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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대한항공 '조현아 사태' vs 남양유업 '갑질 사태'

대한항공 조현아 부사장 사건에 대한 대한항공 공식 사과문이 온라인상에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대한항공 노조원의 반박문 중 "개 X같은 소리.. 웃기고 있네"가 촌철살인이 되어 대한항공의 폐부를 찌르고 있는 것이다. 언론과 누리꾼들은 조현아 부사장의 행위를 '슈퍼 갑질'이라 칭하며 비난했고, 일부 누리꾼들은 '스카이 패스=대한항공 패스'라며 불매운동을 추진하고 있다. 소위 '땅콩 리턴'으로 회자되고 있는 이번 '대한항공 램프리턴 사태'가 어떻게 전개될지 그 귀추가 주목되는 시점이다. 하나의 사건 전개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과거 유사한 사례를 되짚어 보면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번 '대한항공 램프리턴 사태'는 일명 '슈퍼 갑질'이 '을'에게 커다란 모욕감을 줬다는 측면에서 작년 남양유업 영업사원의 욕설파문과 닮아있다. 남양유업의 젊은 직원이 나이가 지긋한 대리점 주에게 욕설과 협박을 하는 음성파일이 공개된 사건으로, 이로 인해 남양유업은 파렴치한 기업으로 낙인찍혔다. 이후 밀어내기 등의 추가적인 '갑질'이 드러나면서 거의 모든 언론과 누리꾼들은 '남양유업이 망할 때까지'란 신념으로 비난을 이어갔다. 남양유업은 작년 초까지만 해도 주가가 100만원이 넘는 '황제주'로 시가총액이 8000억 원이 넘는 초우량 기업이었다. 하지만 지난 9일 현재 주가는 65만7000원에 시가총액 4730억 원으로 거의 반토막 난 상태다. '욕설 파문'에 대한 남양유업의 부적절한 대처가 결국 3000억 원 이상의 손실을 불러일으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욱이 대리점 주들에게 제품을 떠넘긴 혐의로 남양유업 임직원 28명이 기소되었고, 조세 포탈 혐의로 회장이 기소되는 비운을 맞았다. 그렇다면 남양유업의 입장에서 온라인 위기관리 실수를 되짚어 보자. 우선, 남양유업은 소셜미디어(SNS)에 대한 위기관리((Risk Management)가 부족했다. 문제가 된 욕설 녹취 파일은 이미 오래전부터 온라인상에서 회자되고 있었는데 그에 대한 위기 탐지·분석·대응하는 속도가 너무 늦은 것이다. 게다가 남양유업의 대국민 사과는 시기를 놓쳤다. 아무리 좋은 사과문도 너무 늦거나 혹은 너무 이르면 문제를 발생시킨다. 남양유업의 사과문은 누리꾼들의 분노를 자극했고, 오히려 불에 기름을 부은 격이었다. 마지막으로 남양유업은 상생방안으로 연간 500억원의 기금을 내놓았다. 하지만 누리꾼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대국민 사과와 마찬가지로 시기를 놓쳐 진정성을 의심받았기 때문이다. 위와 같은 남양유업의 실수는 온라인 위기관리에 대한 비전문가도 쉽게 알 수 있는 사항들이다. 이에 온라인 위기관리 전문가를 자처하는 필자는 또 다른 관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현재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종류의 '갑'은 스마트폰으로 중무장한 '을'의 좋은 먹잇감이 될 수 있다. 세상의 그 어떤 누구도 '갑'이 될 수 있고 동시에 '을'이 될 수 있는 시대인 것이다. 필자가 보는 남양유업 온라인 위기관리의 가장 큰 문제점은 바로 '감동'과 '스토리'의 부재다. 남양유업의 사과방식과 상생방안은 누구나 예측 가능한 범위였다. 언론과 누리꾼들의 허를 찌르는 파격적인 감동도 없었고, 그 시기 또한 놓친 것이다. 남녀사이에도 '뻔한' 선물은 감동이 없기 마련이다. 온라인 위기관리에서 무조건적인 사과와 상생방안이 능사는 아니다. 예컨대 남양유업이 절대 악(惡)일리는 만무하다. 남양유업 대리점의 매매는 수많은 타 프랜차이즈 대리점들 중 프리미엄이 붙을 정도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우량 대리점이었다. 하지만 충분한 대응논리(스토리)를 만들어 대처할 수 있는 여지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무조건적인 사과와 상생방안은 오히려 역풍을 가져왔다. 이 외에도 남양유업은 문제가 된 욕설 녹취 파일의 생성과정에 대해 문제점을 가지고 파고들었어야 했다. 그럼 대한항공의 온라인 위기관리를 논해보자. 우선, 대한항공은 '땅콩 리턴'사태에 대한 온라인 위기관리시스템이 결여되어 있다. 항공 매뉴얼은 있겠지만 온라인 위기관리 매뉴얼이 있었는지 의심이 갈 정도다. 두 번째, 대한항공의 공식 사과문은 그야말로 '맹물'이었다. 공식 사과문에 대해 누리꾼들은 조현아 부사장에 대한 사과문이라며 폄하했고, 대한항공 노조원이 비아냥거리는 상황까지 초래했다. 마지막으로 '땅콩 리턴' 사건의 장본인인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이 9일 임원회의에서 용서를 구하며 대한항공의 모든 보직에서 사퇴했다. 하지만 사과와 퇴진은 '무늬만 퇴진'이라고 비판을 받고 있다. 대한항공의 이번 사건이 남양유업의 전철을 밟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자칫 언론과 누리꾼들의 칼날이 조현아 부사장은 물론 대한항공과 조 부사장의 아버지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에게 향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분명한 것은 대한항공은 지금이라도 진정성이 담긴 '감동'과 '스토리'를 가지고 국민 앞에 겸허하게 서야 한다는 것이다. /맥신코리아 대표 한승범 *외부 필진의 견해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2014-12-10 10:01:28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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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캣우먼] 말 많은 옆자리 직원

