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AI영상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오피니언>칼럼
기사사진
[권기봉의 도시산책]'구로공단 노동자 생활체험관' 개관, 그러나…

지난해 서울 가산디지털단지에 '구로공단 노동자 생활체험관'이 문을 열었다. 지난 시대 노동의 역사를 잘 알지 못하는 젊은이들에게 한국의 경제성장을 견인했던 구로공단의 역사를 전승하고, 민주화를 앞당기는 데 기여한 여성 노동자들의 공로를 되새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만든 공간이다. 안으로 들어가 보면 먼저 지하 1층에 '공순이'라 멸시받았던 여성 노동자들의 쪽방들이 줄지어 있다. 다닥다닥 붙어 있는 모습 때문에 '벌집' 혹은 '닭장집'이라 불렀는데 성인 한두 명만 누워도 꽉 찰 정도다. 지상층에는 노동자들의 공장 밖 생활을 비롯해 영어 공부를 한다든지 야학에서 공부하는 모습을 묘사해놨다. 영어 단어를 몰라 상표 하나 제대로 붙일 수 없던 당시 여성 노동자들의 현실과 그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학구열을 그대로 보여준다. 그런데 시설의 이름에 자꾸만 눈이 간다. 노동자, 특히 공장 노동자의 생활을 '체험'한다는 말이 과연 무슨 뜻일까? 공장 노동자의 생활과 삶이란 것을 이런 곳에 와서 '체험'해봐야 할 정도로 노동자의 생활이란 게 이제는 접하기 힘든 역사책 속의 일이 되어버린 것일까? 구로공단 노동자 생활체험관에서 멀지 않은 곳에는 지금도 벌집들이 여럿 남아 있다. 경제사정이 좋지 않은 도시빈민이나 이주노동자, 특히 중국 동포들이 여전히 삶을 일구어가는 터전이다. 지난 1960~70년대보다는 나아진 듯하지만 이 시대 노동자들의 현실 역시 열악하기는 마찬가지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상반기 우리나라 전체 임금노동자 가운데 32.1%에 달하는 591만여 명이 비정규직이다. 50년 전에는 '공순이', 50년 뒤에는 '비정규직' 인생살이인 셈이다. 더욱이 작업 중 다치면 산재보험 적용은커녕 급여도 받지 못하고 내쫓기는 이주노동자나 수십 잔의 커피를 팔아야 겨우 커피 한 잔 값을 버는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의 삶은 통계에서조차 제대로 파악되지 않는다. 지금이라도 노동자의 사회적 위상과 의미에 시선을 주려는 시도가 반갑기는 하다. 그러나 양상은 다를지언정 본질은 크게 달라지지 않은 이 땅의 노동 현실을 마치 다 지나간 일처럼 다루는 듯한 구로공단 노동자 생활체험관을 돌아보다 보면 씁쓸한 생각이 쉬이 가시질 않는다. /'다시,서울을 걷다' 저자

2014-11-20 10:32:13 메트로신문 기자
기사사진
[여의도 패트롤] 소름 돋는 허경영 대선 공약, 시대를 앞서간 사람?

