을 투입해 결항사태로 제주를 떠나지 못한 승객 2만1000여 명을 수송했다. 기상여건은 대기의 변화에 따라 많은 변화를 가져오지만 지역적인 지형의 특성으로 발생하는 기상변화도 많다. 특히 제주 지역은 섬 중앙에 1950m의 한라산이 위치하고 있어 여름에 남동쪽 해상에 기압골이 형성되면 남동풍의 바람이 한라산을 휘감아 돌면서 북쪽의 제주공항으로 강한 바람을 몰고 올라온다. 태풍 때와 비슷한 순간 최대풍속 30m 이상의 바람이 부는데 이 바람은 해안선으로 불어 들어온 바람과 충돌해 돌풍을 형성하기도 한다. 커다란 뭉게구름의 대역이 형성되면서 내부에는 항상 항공기를 강하게 눌러 추락시킬 수 있는 매우 강한 하강기류인 마이크로버스트가 존재하고 있다. 항공안전 분야에서 마이크로버스트를 연구하기 시작한 것은 1975년 6월 소나기가 내리는 미국 뉴욕공항에 착륙하다 활주로 직전에서 추락한 이스턴 항공의 보잉 727기 사고부터다. 당시 항공기는 착륙 접근 중 활주로 진입등 3개를 들이박고 다시 상승하면서 다음 진입등 3개는 건드리지 않고, 다음 진입등에 다시 충돌하면서 추락했다. 당시 사고기인 이스턴 항공기가 착륙하기 3분 전에는 비치크래프트의 소형비행기가 바로 이상 없이 착륙했는데 대형기는 돌풍에 추락한 것이다. 사고 조사관들은 항공기 잔해를 수거하면서 이 잔해들이 주변의 풀을 치고 지나간 것을 우연히 확인했다. 돌풍이라면 나선형으로 풀이 눕혀져 있어야 하는데 풀의 눕혀진 방향들이 방사선 형으로 눕혀진 것을 보고 사고기 추락원인 분석에 많은 의구심을 갖기 시작한 것이다. 조사관 중 기상관련 조사관은 2차 대전 당시에 나가사키에 원자탄이 떨어진 후 지면의 나무와 건물의 손상의 충격파를 연구했던 조사관이었다. 이스턴 항공기의 잔해가 나가사키 원폭의 충격파 잔해와 유사한 점을 발견하고 당시 상공에 있던 폭풍우에서 강한 하향기류인 마이크로버스트가 항공기를 지면으로 강하게 밀어서 추락한 것으로 결론졌다. 마이크로버스트는 대류활동에 연관돼 나타나는 특수한 바람이다. 이것은 비교적 단순한 형태의 요란으로 뇌우뿐만 아니라, 여름철에 천둥과 번개를 동반하지 않는 소규모의 대류운과 관련돼 나타나는 강한 하강기류다. 이 하강기류는 일반적으로 가시적인 강수를 동반하지만, 때로는 지표에 도달하기 전에 강수가 증발돼 눈에 보이지 않게 되는 경우가 있다. 때문에 위험이 없어 보이는 지역에서 큰 항공기 사고를 유발하기도 한다. 하강기류는 지표에 도달하면서 수평적으로 바깥쪽으로 퍼지게 된다. 따라서 이·착륙하는 항공기는 이러한 하강 돌풍을 조우하게 되면 하강기류 전면에서 정풍을 만나 양력이 증가하고 약간의 고도 상승을 경험한다. 하강기류 중심을 통과할 때는 강제적으로 고도 하강된다. 하강기류 후면에서 배풍을 만나게 돼 양력이 감소하면서 갑작스러운 실속을 겪는다. 이 경우 모두가 하강기류의 강도가 하강 돌풍 이상일 경우에 조종사의 조종의도와 관계없이 항공기 추락사고로 직결된다, 마이크로버스트는 하강기류가 지상에 처음 도달한 후 5분 내외의 시간에 강화된다. 그 수평적 규모는 1~3km, 지속시간은 5~15분 정도다. 2~4분 정도에 강한 바람의 변화가 나타난다. 따라서 국제민간항공기구는 비행장주변의 위험성이 있는 하강기류가 발생하면 즉시 마이크로버스트 경보를 발령해 항공기 이·착륙을 멈출 것을 권고하고 있다.