Hey 캣우먼! 30대 직장생활 7년차 여자입니다. 옆자리 직원 때문에 스트레스가 너무 심합니다. 늘 지각에, 짜증 섞어 얘기하며 어떤 일을 줘도 왜 자기가 하냐고 불평합니다. 일 미루다가 싸운 직원이 반년간 네 명. 그 중 한 명은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고 휴직했고 다른 한 명은 안 좋은 타 부서로 도망갔습니다. 처음엔 들어줬지만 한번 이야기가 시작되면 한두 시간은 기본이라 일을 할 수가 없습니다. 그 분의 일이 고스란히 제게 넘어오기도 하고요. 30분 동안 할 일을 하루 종일 하고 5분 할 얘기를 2시간 합니다. 도저히 일을 같이 못하겠는데 부서 이동 희망을 해야 할지 아니면 견뎌야 할지요. 저는 소심해서 대놓고 그만 말하라고 못하겠어요. (이웃원수) Hey 이웃원수! 한심한 동료 때문에 원하지 않는 부서 이동을 하는 것은 억울하고 화나는 일이니 그건 안 됩니다. 무엇보다 그토록 업무효율 없이 말만 많은 사람이 어떻게 그 자리에 그렇게 붙어있는지 참 신기합니다. 그녀에겐 믿고 의지할 모종의 '빽'이라도 있는 건지요. 엄청 유능해서 조직이 그녀를 놓치면 절대 안 되는 이유라도 있는 건지요. 그녀가 당신의 상사나 선배뻘인지요('나이상 언니'는 무시하셔도 됩니다). 그게 아니라면 대체 이 문제를 해결해줄 공통의 관리자는 대체 어디 있답니까? 이것은 사적 문제가 아니라 여러 사람 업무에 지장을 주는 공적 문제입니다. 당연히 윗선 책임자에게 혼자, 혹은 집단 투서를 해서 보고해 시정해야 하는 일입니다. 꼰지르거나 뒤통수 치는 게 아니라 사내의 분위기를 흐리고 업무효율을 마비시키는 공적 문제에 대해 부서 책임자에게 상담을 청하거나 공적인 보고를 올려야 하는 일인 겁니다. 성격이 소심해서 그녀의 보복이 두렵다고요? 여기가 고등학교 일진입니까? 이건 엄밀히 회사 문제인데 왜 다들 혼자서 그녀를 상대하려 전전긍긍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녀를 통제할 수 있는 인물이 누구인지 파악해서 그를 최대한 활용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습니다. 윗사람들은 그렇게 활용되기 위해, 교통정리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입니다.(캣우먼) 임경선 칼럼리스트(askcatwoman@empal.com)

