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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경미의 문화톡] 부산국제영화제, 이제는 작품성을 생각할 때다

[양경미의 문화톡] 부산국제영화제, 이제는 작품성을 생각할 때다 제20회를 맞는 부산국제영화제는 규모와 성격 면에서 아시아를 대표하는 영화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올해도 아시아를 대표하는 영화감독들과 스타들이 대거 참석했고 75개국에서 304편의 영화가 초청되었다. 또 아시아 영화제작자와 유통업자가 부산에서 만나 영화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영화제를 통해서 아시아지역 영화시장을 활성화시켰고 이를 통해 한국영화가 세계시장에 수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다. 아시아와 한국영화를 제작하는 데에 있어 펀드를 통해 투자자를 모으는 데도 공헌했으며 부산에 영화의 전당이 건립되는 등 지역영화산업 발전에도 기여했다. 하지만 여기에 만족한 채 정체돼서는 안된다. 이제는 경쟁을 통해 영화의 작품성을 높여야 한다. 예산이나 영화제에 초청된 영화의 편수 등 규모면에서 보면 부산국제영화제는 아시아를 대표하는 영화제로서 손색이 없다. 그러나 영화의 작품성에서는 아직도 부족함이 있다. 영화제의 초기에는 규모가 중요하지만 그 단계를 지나면 작품성이 중요해진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칸, 베를린, 베니스 영화제는 지금도 뛰어난 작품을 참여시키기 위해 전쟁을 하고 있다. 그만큼 영화제의 가치는 작품성과 결부된다. 그동안 부산국제영화제는 주로 초청에 의한 참가에 의미를 부여했다. 경쟁을 통한 작품 수상에는 신경을 쓰지 않았다. 영화제는 왜 존재하는가. 이미 흥행에 성공하고 있는 영화를 위해서는 영화제가 필요 없다. 작품성이 높거나 예술성이 우월한 반면 흥행의 기회가 적은 영화나 세계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영화제가 필요하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이제는 그 역할을 맡아야 한다. 특히 우리나라 영화산업의 환경을 생각하면 부산국제영화제의 역할이 중요하다. 우리 영화산업은 제작에서 유통에 이르기까지 독과점화 되어 있다. 이런 영화산업 환경에서 예술성과 작품성이 높은 영화가 제작되기 어렵다. 또 부산국제영화제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에만 의지해서는 안된다. 영화산업을 발전시키고 영화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베를린이나 칸느 등 다른 국제영화제에서도 정부의 지원은 이루어진다. 그러나 정부 지원에만 지나치게 의지할 경우 정치적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작품성 추구는 힘들어진다. 지난해 세월호 사건을 다룬 다큐멘터리 다이빙벨의 상영을 두고 부산시와 영화제 측이 대립한 끝에 올해 예산은 대폭 삭감되었고 영화제 운영에 대해 부산시의 감사가 강화되었다. 작년 영화제의 총예산은 123억원으로 이중에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지원금은 75억원 전체예산의 60%를 상회한다. 정부지원금의 비중이 높다보니 영화제의 인사나 운영에 이르기까지 정부의 간섭을 배제하기 어렵다. 따라서 부산국제영화제는 민간기업의 후원금 비중을 늘려 정치적 영향력으로부터 독립할 필요가 있다. 좀더 창조적인 아이디어로 국내외의 대기업을 끌어들이는 전략도 필요하다.

2015-10-05 13:47:04 송병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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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진경산수화에 서양화법 영향?