2015-06-21 11:26:52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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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영의 명화 에세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갔다-프리다 칼로

얼마 전 올림픽 공원의 소마미술관의 <프리다칼로 전>을 다녀왔다. 밤하늘 같이 까만 눈썹과 그보다 더 까만 머리, 깊은 눈동자의 프리다칼로(1907~1954)는 영화같이 극적인 삶을 살다간 것으로도 유명하다. 6살 때 척추성 소아마비를 앓아 어릴 때부터 오른발이 자라지 않던 또랑또랑한 멕시코 소녀는 약점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늘 씩씩했다. 소녀의 꿈은 의대에 가는 것이었고, 당당함과 희망을 등에 업고 전교생 2천 명 중 35명만 여학생인 멕시코 최고의 교육기관 에스쿠엘라 국립 예비학교에 입학한다. 프리다칼로는 이 학교에서 강당 벽화를 그리러 온 디에고 리베라(1886~1957)를 처음 만난다. 그는 그녀에게 평생의 연인이자 선물이자 상처와 같은 존재가 된다. 하지만 운명의 여신은 그녀에게 또 다른 불행을 준다. 18살 꽃다운 나이의 그녀가 탄 버스와 전차가 충돌하면서 그녀는 왼다리 11곳이 골절되고 오른발 탈골, 왼쪽 어깨가 탈골, 쇠기둥이 자궁과 허리를 뚫고 지나가는 등 차마 글로 쓰기에도 처절한 사고를 당한다. 죽지 않고 살아있는 것이 신기할 정도의 그녀가 침대에 9개월 동안 누워 지내야 하는 동안 그녀의 부모님은 천장에 거울을 설치해주고 그림을 그리라고 그녀만의 특별한 이젤을 만들어 준다. 그렇게 미술과 만난 그녀는 훗날 의사가 아닌 시대가 낳은 천재적인 여성화가로 성장한다. 멕시코의 화가 디에고 리베라와 결혼하여 영원한 사랑을 꿈꿨지만 그 또한 그녀에게는 사치였을까. 여성편력이 심한 디에고 리베라는 결혼 중에도, 이혼 중에도, 재혼 후에도 여러 번 프리다 칼로에게 상처를 준다. 프리다 칼로 역시 그 영향으로 상처받은 이후로는 이성과 동성을 오가며 사랑을 한다. “나는 디에고를 내 남편이라고 말해본적이 없다. 그 단어를 그에게 붙이는 건 어리석은 일이다. 그는 단 한 번도 어느 누구의 남편인 적이 없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프리다 칼로가 한 이 말은 그녀가 얼마나 그를 가지고 싶었고, 가질 수 없었는지 가늠할 수 있게 한다. 그래서일까. 프리다칼로의 자화상에는 유독 디에고 리베라를 앉고 있거나, 이마에 새긴 작품이 많다. 살아생전에 남긴 200여점의 작품 중 143점이 회화였고, 그 중 55점이 자신을 그린 자화상이었고 그 55점 중에는 디에고 리베라와 함께인 작품이 여럿 된다. ∆두 작품 모두 현재 소마 미술관 프리다칼로 전시에서 볼 수 있다 그녀의 얼굴에 주홍글씨처럼 낙인된 디에고 리베라를 보면 가슴이 아리다. 자신보다 더 사랑하고 존경했던 디에고 리베라를 그림으로나마 품고 있는 그녀를 보면 영원히 상처로 남아 간직해야하면서도 소유할 수 없는 애달픈 마음이 전해진다. 프리다 칼로가 세상을 떠난 날 디에고 리베라는 말한다. “1954년 7월 13일은 내 생애 있어 가장 비극적인 날이다. 나의 사랑하는 프리다를 영원히 잃었다. 이제야 내 인생에서 가장 멋진 일이 프리다를 향한 나의 사랑이었음을 깨달았다.” 늘 잃고 사라진 후에야 후회하고 그리워하는 건 모든 인간의 오래된 고질병이다. 프리다의 그림에서라도 함께인 그들을 보며 마음을 달래본다. 소마미술관에 그녀의 자화상 6점이 왔다. 흥미로운 것은 비슷한 시기 세종문화회관에서 디에고 리베라의 전시를 진행 중이다. 세상을 떠나서도 함께지만 독립적으로 떨어져 있는 그들의 전시가 각기 다른 위대한 예술가로 다가온다. 무더운 더위에 피하고 싶은 날이면 훌쩍 그녀를 만나러 떠나보는 건 어떨까. 그녀가 우리를 직시하는 또렷한 눈동자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갔던 그녀의 의지’가 온전히 전해질지 모를 일이다. 소마미술관 프리다 칼로 전시 홈페이지 www.fridakahlo.co.kr 세종문화회관 디에고 리베라 전시 홈페이지 www.sejongpac.or.kr 이소영(소통하는 그림연구소-빅피쉬 대표/bbigsso@naver.com/출근길 명화 한 점, 엄마로 다시 태어나는 시간 저자)