2014-12-09 17:44:35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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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호의 베이스볼 카페]김성근 감독을 둘러싼 미묘한 기류

김성근 감독은 프로출범 이후 최초로 팬들이 만든 감독이다. 탁월한 지도력과 실적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야구에 대한 열정, 치밀한 전략과 전술, 선수들이 영혼을 내놓은 카리스마로 꼴찌 한화를 탈바꿈 시켜달라는 기대였다. 아울러 젊고 유망한 선수들을 육성해 강한 한화의 토대를 만들어 달라는 바램도 컸다. 요즘 김 감독을 둘러싸고 미묘한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먼저 선수협회의 비활동기간 훈련 금지였다. 선수협회는 12월부터 새해 1월 15일까지 구단이 실시하는 어떠한 훈련도 못하도록 결정했다. 김 감독은 "비활동기간 훈련금지는 자살행위"라고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결국 김성근식 훈련에 대한 선수들의 반발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또 하나는 외부영입에 대한 시각이다. 한화는 FA 시장에서 권혁, 송은범, 배영수까지 투수 3명을 영입했다. 김 감독이 강하게 원했다고 한다. 여기에 투수 임경완(39), 내야수 권용관(38) 등 노장 선수들이 입단할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재생공장이라는 말까지 등장하고 있다. FA선수와 노장선수 영입은 내년 144경기 체제를 대비한 보강이자 도약의 카드이다. 사실상 내년 성적을 위한 포석이다. 김 감독은 당장 성적을 내려면 전력 보강이 필요하다고 보고 외부에서 힘을 충전했다. 이제 한화 팬들은 내년 시즌 탈꼴찌가 아니라 4강 이상의 성적까지 기대하고 있다. 외부보강은 내부육성과 대척점에 있다. 당장 FA 보상선수로 젊은 선수들 3명을 내줄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삼성은 젊은 포수 김민수를 선택했다. 그리고 젊은 선수들의 기회가 줄어들 수 밖에 없다. 노장들의 영입 역시 마찬가지이다. 얼마 전 장종훈 타격 코치가 돌연 한화를 떠나 롯데에 입단했다. 공교롭게도 김성근 감독의 부임과 동시에 정민철, 송진우, 한용덕, 조경택, 강석천에 이어 장종훈 코치까지 한화의 레전드들이 모두 팀을 떠났다. 대신 선수 코치 등 새 얼굴들이 대거 늘어나면서 생기는 이질성을 극복해야 한다. 김 감독이 풀어야 할 숙제가 만만치 않아 보인다. /OSEN 야구전문기자

2014-12-08 17:13:24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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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형의 본초 테라피] 연말 숙취해소를 위한 차