이석우(Ph.D 겸재정선미술관장·경희대명예교수) 겸재 정선은 예술정신에서도 퍽 자유로워 그림의 전개와 진전을 살펴보면 끊임없는 변화와 탐구를 모색했음이 드러난다.오늘 날 그의 높은 위상, 심지어 화성으로까지 자리 매김 되고 있는 것도 그의 이러한 예술정신과 자세에 크게 뿌리박고 있다고 본다. 그러나 그에 대한 평가가 항상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었다. 그가 살던 당대에서조차 엇갈리기는 했다. 문화적 기호와 트렌드에 따라서 그 선호가 다르고 더구나 당쟁이 극심하던 그의 시대에 당파성이 배제되기도 어려웠을 것이다. 당대를 함께 살았던 윤두서(1668-1715)가 정선(1676-1759)보다 더 높은 평가를 받고 있었다. 주로 소론계 인사들 이하곤(1677-1724), 조구명(1693-1737), 남태응(1687-1740)등이 이 들이다. 그 이유를 그림의 문인화적 취격이 윤두서가 더 낫다는 것이고, 겸재가 너무 그림 주문에 많이 응함으로 그 선비적 품격이 떨어진다고 본 것 같다. 반면 정선과 교분을 갖고 후원했던 김창흡, 조영석 그리고 소론계 인사들인 김광수, 이춘제 등은 겸재를 더 높이 보고 이병연 같은 이는 겸재와 함께 시화일치사상을 적극 전개하였다. 19세기 전반 무렵에 이르러서 사실성보다는 사의성을 중시했던 예술풍토에서 김정희 등은 오히려 심사정과 윤두서를 더 큰 평점을 주었던 것 같다. 그러나 근대에 이르러 상황은 바뀐다. 조선의 미술사가들은 서양의 시각으로 새롭게 보기 시작한 것 같고 중국 또는 동아시아적 미론에 따라 왔던 것을 탈피하여 새로운 세계의 맥락에서 보기 시작했다는 말이기도 하다. 오세창(1864-1953)의 '근역서화징'에서의 겸재 평가는 이후 흐름의 토대가 되었다. 그는 이렇게 썼다. '겸재가 산수에 뛰어났다. 특히 진경을 잘하여 스스로 일가를 이루었으니 우리나라 산수화의 종주가 되었고...' 세키노 타다시와 고유섭의 평가가 있었지만 이후 50여 년간 정선에 대한 연구는 잦아든 듯하였다. 그러나 1970년대 들어오면서 자기 것을 찾자는 한국학의 부흥과 함께 겸재는 단연 주목의 대상이 되었다. 근대화의 쟁점인 자기 것 찾기, 그리고 내재적 발전과 정체성의 근거를 탐구하면서 겸재를 다시 발견하게 된 것이다. 자연히 진경산수화의 발생이 외래의 영향이 아니고 자발적으로 내재적 독자적으로 발전했다는 시각이 중시되었다. 최완수 소장은 소중화주의가 명나라를 대신한 조선이 문화국의 자부심을 갖고 자존심과 자기 발견의 풍토가 진경산수를 이루었다는 주장이 호응을 얻게 되었다. 이에 대해 산수기행예술풍토가 오히려 겸재 산수의 토대가 되었다는 반론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문화가 반드시 자생적이고 독자적이어야만 하는가 하고 묻고 싶다. 문화는 교류하며 조우하며 그런 과정에서 자기 것을 만들어 낸다. 외래적 요소의 영향이 있었느냐의 여부보다 중요한 것은 이들을 수용하면서 우리 것을 어떻게 창조적으로 만들었느냐에 더 방점을 두어야 한다는 얘기다. 겸재가 서양의 화법에 접했으리라는 몇 가지 개연성이 있다. 중국은 16세기 말부터 17세기 초까지 수용하였지만 조선은 아마 50년 내지 1세기정도 후에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1720년 연경에 다녀온 이기지(1690-1722)의 '서양화기'가 한 예이다. 이미 서양화의 중국화가 청나라에서 이루어지고 있던 시기 청으로부터 문물유입이 적극적으로 진행된 시기는 숙종조(1675-1720)이고, 이때는 겸재가 활발히 화법을 익히든 시기와도 맞먹는다. 겸재가 관상감 겸교수로 임명된 것이 1716년 숙종42년이다. 당시 관상감은 천문, 지리, 역수, 측우 등에 관한 사물을 관장한 곳으로 서양의 과학과 문물을 가장 먼저 접하고 공부하였을 것이다. 겸재가 여기에서 서양화를 보았을 개연성은 매우 높다. 그리고 관상감 책임자였던 영의정 최석정이 주관하여 서양화법이 반영된 '곤여만국도'를 화원에게 모사시켰다는 사실을 상기해야겠다. 이는 겸재가 그린 '금강전도'에 그동안 막연한 공간으로 남겨두었던 하늘공간 색을 칠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증거된다. 겸재는 그 외에도 중국의 남종·북종화 등을 자기 나름으로 소화하여 우리 그림, 우리 산수화를 그려냈다. 그는 어떤 면에서 국제적인 포용력의 소유자로 중국의 '계자원화전', '당시화보' 등을 모두 참조하면서 독자적인 우리 산수화를 만들어 낸 창조적 도약의 거인이다. 가장 우리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말도 우리 것을 세계적으로 다시 창조해낼 때 가능한 말이다.

2015-10-05 06:00:00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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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영의 명화 에세이] 가우디의 건축, 스타워즈의 '다스 베이더'를 탄생시키다.