'신혼부부에게 집 한 채를'이라는 야당의 포럼이 화제다. 허경영의 대선 공약과 닮았기 때문이다. 과거 그의 공약에 정확한 문구는 '결혼시 남녀 각 5000만원씩 1억원 지급'이다. 여기에 '출산시 3000만원 지급으로 인구 감소 해결'도 관련 공약이라 할만하다. 새정치연합도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포럼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허경영이 대선에 처음 나왔던 20여년 전, 그의 공약들을 보고 헛웃음을 쳤지만 이번에 다시 찾아보고선 놀랐다. 상당수 현실화 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현되거나 일부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는 공약들은 만 60세 이상 노인에게 건국수당으로 매월 70만원 지급, 출산시 3000만원 지급, 공공요금 각 3만원 무상 공급, 신용불량자 20년 무이자 융자, 국회의원 100명으로 축소, 지자체의원 보수폐지, 단체장 선거폐지, 화폐 변경으로 900조 지하자금 회수, 농지와 농가거래 활성화로 주말농장 활성화, 의료보험 100% 적용, 미생물 농약으로 농산물 경쟁력 강화, 이혼 기록 호적에서 폐지, 전군 모병제 및 예비군 훈련 폐지, 중소기업 취업자 월100만원 지원 청년실업 해소, 창업자금 지원 등이다. 1990년대에 나왔던 허경영 공약들이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실현되고 있는 셈이다. 특히 국회의원 정수 축소는 안철수 후보가 대선 공약에 포함했던 큰 이슈였다. 허경영이 내걸면 허풍이고, 안철수가 내걸면 진지한 공약이란 법은 없다. 출산 장려금도 실제로 강남구 등 일부 지자체에서 최고 3000만원까지 지급했던 적 있다. 개인파산 회생제도는 지금은 당연한 듯 여겨지지만 불과 10년 전에 만들어졌고 허경영은 그 것을 90년대에 내놓았다. 가장 최근에 이뤄진 허경영 공약은 '이혼 기록 폐지'다. 정부는 지난 10일 가족관계 증명서에 이혼 기록 등이 나오지 않도록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정도면 허경영 공약이 헛소리라고 치부만 할 게 아니란 결론이 나온다. 심지어 예산 마련안도 박근혜정부의 지하 경제 활성화와 비슷한 취지다. 어쩌다 이런 결론이 됐을까. 결국 핵심은 '복지'다. 허경영이 과거 내걸었던 공약들은 그 당시엔 '꿈'만 같고 실현 불가능해 보여 '허풍', '거짓말'로만 여겨졌다. 그러다 2000년 이후 '복지'가 화두로 올라섰다. 정치권은 복지 공약을 강화했고 정부도 복지 국가를 추구하며 정책을 연구한 결과 허경영 공약과 닮은 정책들이 시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쯤되면 각 정당은 허경영 공약 중 놓친 것은 없는지 다시 살펴봐야 할 정도다. 허경영의 제2 전성기가 오지 않을까 예상해 본다. /유보좌

2014-11-19 14:34:11 메트로신문 기자
기사사진
[윤덕노의 푸드스토리]도토리의 무한변신은 무죄

도토리는 자체만 놓고 보면 음식 재료보다는 다람쥐 먹이에 가깝다. 이런 도토리를 물리적, 화학적으로 변화시키면 새로운 음식이 만들어지는데 옛 문헌을 보면 도토리의 무한변신이 다채롭다. 조선 후기 실학서 오주연문장전산고에 다양한 도토리 요리법이 보인다. 그중에서 도토리묵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별미다. 가을철 도토리를 따서 껍질을 벗긴 후 갈아서 체로 갈아 거른 후 끓이면 도토리묵이 되는데 가늘게 썰어 초장에 찍어 먹으면 산중의 진솔한 반찬이 되고, 간장에 무치거나 김칫국에 말아 먹으면 맛있다고 했으니 묵밥이다. 게다가 국수나 율무와 섞어 먹으면 맛이 묘하다는데 도토리묵을 맛있게 먹는 방법이 지금보다 다양했다. 도토리는 묵 이외에도 다양한 음식으로 만들어졌다. 도토리를 갈아 멥쌀가루, 느티나무 잎과 섞어 도토리 떡을 빚었다. 곡식가루와 섞어 도토리 죽을 끓이기도 했고 도토리 밥도 지었으며, 누룩으로 발효시키면 도토리 막걸리로 빚었는데 요즘은 어디서고 찾아보기 쉽지 않다. 도토리 된장도 만들었다. 도토리를 따서 콩과 함께 반죽한 후 주먹 크기로 둥글게 뭉쳐 솔잎이나 볏짚을 깔아 따뜻한 곳에서 메주처럼 며칠을 띄우면 도토리 메주다. 이 메주로 장을 담그면 특히 맛있는데 평안북도 강계의 도토리 된장이 유명했다는 것이다. 옛날 사람은 도토리를 약으로도 먹었다. 동의보감에는 설사와 이질을 낫게 하고 위와 장을 튼튼하게 해주며 도토리를 먹으면 살이 오른다고 했으니 건강에 좋은 별식으로 여겼던 것 같은데 오주연문장전산고에는 치통에는 도토리 껍질을 물고 있으면 통증이 사라진다고까지 했다. 도토리의 용도가 이렇게 다양했으니 옛날 강원도 산골짜기 마을에서는 겨울철에 도토리 수십 가마만 저장해 놓아도 부잣집 소리를 들었다. 요즘 산행을 하면 도토리가 많이 보인다. 간혹 도토리묵을 만든다며 떨어진 도토리를 줍는 경우를 볼 수 있는데 떨어진 도토리만큼은 다람쥐가 겨울나는 먹이로 양보하는 것이 좋겠다. /음식문화평론가

