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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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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패트롤] 정부는 어부지리를 챙긴다

예산안이 예상보다 수월하게(?) 본회의를 통과했다. 정기국회 종료일인 9일까지 지연되는 게 아니냐는 예상은 빗나갔다. 개정된 국회 선진화법의 위력이다. 매년 12월 31일을 밤새우게 만들었던 관행은 전설로 남았다. '자동부의'때문에 11월 30일로 못 박은 위원회 심사 기간이 끝나자 야당은 손발이 묶였다. 반면 최경환 부총리를 비롯한 정부는 유리해진 상황에 표정 관리하느라 바빴다. 여당은 11월 30일까지 버티면 끝나는 간단한 게임이 돼 버렸다. 야당은 자동부의 앞에선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었다. 자동부의 조항에 묶이면서 국회 심의 없이 정부 원안 처리가 가능해진 것은 큰 문제다. 국회 심의권을 약화시켰기 때문이다. 올해 처음 자동부의가 실행되기 전까지 여야는 이런 상황이 올 거라는 예측을 제대로 못했다. 그저 관례대로 야당도 버티면 뭔가 되겠지란 막연한 생각을 갖고 있었다. 막상 개정 법조항에 따른 절차를 쫓으니 닭 쫓던 개처럼 멍한 상황이 연출됐다. 새정치연합 신기남 의원은 국토부 예산 심의과정에서 국회가 예산 심의권밖에 없는 점을 한탄했다. "국회가 무슨 권한이 있어요. 가면 끝인데. 이거 개헌해야 합니다. 국민의 대표가 뭐하는 겁니까"라며 "예산 편성권이 정부에 있고 국회는 심의권만 있을 뿐 증액도 못 시킨다"고 고백했다. 국민들은 예산 심의를 국회에서 하면서 큰 폭으로 예산이 깎이거나 바뀌는 것으로 오해한다. 그렇지 않다. 국회에서 수정할 수 있는 부분은 겨우 3조~5조원 수준이다. 내년 예산안도 정부 제출 376조원 중 3조6000억원을 깎고 3조원을 늘려 결과적으로 6000억원 줄였을 뿐이다. 신 의원의 고백처럼 국회는 증액하려면 장관의 동의를 받아야 하고, 기재부에 애걸복걸해야 하는 서글픈 처지다. 국회가 국민의 대표인 점을 생각하면 이것은 온당치 않다. 법안 제출권도 정부와 공유하면서 실제로 통과돼 실행되는 법률은 대부분 정부안이다. 게다가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말처럼 정부가 마음대로 만드는 시행령에 중요한 사항이 다 들어가 있는 점은 두말하면 입만 아프다. 예산도 법안도 모두 정부 손아귀에 있는 셈이다. 요즘 개헌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의원들도 정부에 끌려다니는 국회가 돼선 안된다는 생각에 개헌파에 합류하고 있다. 여야 싸움만 부각시키는 선정적인 정쟁위주의 정치기사 홍수 속에 우리가 잊으면 안되는 사실이 하나 있다. 국회의원이 혐오받고 사회악으로 취급당하고, 국민이 본인들의 대변인인 국회를 버리면 견제받지 않는 정부는 어부지리를 챙긴다. /유보좌

2014-12-03 15:59:14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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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노의 푸드스토리]아귀찜, 이름에 담긴 수난사

