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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헌변호사의 BizLaw] Integrity

미국사람들은 integrity라는 단어를 많이 쓴다. 무언가 진실되다고 평가할 만한 사람에 대해서 "He is a man of integrity."라고 표현한다.한국에서는 integrity라는 단어를 진실성이라고 번역하고 있지만, '진실성'이라는 단어가 integrity가 가지는 의미를 잘 전달하는 것 같지는 않다. 미국 생활을 오래한 임병덕 미국변호사는 그의 책 '페어플레이'에서 integrity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였다. 서양 사회에서는 비즈니스와 법조계는 물론, 심지어 정치에서도 'integrity'라는 개념은 인물을 평가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성품으로 다루어진다. 매리엄-웹스터 사전에는 'integrity'를 'firm adherence to a code of moral [or artistic] value (도덕적 [예술적] 가치를 흔들림 없이 고수함)'라고 정의한다. 이처럼 'integrity'의 본래 개념은 '어떤 가치를 흔들림 없이 고수하는' 것이고 달리 표현하면 '참되고 바른 성질이나 품성을 바탕으로 훌륭한 가치를 고수하는 성향'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것을 한국어로 표현할 방법이 없다. '진실성' 또는 '투명성'이라는 단어는 integrity가 가지는 뜻을 제대로 전달하는 것은 아니다. 결국 정직성을 고수하려는 성향, 거짓을 통해 부당하고 구차한 이득을 도모하지 않겠다는 결의가 integrity에 포함이 되어 있다는 것이 integrity에 대한 그의 견해인 것 같다. 어느 나라에서나 정직하지 않은 사람들이 많이 있다. 한국 사람들이 특별히 다른 나라사람들보다 덜 정직한 것은 아니다. 개개인을 놓고 볼 때도 어떤 사람이 대체적으로 정직하다고 말할 수 있어도 그가 항상 정직하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처럼 정직하거나 진실하다는 것에 대한 절대적인 평가를 할 수 없기 때문에 딱히 한국 사람이 정직성과 진실성 그리고 투명성에 있어서 뒤쳐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한국에는 무언가 특별한 사회 분위기가 있는 것 같다. 즉 한국에서는 왠지 정직하면 손해 볼 것 같은 분위기가 강한 것 같다. 실제로 성공한 사람들은 정직이 성공의 열쇠라고 말하는데도 말이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그런지 한국사람들은 정직하려는 노력을 덜 하게 된다. 그리고 정직성을 고수하려는 의지도 강하지 않은 것 같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이런 한국의 묘한 분위기를 외국인들은 알아 보는 것 같다. 그래서 일부 외국인들은 한국사회를 경험하고 한국사람들을 만나면서 한국사람들이 진실되지 못하다는 생각을 하는지도 모른다.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면서 외국인들과도 신뢰를 주고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런 점에서 외국인들이 한국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이런 인상은 아쉬운 대목이다. 오랜 세월 동안 국제거래를 해온 어떤 사업가가 내게 이런 말을 했다. "김변호사, 사업은 heart to heart, 즉 진정한 마음으로 하는 것이야." 사업이나 거래를 하더라도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고 사람의 관계에 있어서 진정성과 신뢰가 필수적이라는 것을 그는 경험으로 체득한 것이다. 이런 점에서 서양사람들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integrity'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것은 의미가 있을 것 같다.

2015-09-21 13:44:40 강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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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경미의 문화톡] 영화제는 정치쇼가 아니다

[양경미의 문화톡] 영화제는 정치쇼가 아니다 지난해 부산시장의 '다이빙벨' 논란 이후 영화제가 열리는 지자체라면 어김 없이 나오는 말이 있다. 지자체장들은 공개적으로 부산시장의 행태를 비판하고 영화의 문화적 가치를 강조한다. 그리고 자신들은 그들과 다름을 강조한다. 정치적 간섭을 피해 전문성을 고려한 영화계 인사로 조직을 꾸리겠다고도 말한다. 그러나 이 역시 자신의 정치색과 이해관계가 맞는 영화인을 선택한다는 느낌은 지울 수 없다. 지난 17일 열린 제7회 DMZ(비무장지대)국제다큐영화제도 아쉽기는 마찬가지다. 개막식에서 조직위원장인 경기도지사가 영화제 집행위원장과 함께 사회를 맡았다. 다른 영화제와 달리 유명배우가 아닌 도지사가 예산 절감을 위해 사회를 봤다는 것부터가 정치색이 짙다. 영화제 개막식 전 기자간담회에서 도지사는 "지원은 하되 간섭은 않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 발언은 부산국제영화제와 대조를 이루며 화제가 됐지만 개막식 사회로 빛이 바래는 느낌이었다. 대부분의 정치인들은 영화를 이용한다. 어떠한 선택이 자신에게 정치적으로 유리한 선택인지 판단하고 결정한다. 영화 '베테랑'에 나오는 대사처럼 "문제를 삼지 않으면 문제가 안 되지만 문제를 삼으면 문제가 된다"는 것을 도지사는 잘 알고 있었던 것일까. 이번 DMZ영화제에서는 '다이빙벨'보다 표현 수위가 높다는 세월호 다큐 '업사이드 다운'가 상영된다. 노동자들의 투쟁, 분단 70년이라는 민감한 주제를 다룬 문제적 다큐 영화도 다수 상영하기로 했다. 정치인들의 영화제에 대한 간섭은 불가피할지도 모른다. 영화가 지닌 대중적 영향력 때문에 정치인들은 영화를 순수예술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정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매체로 생각한다. 왜냐하면 영화는 필연적으로 현실의 부분을 담고 그에 대한 정치적 발언을 하기 때문이다. 주류영화가 현실에 안주하게 만든다면 비제도권 독립-다큐멘터리 영화는 사회적 모순과 문제점을 다룬다. 그리고 막대한 대중적 영향력으로 정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영화와 정치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그러나 영화제가 정치적 요인에 의해 지나치게 영향을 받게 되면 그 나라 영상문화 및 영화산업은 발전할 수 없다. 영화제는 영화산업의 발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는 사회주의나 전체주의 국가에서 영화산업이 지나치게 정치성을 띠면서 발전하지 못한 역사가 입증한다. 영화의 문화적 가치가 퇴색해 다양성과 흥행성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이렇게 보면 앞으로 한국영화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영화제가 정치쇼로 전락해서는 안된다. 양 경 미(한국영상콘텐츠산업연구소 소장)