2014-11-19 10:22:36 메트로신문 기자
기사사진
[캣우먼] 시부모에게 서운한 소심한 나

Hey 캣우먼! 저는 결혼 3년차, 18개월 아기를 둔 주부입니다. 결혼 후 시간이 흐를수록 시부모님께 서운한 일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외식하는 자리에서도 저는 아기를 한 팔에 안고 한 손으로 식사를 하는데 시아버지는 제 쪽에 있던 음식을 시누이 쪽으로 옮긴다던가, 시어머니는 제 생일은 모르시면서 아들 생일은 챙기라고 미리 연락만 하십니다. 이런 일들에 대한 서운함을 남편에게 얘기한 적은 없어요. 저는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할까요. (며느리 자유선언) Hey 며느리 자유선언! 신랑의 부모님은 내 부모님이 될 수 없으며 나 역시 그들의 딸이 될 수 없습니다. 이것을 착각하는 순간부터 결혼생활이 피곤해집니다. 자식 같은 대우를 받고 싶다면 자식 같은 효녀 노릇도 그만큼 해야 하는 건데 그럴 바엔 차라리 투명인간 취급 당하는 며느리의 입장이 낫습니다. 게다가 시어머니가 내 생일을 알고 챙겨주는 것은 상상만 해도 번잡스러운 간섭 아닙니까? 분명히 말해두죠. 시부모님이 가장 사랑하는 것은 당신도, 그들의 어린 손주도 아니고, 오로지 자식인 남편과 시누이인 것입니다. 특히 지금 18개월의 한창 손이 많이 가는 어린아이를 키우다 보면 힘들어서 시댁 식구들의 무신경한 행동 하나하나가 거슬리기 쉽지만 일단 결혼을 했다 하면 시댁 식구가 그 어떤 세련되지 못한 행동을 하든 간에 그것을 흘려 넘길 정도의 멘탈이 필요합니다. 시부모님께 인정이나 애정을 바라는 것처럼 무모한 일은 없습니다. 간섭하고 통제하고 매달리지만 않아도 다행이라고 생각하시고 솔직히 같이 안 사는 것만 해도 어딥니까. 늘 하는 얘기지만 시부모님은 근처에 사는 기본적인 예의와 적절한 거리를 두고 사는 아파트 이웃 어르신의 느낌으로 접하는 것이 최고입니다. 살면서 가장 영양가 없는 게 시댁 스트레스이며 이 정도 거슬림은 그러려니 놔줘도 되는 레벨. 꽝꽝. (캣우먼) 임경선 칼럼리스트(askcatwoman@empal.com)