아귀는 억울한 생선이다. 맛과 관계없이 생김새 때문에 모진 구박을 받았다. 우리는 예전 아귀를 잡으면 재수 없다고 바다에 집어던져 물텀벙이란 별명을 얻었다지만 유럽도 마찬가지다. 영국에서는 아귀를 가난한 사람이 먹는 바다가재(poor man's lobster)라고 했다. 욕인지 칭찬인지 헷갈리지만 바다가재처럼 맛은 좋아도 여유 있는 사람은 사먹지 않는 생선이라는 뜻이니 결코 좋은 소리는 아니다. 사람들 편견도 대단했다. 못생기면 성질도 음흉하다고 생각하는지 동서양을 막론하고 생선 이름에 꺼림칙한 마음을 고스란히 담았다. 우리말 아귀만 해도 배고픈 귀신이라는 뜻이다. 배가 엄청 커서 많이 먹어야 하지만 목구멍은 바늘구멍만 해 음식을 삼키지 못하니 늘 굶주림에 괴로워하는 지옥의 배고픈 귀신, 아귀(餓鬼)에서 이름을 따왔다. 영어 이름은 몽크피시(monkfish)다. 수도승을 뜻하는 몽크를 닮았다고 지은 이름이니 얼핏 경건한 것 같지만 바다 속에 음흉하게 웅크리고 있는 모습이 마치 검은 망토를 둘러 쓴 음산하고 스산한 모습의 중세 수도승 같아서 얻은 이름이다. 프랑스에서는 아귀를 롯데(Lotte)라고 부른다. 괴테의 명작,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 나오는 여주인공과 이름이 같다. 웬일로 이런 예쁜 이름을 지었을까 싶지만 아리따운 아가씨 롯데와는 어원이 다르다. 여자 이름 롯데는 샤롯데(Charlotte)의 줄임말이고 아귀라고 할 때의 롯데는 "입이 크다"는 고대 프랑스어에서 비롯됐다. 일본말로는 안고(あんこう)라고 하고 한자로는 안강(鮟鱇)이라고 쓴다. 가만히 웅크리고 숨어있다 물고기를 사냥하는 모습에서 따온 말이라고 하는데 역시 음흉하다는 이미지가 담겨있다. 안강망 어업이 바로 아귀의 사냥 습성에서 비롯됐다. 중국은 아귀를 하마어(哈?魚)라고 하는데 두꺼비를 닮은 물고기라는 뜻이다. 이랬던 아귀가 지금은 값비싼 생선이 됐다. 역시 외모가 전부가 아니다. 추운 겨울에는 아귀찜이 맛있다. /음식문화평론가

2014-12-03 10:31:12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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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캣우먼] 직장 여자 후배의 포커페이스

Hey 캣우먼! 직장 여자 후배와의 관계가 괴롭습니다. 저희 팀은 팀장, 남자 동기와 저, 그리고 일 년 뒤 입사한 여자 후배가 있습니다. 그녀는 업무능력이 뛰어나고 쓸데없는 감정 표현을 하지 않지만 저와 가끔 상사 뒷담화 정도는 합니다. 그런데 얼마 전 저와 친한 다른 팀 남자동료가 그 후배와 비밀 사내연애 중인 걸 알았어요. 잘 지내왔던 그 남자 동료는 저와 거리를 두기 시작했습니다. 또 그 여자 후배는 친한 여자 동기와 제 험담을 하다가도 같이 있을 땐 잘 따르는 척합니다. 과민해지지 않으려 해도 가끔 감정이 불편합니다.(거룩한 밥) Hey 거룩한 밥! 당신이 그녀와 가끔 상사 뒷담화를 하는 것처럼 그녀 역시 주변의 친한 사람들과 당신의 뒷담화를 할 개연성이 있는 것뿐입니다. 이러나저러나 직장이라는 곳은 대개 만인이 만인에 대해 뒷담화를 까는 곳입니다. 안 그러면 원래 잘 맞지도 않은 사람들끼리 한 공간에서 부대끼며 어떻게 버텨가며 일하겠습니까. 경력 차이가 별로 안 나는 동성 선배는 제 잘난 후배 입장에서는 '쟤보다 차라리 내가 낫다' 같은 도전심리를 부추기는 존재입니다. 더구나 이젠 남자 친구의 친한 이성친구로 보이니 여자로서의 경계심마저 생기죠. 사실 당신보다 그녀가 훨씬 더 마음이 복잡하고 질투 나고 신경 쓰이고 고통스러울 겁니다. 그 미운 마음을 숨기려고 겉으로는 더 끔찍하게 잘할 수밖에 없죠. 여기서 잊지 말아야 할 건 당신이 그녀의 선배라는 점. 후배 때문에 괴로워하는 건 너무 소모적이고 영양가 없지 않습니까? 여자 후배의 동기들은 어차피 내게 아무 영향 안주니 신경 끄고요, 친했던 남자 동기와의 관계를 아쉬워할 것도 없고요, 다만 그 여자 후배가 일로써 나를 넘보지 않도록 선배로서 경계를 확실히 긋고 동시에 팀장의 확고한 신임을 받아 더 많은 팀 내 권한을 확보해야겠습니다. 고얀 후배를 다루는 선배의 권위는 인간적인 친근함이나 이해심이 아닙니다. 객관적 유능함과 확고한 상하관계의 인정에서 비롯되지요. 임경선 칼럼리스트(askcatwoman@empal.com)