"가우디는 아르누보에 의해 탄생된 천재였다-니콜라스 페브스너" "가우디는 내게 영감을 주는 유일한 건축가다-필립 존슨" "한 시기가 지난 지금도 가우디의 방식들은 여전히 혁신적이다-노먼 포스터" 여러 후배 예술가들이 스페인이 낳은 천재건축가 안토니오 가우디(Antoni Gaudi/1852-1926)에 대해 표현한 말들이다. 때로는 한 도시가 예술가 한 명의 존재만으로도 각인되는 경우가 있는데 바르셀로나의 '가우디'가 대표적인 예이다. 지금도 스페인의 바르셀로나는 가우디가 세상에 남기고간 건축물들을 보러 많은 관람객이 방문한다. 집은 가족이 사는 작은 나라라고 이야기하며, 건축에서 색채는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던 가우디가 남긴 건축물들을 실제로 본 사람들은 모두 감탄사를 내뱉는다. 무수히 많은 곡선들로 계획되어 어우러진 그의 작품들은 과거에도 혁신적이었지만 지금 보아도 새롭고 미래에 보아도 새로울 것이다. 그의 걸작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Sagrada Familia)은 그가 미완성인 채로 갑자기 세상을 떠나는 바람에 여전히 공사가 진행 중이다. 수많은 예술가와 과학자, 건축가들이 합심하여 가우디 사후 100주년을 기념하는 2026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행히도 가우디는 자신이 맡은 이 성당이 살아생전에는 완성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예측했기 때문인지 함께 일하는 후배 건축가들에게 도면을 비롯한 기록 말들로 정보를 남겨놓았다. 역사상 조각과 건축을 가장 조화롭게 구성한 건축가인 그가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작업 전에 최후로 지은 주택이 바로 '카사밀라(Casa Mila)'다. 이 주택에 '채석장'이라는 별명이 붙은 이유는 전체가 하나의 돌로 이루어진 듯 한 생김새 때문이다. 거대하고 둥근 석회암 하나가 하늘에서 내려와 그 사이를 용이 승천하며 아름답게 뚫고 지나간 듯한 건물이다. 카사밀라는 바르셀로나의 사업가인 밀라와 그의 부인의 의뢰로 만들어졌다. 부부가 의뢰한 자신들의 주택이자 공동주택이었던 것이다. 이 주택의 예술성을 인정한 화가 '살바도르 달리'는 카사밀라의 파사드를 보고 '바다 화석의 물결'이라고 했고, 발코니는 '강철의 거품'같다고 칭송했다. 가우디는 늘 자신의 예술이 하나님을 위해 사용되기를 바랐으므로 예수를 안고 있는 성모마리아 상을 까사밀라에 설치하려고 계획한다. 하지만 당시 타락한 성직자들을 비판하는 반 교권주의운동으로 인해 혹여나 비극적 사태가 생길까 염려된 밀라부부는 동상의 설치를 거절한다. 그로 인해 가우디가 화가 나서 작업을 중단하는 등 소송사건에도 휘말리지만 가우디는 카사밀라 옥상에 어딘가 모르게 십자가를 닮은 형태의 조형물들을 은근히 숨겨놓았다. 카사밀라를 더욱 유명하게 만든 건 바로 옥상이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옥상'이라는 별명을 가진 옥상에는 독특한 굴뚝과 환기구들이 조각처럼 우뚝 서있다. 이들은 문명 전 거대 석상들을 떠올리기도 하고, 추상화를 떠올리기도 한다. 스타워즈 시리즈의 감독 조지 루카스(George Lucas)는 바르셀로나 여행 중에 카사밀라의 굴뚝을 보고 영감을 받아 하나의 캐릭터를 탄생시킨다. 바로 스타워즈에서 가장 인기 있는 악역 다스 베이더(Darth Vader)다. 마그리트의 작품이 애니메이션의 대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에게 큰 영감을 주었듯 가우디가 만든 까사밀라의 굴뚝이 조지 루카스의 창의력을 꿈틀거리게 한 것이다. 과거의 예술이 현대의 문화로 재탄생되어 등장할 때 나는 몹시 반갑다. 가우디가 세상에 내놓은 카사밀라의 굴뚝이 국경과 시대를 초월해 '다스 베이더'로 다시 태어나 대중에게 다가간 기분이다. 이것이 우리가 과거의 예술을 알고 이해해야 되는 이유 중 하나다. 세상의 모든 예술은 재해석되는 과정 속에서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낸다. 피카소 역시 현대미술이 과거 원시대의 미술에 비해 발전한 것이 없다고 말하며 과거의 예술을 되짚는 과정의 중요성을 자주 언급하지 않았는가. 과거의 예술을 이해하고 자기만의 방식으로 해석하는 자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내는 훌륭한 창조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스타워즈의 '다스 베이더'를 톡톡 튀는 색감으로 재해석한 브라질의 팝 아티스트 로메로 브리또(Romero Britto)의 다스베이더도 그런 의미에서 반가운 작품이다. 가우디에서 시작된 영감의 씨앗이 새로운 꽃들을 피운 셈이다. 갑작스럽게 전차에 치어 병원에 옮겨진 가우디는 행색이 너무 남루하여 노숙자인 줄 알고 치료가 늦어서 세상을 떠났다. 지금은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지하에 안치되어있는 그가 많은 팬을 거느린 영화 '스타워즈'의 '다스 베이더'를 만난다면 이렇게 말했으리라. "I'm your father" ⓒ이소영(소통하는 그림연구소-빅피쉬미술 대표/bbigsso@naver.com/출근길 명화 한 점, 엄마로 다시 태어나는 시간 저자)

2015-10-01 16:45:59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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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형의 본초 테라피] 가을철 면역력 높여주는 ‘버섯’