2014-11-18 14:47:14 메트로신문 기자
기사사진
[이선호의 베이스볼 카페]거품조짐 FA 시장과 경제논리

FA 시장이 열렸다. 올해는 21명의 선수들이 시장에 나왔다. 삼성 우완 투수 윤성환과 안지만, 롯데 좌완 장원준, SK 내야수 최정과 외야수 김강민 등이 대어급이다. 이번에 평생을 먹고 살 만한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다. 윤성환과 안지만은 한국시리즈 4연패를 이끌며 가치가 상승했다. 윤성환은 34살의 나이가 있지만 한 해 10승이 가능하고 큰 경기에 강하다는 인식을 심어 주었다. 안지만은 내년부터는 최강의 소방수 등극을 예고하고 있다. 장원준은 올해도 꾸준한 활약을 했고 일본 구단까지 눈독을 들이고 있다. 최정은 수비와 공격력을 겸비한 내야수로 인정을 받고 있다. 김강민은 수비와 어깨, 방망이까지 삼박자를 갖춘 선수로 평가가 높다. 5명 모두 어떤 팀에 가더라도 기둥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몸값에서도 작년 역대 최고액(75억 원) 포수 강민호를 웃돌 수 있을까? 확신은 어렵지만 비슷한 수준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이제는 강민호가 기준점이기 때문이다. 지난 2004년 심정수가 삼성에 입단하면서 60억 원을 받자 두산 김동주는 2007년 겨울 그 이상을 달라고 요구해 관철시켰다. 2012년 롯데 김주찬이 KIA에게서 58억 원을 받자 2013년 이용규와 정근우는 60억 원을 훌쩍 넘겼고 강민호의 최고액까지 치솟았다. 수요가 많아진 것도 몸값 상승을 부채질 하고 있다. 하위권 한화와 KIA는 투수력 보강이 절실하다. 신생 구단 kt도 FA 시장에서 전력보강이 필요하다. LG는 항상 FA 시장의 큰 손이었다. SK, 삼성, 롯데는 집토끼를 잡으려면 배팅을 할 수 밖에 없다. 이제 중견 FA의 몸값도 기본이 30억 원이다. FA 선수들은 행복하지만 우려하는 눈길도 있다. 어느 수도권 구단의 단장은 "수요가 많아 몸값이 오를 수는 있지만 거품이 너무 심하다"고 말했다. 역대 FA들의 성적표를 본다면 효율성이 극히 낮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도무지 경제논리에 맞지 않는 투자가 많다는 설명이다. 차라리 그 돈을 육성에 쓰는 것이 훨씬 났다는 지론이다. /OSEN 아구전문기자

2014-11-18 11:18:33 메트로신문 기자
기사사진
[김소형의 본초 테라피] 툭 튀어나오는 뱃살 쏙 들어가게 하려면

튀어나온 배를 외투나 가방으로 가려본 기억은 다들 한 번쯤 있을 것이다. 억울한 점은 많이 먹는 게 아닌데도 유독 뱃살이 나온다는 것이다. 복부비만을 일으키는 원인은 다양하지만 의외로 사람들이 모르는 것이 있다. 바로 부종이다. 우리나라 사람 대부분은 음인이기 때문에 신진대사나 내장의 움직임이 느린 경우가 많다. 여기에 하루 종일 앉아만 있다 보면 자연스럽게 허리 주변의 순환이 둔해진다. 그 결과 복부와 과도한 수분과 노폐물이 쌓이게 되는 것이다. 이 때 음식 양을 줄이기보다는 음식의 종류를 바꾸는 것이 효과적이다. 굶는다고 해서 적체된 수분과 노폐물이 배출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하루 한 끼 정도는 몸을 활성화 해줄 수 있는 양성 식품들을 주로 먹는 게 좋다. 개인적으로 소개하고 싶은 음식은 양파우유다. 핀란드에서 활용하는 민간감기약 중 하나로 다진 양파를 우유에 넣어 끓여 먹는 음식이다. 전자레인지와 믹서를 이용하면 간편하게 해먹을 수 있다. 먼저 작은 크기의 양파 1개를 모두 다져 전자레인지에 3분~4분 정도 돌린다. 양파가 투명하게 익으면 된 것이다. 익은 양파와 흘러나온 양파 물까지 믹서에 넣어준 뒤 우유 반 컵과 함께 갈아주면 된다. 따듯할 때 먹으면 맛도 좋고 아침대용식으로도 알맞다. 양파는 맛이 맵고 성질이 뜨거운 본초다. 림프순환과 혈액순환이 잘 이루어지도록 하는 데다가 체내의 장기들 역시 활발하게 움직이게 만든다. 대장의 운동성이 좋아져 변비가 해소되는 경우도 많다 보니 자연히 배가 쏙 들어간다. 특히 양파우유는 양파를 한 번에 많이 섭취할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에 매일 먹어주면 효과가 좋다. 음인과 달리 양인들은 부종이 있는 경우가 드물다. 신체의 활동성이 좋기 때문이다. 대신 변비로 인해서 아랫배가 나오는 경우가 있다. 양 체질의 변비는 대장의 기운이 과열돼 수분을 과도하게 흡수해서 생긴다. 이 때는 우엉이나 보리새싹을 차로 마셔주면 좋다. 대장의 열을 식혀주고 수분을 공급해 변이 부드러워지는 것을 돕는다. 가스가 자주 차고 더부룩하던 것이 줄어들면서 쏙 들어간 배를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김소형 한의사(bonchotherapy.com)