2015-06-19 12:35:08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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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용의 so what] 2015년 잔인한 6월에서 살아남기

8월말에 교환학생으로 중국 상해로 떠날 예정인 딸아이는 7월초 사전답사 형식으로 상해를 가려던 일정을 접었다. 한국 학생을 마치 병균 덩어리 취급하는 곱지않은 시선이 따가웠기 때문이다. 여행이야 그렇다 치고, 8월로 예정된 교환학생 프로그램이 정상적으로 진행될 지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딸아이 학교에선 아직까지 중국 대학으로 부터 공식 입장이 없는 상태다. 하지만 중국과 홍콩 등 일부 중화권 대학들이 한국의 메르스 확산 여파로 한국 교환학생을 받지 않겠다는 공문을 보내왔다는 뉴스를 접하고 좌불안석이다. 메르스 확산이 불러온 또 다른 풍경이다. 유커 발길로 북적대던 명동거리는 썰렁하다. 이 때문일까. 승승장구하던 화장품 업종의 시가총액은 한달 새 3조4000억원가량 사라졌다. 유통업계 역시 유커의 발길이 뚝 끊기면서 백화점 업종에서도 한달 간 시가총액이 2조3000억원 가량 실종됐다. 여행·레저주에서 줄어든 시가총액 8000억원까지 포함하면 메르스 사태 발생 후 한달 동안 화장품과 백화점, 여행·레저주에서만 6조5000억원이 증발한 것이다. 국가 재난수준으로 확산되고 있는 메르스 사태에 가려있지만 40여년만에 찾아온 최악의 가뭄피해 역시 재난수준이다. 극심한 가뭄이 계속되면서 배추를 비롯한 채소값이 급등했다. 10일 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이달 8일 기준 가락시장의 배추 한 포기 평균 경락가격은 2393원으로 1년 전(760원)보다 무려 214.9%나 급등했다. 또 1㎏당 평균 도매가격 상승률은 양배추가 1년 전보다 185%나 올랐다. 대파(120%), 시금치(54%), 양파(48%), 무(41%) 등도 마찬가지다. 전국의 5월 평균 강수량은 57㎜로 평년 기준인 102㎜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특히 인천과 경기북부, 강원 영동 등 일부 지역은 강수량이 평년의 50% 미만이어서 물 부족 현상이 심각한 수준이다. 더 걱정되는 건 올여름 장마가 7월 이후로 예년에 비해 늦어질 것이란 기상 관측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몇일전 강남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에게 "메르스는 중동식 독감"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손씻기라든가 몇 가지 건강습관만 잘 실천하면 메르스같은 것은 무서워할 필요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18일 현재, 메르스 확진자가 총 165명 사망자는 23명으로 늘었다. 전체 확진자 수를 기준으로 한 치명률은 13.9%로 높아졌다. 자고나면 늘어나는 사망자와 확진자를 보면서 손씻기만 잘하면 되는 중동식 독감일까. 이래저래 6월은 살아남기 위한 국민적 몸부림이 필요한 시기다.