연말이 되면 빠지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술자리다. 술은 양기가 매우 강해 예부터 약으로 많이 쓰였다. 동의보감을 살펴보면 다양한 재료를 이용해 술을 빚는 법과 그 효능에 대해서 기록하고 있다. 문제는 그 양이다. 소주잔으로 하루 한두 잔 정도가 적정량이지만 이 적정량을 맞춘다는 게 쉽지가 않다. 친한 사람들간의 술자리에서야 주량을 조절할 수 있지만 회사 회식이나 윗사람과의 술자리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위에서 내려오는 술잔을 하나, 둘 받기 시작하다 보면 어느새 술이 술을 먹는 상황이 되고 만다. 괴로운 것은 다음날이다. 술독이 가득 쌓인 상태에서 일을 하다 보면 일의 효율도 떨어지고 건강 역시 쉽게 상하게 된다. 적당히 마시는 게 불가능하다면 가능한 숙취를 빨리 풀어내는 것이 필요하다. 숙취로 두통이 심하고 어지럽다면 감국이 좋다. 감국은 한약재로 활용되는 국화의 한 종류로 그 효능이 뛰어나 궁중에서도 건강차로 즐겨 마신 꽃이다. 간을 튼튼하게 만들어 주는 성분이 많고 국화향이 두통을 가라앉혀 심신의 안정을 찾도록 도와준다. 차로 우려낼 때에는 감국 한두 송이만 넣는다. 너무 많이 넣고 오래 우려내면 맛이 써서 먹기가 힘들다. 식수 대용으로 달여서 수시로 마시려면 대추나 감초 등 단맛이 나는 약재와 함께 달인다. 숙취 때 갈증이 심하고 무기력증이 오는 사람들도 있다. 알코올은 몸의 수분을 빼앗아가는 주요 원인이기 때문에 술을 자주 마시면 피부부터 바로 푸석푸석해진다. 이 때 좋은 것은 바로 칡이다. 칡은 술독을 풀어주고 갈증을 해소하는 데 탁월한 식물로 칡뿌리만이 아니라 칡 꽃에도 같은 효능이 있다. 칡즙을 내어 마셔도 효과적이고 평소 말린 칡이나 칡 꽃을 달여 수시로 마시면 피로회복에도 좋다. 술의 성질이 매우 뜨겁기 때문에 술독을 내리는 칡과 감국은 둘 다 성질이 차갑다. 때문에 몸이 찬 음인에게는 잘 맞지 않을 수 있다. 이 때에는 말린 생강이나 계피 등 따듯한 성질의 식품을 같이 넣어서 활용한다. 찬 성질이 중화돼 음인에게도 좋은 숙취해소 음료가 된다. 김소형 한의사(bonchotherapy.com)

2014-12-08 11:52:46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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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호의 와인스토리]라벨에 나타난 와인 이름의 이해

병에 부착된 라벨의 와인 이름에는 규칙이라고 할 수 있는 몇 가지 패턴이 있다. 그 패턴만 알고 있어도 와인을 살 때 많은 도움이 된다. 첫째는 와이너리 또는 포도밭의 이름이 와인의 상품명이 된 케이스다. 프랑스 보르도와 부르고뉴 지역이 대표적인 예다. 보르도는 와이너리가 샤토라는 이름으로 불리우며 거의 대부분이 샤토의 명칭을 와인 상품명으로 사용한다. 부르고뉴 역시 포도원 이름을 와인명에 붙인다. 미국 나파밸리의 로버트 몬다비나 오퍼스 원과 같이 국제자본이 설립한 대규모 와이너리도 같은 사례다. 산지명이 그대로 와인의 이름이 된 경우도 많다. 이탈리아가 대표적이다. 바롤로, 바르바레스꼬, 끼안띠 등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유명한 와인들이 그러하다. 품종과 지역을 같이 쓰기도 한다.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는 몬탈치노 지역에서 브루넬로 포도로 만든 와인이라는 뜻이다. 프랑스의 경우 상파뉴(영어표기로는 샴페인)나 샤르도네의 메카 샤블리, 보졸레 등이 지역명을 사용한다. 포도 품종이 그대로 와인 브랜드가 되기도 한다. 미국 호주 등 신세계 와인에서 많이 찾아지며 리슬링, 샤르도네, 소비뇽 블랑, 피노 누아 등 전세계로 퍼져 널리 재배되는 국제품종이 와인명으로 쓰인다. 칠레는 이름의 유래가 다양하다. 까르메네르 등 칠레의 대표 품종을 이름으로 쓰는 경우가 있지만 상당수 와인 메이커들은 자신만의 브랜드를 개발해 사용한다.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사건이나 이벤트를 상품명으로 한 케이스가 많다. 유명 와인 메이커 산타 리타의 '120'이라는 와인 이름은 스페인에 대항해 독립운동을 이끌었던 오히긴스 장군이 한 때 전쟁에 패해 120명의 군인과 함께 이 와이너리에 몸을 숨겼던 데서 비롯됐다. 콘차이 토로의 '카시제로 델 디아블로(Casillero del Diablo)'는 '악마의 셀러(와인 저장소)'라는 의미다. 인부들이 몰래 와인을 꺼내 마신 탓에 저장고의 와인이 줄어들자 사장이 지하실에 숨어 귀신 소리를 내어 인부를 쫓아냈다는 데서 유래했다.