2014-11-17 15:04:42 메트로신문 기자
기사사진
[박상진의 트렌드 읽기] 시장의 중재자

A회장은 부동산개발사업만 20년 이상 했다. 경기가 좋지 않아도 배우고 익힌 게 개발사업뿐이라 멈추지 않았다. 5년 넘게 공을 들인 야심작은 투자자·은행·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차례로 꺾이면서 표류했다. 포기하려던 순간 구제주가 나타났다. 그가 보유한 대지를 몇 배의 값을 쳐줄 테니 넘기라는 중국사업가였다. 그의 야심작은 조 단위 사업이었지만, 그의 몫은 백 억 원도 못 미쳤다. 세 배 이상의 값을 지불하겠다는 제안에 마음이 흔들렸다. 돈을 손에 쥐는 순간에 주저한 건 태어나 처음 있는 일이었다. B팀장은 명동의 한 백화점을 찾았다. 글로벌 브랜드를 입점 시키는 계획을 세우는 중이었다. 국내 최고의 백화점에 매장을 개설하고, 2015년에는 전국 주요 도시로 영역을 넓힐 생각에 취해 관심 있는 층을 돌았다. 동선을 따라 삼십 분쯤 돌았을 때 깨달았다. 한국어를 듣지 못한 것을. 층 전체에 적지 않은 고객이 있었지만 대부분이 중국인이었다. 그들은 면세점 쇼핑을 마쳤는지 'Duty Free'가 새겨진 봉투를 양손 가득 든 채였다. 얼굴을 붕대로 칭칭 감은 성형 관광객도 넘쳤다. 지인이 조언했다. 매장 개설해서 운영하지 말고 팔라고. 브로커의 시대라 할만하다. 관광가이드는 밥 굶기 딱 좋은 직업이다. 관광브로커는 준재벌이 되는 지름길이다. 개인파산자는 숫자를 세는 일 자체가 무의미해졌다. 헤아리는 속도보다 늘어나는 속도가 빠를 정도다. 법률브로커는 변호사보다 많은 돈을 챙긴다. 의료브로커는 거대하다. 의사를 고용해서 병원을 운영하는 경우도 심심치 않다. 속칭 금융브로커는 개인사업자 사이에서 공포의 존재다. 당장 현금을 돌릴 수 있게 해주지만, 회수는 잔인하다. 더 많은 세금과 더 많은 인재가 쌓이는데 사회는 브로커를 통해야만 하는 요지경이다. 부동산 개발, 패션 매장에도 브로커 명함이 돌아다닌다. 세상은 혼자 살기 어렵다. 누군가의 도움을 받고,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 그렇게 엮이고 둘러싸이며 살아가기 마련이다. 그 안에서 빠른 길은 없다. 그렇게 보이는 길이 있을 뿐이다. 편리한 선택은 없다. 편리하다고 믿는 오만함에 불과하다. 브로커는 유효하다. 다만 유효함의 크기가 부당이나 불법의 규모보다 미미한 건 안 된다. 이 어려운 시장의 중재자는 어디에 있는 걸까. 브로커가 스스로를 중재자로 선언하고, 당당한 얼굴로 우리 곁에 있어줬으면 좋겠다. '돈 버는 게 장땡'이라는 욕심 말고, '내가 없으면 일이 안 돼'라는 자부심으로. 인터패션플래닝(www.ifp.co.kr) 대표