풍부한 영양 성분을 갖고 있는 버섯은 예로부터 음식이자 약재로 폭 넓게 활용되어 왔다. 환절기에 감기로 고생할 때는 표고버섯 달인 물을 마셨으며, 편도에 염증이 생겼을 때는 말린 송이가루를 약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이처럼 일교차가 커서 면역력이 떨어지기 쉬운 가을철, 몸의 저항력을 높여주는 것이 바로 버섯이다. 세계 3대 진미로 꼽힐 정도로 향과 맛이 좋은 버섯은 영양 면에서도 슈퍼푸드에 속한다. 버섯의 대표 성분인 베타글루칸은 혈액 속 노폐물과 독소를 제거해서 혈액을 맑게 하고 혈액순환을 돕는다. 즉, 대기 오염, 각종 화학첨가물이 든 음식 등 유해환경에 항상 노출되어 있는 현대인들의 해독 식품으로 적합하다. 또한 버섯은 염증을 가라앉히며, 면역력을 높이고, 노화를 늦추는 식품이기도 하다. 양질의 단백질과 비타민, 미네랄, 식이섬유가 풍부하기 때문에 기름진 육류 위주의 식습관을 갖고 있거나 잦은 외식이나 다이어트 등으로 영양 불균형 상태를 겪기 쉬운 사람들에게도 좋은 영양 공급원이 된다. 스트레스나 불규칙한 식습관으로 인해 위나 장의 트러블을 자주 겪을 때 예민한 위장과 대장을 편안하게 다스려주는 데도 좋다. 식이섬유가 장 내 환경을 개선해서 유익균을 증식시켜주고 배변을 수월하게 만들어준다. 버섯은 풍부한 영양을 갖고 있는 반면 칼로리는 낮은 편에 속한다. 그래서 비만을 예방하는 데도 도움이 되며, 혈압과 혈당을 낮추기 때문에 고혈압, 당뇨병, 동맥경화 같은 성인병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내장 지방이라고 할 수 있는 뱃살이 나오기 시작했다면, 혈압과 혈당 수치가 위험한 수준이라면 기름진 육류나 정제탄수화물의 섭취를 줄이고 버섯 섭취를 늘리는 것이 좋다. 버섯에는 비타민 B군, 아연 등의 성분도 풍부하기 때문에 피로를 풀고 기운을 북돋우는 데도 좋다. 햇볕에 말리는 과정에서 비타민 D 성분이 풍부해지는 말린 표고버섯은 칼슘의 흡수를 높여서 뼈를 튼튼하게 만들어주며 기분 저하와 우울증을 예방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김소형 한의학 박사 (bonchotherapy.com)

2015-09-30 09:10:30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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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경미의 문화톡] 우리를 서글프게 만든 영화 '사도'

[양경미의 문화톡] 우리를 서글프게 만든 영화 '사도' 이준익 감독의 영화 사도(思悼)는 영조와 그의 아들 사도세자를 다룬 영화다. 이미 많이 알려진, 새로울 것 없는 흔한 소재지만 이미 400만 관객이 이 영화를 봤다. 관객들은 이 영화의 어디에 끌렸을까? 우리 시대에 자본은 곧 권력이다. 권력을 두고 벌어진 부자 간 골육상쟁을 보면서 돈 앞에 부자 간, 형제 간 싸움마저 마다하지 않는 우리의 현실을 본 것은 아닐까? 사도는 그래서 슬픈 영화다. 영조는 역대 임금 중 가장 긴 시간(52년)을 재위한 왕이다. 긴 시간만큼이나 권력욕도 강했다. 권력을 향한 영조의 욕망은 대리청정과 잦은 양위파동으로 나타난다. 영조는 사도에게 "왕가에서는 자식을 원수처럼 여긴다"라고 한다. 영조에게 사도는 자신의 권력을 위협하는 경쟁자이다. 선조들이 피비린내 내며 권력을 쟁취했듯이 자신 역시 다르지 않음을 보여준다. 대리청정을 맡은 사도는 신하들에게 "군대는 신하들의 친목을 도모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라며 군체계를 하나로 통합할 것을 명령한다. 그러나 영조는 "왕은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 신하의 결정을 윤허하고 책임을 묻는 자리"라며 사도를 꾸짖는다. 신하들과 사도가 국정에서 대립하면서 사도에게 죄를 뒤집어씌우지만 영조는 아들 사도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 권력을 지키기 위해 아들보다 신하를 택하는 것이다. 결국 뒤주에 갇혀 죽음을 맞는 사도를 보며 권력은 부자 사이에도 나눌 수 없음을 보여준다. 돈 때문에 부자와 형제 간의 천륜을 깨는 일이 흔한 지금, 사도는 단순한 사극이 아니다. 신하들의 사리사욕 또한 우리를 슬프게 한다. 인간이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은 본성이다. 하지만 국익보다 사익이 만연하게 되면 국가는 쇠할 수밖에 없다. 특히 권력을 가진 정치인이라면 더욱 그렇다. 영조는 서자라는 자신의 출신배경 때문에 자신을 지지해주는 노론의 의견에 거스름이 없었다. 왕권과 신권이 서로의 이해관계에 맞게 거래를 하고 신하들은 국가보다는 자신과 가문의 이익을 우선한다.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우리 역사에서 왕권과 신권이 결탁해서 국가보다 가문이나 개인의 이익이 우선된 경우가 많았음을 관객들에게 암시한다. 영조로부터 250여 년이 흐른 지금, 우리는 과연 국익을 우선하고 있는가? 아니면 개인과 집단의 이익을 지나치게 추구하는 것은 아닌가, 스스로에게 질문하게 만든다. "애 닳도록 생각한다"는 의미의 사도는 아들이 죽은 후 영조가 내린 시호다. 영화 사도는 부자간의 어긋난 애증관계에 초점을 맞춰 그들의 갈등을 전면에서 보여주고 있지만 이면에서는 권력욕이나 왕권과 신권의 결탁을 이야기한다. 예나 지금이나 권력에 대한 인간의 본성은 다르지 않다. 영화 사도는 우리들의 자화상을 보는 듯해서 더욱 서글프다. 양 경 미/한국영상콘텐츠산업연구소장

2015-09-29 17:51:52 송병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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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의 차이야기] 폭스바겐 배기가스 조작문제, 어디까지 갈 것인가