2015-09-21 09:46:51 송병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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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의 차이야기] 국내 수입차 점유율, 20%가 마지노선

올해 국내 수입차 점유율은 16%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20만대는 훌쩍 넘긴다는 뜻이다. 최근 수년 사이에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 수입차는 이제 기본적인 생활이 돼가고 있다. 전국 어디서나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수도권 중심에서 지방 대도시를 중심으로 번져가면서 전국적인 현상이 되고 있다. 소비자도 이제는 수입차를 보는 시각에 있어서 글로벌 마인드를 갖기 시작했다. 국산차는 비상이 걸렸다. 수입차의 차종이 주로 고급승용차에 몰려 있어 국산차와 겹치는 부분이 적었던 이전과는 다르다. 중저가 수입차가 물밀듯이 몰려오면서 시장 잠식이 커졌기 때문이다. 소비자가 이제는 신차를 구입할 때 국산차와 수입차를 비교하기 시작했다. 생각이 바뀌기 시작한 것이다. 요즘에는 다른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이른바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수입차라고 하는 현상이다. 르노삼성의 QM3나 한국지엠의 임팔라 등이 대표적이다. 완전한 수입차이면서 보험, 부품비, 공임 등은 국산차 대접을 받는 새로운 형태의 판매 전략이다. 성공적으로 안착되면서 더욱 다양한 모델이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차 판매전략이 다양성을 더하면서 융합적인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수입차의 점유율은 OEM 수입차와 별도로 성장을 거듭할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수입차의 점유율이 20% 내외에서 한계점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약 7~8년 전에도 필자는 수입차가 향후 10년 이내 점유율이 20%를 접근해 갈 것이라고 다양한 인터뷰를 한 바 있다. 당시에 수입자동차협회는 물론 다른 기관에서는 말도 안되는 점유율이라고 평가절하했다. 현 시점에서는 도리어 25% 점유율을 달성할 수 있다고 앞서가고 있다. 그러나 필자는 20%대에 머물 것이라고 예상한다. 물론 앞서 언급한 OEM 수입차는 고민되는 수치다. 수입차의 판매형태가 현재와 같은 전략을 구사한다면 어렵다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을 중심으로 한 국산차의 경우 소비자의 소통 등 다양한 접근 전략을 통해 옛 영광을 생각하고 있다. 품질이나 가격 경쟁력은 물론 애프터서비스 등 다양한 측면에서 수입차와 비교해 강점이 많기 때문이다. 현재는 소비자 중 일부가 수입차에 대한 동경을 갖고 있으나 점차 현실 파악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미 이런 현상은 나타나고 있다. 피로현상은 물론 제살을 깎아먹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치열한 가격 경쟁력으로 완성차 판매의 수익이 줄어들고 있다. 같은 브랜드 딜러끼리의 다툼도 발생하고 있다. 앞으로 이러한 현상은 지속될 것이다. 최고급 수입차 브랜드의 경우도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일부 지역에서 당분간 지속될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현상도 앞을 내다보기 쉽지 않다. 여러 문제점이 나타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우선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 중저가 수입차 구입형태의 문제점이다. 각종 파이낸스 시스템을 독립적으로 운영하면서 원금 유예 프로그램 등 다양한 문턱 낮추기 전략을 구사해 효과를 보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숨어있는 문제점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원금 유예가 끝나가면서 젊은 층의 이른바 '카 푸어'가 사회적인 문제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젊은 층들이 집을 구하지 않고 우선 수입차부터 구입하는 형태는 한계가 있다. 당장은 누가 대신해준다는 형태지만 곧 책임에 대한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온다. 두 번째로 법인차 구입의 문제점이다. 사업용 차량 구입에 대한 법적인 테두리가 어느 정도 마련됐으나, 정부에서 이번에 이를 더욱 강화되면서 사업용 차량 구입의 한계가 커졌다. 현재 고가 수입차 브랜드의 상당수는 사업용 차량으로 구입해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행태가 보편화된 상황이다. 2억원 이상의 최고가 수입차는 90% 정도가 모두 사업용 차량이다. 사회적 후유증이 큰 만큼 제도적 규제가 클 것이다. 머지않아 다른 선진국과 같이 구입비용에 대한 상한선이 분명히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고가 수입차를 현금을 내고 구입하는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혹시 모른다. 싱가포르와 같이 아예 출퇴근용으로 사업용 차량을 인정하지 않을 경우 구입 자체가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지금은 과도기다.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판단하는 고민도 필요하다. 미국이나 유럽과 같이 대체품 제도가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현재는 지지부진하지만, 분명히 안착되기 시작하면서 수익 모델에 대한 한계점도 커진다고 할 수 있다. 어려움이 가중된다는 것이다. 부품비와 공임에 대한 문제점은 물론이고 전체적인 보험제도도 수입차에 부담이 되는 제도적 개편이 이뤄질 것이다. 수면 위로 부각된 수입차에 대한 각종 제도적 개선은 수입차의 판매에 어려움을 가중시킬 것이다. 가격과 부품비, 공임 등 국산차 대비 단점은 부각될 것이다. 정부의 규제도 강화되면서 죽어가는 수입차 딜러도 많아질 것이다. 현재 호황을 맞은 시점에서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국내의 선진 제도 안착과 저항선에 대비한 전략을 면밀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그만큼 국산차 메이커의 전략도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할 수 있다. 허상과 현실도 확실히 구분하는 소비자의 냉점함도 그만큼 커질 것이다. 이같은 맥락에서 향후의 시장 흐름을 예상해본다.