2014-11-16 17:20:06 정혜인 기자
기사사진
[기고] '로봇'…영화 속 상상이 현실이 되다

정지윤 한화자산운용 equity사업본부 Equity리서치파트 매니저 로봇은 체코어로 일하다의 뜻을 가진 'robota' 에서 유래되었으며, 체코의 극작가 차페크가 쓴 희곡 '로섬의 인조인간:Rossum's Universal Robots'에 처음 등장했다. 이후 95년간 인간을 능가하는 이 능력자들은 꾸준히 상상속에서 그들의 세상을 만들어 가고 있다. 이제 로봇은 더이상 상상속의 존재가 아니다. 이미 글로벌 기업의 중요한 미래 먹거리로, 세계 경제에서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의 미래 사업으로 부상한 로봇 산업 로봇 기술은 현재 초기인 산업로봇의 단계를 거쳐 로봇청소기로 대표되는 자율로봇의 단계까지 진화했다. 이후 단계로 거론되는 지능형 로봇의 시대도 곧 상용화 될 전망이다. 로봇의 진화는 최근 들어 유난히 속도를 내고 있다. 소설가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것에서 넘어서 글로벌 CEO들의 뜨거운 관심 대상이 됐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연간 11% 이상 성장하며 2012년 기준 133억 달러로 추산되는 전세계 로봇시장은 성장속도가 빨라지며 2020년 800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로봇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플랫폼을 확보하려는 기업들, 또는 인력을 대체해 적은 비용으로 더 좋은 결과를 내려는 기업들, 때로는 무인자동차 같은 궁극의 편의를 먼저 시현하려는 혁신적인 기업에 의해 다양한 형태로 상품화되고 있다. 일본 통신업체 소프트뱅크는 인간의 감정을 느낄 수 있는 말하는 로봇 '페퍼'를 2015년 2월부터 시중에 판매한다고 발표했다. 이 로봇은 키 1.2미터, 무게 28㎏의 인간 형상이다. 인간과 감성적인 커뮤니케이션면에서 특화됐다. 소프트뱅크는 페퍼의 OS 소스를 오픈해 안드로이드처럼 수많은 개발자가 참여, 스스로 진화하는 생태계를 형성할 계획이다. 소프트뱅크가 적자를 감수하면서 페퍼의 가격을 200만원으로 설정한 것은 '로봇 Operating System' 사업을 위한 플랫폼의 확보 차원이기 때문이다. 인텔도 지난 9월 열린 인텔 개발자 포럼에서 3차원(3D) 프린터를 이용해 일반 고객이 직접 조립할 수 있는 로봇 '지미'를 선보였다. 지미 로봇키트를 구성하는 프로세서, 모터 등 핵심부품은 모두 인텔 제품이다. 오픈소스와 쉬운 설계로 개인용 로봇 지미가 보급될 경우, 인텔에게 PC시장의 영광을 다시 안겨줄 효자 상품이 될 수도 있다. 생활 밀접형 로봇 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대응인 셈이다. 아마존은 지난 2013년 12월 이미 무인택배기, 드론을 이용한 배송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아마존의 '프라임 에어'서비스가 현실화되기 앞서 지난 9월말 국제적인 물류배송업체인 독일의 DHL이 세계 최초로 무인기(드론) 배달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파슬콥터'라는 이름의 드론을 통해 독일 북부의 작은 섬에 약품을 비롯한 긴급구호품 배달에 성공했다. 구글은 지난 1년간 무려 10여 개의 로봇 관련업체를 인수했다. 구글의 로봇사업이 모두의 관심사가 된 것은 2013년 8월 '보스턴 다이나믹스'를 인수하면서부터다.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로봇 동영상은 유튜브에서 폭발적인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인간을 포함해 치타, 지네 심지어 벼룩 등 각종 동물의 움직임을 그대로 본 딴 로봇들은 어떤 지형, 어떤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이동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향후 군사적, 상업적으로 응용 범위가 광범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나라도 정부 주도로 로봇사업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정부는 제1차 지능형로봇 기본계획(2009~2013년)에 이어 지난 8월 제2차 지능형로봇기본계획(2014~2018년)을 발표했다. 2차 지능형 로봇 기본계획은 재난대응로봇과 로봇헬스타운 등 높은 성장이 예상되는 전문 서비스용 로봇분야를 육성하고, 로봇과 타산업간 융복합의 기회를 여는 것에 중점을 뒀다. 이에 따라 2012년 2조1000억원으로 추산되는 국내 로봇시장은 2018년까지 7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로봇기업 수는 402개에서 600개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메가트렌드는 필연적으로 로봇을 원한다 로봇이 매력적인 미래사업으로 떠오르는 이유는 ▲인구 고령화와 자원의 생산성 한계 봉착 ▲자원고갈을 대비한 에너지 효율에 대한 관심 증가 ▲기후변화로 갈수록 피해가 커지는 자연재해 등 이 시대 메가트렌드의 가장 확실한 솔루션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로봇이 현실이 되며 인류가 큰 발걸음으로 새로운 시대을 열어가는 것을 실제로 목격하고 있다. '2014 브라질 월드컵' 개막식에서 우리는 하반신 마비환자인 한 청년의 기적과 같은 시축을 볼 수 있었다. 그와 전세계 축구팬에게 이런 감동을 선물한 것은 마법이 아니라 과학이다. 그는 뇌파를 감지해 다리를 움직여주는 로봇 슈트의 도움으로 휠체어를 박차고 일어나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공을 찰 수 있었다. 영화속의 아이언맨은 현실이 된 것이다.