2014-12-07 11:58:37 조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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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트렌드 읽기] 이윤을 위한 상도

오랜만에 명동을 나갔다. 패션 소비의 중심이 강남으로 옮겨진 뒤로 명동은 점점 더 일반 소비재 시장으로 변모했다. 최근 몇 년 동안 그래도 명동인데,라는 미련에 잊지 않을 정도의 횟수로 시장조사를 다녔다. 뭔가 하나라도 건질 게 있을지 모른다는 기대를 품었고, 실제로 건지기는 했다. 가장 먼저 발견한 건 유니클로 매장의 폐점이었다. 한국에 SPA 패션을 전파시켰던, 개점 때부터 명동 패션의 새로운 상징으로 부각됐던 매장이 사라진 건 의외였다. 반사적으로 ZARA, H&M 매장을 확인했다. 버거킹 명동점은 청년 시절의 추억이다. 아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현재에도 유효했으니 일종의 매개체였다는 게 맞다. 기껏해야 햄버거 가게에 불과하다고 말할 수 없다. 맥도날드와 KFC 사이에서 젊은 층의 입맛뿐만 아니라 문화로 존재했기 때문이다. 영풍문고는 선비의 기개를 지키는 서점이었다. 종로서적이 사라지면서 서점 시장은 독점에 가까웠다. 그 그늘 속에서 묵묵하게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은신처 역할을 해왔다. 명동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잠실에 새롭게 문을 연 쇼핑센터에는 면세점이 있다. 인근 백화점에 있었던 매장을 옮겼는데 상품구성이 명확했다. 고가의 패션 또는 잡화이거나 화장품이었다. 면세점 내에서 외유에 대한 기대를 품은 쇼핑을 하기에는 2% 부족했다. 그래서인지 한국인은 마주치기가 쉽지 않았다. 풍문에 따르면 한국인의 면세점 소비는 또 다른 곳에 집중됐다. 한 때 가장 편리하고 구매욕구에 대한 충족도가 높았던 그 면세점은 이제 우리의 공간이 아닌 듯 했다. 그래도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유효한 건 틀림없다. 사업을, 장사를 한다는 것의 첫 번째 이유이자 사명은 이윤을 남기는 것이다. 이윤이 클수록 사세는 커지기 마련이고, 시장에서의 지배력도 강력해지기 마련이다. 한국 소비시장이 일본 관광객에게 촉각을 세웠던 시절이 있다. 일면 아직도 그렇다. 하지만 지금처럼 중국 관광객에 모든 걸 맞추는 시장은 아니었다. 소비재 시장이 중국 관광객을 중심으로 재편된다는 것은 제주도 투자, 서울·경기권 투자, 제조업 기지화 등의 배경의 심각성을 말한다. 중국 관광객의 지갑을 열게 하는 것, 그렇게 돈을 버는 일이 영원할까. 자본주의 경제 체제 아래에서 돈을 번다는 것의 의미는 화폐의 축적 수준에만 달려있는 것은 아니다. 이윤을 위한 상도란 것도 있지 않을까. 장사 역시 사회구조의 한 부분일테니까. 인터패션플래닝(www.ifp.co.kr) 대표