2015-06-18 14:12:53 윤경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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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헌변호사의 BizLaw] 국제계약은 잘 체결하는 것보다도 잘 관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계약을 엄격하게 준수하면서 거래를 하는 것 보다 서로 양보하면서 정겹게 소통하면서 거래를 하는 것을 더 좋아한다. 거래를 하면서 계약조건을 따지는 모습이 매몰차고 인정이 없는 소인배로 비춰지기도 한다. 계약이라는 제도는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것이지만 여전히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맞지 않는 옷처럼 늘 불편한 것이다. 한국기업은 국제거래에서 성공하려면 계약을 잘 체결해야 한다는 말을 늘 들어 왔기 때문에 국제계약을 제대로 체결하려고 신경을 많이 쓴다. 변호사의 자문도 받는다. 계약협상에도 심혈을 기울인다. 그런데, 계약을 체결하고 난 다음이 문제이다. 이렇게 공을 들여 계약을 체결하였지만, 계약이 서명되고 나면 계약서는 바로 책상서랍으로 들어간다. 더 이상 계약서를 보지 않는다. 거래를 진행하면서 외국기업이 대금지급을 늦게 해도 한국기업은 기다려 준다. 가끔씩 독촉하기도 하지만, 서로 감정이 상할까 봐 계약상 권리를 내세우거나 계약위반상황임을 외국기업에 통보하려고 하지 않는다. 외국기업이 계약상 다른 조건들을 위반하기 시작해도 마찬가지이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가면 힘들게 협상하였던 계약조건이 무엇인지도 다 잊어 버린다. 이럴 것이라면 왜 힘들고 복잡하게 계약조건에 대한 협상을 하였는지 의문이 든다. 외국기업 같았으면, 한국기업이 계약과 달리 움직이면 바로 계약조항을 들이대면서 계약을 위반하였다고 알리고, 이에 대한 조치를 강구할 것이며, 서로 원만히 타협이 된 부분도 서류로 증거를 남겨 분명히 정리하고 가려고 할 것이다. 세월이 흘러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상황이 생기면 한국기업은 그때에야 비로소 서랍 속에 들어 있던 계약서를 꺼내어 본다. 계약대로라면 상대방에서 계약위반을 한 것 같기는 한데, 거래가 진행된 내용을 보면 처음부터 계약대로 진행되지 않았으니, 상대방에게 계약위반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 변호사도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이것이 국제계약에 대한 우리의 일반적인 태도이다. 계약이라는 것은 거래의 매뉴얼이다. 계약대로 거래를 하자는 것이 당사자의 뜻인 것이다. 항상 계약내용을 검토하고 숙지하고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계약이라는 제도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맞지 않는 문화이다 보니, 계약이 거래의 매뉴얼의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이다.

2015-06-18 11:49:07 강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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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형의 본초 테라피] 다이어트 돕는 한방차