2015-09-19 23:58:07 이정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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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영의 명화 에세이] 샤갈의 사랑이 내게 남긴 것-마르크 샤갈

이 그림은 마르크 샤갈(Marc Chagall/1887-1985)과 그가 사랑하는 부인 벨라의 모습이다. 러시아에서 태어난 그가 파리에서 생활하던 한동안 그는 물질적인 궁핍에서 벗어나 풍요롭게 지냈다. 1925년을 기점으로 한 그의 그림에는 행복한 자신과 부인 벨라가 자주 사랑스럽게 등장한다. 벨라는 상류 부르주아 계급 출신인데도 불구하고 부모님이 원하는 정혼자가 아닌 젊고 패기 있지만 가난했던 화가 샤갈에게 자신의 인생을 건다. 그녀는 샤갈의 그림에서 보들레르의 시 세계를 발견할 정도로 해박했고, 샤갈에게 오랜 시간 좋은 영감을 주었으며 힘들 때 늘 힘이 되어줬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독일이 프랑스를 점령했을 시기에 샤가와 벨라는 프랑스에서 추방당해 미국으로 간다. 그리고 1944년 가을, 망명생활을 하던 도중 벨라는 치료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폐렴으로 세상을 떠난다. 샤갈은 그녀가 죽은 후 그는 9개월 동안 절망에 빠져 그림을 그리지 못했고 모든 그림들을 벽을 향해 돌려놓았다고 한다. 벨라가 죽은 지 이듬해, 그는 사랑했던 벨라에 대한 마음을 담아 또 다른 작품을 남긴다. 이 '화촉'이라는 그림 속에서 샤갈은 다시 한 번 벨라에게 청혼을 했을 것이다. 그들의 마지막 결혼식을 상상의 동물들과, 피리 부는 천사, 음악가들이 함께해준다. 내 기준에 샤갈과 벨라의 사랑은 성숙하다. 그들은 머뭇거리지 않았으며, 서로를 믿었고, 계산하지 않았다. 벨라는 샤갈의 숨겨진 재능을 믿고 늘 그와 함께해 주었으며, 샤갈 역시 벨라에게 늘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그들은 한 사람의 죽음이 코앞에 올 때까지 도망치지 않았고, 힘든 망명생활을 함께 견디면서도 늘 행복을 찾았다. 끝까지 성숙하려고 노력하는 사랑이 우리를 결혼이라는 문에 입장하게 만든다. 연애의 결말은 청혼이 아니라, 성숙한 사랑의 또 다른 시작이 결혼이라는 것을 나는 샤갈의 그림들을 보며 느꼈다. "평생토록 그녀는 나의 그림이었습니다." 벨라의 무덤에 샤갈이 적은 비문이다. 한 사람의 인생에서 사랑하는 사람의 존재가 묵직하게 자리 잡는 삶. 누군가는 그런 삶이 소모적이라 하더라도 내게 그런 삶은 가장 풍요로운 삶이다. 사랑으로 충만해지고 사랑으로 궁핍해지는 순간이 올지라도 우리가 어김없이 사랑을 찾아 헤매는 이유는 그 지독한 사랑이 주는 감정의 파노라마가 다른 그 어떤 행위보다 강하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얻고 나누는 것만큼 어럽고 매력적인 과정이 또 있을까. 남편을 만나 결혼할 때 즈음 법륜스님의 라는 책이 유행했었다. 그 책에는 이런 문구가 있었다. "아내는 남편에게 덕 보고자 하고, 남편은 아내에게 덕 보겠다는 마음이 살다 보면 다툼의 원인이 됩니다. 아내는 30퍼센트 주고 남편에게 70퍼센트 덕을 보려 들고, 남편도 한 30퍼센트 주고 아내에게 70퍼센트 덕을 보려고 합니다. ……베풀어 주겠다는 마음으로 결혼하면 길가는 사람 아무나하고 결혼해도 별 문제가 없습니다." 법륜 스님은 그 책에서 늘 손해 보는 마음으로 살아야한다고 이야기했다. 상대방의 부족한 부분을 껴안고 감싸는 마음으로 살면 그 누구도 결혼생활이 문제 될 것이 없다고 하면서. 촌스럽지만 나는 그 책이 진리인양 마음속으로 '앞으로 결혼하면 꼭 이렇게 살아야겠다'라며 몇 번을 다짐했는지 모른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니 그 책을 읽으며 다짐했던 것을 새까맣게 잊고 지냈다. 덕 보려는 마음만 가지지 말고, 덕 보게 해주는 마음을 늘 생각하자는 나의 다짐은 늘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남편을 탐구하는 일은 평생해도 못할 이루지 못할 숙원사업 같다. 어쩌면 그래서 결혼이라는 제도가 생겼는지도 모르겠다. 세상에 수많은 인구 중 단 한사람이라도 진득하게 진심으로 탐구하라고 말이다. '사랑이란 자기희생이며, 이것은 우연에 의존하지 않는 유일한 행복이다' 톨스토이의 말이다. 행복으로 가는 길은 우연만 존재하지 않다. 부부관계는 무수히 많은 희생과 이해의 패스가 오고가야 신뢰가 쌓이고 행복한 가정생활로 이어진다. 샤갈의 그림은 내게 평생을 탐구해도 부족할 남녀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성숙한 사랑이 내뿜는 이미지를 보여준다. 그리고 덕 보려는 마음이 자꾸 불쑥 불쑥 등장하는 내게 넌지시 경고한다. 사랑하는 사람에게만큼은 손해 보는 마음으로 살아가라고. 이소영(소통하는 그림연구소-빅피쉬 대표/bbigsso@naver.com/출근길 명화 한 점, 엄마로 다시 태어나는 시간 저자)