2014-12-02 14:40:41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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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호의 베이스볼 카페]FA 거품과 빼앗긴 이적의 권리

FA 시장에 거품이 끼여있다. 그렇다. 윤성환(삼성) 80억 원, 장원준(두산) 84억 원, 최정(SK) 86억까지 치솟았다. 보상선수와 보상금액을 더하면 사실상 100억 원에 이른다. 직장인의 꿈인 로또가 평균 20억이라고 치자면 이들은 1등을 네 번씩이나 적중한 격이다. 나란히 9시즌을 활약한 장원준은 통산 85승, 윤성환은 82승을 올렸다. 최정은 30홈런을 쳤던 시즌은 없었다. 그래도 몸값이 역대 최고수준으로 폭등했다. 144경기 확대, 10구단 kt 창단, 타 구단의 수요 증가 등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몸값을 올린 것은 선수가 아니라 구단이라는 사실이다. FA제도 도입 이후 탬퍼링(사전접촉) 의혹은 끊임없이 제기되어왔다. 역대로 "그쪽보다 무조건 더 주겠다"는 달콤한 속삭임은 몸값 상승의 주범이었다. 오죽했으면 롯데가 장원준이 시장에 나가자 최종 제시액 88억 원을 공개했을까. 많은 돈을 받은 FA 선수들을 비난할 마음은 추호도 없다. 프로선수가 돈을 많이 벌면 좋은 일이다. 후배들에게는 그보다 더 훌륭한 동기부여는 없다. 몸 관리 잘하고 훈련에 매진해 우등 성적을 내고 로또를 맞는다면 칭찬받을 일이다. 다만 사회적 공헌활동도 잊지 말기를 바랄 뿐이다. 매년 그렇듯 찜찜한 대목은 잊혀지는 FA들이다. FA 자격은 팀을 옮길 수 있는 권리이다. 9년 간 한 팀에서 뛰면서 고생했으니 제대로 대우받고 뛰고 싶은 구단을 택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성적이 훌륭하지 못한 이유로 발목이 묶여있는 선수들이 많다. 엄연히 급수가 다른데도 100억짜리 선수와 똑같은 보상 체계 때문이다. 무조건 보상선수 1명을 내주기 때문에 다른 구단이 감히 손을 내밀지 못한다. 결국 선수는 은퇴위기에 몰리거나 원 소속구단의 아량을 기대할 수 밖에 없다. FA도 등급을 매겨 보상 수준을 낮추어야 한다. 이들에게도 팀을 옮길 자유를 주자. /OSEN 야구전문기자

2014-12-01 16:19:37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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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형의 본초 테라피] 감기 기운이 계속될 때 좋은 한방차