폭스바겐 배기가스 조작문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미국 환경청에 의하여 지난 6년간 폭스바겐 중저가 모델에 배기가스 저감장치를 조정할 수 있는 불법 소프트웨어가 발각되면서 시작된 디젤차량 문제가 전 세계적인 문제로 비화되고 있다. 폭스바겐 본사는 의심되는 차량이 1100만대가 넘는다고 발표하였고 이에 대한 책임으로 회장이 사퇴하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독일 정부는 물론 영국 등 각국에서 자체 조사에 나섰고 폭스바겐 이외의 다른 메이커의 의심을 사면서 조사 범위도 확대되고 있다. 이른바 '클린 디젤'의 인식이 부정적으로 급격히 변하고 있고 심지어 디젤엔진에 대한 암울한 미래 전망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심지어는 미국이과 유럽 등 헤게모니 싸움이라는 언급도 할 정도이다. 디젤 차량 시장의 과반 이상을 차지하던 유럽 시장은 물론이고 이제야 본격적으로 디젤차량 시장이 열리고 있는 미국의 입장도 생각이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전통적인 디젤 차량 선호지역인 유럽의 경우 프랑스 파리나 영국 런던 등 노후 디젤차에 대한 제한 구역 설정 등 이른바 'LEZ(Low Emision Zone)'에 대한 강화가 눈에 띠기 시작하여 환경에 대한 규제도 눈여겨 봐야 하고 전통적으로 가솔린 기반의 국가인 미국의 경우 이제야 승용디젤 차량에 대한 시장이 열리는 시기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의 경우 워낙 디젤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컸었으나 최근 클린 디젤로 무장한 유럽형 승용 디젤 차량이 진출하면서 자국 메이커와의 보이지 않는 치열한 시장 싸움이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우리도 예외는 아니다. 이미 전체 차량 중 과반이 디젤 차량이고 수입차 중에는 약 70%에 이를 정도로 승용 디젤 차량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폭스바겐 등 독일차량이 70%를 넘을 정도로 독과점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즉 유럽에 이어 우리나라가 디젤 차량에 대한 시장 점유율이 획기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일본도 미국과 같이 가솔린 기반으로 이루어져 주로 가솔린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친환경을 자랑하고 있고 디젤시장은 주로 트럭 등 일부 차종으로 한자리 숫자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국내의 경우 디젤 차량은 월등한 연비로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으면서 주도권을 잡고 있고 최근 국내 메이커도 디젤 승용차량을 출시하면서 치열한 점유율 전쟁을 치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른바 전 세계가 '클린 디젤'로 무장한 디젤 차량의 분위기에 싸여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인하여 판도가 뒤바뀌는 사건으로 기록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몇 가지 측면에서 현황과 전망을 살펴볼 수 있다. 우선 이번 사건은 이미 몇 년 전부터 예고된 사고라는 것이다. 폭스바겐 한 개사의 문제가 아닌 세계 메이커의 공통된 문제라는 것이다. 환경기준과 연비기준을 맞추기 위한 세계 메이커의 편법이 이전부터 제기되어 왔고 적발되었으며, 언젠가 터질 고름이었다고 언급할 정도이다. 어느 누구도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예전 토요타 리콜 사태와 달리 반사이익이 그리 크지 않다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메이커가 자유스럽지 못한 만큼 운신의 폭이 좁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주머니에서 나가는 비용과 직결된 연비에만 관심이 있고 환경적인 문제는 그리 큰 문제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이 시장 변화의 부정적인 부분이다. 그래서 이 문제는 일부 시장 판도를 바꾸는 계기로도 활용되겠지만 무엇보다도 환경 기준과 방법에 대한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검사기준에서 예전의 추상적이고 편법이 작용하던 관행에서 객관성이 커지고 투명도가 높아진 제도와 법적 기준이 강화될 것으로 확신한다. 미국식의 징벌적 보상제는 아니더라도 의미 없는 형식적인 벌금이 아닌 판매중지 등 강력한 제제 방법 구상은 미국, 독일 등 선진국은 물론이고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둘째로 이번 문제에 해당되는 국산차의 차종과 대수 등이 아직 발표되지 않았으나 추후 리콜 등이 이루어지면 하락하는 연비문제로 단체나 개인 소송도 예상되고 있다. 추후 배기가스 저감장치 강화로 비용 증가도 예상되고 있다. 즉 디젤 차량에 대한 단순한 선호가 아닌 어려운 변수가 작용할 것이라는 얘기이다. 따라서 현재와 같이 무작정 선호하던 관행에서 여러 가지 고민 사항도 커지면서 디젤 차량 위축은 점차 커질 것으로 판단된다. 서울시나 환경부에서 작년부터 공청회를 열고 있는 "LEZ"제도 구축으로 노후된 디젤 차량의 대도시 진입을 차단하는 제도 정리도 빨라질 것이다. 특히 환경개선 부담금 제도의 강화도 예상할 수 있다. 소비자의 연비 기준의 단순한 선호 환경에서 환경세 등 부담도 커지면서 구입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디젤차에 대한 패러다임 변화가 어느 때보다 커진다는 것이다. 셋째로 친환경차의 보급 촉진이 이루어질 것이다. 일본 토요타의 강력한 가솔린 기반의 하이브리드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가 시장 점유율을 늘릴 것이고 전기차도 기존의 전위부대 역할에서 주력 기종으로 시장 진입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전통적인 유럽, 미국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중국 등도 가세할 것이며, 우리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넷째로 국내 수입차 점유율도 주춤할 것이다. 이미 최고 기점을 약 20%로 생각하는 필자의 입장에서도 주력 기종인 디젤차량의 한계가 커질 것이고 독일 위주의 차종 중심에서 토요타 등 친환경차로 무장한 메이커의 다변화로 나타날 것이다. 또한 최근 소통에 주안점을 두고 노력하고 있는 현대차 그룹의 경우도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 등 다양성을 더하면서 공세를 강화할 것이 확실 시 된다. 더불어 강화되는 규정 내에서의 차량 풀질제고와 투명성을 더욱 높이는 작업을 병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폭스바겐 배기가스 조작문제는 단순히 지나가는 사건이 아닌 자동차 역사 130년 중 패러다임을 크게 변화시키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것이다. 향후 진행이 어떻게 될지 가늠하기 어려우나 디젤 차량에 대한 위기임에는 틀림이 없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이번 사건이 세계 자동차 메이커의 양심을 일깨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2015-09-26 17:47:29 이정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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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남성과 부모의 명절맞이 변화