2014-12-07 11:33:24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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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필의 청론탁설]박대통령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박근혜 대통령은 지금 깊은 고뇌에 빠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윤회 문건'을 둘러싸고 폭로 공방전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대처방안을 놓고 골몰하고 있는 모습이다. 청와대 문건이 보도된 직후만 해도 이를 '찌라시 수준'으로 치부하고 검찰수사를 지켜보는 쪽으로 비교적 차분한 입장이었다. 그러나 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의 폭로가 나오면서 박 대통령의 심경은 매우 착잡해지기 시작했다. "세상 마치는 날이 고민 끝나는 날"이라고 지난 2일 통일준비위원회에서 의미심장한 발언을 할 정도이다. 여권 일각에서는 문제의 '문고리 권력 3인방'(이재만 총무, 정호성 제1부속, 안봉근 제2부속)이 퇴진해야한다는 주장도 흘러나오고 있다. 박근혜 정부 출범부터 이 3인방을 둘러싼 비선 실세의혹이 끊이지 않은 가운데 이번 '정윤회 문건' 사건이 터져 나왔기 때문이다. 이제는 이들이 더 이상 대통령과 국정에 부담을 주지 않도록 물러나야 한다는 것이다. 문건에는 정씨가 대통령 비서실장 인사까지 좌지우지하는 숨은 실세로 묘사돼 있다. 사실 이러한 일이 가능할지 많은 의문을 던져주고 있다. 앞으로 검찰 수사가 어떻게 진행될지는 아직 모른다. 그러나 3인방이 그대로 버티기에는 이미 한계에 달했다. 대다수 국민들이 납득할 수 없을 만큼 신뢰를 잃었다. 지난날 크고 작은 인사에서 수없이 반복되는 잡음과 갈등이 이를 뒷받침 해주고 있다. 물론 박 대통령의 정치역정이나 통치철학으로 미루어 지난 어느 정권에 비해 2인자 또는 실세들이 있을 수 없다고 해도 이번 사건으로 국민들의 믿음을 얻기에는 역부족이다. 따라서 검찰의 수사와 관계없이 용단을 내려야 한다. 적어도 검찰수사가 속도를 낸다고 해도 1~2개월은 걸린다. 그동안 국정에 조금이라도 차질을 빚어서는 안 된다. 3인방이 비록 두터운 신뢰와 아까운 인재라고 해도 '읍참마속(泣斬馬謖)의 심정'으로 결단을 내리는 길이 최선이다. 제갈량이 아끼는 마속을 패전의 책임을 물어 눈물을 흘리면서 처형했다는 읍참마속은 지금까지 권력의 공정성을 가늠하는 큰 교훈이다. 비록 3인방이 참모로서 중대한 과오가 없다고 해도 이러한 파문을 일으킨 것 그 자체만으로도 박 대통령의 통치력에 큰 상처를 주었다. 물론 당사자들은 억울할 수도 있다. 그러나 국정운영을 하루 빨리 정상궤도에 올려놓자면 희생(?)을 감수 시킬 수밖에 없다. /언론인

2014-12-07 10:08:11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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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에서]‘삼성’ 브랜드 효과는 어디까지일까