2015-09-17 17:40:47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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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장벽 없는 예술지원은 문화융성의 지름길

글: 영매화 김미경(서양화) 어려서부터 서화를 하시는 아버지를 따라 다니며 어깨너머로 배운 붓글씨는 내 인생을 결정짓는 DNA가 됐다. 서른 중반의 나이에 시작한 그림은 어려서부터 꿈꾼 일이라 자는 것조차 아까웠다. 환경은 열악했지만 그림을 그릴 수 있음에 감사하며 스스로 행복해 했다. 먹고 자는 시간까지 줄여가며 작품에 매진한 결과 대한민국 최초로 '영매화'라는 나만의 스타일을 완성할 수 있었다. 접착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타르와 재를 활용한 '영매화'는 3년 연속 '순국선열의 날'에 독립관에서 특별초대전으로 빛났다. 2000년 이후 10년 넘게 전업작가로 살면서 늘 넉넉하지 못한 생활고와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는 내게 전시회는 힐링의 시간이다. 1년에 많아야 2~3회 뿐이지만 크고 작은 전시회를 통해 내 작품이 일반인들과 소통할 때 그동안의 고생이 눈 녹듯 사라진다. 처음엔 탑차를 사서 100호가 넘는 작품을 직접 운반하느라 애를 먹었다. 덕분에 무릎 관절에 무리가 갔다. 이렇게 그림은 내게 새로운 세계를 보여줬고 어디서도 찾지 못했던 행복을 안겨줬지만 가져간 것도 있다. 바로 나의 건강이다. 타르와 독한 유화 물감을 사용해 비좁은 공간에서 밤샘 작업을 하니 좋았던 시력이 점점 안좋아졌다. 게다가 겨울철 찬바람에 무릎 관절이 약해졌다. 그렇다고 후회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동안의 작업을 통해 내가 절실하게 깨달은 게 있다면 작가에게 소통만큼 중요한게 없다는 것이다. 내 그림이 세상에 나가서 사람들을 만나는 일이다. 그때야 비로소 내 작품들이 숨을 쉬기 때문이다. 이처럼 작가들에게 소통의 장은 숨통같은 역할을 한다. 그래서 예술가들에게 창작과 발표의 장은 가장 기본적인 조건이다. 선진국일수록 예술가들이 마음껏 작품을 발표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는데 인색하지 않다고 들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아닌 것 같다. 물론 예전보다 많은 기회와 지원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작가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고군분투 하고 있다.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지원하는 사업중 하나는 문예진흥기금이다. 하지만 해마다 선정과정에서 잡음이 크다. 지원역시 불투명하다. 이처럼 운용을 둘러싼 잡음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 나를 비롯해 많은 예술가들은 자신의 작업에 대해서만 완벽할뿐이다. 기타 행정적인 절차와 문서작성 등에는 대부분 문외한이 많다. 이런 현실을 정부관계자는 모르는 것 같아 안타깝다. 예술가들이 지원을 받기 위해 관련 서류를 모으고 작성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을 사용하고 고민을 하는지 알았으면 좋겠다. 더군다나 예술가에 대한 지원을 정부에서 입맛대로 선정하는 일도 있다고 하는데 사실이 아니길 바란다. 지금이 어떤 세상인가. 정부는 국민의 권익과 행복을 위해서만 존재할 가치가 있다. 사기업이 아니기에모든 국민이 피같은 세금을 정부에 내주는 게 아닌가. 예술가에 대한 지원 역시 특정 이데올로기나 정권유지를 위해 얄팍한 꼼수를 부려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 나라의 문화를 융성하게 하는 이들은 바로 예술가들이다. 따라서 그들에게 얼마나 지원하느냐에 따라 문화의 행보가 결정될 것이다. 시인이나 소설가 등 작가들에게는 작품을 발표할 문예지가 필요하고 나같은 화가에게는 전시공간이 절실하다. 좀 더 많은 예술가들에게 성별, 나이, 사상 등을 떠나 오롯이 작품만으로 평가받고 발표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면 좋겠다.