김주혁 가족남녀행복연구소 소장 추석 명절이 다가왔다. 온 가족이 함께 모여 풍성한 음식을 먹으며 정을 쌓을 수 있는 즐거운 기회다. 그러나 평소보다 훨씬 많은 음식을 준비하고 뒤처리를 하는 일이 특정인, 주로 여성이나 며느리에게만 쏠리면 괴로운 시간일 수밖에 없다. 며느리 깁스나 명절 당직근무 생각이 간절할 만하다. 집안일은 여성의 전유물이 아니다. 사람의 일이다. 예전에는 여성들이 대부분 전업주부였기 때문에 집안일을 도맡았다. 하지만 요즘은 여성들의 사회활동이 활발해지면서 남성 혼자 버는 가정보다 맞벌이 가정이 더 많아졌다. 그런데도 맞벌이 아내의 가사노동시간이 남편의 4.4배나 되는 것은 정상이 아니다. 남성 혼자 벌더라도 아이가 어리거나, 명절 때처럼 일이 매우 많을 때는 당연히 집안일을 가족이 함께 해야 한다. 남성들이 명절 때는 시부모 눈치를 보느라 평소보다도 집안일을 덜 하는 것으로 통계에 나오니 심각한 문제다. 그러니 명절증후군이 생기고, 명절 후 이혼신청건수가 늘어나는 것 아니겠는가. 필자는 명절에도 평소와 마찬가지로 장보기부터 음식 준비와 설거지, 음식 쓰레기 처리, 청소까지 집안일을 아내와 함께 한다. 맞벌이라서 '내 일'로 여기고 한다. 절대로 도와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당연히 혼자 할 때보다 훨씬 수월하다. 설거지까지 본인이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음식을 준비할 엄두가 나지 않기 마련이다. 아들 며느리가 오면 고부가 사이좋게 밥상을 차린다. 우리 부자는 함께 설거지 등 뒤처리를 한다. "집안일을 '내 일'로 알고 함께할 생각이 없으면 맞벌이를 바라지 말라"는 말을 필자에게서 자주 들은 아들은 맞벌이를 택하며 가사 분담을 나름대로 실천한다. 온라인교육 사이트 '홈런'이 최근 추석맞이 설문조사를 한 결과 기혼여성의 48.9%(269명)가 '온종일 음식준비를 시키고 남자들은 TV만 볼 때 가장 화가 난다'고 답했다. 이어 '친정에 안 보내주거나 늦게 보내줄 때' 18.9%, '친정 가면 잠만 자는 남편' 12.5% 순이다. 기혼남성은 '목돈지출로 인한 경제적 부담' 49.7%(88명), '장거리운전' 20.3% 순으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답했다. 참그린의 지난해 설문조사에서 '명절 기간 가족이나 남편이 함께 해줬으면 하는 집안일'은 '설거지(60%, 435명)', '청소(20%, 144명)', '아이 돌보기(11%, 78명)' '음식 만들기(9%, 63명)' 순으로 나타났다. 내 손이 고우면 누군가의 손이 거칠어진다. 나만 편하자고 들면 상대방은 고달프고 불행해진다. 배우자의 불행은 결국 나의 불행으로 이어진다. 부부가 함께 행복할 수 있기 위해서는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내가 하고, 싫어하는 것을 하지 않을 필요가 있다. 평소에나, 특히 명절에 집안일을 나눠서 하기를 원하는 배우자의 마음을 공감하고 실천할 필요가 있다.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남성들이여, 올 추석부터는 변해보자. 집안일을 '내 일'로 알고 함께 해서 아내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도록 하자. 웃음 바이러스는 나에게도 행복을 안겨준다. 그와 함께 올해부터는 부모들도 변해야 한다. 어머니들은 며느리나 딸 뿐 아니라 아들 사위에게도 "집안일을 함께 하자"고 먼저 한마디 하면 좋겠다. 아버지들은 집안일을 함께 하는 본보기를 보여주기 바란다. 그것이 이혼율이 높아지는 요즘 세상에 자녀들이 행복한 가정을 이뤄가도록 돕는 길이다.