국내 대형마트 업계 2위인 홈플러스가 매각설에 휩싸이면서 그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홈플러스는 까르푸, 월마트 등 외국계 대형마트가 줄줄이 철수하는 상황에서도 꿋꿋이 업계 2위를 지키고 있던 터라 유통업계뿐 아니라 소비자들에게도 빅뉴스감이다. 홈플러스는 영국 유통기업 '테스코'와 삼성물산이 합작해 '삼성 홈플러스'로 출발했고, 이후 테스코가 지분을 모두 인수하면서 순수 외국계 기업으로 거듭난 바 있다. 그러나 초창기 브랜드였던 '삼성 홈플러스'라는 이름 때문에 지금도 삼성 계열사로 오인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삼성 그룹의 좋은 이미지가 홈플러스의 성장에도 큰 기여를 했음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기자가 주목한 부분은 바로 이 점이다. 프랑스 르노그룹이 인수한 삼성자동차가 '르노삼성'으로 재탄생해 성장한 과정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삼성자동차가 출범 당시 심어 놨던 좋은 이미지는 한동안 르노삼성 성장에 큰 도움을 줬고, 이 때문에 아직도 르노삼성은 삼성그룹의 CI를 따른 브랜드 로고를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브랜드 효과는 한계가 있는 법이다. 홈플러스의 일부 직원은 고객에게 돌아갈 경품을 가로채는가 하면, 고객 정보를 보험사에 팔아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이로 인해 기업 이미지가 한순간에 추락했음은 물론이다. 르노삼성의 경우는 지난 2008년 차량 결함을 숨겼다가 뒤늦게 리콜에 나서면서 체면을 크게 구긴 바 있다. 당시 르노삼성 홍보실에 근무했던 직원은 "쏟아져 나오는 기사와 주위의 따가운 시선 때문에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고 고백할 정도였다. 이후 르노삼성의 점유율은 추락을 거듭했고 브랜드 이미지 또한 큰 타격을 입었다. 올해 르노삼성은 지난해보다 판매가 늘면서 한시름 놓은 상황이지만, 사실상 판매 증가는 스페인에서 수입해 파는 QM3 덕분이다. 오는 2020년까지 돼 있는 삼성그룹과의 브랜드 사용 계약의 연장 여부도 관심거리다. 2020년 이후에도 '르노삼성'이라는 이름을 볼 수 있을까. 홈플러스의 이미지 추락은 르노삼성의 미래에 물음표를 던지게 만든다.

2014-12-07 09:10:42 임의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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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영의 명화 에세이] 내년 다이어리에는 좋은 일들이 많이 피어나길

저의 오래된 습관 중 하나는 필요 이상의 계획을 많이 세우고 그것을 또 잘게 다져 다이어리에 적는 것입니다. 가끔 지키지 못했을 때 자책하는 행동은 당연하고요. 심지어 심할 때는 계획을 이뤘을 때와 이루지 못했을 때를 바탕으로 그해의 점수를 매겨 스스로를 채찍질한 적도 있지요. 딱히 무언가 잘 이뤄놓은 것도 없으면서 말입니다. 올해 후반부터 저는 그런 스트레스에서 해방되기 위해 다이어리에는 최소의 것만을 적기로 했어요. 썰렁해진 다이어리를 보면서 마음이 조금 편해지기도 했지만 역시나 새해가 다가오니 어김없이 다이어리 욕심이 생깁니다. 그래서 요즘 시즌 이벤트용 다이어리를 받아볼 속셈으로 프랜차이즈 커피숍의 커피를 마시며 잔 수를 채워나가고 있습니다. 문득 '이것은 결국 선물이 아니네' 하면서도 스티커를 다 채워 다이어리를 받아보려 노력하고 있어요. 오늘 보여드리는 작품은 금속공예가인 데이비드 크래코프(David Kracov·1968~)의 작품입니다. 그는 금속공예가와 더불어 조각가·화가 및 애니메이터인데요. 그의 작품 속에서 꾸준히 등장하는 주제는 나비입니다. 종이를 잘라 표현한 것 같지만 사실은 금속으로 수많은 나비를 만들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가벼운 날갯짓을 금속으로 만든 것을 보면 작품 제목인 '나비효과'처럼 가벼운 효과도 모이고 쌓이면 무게 있는 결과를 나타낼 수 있다는 것을 재료로써 보여주는 것 같아요. 사실 이 작품은 1986년 우크라이나의 체르노빌 원전사고로 떠난 아이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수많은 어린 영혼들을 날아가는 나비로 표현한 것이기도 해요. 그는 이 작품의 판매기금으로 아이들을 도와주기도 했어요. 그의 작품 속 다이어리에서 피어오르는 나비들처럼 그리고 사랑들처럼 우리 모두의 내년 다이어리에는 올해보다 좋은 일들이 더 많이 피어났으면 좋겠습니다. /이소영 소통하는 그림연구소 대표