마음이 먼저 들뜨는 12월이다. 이미 송년회나 망년회 약속으로 벌써부터 일정이 빡빡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자칫 무리하기 쉬운 때인 데다가 본격적인 겨울 추위가 합쳐지면 여기저기 감기를 달고 사는 사람들도 늘어난다. 푹 쉬지 못하고 아침저녁으로 냉기에 노출되다 보니 몸 관리가 어려운 것이다. 특히 몸 상태가 나빠지면 평소 약했던 부위가 말썽을 부리기 마련이다. 위가 약한 사람은 소화불량이 생긴다거나, 폐가 약한 사람은 기침이 계속 나기도 하고, 장이 약한 사람은 설사가 잦아지기도 한다. 감기가 나아가는 시점일수록 약한 장기를 보(保)하는 것이 중요한데, 그렇지 않은 경우 전체 면역력이 약화돼 감기기운이 오래 지속되기 때문이다. 감기에 걸려도 땀이 잘 안 나고 기침가래가 많이 생기면 폐와 기관지가 약한 경우가 많다. 감기 기운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몸 관리에 소홀해지면 폐렴이나 기관지염으로 발전하기 쉽다. 이런 사람들은 오미자를 진하게 우려내 마시면 좋다. 오미자는 폐를 튼튼하게 만들어 기침·편도선염·만성기관지염·인후염을 누그러트린다. 감기에 잘 걸리지 않는 편이지만 한번 감기에 걸리고 나면 피로감이 심해지고 컨디션 회복이 어려운 경우도 있다. 평소 간 기능이 약한 사람들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이 때는 모과를 끓여먹으면 좋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모과는 간에 작용해서 뼈와 힘줄을 보한다고 기록돼 있다. 말린 모과를 끓여마시거나 꿀에 재운 모과차를 이용해도 좋다. 평소 자주 체하고 몸이 찬 사람들은 감기가 나을 때쯤 설사나 소화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말린 생강을 끓여 먹거나 뜨거운 물에 갈아놓은 생강을 한 티스푼 정도 넣어 마셔주면 좋다. 몸에 남아있는 냉기를 몰아내고 위장을 활성화 시켜준다. 특히 장이 좋지 않은 사람들 중에는 예민한 사람들이 많다. 그 결과 숙면을 취하지 못하기도 하는데 이 경우 몸의 회복이 더뎌 감기를 달고 살게 된다. 자기 전에 생강과 대추를 씨째로 넣어 끓여마시자. 허약해진 기력을 북돋아줄 뿐더러 예민해진 신경도 진정되는 효과가 있다. 김소형 한의사(bonchotherapy.com)

2014-12-01 14:46:24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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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에서] 의미없는 0.9% 승리에 희희낙락하는 유통기업

자사 실적은 올리고 타사는 깍아 내리고…자료 출처도 불분명 지난 11월 28일 어의없는 보도자료가 모든 언론에 배포됐다. 롯데네슬레코리아가 롯데마트에서 남양유업을 제치고 커피믹서부분에서 2위를 차지했다는 것이다. 자료의 요지는 '롯데네슬레코리아가 지난 10월 판매량을 기준으로 롯데마트에서 전체 커피믹스 시장점유율 약 10%를 기록해 8.6%를 차지한 남양유업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이 같은 결과가 지난 6월 롯데푸드와 네슬레코리아의 합작 시너지 효과가 롯데의 거대한 유통망의 주축인 '롯데마트'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롯데네슬레코리아는 합작 이후 탄탄한 유통망을 발판으로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롯데패밀리'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는 자화자찬도 늘어놨다. 하지만 이 자료에서 정확한 사실은 단 한가지에 불과했다. 롯데마트에서만 롯데네슬레 커피믹서 제품이 처음으로 2위를 차지 한 것이 전부다. 실제로 본보가 롯데마트를 통해 확인한 결과, 지난 10월 한달동안 롯데네슬레의 커피믹서류 제품이 전체 커피믹서류 가운데 9.9%의 매출 비중을 차지해 9.0%인 남양유업의 제품군을 0.9% 앞섰다. 이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 동서식품 커피믹서 제품군 매출 비중은 81.2%에 달했다. 롯데네슬레 측의 주장대로 만년 3위였던 회사가 단 1%도 안되는 차이를 두고 순위 변동시켰다고 강제로 의미를 부여한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자신들의 시장점유율을 10%로 올리고 타사 점유율을 0.4% 깍아 내린 거짓 자료로 소비자들을 현혹 시킨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또 대형유통 업계 가운데 롯데마트 만의 실적을 골라 잘했다고 포장한 것은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다. 특히 해당 매출 비중에 대해 롯데마트 측은 관련 자료를 롯데네슬레코리아 측에 전달한 적이 없다고 못박았다. 진실성마저 의문이 생기는 대목이다. 두 회사가 합친 후 대외적으로 치적을 알리기 위한 꼼수에 혀를 찰 수밖에 없는 일이다. 비교 의미가 없는 부분에 부분에 공을 들이며 소비전을 벌이는 동안 제품 개발을 통해 진정성을 가지고 소비자들에게 접근하는 방법을 모색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2014-11-30 15:39:50 정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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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트렌드 읽기] 한 사람이 바다다