2015-09-25 08:35:21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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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영의 명화 에세이] 좋아하는 것에는 졸업이 없다-콘스탄틴 소모프

어릴 적부터 인형을 좋아하던 내게 '인형놀이'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활동이었다. 100원짜리 동전 몇 개면 종이인형 몇 장을 든든하게 사서 가위로 오물조물 오려 이 옷을 입혔다가 저 옷을 입혔다를 반복했다. 종이인형의 어깨에 혹시나 너무 자주 옷을 걸쳐 접는 부분이 헐거워질까 봐 불안하면 투명 테이프를 붙여가며 아끼고 또 아꼈다. 종이 인형 뒤에는 항상 '세라', '나나', '엘리스'처럼 흔한 영어이름을 적어놓고 상자에 소중히 다시 넣어놓았다. 가수 '강수지' 언니 이름으로 '보랏빛 향기 쥬쥬'가 나왔을 때 나는 초등학교6학년이었다. 아빠에게 어린이날 선물로 받고 싶은 품목에 '보랏빛 향기 쥬쥬' 인형을 말했다가 아직도 인형을 가지고 놀 나이냐며 놀림을 당했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하나 둘 모아놓은 인형들을 고등학생이 될 때까지 소중히 간직했다. 이제 어른이 되었으니 인형들은 졸업하고 모두 친척동생들에게 주라는 엄마의 말에 나이가 찼다고 왜 내 인형들을 누군가에게 줘야하냐며, 좋아하는 것에 졸업이 어디 있냐며 울분에 차 말했었다. '어른은 왜 인형을 가지고 있으면 안 되는가?' 에 대한 고민은 성인이 되어서 소리 없이 내가 다시 인형을 모으게 만들어줬고 그렇게 다시 시집갈 때 까지 모은 인형이 수두룩이다. 결혼 후 남편은 내게 인형들이 무섭다고 서랍장 밖으로 꺼내지 말라고 부탁했다. 그날 이후로 지금까지 내 소중한 바비 인형들은 서재에 잠들어있다. 이 그림은 러시아의 화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콘스탄틴 소모프(Konstantin Somov/1869-1939)의 작품이다. 그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미술학교에서 일리야 레핀에게 미술을 배웠지만 이미 어린 시절부터 환경적으로도 예술과 친했다. 아버지는 에르미타주 박물관 큐레이터였고 어머니 역시 음악가였다. 또한 러시아의 발레단을 결성한 디아길레프나 레온 박스트는 그와 가장 절친한 친구였기에 그는 1896년부터 발레무대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의 이미지들을 그렸다. 하지만 1917년 러시아 혁명 이후 러시아를 떠나 미국과 파리에서 활동했다. 2007년 소더비에서 그의 풍경화가 730만 달러에 팔리면서 러시아 화가 역사상 가장 비싸게 팔린 화가가 되었다. 그가 그린 그림은 숨겨둔 내 인형들을 상기시킨다. 그림 속에 등장하는 여인 모두가 내가 어린 시절 가지고 놀던 인형의 드레스를 입고 있고 어릴 적 시간을 기다리면서까지 즐겨보던 만화 의 한 장면 같다. 그도 그럴 것이 그가 가장 좋아하던 화가는 로코코시대를 대표하는 화가는 '와토'와 '부셰'였다. 19세기말부터 20세기 초에 활동했던 그는 십대 시절부터 18세기의 예술을 좋아했다. 로코코 시대에 대한 그의 사랑은 그림 곳곳에 등장한다. 그의 작품 속에는 '사랑'이나 '축제'적인 분위기가 자주 등장하고, 신비스럽고 몽환적인 느낌의 이미지가 연출된다. 하지만 그가 활동하던 시기의 프랑스 미술은 이미 아카데미즘적인 고전미술에서 벗어나, 그림에서 현실과 일상을 이야기하는 인상주의의 움직임이 활발했으며 회화의 본질을 다시 정의하려는 새로운 화파들이 등장했다. 하지만 소모프의 관심은 여전히 과거인 18세기 로코코시대를 향해있었고 심지어 그림 속 주제들도 궁정이거나 귀족들의 모습이다. 다들 그리지 않는 로코코시대의 이미지의 향연을 꾸준히 자신만의 감성으로 독특하게 표현한 것이다. 그가 화폭에 담은 장면들은 로코코 시대 같으면서도 세기말 러시아의 혼란스럽고 야릇한 분위기처럼 다가온다. 결국 세상은 돌고 돌 듯 과거를 그렸지만 현대를 풍자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세련됨과 복고적인 느낌이, 불손함과 사랑스러움이, 무거움과 위트가 동시에 공존하는 작품을 남긴 그는 나에게 좋아하는 것을 영원히 졸업하지 않은 인형놀이 같은 화가이다. 이소영(소통하는 그림연구소-빅피쉬 대표/bbigsso@naver.com/출근길 명화 한 점, 엄마로 다시 태어나는 시간 저자)

2015-09-24 17:45:13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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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형의 본초 테라피] 추석 명절, 소화불량 다스리는 음식