2015-09-16 15:20:51 최치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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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형의 본초 테라피] 고혈압 관리에 좋은 음식

고혈압은 평생 관리가 필요한 질환이다. 제대로 관리하지 않을 경우 혈관과 심장의 부담이 커지면서 동맥경화, 뇌졸중 같은 심각한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혈압이 있다면 생활습관을 완전히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식습관은 고혈압에 가장 영향을 많이 주기 때문에 잘못된 식습관을 개선하고 혈압 안정에 도움이 되는 식품 섭취에 신경을 쓰는 것이 좋다. 고혈압에 도움이 되는 식품 중에는 식이섬유가 풍부한 해조류가 있다. 미역이나 다시마에는 알긴산이라는 식이섬유가 풍부한데 혈액 속 콜레스테롤을 비롯해서 각종 노폐물과 독소를 흡착해 배출한다. 그래서 혈전을 막아주고 혈액순환을 촉진하며 혈관을 깨끗하고 튼튼하게 만들어준다. 높아진 혈압을 낮춰주는 것은 물론이고 혈당을 안정시키는 데도 효과적이라서 꾸준히 섭취하면 성인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 또한 고혈압에 짠 음식은 독이 되는데, 해조류에 풍부한 칼륨 성분이 나트륨 배출을 촉진시켜주기 때문에 고혈압 예방과 관리에 도움이 된다. 혈압이 높을 때는 칡차도 효과적이다. 칡의 뿌리에는 다이드제인이라는 성분이 풍부한데 이 성분이 좁아진 혈관을 확장시키고 혈압을 안정시키는 작용을 한다. 한방에서도 칡은 뭉치고 막힌 것을 뚫어주며 발산하는 효능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혈관에 쌓이는 노폐물의 배출을 촉진하며 혈액순환을 돕는다. 또한 칡이 통증을 풀어주는 효과가 있어서 고혈압으로 인한 두통의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베타카로틴이 풍부한 당근도 혈압 관리에 도움이 된다. 당근에 풍부한 항산화 성분 베타카로틴은 혈액 속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며 혈관의 노화를 막아주는 작용을 한다. 따라서 혈관의 탄력을 강화시켜주고 혈액순환을 촉진하기 때문에 혈압의 안정에 도움이 된다. 또한 노화로 인해 혈관의 탄력이 떨어지면서 발생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나이가 들수록 고혈압예방과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스트레스, 운동 부족, 술, 담배 등도 고혈압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는 것이 좋다. 김소형 한의학 박사 (bonchotherapy.com)

2015-09-15 14:54:29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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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헌변호사의 BizLaw] 감사하는 자에게 감사할 일이 생긴다

좋은 일이 생기면 기뻐하고 감사하게 된다. 부모님의 은혜에 감사한다. 스승의 은혜에 대해서도 감사한다. 살아 있다는 것 만으로도 감사할 만하다는 생각을 해 보지 않은 사람이 없으리라. 이처럼 우리는 감사할 일들이 있을 때 감사하면서 살게 된다. 이것이 인간의 모습이다. 그리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때 행복하다고 느끼게 된다. 그런데 상식적으로 감사할 만한 상황이 아닌데도 감사를 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 불평불만을 하거나 좌절을 할 수 있는데도 감사의 포인트를 찾아서 감사를 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이다. 백 투 더 퓨쳐(Back To The Future)로 유명한 마이클 제이 폭스(Michael J. Fox)도 자신의 자서전을 통해서 파킨스씨 병으로 고통을 겪는 과정이 자기에게는 최고의 행복이었다고 고백한다. 조니 에릭슨 타타(Joni Eareckson Tada)는 17살에 다이빙 사고로 목이 손상되어 사지마비인 상태로 살고 있지만, 이것이 큰 축복이라고 감사의 고백을 한다. 그리고 자신의 삶을 많은 사람들에게 나누면서 사람들과 장애인들에게 큰 희망을 선사해 주고 있다. 사업에 실패를 하고 교도소 생활을 하였지만 다시 겸손하게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고 감사하는 사람도 있다. 사업이 어려워도 위기가 기회라고 생각하면서 이런 위기가 주어진 것 자체도 감사할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사람들이 너무 많아 일일이 다 열거할 수 없다. 이런 사람들은 감사의 조건도 없는데 감사를 하고 있으니 역설적이다. 이렇게 극적이지는 않더라도 매일의 일상 생활 속에서 감사할 만한 상황이 아닌데도 감사의 조건을 찾아서 감사하는 삶을 사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이런 사람들로부터는 긍정의 에너지가 뿜어져 나온다. 이런 사람들은 주변 사람들에게 힘을 주고 주변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어 준다. 논리적으로 다 설명할 수는 없지만 내가 관찰한 바에 의하면 감사하는 자에게 감사할 일들이 생긴다는 것이다. 순서가 중요하다. 감사가 먼저이고 감사할 만한 일들이 따라 온다. 그러면 누구에게 감사를 해야 하는가? 대상이 분명하면 그 대상인 가족, 친구, 친지, 스승 등에게 감사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을 넘어서서 자기의 삶에 대해서 감사를 하는 사람, 자신의 존재의미에 대해서 감사를 하는 사람, 고난과 역경에 대해서 감사를 하는 사람이라면 감사의 대상이 누구인지를 정확하게 알 필요가 있다. 이것을 모른 채로 감사를 하는 것이라면 진정한 감사는 아닐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 생각해 봐야 하는 것이 바로 영성(spirituality)이다. 여기서 영성이라고 할 때 눈에 보지지 않는 영의 세계를 탐구하고 추구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명상, 요가, 기 수련, 종교, 힐링 등이 이와 관련이 있다. 영성은 감사의 대상을 찾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영성의 추구는 새로운 트렌드가 되어서 관련 산업도 번성하고 있다. 기업들도 기업경영에 영성의 추구가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고 이를 활용하고 있다. 그래서 21세기를 영성(spirituality)의 시대라고 부른다. 스티브 잡스(Steve Jobs)는 명상이나 불교의 영향을 받아서 영적 세계를 노크해 왔고 이것을 사업에 접목시켰다. 참고로 나는 기독교인이고 영성과 관련해서는 짝퉁이 너무 많기 때문에 무엇이 진짜이고 무엇이 가짜인지를 분별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보고 있다. 아무튼 힘들고 어려울 때 기억해야 할 말이 있다면 이것이다. "감사하는 자에게 감사할 일이 생긴다."