바야흐로 '파티타임'이 시작됐다. 12월은 크리스마스와 송년이라는 두 단어로 온통 노는 시간이다. 적어도 마음은 그렇게 설렌다. 온갖 종류의 취미활동과 SNS모임이 활성화된 요즘은 사실 연중 파티가 가능하다. '불금'이라는 단어가 대표적이다. 주 5일제 영향인 듯 하지만 실은 개인마다 급격하게 많아진 사교활동·취미활동·교육활동의 영향이 크다. 사람이 좋으면 모임이 빈번해지고, 정기모임이 되고, 별의별 명목으로 이벤트를 갖는다. 부쩍 많아진 모임 탓에 관계의 깊이는 덜해졌다. 바쁘다는 걸 인정하는 쿨(?)함 덕분이다. 이런저런 개인적 사유로 자리에서 먼저 일어나거나, 문자로 불참을 통보하거나, 단체로 대화하는 SNS 창에 사과를 던진다. 상대방이 답을 했든 아니든 상관없다. 나는 알렸으니까. 그리고 급작스런 불참이나 먼저 일어나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면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 취급 받는다. 마치 '넌, 안 바쁜가봐?'라고 되묻는 것 같다. 혹자는 12월이야말로 그 사람의 가치를 알 수 있는 때라고 말한다. 얼마나 많은 약속이 있는지, 그와 만날 약속을 잡는 게 얼마나 힘든지에 따라 그의 사회적, 인간적 가치가 매겨진다는 주장이다. 일면 그럴 듯하다. 반면 12월에 저녁 약속을 하지 않는 사람도 의외로 많다. 너무 많은 약속에 치인 사람들에게 자기까지 덧붙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시간은 특정 시점만 특별하고 의미 있는 것이 아니라는 판단이다. '한 사람이 바다다'란 말이 있다. 한 명을 깊이 사귀고 귀하게 여기면 그가 바다와 같이 넓은 인격체라는 것을 알게 된다는 의미다. 내게 필요한 모든 것을 그가 다 줄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많은 사람을 만날수록 일상이 더 외로워지는 것은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나에게 바다와 같은 한 사람은 누구인가. 나는 누군가에게 바다와 같은 사람인가. 이젠 우리 너무 광대하고 많아진 관계의 종류에 지쳤다. 관계의 하향평준화 탓이다. 우리는 고유한 바다를 팽개쳐두고 오아시스를 찾아 사막을 헤맨다. 나에게도 있고, 당신에게도 있는 그 바다에 몸과 영혼을 담는 12월은 어떠한가. 인터패션플래닝(www.ifp.co.kr) 대표

2014-11-30 14:51:34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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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호의 와인스토리] 포르투갈 포트(Port) "나는 최고다"