여름철에는 입맛은 떨어지고 갈증과 더위 때문에 커피나 탄산음료 등 다양한 음료를 많이 찾게 된다. 하지만 이는 다이어트에 방해가 되기 때문에 칼로리가 낮고 신진대사를 촉진해주는 한방차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녹차는 다이어트 기간 자주 마시면 지방 분해 촉진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녹차에 풍부한 카테킨 성분은 혈관에 쌓이기 쉬운 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을 제거해주는 역할을 한다. 여름철 몸에 열이 많아 갈증이나 더위를 견디기 힘든 사람들의 경우 찬 성질의 녹차가 도움이 된다. 강한 식욕을 억제하는 데도 도움이 되며,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에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다. 오미자는 유기산이 풍부해서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 과도한 스트레스는 기름지고 단 음식을 당기게 하고, 과식과 폭식을 부를 수 있기 때문에 다이어트의 적이다. 따라서 스트레스로 예민해진 신경을 안정시켜줄 수 있는 오미자가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하기 때문에 신진대사를 촉진하며 여름철 피로 회복에도 도움이 된다. 다만 오미자차를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오미자의 신맛이 식욕을 오히려 촉진할 수도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입 안을 상쾌하게 해주는 박하차도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 박하사탕을 먹으면 입 안이 시원한 느낌이 드는 것처럼 여름철 체내 열기를 식혀주는 데 도움이 되며, 통증을 완화하며 긴장이나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특히 기혈의 순환이 원활하지 못할 경우 독소나 노폐물이 우리 몸 곳곳에 쌓이면서 살이 찌기 쉬운 상태가 되는데, 박하차는 기혈의 소통을 원활하게 만들어준다. 막힌 곳을 뚫어주고 뭉친 기운을 풀어주기 때문에 기혈의 순환이 좋아지고 신진대사도 좋아진다. 몸이 많이 차거나 수분 대사가 잘 되지 않는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도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 물은 노폐물 배출을 촉진하며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만들어주는 데 도움이 되므로 다이어트 기간에는 물이 부족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김소형 한의사(bonchotherapy.com)

2015-06-17 13:59:24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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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헌변호사의 BizLaw] 국제계약 협상에도 뒷심이 필요하다

내가 국제거래 업무를 하면서 느끼는 것은 우리나라 기업은 외국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뒷심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유리한 국제계약을 체결하기 위해서 협상에 혼신의 힘을 기울이지만, 막상 마지막 계약체결 단계가 되면 지쳐서 더 양보하더라도 계약체결을 빨리 마무리하고 싶어한다. 이것은 국제계약 체결에 대한 내부통제시스템이 없는 경우 많이 생기는 현상인데, 협상책임자가 모든 것을 혼자서 책임지고 의사결정을 하면서 협상을 진행해야 하게 되면 마지막에 쉽게 지치게 되고 중요한 포인트를 놓치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회사인 B사와 장기공급계약을 체결하게 된 한국의 A사는 양보의 선을 정해 두고서 치열한 협상을 해 왔었다. 그러나, 계약협상을 하는 동안에도 생산을 위한 준비도 해야 하고, 자금도 마련해야 하는 등으로 많은 준비를 해 온 A사로서는 빨리 계약을 체결하고 생산을 시작하는 것이 중요했다. 계약체결이 지연되어 생산이 늦어지게 되는 것도 A사로서는 부담이었던 것이다. B사도 A사와 마찬가지로 빨리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절실하였다. 그러나 B사는 사내 법무팀의 검토 등을 이유로 계약체결을 지연하였고, 결과적으로 B사는 계약체결 마지막 단계에서 A사로부터 추가적인 양보를 받아내었다. 또 다른 사례에서 한국기업인 C사는 외국기업인 D사와 계약협상을 마무리하고 D사의 본사로 담당임원이 출장을 가서 계약체결식을 준비하였다. 계약체결식 당일 D사는 계약의 당사자를 D사에서 자신의 계열사로 바꾼 계약서를 들이밀면서 이건 거래는 계열사가 담당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고, 모기업인 D사가 책임을 질 것이니 걱정하지 말라고 이야기했다. C사의 담당임원은 갑작스런 변화에 어찌해야 할 지를 몰랐다. 이런 상황에서는 과감하게 서명을 거부하고 새로 계약의 당사자가 되는 회사에 대한 조사를 하고 다시 계약 진행여부를 판단하여야 하는 것이 정석이다. 그러나, 법률전문가가 아닌 C사의 담당임원으로서는 계약의 당사자가 계열사로 바뀌었다는 이유만으로 서명을 거부하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던 것이다. 엉겁결에 D사의 말을 믿고 D사의 계열사를 당사자로 하여 거래를 진행하였는데 결국 분쟁이 생기고 말았다. 모기업인 D사는 책임이 없다고 발뺌을 하고 그 계열사는 재산이 없어서 C사는 큰 손실을 입게 되었다.