2014-12-04 11:17:43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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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봉의 도시산책]이리저리 떠도는 '반민특위' 표석

서울 명동은 백화점 본점들이 자리 잡고 있을 뿐만 아니라 소상공인들의 역사도 어느 곳보다 오래됐을 정도로 상업의 역사가 깊은 곳이다. 동시에 한국의 정치사회사에서도 의미있는 곳 가운데 하나다. 해방 뒤 친일부역의 '흑역사'를 청산하기 위한 노력의 중심지도 바로 명동이었다.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 즉 '반민특위'는 제헌국회가 대한민국 정부 수립 직후인 1948년 설치한 기구로, 일제의 통치에 적극 협력했거나 독립운동가 및 그 가족을 죽이거나 박해한 자들을 처벌하기 위해 제정한 반민족행위처벌법을 실현하기 위한 특별위원회였다. 그러나 반민특위는 오래 가지 못했다. '정의실현'보다는 '질서유지'를 우선시했던 미군정에 의해 친일부역자들이 다시금 권력을 쥔 현실에서 친일 청산은 쉽지 않았다. 친일부역자들의 경제적.물리적 힘에 기대어 1인 장기 독재를 꿈꾸던 이승만 입장에서도 반민특위의 존재가 달가울 리 없었다. 급기야 경찰을 동원해 완력으로 방해하는 것도 서슴지 않았다. 결국 반민특위는 1년을 채 버티지 못하고 강제 해산되어버렸다. 친일 청산을 위해 노력하던 이들이 거꾸로 친일부역자들에 의해 '역청산'되어 버린 쓰라린 역사…. 친일부역자들은 이후 반공주의자로 둔갑해 시민사회를 억압하고 민주화 요구를 묵살하며 독재정권의 전위대이자 몸통 그 자체가 되니, 미완의 역사 청산이 남긴 후과치고는 참으로 고약한 결말이다. 다행히 지난 역사를 모두가 잊고만 있는 건 아니었나 보다. 반민특위가 해산된 지 50년만인 1999년, 민간단체인 민족문제연구소가 반민특위 본부가 있던 KB국민은행 명동영업부 빌딩 밑에 그 역사적 사실을 알리는 표석을 세웠다. 그리고 최근 우연히 그곳을 지나다 반민특위 표석이 원래 자리에서 지하주차장 입구로 옮겨진 것을 발견했다. 너무 구석진 곳이어서 표석의 옆뒷면 내용은 읽을 수조차 없었다. 변화하는 시대의 또다른 징표일까? 장소는 기억을 지배하고, 기억은 의식을 지배한다고 했다. 그러나 다시 있어서는 안 될 그 씁쓸한 기억을 잊지 않으려 설치하는 표석마저 정부나 지자체가 아닌 민간단체가 나서서 세우고, 그마저도 이리저리 수난을 당하는 현실이 해방 70주년을 앞둔 우리 사회의 민낯이다. /'다시,서울을 걷다' 저자

2014-12-04 10:31:32 메트로신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