포르투갈 와인업계가 요즘 축제 분위기다. 지난달 14일 와인스펙테이터(WS)가 발표한 '올해의 100대 와인'에서 포르투갈의 자존심 격인 포트(Port) 와인 중 '다우 빈티지 포트 2011'이 1위를 차지했음은 물론 이 나라의 와인 두 종이 3위와 4위에 랭크된 것. 한 나라의 와인이 5위 안에 세 종이나 포함된 일은 이례적이다. 와인업계는 이를 계기로 포르투갈 와인의 레벨이 한 단계 격상할 것으로 예상한다. 포트는 스페인의 셰리(Sherry), 포르투갈의 마데이라와 함께 3대 주정강화 와인으로 불린다. 그 중 와인 애호가는 포트를 많이 즐긴다. 셰리는 와인인가 싶을 정도로 독특한 자기만의 맛을 가진다. 그래서 호불호가 분명히 나뉜다. 주정강화 와인이란 정상적인 와인에 주정을 첨가해 강제로 알코올 도수를 높인 것이다. 포트는 발효 도중에 77도 내외의 브랜디를 첨가해 효모를 죽이고 알코올 발효를 중단한다. 이로 인해 포도당이 일부 남아 맛은 달지만 브랜디 때문에 알코올 도수는 18~20도로 높아진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포트다. 백년전쟁을 치른 영국이 보르도 지방을 프랑스에 넘겨주고 그들의 식탁을 장식할 와인으로 찾아낸 것이 포트이기도 하다. 포트는 ▲화이트 ▲루비 ▲토니 ▲레이티드 보틀드 ▲에이지드 토니 ▲빈티지 등 종류도 많고 마시는 방법도 일부 다르다. WS가 1위로 선정한 '빈티지 포트'는 가장 고급에 속한다. 일반 포트는 여러 해에 걸쳐 저장된 포도즙을 섞어 만드는 NV(넌 빈티지)지만 빈티지 포트는 특별히 농사가 잘 된 해에 수확한 포도로만 만들며 장기 숙성한다. 숙성이 길어질 수록 깊은 맛과 향을 더하지만 빨리 마셔도 맛난 와인이다. 이번에 최고의 반열에 오른 '다우 빈티지 포트 2011'은 살 수만 있다면 20년 쯤 후 일생 최고의 기념일에 개봉하면 좋을 듯 싶다. 우리나라에도 소량 수입돼 시판된다. 참고로 포트는 달달한 맛과 캬라멜 초콜릿 커피 과일향 등이 풍부해 식후주로, 셰리는 완전 발효 후 주정을 첨가해 드라이(달지 않은 맛)하며 식전주로 사용된다.

2014-11-30 11:51:48 조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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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필의 청론탁설]산케이신문 재판, 철저하게 법대로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 당시 행적에 대해 허위사실을 보도한 혐의로 진행되는 일본 산케이신문 가토 다쓰야(加藤 達也?48)전 서울지국장에 대한 재판이 주목을 끌고 있다. 지난 주 27일 서울형사지법 형사 30부(재판장 이동근)심리로 열린 첫 공판 준비기일에서 안중민 '법무법인 동인' 변호사와 대동하고 출두한 가토 전 지국장은 박대통령의 '명예훼손에 대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변호사를 통해 가토 전 지국장은 "세월호 사건과 관련해 대통령의 지지도가 떨어지는 것을 일본에 알리기 위해 기사를 썼을 뿐 박 대통령을 비방할 목적으로 쓴 것이 아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울러 변호인은 "독신녀인 대통령의 남녀관계에 대한 보도가 명예훼손인지 의문이 든다"면서 "명예훼손은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인데 피해자인 박 대통령의 의사가 구체적으로 드러나지도 않았다"고 변론했다. 물론 검찰은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명시적으로 밝히지 않는 이상 기소가 가능하고 가토씨가 박 대통령과 정윤회(59)씨 등에 대한 거짓 사실을 보도했기 때문에 명예훼손 혐의로 처벌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러한 공방전으로 미루어 보아 앞으로 산케이 신문의 허위 보도 사실에 대한 재판이 어떻게 진행될지 국민적 관심사항이다. 그렇지 않아도 한?일관계가 냉각될 대로 냉각된 상태에서 이번 산케이 신문 허위보도가 미치는 파장이 클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국제법은 물론 각종 선례를 면밀히 분석하고 대처하되 특히 국내법에 따라 추호의 뒷말이 나오지 않도록 판결해야 한다. 지금 한?일 관계가 싸늘해도 우리나라는 싫든 좋든 외교 안보 경제면에서 긴밀한 관계가 요구되고 있다. 특히 중국의 부상과 동북아 정세 변화에 매우 슬기롭게 대처해야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베(安倍 晉三) 일본 총리는 시대착오적인 발언을 거침없이 해오며 한?일 관계를 경직시켜 오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일본 내에서는 혐한(嫌韓)세력이 증식되는 중이다. 이러한 가운데 산케이 신문이 우리나라 대통령을 상대로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시킨 오보는 매우 유감스럽다. 더욱이 내년 6월이면 그토록 암울했던 일제 강점기의 앙금을 털어내고 새로운 출발을 한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이 된다. 이제 두 나라가 보다 성숙된 이웃으로 발전돼야 하나 산케이 신문은 이를 외면하고 있다. 이 점을 재판부는 더욱 냉정한 자세로 주목해야 한다. /언론인