2015-09-14 11:07:40 강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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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경미의 문화톡] 신서유기·마리텔에 영상산업 미래 있다

[양경미의 문화톡] 신서유기·마리텔에 영상산업 미래 있다 스마트폰 세상이 되면서 영상콘텐츠산업의 환경은 크게 변하기 시작했다. 웹 콘텐츠와 1인 미디어는 그 변화의 중심에 있다. 최근 '신서유기'나 '마리텔'(마이 리틀 텔레비젼)의 인기몰이는 변화의 신호탄이다. '신서유기'는 나영석PD가 1박2일의 원년멤버였던 강호동, 은지원, 이승기, 이수근을 캐스팅해 중국인들에게 친숙한 고전 서유기를 예능으로 풀어낸 영상물이다. 특히 인터넷 전용 영상물로 담아낸 웹 콘텐츠다. KBS 시절에는 국민방송 '1박2일'을, tvN에서는 '꽃보다 할배', '삼시세끼'시리즈로 케이블TV의 지형을 바꿔 놓은 그가 이번에는 '신서유기'로 새로운 방송트랜드를 선도하고 있다. '신서유기'는 손익분기점인 2000만 명의 조회수를 돌파했다. '신서유기'는 영상콘텐츠산업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보여준다. 스마트폰 세상에서 영상물의 경계가 급격히 허물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나PD는 '신서유기'를 통해 문화콘텐츠의 플랫폼 확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웹 예능의 새 시대를 예고했다.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우리는 굳이 텔레비전이나 극장을 통해서 영상물을 봐야 할 필요가 없어졌다. 웹 콘텐츠가 기존의 영상콘텐츠를 대체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스마트폰은 또 1인 미디어 시대를 열고 있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쉽게 동영상을 즐길 수 있다. 인터넷 방송의 확산은 스마트폰이 대중화 되면서 가능했다. 이제는 자신만의 고유한 콘텐츠, 대중이 주목할 만한 흥미로운 콘텐츠를 가지고 있다면 누구든 거액을 벌어들이는 스타가 될 수 있다. 지상파 방송과 케이블 TV는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해 스마트폰에 시청자를 빼앗기고 있다. 결국 지상파 방송도 1인 미디어에서 인기를 얻은 웹 콘텐츠의 패턴을 따라하기에 이르렀다.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MBC의 '마리텔'은 다음팟의 본방송을 편집한 재방송이다. 그리고 다음팟은 아프리카TV의 1인 방송 컨셉을 따온 것이다. 물론 새로운 흐름에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웹 콘텐츠는 규제가 느슨한 탓에 정제되지 않은 발언과 자막 사용으로 비판 여론이 만만치 않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변화의 흐름을 막을 수는 없는 일이다. 우리 영상콘텐츠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변화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 영상콘텐츠산업계는 새로운 환경변화에 적합한 신경영전략을 세워야하며 정부 또한 변화에 맞는 제도개선과 진흥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양 경 미 (한국영상콘텐츠산업연구소장)

2015-09-13 18:48:42 송병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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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의 차이야기] 대통령이 간소화한 운전면허시험, 다시 강화해야