추석 명절이 다가오고 있다. 특히 명절 기간에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은 소화불량인데, 과식이나 과음, 기름진 음식의 과다 섭취 등이 원인이 된다. 속이 불편하고 더부룩한 느낌이 들 때는 ‘무’를 섭취하면 도움이 된다. 본초강목에 무는 “소화를 촉진시키고, 독을 풀어주며, 오장을 이롭게 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예로부터 속병을 다스리는 데는 무를 이용했는데, 무에 풍부한 디아스타제, 프로테아제 같은 소화효소들이 소화흡수를 촉진시켜준다. 무를 요리해서 함께 곁들이거나 식후에 속이 편치 않을 때 무즙을 따로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식이섬유가 풍부해서 혈당을 안정시키는 데도 좋고, 항산화 비타민이 풍부해서 혈중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을 제거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사과를 식후에 섭취하는 것도 소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사과의 유기산 성분이 소화 효소 분비를 촉진하기 때문에 더부룩하고 답답한 속을 풀어주는 데 좋다. 이 성분들이 피로 해소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명절 기간 지치고 기운이 떨어졌을 때도 도움이 된다. 사과의 펙틴 성분은 위장과 함께 대장의 기능도 강화해주기 때문에 변비로 가스가 많이 차고 아랫배가 묵직해서 고생하는 사람들에게도 좋다. ‘산약’이라는 약재명을 가진 ‘마’도 위장 건강에 효과적이다. 마에는 뮤신, 사포닌, 아르기닌을 비롯해서 단백질, 식이섬유, 비타민, 칼슘, 등의 영양성분이 풍부해서 산에서 나는 뱀장어로 부르기도 한다. 동의보감에 “마는 신장의 기운을 보충하고, 설사를 멎게 하며 위장을 튼튼하게 만든다”고 기록되어 있다. 특히 뮤신 성분이 위장을 보호하며 소화불량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된다. 소화의 기본은 입에서 시작된다. 입에서 음식을 충분히 씹었을 때 소화효소도 잘 분비되고, 음식을 넘겼을 때 위장의 부담도 줄일 수 있다. 명절 기간에 소화불량을 줄이려면 꼭꼭 50번 이상 씹고 천천히 식사하는 습관부터 실천하는 것이 좋다. 김소형 한의학 박사 (bonchotherapy.com)

2015-09-23 11:16:44 메트로신문 기자
[최치선의 세상만사] 인생에서 가장 후회하는 것과 후회를 줄이는 방법

최근 인간생태학을 연구하는 칼 필레머 코넬대 교수가 2004년부터 진행한 '인류유산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칼 교수는 65세 이상 총 1500명 노인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프로젝트 취지에 대해서 '삶에 대한 지혜와 조언'을 구하기 위해서였다고 밝혔다. 그 중 인생에서 가장 후회하는 것은 대부분 '너무 걱정하며 살지 말 걸 그랬다'는 대답이었다. 이 말은 우리가 흔히 어른들이나 선배들한테 자주 듣던 '미리 걱정하지 마라'는 조언과 같은 뜻이다. 즉,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는 상황에 대해서 그리고 혹시 일어난다고 해도 우리가 어떻게 해볼 수 없는 상황에 대해 고민한다는 건 불필요한 걱정이라는 것이다. 걱정은 곧 '스트레스'를 낳는다. 이 스트레스가 바로 면역력을 파괴시켜서 암, 중풍, 치매 등 각종 질환의 원인이 된다. 칼 교수는 걱정에 대해 이렇게 조언한다. 걱정은 실제 스트레스 요인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결국 우리는 실질적인 고민대상이 없음에도 앞서 걱정을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발생할 부정적 상황을 미리 예상하고 고민한다고 해서 그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칼 교수의 프로젝트 중 또 하나 의미있는 내용은 살면서 귀중한 자원을 낭비하는 일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자원은 시간이다. 우리는 다시는 잡을 수 없는 시간을 쓸데없는 걱정을 하면서 낭비하고 있다. 게다가 그 실체하지 않는 걱정 때문에 오해를 쌓고 스트레스를 받아 자신의 건강에 해를 입힌다. 칼 교수는 걱정되는 상황을 효과적으로 이겨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다음과 같이 조언한다. 장기적인 목표보다 단기목표에 집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가능하면 하루의 일만 생각한다. 그리고 걱정하는 대신 걱정의 실체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준비하는 것이 자신의 삶에 도움이 된다. 만약 무언가를 두려워 한다면 적어도 그것을 왜 두려워 하는지 이해하고 실체를 찾아내는 일이 중요하다. 때로는 그냥 무시하고 넘겨버리는 것도 현명하다. 하지만 살다보면 얽히고 설킨 관계 때문에 걱정으로부터 빠져나오기 힘든 상황에 처할 때가 종종있다. 직장에서, 가정에서, 연인과의 관계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하지만 대안이 없는 것은 아니다. 칼 교수의 조언처럼 내가 걱정하는 것이 무엇인지 걱정의 중심으로 들어가서 그 실체를 알게 되면 생각보다 걱정이 대단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될지 모른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걱정이나 고민의 실체에 대해 자신에게 정직하지 못했고 자신이 살고 싶은 삶 대신 주위사람들에게 보여지기 위한 삶을 살면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았다고 고백한다. 그러면서 죽으라 일을 하며 놓치거나 멀어진 자신의 꿈과 사랑 그리고 가족들에 대해 후회했다. 내 감정에 솔직하지 못했다는 점도 걱정이 만들어낸 결과였다. '오늘은 어제 죽은 사람이 그렇게 갈망한 날'이기 때문에 시간은 누구에게나 더없이 소중한 자원이다. 끝으로 칼 교수는 남은 시간을 걱정하며 낭비하기보다는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것에 도전하면서 최선을 다 하는 것이 인생의 후회를 줄이는 일이라고 조언했다.

2015-09-22 16:37:16 최치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