2014-11-30 11:50:45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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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봉의 도시산책]서울 세종문화회관-한 건축가의 소신

서울시민은 물론이거니와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직접이든 텔레비전에서든 최소한 한 번쯤 보았을 세종문화회관. 기념비적 건물을 지으라는 박정희 정권에 의해 지난 1978년 완공된 공연-전시-회의 시설로, 국가 중심도로라고 할 수 있는 세종로 한복판의 입지가 만만치 않아 보인다. 한옥에서 차용한 구조들은 세종문화회관을 여느 건물들과 달리 느껴지게 한다. 마치 한옥의 안채와 별채의 관계처럼 본관과 별관을 배치하고 둘을 이어주는 회랑을 조성했다. 줄지어선 육중한 돌기둥에 두꺼운 추녀, 완자문양을 가미한 벽장식 등은 고건축과 현대건축의 조화를 이루어내려는 듯 다채롭다. 그런데 세종문화회관은 하마터면 지금보다 더 육중하고 위압적인 모습으로 들어섰을 지도 모른다. 건립 당시 청와대에서 최소한 5천 명이 들어가는 대회의실을 갖추고 기와지붕도 얹도록 요구해왔기 때문이다. 앞서 지어진 평양의 인민문화궁전이나 만수대예술극장 등 북한의 거대한 '민족전통주의' 건축물들을 의식한 탓이다. 유신정권의 서슬이 퍼렇던 시대…. 권력의 주문을 뿌리치기 쉽지 않았을 테지만 세종문화회관은 끝내 그렇게 설계되지 않았다. 건축을 맡은 건축가가 "그것은 평양의 특징일 뿐 우리는 우리대로 만들어갈 문화가 있다"며 거절해 지금 우리가 보는 선에서 일단락되어서다. 건축가는 "건축은 시대의 상징이자 변이이다. 건축기술이 발달해서 기와를 씌우지 않고도 우리 정서가 들어가는 전통을 살릴 수 있다. 건축가에게 맡겨달라"고 했다. 전통기와를 얹고 서까래를 올린다고 해서 전통을 계승하는 것이 아닐뿐더러 자칫 규모에만 집중할 경우 덩치만 큰 관제 건축물의 수준을 넘어설 수 없었을 것이라는 게 이유였다. 그 건축가는 바로 지난 2012년 향년 93으로 타계한 엄덕문이다. 개인주택도 그렇지만 대형 공공건축물을 지을 때도 건축주와 건축가가 갈등할 수 있다. 건축물의 세세한 디테일 뿐만 아니라 그것이 지니는 상징성과 의미, 그리고 정치적인 목적 등에 대한 견해 차이 등 여러 이유가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고 있는 공공건축물들을 보면 갈등은커녕 시대정신을 담기 위한 어떤 고민의 흔적도 찾기 힘들어 보인다. 그저 흔하디 흔한, 한창 유행을 끌고 있는 유리-철골 구조의 색깔 없는 건축물들 일색이다. /'다시,서울을 걷다' 저자

2014-11-27 10:44:03 메트로신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