이제 국내 운전면허시험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도 지겨울 정도다. 필자는 물론이고 방송신문 매체에서 한두 번이 아닐 정도로 문제점을 지적하고 심각성을 보도했다. 그러나 운전면허제도 개선에 대한 움직임은 전혀 없다. 지난 2010년과 2011년에 걸친 운전면허시험 간소화로 기존 시험시간 60시간이 30시간으로, 최종적으론 13시간으로 줄었다. 이론적으로 하루 반이면 운전면허 취득을 할 수 있게 됐다. 간소화 이후 연간 50만명 정도로 운전면허 취득자가 급증하면서 일종의 자격증으로 언급할 정도가 됐다. 선진국과 같이 실제로 자동차를 운전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면서 면허증을 취득하는 경우와 달리, 우리는 일종의 지격증과 같이 쉬울 때 따놓는 형태가 특징이다. 그래서 실제로 운전이 불가능한 장롱 면허 소지가가 많다. 주관부서인 경찰청에서는 도리어 간소화 이후 6개월 미만의 신규 운전자가 낸 교통사고가 줄었다고 얘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각종 변수를 고려하면 교통사고 건수를 언급하기에는 낯간지럽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운전면허 취득이 쉬워져서 교통사고가 줄어들었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얘기다. 무엇보다도 교통사고 건수를 언급하기에 앞서 근본적으로 운전면허제도는 공로상에 다른 사람의 생명을 담보로 하는 살인 면허증과 같다는 것이다. 최근 급증한 보복운전의 경우도 이러한 간소화와 관련이 없는지 연구할 가치가 있다. 선진국에서는 도리어 운전면허 취득을 어렵게 해 엄격하게 관리한다. 우리는 단 이틀이면 취득할 수 있지만 호주는 4년, 프랑스는 3년, 독일은 2년이 소요된다. 당장 정식 운전면허를 주기 보다는 임시면허나 관찰면허를 주고 상태를 보면서 나중에 정식 면허를 주는 제도가 정착됐다. 우리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것이다. 우리의 간편한 운전면허 취득으로 최근 중국 정부에서 항의하는 공문을 보낸 경우도 있었다. 쉬운 운전면허를 국내에서 취득한 중국인이 자국에서 교통사고를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였다. 최근 2~3년간 중국인이 단기 관광비자로 입국해 관광도 하고 운전면허도 취득하는 관례가 급증했다. 올해 제주도에서만 1000명이 넘는 운전자가 운전면허를 취득했다. 중국에서는 아무리 빨라도 면허취득에 2개월에서 6개월이 걸린다. 비용도 약 200만원이 든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면허를 취득한 경우에는 자국에서 필기시험만 합격하면 자국 면허로 인정한다. 이러한 항의 공문에 대해 우리나라에서는 타 외국인과의 차별성이 어려워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답변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당장 상해시에서는 우선 이번 달 중순부터 중국인의 단기 관광비자로 취득한 우리나라 운전면허는 인정하지 않겠다고 발표를 하기에 이르렀다. 아마도 다른 지자체로 번지면서 우리나라 운전면허의 문제점이 국제화되지 않을까 걱정된다. 이러다가는 우리나라 운전면허를 국제 운전면허증으로 인정하고 지국에서 운전할 수 있게 하는 다른 선진국에서, 우리의 면허를 배제하는 사례가 증가하지 않을까 우려되는 것이다. 운전면허증은 현재 정부에서 시행하는 제도 개혁과는 거리가 먼 사례다. 사람의 생명과 직결되는 사안인 만큼 강화하면 할수록 교통사고는 줄기 마련이다. 선진국에서 운전면허제도를 강화하는 이유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나라의 교통사고는 아직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 최고 비율이다. 10만명 당 어린이 사망자수도 최고 수준일 정도로 문제가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작 첫 단추인 운전면허제도는 엉망이라고 할 수 있다. 간소화 이후 한 가지 변한 것은 작년 필기시험 300문제를 700문제로 확대한 것이 유일하다. 이렇게 국내 운전면허시험 간소화에 대한 문제점이 빗발치다보니 작년 말 경찰청에서는 정책연구를 통하여 개선점을 찾겠다고 했다. 하지만 올해 그 결과에 대한 발표도 하고 있지 않다. 마음에 들지 않아서 그런지 모르지만 언급조차 안한다고 할 수 있다. 일부 언론에서는 간소화에 관련된 간부가 승진해 있는데 굳이 나서서 운전면허제도 간소화를 뒤집겠느냐고도 하고 있다. 아예 할 의지가 없다는 것이다. 이미 각종 문제점 지적은 물론 우리가 배울 수 있는 선진 사례는 얼마든지 많다. 전문가나 일반인 모두 간소화의 위험성을 한 목소리로 얘기하고 있고, 심지어 일선 경찰관들도 문제점이 크다고 하고 있다. 간소화의 문제점이 지적되고 개선의 필요성이 언급된 지 2년이 넘어가고 있다. 지금도 간소화로 인한 운전면허 취득자의 문제점은 각종 사고로 나타나고 있다고 확신한다. 확인되고 있지는 않지만 교통사고 사망자도 증가하고 있을 것이다. 2010년 대통령이 운전면허 간소화를 직접 언급해 그 때까지 진행하던 제도 개선방안을 버리고 천편일률적인 13시간짜리 제도로 바꿨다. 이번에도 대통령이 직접 운전면허 제도 강화를 언급해 가시적인 효과가 나타나기를 바란다. 이제는 대통령이 아니면 절대로 개선하지 않을 것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금도 어느 누군가의 생명이 하나둘 사라지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2015-09-13 00:14:53 이정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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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영의 명화 에세이] 나이키에게 승리의 미소를 보낸 니케