2014-11-16 14:22:01 김태균 기자
기사사진
[조민호의 와인스토리]보졸레누보 & 탄산침용(Carbonic Maceration)

와인 양조 과정의 핵심인 발효에서는 두가지 중요한 일이 일어난다. 포도알에 포함된 당분이 효모의 작용으로 알코올로 바뀌는 '발효'(Fermentation)와 포도 껍질에 포함된 색소와 탄닌을 우려내는 '침용'(Maceration)이다. 대부분의 와인은 포도를 수확한 후 으깨어지고 줄기가 제거된 후 거대한 오크나 스테인리스, 또는 콘크리트 통에서 발효된다. 발효가 끝나면 6개월 이상 장기간의 숙성 과정에 들어간다. 그러나 보졸레누보는 그만의 독특한 발효 시스템을 갖고 있다. 탄산 침용법(Carbonic Maceration)이 그것이다. 보졸레누보 원료 품종인 가메(Gamay)의 특징에 맞춰진 방식이다. 탄산 침용법은 수확한 포도를 송이째 밀폐된 탱크에 넣고 5일 내외의 기간 동안 발효와 침용을 동시에 일으킨다. 와이너리에 따라 탱크에 이산화탄소를 인공적으로 채우기도 하고 발효 과정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이용하기도 한다. 쌓인 포도는 포도 자체의 무게와 가스로 인한 압력으로 인해 밑에서부터 으깨어지고 포도즙이 흘러 나온다. 예정된 날짜가 되면 탱크 속에 남은 포도를 프레스로 압착해 원액을 뽑아내고 이들을 모두 섞는다. 전통적인 발효법과 탄산 침용법을 혼용한 '세미 탄산 침용법'을 쓰기도 한다. 짧은 기간동안 이루어지기 때문에 껍질의 색소는 그리 많이 추출되지 않는다. 그래서 보졸레누보는 분홍빛을 띈 적자색을 보인다. 알코올 도수도 높지 않다. 탄닌도 적어 떯은 맛이 약하다. 이렇게 만들어진 원액을 오크통에 넣고 5주 동안의 숙성을 거친다. 통에 잠깐 머무르기 때문에 부케(오크향 등 숙성 기간에 스며드는 향기)는 거의 없다. 대신 포도 자체가 가진 향, 즉 아로마가 강하다. 블루베리나 복숭아 등 과일향과 꽃향기가 풍부하다. 이번주 목요일이면 2014년 빈티지의 보졸레누보가 시판된다. 와인 열기가 대단했던 수년 전에는 병당 최하 3만원을 호가했으나 가격파괴가 진행되고 있는 지금은 많이 착해져서 1만원 내외의 가격대도 많다. 유명 와이너리 제품이 아니라면 품질 차이가 크지 않으니 두세병 사 들고 보리차 마시듯 음미하는 것도 좋은 일이다.