2015-06-17 13:36:27 강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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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치선의 세상만사]국민의 눈 보며 '눈물 흘리는 정부'가 필요하다

[메트로신문 최치선 기자] 얼마 전 만리장성에서 젊은 남녀가 포옹을 하는 사진이 페이스북에 올라왔다. 이 둘은 10년간 연인이자 행위예술가로서 함께 해왔는데 만리장성 퍼포먼스를 끝으로 헤어졌다고 한다. 이별을 표현하기 위해 남자와 여자는 만리장성 양 끝에서 출발했고 90일 동안 걸어 중간에서 만났다. 그리고 둘은 한 번의포옹 후 각자의 길을 떠났다. 그후 20년 만에 뉴욕의 어느 이벤트 현장에서 이들은 재회를 하게 된다. 다음 장면을 보니 행위예술가 마리나 아브라모비치는 의자에 눈을 감고 앉아 있고 맞은편 의자에 관람객이 와서 앉는다. 그녀가 눈을 뜨면 서로 눈을 바라보면서 어떤 말도, 움직임도 없이 1분 동안 마주보는 것이 퍼포먼스의 규칙이다. 하루 7시간씩 3달동안, 총 736시간 30분 동안 이어졌고, 1500여명의 관람객과 눈을 마주쳤다. 그 중 한 명이 바로 10년 전 애인이었던 서독의 행위 예술가 울라이였다. 줄을 선 채 기다리던 울라이가 마침내 차례가 되어 그녀 앞에 마주 앉게 된 것이다. 백발의 울라이는 역시 세월이 흘러 나이가 든 마리나의 얼굴을 바라본다. 1분 동안 둘 사이에 어떤 감정이 오고갔는지 아무도 모르지만 1분이 흘러갈 쯤 마리나가 팔을 뻗어 울라이의 손을 잡는다. 울라이의 눈에서 눈물이 맺혔고 마리나의 눈에서도 이미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메르스로 전국이 어수선한 이 때에 왠 뜬금없는 외국인 사랑타령이냐고 할 수 있지만 사람 사이의 관계가 점점 옅어지는 것이 안타까워서 두 행위예술가의 이야기를 해 보았다. 정부와 대통령은 메르스 환자가 162명, 사망자 20명, 격리자는 곧 1만명이 될 상황이 벌어졌는데도 여전히 중동감기쯤으로 알고 손만 깨끗이 씻으면 된다고 한다. 대구 남구청 공무원은 이말을 믿고 자신이 스스로 메르스를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해 20여일 동안 일상생활을 하면서 신고를 안했다. 그 결과불특정 다수의 접촉자들이 메르스 감염에 노출된 상태로 공포에 떠는 상황이 됐다. 외국에서는 이미 대한민국을 기피대상국가로 지정했다. 해외여행자의 국내방문 취소 상황은 심각할 정도다. 사후약방문으로 정부에서는 외국인에게 3000달러를 주겠다고 유혹했다. 네티즌들은 '정부가 제정신이 아니다. 국민들에게 마스크도 지급하지 못하면서 사지로 외국인을 끌이들이려 한다' 며 강도높은 비난을 쏟아냈다. 누가 봐도 넌센스 같은 대응들이 정부에서 나오고 있는 것을 보며 웃음보다는 안타까움과 당혹스러움이 앞선다. 이미 세월호를 통해 충분히 국가 위기가무엇인지 경험을 한 정부인데도 메르스를 대처하는 모습은 그 때와 별반 다를 게 없어 한심스럽다. 국민을 정말 생각하고 사랑한다면 앞서 행위예술가 마리나와 울라이처럼 1분만의 교감을 통해서라도 눈물이 흐를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지만 안타깝게도 지금의 정부는 국민과의 사랑은커녕 어떠한 소통도 원치 않는 듯 보인다. 그러지 않고서야 이렇게 철저히 방치하고 무시할 수는 없는 일이니 말이다. 지금의 메르스사태를 보면서 정부가 국민을 외면하면 할수록 정부는 더욱 고립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국민과 소통하지 않고 국민을 사랑하지 않는 정부를 국민 역시 철저히 외면할 것이기 때문이다.

2015-06-17 13:35:34 최치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