오래전 감명 깊게 본 영화 '포레스트 검프'의 시작 장면이 기억난다. 바람에 흩날리는 깃털이 교회의 탑 위로, 자동차 위로, 남자의 어깨 위로, 낡은 운동화 위로 살포시 내려앉는다. 벤치에 혼자 우두커니 앉은 포레스트 검프는 이런 말을 한다. "우리 엄마는 운동화를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고 했어요." 그때 포레스트 검프가 신고 있던 운동화는 '나이키'의 코르테즈였다. 영화 '포레스트 검프'는 많은 사람들에게 우직한 젊은이가 보여주는 인생의 희노애락에 대한 메시지를 건넨다. 하지만 나는 그 장면에서 주인공은 왜 아디다스도, 퓨마도 아닌 '나이키'를 신고 있을까? 라는 의문을 가졌었다. 생각해보면 영화 속 포레스트 검프의 일생은 늘 미국의 깨알 같은 역사와 함께했다. 엘비스 프레슬리가 포레스트 검프의 집에 방문했을 때도 그랬고, 미국을 대표하는 미식축구가 등장하는 것도 그렇고, 포레스트 검프가 케네디 대통령을 만난 일, 독립전쟁부터 베트남전쟁까지 가족 대대로 군인이었던 댄 중위, 댄 중위가 투자한 애플사까지…. 결국 '포레스트 검프'라는 영화는 미국 근·현대사회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이야기들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렇다면 나이키 운동화는? 나이키 역시 미국의 근·현대사를 대표하는 스포츠 기업이 맞다. 심지어 포레스트 검프가 신었던 코르테즈는 나이키의 첫 번째 운동화이다. 영화 속 앵글은 포레스트 검프가 신고 있는 나이키 운동화의 빨간 로고를 보여준다. 앞은 오동통하고 뒤는 제비꼬리처럼 날렵한 부메랑 모양의 나이키 로고는 한번 본 사람은 잘 잊혀 지지 않을 만큼 심플하면서도 힘이 있다. 어린 시절의 나도 영화 속 나이키의 부메랑 마크가 너무 선명해서 같은 운동화를 사고 싶어 안달이 났던 적이 있다. '나이키'에 대한 로망이 어디 나뿐이랴. 지금도 나이키는 새로운 모델이 나오면 숱한 컬렉터들을 밤새서 기다리게 하고, 소장가치를 몇 배로 올려준다. 나이키라는 브랜드는 미국 역사상 가장 유명한 스포츠 브랜드이자 하나의 문화인 것이다. 1964년 필 나이트와 빌 바우어만은 운동화, 운동복, 운동용품 등을 제작하여 판매하는 스포츠 용품 회사인 나이키를 창업한다. 1971년 새롭게 나이키의 로고 디자인을 찾던 필 나이트는 포틀랜드 주립대에서 그래픽 아트를 전공하던 학생 캐롤린 데이비슨에게 디자인을 의뢰한다. 당시 캐롤린 데이비슨이 디자인 한 몇 개의 로고들 중 필 나이트의 마음을 확실히 잡아끌었던 로고는 없었다. 하지만 지금의 나이키 로고가 가장 나은 듯하여 35달러를 주고 채택한다. 시간이 지나고 나이키가 명실상부 최고의 스포츠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면서 로고의 가치 역시 덩달아 올라간다. 캐롤린 데이비슨은 나이키 로고를 만들 때 승리의 여신 니케의 날개를 옆에서 본 모습에서 영감을 얻었다. 신화 속 승리의 여신 니케는 영어식 이름이 '나이키', 로마식 이름이 '빅토리아'이다. 니케는 티탄 신족의 하나인 팔라스와 저승에 흐르는 강의 여신인 스틱스 사이에서 태어났다. 승리는 경쟁과 힘의 원리를 아우르며 등장하기에 니케의 가족구성원을 잘 살펴보면 그녀가 왜 승리의 여신인지 이해가 간다. 그녀의 형제들은 경쟁심을 뜻하는 젤로스, 힘을 뜻하는 크라토스, 폭력을 뜻하는 비아와 남매지간이다. 신화 곳곳에 등장하며 승리의 수호신이 되었던 니케를 많은 예술가들은 작품으로 표현했다. 특히 고고학자인 샤를 상푸아소가 사모트라케 섬에서 발견해서 지역의 이름이 붙은 '사모트라케의 니케'는 니케를 표현한 많은 작품들 중에서도 단언 압권이다. 발견 당시 100토막 넘게 산산조각 나있던 이 조각상을 루브르의 복원 팀은 최선을 다해 복원해냈다. 그 결과 루브르 박물관의 중앙계단에 서서 바람에 맞서며 앞으로 나가는 듯한 그녀의 모습은 늘 아찔하리만큼 당당하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항구 주변이나 신전 주변에 니케 조각을 설치했다. 실제 이 작품은 하늘에서 니케가 뱃머리의 앞에 내려앉은 듯한 형상으로 위치했었다. 출항하는 배마다 니케의 보호를 받은 것이다. 얼굴과 팔이 없어도 당찬 날개와 펄럭이는 니케의 옷자락은 우리의 상상력을 무한으로 자극한다. 플랑드르 출신의 프랑스 화가이자 루이 13세의 궁정화가였던 필리프 드 샹파뉴(Philippe de Champaigne)는 승리의 여신으로부터 면류관을 받고 있는 루이 13세의 모습을 그림에 담았다. 20세기 초반 러시아 출신의 일러스트레이터이자 패션디자이너였던 에르떼(Erte/본명 Romain de Tirtoff)가 표현한 니케는 여성성이 극대화되어있다. 그녀 앞에 펼쳐진 넘실대는 푸른 물결들이 그녀의 존재를 더욱 드라마틱하게 만든다. 이밖에도 니케는 많은 예술가들의 작품 속에 등장하고 브랜드들의 영감이 되었다. 세계3대 명차 중 하나인 롤스로이스 차의 앞부분에 작게 매달린 플라잉 레이디(Flying lady) 역시, 조각가 사익스가 루브르 박물관에서 본 사모트라케의 니케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었고, 미국 육군의 나이키 미사일도 니케의 이름에서 따왔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니케 덕을 가장 많이 본 브랜드는 '나이키'다. 나이키가 승리의 여신 니케를 브랜드의 이름과 로고로 선택한 것은 신의한 수였다. 예상대로 승리의 여신 니케는 나이키에게 꾸준히 미소를 지어주었고 그녀의 날개를 닮은 로고 역시 브랜드의 신화를 만드는데 큰 역할을 했다. 니케가 제우스의 승리를 이끌던 수행 비서였던 것처럼 나이키의 성공도 이끌어 준 것이다. 또한 니케가 올림피아에서 열린 경기마다 선수들을 우승으로 이끌며 축원했듯이, 나이키 역시 세계적인 스포츠 경기마다 선수들의 운동화와, 운동복에서 자신들의 존재를 알리고 있다. 결국 '승리의 여신 니케(Nike)는 나이키라는 브랜드가 꿈꾸는 이상향이자 의미 그 자체가 아닐까? 영화 속 포레스트 검프의 대사를 변형해 이야기를 마친다. "우리 엄마는 로고를 보면 그 기업의 성격을 알 수 있다고 했어요." 이소영(소통하는 그림연구소-빅피쉬 대표/bbigsso@naver.com/출근길 명화 한 점, 엄마로 다시 태어나는 시간 저자)

2015-09-10 16:01:32 메트로신문 기자