2014-11-16 11:52:41 조민호 기자
기사사진
[유병필의 청론탁설]'무상복지시리즈' 포퓰리즘 바람 잠재워야 한다

그토록 우려됐던 포퓰리즘에 춤추던 '무상복지시리즈' 논쟁이 다시 가열되고 있다. 무상급식 무상보육 등 지금 벌어지고 있는 무상복지정책이 재정적한계를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무상급식 '포기선언'을 하고 다른 자치단체도 동조할 태세다. 더욱이 주목을 끄는 것은 지난 13일 50여개 시민단체들이 무상복지 감축을 촉구하고 나섰다는 점이다. 교육부와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무상급식 기초연금 무상보육 등 3대 무상복지 예산은 올해에 21조8,110억 원이며 3년 뒤인 오는 2017년에는 37%나 늘어난 29조8,370억 원에 이른다는 것이다. 같은 기간 중 국세 세입증가율은 낙관적으로 보아 17%에 불과하다. 결국 재정을 크게 압박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가운데 야당에서는 다시 증세론에 불을 지피고 있다. 법인세 인상과 함께 부자증세 카드를 꺼내고 있다. 그러나 지금 우리나라 법인세율은 과표 200억 원 이상 22%로 경쟁국에 비해 낮은 수준도 아니다. 싱가포르와 대만 등 주요경쟁국은 17%이고 홍콩은 이보다 낮은 16.5%이다. 흔히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와 비교해 아직 낮다고 하나 34개 회원국 가운데 최근 5년간 법인세율을 올린 나라는 6개국에 그치고 있다. 부자 증세도 국민정서상으로는 동조할 수 있으나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소득세 상위 1%가 차지하는 비중은 40%를 넘고 있다. 따라서 증세에 의존한 무상복지 정책은 선택의 폭이 아주 좁다. 이제 무상복지 정책은 실현 가능한 범위를 정해 원점에서 논의할 필요가 있다. 지금처럼 포퓰리즘의 악몽을 키울 경우 유럽의 일부국가가 체험한 악순환의 전철을 밟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은 130명중 80명이 서명해 신혼부부에 무상임대주택을 주는 정책을 펴겠다고 결의했다. 전체의 5.2%에 불과한 공공임대주택을 5~10년간 100만 채 이상 추가로 늘려 신혼부부들에게 무상으로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물론 당면한 저출산 문제를 극복하고 젊은이의 고통을 덜어주자는 충정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1채당 1억 원만 잡아도 100조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재원을 어떻게 조달할지는 아무런 대안이 없다. 무책임한 포퓰리즘 바람이 다시 요동치는 것이 아닌가 한다. 이제 여야는 지속가능한 복지정책을 펼 수 있도록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는 진정성을 보여줘야 한다. /언론인

2014-11-16 11:36:35 메트로신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